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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세계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우선 각국 사망자와 감염자의 상당수가 유색 인종, 저소득층, 고령자, 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실직, 주거난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도 다른 계층에 비해 심하게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부유층은 바다 위 호화 요트, 최첨단 지하 벙커, 외딴 섬 등에서 안락한 도피 생활을 즐기고 있다. 경기가 더 나빠진다는 데 돈을 걸어 천문학적 이익을 본 투자자도 있다. 코로나19가 계급 분화를 심화시켜 ‘신(新)카스트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코로나19가 만든 4계급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난달 26일 가디언 기고문에서 “코로나19가 미국의 계급 분열을 심화시켰다”며 네 가지 계급을 정의했다. 첫 번째는 ‘원격 노동자(The Remotes)’다. 전문직, 관리직, 기술직 노동자들로 노트북으로 장시간 근무가 가능하며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비교적 낮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거의 같은 급여를 받는다. 두 번째는 군인, 의료진, 경찰관, 소방관 등 ‘필수 노동자(The Essentials)’다. 실직 위험은 낮으나 코로나19 사태에도 현장을 지켜야 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 번째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사람과 무급휴직 중인 이들을 뜻하는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The Unpaid)’다. 마지막이 교도소, 노숙인 시설, 이민자 수용소에서 지내는 이들을 뜻하는 ‘잊힌 노동자(The Forgotten)’다. 집단생활을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감염 위험이 대단히 높다. 라이시 교수는 “첫 번째 계급을 제외한 세 계급은 대개 흑인과 히스패닉”이라며 이들을 방치하면 첫 번째 계급의 안전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 역시 “코로나19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에 선명한 선을 그었다”며 원격근무 가능 여부, 의료보험 유무 등이 생사를 결정짓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지적했다. 일종의 ‘신(新)다위니즘’이라는 의미다.○ 미 흑인 사망 비율, 백인의 2.5배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국인 미국에서는 흑인의 피해가 특히 크다. 미 조사회사 APM 리서치랩에 따르면 미 인종집단별 코로나19 사망자 구분에서 흑인 사망자 비율이 백인보다 월등히 높았다. 4일 기준 인구 10만 명당 흑인 사망자는 32.7명으로 백인(13.1명)보다 2.5배 높았다. 아시안(14.6명), 히스패닉(14.9명)과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일부 주에서는 흑인 사망자 비율이 인구 비율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미시간주의 흑인 인구 비율은 14%지만 코로나19 사망자 중 흑인 비율은 3.7배 높은 52%다. 인근 일리노이주도 인구의 14%가 흑인이지만 사망자 중 비율은 3.3배 많은 46%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모범국’이었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집중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누적 확진자 1만4423명 중 무려 84.5%(1만2183명)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이주 노동자였다. 이들 사회적 취약계층은 고품질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 데다 상당수가 기저 질환을 앓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로 사회적 거리 두기 또한 지키기 어렵다. 좁고 밀폐된 요양병원에 갇혀 있는 노약자들 역시 대부분 기저 질환을 앓아 집단감염에 취약하다.○ 물 부족 및 기아에 신음하는 개도국 취약계층 복지 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진 선진국과 달리 개발도상국의 취약계층은 코로나19로 말 그대로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최근 세계은행은 지난해 8.2%였던 세계 빈곤율(전체 인구 중 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 비율)이 올해 8.6%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7.8%를 예상했지만 코로나19 발생 후 전망치를 수정했다. 특히 빈곤율 상승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약 22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올해 인도 1200만 명, 나이지리아 500만 명,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각각 100만 명 이상이 새롭게 극빈층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전체로는 4000만∼6000만 명이 빈곤층으로 내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빈곤층 거주지 ‘카이얼리차 타운십’에서는 주민들이 손 씻을 물조차 부족해 신음하고 있다. 한 주민은 2일 AFP통신에 “물을 얻은 지 사흘이 지났다. 정부의 물 트럭이 언제 올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3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클라텐에서는 40대 남성이 “신장을 판다”는 피켓을 걸고 돌아다녔다. 현지 언론 데틱뉴스는 세차장에서 근무하던 이 남성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했고 아내와 자녀 4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장기 매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도에서는 3월부터 시작된 초강경 봉쇄 조치로 저소득 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일자리가 있던 대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노동자들이 교통편을 구하지 못해 도보로 이동하다 숨지는 사례가 잇따랐다. 선진국인 영국에서조차 결식아동 문제가 불거졌다. 이달 초 옵서버는 3월 23일 코로나19로 봉쇄가 실시된 후 한부모 가정의 30%, 지체장애 아동이 있는 가정의 46%에서 아동 끼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호화 요트·외딴섬 휴양… 폭락장서 3조 원 수익도 지난달 20일 블룸버그뉴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거주민 중 상당수가 개인용 제트기 등을 타고 뉴질랜드로 갔다고 전했다. 7일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뉴질랜드의 확진자는 불과 1490명. 지난달 27일 저신다 아던 총리는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3월 24일부터 실시하던 전국 봉쇄령을 완화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전인 2월 초부터 개인용 제트기에 대한 수요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미 유명 영화제작자 데이비드 게펀은 3월 인스타그램에 5억9000만 달러(약 7230억 원) 상당의 호화 요트 사진과 “바이러스를 피해 카리브해 그레나딘 제도에서 격리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억만장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3월 CNBC는 벙커와 방공호를 만드는 회사 라이징S컴퍼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늘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를 피하려는 부자들의 제작 요청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개인 수영장 등을 갖춘 호화 벙커 제작비는 최소 15만 달러(약 1억 8400만 원)다. 억만장자들은 건강 상태가 확실한 소수의 근무자와 보급품을 챙겨 몇 달이고 선상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보급품이 떨어지면 항공기로 받으면 되고 한 섬이 지겨워지면 다른 섬으로 이동하면 된다. 미 고급 요트 대여업체 버지스의 조너선 베킷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고객들이 자녀들을 위한 홈스쿨링, 직속 요리사와의 요리수업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헤지펀드 업계의 큰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대표는 미 금융시장의 급락을 틈타 2700만 달러(약 331억 원)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들였다. 채권 발행 국가와 기업이 부도가 나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한 파생상품으로 채권 값이 하락할수록 많은 돈을 버는 구조다. 배런스 등에 따르면 그는 이런 고수익 고위험 투자로 3월 23일 기준 투자금의 약 100배인 26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를 벌었다. 코로나19가 안정기에 들어선 중국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8일 CNN은 사회과학원 자료를 인용해 3월 말까지 약 8000만 명의 중국인이 일자리를 잃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CNN은 “중국이 3월 도시 실업률을 5.9%로 발표했지만 2억9000만 명에 달하는 농민공을 포함하지 않았다. 실업률을 지나치게 낮게 발표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870만 명의 대학 졸업자 역시 구직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부유층은 누적된 소비 욕구를 맘껏 해소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중국 광저우(廣州) 에르메스 매장은 영업을 재개한 첫날 매출액이 1900만 위안(약 33억 원)을 기록해 중국 단일 상점 중 하루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3월 미 전기차 테슬라의 중국 내 차량 등록도 2월보다 450% 급증했다. 지난달 상하이(上海)에서는 1700만 위안(약 29억 원)∼7800만 위안(약 134억 원) 상당의 고급 아파트 160채가 거래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제2의 ‘월가 점령’ 시위 오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가 2011∼2012년 미국 뉴욕을 뜨겁게 달군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시위대는 2008년 금융위기 후 ‘1 대 99’의 사회가 도래했다며 불평등 해소를 주장했다. 3월 중순 봉쇄령이 내려진 지 7주 만에 3350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4월 기준 미 실직자 10만 명당 히스패닉이 61%, 흑인이 44%를 차지해 백인(38%)보다 훨씬 많았다. 이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급증했다. 1일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23%가 “이달 월세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3월 말부터 미 곳곳에서는 ‘렌트 스트라이크(Rent Strike)’라는 집세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실직한 사람들이 “집세를 낼 돈이 없다”며 아파트 창문에 하얀 천을 걸어 집세 거부 의사를 표명하는 방식이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뉴욕 세입자의 40%가 4월 임차료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일부 요식업체도 가세했다. 지난달 치즈케이크팩토리는 “4월 임차료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웬디스도 “향후 90일간 매장 임차료 절반의 지급을 미루겠다”고 했다. 일부 집주인은 월세를 못 내는 세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용해 성희롱을 일삼고 있다. 세입자가 실직 등으로 임차료를 내기 어렵다고 호소하자 음란한 사진을 보내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식이다. 뉴욕주의 한 집주인은 월세를 깎아주는 대신 성관계를 요구했다 제소당해 40만 달러(약 4억9000만 원)의 합의금을 냈다. 일부 취약계층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 여론조사에서 18세 이상 미국 성인의 10%는 “설사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치료와 검사 모두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집세 거부 운동으로 소규모 임대인이 도산하고, 장기적으로는 주택시장 전체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버금가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 임대시장의 절반을 1∼10개 부동산을 보유한 소규모 임대업자 약 800만 명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과 계약을 맺은 세입자는 약 4800만 명이다. 신아형 abro@donga.com·이윤태 기자}

미국 법무부가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62)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야권 민주당과 일부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측근이란 점을 고려한 ‘자기 식구 감싸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AP통신은 7일(현지 시간) 미 법무부가 “새로운 정보 및 서류 등을 검토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연방법원에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기소 취하 건의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보좌관을 지낸 그는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던 연방수사국(FBI)에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플린 전 보좌관은 2017년 1월 FBI 조사를 받으면서 주미 러시아대사와 오바마 전 행정부의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결국 거짓말이 들통 나 보좌관 취임 24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혐의가 부당하다고 주장해 왔다. 3월 15일(현지 시간)에는 트위터에 “(플린 전 보좌관)의 삶과 그의 훌륭한 가족의 삶을 파괴했다”며 “완전한 사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법무부의 기소 취하 발표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판 개입에 대한 분노는 극에 달했다. 수사당국 관계자부터 민주당 의원, 일부 언론도 비판에 가세했다. 앤드루 맥케이브 전 FBI 부국장은 성명을 통해 “플린 전 보좌관은 국가 안보 위협을 무시하고 러시아와 접촉했다. 오늘 법무부의 움직임은 단지 대통령을 기쁘게 하기 위한 정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는 사실보다 정치적 목표를 우선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트위터에 “플린은 FBI에 거짓말한 것에 대해 이미 유죄를 인정했다”며 “기각 결정에 대한 즉각 해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처음 위증이 발각되자 잘못을 시인했다가 지난해부터 태도를 바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법무부가 제출한 기소 취하 건의안은 법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건의안이 거부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대한 연구 발견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중국계 교수가 미국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코로나19의 확산 책임을 놓고 미중 간 갈등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의문의 사건이 발생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6일 CNN 등에 따르면 미 피츠버그대 컴퓨터시스템생물학 연구 조교수인 류빙 씨(37·사진)가 2일 피츠버그 북부 로스타운십 자신의 자택에서 머리와 목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류 교수의 자택으로부터 약 1.6km 떨어진 곳에서는 또 다른 중국인 남성 구하오 씨(46)가 차량 안에 숨져 있었다. 경찰은 구 씨가 류 교수 집 안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도주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는 강제 침입의 흔적도, 도난당한 물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사람이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의 죽음이 알려진 뒤 피츠버그대에서 발표한 성명은 그의 죽음에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대학 측은 성명에서 “류 교수는 훌륭한 멘토이자 연구자였다”며 “최근 그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와 관련된 세포 구조와 메커니즘, 합병증 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발견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평소 류 교수와 용의자가 어떤 사이였는지 등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지금까지의 조사로는 류 교수의 연구와 이번 사건이 관련 있다는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카네기멜런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이수했다. 피츠버그대에는 6년 전부터 재직했다. 그는 ‘생물 시스템 역학의 컴퓨터 모델링 및 분석’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인물로 알려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자신들의 ‘업적’을 선전하기 위해 동영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은 이탈리아 로마의 주민들이 아파트 발코니로 나와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두 버전으로 온라인에 돌아다녔다.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한 영상에는 배경에 종소리와 한 남성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다른 영상에는 중국 국가가 흘러나온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이탈리아인들이 중국 국가를 틀어놓고 ‘고마워요 중국(그라치에 치나)’을 외쳤다”며 트위터에 영상을 공유했다. 런민일보 등 중국 관영 언론은 해당 영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FT가 전문가들과 영상을 분석한 결과, 중국 국가가 나오는 영상은 짜깁기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영상은 첫 15초 동안 이탈리아 언론이 공개한 것과 같은 배경의 장면들이 나오다 갑자기 다른 지역에서 한 남성이 이탈리아 의료진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다른 시기, 다른 곳에서 촬영된 장면으로 바뀐 뒤에도 중국 국가는 마치 한 공간에서 울려 퍼진 것처럼 계속해서 이어졌다. 영상이 촬영된 날 ‘그라치에 치나’라고 외쳤다는 남성이 등장한 건물 아래층에 있었던 주민은 당시 중국 국가를 듣지 못했다고 FT에 밝혔다. 나탈리에 토치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중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럽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는 중국에 대한 부정 여론을 반전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사전출판업체 메리엄웹스터가 정규 개정판 사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용어를 새롭게 수록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이달 새롭게 추가한 535개 단어 중 코로나19와 연관된 표현들을 다수 포함했다고 독일 dpa통신 등이 29일(현지 시간) 전했다. 1828년 처음 영어사전을 발간한 메리엄웹스터는 미국 영어 사전의 ‘원조’로 꼽힌다. 이번 정규 개정판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자주 언급된 ‘Self―isolate’(자가 격리)와 ‘Physical distancing’(물리적 거리 두기), 스웨덴 정부가 시도했던 ‘Herd Immunity’(집단 면역) 등이 수록됐다. 재택근무를 의미하는 ‘WFH(working from home)’와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보호장비를 일컫는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등의 축약어도 등재됐다. 이미 지난달에도 메리엄웹스터 측은 ‘Social distancing’(사회적 거리 두기)과 ‘Community spread’(지역사회 전파), ‘Contact tracing’(감염 추적) 등을 사전에 올린 바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여성 그룹 ‘스파이스걸스’ 멤버로 활동했던 빅토리아 베컴(46·사진)이 거액의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부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 등에 따르면 본인의 패션 브랜드 ‘빅토리아 베컴’을 운영하는 베컴은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기업 지원금을 신청해 지급 대상으로 선정됐다. 직원 1인당 기존 임금의 80%에 해당하는 월 2500파운드(약 380만 원)를 받게 된 것이다. 베컴은 이 돈을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휴직에 들어간 중국 지점 직원 25명의 임금 지급에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억만장자인 베컴이 지원금을 받는 것은 세금 낭비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베컴 부부는 3억3500만 파운드(약 5070억 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영국 출신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 “당신이 왜 NHS(국민보건서비스)에 필요한 세금을 가져가나.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꾸짖었다. 설상가상으로 베컴은 최근 자신의 브랜드 재단사로부터 ‘8년간 주 7일, 하루 15시간 동안 일을 해 손목 부상을 입었다’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여성그룹 ‘스파이스걸스’ 멤버로 활동했던 빅토리아 베컴(46)이 거액의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부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 등에 따르면 본인의 패션 브랜드 ‘빅토리아 베컴’을 운영하는 베컴은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기업 지원금을 신청해 지급 대상으로 선정됐다. 직원 1인당 기존 임금 의 80%에 해당하는 월 2500파운드(약 380만 원)를 받게 된 것이다. 베컴은 이 돈을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휴직에 들어간 중국 지점 직원 25명의 임금 지급에 사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억만장자인 베컴이 지원금을 받는 것은 세금 낭비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베컴 부부는 3억3500만 파운드(약 5070억 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영국 출신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 “당신이 왜 NHS(국민보건서비스)에 필요한 세금을 가져가나.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꾸짖었다. 설상가상으로 베컴은 최근 자신의 브랜드 재단사로부터 ‘8년간 주7일, 하루 15시간 동안 일을 해 손목 부상을 입었다’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페이스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졸업식을 하지 못하는 미국 대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졸업식을 개최한다고 CNN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과 계열사 인스타그램은 다음 달 15일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부터 올해 졸업반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한다. ‘#Graduation 2020’이란 해시태그로 졸업하면 누구나 이 장면을 볼 수 있다. 특히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축사에 나서 코로나19 와중에도 사회로 진출하는 대학생들을 격려하기로 했다. 윈프리 외에도 올해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한국계 배우 겸 래퍼 아콰피나, 래퍼 릴 나스 X, 배우 제프리 가너,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 등도 축사자로 나선다. 또 유명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는 히트곡 ‘더 클라임’ 등을 부르기로 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유명 유튜버로부터 ‘미국이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의 최초 전파자로 억울하게 지목된 한 미국 여성이 사이버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그에 대한 살해 협박까지 등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 CNN은 27일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미군기지 ‘포트 벨보어’에서 보안 요원으로 일하는 마히어 베나시 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지난해 10월 세계군인체육대회 출전을 위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을 방문했다가 음모론의 희생양이 됐다. 미 유명 유튜버 조지 웹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이 발명한 생물학 무기다. 미군이 우한에 최초로 전파했으며 최초 전파자가 베나시’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59세 백인 남성인 웹은 ‘탐사 기자’를 자처하며 여러 음모론을 설파해왔다. 하지만 그는 동영상에서 자신이 왜 베나시 씨를 최초 전파자로 지목했는지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10만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웹의 동영상은 중국에도 알려졌다. 일부 중국 누리꾼이 베나시 씨에 대한 분노를 표했고 전 세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그의 신상정보가 떠다니기 시작했다. 미국 집 주소, 남편과 두 아이에 대한 정보까지 등장했다. 일부는 그의 집으로 협박 편지를 보내 살인 위협을 가했다. 베나시 씨는 “경찰과 변호사 도움을 받으려고 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삶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며 “매일 악몽을 꾸는 것 같다. 괴롭힘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유튜브는 웹의 ‘베나시 음모론’ 동영상을 뒤늦게 삭제했지만 이미 전 세계로 퍼져나간 가짜뉴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그와 성이 같은 이탈리아 유명 DJ 베니 베나시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일각에서는 ‘DJ 베나시’가 베나시 씨와 협력해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소위 ‘베나시 계획’까지 주장하고 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중부 캔자스의 70대 은퇴 농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 의료진을 위해 써 달라”며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63)에게 마스크를 기부해 화제다. 이 농부의 아내는 폐 하나를 잃은 중증 호흡기 질환자로 알려져 감동을 더하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2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캔자스의 은퇴 농부 데니스 렁크 씨가 ‘과거 구매한 N95 마스크 5장을 발견했다. 나와 아내가 쓸 4장을 남겨두고 나머지 1장을 뉴욕 의료진에게 주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은 쿠오모 주지사가 “아름답고 이타적인 행동이자 인류애의 표본”이라고 극찬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전했다. 이날 미국의 사망자는 5만 명을 돌파했고 이 중 약 3분의 1인 1만6000명이 뉴욕주에서 숨졌다. 이날 쿠오모 주지사의 동생인 CNN 앵커 크리스(50)는 인스타그램에 성조기 모양의 마스크를 쓴 사진을 올렸다. 동료인 유명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의 딸이 자신에게 보내준 마스크라고 소개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57)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으로 변신한 채 NBC방송의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등장했다. CNN 등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파우치 소장과 흡사하게 안경과 가발 등을 쓴 채 나타난 피트는 “코로나19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검증해 보자”며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이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자료 화면이 나오자 피트는 “대부분 검사를 받지 못할 것이란 뜻”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아름답다’고 하는 장면에서도 “아름다움이 면봉으로 뇌를 간질이는 거냐”고 지적했다. 피트는 가발과 안경을 벗은 후 “진짜 파우치 박사에게 ‘불안한 시기에 당신의 차분함과 투명함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다.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그들의 가족에게도 고맙다”고 강조했다. 반(反)트럼프 인사로 유명한 피트는 올해 2월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수상 때도 탄핵 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려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소환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늘 “과학적 증거가 우선”이라고 외치는 파우치 소장 역시 코로나19에 관한 섣부른 낙관론을 제기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동을 걸어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57)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으로 변신한 채 NBC방송의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등장해 화제다. CNN 등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파우치 소장과 흡사한 안경과 가발 등을 쓴 채 등장한 피트는 “코로나19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검증해보자”며 그간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비판했다. 자료 화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이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하자 피트는 “대부분 검사를 받지 못할 것이란 뜻”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아름답다’고 하는 장면에서도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것이 면봉으로 뇌를 간질이는 것이냐”고 지적했다.마지막에 피트는 가발과 안경을 벗은 후 “진짜 파우치 박사에게 ‘이런 불안한 시기에 당신의 차분함과 투명함이 있어 다행’이라고 감사하고 싶다.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과 그들의 가족에게도 고맙다”고 강조했다. 2016년 대선에서 야당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피트는 평소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유명하다. 늘 “과학적 증거가 우선”이라고 외치는 파우치 소장 역시 섣부른 낙관론을 제기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동을 걸어왔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대선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11월 3일 실시되는 이번 대선의 결과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74)은 매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정례 기자회견을 하면서 ‘전시(戰時)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다. 이달 초 사실상 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 역시 연일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공격하고 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대처 방안에서만 이견을 보이는 게 아니다. 70대 백인 남성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이력, 정책, 지지층이 판이하게 달라 누가 최후 승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웃사이더’ vs ‘인사이더’ 평생 어떤 공직도 맡은 적이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사업가에서 곧바로 세계 최고 권력자가 됐다. 부유층 출신이지만 기득권과 싸우는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부각해 백인 노동계층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백악관 주인이 된 후에도 같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주류 언론, 야당 민주당, 집권 공화당 내 온건파 등과 모두 불화하며 사실상 트위터로만 소통한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비판은 무조건 ‘가짜뉴스이자 엘리트들의 마녀사냥’이라고 몰아붙여 지지층을 결집시킨다. 2017년 1월 취임 후 ‘러시아 스캔들’과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두 번의 탄핵 위기를 맞았고 이 중 한 번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불명예까지 겪었다. 그런데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역시 아웃사이더임을 강조하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이런 극단적인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행한 그를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평생을 워싱턴 정계와 민주당의 ‘인사이더’로 살았다. 30세에 워싱턴 인근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이 된 그는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직업이 정치인이고 주류의 삶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2월 아이오와, 뉴햄프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잇따라 참패했지만 3월부터 대역전극을 펼치며 대선 후보 자리를 따낸 것도 그만큼 당내 기반과 지지세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그는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 중도 노선으로 백인 중산층과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를 그리워하는 흑인 유권자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동시에 노회하고 참신하지 못한 이미지가 약점이다.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인 그가 밀레니얼 세대, 히스패닉, 성소수자 등으로부터 얼마의 지지를 이끌어낼지가 관심이다. 아들 헌터(50)가 연루된 우크라이나 부패 스캔들도 계속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책임론과 대중(對中) 정책 두 사람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대중 정책 등을 두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2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한심할 정도로 미흡했다”며 광범위한 무료 검사, 주(州)별 이동식 검사소 구축, 모든 피해자에 대한 비상 유급휴가 등을 주장했다. ‘중국(Chinese)’ ‘은폐(Cover―up)’ ‘혼돈(Chaos)’ ‘기업 편들기(Corporate Favoritism)’ 등 ‘4C’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엉망이었다고도 공격하고 있다. 경제 정상화를 두고도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한 경제활동 재개를 희망하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안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미국 내 반중 정서가 커졌다는 점을 이용해 바이든을 공격하고 있다. 헌터 바이든은 2013년 12월 현직 부통령인 부친의 중국 방문에 동행했다. 이후 10일 만에 국영 중국은행(BOC)이 헌터가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투자했다. ‘아들이 아니라 아버지의 지위를 보고 사실상 중국 정부가 투자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들끓었다. 2019년 6월 부친의 재선 출정식에 연사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43)는 “내가 중국에서 1.5달러만 받았어도 사람들이 난리를 쳤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캠프는 최근 바이든이 친(親)중국 성향이라고 주장하는 광고도 내보내고 있다. 이 광고는 아예 바이든의 얼굴을 ‘오성홍기’로 덮으며 막을 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중국은 ‘졸린 조’(Sleepy Joe·트럼프 측이 바이든을 비하하는 별칭)를 간절히 원한다”는 트윗을 날렸다. 바이든 측 역시 하루 뒤 “대통령이 중국에 고개를 숙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던 올해 1, 2월에만 중국을 15번이나 칭찬했다”는 내용의 맞불 광고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보험 논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오바마케어’를 “돈만 나가는 재앙”이라고 비판하며 사(私)보험 활성화를 주장해 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로 현행 의료체계의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오바마케어를 무력화하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 불법 이민자에게도 오바마케어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립하고 있다.○ “김정은은 내 친구” vs “불량배·독재자” 둘은 한반도 정책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미 현직 대통령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친구’로 부르고 있다. ‘그와 사랑에 빠졌다’는 낯 뜨거운 말까지 할 정도로 개인적 친분을 과시해 왔다.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북―미 관계가 답보 상태임에도 김 위원장과 친서 외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 대신 실무 협상을 강조한다. 김 위원장을 ‘불량배’ ‘독재자’ 등으로 부르며 매우 불신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2019년 11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에 ‘트럼프가 폭군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는 자막을 넣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바이든은 늙다리 미치광이’라며 격렬히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부자 나라”로 지칭하며 거듭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분담금 증액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한국과의 동맹 강화를 강조하며 “지나친 분담금 요구가 동맹의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외교 사령탑도 완전히 다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의 외교정책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총괄하고 있다. 최근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니컬러스 번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도 참여하는 등 전문 외교관과 양당을 아우르는 화합형 인사가 특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1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관료, 전문가보다 극소수의 최측근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반영됐다. 20일 친미 성향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해 2021년 9월까지의 임기가 보장됐다. 쿠슈너 보좌관이 주도하는 친이스라엘, 반(反)팔레스타인·이란 정책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펜스 vs 바이든은 여성 러닝메이트 두 사람이 누구를 부통령 후보로 세울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부터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계속 같이할 것”이라며 펜스 부통령을 재기용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복음주의 개신교도인 펜스 부통령은 상습적인 막말과 잦은 성추문에 시달려온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희석시켜 줄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02년 인터뷰에서 “아내 이외의 여성과는 절대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강조해 ‘펜스 룰’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인디애나에서 태어나서 주지사까지 지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월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젊은층과 여성의 지지가 적은 점을 만회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든 측은 ‘오바마 향수’를 최대한 자극할 수 있는 미셸 오바마 여사(56)를 원하고 있지만 미셸 측은 거듭 “정계 입문 의사가 없다”며 거절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경선에 같이 출마했던 카멀라 해리스(56·캘리포니아), 에이미 클로버샤(60·미네소타), 엘리자베스 워런(71·매사추세츠) 등 상원의원 3인방, 코로나19 사태 후 경제 정상화 방안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여 주목받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49),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에 도전했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조지아주 하원의원(47) 등이 거론된다. 여성은 아니지만 역시 코로나19 국면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린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63)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러스트벨트 표심이 또 좌우 미 대선은 50개 주 538명의 선거인단이 결정하는 간접선거다. 대부분의 주는 공화, 민주 지지세가 확고하게 나뉘기 때문에 4년 전과 마찬가지로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등 이른바 ‘경합 주’의 성적이 백악관 주인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등 이른바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표심은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다. 과거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엘리트 이미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가속화한 양극화 등에 염증을 느껴 트럼프에게 몰표를 던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광산촌인 스크랜턴의 노동계층에서 태어났다. 최대 도시 뉴욕에서 부유한 사업가 아들로 태어난 트럼프 대통령보다 백인 노동자층의 정서 자체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1일 4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전미자동차노조(UAW)도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바이든 측이 러스트벨트 표심을 얼마나 잘 공략할지, 트럼프 캠프가 이 지역을 얼마나 잘 사수할지가 대선 승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실업률, 성장률 등 하반기 경제지표를 판단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여파가 미친 상반기 지표 악화는 불가피하다 해도 하반기에도 경제 회복 기미가 없으면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失政)을 공격하는 바이든 캠프 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누가 백악관 주인이 돼도 양극화, 이민·총기 등을 둘러싼 극심한 국론 분열, 망가진 의료 체계, 기후변화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란 냉소도 제기된다. 역대급 ‘분열과 증오의 정치’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 등 ‘사회주의자’의 전례 없는 선전 모두 중산층 미국인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성장시킨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같은 기본 이념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은 11월 3일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구가인 comedy9@donga.com·신아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에게 부통령을 맡아 달라며 다시 한번 ‘러브콜’을 보냈다. 바이든 후보는 20일 미 피츠버그 지역 방송에 출연해 “고민할 것도 없이 미셸 여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택하겠다. (미셸은) 정말 괜찮은 여성”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1월 아이오와 유세 현장에서도 미셸 여사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미셸 여사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CNN 등은 전했다. 미셸 여사는 2018년 출간된 자서전 ‘비커밍(Becoming)’에서 “공직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백악관에 있는 동안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던 불편함을 토로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그가 백악관 근처에 다시 오고 싶은 의향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미셸 여사는 갤럽 여론조사에서 2018, 2019년 연속 ‘가장 존경하는 여성’에 꼽힐 정도로 미국 내 인지도가 높다. 그만큼 바이든 후보의 승리 확률을 높여줄 인물로 미셸 여사보다 적합한 사람은 없다고 CNN은 전했다. 일찌감치 부통령 후보로 여성을 지명하겠다고 공언한 바이든 후보는 “계속 부통령 적임자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미국으로의 이민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반(反)이민 정서를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 “보이지 않는 적(코로나19)으로부터의 공격과 위대한 미국인들의 일자리 보호를 고려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을 일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중단 기간과 방식 등은 불투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AFP통신은 봉쇄조치 해제를 둘러싼 미국 내 갈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민 중단 방침이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18일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여성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숨졌다. 인구 97만 명의 한적한 농촌 지역인 노바스코샤는 소설 ‘빨간 머리 앤’의 주인공인 앤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캐나다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4명의 희생자를 낳은 1989년 12월 몬트리올 총기 사건 후 31년 만에 처음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당국은 치과 기공사로 일하는 가브리엘 워트먼(51)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 그는 경찰 복장을 한 채 12시간 동안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범행을 저질렀다.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작은 해안마을 포타피크에서 첫 총격을 가했고 이후 주(州) 북부를 휘저으며 범행을 저질렀다. 워트먼은 19일 정오가 넘어 포타피크에서 약 100km 떨어진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과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국은 옷과 차량 등을 준비하고 경찰관 행세를 한 만큼 계획된 범죄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캐나다 CBC방송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노바스코샤주 다트머스시에서 치기공소를 운영했다. 현지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가 운영하던 치기공소가 문을 닫은 것과 범죄의 연관성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노바스코샤주는 지난달 중순부터 비필수 업종 사업장을 모두 폐쇄했다. 현지 매체 더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면 일부 이웃은 그가 술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두 아이의 엄마인 23년 경력의 현직 경찰관이 사망했다. 한 가정에서는 집 안팎에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견됐고 몇몇 집은 불에 탔다. 워트먼의 지인들은 ‘평소 조용했고 매너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반응이 대분이었다. 워트먼은 2014년 암 환자에게 틀니를 선물한 인물로 지역 언론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신아형 abro@donga.com·구가인 기자}

18일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여성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숨졌다. 노바스코샤는 유명 소설가 루시 몽고메리의 대표작 ‘빨간머리 앤’ 주인공의 고향으로 인구 97만 명의 한적한 농촌 지역이어서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상대적으로 총기 사고가 드문 캐나다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 역시 15명의 희생자를 낳은 1989년 12월 몬트리올 총기 사고 후 31년 만에 처음이라고 AP통신, 가디언 등이 전했다. 당국은 치과 기공사로 일하는 50대 남성 가브리엘 워트먼(51)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 그는 경찰 복장으로 무장한 채 12시간 동안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범행을 저질렀다. 이날 밤 10시 30분경 작은 해안마을 포타피크에서 첫 총격을 가했고 이후 주(州) 북부를 휘저으며 범행을 저질렀다. 워트먼은 19일 정오가 넘어 포타피크에서 약 100km 떨어진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검거됐다. 검거 과정에서 숨졌지만 사망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의 범행 동기 역시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당국은 그가 옷과 차량 등을 준비하고 경찰관 행세를 한 만큼 사전에 계획된 범죄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 사고로 두 아이의 엄마인 23년 경력의 현직 경찰관이 사망했다. 한 가정에서는 집 안팎에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견됐다. 몇몇 집들은 불에 타는 등 주 전체가 쑥대밭이 됐다. 워트먼의 지인들은 범행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평소 조용했고 매너가 좋았다는 반응이 대분이었다. 워트먼은 2014년 암 환자에게 틀니를 선물한 인물로 지역 언론의 조명까지 받았다. 톰 태거트 포타피크 의원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 지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역시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1998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최초로 폭로한 린다 트립(71·사진)이 8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유방암 병력이 있는 그는 최근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끝에 숨을 거뒀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트립은 1993∼2001년 재직한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 간의 성 추문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 펜타곤(미 국방부) 공보직으로 근무하던 중 같은 기간 백악관 인턴을 마치고 펜타곤에 취직한 르윈스키와 인연을 맺었다. 20년 이상의 나이 차이에도 이 둘은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당시 르윈스키는 트립과 자주 통화를 하며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허물없이 털어놓았고 트립은 그 통화 내용을 몰래 녹음했다. 20시간이 넘는 녹음 테이프를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넘기면서 트립의 이름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르윈스키의 배신감에도 불구하고 트립은 “애국자로서 해야 할 의무”였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당시 법정에 선 르윈스키는 최후진술에서 “난 트립이 싫다”고 말했다고 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지만 미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돼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44·사진)을 9개월여 만에 교체한다고 CNN 등이 7일 전했다. 그리셤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단 한 번도 주도해보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나게 됐다. 그리셤 대변인은 지난해 6월 임명된 뒤 브리핑을 하지 않아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특이한 소통 스타일’ 때문에 대변인이 브리핑을 할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앞에 직접 나설 뿐만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도 스스로 하는 편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대변인 일에 스스로 나서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보면 알 수 있다”며 “그가 트위터에 공들이는 것처럼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 매일 참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 대변인을 지내다가 발탁됐던 그리셤은 대통령 부인 비서실장으로 이스트윙(대통령 부인 집무실)에 복귀하게 됐다. 후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젊은 충신’으로 꼽히는 케일리 매케너니(32)가 물려받는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매케너니는 대표적인 ‘트럼프 수비수’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2018년 11월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사진) 부부가 잠적하는 과정에 반(反)북한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개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3일(현지 시간)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는 잠적 당일 아침 산책을 핑계로 외출한 뒤 한 차량에 탑승했고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부부가 탄 차량의 운전석에는 자유조선 관계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대사관이 로마의 부유한 교외에 위치해 있어 평소 운전사들이 거리에 차를 세워놓고 대기했다”며 “자유조선 관계자가 의심받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2017년 살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도피와 지난해 2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자유조선을 이끄는 에이드리언 홍이 조 전 대사대리와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는 불분명하다. WSJ는 “감시 관계로 추정되는 남성이 늘 조 전 대사대리와 동행했다”며 “에이드리언 홍은 북한 사업 투자를 구실로 조 전 대사대리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전히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정확한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서방국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 외에는 파악된 게 없다. 부모와 함께 망명하지 않은 미성년 딸은 조부모와 지내기 위해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이 알려진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해외 체류 외교관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사상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