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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 거기서 우라(당구에서 ‘뒤돌려치기’의 속어)로….” 담배를 한 손에 든 채 흡연실 밖으로 고개를 빠끔히 내민 40대 남성이 일행에게 소리쳤다. 28일 오후 7시 반 서울 종로구 S당구장은 인근에서 일하는 회사원으로 가득했다. 당구장 안 공기는 담배 연기로 매캐했다. 5㎡(약 1.5평) 남짓한 흡연실에 문이 없었기 때문이다. 업주 A 씨는 “손님들이 드나들기 불편하다고 해 문을 떼어냈다”고 말했다. 당구장 등 실내 체육시설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3월 5일부터 금연구역이 됐지만 업주가 원하면 내부에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가 집계해보니 전국 금연구역(PC방, 스크린골프장, 음식점 등) 내 흡연실은 4만2883곳이나 됐다. 흡연자 단체는 “거리에 설치된 흡연실이 40곳(서울 기준)에 불과하다”며 확대를 주장하지만 실제론 금연구역 안에도 이 같은 ‘히든 스모킹 존(숨은 흡연구역)’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문제는 경쟁업소에 흡연자 손님을 빼앗기기도, 환기설비에 큰 돈을 들이기도 싫은 업주들이 ‘기준 미달’의 흡연실을 설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금연구역 내 흡연실은 △비흡연자가 다니는 외부로부터 완전히 밀폐되고 △환풍기 등 환기설비를 완비하고 △탁자 등 영업용품 없이 재떨이만 둬야 한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25~29일 금연구역 내 흡연실 30곳을 취재한 결과 11곳이 이 같은 기준을 위반한 상태였다.#유형1. 활짝 열린 흡연실 종로구 S당구장처럼 흡연실 문을 아예 떼어내는 사례는 드물지만 문이 있으나 마나한 흡연실은 심심찮게 찾을 수 있었다. 25일 오후 7시경 종로구 A주점은 흡연실의 미닫이문이 닫히지 않게 맥주통으로 막아두고 있었다. 업주는 “손님들이 본격적으로 오기 전 청소하려고 열어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오후 10시경 다시 찾았을 때도 이 문은 열려 있었다. 서울 강남구 J주점 흡연실은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고 5㎝가량 열려있는 구조여서 문틈으로 계속 담배 연기가 새어나왔다.#유형2. 휴게실형 흡연실 흡연실에 각종 오락 및 편의 설비를 두는 것도 기준 위반이다. 흡연실을 사실상 영업장으로 활용하거나 흡연자를 오래 붙잡아두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종로구 J스크린골프장은 흡연실 내에 탁자와 소파뿐 아니라 정수기, 커피머신, 바둑판까지 두고 있었다. 강남구 M영화관은 멀티플렉스로선 드물게 흡연실을 두고 있다. 문을 이중으로 설치하고 환풍기를 여러 대 둔 덕에 담배 연기가 덜 새어나가는 편이었지만 벽에 걸어둔 TV에서 끊임없이 영화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유형3. 복도 흡연실 공동으로 이용하는 화장실이나 복도, 계단은 흡연실로 쓸 수 없다. 비흡연자가 수시로 지나다닐 수 있어서다. 강남구의 한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A주점은 흡연실을 설치하는 대신 보란 듯이 입구 앞 복도에 재떨이를 두고 사실상 흡연실로 운영했다. 술집을 찾는 손님이라면 누구나 담배 연기를 들이마셔야 하는 것이다. V커피숍은 흡연실이 어딘지 묻는 손님들을 비상계단으로 안내했다. 계단 한 쪽엔 재떨이와 함께 쓰레기봉투 등 인화물질이 쌓여 있었다. 화재 시 대피로로 사용해야 할 비상계단이 화재를 일으킬 위험으로 가득한 셈이다. 현행법상 흡연실 시설기준을 어기면 처음엔 업주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다시 적발되면 과태료를 170만 원부터 500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올려 물리도록 돼있다. 하지만 시설기준 위반으로 과태료를 문 흡연실은 국민건강증진법이 시행된 1995년 9월 이후로 단 1곳도 없다. 보건소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의 조치를 749건 내린 게 전부다. 서울의 한 자치구의 단속원은 “과태료를 물린 전례가 없고 액수도 큰 편이어서 과태료 부과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실내 흡연실 설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폐쇄된 형태의 실내 흡연실은 아무리 철저히 관리해도 간접흡연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은 “지붕과 벽면이 절반 이상 개방된 야외에만 흡연구역을 설치하되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안내문과 금연 홍보 문구를 반드시 내걸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태풍급 환기로도 흡연실 연기 못 막아” ▼실내 흡연실을 잘 관리하면 간접흡연을 막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 1개비 분량의 유해물질을 완전히 빼내려면 최고 강도의 태풍(초속 44m 이상)급 환기설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외부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음압(陰壓) 격리실이라 해도 간접흡연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PC방이나 주점 등이 이런 시설을 갖춘다는 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 ‘흡연실에 외부와 분리된 공기배출 시설을 갖춰도 간접흡연을 막을 수 없다’는 보고서를 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를 토대로 “간접흡연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담배 없는 환경’뿐”이라고 결론 내렸다. 대다수의 흡연자가 담배를 피운 뒤 연기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곧장 흡연실에서 나가는 점을 감안하면 환기설비가 아무리 강력해도 연기 유출을 막을 수는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 환경건강연구소는 2003년 실험 결과 흡연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흡연실 내부 공기가 최대 10%씩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제31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이 같은 간접흡연의 폐해를 담은 슬로건 ‘흡연, 스스로를 죽이고 타인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를 발표할 예정이다. 담배로 인해 숨지는 사람이 국내에서만 하루 159명꼴(2012년 기준)이고, 그 중 일부는 비흡연자라는 뜻이다. 이날부터 방영될 새 금연광고에서는 담배를 살인자로 의인화해 묘사했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실내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국제 추세에 맞춰 장기적으로 실내 흡연실을 모두 없앨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르면 내년부터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숨지면 원청 사업주가 최대 징역 7년형에 처해진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을 31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해도 사업주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처벌은 징역 1년이나 벌금 1000만 원이다. 새 법안은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원청 사업주에게 최소 1년에서 최대 7년의 징역을 선고하거나 최소 1억 원에서 최대 10억 원의 벌금을 물리는 내용을 담았다. 부상자만 나와도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사업주는 최장 200시간의 안전교육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정부가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는 건 28년 만이다. 이 법은 1981년 만들어진 뒤 1990년 단 한 차례 전면 개정됐다. 목표는 현재 연간 1900명 안팎인 산재 사망자를 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은과 납 등 몸에 해로운 12종을 쓰는 제조 작업의 하도급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이를 어기면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린다. 음식배달원이나 퀵서비스 기사에겐 보호구를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보험설계사와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 형태 근로종사자에게도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콜센터 상담원 등 감정노동자가 고객의 폭언이나 괴롭힘에 시달리면 사업주는 해당 근로자가 업무를 일정 시간 중단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그 밖에 근로자가 산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피하거나 안전상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을 경우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사업주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정부는 새 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할 방침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새 법이 근로 현장에 도입된다. 재계는 처벌 조항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근로자의 산재 사망에 따른 징역형(1∼7년) 조항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고용부에 전달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올해 5월 29일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기념하는 첫 ‘환자안전일’이다. 8년 전 이날 투약 오류로 숨진 백혈병 환자 정종현 군(당시 9세)을 기리고 환자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날이 기념일이 되도록 묵묵히 노력한 사람들이 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45·여)와 이상일 대한환자안전학회 부회장(58)이다. 이 이사는 2007년 환자단체에 가입해 환자의 권익을 높이자는 캠페인에 앞장섰다. 환자들이 울분을 토로하는 ‘환자샤우팅카페’도 매월 열었다. 이런 활동을 계기로 백혈병 완치자를 공무원으로 뽑지 않았던 제도가 개선됐다. 이 부회장은 환자 안전에 대한 인식이 저조했던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분야를 활발히 연구했다. 관련 학회를 세우고 2015년 환자안전법을 제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이 이사와 이 부회장 등 5명에게 환자안전 장관 표창을 수여하고, 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54) 등 16명에게 환자안전 장관상을 시상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37만5000원 미만인 노인은 9월부터 인상되는 기초연금 월 25만 원을 전액 받을 수 있게 된다. 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연금이 깎였던 노인 중 약 10만 명이 혜택을 받는다. 2014년 7월 시행된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최고 20만 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올 5월 현재는 20만9960원)을 주는 제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기초연금 수급자 494만3726명 중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의 1.5배(31만4940원) 이상인 35만5666명(7.2%)은 월 20만9960원인 기초연금 중 일부(최대 10만4980원)가 삭감된 금액을 받고 있다. 하지만 9월 기초연금이 월 25만 원으로 인상되면 삭감 대상이 되는 국민연금 수령액 기준도 월 37만5000원으로 올라간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31만4940∼37만4999원인 노인은 한 푼도 깎이지 않은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 해당 구간의 노인은 10만 명으로 추산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최근 일부 침대에서 방사성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면서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용 방사선은 괜찮은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핵의학 전문가들은 약한 방사선도 자주 쬐면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젊은층은 검사 전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52.3%는 최근 2년 내 암 검진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유방암이나 폐암 등의 검진 시 CT나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상당량의 방사선 피폭을 동반하는 검사가 이뤄진다. 암 세포를 일찍 찾아내려는 검진이 자칫 없던 암을 생겨나게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수형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장이 2013년 전국 검진기관 296곳의 검진 항목을 조사해 보니 개인종합검진 프로그램 1회당 방사선 노출량은 2.5mSv(밀리시버트)였다. 방사선 피폭량이 많은 고선량 CT를 주로 쓰는 검진기관에선 1회당 노출량이 최대 40.1mSv나 됐다. 한국인이 한 해에 쬐는 방사선량은 평균 3.6mSv로 알려져 있다. 검진을 한 번만 받아도 한 해 치의 11배에 해당하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셈이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의료용 방사선 100mSv에 노출될 때마다 50년 내에 암이 발생할 위험은 0.5%포인트 증가한다. 10mSv의 저선량 방사선의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계에선 앞선 연구에 비춰 암 발생률을 0.05%포인트 높인다고 추정한다. 한국인의 평생 암 발병률이 평균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회 10mSv인 방사선 검사를 100회 받은 사람의 암 발병률은 35%로 높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40대 이하 젊은층일수록 주의가 요구된다. 가족 중 암 환자가 있거나 암에 취약한 유전자를 지녔다고 확인된 경우에만 방사선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젊은 사람은 가급적 방사선 검사 횟수를 줄이고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초음파 등 다른 검사를 택하는 게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여권의 우군(友軍)인 노총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민노총은 너무 고집불통”이라며 국회에서 산입범위를 확대한 최저임금법 처리를 공언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논의를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 달라는 양대 노총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이에 민노총은 “노사정 대표자 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어떤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며 노사정 대화에 복귀한 지 4개월 만에 강경 투쟁으로 돌아섰다.○ “8개월 끈 최저임금위에 다시 못 넘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두고 22일 새벽까지 밤샘토론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주요 쟁점은 매월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성 임금(정기 상여금)과 숙식비,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할지 여부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란 최저임금에 편입하는 임금 항목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노총과 민노총 등 양대 노총은 정기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위는 산입범위 확대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했고, 결국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그럼에도 양대 노총이 다시 산입범위 논의를 최저임금위로 넘기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달 중순까지 국회 환노위원장을 맡은 홍 원내대표는 더 이상 논의를 공전시킬 수 없다며 국회에서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22일 0시경 국회 환노위 회의실 복도에서 김경자 민노총 수석부위원장과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이 “최저임금위로 논의를 넘겨주면 6월 안에 논의를 끝낼 수 있다”고 말하자 홍 원내대표는 “8개월 동안 논의를 끌어놓고 지금 와서 논의할 시간을 또 달라는 거냐”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논의를 무산시키기 위한 지연작전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김 부위원장이 “너희(노동계)는 할 수 없고 우리(국회)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언성을 높이자 홍 원내대표는 “민노총은 너무 고집불통이다. 양보할 줄 모른다”고 맞받아쳤다. 홍 원내대표는 1990년 대우그룹 노조 사무처장과 대기업 노조연대회의 사무처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이다. 환노위는 24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정기 상여금을 산입범위에 포함하는 데 큰 틀에서 합의한 상태다. 반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간사인 정의당 이정민 의원은 노동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결국 24일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표결 처리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합의가 안 될 경우) 표결도 할 수 있다”며 “19대 국회 때도 표결은 아니지만 2, 3명 정도 반대해 이를 소수의견으로 기재하고 처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끼리도 의견 충돌 현재 양대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의 입장도 엇갈리면서 논의는 한층 복잡한 상황이다. 경총은 22일 새벽 긴급 보도자료를 내 “정기 상여금은 노조가 없는 기업의 경우 회사가 상여금 지급 주기를 (매월로) 변경하는 게 가능하지만 노조가 있는 기업은 단체협약 개정을 위해 노조의 동의가 필요해 산입범위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국회 논의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기 때문에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목표는 다르지만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양대 노총과 손을 잡겠다는 것이다. 반면 중기중앙회는 최저임금심의위 공익위원 대부분이 친노동계 인사임을 감안해 최저임금위에서 산입범위를 조정하는 것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상여금이 적은 대신 숙식비와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 부담이 더 큰 상황이어서 이를 반영한 국회 논의 안이 빨리 통과되길 바라는 것이다. 민노총은 이날 “앞으로 노동 현안을 투쟁으로 쟁취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23일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조건희 becom@donga.com·변종국·김성규 기자}
29일부터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 난임치료를 위한 휴가가 법으로 보장된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나 신입사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새 시행령에 따르면 난임치료를 받으려는 근로자는 한 해 최장 3일간 휴가를 쓸 수 있다. 하루씩 나눠서 세 차례 쓰는 것도 가능하다. 첫 하루만 유급휴가다. 휴가를 쓰기 3일 전까지 사업주에게 신청하면 된다. 사업주는 난임치료 휴가가 사업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한 근로자의 뜻에 따라야 한다. 난임치료 휴가를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하거나 해고할 수 없다. 이는 난임 부부가 의료비는 지원받을 수 있지만 정작 치료나 회복에 필요한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새 시행령엔 6개월 이상 근속한 근로자의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엔 신청 요건이 근속 1년이라서 계약 기간이 짧은 비정규직 근로자나 신규 입사자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내년 1월부턴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도 남녀 근로자의 임금 및 승진 등의 차별금지 조항을 전면 적용한다. 정해진 여성 임직원의 비율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명단을 공개하는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의 대상도 500인 이상 기업에서 300인 이상으로 확대한다. 김효순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난임치료 휴가의 도입은 최악의 인구 절벽을 해결하고 근로자의 모성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국민연금이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 사건’이 일어난 당일 3500여 명의 한 해치 연금을 날린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의 자료를 열람한 결과 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유령배당 사건이 일어난 지난달 6일 위탁 운용사들을 통해 삼성증권 주식을 90만 주 매도하고 6만 주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 주가가 하락해 연기금이 보유한 해당 주식의 평가금액이 158억 원 줄었다고 결론 내렸다. 공단이 직접 산출한 평가 손실액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는 1인당 연평균 444만2640원을 받고 있다. 158억 원의 손실은 국민연금 가입자 3556명의 한 해치 연금과 맞먹는다. 공단은 위탁 운용사와의 ‘비밀 유지’ 원칙을 내세워 지금까지 손실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위탁 운용사가 어떤 주식을 얼마나 팔았는지는 비밀 유지 대상이고, 사건 당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가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평가 손실액을 곧 손해액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손실액을 평가해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와 삼성증권 후속 대책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이 투자한 주식과 관련해 중대한 사안이 발생하면 가입자의 알권리를 고려해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장기 기증이 사회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온돌’이 됐으면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렇게 말한 뒤 뇌사 장기 기증 희망자 등록 신청서에 이름을 적었다. 질병관리본부가 10일 공개할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릴레이 서약 행사’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이번 행사명은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이다. 장기 기증은 생명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을 담았다. 행사에는 박 의원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해 오피니언 리더 11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의 서약 장면을 담은 영상은 질병관리본부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다. 2주마다 새로운 서약자를 공개하는데, 다음 서약자는 비밀에 부쳐진다.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과 소녀시대의 써니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사회를 맡았다. 첫 주자인 박 의원은 지난해 말 운전면허에 응시하거나 면허를 갱신하는 사람에게 장기 기증 서약 여부를 묻는 내용의 ‘장기 기증 촉진법안’을 발의했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기증자가 우리나라의 경우 11.9명(2016년 기준)으로 스페인(43.4명)이나 미국(31명)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장기 기증 서약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을 알리고, 이식 대기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릴레이 서약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장기 이식은 더욱 절실해졌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2016년 3만286명에서 지난해 3만4187명으로 12.9%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뇌사 장기 기증자는 573명에서 515명으로, 신규 기증 서약자는 14만221명에서 12만5104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한 병원이 장기 기증을 마친 뇌사자의 시신을 방치한 사실이 알려진 영향도 있다. 장기 기증 서약은 장기이식관리센터 홈페이지()에서 5분 만에 할 수 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집단 패혈증 의심 환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A피부과의원이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주사기에 옮긴 뒤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프로포폴은 밀봉 상태로 냉장 보관해야 한다. 경찰은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프로포폴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A피부과 관계자는 경찰에서 “프로포폴을 담은 주사기 20여 개를 고장 난 냉장고에 60시간가량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A피부과 관계자는 “세팅을 위해 이같이 보관했다”고 말했다. 환자 시술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같이 보관했다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프로포폴은 2∼25도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의료기관들은 프로포폴 주사제를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투약 때 개봉해 주사기에 담는다. 냉기가 남아 있으면 환자가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잠시 상온에 뒀다가 투약한다. 사고가 난 7일은 어린이날 대체공휴일이라 A피부과를 찾은 환자가 많았다. 시술을 빨리하기 위해 피부과 측이 미리 프로포폴 주사기 수십 개를 만들고 고장 난 냉장고에 60시간이나 보관한 것으로 보인다. 개봉 상태의 프로포폴은 공기와 접촉해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사기에 담아 보관했을 때 세균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A피부과 측이 평소에도 프로포폴을 주사기에 나눠 담아 보관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프로포폴 투약자도 확인 중이다. A피부과에는 간호사 없이 간호조무사 4명이 있다. 의료법 등에 따르면 간호조무사는 의사가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입회했을 때 프로포폴을 투약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일 A피부과를 찾은 환자는 총 29명이다. 그중 21명이 프로포폴을 맞았는데 95.2%인 20명이 발열이나 어지럼증, 혈압 저하 등 패혈증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포폴 말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받은 시술이나 투여한 약물은 없었다. 프로포폴을 맞지 않은 나머지 7명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역학조사 결과는 13일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황성호 hsh0330@donga.com·조건희 기자}

집단 패혈증 의심 환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A피부과의원이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주사기에 옮긴 뒤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프로포폴은 밀봉 상태로 냉장 보관해야 한다. 경찰은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프로포폴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A피부과 관계자는 경찰에서 “프로포폴을 담은 주사기 20여 개를 고장 난 냉장고에 60시간가량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A피부과 관계자는 “세팅을 위해 이같이 보관했다”고 말했다. 환자 시술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같이 보관했다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프로포폴은 2~25도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의료기관들은 프로포폴 주사제를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투약 때 개봉해 주사기에 담는다. 냉기가 남아있으면 환자가 고통을 느끼기 때문에 잠시 상온에 뒀다가 투약한다. 사고가 난 7일은 어린이날 대체공휴일이라 A피부과를 찾은 환자가 많았다. 시술 속도를 높이기 위해 피부과 측이 미리 프로포폴 주사기 수십 개를 만들고 고장 난 냉장고에 60시간이나 보관한 것으로 보인다. 개봉 상태의 프로포폴은 공기와 접촉해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사기에 담아 보관했을 때 세균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A피부과 측이 평소에도 프로포폴을 주사기에 나눠 담아 보관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프로포폴 투약자도 확인 중이다. A피부과에는 간호사 없이 간호조무사 4명이 있다. 의료법 등에 따르면 간호조무사는 의사가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입회했을 때 프로포폴을 투약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일 A피부과를 찾은 환자는 총 29명이다. 그중 21명이 프로포폴을 맞았는데 95.2%인 20명이 발열이나 어지럼증, 혈압 저하 등 패혈증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포폴 말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받은 시술이나 투여한 약물은 없었다. 프로포폴을 맞지 않은 나머지 7명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역학조사 결과는 13일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지방 소도시의 A아파트에는 ‘자살 명소’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다. 두 달에 한 명꼴로 사람이 뛰어내려서다. 다른 도시 B읍은 자살자 중 46.2%가 야산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C구는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은 자살자의 비율이 유난히 높다. 보건복지부가 2014∼2015년 3개 도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565명의 수사 기록을 분석한 결과다. 이처럼 지역마다 다른 자살 장소와 방법을 정부가 면밀히 분석해 읍면동 단위로 맞춤형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복지부는 경찰청, 중앙심리부검센터와 함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6만9028명의 수사 기록을 전수 분석한다고 8일 밝혔다. 수사 기록을 통해 자살자가 주로 찾는 장소를 면밀히 파악하면 자살을 시도하는 시점에 경찰이나 자살예방센터가 개입하기 쉬워진다. 서울 마포대교처럼 투신이 잦은 지역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하거나 자살 시도자가 번개탄을 주로 구입하는 마트에 생명존중 전단을 비치하는 식이다. 복지부는 우선 조선업 불황으로 실업률이 높은 경남 거제시 등 자체적으로 정한 위험지역과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충남과 충북, 강원 등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전국 자살자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유명 연예인들도 다닌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7일 미용 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으로 패혈증 의심 증상을 보여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들은 경찰에서 시술에 쓰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주사제가 약 60시간 동안 상온에 방치됐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방치된 프로포폴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피해 환자는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으로 피부 리프팅 레이저, 흉터 제거, 제모, 홍조 치료 등을 받았다. 이들은 순천향대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서울 시내 병원 6곳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21명 중 20명 급성 패혈증 증세 8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강남구 A피부과 원장 박모 씨(43)는 7일 오후 6시 45분 119 신고를 했다. “회복실에 있는 환자 3명이 복통과 구토, 저혈압 등을 호소해 대형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은 소방재난본부가 환자 여러 명이 같은 증세를 보이는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과 보건 당국에 신고했다. A피부과는 경찰 요구에 따라 이날 시술을 받은 나머지 환자 전원에게 대형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연락했다. 회복실에 머물다 이송된 3명을 제외한 환자 18명은 이날 오후 8~11시 직접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 결과 전체 21명 가운데 20명에게서 동일한 증상이 확인됐다. 각 병원은 패혈증이 의심된다며 모두 입원시켰다. 이들은 이날 정오~오후 3시 반 A피부과를 찾아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 프로포폴 투여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패혈증 증세를 보인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병원 관계자 여러 명은 시술에 쓰인 프로포폴이 상온에서 60시간가량 방치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환자 20명이 거의 동시에 패혈증 증세를 보인 만큼 장시간 상온에 방치되면서 오염된 프로포폴을 병원 측이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질병관리본부는 8일 A피부과를 현장 감식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A피부과에는 피부과 전문의 박 원장과 간호조무사 4명, 피부관리사 5명 등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건 당일에는 박 원장 등 8명이 일했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시술을 받은 유명 연예인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또 병원 내 감염 전문가들은 프로포폴을 맞은 지 8시간도 지나지 않아 패혈증 증상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보통 성인 몸에 소량의 세균이 침투하면 첫 증상은 24시간 후에 나타난다. 이 때문에 대량의 세균에 한꺼번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로포폴 주사제는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당시 감염원이었던 ‘스모프리피드’처럼 지방 성분의 함량이 높아 세균이 성장하고 증식하기 쉽다. 2015년에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오염된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환자가 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의료진이 주사제를 무균 환경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수칙을 지켰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패혈증 ::상처로 세균 등이 들어간 뒤 전신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여러 장기가 빠르게 나빠지는 질환.김정훈 hun@donga.com·조건희 기자}

2016년 초 경기의 S 의원은 읍내에서 ‘누가 의사이고 환자인지 모를 병원’으로 유명했다. 원장 A 씨(82)와 의사 B 씨(81) 등 2명이 진찰실을 지켰는데, 손을 떨다가 청진기를 놓치거나 기침을 심하게 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그해 3월 조사해보니 비의료인이 A 씨의 명의를 빌려서 차린 ‘사무장 병원’이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6월 사이에 적발된 사무장 병원에서 근무한 의사(한의사 및 치과의사 포함) 206명 중 60대 이상의 비율은 32%였다. 같은 기간 전국 의사 중 60대 이상의 비율(8.6%)보다 3배 이상으로 높다. 70대 이상 의사의 비율은 사무장 병원이 18%로 일반 병원(3%)의 6배였다. 이는 ‘바지(가짜) 원장’이 필요한 비의료인 실소유주(사무장)와 나이 든 의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의사는 매년 8시간의 보수교육만 이수하면 평생 면허를 유지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병원은 60대 의사를 새로 채용하지 않는다. 진료 업무가 높은 집중력과 체력을 요하는데다 근무 시간도 길기 때문이다. 사무장으로선 젊은 의사보다 연봉이 적은 고령 의사를 원장실에 앉히고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에게 진료를 떠넘기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이끄는 중증외상 전담팀이 연말부터 국내 최초로 ‘언제 어디든’ 출동하는 응급의료 전용헬기, 일명 ‘닥터헬기’를 도입한다. 2011년 1월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살린 이 교수의 호소로 닥터헬기 제도가 생긴 지 7년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7호 닥터헬기를 이르면 연말부터 아주대병원에 배치한다고 3일 밝혔다. 닥터헬기는 2011년 9월 섬 지역과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가천대 길병원과 목포한국병원에 각 1대씩 배치한 뒤 2016년까지 총 6대가 권역외상센터에 배정됐지만 정작 아주대병원은 제외됐다. 이 교수는 24시간 출동할 수 있는 닥터헬기를 요구했지만 복지부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야간 유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주간에만 닥터헬기를 띄운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이 때문에 아주대병원은 2011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연간 250여 명의 중증외상 환자를 실어 나를 때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소속 소방헬기를 이용했다. 소방헬기가 병원 앞 공터나 옥상 헬기장에 내려 의료진을 태우는 데에만 평균 18분이 걸렸다. 소방헬기 안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해 흉부를 열고 손으로 심장을 마사지하거나 비싼 혈압약을 쓰면 그 비용을 의료진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의료기관 밖’에서 의료행위를 하면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어서다. 닥터헬기가 아닌 소방헬기는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닥터헬기엔 이 교수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다. 기상이 아주 나쁘거나 정비가 필요해 인근 공군 제10전투비행장에 세워둘 때를 빼곤 병원 옥상에 항시 대기하다가 주·야간 구분 없이 5분 안에 출동할 수 있다. 복지부는 닥터헬기 야간 운행을 아주대병원에서 시범적으로 해본 뒤 다른 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조대원이 병원에서 대기하다가 의료진과 함께 출동하는 체계도 소방 당국과의 협조로 처음 선보인다. 이 교수는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진국이 부럽지 않은 닥터헬기의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헬기 유치를 반겼다. 다만 그는 “좋은 장비도 헬기 내에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의료진을 확보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만큼 앞으로 좋은 의료진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동화 ‘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 씨(당시 70세)와 유명 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 씨(당시 53세)에겐 공통점이 있다. 권 씨는 지병 탓에 소변줄을 꽂은 뒤, 김 씨는 가수 최시원 씨의 개에게 물린 뒤 각각 패혈증의 전조 증세를 보였지만 병원에선 응급 처치만 받고 퇴원했다. 이들은 퇴원 직후 패혈증이 급속도로 악화돼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끝내 숨졌다. 패혈증은 걸리는 순간 중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 질병일까. 대한중환자의학회 소속 전문의들은 “아주 간단한 상식만 기억해도 치명적인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핵보다 무서운 패혈증 패혈증은 상처나 종기로 세균이 들어가거나 화상을 입은 뒤 전신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여러 장기가 빠르게 나빠지는 질환이다. 환자가 △횡설수설하고 의식이 몽롱해지는 등 정신 상태가 변하거나 △호흡이 분당 22회 이상으로 가빠지고 △수축기 혈압이 100mmHg 아래로 떨어지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처음 나타난 지 3시간 내에 수액과 항생제를 맞고 세균 배양 검사로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사망 위험을 10% 내로 낮출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패혈증으로 숨지는 환자는 한 해 1만 명이 넘는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2013년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그해 패혈증 입원 환자 3만3518명 중 37.8%에 해당하는 1만2665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결핵 환자 3만6089명 중 6.2%인 2230명이 숨진 점을 감안하면 패혈증 사망률은 결핵보다 6배나 높다. 패혈증 사망자는 하루 평균 35명으로, 2015년 유행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전체 사망자 수(39명)와 맞먹는다. 이는 가족이나 지인이 패혈증 의심 증상을 보여도 알아채지 못하는 데다 설령 응급실이나 중환자실로 데려가도 의료진이 적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다. 패혈증을 방치하면 패혈성 쇼크로 악화돼 한 달 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30% 수준으로 치솟는다. 김제형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국내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패혈증 환자를 3시간 내에 진단 및 치료하는 ‘3시간 지침’ 준수율은 평균 5.6%에 불과했다. 미국 뉴욕주의 병원에서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는 준수율이 무려 82.5%에 달했다.○ 갑자기 횡설수설? 패혈증 의심해야 전문의들은 일반인도 패혈증이 무엇인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미리 알아둬야 응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패혈증은 상처로 세균이 들어갔을 때뿐 아니라 폐렴이나 뇌막염 등 지병이 악화됐을 때에도 생길 수 있다. 박성훈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환자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호흡이 가빠지면 치매나 감기 등으로 치부하지 말고 즉시 응급실로 데려가 ‘패혈증인 것 같다’고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더 근본적인 대책은 의료진의 패혈증 치료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27개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패혈증 감시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중환자실에 온 패혈증 의심 환자의 치료 과정을 기록해 ‘3시간 지침’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스스로 평가하고, 참여 병원들이 그 결과를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3시간 내에 진단 및 치료하는 ‘3시간 지침’만 잘 지켜도 패혈증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호주는 ‘3시간 지침’을 각 병원에 보급한 지 10년 만에 패혈증 사망률을 35%에서 18.4%로 낮췄다. 임채만 대한중환자의학회장(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장)은 “한국 정부는 결핵 퇴치에 연간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더 심각한 패혈증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일반 국민의 패혈증 인식을 높이고 의료진을 교육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대학교수 A 씨(43)는 2014년 1월 휴대전화 ‘조건만남(성매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당시 16세였던 B 양을 만났다. 아파트 공사 현장으로 따라간 B 양은 A 씨가 주먹을 휘두르자 도망쳐 아파트 경비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A 씨는 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 등 치상과 성매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2016년 9월 대법원은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 씨가 B 양을 미성년자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A 씨처럼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10명 중 6명꼴로 실형을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16년 한 해 동안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된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 2884명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1412명(49%)이 집행유예를, 398명(13.8%)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1일 밝혔다. 징역형이 확정된 것은 1040명(36.1%)이었다. 가해 유형은 강제추행이 1761명(61.1%), 강간 647명(22.4%), 성매수 173명(6%), 성매매 알선 153명(5.3%) 순이었다. 이 중 징역형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강간 범죄자(64.9%)였다. 다만 강간 범죄의 집행유예 선고율은 2015년 32.3%에서 2016년 35%로 오히려 높아졌다. 성매수와 강제추행의 집행유예 선고율은 각각 64.7%, 55.1%였다. 강간의 경우 가족 등을 포함한 ‘아는 사람’(63.3%)에 의해, 가해자나 피해자의 집(46.6%)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높았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장시간 국내 방송에 공개됐다. 김 위원장의 영상 속 모습으로 그의 건강과 심리 상태를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했다. 지난달 우리 대북특사단 방문 때 조선중앙TV에 공개됐던 김 위원장의 모습과 비교하면 약간 체중을 줄인 것으로 보이지만 키 170cm에 몸무게가 125∼130kg으로 여전히 고도비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북측 판문각에서 남측 평화의집까지 약 200m를 이동했는데 평화의집에서 방명록에 서명할 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또 발언 중간에 숨이 찬 듯 말을 쉬거나 숨을 깊이 들이마시곤 했다. 비만인 데다 운동량이 적고 흡연을 즐기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준성 국립중앙의료원 호흡기센터장은 “살이 찌면 보통 사람에 비해 몇 겹의 옷을 더 겹쳐 입은 상태가 된다”며 “폐가 쪼그라들어 결국 폐활량이 줄면서 숨이 차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목덜미 일자형 주름도 자주 보였다. 대개 살이 찌면 앞쪽에 목주름이 두드러지는 반면 김 위원장은 목덜미에 강한 주름이 잡혀 지방종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통풍으로 크게 고생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양호해 보였다. 하지만 걸음걸이를 자세히 보면 걸을 때 오른발이 지면에 더 오래 머물고 왼발을 딛는 게 불편한 듯했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체중 때문에 왼쪽 무릎 연골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콩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목소리 분석 전문가인 조동욱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교수는 “말할 때 탁한 소리가 나오는 건 콩팥 질환자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65세의 문 대통령보다 한참 어린 나이(34세)를 감안하면 행동은 여유로웠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시종 웃음을 띠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직 외교적 스킬은 부족한 편이었다. 행동심리분석 전문가 김형희 한국바디랭귀지연구소장은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시선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외교 협상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본인의 감정과 생각이 무의식중에 표정에 다 드러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목소리 높낮이와 억양은 안정적인 편이었다. 조동욱 교수는 “음성 높낮이를 나타내는 주파수가 일반 남성은 평균 100∼180Hz(헤르츠)인데 김 위원장은 130Hz 안팎으로 다소 낮은 목소리를 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평양냉면에 대해 언급할 때 “멀리(에서) 온…,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농담하며 음성 높이를 올린 것은 ‘정상회담 자리를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과시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의학적으로 김 위원장 체질은 태음인에 가깝다. 간대폐소(肝大肺小), 즉 간 기능이 좋고 폐 기능이 취약하기 쉬운 체질이다. 한진우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예전에 날씬한 편이었던 김 위원장이 선대의 영향으로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살을 일부러 찌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유성열·조건희 기자}
박하나 커피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일반 담배에도 흡연자를 유혹하는 각종 가향(佳香)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16년 7월 기준 국내 판매량 상위 60종 담배의 연초(담뱃잎)를 분석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가향성분이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가장 많이 사용한 가향성분은 코코아향(59종)과 바닐라향(49종), 박하향(46종)이다. 이런 성분은 담배 특유의 텁텁하고 자극적인 냄새를 줄여 청소년과 여성의 흡연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일부 성분은 기관지를 확장시켜 연기를 더 깊게 들이마시게 하고 니코틴 대사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에 가향성분을 쓰지 않도록 권고한 만큼 국내에서도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한국의 영·유아 예방접종률은 선진국을 능가한다. 3세 아동의 예방접종률이 96.9%로 미국(90.9%)이나 호주(94.5%), 영국(93.7%)보다 높다. 12세까지 꼭 필요한 예방접종을 마치는 데 들어가는 비용(1인당 150만 원)을 2014년부터 전액 국가가 지원한 덕분이다. 하지만 성인 예방접종은 사정이 다르다. 정부가 돈을 대는 건 고위험군 대상 장티푸스와 신증후군(유행성)출혈열, 노인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등 3종뿐이다. 나머지는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비용을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폐렴 사망 예방 효과가 뛰어나 65세 이상에게 권고하는 ‘폐렴사슬알균 백신’의 경우 접종률이 5%도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예방접종 주간’(매년 4월 마지막 주)을 맞아 대한감염학회가 꼽은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을 정리했다. 대표적인 성인 예방접종은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백신(Td)이다. 각각 상처 부위의 근육 수축이나 호흡 곤란으로 인한 사망을 막아준다. 어렸을 때 맞았어도 시간이 지나면 효력을 잃기 때문에 10년마다 다시 맞아야 한다. 보건소나 동네 내과의원에서 맞을 수 있다. 다만 미리 재고가 있는지 전화로 확인한 뒤 가는 게 좋다. 가격은 3만 원 수준이다. 온몸 통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 백신은 65세 이상에게 ‘최우선 권고’ 백신이다. 1회 20만 원 수준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대상포진 감염 시 통증이 심하고 치료가 어려운 만큼 미리 맞아두는 게 좋다. 독감 백신은 매년 9∼12월에 누구나 맞는 게 좋지만 합병증 우려가 높은 65세 이상에겐 필수다. 3가(독감 바이러스 3종 예방)는 1만5000∼2만 원, 4가(4종 예방)는 3만∼4만 원이지만 65세 이상은 보건소 등에서 무료다. 여성에게 권장하는 백신은 홍역·볼거리·풍진 백신(MMR)과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다. MMR는 임신을 앞둔 여성이라면 꼭 맞아두는 게 좋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의 백신은 만 12세에 무료 접종을 놓쳤다면 20대에라도 꼭 맞는 걸 권한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선 이 백신을 남성에게도 맞힌다. 성 접촉 시 여성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어서다. 역학(疫學) 전문가들은 성인 예방접종도 건강 취약계층이라면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혈액암 치료를 위해 조혈모세포(골수)를 이식받은 환자가 대표적이다. 새 세포가 몸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수술 전후 면역력을 극도로 낮추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갖고 있던 감염병 항체가 힘을 잃는다. 회복 과정에서 마치 신생아처럼 모든 예방접종을 다시 해야 한다. 그 비용만 200만 원이 넘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과 치료 등에 드는 수천만 원은 건강보험으로 지원하지만 정작 회복에 필수적인 예방접종은 전부 환자가 내야 한다”며 “수술에 성공하고도 엉뚱한 감염병으로 상태가 나빠지는 일이 없도록 예방접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