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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가 글로벌 담배 업체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필립모리스의 전 세계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KT&G는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필립모리스와 이 같은 내용의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KT&G는 4종의 릴 제품을 필립모리스에 공급하고, 필립모리스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이를 판매하게 된다. KT&G는 릴을 필립모리스에 공급하면 일정한 로열티를 받는 형태로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최초 계약 기간은 3년이지만 성과가 좋으면 장기적인 협업 체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양사는 이날 구체적인 출시 예정 국가와 판매 목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담배 업계는 유럽과 중동 지역을 KT&G의 1차 수출 대상 지역으로 꼽는다. 필립모리스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50여 개국에 전자담배 판매·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KT&G는 아이코스(IQOS)라는 브랜드명으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해 온 필립모리스와 경쟁 관계에 있지만 해외 진출을 위해 협업을 선택했다. KT&G는 연말까지 공격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20여 개국에 추가로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필립모리스는 글로벌 판매 제품군을 다양하게 구축하는 차원에서 KT&G의 손을 잡았다. 양측의 협업 논의는 1년간 이어지다가 이번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KT&G와 필립모리스는 릴의 해외 판매 시 제품명에 아이코스를 함께 넣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복인 KT&G 사장은 “글로벌 선두주자인 필립모리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계기로 글로벌 담배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여러 이동 수단에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를 공급하는 등 배터리 사업 확장에 나선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미래차 개발에 도전하는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특히 신개념 친환경 이동 수단을 선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9일 사내 보도 채널을 통해 “회사의 신성장 동력이자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와 소재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매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사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0’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부터 다수의 전자·IT 업체까지 미래 이동 수단 개발을 추진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SK이노베이션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차가 우버와의 협업으로 CES 2020에서 실물 모형을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PAV)다. 업계에선 현대차와 우버가 전동 형태의 PAV를 양산하기 위해 가벼운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한 만큼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5월 전기차 외에 새로운 이동 수단 시장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뜻을 담아 ‘비욘드 EV’라는 신사업 전략을 세우고 배터리의 확장성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김 사장은 CES 2020 개막 둘째 날이던 8일(현지 시간) 현대차 전시관을 찾아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을 만나기도 했다. 양측은 전시관에 마련된 PAV 실물 모형 등을 함께 둘러보며 미래 이동 수단 관련 사업 계획을 자연스럽게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들어갈 배터리 50만 대 분량의 공급을 확정한 것을 계기로 협업을 강화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사내 보도 채널을 통해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들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친환경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짜는 별도 조직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들의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C-레벨팀’을 조직해 중장기 경영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SK종합화학이나 SK인천석유화학 등 일부 자회사들의 사명 변경도 공식적으로 추진된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강하게 적용되는 아프리카 초원의 먹이사슬에서 일시적으로 살아남으려는 생각이 없다”면서 “안정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퀀텀닷(QD·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제품 양산을 통한 ‘초격차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후속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새해 경영 체계를 갖췄다. 23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조직개편을 통해 QD 디스플레이 사업을 전담하는 ‘QD사업화팀’을 신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13조10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아산시에 QD 디스플레이 양산 시설인 ‘Q1’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 실무를 담당할 ‘C프로젝트’라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D사업화팀은 기존 TF의 기능을 확대해 연구개발(R&D)뿐만 아니라 고객사 대상 마케팅 등 내년 초로 예정된 QD 디스플레이 양산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QD사업화팀장으로는 최주선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미주 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이 겸직하다가 20일 사장단 인사에서 내려놓은 생활가전사업부장에 이재승 개발팀장(부사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의 각종 플랫폼을 총괄할 차세대플랫폼센터장에는 정의석 부사장이 선임됐다. 노태문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무선사업부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은 김경준 부사장이 맡는다. 무선사업부의 콘텐츠 서비스 담당인 서비스사업팀장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 서비스사업팀장을 맡은 구글 출신의 이원진 부사장이 겸임한다. 차세대 TV 개발을 주도했던 최용훈 부사장은 VD사업부 개발팀장으로 이동한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7개 주요 계열사는 곧 컴플라이언스(준법) 조직을 강화, 신설하는 내용의 추가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적 외부 감시 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다음 달 초 출범을 앞둔 가운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을 계열사별로 마련하자는 취지다.지민구 warum@donga.com·허동준 기자}

한국 기업인들이 미래 사업 구상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집결했다. 전 세계 3000여 명의 정치·경제 지도자가 모이는 다보스포럼에서 경영 성과를 소개하고 미래 전략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3일(현지 시간)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공식 행사에 토론자로 참석해 “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참석한 행사의 주제는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최 회장이 다보스포럼의 공식 행사 토론자로 참석한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이다. SK그룹 관계자는 “WEF 측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대표적 기업인으로 최 회장을 꼽아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 등장하는 첨단 기술들을 활용하면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더 세밀하게 파악하고 개인에게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1일부터 열린 올해 다보스포럼의 공식 주제는 ‘화합하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황창규 KT 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도 경제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100여 명으로 구성된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 정기회의 참석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는 국내 기업인 중 황 회장만 IBC 정기회의에 초청됐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정 수석부회장은 글로벌 인사들을 만나 수소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할 예정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 앞서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 참석해 ‘수소 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건으로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과 안전 관리 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24일 차세대 디지털 혁신과 관련한 다보스포럼 공식 행사에 토론자로 참석해 ‘5세대(5G) 이동통신’을 주제로 연설한다. 5G가 산업 현장 곳곳에 도입되면 생산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지난해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서도 5G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목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3년 연속으로 다보스포럼을 찾았다. 한국 기업 중 현대차, SK, 한화그룹은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다보스포럼 행사장 주변에 별도 전시관을 내고 글로벌 정·재계 지도자들을 맞이하며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다보스포럼은 24일 막을 내린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2010년을 기점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조직 개발 전문 업체 SGI지속성장연구소가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중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1조 원 이상이면서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인 업체는 1998년 4곳에서 2010년 22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11곳까지 줄었다가 2017, 2018년에 18곳으로 회복했다. 매출액 1조 원을 넘는 기업들의 연도별 총 영업이익은 1998년 9조 원에서 2010년 85조 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등락을 반복하며 60조∼70조 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에는 총 영업이익이 119조 원으로 집계됐지만, 삼성전자(44조 원)와 SK하이닉스(21조 원)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신경수 SGI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늘어나는 인건비, 낮은 생산성 등으로 대기업 내실이 악화하고 있다”고 짚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각국 정부가 연초부터 자국 차량용 배터리 산업 육성·지원 정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중국에 이어 유럽 기업의 도전장까지 받게 된 국내 업계는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중국 매체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먀오웨이(苗圩) 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은 최근 한 민간 포럼에 참가해 “올 7월 1일로 예정됐던 친환경차 보조금 일부 삭감 조치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변칙 지원 정책을 2017년부터 펴왔으나 지난해 6월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보조금을 줄였으며 올해 말 완전 폐지할 예정이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민간 업체의 자립을 위해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타격이 크자 방침을 뒤집은 것 같다”고 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BYD는 정부 지원과 탄탄한 내수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고 지난해 각각 1, 4위에 올라섰다. 중국 기업이 보조금을 먹고 쑥쑥 크는 동안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일본의 파나소닉은 차별화 정책의 피해를 봤다. 먀오 부장의 발언대로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이 지속될 경우 내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기대했던 한국 배터리 3사는 또다시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중국뿐만 아니라 배터리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유럽 주요국도 대규모 예산을 편성해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배터리 산업 육성에 쓰일 32억 유로(약 4조1280억 원)의 보조금 예산을 7개 회원국 17개 기업에 지급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EU 집행위는 민간 기업의 출자금까지 더하면 배터리 산업에서만 총 82억 유로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대형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다임러, BMW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한중일 기업에서 생산한 배터리 수입을 줄이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EU 탈퇴 절차를 밟고 있는 영국 정부도 2025년 차량용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우선 2억7400만 파운드(약 411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최근 ‘배터리산업화센터(BIC)’ 설립에 착수했다. BIC는 영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기술 개발과 직원 교육을 담당한다. 한국 정부는 중국 영국 EU 등과 달리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거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무역 분쟁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어 직접 예산과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배제했다”며 “그 대신 펀드 조성을 지원하거나 연구기관을 통해 기초 기술을 발굴하도록 국책 과제를 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은 물론이고 공정 경쟁을 중요하게 여기는 EU조차 노골적으로 정부 지원책을 내놓는데, 한국 정부만 너무 얌전해 불공정한 시장에서 자력으로 뛰게 만든다”고 토로하고 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는 “중국 배터리의 기술력은 한국의 85% 수준이지만 보조금 지원이 계속되면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배터리 소재·부품사부터 대형 업체까지 생존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기아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모바일 산업 위주였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여하며 영역을 넓힌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 이어 올해 MWC에서도 모빌리티가 주요 화두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기아차는 다음 달 24∼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시관을 차린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MWC에 참여하는 것도 기아차가 최초다. 기아차는 이번 MWC에서 자율주행·전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PBV는 승객 운송, 물류 등 용도에 맞는 맞춤형 이동 수단을 의미한다. 기아차는 전통적인 차량의 형태를 벗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PBV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6∼9일(현지 시간) ‘CES 2020’에서 도시를 날아다니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서비스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현대차가 CES, 기아차는 MWC로 역할을 나눠 각각 전시관을 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MA 주최로 1987년부터 열린 MWC는 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모바일 신제품이나 새로운 통신 기술을 발표하는 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MWC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차량에 이동통신을 접목해야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MWC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온 것이다. 올해도 기아차 외에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BMW,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MWC에 전시관을 내고 첨단 이동 수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모바일 축제’로 불렸던 MWC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것에 대해 기존 ICT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월 CES 2020에서도 현대차,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가 선보인 미래형 도심 이동 수단이 관람객과 미국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MWC에서 ‘V60 씽큐’와 ‘G9 씽큐’ 등 스마트폰 신제품을 발표하며 혁신을 대내외에 알리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MWC가 아닌 별도의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S10·폴드 후속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박람회에서 단순히 가전·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바뀌는 미래 일상을 어떻게 제시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사진)이 신입사원 700여 명과 만나 즉석 질의응답을 하는 등 격의 없이 소통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최 회장은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입사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공동체 행복 추구를 위해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SK그룹 회장과 신입사원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행사는 올해로 42년째를 맞았다. 특히 SK그룹은 올해 중앙 무대와 객석의 간격을 기존 7m에서 2m로 좁히고 최 회장을 포함해 모든 참석자가 캐주얼 차림으로 행사에 들어오도록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영진과 신입사원들의 대화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무대에 올라 즐겨 찾는 맛집과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등에 대한 신입사원들의 즉석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르면 7월부터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제도 시행 대상 기업 143곳 중 116곳이 여성 등기임원을 새로 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가결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에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性) 이사로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사회는 사내외 이사(등기임원)로 구성된다.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되며 처벌 조항은 없다. 동아일보와 CEO스코어가 2018년 기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 143곳을 조사한 결과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27곳뿐이었다. 여성 등기임원이 2명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 에쓰오일, OCI, 지역난방공사 등 4곳이었다. 전체 등기임원 1064명 중 여성 등기임원 수는 3%인 32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대부분은 사외이사(27명)였다. 오너 일가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했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회장은 “최근 해외 기업이 투자를 단행할 때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추세”라며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는 국내 기업 경영진의 다양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조직의 효율성, 생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경영 간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간 기업들이 등기임원이 될 만한 여성 고위급 임원을 덜 키웠고 결과적으로 경영진의 다양성을 떨어뜨렸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최근 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임원을 확대하는 추세인데도 여성 등기임원 선임이 의무화된 건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간섭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지민구 기자}

지난해 12월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인 크래들에 들어서자 로비에 전시된 네 다리로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Elevate)’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 회사의 사무실이지만 일반 자동차 모델은 전시돼 있지 않았다. 엘리베이트는 크래들이 미국의 여러 스타트업과 협력해 만들고 있는 미래 이동 수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에 그치지 않고 인간 중심의 모든 이동 수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업이 되겠다.” 김창희 크래들 부소장은 완성차 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내고 자동차 대신 엘리베이트를 전시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이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엘리베이트가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에서 공개되자 외신들은 “현대차그룹이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달 초 CES 2020에선 우버와 손잡고 4, 5명이 탈 수 있는 개인용 비행체(PAV)의 실물 모형을 공개하며 2028년 상용화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항공 모빌리티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정의선표 혁신’ 최전선 기지 크래들 현대차그룹이 혁신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대전환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친환경차,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IT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이고 경쟁사와도 손을 잡는다. ‘100년 라이벌’로 불리는 독일 완성차 업체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7년부터 미국 마운틴뷰,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 등 4곳에 크래들을 세웠다. 서울에도 ‘제로원’이라는 이름으로 거점을 마련했다. 크래들과 제로원은 ‘자동차 회사가 제조업에 머물면 안 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뿌리를 내리며 갖춰진 혁신의 최전선 조직이다. 크래들과 제로원은 기술력과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해 그룹과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조직이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에너지 등이 1차 투자 대상이다. 윤경림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부장(부사장)은 “과거 자동차 회사는 회사 내부 역량을 핵심으로 수직화된 협력업체들과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이동 수단과 새로운 서비스는 내부 역량만으론 안 된다. 외부 투자를 통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크래들은 글로벌 4개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17년 11월 설립 이후 현재까지 1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했고 지난해 연간 투자액은 200억 원을 넘어섰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은 20명이지만 올해 말까지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AI 전문 조직 ‘에어랩’의 연구 인력이 연내 실리콘밸리 크래들 사무소에 합류하면 인원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의사 결정 빨라지고 투자 단위 커졌다 정 수석부회장이 2018년 9월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현대차그룹은 의사 결정 구조가 확연히 달라졌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한 외부 투자 확대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취임 직후 의사 결정 절차를 최소화하도록 조직 개편을 단행한 정 수석부회장은 1년 만인 지난해 9월 미국의 자율주행기술기업 앱티브와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총 20억 달러(약 2조3400억 원)로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분야에서 외국 기업과 함께 조 단위 투자에 나선 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빅뉴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지역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인 그랩(동남아시아)과 올라(인도)에 각각 3000억 원 안팎의 투자를 했다. 크로아티아 고급 전기차 업체 리마츠에도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지난해 10월 동아일보와 만나 “예전 같으면 2년 넘게 걸릴 투자 건이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뒤에는 3개월이 채 안 걸린 사례도 있다”며 달라진 현대차의 의사 결정 속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달 2일 신년사를 통해 5년간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전체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마운틴뷰=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스타트업이 가진 새로운 기술과 현대모비스의 생산 능력이 만나면 혁신적인 자동차 부품을 만들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지난해 12월 4일(현지 시간) 만난 류시훈 모비스 벤처스 실리콘밸리 센터장은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나서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친환경과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대 자동차 부품사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도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강조하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2018년 11월 실리콘밸리에 투자 거점인 모비스 벤처스를 세웠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운영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인 크래들이 실리콘밸리에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관련 부품 기술 발굴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의 사무소를 마련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크래들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면 모비스 벤처스는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찾는 데 주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독일의 콘티넨털과 보쉬, 일본 덴소, 아이신 등은 수년 전부터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나 투자 거점을 지어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실리콘밸리에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중국의 유력 스타트업들이 모인 선전에 두 번째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을 열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점유율 1위 업체인 미국 벨로다인에 5000만 달러(약 585억 원)의 지분 투자를 할 때 실무를 주도한 것이 모비스 벤처스다. 현대모비스는 벨로다인과 함께 자율주행 3단계(조건부 자동화)용 라이다 시스템을 양산해 2021년부터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류 센터장은 “벨로다인은 기술을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양산을 맡아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비스 벤처스는 앞으로 차량의 주요 주행 정보와 길 안내 그래픽을 운전자의 시야에 크게 비춰 주는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류 센터장은 “실리콘밸리 일대에서는 우수한 스타트업을 먼저 발굴하려는 글로벌 부품사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모비스 벤처스는 더윽 간결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춰 신속하게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서니베일=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매출액 1조 원이 넘는 이른바 ‘슈퍼기업’ 수가 2012년부터 사실상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하락하는 가운데 각종 산업 규제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SGI지속성장연구소가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중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1조 원 이상의 기업은 외환위기이던 1998년 당시 83곳에서 2018년에는 2배 이상인 197곳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1조 원 이상 기업 수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200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늘어났다. 하지만 2012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매출액 1조 원 이상 기업들의 합산 매출액도 1998년 375조 원에서 2012년 1255조 원까지 오른 뒤 이후에는 연평균 성장률 1% 미만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2018년엔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 합산 실적(1283조 원)이 2012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2012년 이후 6년간 슈퍼기업들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은 0.4%에 그쳤다”며 “사실상 성장판이 닫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CXO연구소는 지난해 슈퍼기업의 수와 합산 매출액도 2018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슈퍼기업들이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 등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산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혁파할지 해법을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획부터 출범까지 직접 주도한 새로운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의 이름이 ‘마이서니(MySuni)’로 확정됐다. SK그룹은 마이서니에 대학 수준의 체계적인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담을 계획이다. 13일 SK에 따르면 지난해 ‘SK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가칭으로 불렸던 신규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의 공식 이름이 마이서니로 결정됐다. 서니는 SK그룹을 넘어선 교육기관임을 나타내도록 만든 명칭으로 최 회장도 직접 여러 의견을 내면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행복나눔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생 자원봉사단 이름이 ‘SK서니(Sunny)’라는 점도 고려됐다. 마이서니는 이달 하순부터 공식 출범을 알리고 자체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마이서니의 책임자로 내부 인재개발(HR) 전문가인 조돈현 사장을 승진 임명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지시로 지난해 7월부터 SK유니버시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SK경제경영연구소, SK아카데미 등 사내 연구·교육 기능을 통합하는 형태의 신규 프로그램 사업을 준비했다. 추진위에서 6개월의 준비 작업을 거쳐 탄생한 마이서니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부터 빅데이터 가공·분석, 사회적 가치 확산 사업까지 오프라인 강의 및 온라인 강좌를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최 회장은 마이서니 준비 과정에서 글로벌 기술·경영 분야의 유력 인사를 접촉하며 자문을 하는 등 차별화한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구성원들이 마이서니 등을 통해 1년에 200시간 이상을 학습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인사제도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이 신규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 출범에 주력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만족감을 느끼며 일하려면 스스로 업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자기계발 수단까지 갖춰져야 구성원이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평소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인적자본을 강화하는 데에 SK그룹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강조하며 사내 연구·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K가 마이서니 출범에 앞서 조직문화의 참고사례로 삼은 기업 중 한 곳은 디즈니로 알려졌다. 디즈니는 1963년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쇼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사내 교육 기관 ‘디즈니 유니버시티’를 설립했다. 디즈니 유니버시티는 환경미화원, 안내원을 포함해 전 세계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재미’를 중심으로 한 사내 교육을 최소 6개월 동안 진행한다. 디즈니는 또 사내 미술학교를 운영해 콘텐츠 제작자를 재교육하고 있다. 경영계는 디즈니가 197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각각 시장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내 교육 기관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간 덕분에 다시 세계 최고의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디즈니의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역량을 높이는 것이 기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올해부터는 ‘행복 경영’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42조 원 대 5조9000억 원.’ 각각 중국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지난해 총 투자액 추정치이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한국 업체들보다 연간 투자액이 최소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배터리 관련 소재 생산 업체나 전기차 제조사를 포함한 전체 전기차 산업으로 보면 지난해 연간 총 투자액은 약 124조 원으로 2018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는 추정치도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한중 기업의 투자 규모 격차가 벌어진 배경으로 중국 정부의 역할을 꼽고 있다. 정부가 육성 산업 분야로 꼽으면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면 기업, 인재가 해당 산업에 뛰어들어 급성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배터리 업계의 시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최상위권 업체를 중심으로 대형화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 업체는 2018년 105개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여 개사로 줄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좀비 기업’을 퇴출한다며 자국 배터리 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3위였던 옵티멈나노는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그 대신 1위 CATL과 2위 BYD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지난해 적극적으로 투자액을 늘리며 중국 전체 연간 투자액 42조 원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정부 주도의 ‘배터리 굴기’ 정책에 힘입어 2016년부터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에 판매 가격의 30%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몰아주기’를 했다. 그 결과 중국 CATL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라섰고 BYD 역시 5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1∼10월 누적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보면 CATL이 26.6%, BYD는 10.6%로 각각 1, 4위에 올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 재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신속하게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을 결정하고 자원을 몰아주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대응 속도를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짚었다. 중국은 첨단 기술의 각축장인 반도체 시장에서도 정부 중심의 육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중국의 연간 반도체 분야 장비 투자액이 2021년 대만에 앞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약 34조 원 규모의 ‘국가 반도체 펀드 2기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대거 돈을 댔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국가 주도의 펀드 조성이 미국 기술로부터 독립하려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배터리와 반도체 업계에서 ‘인재 빼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 인재들에게 기존 연봉의 3, 4배의 조건을 제시하며 영입전을 펼쳐왔던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박선경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 부장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핵심 기술 침해 논란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는 혼란을 틈타 중국에서 경쟁력 높은 한국 인재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한국, 대만의 인재들을 노골적으로 빼가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3000명 이상의 인재가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전자는 9일(현지 시간)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2020 로잔 겨울 유스올림픽’에서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체험할 수 있는 ‘삼성 올림픽 체험관’(사진)을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1997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글로벌 후원사인 ‘TOP(The Olympic Partner)’로 활동 중인 삼성전자는 이번 대회 기간 ‘갤럭시 노트10’과 ‘갤럭시 S10’ 등 최신 모바일 제품 체험과 이벤트를 진행한다. 12일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청소년 선수들을 위한 ‘챔피언과의 대화’ 행사도 마련한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하이닉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첨단 반도체 제품과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 장치를 전시한다고 7일 밝혔다. 주요 계열사와 공동 전시관을 꾸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중심의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CES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는 전시관에서 초고화질 영화(3.7GB) 124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HBM2E’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최적화한 ‘DDR5’ 등 첨단 D램 제품들을 선보인다. 새로운 일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도 공개한다. SSD는 메모리 반도체를 이용하는 저장장치로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고 소비전력이 적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이는 SSD는 기존 제품보다 속도가 6배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 SKC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 제조사인 KCFT 인수를 완료했다. KCFT는 SKC의 인수를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많은 지역에 처음으로 해외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SKC는 6일 자회사 SKCFT홀딩스를 통해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KCFT의 지분 100%를 취득하고 손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SKCFT홀딩스가 7일 주식 대금을 내면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인수 규모는 1조1900억 원 수준이다. KCFT는 2차 전지용 동박 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만든 막으로 2차 전지 음극재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얇을수록 배터리를 가볍게 하고 용량을 높일 수 있다. KCFT는 앞으로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2025년까지 동박 생산량을 연간 3만 t에서 12만 t 이상으로 늘린다. 이미 지난해 10월에 기존 전북 정읍시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부터는 해외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높고 모기업 SKC의 생산 시설이 있는 미국, 유럽, 중국 지역 등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SKC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KCFT가 진출하면 생산 거점 확보, 고객사 확보 등의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지난해 총 투자액 추정치가 국내 기업 총 투자액의 7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특허권 침해 소송과 배터리저장장치(ESS) 화재 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국내 업체들은 올해 해외 공장 생산 본격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5일 중국 배터리 시장 전문 매체 뎬츠왕(電池網)의 내부 추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 연간 투자액은 2484억 위안(약 42조22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연간 총 목표 투자액인 5조9000억 원보다 7배 이상 많은 수치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정부가 시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1, 2위 업체를 중심으로 대형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투자 규모 격차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 업체는 지난해 105개 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여개 사로 줄었다. 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3위였던 옵티멈나노는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그 대신 1위 CATL과 2위 BYD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적극적으로 투자액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소송과 ESS 화재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SK이노베이션도 맞대응에 나서며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ESS 화재 사건이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8번 발생한 것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ESS 화재 대응을 위한 대손충당금만 1000억 원 이상을 쌓았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중국 기업의 공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1분기(1∼3월) 중 중국 난징 2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고, SK이노베이션의 중국·헝가리 공장은 연내 배터리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유럽 지역 생산량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부터 전기차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노사 합의로 2017년 10월부터 모은 ‘1%행복나눔기금’이 올해 말 163억6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5일 밝혔다. 1%행복나눔기금은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월 급여의 기본급 1%를 기부하면 회사도 같은 금액을 기부해 모금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가 2017년 9월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합의해 그해 10월부터 시행돼 왔다. 2019년에만 약 53억8000만 원이 조성되는 등 지난해까지 약 107억2000만 원이 쌓였다. 이 중 97억 원은 협력사 상생과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쓰인 상태다. 지난해 서울, 울산, 인천 지역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취약계층 지원, 사회적 기업 일자리 창출 사업,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사업 등 총 15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또 기금 중 일부는 베트남 짜빈성 인근 약 29ha(약 29만 m²) 부지에 맹그로브 묘목 12만5000여 그루를 식수하는 데 쓰였다. 이는 축구장 40여 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맹그로브 복원 사업은 올해 미얀마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회사와 임직원 기부금 약 56억4000만 원이 1%행복나눔기금에 더해질 걸로 예상된다”며 “많은 구성원이 1%행복나눔기금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참여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CES 2020’에 참여해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 등의 제품을 한데 묶어 ‘SK 인사이드(사진)’라는 명칭으로 외부에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CES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로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자회사와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전시관을 낸다. SK이노베이션은 CES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출력을 높여주고 안정되도록 돕는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 분리막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차량 주행 거리를 늘리는 양극재 기술도 전시한다. SK종합화학은 차량 계기판, 범퍼, 타이어 등 친환경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소재를 내보일 예정이고,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 배터리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윤활유를 전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 배터리와 자회사 소재 등을 모아 SK 인사이드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CES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최고의 협력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