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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비상을 꿈꾸던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날개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국들이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을 보이며 환경 규제가 후퇴할 조짐이 나타나면서다. 국내 배터리 업체로서는 당장 완성차 판매 부진보다 환경규제 완화가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등 유럽지역 차량 제조 3개 단체가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시행을 늦춰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EU는 올해부터 완성차 1대당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km당 95g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과 판매가 급감하면서 업계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EU가 해당 요청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요청을 수용할 경우 국내 전기차 업체가 예상했던 연도별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EU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차량당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현 km당 130g에서 2050년까지 km당 10g으로 단계적으로 줄여 나간다는 계획을 밝히고 전기차 시장 육성을 유도해왔고, 각국 정부도 이에 따라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였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주요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또한 올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밝힌 로드맵에 맞춰 유럽지역에 생산기지를 세우고,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강화된 규제가 적용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3년 이내에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개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올해 환경규제 완화 논의가 이뤄질 경우 연도별 이산화탄소 감축 계획이 뒤로 몇 단계씩 미뤄질 수밖에 없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환경규제와 관련된 트렌드 변화는 전기차 산업의 본격적인 개막 시기 자체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생산 및 판매 타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악재”라고 말했다.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 증산에 따라 최근 20달러대까지 떨어진 것도 전기차에는 위협 요인이다. 전기차가 도입 비용은 높지만 낮은 유지비용을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유가 하락에 이 같은 논리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자동차 업체들이 달성해야 하는 연료소비효율 기준을 당초 2025년까지 갤런당 54.5마일(L당 23.2km)에서 2026년까지 갤런당 40.4마일(L당 17.2km)로 완화해주면서 내연기관 차량 산업에 대한 보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환경 인식이 후퇴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또한 올해 폐지하기로 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을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도 국내 업체에 유리한지 불리한지 업계에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주요 기업들이 약 한 달 동안 시행하던 재택근무 체제에서 ‘정상근무’ 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근무의 개념이 코로나19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았다. 상시 디지털 근무와 유연근무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뉴 노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1일 SK㈜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스마트워크’ 체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스마트워크는 임직원 각자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를 ‘협력 시간’으로 정했다. 회의나 보고는 이때 집중하게끔 하고 나머지 근무시간은 임직원이 결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협력 시간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비대면 회의가 이뤄진다. 지난달 24일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SK텔레콤도 이달 6일부터 재택근무 여부를 직원 스스로 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까지 필수 인력을 제외한 90% 이상에게 재택근무를 강제해 왔는데 스마트워크로 전환되면 회사로 출근하는 비율이 다소 늘어날 것”이라며 “최대한 동선을 단순화해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3일 자율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정상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출근시간 범위를 오전 8∼10시에서 오전 8시∼오후 1시로 확대했다. 필수 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을 없애고 유연근무 범위도 확대했다. 주요 기업들의 유연근무 확대 추세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운영 중인 선택적 시간근로제에 디지털 협업툴 활용폭을 넓힌 것과 비슷한 모습이 보편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선택적 근로제를 시행해 자리를 잡은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재계 전반으로 유연근무, 비대면 회의, 자율 재택근무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LG화학도 보고와 회의를 간소화하고 어디서든 근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 체제 자체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1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를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폴란드 등 전 세계 사업장의 사무기술직 임직원 1만8500명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디지털 공간을 중심축으로 두고 집이든 사업장에서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스마트워크의 최우선 과제로 보고·회의문화를 선정하고 보고·회의 가이드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회의시간은 30분, 디지털 파일 형태의 보고서는 2장으로 제한하고 종이문서 없이 e메일 등을 활용해 보고해야 한다. 스마트워크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LG화학의 가이드처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간 재택근무가 효율성까지 높이려면 성과 측정 방식의 변화, 협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주요 대기업은 재택근무 대상군으로 임산부 등 면역이 약하거나 귀국자 등 격리가 필요한 이들로 한정하는 한편 사업장 근무 때에도 비대면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임현석 lhs@donga.com·유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주요 기업들이 약 한 달 동안 시행하던 재택근무 체제에서 ‘정상근무’ 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근무의 개념이 코로나19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았다. 상시 디지털 근무와 유연근무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뉴 노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1일 SK㈜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스마트워크’ 체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스마트워크는 임직원 각자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를 ‘협력 시간’으로 정했다. 회의나 보고는 이때 집중하게끔 하고 나머지 근무시간은 임직원이 결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협력 시간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비대면 회의가 이뤄진다. 지난달 24일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SK텔레콤도 이달 6일부터 재택근무 여부를 직원 스스로 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까지 필수 인력을 제외한 90% 이상에게 재택근무를 강제해왔는데, 스마트워크로 전환되면 회사로 출근하는 비율이 다소 늘어날 것”이라며 “최대한 동선을 단순화해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23일 자율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정상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출근 시간 범위를 오전 8~10시에서 오전 8시~오후 1시로 확대했다. 필수근무시간(오전 10시~오후 4시)을 없애고 유연근무 범위도 확대했다. 주요 기업들의 유연근무 확대 추세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운영중인 선택적 시간근로제에 디지털 협업툴 활용폭을 넓힌 것과 비슷한 모습이 보편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선택적 근로제를 시행해 자리를 잡은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재계 전반으로 유연근무, 비대면 회의, 자율 재택근무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LG화학도 보고와 회의를 간소화하고 어디서든 근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체제 자체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1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를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폴란드 등 전 세계 사업장의 사무기술직 임직원 1만 8500명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키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디지털 공간을 중심축으로 두고 집이든 사업장에서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스마트 워크의 최우선 과제로 보고·회의 문화를 선정하고 보고·회의 가이드를 제작·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회의시간은 30분, 디지털파일 형태의 보고서는 2장으로 제한하고, 종이문서 없이 e메일 등을 활용해 보고해야 한다. 스마트워크 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LG화학의 가이드처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간 재택근무가 효율성까지 높이려면 성과 측정 방식의 변화, 협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주요 대기업은 재택근무 대상군으로 임산부 등 면역이 약하거나 귀국자 등 격리가 필요한 이들로 한정하는 한편 사업장 근무시에도 비대면 기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등도 진행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상근무라는 개념 속에 이미 재택근무를 포함한 자율근무가 녹아들게 됐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국내 주요기업들이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부진 등 경제침체 국면에도 위기 이후를 대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동력을 꾸준한 R&D를 통한 차세대 기술 확보에서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부족으로 시련을 겪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후발주자와의 기술 격차를 더 벌리는 전략을 택했다. 31일 기업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20조2076억 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약 27조7700억 원)의 73%에 이르는 규모다. 삼성전자 R&D 비용이 20조 원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역대 최고 속도와 최대 용량을 구현한 16GB(기가바이트) LPDDR5 모바일용 D램 양산 성공을 중요한 R&D 성과로 꼽았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반도체 R&D에 3조1885억 원을 투자했다.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2018년(2조8949억 원)보다도 10.1% 늘렸다. 반도체 시장 침체를 일시적 불황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간 것이다. 현대·기아차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 확보에 공을 들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3조389억 원을 들였다. 주요 연구 프로젝트로는 운전자의 주행습관을 AI로 분석해 속도 가감속 패턴을 파악하는 기술 등이 포함됐다.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기술과 친환경차 확대 추세에 발맞춰 배터리 모듈 소형화를 연구과제로 삼는 등 미래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투자를 늘렸다. LG전자는 지난해 R&D 부문에 4조344억 원을 들였다. 식물재배기 등 신제품 개발에서 성과를 냈고, 건조기에 의류 무게를 감지하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 시도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가속화했다. 정보기술(IT) 기업 중에선 네이버가 클라우드와 블록체인, AI 분석 기술 개발을 위해 1조7122억 원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먹거리로 통하는 소재 및 전지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졌다. LG화학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R&D에만 1조 원 넘게 투자(1조1309억 원)하면서 전지사업 등에서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폈다. 한편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수와 수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를 보는 경영 행보에 나선다.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위기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31일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다녀온 뒤 나온 발표다. 최태원 SK 회장도 24일 비상경영 회의를 통해 미래 사업 준비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고, 구광모 LG 그룹 회장도 이번 주부터 주요 사업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코로나19 이후 전략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위기 때 과감히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강한 오너 리더십은 업황 침체 때 오히려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임현석 lhs@donga.com·지민구 기자}

GS칼텍스는 회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이나 원료, 고객 등을 기반으로 유가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한편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기존 핵심사업 전반에 걸쳐 원가 절감 및 수익 확보를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높은 미래성장성, 낮은 손익변동성, 회사 보유 장점 활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신사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그동안 석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생산시설 및 고도화시설 등에 대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경쟁력을 높여 왔다. 또한 GS칼텍스는 생산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는 등 경제성 있는 신규 원유 발굴 및 도입에도 노력하고 있다. 신규 사업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진다. 특히 모빌리티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해당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전기차, 카셰어링 등 자동차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에 영향을 주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면 그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급변하는 미래 환경에 적응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 GS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 및 기술 선도기업과의 협업·제휴를 통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6년 말 국내 대표 자동차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카닥에 전략적 투자를 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7년 3월에는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전문업체인 오윈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해당 업체들과의 협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2018년 말에는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에 투자하고 다가올 미래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 요소인 모빌리티 거점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협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의 개념에서 벗어나 전기차·수소차 충전 등 친환경 모빌리티 인프라 확산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9년 1월 LG전자와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초고속 멀티 충전기 설치,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수리를 추천하는 ‘인공지능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시내 7개 주유소에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 8대를 설치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부천, 고양, 의정부, 부산, 울산, 광주 등 주요 도시 내 37개 GS칼텍스 주유소에서 41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또한 LG전자, 소프트베리(전기차 모바일 플랫폼), 시그넷이브이(충전기 제작), 그린카(카 셰어링)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스타트업들과 정기적인 세미나를 열어 새로운 전기차 관련 업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면서 전기차 생태계 연합(EV alliance)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화학회사인 대한석유공사로 출범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고 규제방안이 시행되며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배터리,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관심은 199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기차에 관심을 두고 개발과 연구를 시작했다. 1993년에는 한 번 충전으로 약 12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를 개발했다.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를 시작한 시기는 2010년대 초반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비슷한 시기다. 실제로 국내 최초 양산형 순수전기차인 현대 블루온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제품을 만들며 쌓아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배터리의 힘과 주행거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양극재를 구성하는 금속인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각각 60%, 20%, 20%로 배합한 NCM622 배터리를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14년 양산에 성공했다. 니켈-코발트-망간을 주축으로 만드는 삼원계 배터리는 통상 니켈 비중을 높이면 고성능을 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보다 진화한 NCM811 배터리도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8년부터 양산 중이다. 나아가 작년에는 NCM 구반반(9 1/2 1/2) 기술까지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달릴 수 있는 3세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3세대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작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기준 업체별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이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배터리 탑재량이 전년보다 무려 132.4% 늘었다. 이는 1∼3위 업체의 성장률을 합산한 수준으로, 10위권 업체 중 두 배 이상 성장한 회사는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2019년 1∼10위 업체들의 배터리 탑재량을 모두 합산한 시장성장률이 2018년보다 16.7%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톱10의 평균 시장 성장세보다 8배 가파른 기록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탑재량 기준 시장점유율도 2018년 0.8%에서 2019년 1.7%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수주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중국, 미국, 헝가리 등의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현재 19.7GWh에서 지속 확대돼 올해 말에는 40GWh에 달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100GWh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SK그룹은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 경영활동의 주체인 구성원의 행복과 이를 지속하기 위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구성원 행복은 물론이고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행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은 앞서 2월 함께 추구해야 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사회적 가치’로 개념화한 SK경영관리체계(SKMS·SK Management System)를 개정했다. 이번 개정에서 사회적 가치 키워드를 보다 부각한 점이 눈길을 끈다. SK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것에 더해 이해관계자가 기대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점을 규정했다. SKMS는 1970년대 오일쇼크, 19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내외 힘든 경영 환경에 처했을 때마다 SK그룹이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기업문화 근간으로의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유공과 한국이동통신, 하이닉스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SK 측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해관계자 행복 추구, 그룹 개념 확장,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SKMS에 반영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시대적 요구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 중요성은 사내 행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18일 열린 SKMS 개정 선포식과 SKMS 실천서약식에는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SK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SKMS 실천을 다짐했다. SKMS에 담긴 사회적 가치와 관련해 최 회장은 앞서도 1월 글로벌 리더들의 집합체인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공식 세션에 참석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 이해관계자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in the Asian Century)’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기업 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만이 아니라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의 공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 가야 한다”면서 “특히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측정 기법을 확보해야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제언은 이번 다포스포럼의 주제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구축할 새로운 방법론으로 조명받으면서 패널 토론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최 회장이 다보스포럼에 공식 패널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포럼 측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경영가로 최 회장을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노 겐지 NHK 미주 총국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션은 양극화와 불평등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아시아 금융 전문가 로라 차 홍콩증권거래소 회장, 환경 문제 개선에 앞장서 온 고쿠부 후미야 마루베니 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업이 주주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담보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SK의 사례를 들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 규모 극대화가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안위와 복지를 최대화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기업도 ESG(환경, 사회,지배구조) 가치 등을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앞으로도 최 회장과 SK그룹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인 사회적 가치 경영을 발전시켜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더 큰 행복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화학은 최근 영국 글로벌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2020년 화학기업 25’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브랜드가치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화학업계 불황 속에서 대부분의 글로벌 화학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지만 LG화학은 작년 대비 오히려 가치가 상승하며 2년 연속 브랜드 가치 순위 4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미국화학학회 ACS(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간하는 전문잡지 C&EN(Chemical & Engineering News)이 선정한 ‘글로벌 톱 50 화학 회사’ 순위에서 톱10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를 대표하는 화학 기업으로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LG화학은 2024년에는 현재 매출 약 30조 원의 2배에 달하는 매출 59조 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돌파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석유화학부문은 기술 차별화 사업 중심으로 근본적인 제품 구조를 고도화하는 한편 지역별 해외 파트너십 등을 강화해 동북아 지역을 넘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기술 차별화 제품 확대 및 기초원료 내재화를 위해 총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여수 NCC 및 고부가가치 폴리올레핀(PO)을 각 80만 t 증설하고 2021년 하반기 내 양산할 계획이다. 전지 부문은 가격 경쟁력을 비롯한 생산 및 품질 역량을 제고하고 시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장 선두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동차 전지 사업에서 3세대 전기차(500km 이상)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해 확실한 1위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말까지 배터리 생산 능력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170만 대(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차별화된 성능과 원가경쟁력을 겸비한 시장 선도 제품 개발 및 확대에 집중하고, 소형전지는 최신 스마트기기에 최적화된 혁신 제품과 전동공구, 청소기, 전기자전거 등 신시장 중심의 사업 확대로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한다. 첨단소재 부문은 자동차 관련 고강도 경량화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및 배터리 소재의 개발역량 강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전지 4대 원재료인 양극재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안정적인 공급 확보를 위해 내재화율을 확대해나가는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생명과학 부문은 ‘당뇨 및 연계질환’과 ‘면역·항암’ 분야를 신약 타깃 질환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한다. ‘당뇨 및 연계질환’ 분야에서는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개발 경험과 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속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면역·항암’ 분야에서는 자체 연구개발 역량 강화 및 국내외 다양한 업체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나서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만 해도 치료제 개발에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물론 실제 치료제 개발까진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신약 개발에 도전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과감하게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선언할 만큼 연구개발(R&D) 역량이 쌓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신약 및 제조생산 R&D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을 뿐 아니라 실제 글로벌 성과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또 하나의 한류라는 의미에서 ‘K바이오’로 불리며 빠른 성장세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K바이오가 ‘퀀텀점프(대도약)’하기 위해선 올해가 특히 중요하다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의 투자가 가시화된 성과로 이어질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제약업체들은 가능성 높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나서는 한편 보건의료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R&D 투자 통해서 성장 동력 발굴” K바이오 기업들은 올해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서 혁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미약품이 대표적이다. 2015년 대규모 기술 수출을 성사시켜 K바이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성공 사례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만 연구개발비로 2000억 원을 넘게 투입했는데, 이는 국내 제약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전통의 강자인 유한양행과 종근당도 투자를 통해 혁신 동력을 찾고 있다. 유한양행은 성공 사례를 이끌어온 ‘개방형 혁신’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술 수출은 대표적인 개방형 혁신 성공사례로 꼽힌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면서 규모를 키운 종근당도 올해 연구개발비로만 1500억 원을 투자해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을 이어간다. GC녹십자는 201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희귀질환 헌터증후군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한 바 있다. 일동제약은 중앙연구소 조직 개편을 통해서 연구 역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R&D 속도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양한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창사 이래 가장 화려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성하면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펙수프라잔’을 필두로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백신 개발 역량으로 주목받는 회사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발굴 후 동물시험에 돌입했다. 가시화된 성과로 백신 시장에서도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기존 경쟁력 강화 통해 격차 벌려 기존 사업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린 회사들도 있다. JW중외제약도 기존 수액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JW생명과학의 ‘피노멜주’, 국내 제품명은 ‘위너프’로 세계 최대 영양수액 시장인 유럽 진출을 이뤄냈다. 동국제약은 일반약 시장에서 먹는 치질약인 ‘치센’ 발매를 통해서 시장점유율과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 기존 치질약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와 함께 회사의 성장에도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보령제약은 최근 판매가 늘고 있는 위궤양·위염치료제 스토가에 대한 효능 알리기에 나섰다. 높은 제품 안전성을 토대로 항궤양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매출규모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포장 등 작은 요소에서도 타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내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의 혁신 노력도 눈에 띈다. 국내 바이오기업의 대표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기존 역량의 극대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세포주(바이오의약품 씨앗)와 공정개발, 임상물질 소량 생산, 상업적 대량 생산, 완제의약품 생산, 위탁분석, 품질관리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 과정의 일괄공급사슬(Integrated Supply Chain) 체제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위탁생산뿐만 아니라 위탁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사내복지를 늘리고 ‘일·생활 균형’ 노력을 기울이면서 혁신의 주축인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대표적이다. 2018년부터 연말휴가를 도입하고 장기근속 직원에겐 최대 1개월간 안식 휴가를 주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K바이오 업체들이 신약 개발 등 혁신 역량에 투자하는 한편, 내실 다지기 등 여러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이노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을 위해 1500억 원 규모의 상생 금융 지원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630억 원 규모 동반성장펀드를 지원하고 4월부터 조기 집행한다. 동반성장펀드는 은행과 연계해 예탁금을 재원으로 협력사에 운영 자금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LG이노텍은 협력사들이 동반성장펀드를 긴급히 활용할 수 있도록 거래 규모, 신용도 등 심사 기준을 완화할 방침이다. 자금 지급 절차도 대폭 간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부터 두 달간 협력사에 약 850억 원 규모의 납품 대금과 금형비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협력사들은 비용 마감 후 5일 이내에 납품 대금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게 돼 현금 흐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최근 우리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방역용품을 요청한 117개국 대부분은 진단키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한국 업체에 손을 내밀 정도로 한국산 진단키트 기술과 생산 능력 모두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바이오 선진국 대형업체들도 개발이 늦어지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이 멀찍이 앞서게 된 비결은 뭘까. 30일 국내 바이오 관련 전문가들은 크게 △긴급사용승인 △경영 리더십 △실패 사례 연구 등을 한국만의 강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랩지노믹스 등 국내 개발 업체들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쓰이고 있다. ‘긴급사용승인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긴급하게 써야 하는 의료기기에 대해 허가를 면제해 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코로나19가 유행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개발 작업에 착수한 경영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럽 등 바이오 선진국 대형업체들은 개발 착수 자체가 늦었는데, 의사 결정이 느리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 이덕환 명예교수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경영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미리 연구해온 게 적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단키트 업체들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평소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연구에 역량을 투입한 경영자들의 혜안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진단키트들이 부정확해 빈축을 사는 것과 다를 수 있었던 건 평소 기술 격차를 벌려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메르스 당시의 실패 경험이 노하우로 쌓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전염병 확산 이후에 빠른 진단의 중요성을 느끼고, 국책과제를 통해서 키트 개발 지원 등에 나섰는데 이때 진단 업체들이 컸다는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책 연구 사업이 많아지고 지원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을 쌓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최근 우리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해 방역용품을 요청한 117개국 대부분은 진단키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한국 업체에 손을 내밀 정도로 한국산 진단키트 기술과 생산능력 모두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바이오 선진국 대형업체들도 개발이 늦어지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이 멀찍이 앞서게 된 비결은 뭘까. 29일 국내 바이오 관련 전문가들은 크게 △긴급사용승인 △경영 리더십 △실패 사례 연구 등을 한국만의 강접으로 꼽았다. 실제로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랩지노믹스 등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쓰이고 있다.‘긴급사용승인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긴급하게 써야하는 의료기기에 대해 허가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도입된 제도다. 코로나19가 유행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개발 작업에 착수한 경영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럽 등 바이오 선진국 대형업체들은 개발 착수 자체가 늦었는데,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 이덕환 명예교수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경영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미리 연구해온 게 적중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단키트 업체들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질병 위주인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평소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이는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연구에 역량을 투입한 경영자들의 혜안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중국 등 다른 진단키트들이 부정확해 빈축을 사는 것과 다를 수 있었던 건 평소 기술 격차를 벌려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메르스 당시의 실패 경험이 노하우로 쌓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전염병 확산 이후에 빠른 진단의 중요성을 느끼고, 국책과제를 통해서 키트 개발 지원 등에 나섰는데 이때 진단 업체들이 컸다는 평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책 연구사업이 많아지고 지원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쌓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실적 반등을 위해 대대적인 브랜드 전략 수정에 나선다. G시리즈 명칭을 없애고,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확대해 비용 절감에 나선다. 자존심은 내려놓고 실리를 앞세워 중가 및 저가 수요를 다져 나간다는 구상이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사내에 스마트폰 브랜드 재편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자사 최상위급 스마트폰에 붙이던 ‘G시리즈’ 브랜드 명칭을 버리기로 결정했다. G시리즈를 유지하기 위한 프리미엄 스펙과 출시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시장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5월에 국내 출시할 예정인 ‘매스(대중) 프리미엄’ 제품에는 새로운 이름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래 G시리즈의 최신작인 ‘G9’ 명칭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 대신 2005년 출시돼 LG전자 휴대전화의 최대 흥행작으로 남아 있는 ‘초콜릿폰’처럼 각각 제품에 따라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모델에 붙는 명칭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G나 V처럼 통일된 브랜드를 붙이는 것보다는 디자인이나 제품별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V시리즈 또한 라인업 개편 과정에서 내년부터는 명칭이 떨어져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G시리즈는 LG전자의 스마트폰 기술 역량이 총동원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비교돼왔다. 갤럭시가 출시되는 상반기에 G시리즈가 맞불을 놓고, 노트 시리즈가 나오는 하반기엔 V가 출시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최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은 비용 지출로 이어지기에 LG전자로서는 적자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 시장의 경쟁을 피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기술력을 부각하는 자존심 대결보다는 보다 많은 대중적 수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에 새로운 명칭을 달고 출시될 제품 또한 삼성전자나 애플의 고가 라인업에 비해 저렴한 80만 원대가 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올해 초부터 예고됐다.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올해 초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잡으면서 라인업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최근까지 19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보고 지난해 영업손실만 1조 원을 넘기는 등 부진이 길어지자 프리미엄 경쟁에 비중을 둔 기존 전략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LG전자는 또 스마트폰 사업에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ODM을 확대해 올해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50% 이상을 ODM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스마트폰 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중저가 제품 사양도 프리미엄 제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다 보니 중저가 제품으로도 고가 수요와 저가 수요 등 보다 넓은 사용자 범위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미국 내 신규 투자는 사실상 끝났다.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는데 무슨 돈을 쓰겠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 대기업 임원은 26일 올해 현지 사업 계획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임원은 “현지 스타트업과 진행 중인 투자, 협업 프로젝트는 화상회의로 진행하는데 아무래도 속도가 느리다. 연초에 서울 본사에 보고했던 각종 계획을 다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첨단 기술과 신개념 서비스를 찾아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사의 ‘개방형 혁신 전략’에도 불똥이 튀었다. 실리콘밸리 내 인적 교류가 중단되며 새로운 투자, 협업 기회를 발굴하기가 어려워진 데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출장길이 끊기면서 의사결정 속도도 느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둔 국내 한 제조업체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올해 1월 1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신사업 발굴을 위한 펀드 조성에 돈을 쓰는 데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한 현지 주재원은 “스타트업 투자에 아낌없이 돈을 뿌렸던 실리콘밸리 지역 대형 밴처캐피털(VC)조차 ‘지금은 현금을 확보할 때’라고 조언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에 2012년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세우고 이듬해 삼성넥스트를 구축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뿐만 아니라 현지 인재 확보에도 주력해온 삼성은 코로나19 사태로 채용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임원들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인재 확보와 협업 프로젝트를 챙겨왔는데 출장길이 막히면서 의사 결정이 어려운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실리콘밸리 투자 사무소 격인 크래들도 신규 프로젝트 발굴과 사업 추진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로 글로벌 완성차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위기 상황에서 ‘신사업 발굴’이라는 키워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LG그룹은 미국에서 다음 달 열릴 예정이었던 인재 영입 행사 ‘LG테크콘퍼런스’를 취소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실리콘밸리 법인을 통해 현지 스타트업 발굴을 이어온 SK그룹 역시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산업계의 또 다른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 제약·바이오 업계도 미국 지역 투자·협력사와의 교류 축소 분위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미국 지역에서 열리는 대형 학술 대회나 콘퍼런스를 통해 투자할 만한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글로벌 업체와 기술 수출 계약을 맺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 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 암연구학회 학술대회가 올해 하반기(7∼12월)로 잠정 연기됐고,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인 ‘바이오USA’(6월·시카고)는 개최 일정이 불투명하다.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투자해 신약 물질이나 기술을 확보했는데,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출장길도 막히면서 상당수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면서 “기존 투자 및 개발 계획은 전부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민구 warum@donga.com·임현석 기자}

LG전자가 각자대표 체제를 갖추고 사업과 경영에서 각각 책임경영 기조를 이어 나간다. LG전자는 26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권봉석 최고경영자(CEO) 사장, 배두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이사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예정이다. 배 대표이사는 회계, 세무, 통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무 관련 주요 사항을 총괄하게 된다. 이로써 LG전자는 2017년 조성진-정도현 대표이사 선임으로 구축된 CEO와 CFO 2인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 나가게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각자대표 체제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각각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SKC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핵심 소재인 블랭크 마스크 국산화에 나섰다. SKC는 충남 천안에 위치한 블랭크 마스크 공장에서 시제품 생산을 본격화했다고 26일 밝혔다. 블랭크 마스크는 반도체 웨이퍼에 전자회로 패턴을 새길 때 사용하는 핵심 소재다. 하지만 일본 업체 두 곳이 전 세계 시장 물량의 95%를 생산할 정도로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소재로 꼽힌다. 특히 하이엔드급 블랭크 마스크의 일본 업체 점유율은 99%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설 당시 블랭크 마스크도 추가 규제 품목이 될 수 있다고 거론되기도 했다. SKC는 지난해 반도체 소재 부품 전략 강화에 나서면서 블랭크 마스크 국산화를 추진했다. 43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12월 관련 생산 공장을 완공하면서 양산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SKC는 자체 생산한 블랭크 마스크에 대해 고객사 인증 등을 거친 뒤 올해 안에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블랭크 마스크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1조3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SKC 관계자는 “현재 천안에 마련한 반도체 소재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SK종합화학이 SK 울산콤플렉스 내 나프타 분해 공정과 합성고무제조공정 가동을 올해 중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사업 구조 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져 내린 조치다. 나프타 분해 공정이 올해 말 중단되면 SK종합화학의 에틸렌 연간 생산량은 87만 t에서 67만 t으로 줄어든다. 두 공정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은 개인 의사와 역량 등의 판단을 거친 뒤 전환 배치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미국 내 신규 투자는 사실상 끝났다.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는데 무슨 돈을 쓰겠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 대기업 임원은 26일 올해 현지 사업 계획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임원은 “현지 스타트업과 진행 중인 투자, 협업 프로젝트는 화상회의로 진행하는데 아무래도 속도가 느리다. 연초에 서울 본사에 보고했던 각종 계획을 다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첨단 기술과 신개념 서비스를 찾아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사의 ‘개방형 혁신 전략’에도 불똥이 튀었다. 실리콘밸리 내 인적 교류가 중단되며 새로운 투자, 협업 기회를 발굴하기가 어려워진 데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출장길이 끊기면서 의사결정 속도도 느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둔 국내 한 제조업체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올해 1월 1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신사업 발굴을 위한 펀드 조성에 돈을 쓰는 데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한 현지 주재원은 “스타트업 투자에 아낌없이 돈을 뿌렸던 실리콘밸리 지역 대형 밴처캐피털(VC)조차 ‘지금은 현금을 확보할 때’라고 조언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리콘밸리 지역에 2012년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세우고 이듬해 삼성넥스트를 구축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뿐 아니라 현지 인재 확보에도 주력해 온 삼성은 코로나19 사태로 채용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임원들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인재 확보와 협업 프로젝트를 챙겨왔는데 출장길이 막히면서 의사 결정이 어려운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실리콘밸리 투자 사무소 격인 크래들도 신규 프로젝트 발굴과 사업 추진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로 글로벌 완성차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위기 상황에서 ‘신사업 발굴’이라는 키워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LG그룹은 미국에서 다음 달 열 예정이었던 인재영입 행사 ‘LG테크컨퍼런스’를 취소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실리콘밸리 법인을 통해 현지 스타트업 발굴을 이어온 SK그룹 역시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산업계의 또 다른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 제약·바이오 업계도 미국 지역 투자·협력사와의 교류 축소 분위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미국 지역에서 열리는 대형 학술 대회나 컨퍼런스를 통해 투자할 만한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글로벌 업체와 기술 수출 계약을 맺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 암연구학회 학술대회가 올해 하반기(7~12월)로 잠정 연기됐고,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컨퍼런스인 ‘바이오USA’(6월·시카고)는 개최 일정이 불투명하다. 한 대형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투자해 신약 물질이나 기술을 확보했는데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출장길도 막히면서 상당수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면서 “기존 투자 및 개발 계획은 전부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GS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경제활동이 위축된 저소득층과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난달 27일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을 위한 성금 1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허태수 GS 회장은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모두가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쓰고 있는 의료진과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기부 취지를 밝혔다. GS는 계열사별로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적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앞선 그룹 차원의 기부와는 별도로 10일 코로나19 예방과 피해 복구를 위해 2억 원의 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 허세홍 사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어려움에 함께 대처해 나가자는 취지로 자발적으로 모금한 것이다. 또 GS칼텍스는 성금 전달에 앞서 대구경북 지역 주유소에 응원 현수막을 배포하고, 셀프 주유소에는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반드시 착용하도록 안내하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다독이는 노력도 함께해 왔다. GS칼텍스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에도 나섰다. 여수공장 임직원들이 인근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분무소독을 실시한 것. 향후 여수공장 인근 마을 소재 32개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주 1회 이상 지속적인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3일에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억5000만 원어치의 여수사랑 상품권을 구매했다. GS리테일은 앞서 1월 코로나19로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에게 1억 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긴급 지원했다. GS리테일은 충북 진천군과 협의하여 격리시설에 머물게 된 우한 교민과 유학생들에게 먹거리와 생필품을 지원했다. GS리테일이 우한 교민들에게 제공한 긴급 구호물품은 도시락, 생수, 컵라면 등 먹거리를 비롯해 유어스물티슈, 가그린, 치약칫솔세트 등 위생 생필품으로 구성됐다. GS홈쇼핑은 1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증 예방 및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마스크 30만 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GS홈쇼핑이 기부한 마스크 30만 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면역력이 취약한 아동 및 노인 약 1만 명에게 전달됐다. 한편 GS는 코로나19 국면 외에도 저소득층 아동 복지에 특히 큰 관심을 가지고 다각도로 지원을 이어 나가는 회사로 꼽히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는 지주사와 계열사 사회공헌(CSR)팀이 상시 지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특히 현재 가장 절실하고 시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대구경북 지역 의료 현장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5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데 이어 대구경북 지역 병상 부족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550실 규모의 경북 지역 기숙사와 연수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LG가 제공한 시설은 383실 규모의 구미 LG디스플레이 기숙사와 167실 규모의 울진 LG생활연수원으로 9일부터 비교적 경증 환자가 격리된 상태에서 의료진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치료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LG는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을 위해 방호복 등 보호장구와 생필품, 건강관리 가전제품, 업무연락용 휴대전화 등을 긴급 확보해 지원했다. 지원물품은 의료용 방호복 1만 벌과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 장 등으로 구성됐다. 지원되는 보호장구는 LG상사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사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긴급 확보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현장 의료진의 불편을 덜어줄 생필품과 소독제품 등을 3월 한 달간 매주 공급했다. 생수는 의료진이 들고 다니기 쉽도록 500mL 이하의 소용량 제품으로 준비하는 등 현장 상황을 살펴 지원 품목을 선정했다. 또 이동이 잦고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은 형편을 살펴 휴대용 세면도구 세트와 병원 소독을 위한 락스 등 소독제품도 전달했다. LG전자는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등 건강관리 가전제품 지원에 나섰다. 건조기는 잦은 세탁이 필요한 의료가운이나 수술복을 빨리 건조시켜 착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의료진의 긴급 업무 연락 및 환자 상담용 휴대전화가 부족한 상황에 따라 대구시 등을 통해 임대폰 100대 및 통신요금을 지원키로 했다. 한편 LG는 협력사 자금 지원 및 가맹점 월세 지원 등 폭넓은 상생 지원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회복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사 대상 무이자 대출 규모를 당초 400억 원에서 550억 원으로 확대했으며 자금 지원 일정도 4개월을 앞당긴 2월에 진행했다. 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에 있는 협력사가 국내로 돌아오거나 국내 생산을 확대할 경우 생산성 향상을 위해 컨설팅, 무이자 자금 등을 지원하고 구매 물량을 보장키로 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