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정기공채 폐지… 연중 상시채용 자리잡는다

임현석 기자 입력 2020-06-10 03:00수정 2020-06-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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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KT 등 공채 폐지 확산
LG 하반기부터 채용 방식 변경… 신입사원 70% 인턴십으로 선발
4주간 직무 적합도 미리 확인… 스펙보다 직무역량 종합 판단
LG그룹이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한다. 대규모 정기 공채에서 중요했던 영어성적 등 이른바 ‘스펙’보다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역량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LG그룹은 9일 계열사별로 1년에 상·하반기로 나눠서 진행하던 공개 채용을 폐지하고, 현업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채용 공고를 내고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한다고 밝혔다. 또 신입사원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인턴 연계 채용은 이번 채용 개편안의 핵심이다. 단순히 직무 중심으로 수시 채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무에 대한 만족도와 적응력, 관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하려는 것이다.

적어도 한 달가량 같이 근무하면 지원자들의 직무적합도까지 평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LG는 채용 연계 인턴 기간을 평균 4주가량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와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채용 연계형 인턴십 공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계열사별로 채용 연계형 인턴십 비중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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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상시 채용으로 전환한 것은 기존 정기공채 제도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계는 정기 공채 제도로는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는 게 어려울 뿐 아니라 전문성이 높은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채용하려다 보면 변별력을 스펙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전문성 높은 인재를 적시에 채용해야 하는데 기존 공채 제도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정기 공개 채용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이 필요할 때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인재를 한 번에 뽑느라 기업의 자원은 자원대로 낭비하고 글로벌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생긴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고, 올해는 KT도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SK그룹은 점차 수시채용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재계는 현대차, KT에 이어 LG까지 수시채용을 도입함에 따라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빠르게 정기공채를 폐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수시채용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백 명이 한데 모여 시험을 치르는 전형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LG전자도 올해 상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수시채용 확대로 채용 규모가 축소되거나, 경력직이 유리해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필기시험이 있는 정기공채 제도에 비해 수시채용이 공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5대 그룹 관계자는 “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뽑겠다는 것이어서 오히려 공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며 “취업준비생이 필기시험이나 스펙 쌓기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인턴제도를 통한 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경력이 없는 취업준비생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그룹#정기 공채#상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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