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국과 중국의 여러 고서(古書)를 분석한 결과 역사적으로 한국의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와 다른 종류의 음식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동물성 젓갈이 들어간 발효 음식인 김치와 단순한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9일 한국의 음식 문화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김치의 독자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담은 ‘한국 발효음식의 진수, 김치의 탄생과 진화’ 보고서도 발표된다. 2020년 중국이 파오차이 제조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록하면서 중국 온라인에는 ‘김치의 원형이 파오차이’라는 주장이 퍼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김치와 파오차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동물성 젓갈’의 유무다. 조선 중기인 16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요리책인 ‘주초침저방’에는 오이를 소금에 절인 뒤 새우젓과 섞어 담그는 김치 조리법이 소개되어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석 달여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27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0만285명. 올 4월 20일 이후 98일 만에 다시 10만 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해외 유입 확진자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래 가장 많은 하루 532명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학원과 직장 등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적 거리 두기’ 방안을 발표했다. 재유행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강제적인 거리 두기 조치 없이 넘기겠다는 방침을 유지한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크지 않고 현장 목소리를 무시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학원가 “원격수업 권고는 탁상행정”중대본은 우선 일선 학원에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해 줄 것을 적극 권고했다. 또 체험학습, 현장학습 등 단체활동 운영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 사이의 유행 확산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원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원격수업 권고는 사전 논의 없는 기습 발표”라며 “이번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오전 브리핑에서 학원계와 사전 협의를 했다고 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연합회는 “(원격수업 권고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오히려 거리로 내몰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는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맞벌이 가정은 갑작스러운 원격교습 권고로 방학 기간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질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서 초2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A 씨는 “워킹맘에게 방학 기간 학원은 보육의 개념도 있다”며 “갑자기 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원격수업을 한다고 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1∼6월) 하루 확진자가 60만 명이 넘을 때도 학교가 정상 등교를 했는데 이제 와서 학원만 원격으로 바꾸는 게 정부가 말하는 ‘과학방역’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학부모 B 씨는 “어른들은 해외여행도 가고 대규모 콘서트도 가는데 왜 아이들만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했다.○ 지원금은 축소하고 “유급휴가 권고”중대본은 자율적 거리 두기가 작동하기 위해선 ‘아프면 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근로자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유급휴가나 병가 등을 보장하라고 일선 사업장에 권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급휴가를 주기에 형편이 어려운 사업장이 많다. 정부는 최근 확진된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할 경우 지급하던 지원금 규모를 오히려 축소했다. 기존에는 모든 중소기업에 하루 4만5000원씩 5일까지 지급했는데, 11일부터 지원 대상을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한정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한 일용직 근로자 등에게 ‘아프면 쉬라’는 말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며 “국민들이 자율 방역을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유급휴가지원금 축소는) 불가피한 개편”이라며 “가족돌봄휴가비는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가족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가족돌봄휴가를 쓸 경우 하루 5만 원씩 최대 10일 동안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중대본은 공무원들에게 가능하면 회의나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재택근무와 휴가를 적극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불필요한 모임과 행사는 자제하고, 휴가 복귀 때는 증상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중대본은 마트와 백화점의 시식코너 운영 중단을 권고하는 한편 전국 물놀이형 유원시설 213곳의 방역 전수점검을 예고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잠은 1(일)도 안 오는데 왜 자꾸 자라 그래/오랜만에 휴일인데 왜 일찍 일어나라 그래/이 다음에 크면, 나중에 때 되면/내 맘대로 하래, 지금의 나는요?” 어른들을 향한 사뭇 도발적인 이 노래 가사는 어린이들이 직접 쓴 것이다. 예비 사회적 기업인 무궁무진 스튜디오(무무스트)의 ‘사춘기 뮤직 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든 것이다. 무무스트는 어린이, 신혼부부, 소상공인 등 ‘나만의 노래’가 필요한 사람들과 노래를 만드는 인디 음악가들을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21일 서울 은평구 사무실에서 무무스트 정연재 대표, 안상미 이사를 만났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정 대표와 안 이사는 대학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대학생이던 2011년 모교인 가톨릭대가 있는 경기 부천시 역곡동에서 지역 문화예술 축제인 ‘소소한 딴짓’을 함께 기획했다. ‘역곡에서도 청년들과 마을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놀거리를 만들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축제였다. 이후 2018년 무무스트를 설립했다. 무무스트의 사춘기 뮤직 스튜디오는 9∼13세 어린이가 인디 음악가와 함께 작사, 작곡, 앨범 디자인 등 음악 발매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한 번에 2시간씩 총 8차례 진행되며, 주로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수업이 개설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우선 동요로 박자 감각을 익히는 것부터 배운다. 기본적인 작곡 원리를 배운 뒤엔 팀을 나눠 휴대전화에 있는 피아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멜로디를 만든다. 선율이 완성되면 친구들과 이야기해 자신들의 이야기로 만든 가사를 붙인다. 아이들은 노래를 만든 뒤 스튜디오에서 직접 노래를 녹음한다. 음원도 제작한다. 그 이후엔 각각 소품, 분장, 촬영 등으로 역할을 나눠 뮤직비디오도 만든다. 이 뮤직비디오들은 무무스트 유튜브에 업로드된다. 나중엔 부모님을 모시고 쇼케이스 결과 발표회까지 연다. 대중음악의 소비자로만 존재했던 어린이들이 창작을 통해 ‘콘텐츠 생산자’로 성장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음악을 만들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청각장애로 수화로 대화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둔 한 학생은 “세상에 요정이 있다면/할아버지 할머니가 해 주시는/옛날이야기 마음껏 듣고 싶다”는 가사를 쓰기도 했다. 정 대표는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상상도 많고, 삶에서 느끼는 고민이 많은데 그동안 그런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험을 하지 못했다”며 “아이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감정을 풀어내는 경험을 노래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무무스트는 사춘기 청소년 외에 신혼부부와 소상공인도 ‘자신만의 노래 만들기’ 대상으로 넓혔다. 2018년 진행한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프로그램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신혼부부의 이야기로 노래를 만든 뒤 앨범까지 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인디 음악가와 연결해 이들을 위한 광고 음악을 제작하는 ‘우리회사 로고송라이터’를 진행했다.○ 인디 음악가들도 도움 받아무무스트를 통해 인디 음악가들도 재정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사춘기 뮤직 프로젝트, 무궁무진 웨딩송라이터, 우리회사 로고송라이터 등 무무스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디 음악가는 총 20여 팀에 달한다. 이들은 프로젝트 종류와 참여하는 시간에 따라 지난해 1인당 연간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1500만 원의 수익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0년 대중음악 분야 예술인의 연평균 수입이 373만5000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으로 볼 수 있다. 안 이사는 “인디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강점인 창작 능력을 활용해 생계를 유지하고 음악을 포기하지 않도록 무무스트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무무스트는 다음 달부터는 사회 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와 함께 ‘우리도 한때는 아이였다’ 캠페인을 시작한다. 아이들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시민들이 행복얼라이언스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댓글을 달면, 그걸 토대로 노래를 제작한다. 완성된 노래는 뮤직비디오로도 만들 계획이다. 무무스트는 올 하반기(7∼12월) 회사명과 동일한 이름의 웹사이트를 열 계획이다. 시민들이 노래로 만들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를 등록하면 인디 음악가들이 이를 보고 사연을 올린 시민과 협업해 노래를 만드는 걸 연결하는 사이트다. 정 대표는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국내 사회적 기업은 2007년 55개에서 올 6월 말 기준 3342개로 크게 늘었다. SK그룹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무료 자문 활동인 ‘SK프로보노’를 진행하고 있다. 2009년 시작된 이 사업에는 지난달까지 SK그룹 임직원 4375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도와준 사회적 기업의 수는 1796개에 이른다. SK프로보노의 자문 형태는 세 가지다. SK그룹의 자원과 역량을 살린 ‘프로젝트형 자문’, 사회적 기업의 신청에 따라 상시 진행되는 ‘개인별 자문’, 다수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형 자문’이다. 교육형 자문은 일시적인 강의로 끝나지 않고 교육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후속 자문을 함께 진행한다. 지난달 29일 열린 ‘SK프로보노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62개의 사회적 기업이 참여해 마케팅 조사 성공 노하우, 제안서 작성법, 계약서 작성 주의사항 등 경영에 필요한 ‘꿀팁’을 전수받았다. 지난해 강의에는 SK C&C 임직원만 강사로 나섰으나 올해는 SK플래닛, 11번가 임직원도 합류해 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전했다. 프로그램을 주최한 이혜란 SK C&C 팀장은 “SK프로보노는 사회적 기업이 가진 다양한 고민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과정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기업들은 SK프로보노 홈페이지를 통해 자문 신청을 할 수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하버드, 예일 등 미국 명문대 재학생을 원어민 강사로 쓰는 미국 기업은 한국에 진출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왜 한국산(産) 기업만 그게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국내 화상영어 스타트업인 ‘링글’은 최근 교육부에 “청소년 대상 외국인 강사의 학력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오프라인 학원만 있던 1995년 이를 ‘대졸 이상’으로 묶어 둔 것이 온라인 교육 시대에 맞지 않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 사이 외국 기업이 해당 시장을 선점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국내 기업만 적용받는 ‘대졸’ 규제링글은 미국 하버드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 영미권 주요대 재학생을 강사로 활용해 한국인에게 일대일 화상영어 교육을 한다. 2016년 시작한 성인 대상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121억 원을 넘을 만큼 ‘확장일로’였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유니콘 육성사업’ 대상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학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의 아이들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최근 강습 대상을 청소년으로 확대하려던 링글은 뜻밖의 규제에 부닥쳤다.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을 가르치는 외국인 강사는 ‘대졸 이상’이어야 한다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시행령 규정이 가로막았다. 성인 대상 외국인 강사는 ‘고졸 이상’이면 되는 것과 달라서 학생 교육에는 대학생인 기존 강사들을 활용할 수 없게 된 것. 문제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 회사들은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2014년 이후 4곳의 미국 기반 온라인 영어회화 업체가 한국에서 영업 중이다. 교육부 역시 “한국 초중고교생이 미국 업체의 대학생 대면영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링글 역시 미국에 지사를 내고 한국으로 ‘우회 영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링글 공동대표는 “지방 출신으로서 읍면 단위 어린 학생들에게도 원어민과 대화하는 환경과 동기를 부여하고 싶었다”며 “한국 학생들을 가르쳐서 얻는 수익에 대한 세금을 미국에 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교육부 “학생 보호 위해 자격 강화해야”반면 교육부는 외국인 강사의 학력 제한을 완화하면 ‘강사의 질’ 유지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소년 대상 외국인 강사의 학력을 대졸 이상으로 설정한 것은 이를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란 것이다. 교육부는 특히 온라인 수업의 경우 강사와 학생만 연결된 환경에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제3자의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점을 규제 근거로 꼽았다. 온라인 수업 중에 부적절한 발언이나 행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격 조건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교육 업계에서는 “대학 졸업자라고 해서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오히려 외국인 강사의 학교나 범죄 이력 등을 제대로 확인하는 게 더 합리적인 규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교육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경쟁을 하는데 국내 기업이란 이유만으로 강사 확보에 제한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혁우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거 기준에 맞춘 규제들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에 따라 외국인 강사의 학력 제한을 달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23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수시 원서 접수는 9월 13∼17일에 진행된다. 도시에 비해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온 농어촌 지역 학생들을 위한 농어촌 전형은 대부분 수시에 진행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시 비중이 늘고 있다. 2023학년도 대입에서 농어촌 전형의 변화와 대응 전략에 대해 진학사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다. 올해 농어촌 전형의 선발 인원은 9649명이다. 이 중 수시에서는 교과전형 4702명(48.7%), 학생부종합전형 3381명(35.0%), 실기전형 152명(1.5%)을 선발한다. 정시에서는 1414명(14.7%)을 뽑는다. 농어촌 전형 선발 인원은 최근 3년간 감소해 왔다. 2021학년도에는 9811명을 선발했으나 2022학년도에는 9723명을 선발했다. 그러나 정시 선발 인원은 2022학년도부터 급증했다. 2021학년도에는 144명만 농어촌 전형으로 선발했으나 2022학년도에는 1422명으로 늘어났다. 2023학년도부터는 서울시립대, 세종대, 한국항공대가 농어촌 전형 선발 인원을 수시에서 정시로 이동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농어촌 고교에서 학생 수가 감소하며 교과 성적을 관리하기 어려워졌다”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전형에만 지원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끝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9일 오후 찾아간 서울 마포구의 소아암 환자를 위한 학교 ‘캔틴스쿨’. 10대와 20대 청소년 3명이 책상 위에 코바늘과 실타래를 두고 둘러앉았다. 코바늘 수업은 오랜 투병생활로 인해 근육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여름학기 특별수업이다. 학생들은 처음 잡아보는 코바늘을 낯설어하면서도 강사의 뜨개질 시범을 곧잘 따라 했다. 항암치료를 받느라 머리숱이 거의 빠진 신지수(가명·15) 양은 “내가 쓸 모자를 스스로 만들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부모나 의료진의 도움에만 익숙한 아이들에게 이런 수업은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이 학교 최정남 대표교사는 “원래 다니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들이 많은데, 또래와 교류하면서 사회성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도전과 실패 함께 가르친다”캔틴스쿨은 2015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지원으로 설립됐다. 학교와 사회로 복귀해야 하는 소아암 환자들의 학습 결손을 줄이고,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기존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지는 않았지만 건강 등의 문제로 꾸준히 다닐 수 없는 13∼24세 청소년들이 주 5일 이곳을 찾아 원하는 과목을 수강해 듣는다. 학교 이름은 ‘암(cancer·캔서)’과 ‘십대(teenager·틴에이저)’에서 한 글자씩 따서 ‘캔틴스쿨’로 지었다. 지금은 31명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수강료는 무료다. 교육과정에는 국영수 등 일반 교과 과정도 있지만 정서 발달이나 사회성을 키우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뇌종양을 앓고 있는 김정우(가명·22) 씨는 2016년부터 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언어발달이 느린 편이지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학교 행사 촬영을 전담할 정도다. 교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학생들의 사회 적응력을 높이는 것. 고등부를 담당하는 최에스더 교사는 “도전과 성취뿐 아니라 실패하는 방법도 가르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랜 투병생활에 지친 학생들도 캔틴스쿨에 오면 표정이 밝아진다. 한때는 포기하려 했던 학업에 다시 관심을 갖거나, 다양한 수업을 통해 적성을 찾고 장래 희망을 정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신 양은 “집에서 학교까지 한 시간 반 넘게 걸리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며 “이번 방학 때는 영어 불규칙 동사를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모든 ‘건강장애 학생’ 위한 학교로 당초 소아암 환자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학교지만 캔틴스쿨은 최근 수강 대상을 각종 희귀질환자를 포함한 ‘건강장애 학생’으로 넓혔다. 건강장애 학생은 3개월 이상의 입원이나 통원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앓고 있고, 학교생활 및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의미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건강장애 학생 수는 2017년 1626명에서 지난해 1798명으로 늘어났다. 건강장애 학생은 학교생활 적응이 쉽지 않다. 소아암은 완치되더라도 치료 기간이 최소 3∼5년 걸리고, 후유 장애를 앓는 경우가 많다. 장기 치료로 인한 학습 결손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기도 벅차다. 캔틴스쿨에서 중등반을 담당하는 이지은 교사는 “친구들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등 의사소통과 관계 맺기 방법부터 가르쳐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 사각지대’ 놓인 건강장애 학생들문제는 이런 학생들을 위한 교육 시설이나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어린 환자들을 위해 주요 대형병원들은 ‘병원학교’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33개 병원에 677명의 학생 환자가 다니고 있다. 하지만 병원학교는 입원 기간에만 다닐 수 있어 병원 밖에서 치료하는 시간이 많은 소아암 등의 환자들이 꾸준히 다니기 어렵다. 각 시도에서도 건강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꿀맛무지개학교’,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스쿨포유’ 등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은 온라인 동영상 강의 위주라 학교에 다닌다는 소속감을 느끼거나 또래와 정서적 교류를 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0∼17세 소아암 환자들의 5년 생존률은 2001∼2005년 71.6%에서 최근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건강장애를 겪은 학생들이 학교나 사회로 복귀하는 경우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허인영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사무총장은 “소아암 환자들이 병원에 머무는 기간은 1년 중 평균 70일 정도”라며 “나머지 약 300일 동안 어린 환자들을 어떻게 돌보고 교육 지원을 강화할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가 반도체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과 직업계고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2027년까지 5700명가량 늘리기로 했다. 2031년까지 15만 명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키우는 게 목표다. 하지만 교원 수급 방안과 구체적인 재정 지원책은 내놓지 못해 ‘반쪽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첨단산업 인재 양성에 소극적이라며 교육부를 질타한 지 42일 만이다. 반도체 전문 인력 15만 명 중 반도체 관련 학과에서 배출하는 인력은 향후 10년간 4만5000명이다. 해당 학과 정원은 2027년까지 5702명 증가한다. 석·박사 1102명, 4년제 대학 2000명, 전문대 1000명, 직업계고 1600명이다. 이를 위해 규제도 완화한다. 대학 운영 4대 요건 중 교원확보율 기준만 충족하면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거나 다른 학과의 정원을 줄여 첨단 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다. 이는 사실상 수도권 정원 규제에 숨통을 틔워주는 방안이어서 지방대의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교육부 수요 조사에서 수도권의 14개 대학은 정원 1266명, 지방의 13개 대학은 611명 증원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수도권 정원이 지방대보다 2배가량 늘어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수도권 정원 확대 규모를 1000명 안팎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주요 사립대마다 100∼150명가량 정원 확대를 희망하고 있어 학교 간 조율이 필요하다. 당초 정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해 수도권 대학의 입학정원 규제를 푸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번 발표에서 빠졌다. 대학들의 구조조정으로 아직 정원에 8000명가량 여유분이 있어 이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수도권의 정원 증원 규모가 향후 8000명이 넘더라도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며 “법 개정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반도체를 가르칠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에 현장 전문가를 겸임 및 초빙교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도체특성화 대학에는 우수 교원의 보수 상한도 없애 민간 전문가 채용이 용이하도록 했다. 하지만 재정이 열악한 대학들은 민간 분야와의 인력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산업 전문가를 급히 데려온다고 해서 교육의 질까지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재료공학부)는 “학교에 반도체 분야에 진출할 학생과 교수가 없는 게 아니라 투자가 부족해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며 “연구비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1일로 예정됐던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이 미뤄졌다. 교육부는 “각 기관과 단체의 추천 상황, 직제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21일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이 어렵다”고 17일 밝혔다.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점을 출범 연기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추천 1명,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추천 1명 등 21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전문대교협 1곳만 추천 위원을 회신했다. 특히 가장 많은 위원을 추천하는 국회는 아직 원 구성도 되지 않았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1일 예정됐던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이 미뤄졌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하는 대통령 소속 기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뒤바뀌지 않도록 10년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게 목표다. 17일 교육부는 “각 기관·단체의 추천 상황, 직제 준비상황 등으로 고려할 때 국가교육위원회의 21일 출범은 어려우나 조속히 가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해 7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가교육위원회법)’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교육부는 “21일은 법률의 효력을 발생하는 시점으로 21일 이후부터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법 시행일 이후 여건이 구비됐을 때 출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방송통신위원회도 법 시행일인 2008년 2월 29일을 지나 2008년 3월 26일 출범했다고 덧붙였다.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구성이 마무리 되지 않은 점도 출범이 연기된 이유로 꼽힌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 교육부 차관 1명, 교육감 협의체 대표 1명, 교원단체 추천 2명,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추천 1명,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추천 1명, 광역지방자치단체 추천 1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된다. 교육부는 위원 구성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7일 국회, 교원관련단체, 한국대학교육협의회·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시도지사협의체 등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기관·단체에 추천을 요청했다. 이 중 전문대교협 1곳에서만 회신을 했다. 교원단체들은 추천 몫 2명을 두고 협의 중이다. 당연직인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제외하면 18명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간의 관계와 국가교육위원회 사무처 조직에 대해서도 확정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와 국가교육위원회 직제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언제쯤 확정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 ‘계약정원제’(가칭)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지방대들은 “수도권 대학의 정원만 늘려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과기부는 업무보고에서 반도체 등 인력난 해소가 시급한 첨단산업 분야에 한해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려주는 계약정원제 도입을 교육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특정 대학의 전자공학과 정원만 한 해 10% 늘리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계약정원제가 도입되면 대학이 기초교육을, 기업이 응용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계약정원제는 정원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정원 제한 규제를 우회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수도권 대학의 총 입학 정원을 제한하고 있어 특정 학과의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과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 지방대들은 계약정원제 도입이 결국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각 기업들이 반도체 등 첨단분야 계약학과를 설립하길 원하는 대학은 주로 서울 등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 계약정원제 또한 기업과의 협약에 의해 정원을 늘린다는 점에서 계약학과와 본질적으로 같다. 다른 학과 정원을 조정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첨단학과 조정을 늘려주게 되면 결국 수도권 대학 정원이 순증하는 셈이다. 수도권 대학 정원이 늘면 지방대는 등록률이 줄어드는 등 타격을 입게 된다. 한 지방대 총장은 “이전부터 수도권 순증은 안 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다”면서 “지방대 시대를 열겠다고 하는데, 지금 지방대 중에서는 반도체를 할 수 없는 대학들도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고민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반도체 등 첨단분야의 기반 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서는 인력을 양성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방대들은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지방대 총장은 “지방에 첨단산업단지를 설립하거나 인근 대학들 간의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지방대가 첨단분야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에 매몰돼 인재 양성을 위한 전체적인 구상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계약정원제는 계약학과 설립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도입될 예정”이라며 “운영 내용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6일 찾아간 국내 첫 반도체 마이스터고인 충북 음성군의 충북반도체고. SK하이닉스에서 30년간 근무하다 2009년 이 학교에 산학겸임교사로 온 손현명 교사와 3학년 학생 6명이 방진복장을 갖추고 ‘포토 공정 실습실’에 모여 있었다. 공기순환장치와 온도제어장치로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을 갖춘 이 실습실은 기업들이 실제 쓰던 반도체 생산 라인을 기증 받아 만들어졌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게 모두 있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반도체를 만들어볼 수는 없다. 현장 경험을 갖춘 교사 부족과 안전 문제 때문이다. 정부가 반도체 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등을 추진 중인 가운데 관련 산업 현장에서는 반도체 생산 일선을 책임질 고졸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 마이스터고도 이런 실정이다 보니 일반 특성화고의 반도체 전공과는 여건이 더 안 좋다. 올해 2월 졸업생의 96.3%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 기업에 취업한 충북반도체고에서 현재 고졸 인력 양성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 실제 반도체 못 만들어보고 졸업1969년 공립 무극종합고로 개교한 충북반도체고는 2010년 교육부 인가를 받아 반도체 마이스터고로 전환했다. 경남 밀양시의 한국나노마이스터고(2019년 전환)와 함께 국내에 두 곳뿐인 반도체 마이스터고다. 김진권 충북반도체고 교감은 “학교가 위치한 음성과 충북 청주, 경기 이천 등 인근 지역에 반도체 기업이 많이 있어서 산학협력이 용이한 점을 인정받아 마이스터고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충북반도체고의 실습실은 실제 현장과 다를 바 없는 환경이다. 2009년 SK하이닉스와 세미텍으로부터 ‘반도체 6대 공정’이라고 일컫는 포토·에치·디퓨전·신필름·패키지·인펙션 공정실을 기증받은 덕분이다. 총 37억 원 규모다. 감광액, 프로필알코올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재료도 모두 구비돼 있다. 반면 일반 특성화고들은 대당 1억 원이 넘는 반도체 장비를 전혀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충북반도체고 3학년 학생들은 이곳에서 산학겸임교사의 지도하에 일주일에 6∼9시간씩 장비를 손에 익힌다. 그러나 직접 반도체를 만들어볼 기회는 없다.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는 공기 중에 노출되면 불이 붙는 성질이 있어 안전상의 이유로 학교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특수가스가 없는 ‘속 빈 장비’로 실습을 하고 있다. 특수가스를 반도체 생산 장비에 일정한 압력으로 공급하는 부품인 유량제어기를 유지·정비하는 실습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충북반도체고 및 반도체 전공이 설치된 특성화고들은 최근 교육부에 첨단장비 관련 공동실습소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밖에 안전 장비와 관리 감독을 강화한 공간을 만들어 실습 효과를 높이자는 취지다. 공업고나 농업고 등에서는 개별 학교 단위로 구비하기 어려운 기자재를 특정 장소에 설치해 학생들이 이용하도록 전국에 37곳의 공동실습소를 운영하고 있다. ○ 반도체 노하우 전수해 줄 교사도 부족충북반도체고는 현재 2명의 전일제 산학겸임교사가 있다. 반도체 생산 라인 실습실이 6개 공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산학겸임교사는 산업 현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이 채용 대상으로, 전문 분야와 관련 있는 일부 교과만을 지도할 수 있다. 시간제와 전일제 모두 가능하지만 전일제는 기간제 교사와 동일한 처우를 받는다. 산업 현장의 우수한 인력이 학교로 유입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상황에선 반도체 기업과 학교 간의 인력 교류를 확대하는 게 대책이 될 수 있다. 충북반도체고의 경우 마이스터고 전환 직후 2년 동안은 SK하이닉스에서 1주일에 2번씩 현직자가 나와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 중단됐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 이후로 마이스터고에 대한 지원이 감소하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함께 줄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감은 “현장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실습실을 구축해 놓더라도 고철 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음성=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가 앞으로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묶기로 했다. 국가채무 비율도 2027년까지 50%대 중반을 넘지 않도록 한다. ‘확장’에서 ‘건전’으로 재정운용 기조가 바뀌는 것이다. 정부는 7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첫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재정운용 방향’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예산만 투입하면 저절로 경제가 성장하고 민생이 나아질 것이라는 그런 재정만능주의 환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며 “당면한 민생 현안과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부터 솔선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내년 예산을 짤 때부터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3%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재정적자 비율 3% 이하’는 2020년 정부가 내놨던 재정준칙을 개편해 법으로 못 박는다. 관리재정수지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하고 정부의 한 해 수입에서 지출을 뺀 것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증가 속도를 늦춰 5년 뒤 50%대 중반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2월 현재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5.2%, 국가채무 비율은 50.1%다. 이날 회의에선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가칭)를 신설하는 방안도 통과됐다. 이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대학과 전문대 등에 지원되는 고등교육 예산이 최소 3조 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특별회계에 현재 유초중고교 지원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전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 교육세의 일부만 빼서 쓰기로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국세 연동분은 계속 유초중고교에만 사용할 수 있어 대학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등 민간 전문가들도 참석했다.정부 “재정적자 40조~45조 감축”… 공무원 정원-공공 일자리 손본다 “재정적자, GDP대비 3%이내 관리”지난 5년간 국가채무 415조 늘어“재정이 국가신인도 위험요인 돼 건전성 확보위해 강력한 구조조정”내년 예산안부터 건전재정 적용, 재정준칙은 법률로 구속력 강화공무원 월급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 84만개 노인일자리, 시장형 개편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전략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에서 전례 없이 빠르게 늘어난 국가부채와 정부지출을 줄여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7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위기 때마다 우리나라 재정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제는 그 탄탄했던 재정이 국가 신인도에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받을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국가채무가 415조5000억 원 불어나면서 국제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재정적자 40조∼45조 원 줄이기로기획재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복잡하고 느슨한 재정준칙을 강화해 단순하면서도 엄격하게 개편하기로 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2% 수준인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3.0% 이내로 대폭 개선한다. 관리재정수지는 세금 등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질적인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준다.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현재 110조 원까지 불어난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40조∼45조 원 줄여야 한다.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 50.1%인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27년 50%대 중반을 목표로 관리한다. 증가 폭을 5∼6%포인트 수준으로 묶겠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5년간 36.0%에서 50.1%로 늘어난 국가채무비율 증가 폭(14.1%포인트)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코로나 대응 지출 등을 줄이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40조 원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국가채무비율 50%대 중반을 달성하려면 이보다 더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9월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부터 건전재정 기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 정부에서 매년 평균 9.0%였던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크게 낮춰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6.6%, 박근혜 정부는 4.3%였다. 또 정부는 재정준칙의 법적 근거를 시행령보다 한 단계 높은 법률에 명시해 구속력을 높이기로 했다.○ 의무지출·재정 일자리사업도 수술대정부는 건전재정 확보를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통상적으로 하던 지출 구조조정보다 상당 폭으로 높은 수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의무지출이나 경직성 지출에 대해서도 다시 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공적 연금, 보육료, 공무원 월급 등 법에 따라 반드시 써야 하는 의무지출에서도 줄일 곳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한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도 구조조정 수순을 밟는다. 올해 84만5000개로 확대된 노인 일자리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지향형으로 개편하고, 그 외의 직접 일자리는 축소할 계획이다. 내년 공무원 정원과 월급도 동결하거나 최소한으로만 늘리기로 했다. 최 차관은 “경제가 어려울 때 고통 분담, 솔선수범의 전제하에서 공무원 보수는 정원과 함께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경우 컨벤션 시설이나 홍보관, 골프·콘도 회원권 등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해 재정부담을 덜기로 했다.○ 첫 ‘정부 밖’ 국가재정전략회의2004년부터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정부 시설 밖에서 개최된 것은 처음이다. 총 18번의 회의 중 11번이 청와대에서 열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에 충북대를 택한 데는 지방 발전, 지역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례적으로 경영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참석해 ‘성장동력의 재가동’ ‘인재양성과 문화융성’ 등을 주제로 함께 토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간의 고민들을 정부가 잘 받아 안고 그 안에서 국가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입해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지 토론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를 모셨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자신의 개인 회사에 200억 원대 일감을 몰아줘 논란이 일었던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를 참석시킨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정부가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고등교육 특별회계)를 만들어 현재 유치원과 초중고교에만 쓸 수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일부를 대학으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국세에 연동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구조 개선 방향은 물론이고 초중등과 고등 교육 예산의 비대칭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등교육 특별회계가 도입될 경우 대학들은 연간 최소 3조 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재원은 각 시도교육청에 돌아가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 일부로 충당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구성된다. 올해 본예산 기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65조1000억 원 중 내국세 연동은 61조5000억 원, 교육세에서 들어온 금액은 3조6000억 원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국세 연동분은 계속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에만 사용된다. 대학들은 14년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며 정부가 고등교육 지원 예산을 확충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예산은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0.7%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GDP의 1.0∼1.1%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는 유치원 및 초중등과 대학 간 예산 불균형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배분 구조도 흔들지 못했다. 내국세 연동에 따라 유치원 및 초중등 교육 예산이 2012년 39조2005억 원에서 올해 본예산 기준 65조1000억 원으로 25조 원 이상 증가하는 동안 고등교육 예산은 2012년 5조7420억 원에서 올해 12조2000억 원으로 7조 원도 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특별회계 신설을 두고 대학들 사이에서는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A대 총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전체의 일정 비율을 고등교육에 돌리기 바랐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고등교육 특별회계 신설 방안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초중고 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최근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 민간 플랫폼인 ‘SOVAC(소백)’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알리고,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소셜 밸류 커넥트(Social Value Connect)’를 뜻하는 SOVAC은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단체, 정부, 학계,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온·오프라인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논의하는 플랫폼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해 2019년 5월 시작됐다.○ “퀴즈쇼로 사회적 가치 널리 알려요”SOVAC는 지난달 2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세상을 바꾸는 퀴즈(세바퀴) 시즌 2’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사회적 가치 또는 ESG와 관련된 퀴즈를 함께 풀어가면서 시민들의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기업 등 관련 종사자들의 SOVAC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열렸다. 이날 퀴즈쇼에는 관련 종사자와 대학생 등 60명이 2인 1팀을 꾸려 참여했다.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업계 종사자들 간 교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오랜만에 SOVAC 대면 행사가 열리자 참여 신청이 쇄도했다. 퀴즈는 총 3단계 30문제로 구성됐다. 맞힌 단계만큼 누적 기부금이 적립되며, 최후의 1팀은 마지막 30번 문제까지 맞힌 경우 최대 1000만 원을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는 기부권을 획득한다. 1등 팀은 이와 함께 3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이날 행사에서 탈락자가 가장 많이 생긴 문제는 19번 문제였다. ‘2040년 전 세계 육류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제품’을 물었다. 정답은 ‘대체육’이었으나 남아 있던 27팀 중 12팀이 대거 탈락했다. 세바퀴 시즌2 최종 우승은 코원에너지서비스 입사 동기인 김아경 씨와 유송 씨가 차지했다. 이들은 28번 문제에서 좌절해 850만 원의 기부권을 획득했다. 김 씨와 유 씨는 경기 이천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850만 원을 기부했다. 김선철 이천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은 “기부금은 장애인들의 교육이나 자립에 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셜벤처 기업설명회 열고, 사회적 가치 네트워킹 구축SOVAC은 사회적 가치 확산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시작한 ‘IR ROOM’은 소셜벤처나 사회적 기업을 위한 기업설명회(IR)다. IR ROOM에서는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인 사회적 기업 또는 소셜벤처 대표가 임팩트 투자자들에게 직접 회사를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투자자에게 자신의 회사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문제 해결 능력, 성장 가능성 등 역량을 홍보할 수 있다. 투자자들로부터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도움도 받는다. IR ROOM을 통해 실제로 투자를 받은 기업들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바다에 버려지는 어망을 수거해 나일론 등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업 넷스파, 버려진 플라스틱 장난감을 수리해 재활용하는 코끼리공장, 전기차의 폐배터리로 의류를 생산하는 라잇루트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이 받은 투자 금액은 총 38억 원에 달한다. 13일에는 환자 맞춤형 식단 전문 소셜벤처 잇마플(대표 김슬기 김현지), 잉여 농산물을 활용해 가공품을 만드는 비네스트(대표 오민택)가 참여한 IR ROOM의 6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이번 IR에는 신한퓨처스랩과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임팩트스퀘어가 투자사로 자리했다. SOVAC 웹사이트와 SOVAC 유튜브 계정에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SOVAC은 사회적 가치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킹 등을 위해 대면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9월 20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소셜밸류커넥트 2022’가 그것이다. 2019년 시작돼 올해로 4회를 맞는 이 행사는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강연, 토론, 전시가 열리며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들의 투자 유치 상담, 플리마켓도 진행된다. 행사에는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관심 있는 일반인 등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SOVAC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사회적 기업 종사자들이 서로 네트워킹하는 기회인 동시에 종사자와 일반 대중이 함께 사회적 가치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라며 “사회적 기업 생태계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양=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행복얼라이언스는 멤버사로 활동 중인 100여 개 기업과 함께 최근 대면 봉사활동을 재개했다. 행복얼라이언스는 111개 기업, 37개 지방 정부, 13만5000명의 시민이 결식 우려 아동을 돕는 사회공헌 네트워크다. SK가스 임직원들은 지난달 17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노숙인 보호시설인 ‘안나의 집’에서 식사 지원 봉사활동을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도시락 배식봉사를 했으나 올해는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아지면서 직접 대면 배식에 나선 것이다. SK가스는 배식 봉사 외에도 취약계층 급식 지원을 위해 600명이 1년간 매일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후원금 4억5000만 원을 기탁했다. SK스페셜티는 지난달부터 사업장이 위치한 경북 영주시 영주종합사회복지관 산하 무료급식소에서 주 1회 배식 및 청소 봉사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희망하는 구성원이 매월 기본급의 0.5%를 기부하면 회사에서 동일한 금액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행복나눔성금’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기업들의 사회적책임(CSR) 활동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실천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임직원이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기초 생필품 패키지 포장 자원봉사를 진행한 한국알콘㈜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취약계층은 더욱 도움이 절실해졌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로 모이기가 힘들어 봉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임직원이 오랜만에 함께 봉사를 진행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 양(11) 일가족 3명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버지 조모 씨(36)와 어머니 이모 씨(35) 부부가 사업 실패로 인한 수억 원대 채무와 가상화폐 투자 손실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29일 낮 12시 20분경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인근 바다에 빠져 있던 아우디 승용차를 인양했다. 차 안에서는 조 양과 조 씨,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 씨는 안전벨트를 맨 채 운전석에 앉은 상태였고, 뒷좌석에는 조 양과 이 씨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숨져 있었다. 이날 인양된 차량의 자동변속기는 ‘주차(P)’로 돼 있었다. 경찰은 차량이 10m 높이의 방파제에서 바다에 빠지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변속기가 P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부패한 상태였지만 지문 감식으로 3명 모두 실종 가족임을 확인했다. 30일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 부부는 조 양의 교외체험학습 신청(지난달 17일) 전인 지난달 중순부터 인터넷에서 ‘방파제 추락충격’ ‘완도 물때’ ‘수면제’ ‘루나 가상화폐’ 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부터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이 부부는 지난달 24일부터 6박 7일 동안 완도를 포함한 전남 해남, 강진 등의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지형을 살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컴퓨터 판매업을 하던 조 씨는 월세 160만 원을 내면서 가게를 운영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사가 안 돼 지난해 7월 폐업했다. 부인 이 씨도 비슷한 시기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여기에 거액을 투자했던 가상화폐 루나가 폭락하는 바람에 손해를 봐 생활고가 가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조 씨 부부 명의의 신용카드 채무가 약 1억 원, 부인 이 씨 명의의 금융기관 대출이 3000만 원가량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루나 가상화폐 손실 등 전체 채무 및 손실액을 집계하고 있다”며 “부부의 채무액은 총 2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각 시도교육청에 교외체험학습 학생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조 씨 부부는 조 양이 다니던 학교 측에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완도에서 실종됐다. 교육부는 학생이 연속 5일 이상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담임교사가 주 1회 이상 아동과 통화하고, 통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위기학생 관리위원회’ 개최를 검토하도록 권고했다.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 양(11) 일가족 3명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 씨 부부가 사업 실패로 인한 수억 원대 채무와 가상화폐 투자 손실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29일 낮 12시 20분경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인근 바다에 빠져있던 아우디 승용차를 인양했다. 차 안에서는 조 양과 아버지 조모 씨(36), 어머니 이모 씨(35)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 씨는 안전벨트를 맨 채 운전석에 앉은 상태였고, 뒷좌석에는 조 양과 이 씨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숨져 있었다. 이날 인양된 차량의 자동변속기는 ‘주차(P)’로 돼있었다. 경찰은 차량이 10m 높이의 방파제에서 바다에 빠지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변속기가 P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부패한 상태였지만 육안과 지문으로 실종 가족임을 확인했다. 30일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 부부는 조 양의 교외체험학습 신청(지난 달 17일) 전인 지난달 중순부터 인터넷에서 ‘방파제 추락충격’, ‘완도 물 때’, ‘수면제’, ‘루나 가상화폐’ 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부터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이들 부부는 5월 24일부터 6박 7일 동안 완도를 포함한 전남 해남, 강진 등의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지형을 살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컴퓨터 판매업을 하던 조 씨는 월세 160만 원을 내면서 가게를 운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사가 안 돼 지난해 7월 폐업했다. 부인 이 씨도 비슷한 시기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여기에 투자했던 가상화폐 루나가 폭락하는 바람에 손해를 보며 생활고가 가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조 씨 부부 명의의 신용카드 채무가 약 1억 원, 부인 이 씨 명의의 금융기관 대출이 3000만 원 가량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루나 가상화폐 손실 등 전체 채무 및 손실액을 집계하고 있다”며 “채무액은 총 2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부채로 인해 조 씨 부부는 수시로 빛 상환 독촉전화를 받았다. 집 우편함에도 채권 추심기관의 독촉장이 쌓여 있었고 집 월세와 관리비도 연체 상태였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각 시도교육청에 교외체험학습 학생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조 씨 부부는 조 양이 다니던 학교 측에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전남 완도에서 실종됐다. 교육부는 학생이 연속 5일 이상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담임교사가 주 1회 이상 아동과 통화하고, 통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위기학생 관리위원회’ 개최를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
정부가 14년간 이어져온 대학 등록금 인상 규제를 풀 것으로 보인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23일 대구 수성구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서 “대학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에 정부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학 총장들은 2009년 ‘반값 등록금’이 도입된 이후 사실상 등록금이 동결돼 대학 재정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장 차관은 “물가 상승기에 규제를 푸는 타이밍을 언제 할 것이냐, 학생 학부모가 가질 부담을 어떻게 덜어드려야 하느냐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재정당국 등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규정상으로는 대학들이 법정 등록금 인상 한도 내에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등록금을 올릴 경우 국가장학금Ⅱ 지원 등 정부의 재정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재정 지원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은 거의 없다. 올해 전국 일반·교육대학 194개교 가운데 188개 학교가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대학들은 그간 등록금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2019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대학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학년도부터 법정 인상 한도 내에서 등록금을 올리겠다”고 결의했지만 실제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어 2020년에는 국가장학금을 받기 위한 필수조건인 ‘등록금 동결 또는 인하’ 방침을 폐지해 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교육부는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법정 등록금 인상 한도를 넘어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대해 입학정원을 최대 10% 감축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도입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코스닥 상장사 ‘나노신소재’는 박장우 대표가 대전 한밭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시절 산학협력으로 창업한 회사다. 한밭대 창업보육센터에서 태동한 이 회사는 자사 주식 12만 주와 학생들을 위한 강의실을 사업의 모태가 된 한밭대에 기부했다. 학교에서 탄생한 기업이 다시 학교를 지원하는 산학협력의 대표적 선순환 사례다. 2003년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12년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이 도입되면서 ‘나노신소재’ 사례처럼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한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14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한밭대에서 간담회를 열고 LINC 사업을 통한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 등 성과를 되짚어 봤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부터 6년간 진행되는 LINC 3.0의 발전 방안도 논의됐다. 최종인 한밭대 부총장이 간담회 좌장을 맡고 김광호 ㈜비전세미콘 상무이사, 김상수 대전대 링크사업단 교수, 김진한 ㈜다른코리아 대표, 권경민 대전시 미래산업과장, 우승한 한밭대 산학협력교육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지역 기반 창업은 지역, 학생, 기업에 모두 좋은 기회 참석자들은 LINC 사업의 성과로 지역대학 내 교수 창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점을 첫손에 꼽았다. 천연 식용색소를 생산하는 ‘엘그린텍’은 한밭대 학생들을 위한 자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엘그린텍은 2017년 우승한 원장이 교수 창업한 회사다. 우 원장은 “올해는 인턴십을 통해 경영·경제학과 재학 중인 학생에게 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일을 맡겼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공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 적용해 보는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지역대학과의 산학협력으로 기존 지역 사업체도 도움을 받고 있다. 2001년 대전에서 창업한 로봇 전문 기업 비전세미콘은 신규 비즈니스인 무인카페 로봇을 디자인하면서 한밭대 대학생들의 힘을 빌렸다. 한밭대와 비전세미콘은 ‘한집안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2020년 2학기에 디자인과, 전기과, 경영학과, 정보통신과를 중심으로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과목을 개설했다. 캡스톤 디자인은 산업 현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 논문 대신에 작품을 기획, 설계, 제작하는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 과정이다. 김광호 상무이사는 “당장 디자인을 매장에 적용한 것은 아니었으나 향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됐다”고 소개했다. 지역대학에서 출발한 사업체가 다시 지역 대학의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다시 창업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다른코리아의 김진한 대표는 한밭대 출신으로 교내 창업동아리를 통해 처음 창업을 접했다. 그는 “‘다와’라는 이름의 창업동아리를 하면서 특허 출원, 경진대회 출전 등의 과정을 배웠다”며 “후배들을 위해 창업 초기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학교 앞에 카페 형식으로 열었다”고 말했다.○ “인재들 지역 정착 고민해야” 간담회 참석자들은 LINC 사업이 ‘기술 지원’과 ‘창업 공간 제공’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 출신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는 현상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상무이사는 “반도체 기업이다 보니 프로그래머를 채용해야 하는데 고급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은 경력이 쌓이면 수도권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 원장도 “엘그린텍의 사원번호는 40번대인데 직원은 8명”이라며 “32명은 회사를 들어왔다가 나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최종인 부총장은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양성한 인재들이 지역에 뿌리내려야 한다”며 “이를 LINC 3.0에서 평가 지표로 삼는 것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지난달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체계적으로 지역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지역인재 투자협약제도’(가칭)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INC 3.0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비전세미콘은 조만간 사내 인턴십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프로그래머를 전담 강사로 지정한 뒤 대졸 예정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을 따로 진행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정규직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김 상무이사는 “3개월 정도 실무 교육을 받으면 다른 기업에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무 밀접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수 대전대 교수는 “온라인을 활용한 실전 창업 교육 과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