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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한 이집트인 친목회는 최근 페이스북에 비밀그룹을 만들어 난민 신청에 성공하는 ‘노하우’를 공유했다. 한 난민 신청자가 ‘이번에 난민 신청이 기각됐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다른 회원들이 ‘내가 난민 만들어주는 변호사를 소개해주겠다’는 댓글을 올렸다. 변호사란 다름 아닌 ‘브로커’였다. 비밀그룹엔 주한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이집트인의 반정부 집회에 참여해 사진에 찍히면 난민 신청에 유리하다는 글도 올라왔다. 사진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하면 반정부 운동가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사제도의 빈틈을 악용해 돈을 버는 브로커들이 절박한 상황에 놓인 진짜 난민들을 울리고 있다. 7월 제주지방검찰청은 불법체류자들을 상대로 거액의 돈을 받고 허위 난민 신청을 사주한 브로커 조직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에 광고를 내보내 불법체류자들에게서 수수료 300만∼500만 원을 받고 종교적 이유로 허위 난민 신청을 하게 했다. 브로커들이 악용하는 ‘빈틈’은 바로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평균 난민 심사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난민법에선 난민 신청일로부터 6개월 내, 최대 1년 내 난민 심사를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심사가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일단 난민 신청을 하면 임시비자(G1 비자)가 발급돼 신청자들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국에 체류할 수 있다. 설령 난민 불인정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을 통해 평균적으로 1년 6개월∼2년 동안 합법적 체류가 가능하다. 이런 점을 이용해 브로커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취업비자 만료가 다가오는 외국인노동자, 불법체류자에게 ‘검은손’을 뻗치고 있다. 브로커가 활개를 칠수록 진짜 난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된다. 허위 난민 신청을 하는 이른바 ‘남용적 난민’이 늘어날수록 평균 심사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도움이 시급한 진짜 난민들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진짜 난민이라도 난민 심사 과정에서 남용적 난민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난민 인정을 받은 러시아 출신 옥사나 씨(40·여)에게 난민 브로커에 대해 묻자 “브로커들 때문에 선량한 신청자의 피해가 크다. 정말 화가 난다”며 울분을 토했다. 옥사나 씨도 재한 러시아인 친목 페이스북에서 브로커 광고를 여러 번 목격했다. 그는 “난민제도는 불법 체류자를 합법 체류자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G1 비자를 받는다고 삶이 영원히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엔 일부 종교 세력이 심사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중국 신흥종교인 ‘전능신교’는 심사 제도를 악용해 포섭한 신도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고 있다. 이번 달 중순에는 종교에 빠져 가정을 버리고 한국으로 떠난 가족을 찾기 위해 피해자들이 직접 한국을 찾았다. 전능신교가 중국에서 사교로 지정된 것은 맞으나 신청자들이 본국에서 박해받은 정황은 명확하지 않다고 법무부 관계자는 전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난민 심사의 공정성은 강화해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난민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인도주의 관점에서 난민 수용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난민 수용으로 사회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의 정세 불안으로 난민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이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단체의 주장이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난민 보호 수준은 세계 100위 안팎이다. 국제적 위상을 생각할 때 난민 보호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변호사는 “유엔 난민협약의 취지에 부합하게 난민을 심사하고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민 수용에 대한 우려가 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反)난민 정서와 무관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반이민 행정명령을 시행해 모든 난민의 입국을 120일간 제한했다. 적극적인 난민 포용책을 펼쳤던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반난민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 정치세력들이 최근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최근 프랑스, 독일 등에 난민으로 입국한 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이 테러를 일으키면서 난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난민 수용률을 높이는 건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훈 강원대 난민연구센터장(정치외교학과 교수)은 “난민 신청자가 실제 난민이라면 인정하는 게 맞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난민 수용은 단순히 인도적 문제가 아니다. 국내 이민자 문제, 외교적 문제, 국제 정치 문제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반면 재정착 난민(해외 난민캠프의 한국행 희망자)들을 심사를 거쳐 수용하거나 분산 수용하는 노력은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붕괴해 탈북 난민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으로 쏟아져 나올 경우를 고려해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난민 수용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 변호사는 “탈북 난민이 대량 발생할 경우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문제가 된다”며 “우리가 난민을 지원해야 그런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에 ‘북한 난민을 더 받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동아일보 사회부 김예윤, 국제부 조은아, 사진부 김재명 기자(사진 왼쪽부터)가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에서 열린 2017 만해언론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미등록(불법체류) 이주아동의 인권 문제를 다룬 ‘그림자 아이들’ 시리즈와 후속 보도인 ‘그림자 아이들 그 후’로 인권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상금은 전액 ‘그림자 아이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 백악관이 근무시간 동안 관내 직원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사이버보안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백악관 무선인터넷망에 너무 많은 기기가 연결되어 있는 데다 개인 휴대전화는 정부가 지급한 휴대전화만큼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조치는 올해 초 개인 휴대전화를 해킹당한 존 켈리 비서실장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백악관에서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회의가 있을 땐 개인 휴대 전자기기를 회의실 밖 보관함에 넣어 두고 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가족, 친구들과 개인적인 연락이 아예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생길 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도 있다. 백악관이 제공한 휴대전화엔 문자 기능이 없는 데다 정부 휴대전화로 개인적인 통화를 하는 것도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백악관 인터넷망에서는 지메일, 구글 행아웃 등 일부 웹사이트를 접속할 수 없어 개인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면 개인 업무를 전혀 볼 수 없다. 통화 기록이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남아 언젠가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점도 직원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번 추수감사절에 직접 파이를 구웠을까? 인터넷에서 때 아닌 ‘파이게이트’ 촌극이 벌어졌다. 샌더스 대변인이 파이를 구웠다는 걸 믿을 수 없다며 일부 누리꾼과 기자가 문제를 제기했다. 발단은 23일 샌더스 대변인이 본인 트위터에 올린 파이 사진이었다. 이날 샌더스 대변인은 “요즘 요리를 많이 하진 않지만 다행히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가족 농장에서 초콜릿 피칸 파이를 만들 수 있었다”라는 글과 함께 흰색 배경의 파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이 사진이 자연스럽지 않다며 포털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가짜가 아닌지 의심했다. ‘미국 도시 라디오 네트워크’ 소속 에이프릴 라이언 백악관 출입기자는 “파이가 식탁 위에 있는 사진을 보여달라”고 트윗을 날렸다. 이에 동조한 다른 누리꾼들도 ‘파이게이트’ ‘가짜 파이’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샌더스 대변인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집을 잘 꾸미진 않지만 다행히 오늘 아침 거실 천장을 꾸밀 수 있었다”며 로마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사진을 올리며 샌더스 대변인의 사진이 가짜라고 비꼬았다. 이 해시태그들이 인기를 끌자 다음날 샌더스 대변인은 “걱정하지 말라. 나는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다음주에 당신을 위해 파이를 하나 구워다주겠다”며 ‘진짜 파이’ ‘가짜 뉴스’ 해시태그를 달았다. 샌더스 대변인은 아직까지 다른 파이 사진은 올리지 않았다. 파이 촌극이 벌어진 데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존 위버 정치평론가는 “파이 문제는 사소해 보이지만 정부와 대통령의 신뢰성에 대해 말해준다”며 “이제 파이의 정당성마저 의심하려는 사람들이 나오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25일 LA타임스가 전했다.위은지기자 wizi@donga.com}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한국에 ‘3불’ 입장과 함께 실질적 조치를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사드 문제는 봉인됐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청와대와 외교당국이 생각하는 ‘봉인’의 근거는 지난달 31일 한중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만든 ‘10·31 합의’다. 이 합의를 통해 사드 문제는 일단락 짓고 양국이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우리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은 합의 후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이(王毅) 외교부장, 외교부 대변인에 이르기까지 각급 외교 채널에서 사드 문제 해결을 언급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에 관련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왕 부장은 22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은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에 가입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 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3불) 입장 표명을 중시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중국 관영매체에서도 이행 촉구 공세가 이어졌다. 24일 런민일보 중·영문 자매지 환추(環球)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이틀 연속 한국에 3불 이행을 촉구하는 논평을 실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양국이 지난달 관계 회복 방안을 발표했지만 사드 문제는 여전히 양국의 핵심 의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이 (3불)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중한 관계가 낮은 단계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며 “양국 신뢰 관계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추시보는 더 나아가 한국이 ‘3불 1한’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한’은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의 사용에 제한을 가한다는 뜻이다. 이에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4일 “‘입장은 입장, 현실은 현실’이라 하지 않나”면서 회담 때마다 중국은 중국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각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사드 레이더 중국 방향 차단벽 설치나 성주기지 현지조사 등 중국의 추가 요구 또한 물밑으로든, 공식 회담에서든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문제는 10.31 합의를 두고 중국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한국은 ‘한중 관계 악화의 끝’이라고 방점을 두는 데서 기인한다. 정부 내에선 중국 정부 내부를 겨냥한 발언에 일일이 반발하거나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10.31 합의문에 얽매여 ‘한중 간 각자 해석의 문제일 뿐’이라고 방관한다는 인상이 더 짙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그 이상의 요구를 해올 때 새로운 대비책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정적인 상황을 전제로 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단편적인 어휘에 집착해 큰 구도를 놓친다는 우려도 있다. 3불 ‘약속’이었던 중국 측 표현을 ‘입장 표명’으로 바로잡고 한숨을 돌리거나 22일 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 나온 ‘사드문제 단계적 처리’라는 대목을 ‘현 단계에서 문제를 일단락, 봉합’이라고 해명하는 게 대표적이다. 다음달 중국에서 개최되는 한중 정상회담을 댓가로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양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이 바람직했는지는 다음달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중 간 인식차가 존재하는 한 사드는 대화 테이블에 또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더 큰 요구를 해올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이를 거부하거나 새로운 입장을 내놔 동등하게 협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위은지기자 wizi@donga.com}
인터넷 통신망의 평등한 이용을 보장하는 ‘망 중립성’ 원칙이 종주국인 미국에서 존폐 기로에 놓였다. 이 원칙이 폐기되면 플랫폼 사업자가 대용량 콘텐츠를 전송하는 등 트래픽을 과다하게 유발하는 경우 망 사업자가 요금을 받는 등 망 운영을 다르게 할 수 있어 인터넷 통신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미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2일(현지 시간)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하는 내용의 최종안을 공개하고 다음 달 14일 최종 표결에 부친다고 밝혔다. FCC 위원 5명 중 3명이 공화당 인사여서 이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건 인터넷을 예전 자유시장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연방정부는 인터넷에 과도한 관리를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인터넷 망을 공공재로 간주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전송 속도나 이용료를 차별하지 못하게 했다.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해도 추가 통행료를 내지 않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규제가 통신사 등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성장을 저해한다며 폐기를 예고해왔다. 미국 인터넷 업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에린 에건 페이스북 부사장은 “FCC 최종안은 인터넷을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망 중립성을 보호하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구글, 넷플릭스도 폐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신사들이 정치나 언론을 통제하는 ‘게이트키핑’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제이 스탠리 미 시민자유연맹 정책분석가는 “망 중립성이 무너지면 통신사들이 정보 흐름을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신사 등 망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 완화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5G 시대 사물인터넷, 가상증강현실, 초고화질 콘텐츠 확산으로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설비 증대 등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안이 ‘통신사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짐 시코니 AT&T 수석부사장은 회사 블로그에 올린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는 것처럼 영화 스트리밍을 공짜로 제공할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통신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속도가 빠르고 우수한 통화 품질의 프리미엄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업체들은 관망 속 우려를 나타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속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최성진 사무총장은 “미국발 후폭풍이 바로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망 중립성 완화 기조가 확산되면 통신사들이 더 많은 돈을 내는 업체를 위한 고속 차선을 만들어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자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행 망 중립성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송재성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미국에서 최종 표결을 마쳐도 현지 업계 반발과 소송 등으로 바로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망 중립성 관계자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사들이 모든 콘텐츠를 차별하지 말고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 이 원칙에 따르면 트래픽 유발 등을 이유로 특정 사업자에게 추가로 요금을 물리거나 서비스를 차단하면 안 된다. 신동진 shine@donga.com·위은지 기자}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서 시작된 ‘성추문 스캔들’이 미국 언론계까지 퍼졌다. 토크쇼 진행자와 유력 일간지 기자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나섰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는 PBS방송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찰리 로즈(75)가 최소 8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며 피해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피해 여성들은 그가 1991년부터 진행을 맡고 있는 인터뷰 프로그램 ‘찰리 로즈 쇼’ 제작진으로 일했거나 일하려 했던 사람이다. 이 중 5명은 그가 피해자들의 다리를 더듬고 때때로 허벅지 위쪽을 만지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2000년대 중반 당시 21세로 로즈의 보조로 일한 카일 고드프리라이언 씨는 그가 밤에 전화를 걸어 ‘네가 알몸으로 수영하는 모습을 내 침실에서 지켜보고 싶다’고 여러 번 발언했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로즈는 ‘찰리 로즈 쇼’를 비롯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날 그는 성명을 통해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 모든 의혹이 맞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나는 때때로 둔감하게 행동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의 백악관 출입 기자 글렌 트러시(50)도 후배 여기자들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사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이날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보도했다. 한 피해 여성은 “트러시가 5년 전 술집에서 허벅지를 만지고 강제로 키스했다”고 말했다. 복스는 “피해 여성들은 당시 20대였고 상대적으로 기자 경력이 짧았다. (사건 이후에도) 그들은 트러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북한의 무기 개발 등을 지원한 중국 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분간 대북 제재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후 중국이 북한에 특사까지 보내면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결국 중국 특사가 빈손으로 귀국한 것이 미국의 압박에 명분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오래전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어야 했다. 수년 전에 했어야 했다”며 “이 지정은 북한과 관련자들에게 추가적 제재와 불이익을 가할 것이며, 살인 정권을 고립화하려는 우리의 최대 압박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북-미 대화가 성사되기 어렵다면 좀 더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발언이다. 또 “북한 정권은 법을 지켜야 한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모든 지원을 멈춰야 한다”며 “오늘 이 조치를 하면서 우리는 멋진 젊은이였던 오토 웜비어와 북한의 탄압에 의해 잔인한 일을 겪은 수많은 이들을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당초 국무부 법률관련 부서는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확실한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지만 백악관이 강경한 태도로 밀어붙여 재지정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미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제재와 미국 등의 독자 제재를 받아온 터라 재지정에 따른 직접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날 백악관에서 별도 브리핑을 통해 “매우 상징적인 조치로, 실질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의 제재들이 다루지 못한 다른 많은 행위를 금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외교 당국은 미국 정부에 “재지정을 하더라도 미국의 국내법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점과,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는 메시지를 담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고위 외교 당국자는 “틸러슨 장관이 북-미 간 대화 채널을 언급했지만 8월 이후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가 15개 안팎의 중국 기업에 대해 독자 제재를 하는 것도 이런 기조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무부가 북한에 대해 매우 거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이며 이는 2주에 걸쳐 마련될 것이다. 2주가 지나면 제재는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의 불법행위를 돕는 기업이나 개인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각국이 정세 완화와 대화, 협상을 통해 한반도 핵 문제가 정확한 궤도로 되돌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도 “북-미 간 긴장과 대립을 고조시킨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위은지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1)과 남편 필립 공(96)이 20일(현지 시간) 결혼 70주년을 맞이한다. 1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는 결혼 70주년 기념일에 공개 축하연을 열지 않고 거처인 윈저성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기념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만찬 준비를 위해 원래 관광객들에게 개방되던 스테이트아파트먼츠 구역은 하루 동안 문을 닫는다. 이날 만찬에는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해리 왕손 등 영국 왕실 가족이 참석한다. 70년 전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가 결혼식을 올렸던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20일 오후 1시에 기념 종을 울릴 예정이다. 18일 버킹엄궁은 결혼 70주년을 기념해 최근 촬영한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의 새로운 인물사진을 공개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3세 때 아버지 조지 6세와 다트머스 해군사관학교를 찾았다가 당시 18세였던 사관후보생 필립 공에게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47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부부는 네 자녀를 비롯해 8명의 손주, 5명의 증손주를 뒀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 1년이 지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싸움이 그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역대 최악의 루저’라고 지칭하며 다음 대선에서 맞붙자고 도전장을 던지자 클린턴 전 장관이 공개 행사에서 바로 응수하면서 장외 설전이 이어졌다.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사기꾼 힐러리는 역대 최악의(그리고 최대의) 루저”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녀는 멈출 줄 모른다. 그건 공화당에 좋은 일이다. 힐러리, 당신의 삶을 살다가 3년 후 다시 (대선에) 도전해 봐라!”고 비아냥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있었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25주년 행사에서 “솔직히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하고 골프를 치면서 그 사이에 어떻게 일을 하는 건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어쩌면 그게 중요한 일인가 보다”라고 반격했다. 그는 “나의 전 정적은 나에 대해 말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며 “오늘도 (나와 관련된) 또 다른 트윗이 있었다고 누군가 말해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설 트윗’을 날린 건 전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의 합법성에 대한 의문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러시아 대선 개입설을 꺼내 들어 그를 비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격월간지 ‘마더 존스’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는 “어떻게 그가 수많은 공격에서 빠져나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같은 날 WABC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잘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 현재 드러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나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고 비난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물 받은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경매에 부쳐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포츠카 회사 람보르기니로부터 ‘람보르기니 우라칸’을 선물 받았다. 교황을 위해 특별 제작된 이 차량은 바티칸 국기를 상징하는 흰색 몸체에 황금색 줄무늬가 들어갔고 시중 가격은 약 18만 유로(약 2억3000만 원)에 이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숙소 앞에서 차에 축성(祝聖)하고 보닛 위에 사인을 남겼다. 하지만 이날 교황청은 차량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아 수익금을 자선단체 세 곳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금은 인신매매로 매춘을 하게 된 이주민 여성을 돕는 단체와 아프리카 의료 지원 단체에 주어지며, 일부는 이슬람국가(IS)의 공격으로 파괴된 이라크 내 기독교인 마을 재건 기금으로 쓰인다. 교황이 축성한 ‘우라칸’은 원래 가격을 뛰어넘는 경매가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선물 받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2014년 경매에 부쳐 32만7000달러(약 3억6000만 원)에 팔았다. 2015년 교황이 사용했던 아이패드는 3만500달러(약 3300만 원)에 낙찰됐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오전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에 특사와 대표단을 보낸다. 큰 움직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라고 적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17일 방북하는 쑹타오(宋濤·62·사진)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러시아 하원의원 대표단도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청으로 27일부터 닷새간 북한에 방문한다고 러시아-북한 의원친선그룹 간사인 카즈베크 타이사예프 의원이 16일 밝혔다. 중러 양국이 북한 방문외교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를 확인하고 돌아올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시아 순방 결과를 보고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시 주석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멈추는’ 쌍중단(雙中斷)을 북핵 해법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그동안 중국이 주장해 온 쌍중단 옵션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미중 정상이 합의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쌍중단 배제 합의를 설명하며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 정권에 대해 그의 거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핵 동결로는 군사옵션을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 주석에게 직접 밝혔다는 뜻이다. 1994년 북한이 핵 동결을 약속한 제네바 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을 들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만이 북한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라는 점을 아시아 순방을 통해 못 박았다는 의미로도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때 평택 미군기지에서 대북 군사옵션을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관심을 모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쌍중단 배제 합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중국이 제시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말로, 정상 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정상 간 논의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위은지 기자}
4년 차 직장인 김모 씨(33)는 지난해 말 미국 경영전문대학원(MBA) 진학을 준비하려다 생각을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해외 MBA 준비생 사이에서는 ‘미국 MBA가 아시아계 남자 유학생 선발을 보다 엄격히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정권하에서 아시아계 남성의 현지 취업이 쉽지 않을 텐데, 대학 측이 졸업생의 취업률 등이 반영되는 MBA 순위 평가 때문에 아시아계 학생을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김 씨는 미국만이 답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유럽 MBA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 1년, 미국 유학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외국인 전문취업(H-1B) 비자의 갱신 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등 반이민 정책에 따라 미국 유학을 망설이는 외국 학생이 늘고 있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IIE)가 미국 내 500여 대학을 조사해 13일 공개한 ‘2017 오픈도어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첫 학기인 올해 가을학기 외국인 신입생은 지난해(30만743명)보다 3%가량 줄어든 29만836명으로 나타났다. IIE가 외국인 신입생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 12년 만에 첫 감소세다. 연구소는 이런 결과가 반이민 정책 흐름으로 개인 안전에 대한 우려 증가, 캐나다 호주 등 다른 국가 교육기관의 경쟁력 강화 등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미국 유학생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대신 캐나다와 호주 유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대학에 진학하려던 김모 씨(21·여)도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다 결국 올해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에 입학했다. 김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할 즈음 정권이 바뀌어 취업 상황이 나아질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비자 문제도 걸려 유학 후 취업이나 이민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캐나다를 선택했다. 유학알선업체 edm유학센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캐나다 유학 문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며 “호주에 대한 문의도 최근 2, 3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에서도 미국 선호도가 줄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 학부모 사이에서 미국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의 한 유학업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생활비가 저렴하고, 미국보다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캐나다가 새로운 유학 선호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 고다드 미 센트럴미주리대 입학부처장은 “올해 인도 출신 유학생 입학이 크게 줄었다”며 “학교에 인도 내 이슬람권 지역 출신 유학생이 많은데 트럼프 행정부의 반무슬림 정책으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달 17일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주인도 캐나다대사관을 인용해 올해 캐나다 학생비자 발급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유학 선호도가 높은 만큼 미국 내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계속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소재 대학원에서 외교학을 전공하는 안모 씨(25·여)는 “아직 학계에서 인정받으려면 미국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주변에서도 트럼프 정권의 정책에 개의치 않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면 골다공증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보건대학원 안드레아 바카렐리 교수 연구팀은 오랜 기간 대기 오염에 노출된 사람일수록 골다공증 발병률과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의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두 차례에 걸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대기 오염이 저소득층 지역에 더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10일(현지 시간) 메디컬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첫 번째로 2003년부터 2010년 사이 미국 북동부와 중부 대서양 연안 지역에 거주하는 약 920만 명의 메디케어(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의료지원) 가입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그렇지 않은 주민들보다 골다공증 관련 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이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데이터 분석 결과 연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4.18μg 증가할수록 골절로 인한 입원율은 4.1%씩 높아졌다. 연구진은 두 번째로 미국 보스턴 지역에서 약 8년 동안 692명의 저소득 중년 성인을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와 자동차 매연 그을음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성인일수록 부갑상샘 호르몬 수치와 골밀도가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부갑상샘 호르몬은 칼슘 및 뼈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물질이다. 연간 매연 그을음 농도가 m²당 0.106μg 증가할수록 대퇴경부 골밀도가 매년 0.08%포인트, 말단 요골 밀도가 0.06%포인트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바카렐리 박사는 “그동안 대기 오염이 심혈관, 호흡기 질환, 인지 손상을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나 골다공증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며 “이번 연구는 깨끗한 공기의 수많은 혜택 중 하나가 뼈 건강을 증진시키고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논문에서 밝혔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철통 경호를 위해 특별 이동수단들이 미국에서 들어왔다.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전용 헬기 ‘마린원’, 그리고 전용차 ‘캐딜락원’이다. 전용기로는 보잉 747-200B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VC-25A 두 대가 사용된다. 에어포스원은 미 대통령이 탑승한 여객기에 부여되는 호출 부호다. 에어포스원은 항상 다른 여객기와 함께 비행한다. 핵무기 폭발 시 발생하는 전자기파 충격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약 1013km로 한 번 급유만으로 약 1만3000km를 비행할 수 있다. 공중 급유도 가능해 일주일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전쟁이나 테러 위협 등으로 지상 근무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미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을 타고 하늘 위에서 지휘한다. ‘하늘의 백악관’이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이유다. 85개의 전화선과 19개의 TV가 설치돼 있고, 인터넷 사용도 가능하다. 마린원은 미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에 붙는 호출 부호다. 미 해군은 대통령 전용 헬기로 SH-3 시킹 기종과 VH-60N 화이트호크 기종 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로 엔진 3개가 달려 있어 피격 등으로 하나가 작동하지 않아도 계속 비행이 가능하다. 대공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강력한 방음장치가 설치돼 있어 보통 목소리로 기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백악관, 펜타곤과 교신이 가능하다. 이번 한중일 순방에서 가장 많이 카메라에 포착된 캐딜락원은 8t에 이르는 육중한 덩치와 엄청난 무장 능력 때문에 ‘더 비스트(The Beast·야수)’라고 불린다. 총 12대 생산됐으며 평소에는 미국 비밀경호국 본부 지하에 보관된다. 미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오르기 전 방문국에 차량을 미리 보낸다. 우리나라에도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틀 전인 5일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 캐딜락원이 들어왔다. 차체는 티타늄, 세라믹 등으로 만들어져 폭탄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 문 두께가 약 20cm이며 방탄유리 두께도 13cm에 이른다. 창문을 닫으면 차량 내부가 완전 밀폐돼 생화학 공격으로부터 탑승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트렁크에는 산소공급기와 대통령의 혈액형과 같은 예비 수혈액 등이 항상 보관돼 있다. 차량 안에는 부통령과 국방부에 전화할 수 있는 위성전화가 설치돼 있다. 차량 한 대 가격은 약 1500만 달러(약 168억 원)로 고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이용하는 차량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것이다. 새로운 캐딜락원은 내년 초에 생산될 예정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시 할아버지, 펑 할머니 안녕하세요?” 9일 저녁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공식 만찬장에 소녀의 앳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축사에 이어 트럼프의 깜찍한 외손녀 아라벨라(6)가 만찬장 무대 대형 스크린에 깜짝 등장해 유창한 중국어로 인사를 건넨 것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금성에서 시 주석과 차를 마시며 보여줬던 바로 그 영상이었다. 분홍색 치파오(중국 전통의상)를 입고 올림머리를 한 아라벨라는 중국 가요 ‘우리들의 들판(我們的田野)’을 부르고 송나라 때 한자 학습용 아동교재인 삼자경(三字經)과 고시를 읊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대견하다는 듯 지켜봤고 시 주석도 미소를 지으며 끝까지 영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황제급 의전’은 마지막 저녁 만찬까지 계속됐다. 만찬장인 인민대회당 황금홀 중앙은 크리스털 샹들리에로 장식됐고 주변으로 중국식 등불이 줄지어 달렸다. 홀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시 주석이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던 영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 주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재생됐다. 이날 만찬에는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야오밍(姚明)도 참석했다. 만찬에 참석한 샤오미(小米) 최고경영자(CEO) 레이쥔(雷軍)이 웨이보에 공개한 식단에 따르면 가정식 쓰촨 요리인 궁바오지딩과 지더우화(鷄豆花)가 올라 예상보다 ‘검소한’ 메뉴가 포함됐다. 미국 측 방문단의 입맛을 고려해 크림소스 해물 그라탱, 토마토 쇠고기볶음 등도 제공됐다. 메인 메뉴로는 고급 생선 요리인 무늬바리(바릿과의 바닷물고기)찜이 나왔다. 이날 만찬 준비에 160여 명의 요리사가 동원됐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두 정상은 만찬 시작 전 축사를 통해 우정을 과시했다. 시 주석이 먼저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두 국가 간) 도전 과제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도 “(양국 간 유대관계는) 점점 강해질 것”이라며 시 주석에게 건배를 제안했다. 시 주석은 전날 자금성을 통째로 비운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인민대회당 앞 의장대 사열을 위해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통째로 비우고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위한 황금 연단을 마련하는 파격적인 의전을 베풀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실세’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의 방문을 앞둔 인도 역시 ‘요란한 손님맞이’ 준비에 나섰다. 이방카가 방문하는 하이데라바드시에 ‘길거리 구걸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8일 인도 일간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하이데라바드 경찰은 7일 “8일 오전 6시부터 내년 1월 7일 오전 6시까지 두 달간 길거리 구걸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이데라바드의 마헨다르 레디 경찰국장은 “짜증과 불편함을 유발하는 구걸 행위는 차량 운전자, 보행자의 집중력을 흐리게 해 시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조치로 약 6000명의 거지들이 재활센터나 노숙인 쉼터로 옮겨질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방카 고문은 28∼30일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리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에 참석한다. 미국과 인도 정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해 약 1200명의 국내외 기업가가 참석할 예정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파리 기후변화협약 미가입국 2개국 중 하나인 시리아가 가입을 전격 결정하면서 미국이 유일한 협약 거부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6∼17일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제2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3)에 참석 중인 시리아 대표단은 7일 파리 협약을 비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와다 카트마위 시리아 지방행정환경부 차관은 “가능한 한 빨리 파리 협약을 비준하겠다”면서 선진국들에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일조한 주요국으로서 법적·인도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내전으로 6년 이상 내홍을 겪고 있는 시리아는 파리 협약이 체결된 2015년 제21차 당사국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파리 협약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것으로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만 해도 파리 협약을 적극 지지하는 국가였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올해 6월 “협약이 미국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은 특히 올해 잦은 허리케인 산불 등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지만 아직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협약 탈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6일 COP23 본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표는 협약 내용이 미국에 더 유리한 방향으로 재협상되지 않는 이상 협약 가입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7일 다음 달 12일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엘리제궁은 미국 측에서 정상회의에 참석할 관계자를 정한다면 그때 초청장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기지가 없는 아이보다는 손가락이 9개인 아이가 차라리 낫다는 게 나와 내 아내의 육아철학입니다.”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누르고 세계 부자 순위 1위에 등극한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53·사진)가 솔직한 육아관을 털어놓았다. 5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베저스가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서밋 LA17’에 참가해 동생 마크 베저스와 대화 형식으로 육아 방식과 업무철학에 대해 설명했다며 핵심 내용을 소개했다. 네 자녀를 두고 있는 베저스와 부인 매켄지 여사는 아이들이 4세 때부터 날카로운 칼을 쓰도록 허락했고 이어 전동 공구도 만질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이 칼을 만지다가 다치더라도 거기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육아철학엔 그가 어린 시절 여름을 함께 보냈던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는 텍사스에서 소목장을 운영했던 할아버지가 손가락을 다친 사건을 소개했다. 할아버지는 엄지손가락 위쪽에서 덜렁거리는 살을 뜯어버리고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손가락을 꿰매는 대신 자신의 엉덩이 살을 이식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손가락에서 엉덩이 털이 자랐지만 할아버지는 불평 없이 면도할 때 같이 털을 깎았다”며 “문제가 생길 때면 여러분의 기지를 발휘해 문제에서 벗어나는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라도 스마트폰 때문에 업무에 방해받는 일은 없을까. 베저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동시에 여러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신의 특징으로 꼽았다. 동생 마크는 “형은 놀랄 정도로 현재에 집중하는 성격이다. 휴대전화에 거의 방해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저스는 “몬테소리 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과제에 너무 집중하느라 다음 과제를 시작하려 하지 않자 선생님이 말 그대로 나를 들어 올려서 다음 과제가 있는 장소로 옮겼다”며 어린 시절부터 ‘멀티태스킹’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베저스는 “나는 ‘일과 생활의 조화’라는 문구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어 “직장에서 생산적인 일꾼이 되면 집에서 기분이 좋다. 또한 집에서 행복하면 나는 더 행복한 직원, 상사가 될 수 있다”며 일과 생활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직장 동료나 가족의 에너지를 뺏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고도 당부했다.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했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베저스는 “80세가 되어 삶을 돌아볼 때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 한다”고 자신의 인생철학을 밝혔다. 이어 “편한 삶을 살 것이냐, 아니면 도전하는 삶을 살 것이냐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80세가 됐을 땐 후자의 삶을 산 걸 더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