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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라면 매년 반드시 해야 할 연말정산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세청은 20일 연말정산 종합 안내 자료를 내놨다. 연말정산 관련 궁금증 가운데 자주 언급되는 질문들을 질의응답(Q&A) 형식으로 풀어 봤다. Q. 올해 바뀐 연말정산 제도는 무엇인가. A. 대중교통·전통시장 공제가 확대됐다. 지난해까지 사용액의 30%를 소득공제했지만 올해는 공제 비율이 40%로 늘었다. 지난해까지 교육비 공제 대상이 아니었던 초중고교생 체험학습비도 올해부터 공제 대상에 포함됐다. 체험학습비로 쓴 비용의 15%도 세액공제된다. 중고차를 살 때 신용카드를 쓰거나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아도 구매금액의 10%가 소득공제 대상이다. Q. 아기를 낳으면 받게 되는 혜택이 올해부터 커졌다고 들었다. A. 지난해까지는 아이를 낳거나 입양하면 자녀수에 관계없이 1명당 30만 원을 세액공제했다. 올해부터는 둘째 아이에 대해선 50만 원, 셋째 이상이면 70만 원까지 세액공제해준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난임 부부들을 위한 공제도 확대돼 난임시술비 세액공제율이 일반 의료비 공제율(사용금액의 15%)보다 5%포인트 높아진 20%가 됐다. Q. 연말정산 공제 가운데 어떤 것이 소득공제이고 세액공제인가. A. 소득공제는 세금 부과 기준인 ‘과세표준’을 깎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급여가 3000만 원이더라도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150만 원 소득공제를 받는다면 국세청은 285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인정하고 세금을 매긴다. 반면 세액공제는 과세표준에 소득세율(6∼40%)을 곱한 뒤에 나온 세금 자체를 깎아 주는 제도다.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이 세액공제 대상이다. Q. 형이 어머니를 기본공제 대상자로 올려놨는데, 어머니 병원비는 내가 냈다. 내가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까. A. 안 된다. 의료비는 기본공제 대상자에 한해서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맞벌이 부부는 배우자가 소득이 있더라도 자신이 의료비를 냈다면 돈을 낸 사람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Q. 신용카드로 의료비를 냈다. 신용카드 공제와 의료비 공제를 함께 받을 수 있나. A. 가능하다. 중고교생 교복 구입비, 취학 전 아동 학원비 등 교육비도 중복 공제가 가능한 항목이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료, 기부금 등은 신용카드로 납부했더라도 개별 공제만 가능하고 신용카드 공제는 받지 못한다. Q. 아이 학원비는 공제될 때도, 아닐 때도 있더라. A. 학원비는 미취학 아동에 한해서만 지출한 돈의 15%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의 경우 1, 2월 학원비는 공제 대상이지만 입학 후인 3월 학원비는 공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급식비, 교복구입비 등은 초중고교생만 공제받을 수 있다. Q.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A. 취업 후 3년 동안 소득세 70% 감면 혜택을 본다. 2016년 이후 중소기업에 취업한 29세 이하 청년, 60세 이상 고령자, 장애인이 대상이다. 올해는 경력단절여성까지 새로 추가됐다. Q. 월세 계약을 배우자 명의로 해도 내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나. A. 올해부터는 가능하다. 또 월세 세액공제 대상 주택에 고시원도 추가됐다. 총급여액 7000만 원 이하의 부양가족 없는 무주택 단독 가구주도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Q. 연말정산과 관련해 안내받을 곳이 있나. A. 국세청이 다음 달 8일부터 연말정산 상담 전화를 운영한다. 국번 없이 126을 누르고 5, 2를 차례로 누르면 세법 문의 상담사와 연결된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동아일보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 한국리서치와 공동 실시한 ‘2017 대한민국 정책평가’ 조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평가 결과에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주요 부처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보건복지부는 주요 정책 점수가 높게 나오자 크게 환호했다. ‘국가예방접종 지원’(1위), ‘치매국가책임제’(3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14위) 등이 평가 대상인 40개 정책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처 주요 정책들이 타 부처 정책에 비해 호응이 좋으니 당연히 담당자들이 힘이 날 수밖에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교육부는 희비가 엇갈렸다. 초등돌봄교실(2위)과 중학교 자유학기제(38위)가 각각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측은 “그간 정부가 열심히 해온 초등돌봄교실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자유학기제는 행복교육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내실 있는 운영이 이뤄지도록 잘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산림청은 ‘도시숲 조성’(4위) 사업이 복지 정책을 제외하면 가장 점수가 높았다. 2015년 6위에서 지난해 7위, 올해 4위까지 오르며 꾸준히 호평을 받았다. 산림청은 “특정 계층을 넘어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이란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평가 결과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올해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정책 가운데 상당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각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 중에서도 ‘핵심’에 해당되는 만큼 이와 관련된 문의가 적지 않았다. 대선 공약이지만 정책평가 33위에 그친 ‘탈(脫)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육성’은 전문가들이 실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며 낮은 순위가 나온 경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만들기 위해 70여 명의 전문가와 함께 43차례 회의를 진행했는데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 공청회, 국회 보고 등을 통해 전문가 및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위 10개 정책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39위), ‘블라인드 채용’(35위), ‘비정규직 정규직화’(34위) 등 3개가 포함된 고용노동부는 조심스러워했다. 고용부 측은 “아직 평가를 받기에 시점이 이르다. 해당 정책은 논란이 커 앞으로 끊임없이 조정이 필요한데 지금 시점에서는 그런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내년 대한민국 정책평가는 5회를 맞아 내용 및 형식을 대폭 보완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평가를 총괄한 최진욱 고려대 교수(행정학)는 “4년째 정책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평가 데이터가 많이 쌓였다. 주요 정책의 변화 양상을 시점에 따라 분석하고 국민이 선호하는 정책 및 분야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추적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내수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과 6개 주요 신흥 경제국 등 41개국 가운데 27위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한국의 내수 축소 현상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20년(1996∼2015년) 동안 세계 41개국의 GDP 대비 평균 내수 비중을 추산한 결과 한국은 61.9%로 27위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35개 OECD 회원국과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 6개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내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88.0%)이었고, 가장 낮은 나라는 룩셈부르크(24.9%)였다. 인구가 5000만 명을 넘는 국가들은 대부분 한국보다 내수 비중이 컸다. 미국 외에 일본(84.8%)도 내수 비중이 GDP의 80%를 넘었다. 독일(67.3%)을 제외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경제 대국들도 대체로 70%대 내수 비중을 갖췄다. 한국보다 내수 비중이 낮은 국가는 인구가 적고 개방경제 체제인 스위스(54.9%), 네덜란드(50.9%), 벨기에(50.4%) 등 유럽 14개국에 그쳤다. 한국은 최근 내수 비중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국가로 분석됐다. 1996∼2005년 한국의 평균 GDP 대비 내수 비중은 70.1%였지만, 2006∼2015년에 56.0%로 14.1%포인트 감소했다. 수출 확대로 교역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내수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으면서 외부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셈이다. 실제로 이 기간에 매년 수출 증가율(6.02%)이 소비(4.72%)와 투자(4.81%)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여기에 내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업 투자액이 최근 10년 동안 13.9%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제조업(47.3%)에 비해 낮았던 점도 내수 비중이 줄어든 요인이 됐다. 김윤희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며 “투자와 소비 촉진에 나서는 한편 서비스업 개혁 등을 이뤄 내수를 확대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북한도 최근 ‘합계출산율 2명’ 선이 무너지면서 아이를 적게 낳는 국가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남북한 인구는 7614만 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15일 발간한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2015~2020년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94명에 그칠 전망이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기 여성 한 명이 낳을 것으로 보는 자녀 숫자로, 2명 미만이면 외부 유입 없이는 인구의 현상유지가 어렵다. 북한은 저소득 국가 가운데 이례적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은 편이다. 해방 이후 1980년까지 한국보다 북한의 합계출산율이 더 낮았다. 일례로 1975~1980년 북한 합계출산율은 2.68명으로 같은 기간 한국(2.92명)보다 낮았다. 1980년대 이후 한국의 저출산 현상이 시작되면서 양측의 출산율이 역전됐지만, 최근 북한의 저출산도 심화되면서 이제 남북 모두 합계출산율이 2명 이하로 떨어지는 저출산 국가가 됐다. 출산율은 줄어들지만 한반도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남북한을 합친 인구는 7614만 명이다. 북한 인구(2490만 명)가 남한 인구(5125만 명)의 절반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48.6% 수준이었다. 지난해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61만 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324만 명과 비교하면 10% 이상 늘어났지만 한국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중복포함 6130만 명)와 비교하면 1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 북한의 국민총소득은 36조3730억 원으로 한국 국민총소득(1639조665억 원) 대비 45분의 1 수준이었다. 이 밖에 대외무역량, 발전량 등의 남북 격차도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한이 한국을 앞지르는 통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철도 길이로 국토가 더 큰 북한의 철도총연장이 5226km로 한국(3918km) 대비 1.3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석탄생산량(북한 3106만 t, 한국 173만 t) 철광석생산량(북한 525만 t, 한국 45만 t) 등도 북한이 남한보다 많았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1.25∼1.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연 1.50%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상단이 같아졌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지 2주 만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추가로 올려도 가계와 기업이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13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림에 따라 1개월 만에 한미 기준금리가 다시 동일해졌다. 내년에는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하에서 한미 양국의 중앙은행이 3, 4차례의 금리 인상을 ‘주고받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 예상만큼 올린 연준…한은도 ‘추격 인상’ 시사 연준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끌어올린 미국의 기준금리(1.25∼1.50%)는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다.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의 기준금리(1.5%)와 같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일 당시 거론된, 주요한 인상 근거 중 하나가 ‘한미 금리역전 방지’였다. 내년에는 한미 기준금리의 이런 양상이 3차례 이상 나타날 수 있다. 연준은 9월에 밝힌 대로 내년에도 3차례 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호전되면서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1.7%에서 내년 1.9%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도 기존 2.1%에서 2.5%로 올렸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미국 경제와 세계 경기가 잘 굴러가고 있어 우리는 동시다발적인 확장세를 맞고 있다.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이런 확장세를 맞고 있는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이유를 밝혔다. 시장에서는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국제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에 “비둘기파로 꼽히는 2명의 FOMC 임원이 내년에 자리를 떠나고 매파 인사들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어서 FOMC가 더욱 매파(통화긴축)적으로 편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앞으로 적극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추가 금리 인상을 버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근거자료 가운데 하나다. 한은은 “대출금리를 1%포인트 올려도 가계와 기업 모두 감내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경제 주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금리 인상 기준점을 ‘1%포인트’로 제시했다. 통상 한은이 한 차례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4차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4일 기자들을 만나 “예상과 부합하는 결정이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9.10원으로 마감되면서 전날보다 1.60원 내렸다(원화가치 강세). 만약 한국에 투자된 외환 자금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회수됐다면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일단 급격한 자금 유출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며 “선제적 자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를 예의 주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얘기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조은아 / 세종=김준일 기자}
화훼 전복 농어가는 웃고, 한우 농가와 고급 식당은 아쉬워했다. 공직사회는 다시 한 번 바뀐 경조사비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1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통과시킨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개정안에 따른 반응은 업종별 온도차가 컸다. 12일 각 부처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에 따라 화훼 농가의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상한액을 각각 기존의 ‘3·5·10만 원’에서 ‘3·5(농축수산물 한정 10만 원)·5(화환 포함 10만 원)만 원’으로 바꿨다 이번 개정에 따라 축하 난(蘭)은 농축산물 선물로 인정돼 상한액 10만 원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5만 원이 한도였다. 이 때문에 인사 시즌 각 기업에서 자취를 감췄던 난이 이번 연말에 부활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조사에서도 화환을 보내면 별도 한도가 생긴다. 김영란법은 경조사비 상한액을 5만 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화환을 보내면 10만 원까지 인정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 경조사비 3만 원을 내고 경조화환 7만 원짜리를 보내는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가능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화훼 가격 하락세를 멈출 수 있는 방안”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환영했다. 어가(漁家)에서는 전복이 개정안의 ‘수혜 어종(魚種)’으로 꼽힌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시중에 팔리는 전복 선물세트의 94.9%가 5만∼10만 원이다. 그동안 전복 선물의 대부분이 청탁금지법 상한액에 걸렸지만, 이번에 대부분 한도 이내로 들어왔다. 반면 갈치(92.6%) 굴비(49.0%) 등은 여전히 10만 원 초과 선물세트가 많다. 음식물 한도가 여전히 3만 원에 묶이면서 식당 등에서는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외식업 운영자의 73.8%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며 “식사비 규정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1인당 금액이 보통 3만 원을 넘어서는 한우 식당, 횟집 등에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경조사비 한도가 10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공직사회 등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경제부처의 과장급 인사는 “10만 원이 기준이었을 때는 직장 내 경조사에서 보통 10만 원을 주고받았다”며 “내가 10만 원을 받았는데 앞으로 부하 직원 상(喪)에 5만 원만 내는 것도 겸연쩍은 상황”이라고 전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정민지 기자}
올해 10월까지 지난해보다 더 걷힌 세금이 21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경기 개선과 직결되는 부가가치세는 월간 기준으로는 9년 10개월 만에 최대치 증가를 나타냈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236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조2000억 원 늘었다. 목표한 세수(稅收) 대비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인 세수 진도율은 94.4%로 지난해 10월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올 초부터 시작된 세수 호조는 연말에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10월에는 부가가치세가 16조3000억 원 걷히면서 1년 전보다 2조5000억 원 늘었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2008년 1월(3조2000억 원) 이후 가장 높다. 10월까지 걷힌 부가가치세는 65조8000억 원으로 이미 올해 세수 목표를 넘어선 진도율 105.2%를 나타냈다.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이 팔릴 때마다 붙는 조세로 소비가 늘어나면 세수도 증가한다. 법인세 역시 10월까지 56조7000억 원을 거둬들이면서 진도율 99.0%를 나타냈다. 김영노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경기 흐름이 좋아지면서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등 소비와 경기를 반영하는 세목의 징수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81)과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74)이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가수 구창모 씨(63)와 탤런트 김혜선 씨(48·여)는 수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가 고액 체납자 리스트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2017년 신규 등재된 고액·상습 체납자 2만1403명의 명단을 인터넷 홈페이지()와 전국 세무서 게시판에 11일 공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까지 체납 세금 3억 원을 기준으로 명단을 공개했지만 올해부터는 기준을 2억 원으로 낮췄다. 이 때문에 올해 이름이 공개된 신규 체납자는 지난해 공개된 명단보다 4748명 늘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양도소득세 등 368억7300만 원을 내지 않아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올해 새로 추가된 개인 체납자 가운데 체납액이 세 번째로 많다. 양도세 등 5억7500만 원을 체납한 최원석 전 회장도 이번에 이름이 공개됐다. 국세청 당국자는 “고액 체납자라도 불복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면 체납자 리스트에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두 사람은 최근 세금 관련 소송이 끝나면서 명단 등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연예인 가운데는 구창모 씨와 김혜선 씨가 명단에 등재됐다. 구 씨는 양도세 등 3억8700만 원을, 김 씨는 종합소득세 등 4억700만 원을 체납했다. 국세청 측은 “모든 명단 공개 예정자에게 6개월 이상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공개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의 자녀 유섬나(51·여), 상나(49·여), 혁기 씨(45)는 올해 고액 체납자에 포함됐다. 이들은 유 전 회장의 재산을 상속하면서 체납된 증여세 등 115억4300만 원을 내지 않았다. 올해 공개된 체납자 가운데 가장 많은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은 유지양 전 효자건설 회장(56) 외 5인으로 상속세 등 446억8700만 원을 체납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유럽연합(EU)이 한국을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올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조만간 주한 EU대사를 만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기자들을 만나 “다음 주에 우리 측 실무책임자가 EU대사를 초치(招致·불러들임)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며 “기재부의 담당 국장도 현재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가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외국인 투자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를 문제 삼아 한국을 조세회피 블랙리스트 국가 명단에 올렸다. 김 부총리는 “우리 입장에서도 (EU에) 문제 제기할 것이 많고, 조만간 대처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세회피처 논란으로 인한 국가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가운데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EU가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17개국 가운데 한국은 인구(5120만 명),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GDP·1조9340억 달러) 등이 모두 1위로 나타났다. 인구 측면에서는 튀니지(1140만 명)와 아랍에미리트(UAE·610만 명)가 리스트 등재 국가 가운데 2, 3번째로 많았지만 각각 한국의 22%와 12%에 불과했다. GDP 역시 2위인 아랍에미리트가 한국의 34.7% 수준으로 집계됐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 2014년 A공공기관 채용 면접장에 들어간 면접자 C 씨는 속으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기관장인 B 씨는 물론이고 면접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같은 사(私)모임 소속 회원들이었기 때문이다. C 씨는 면접 이후 인사위원회 심의도 없이 해당 기관에 취업했다. #2. D공공기관은 3년 전인 2014년 1명을 채용하는 자리에 서류합격자 30명을 발표했다. 통상 서류합격자는 선발 인원의 2∼5배를 뽑는 것이 관례다. 채용 인원의 30배를 선발한 것도 문제였지만, D기관은 갑자기 서류합격 인원을 선발인원의 45배까지 더 늘렸다. 정부는 특정 인사를 합격시키기 위해 서류합격자 수를 임의로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공공기관 채용에서 전방위적인 비리가 발생해온 사실이 정부 조사로 확인됐다. 기관장이 특정인을 뽑기 위해 면접위원 구성부터 채용요건, 평가기준 등을 마음대로 조정하면서 ‘공사(公社)’가 아닌 ‘개인회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채용을 해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관장 맘대로, 나눠먹기 횡행한 채용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대책본부는 본부가 설치된 이후 그동안 조사한 중간점검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각 부처 산하 27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최근 5년 동안 이뤄진 전체 채용을 약 45일 동안 점검했고, 2234건의 문제 사례가 적발됐다. 대책본부는 이 중 143건은 각 부처에서 문책하도록 하고, 23건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대책본부 측은 “수사 의뢰 대상자엔 각 기관의 공공기관장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말했다. 채용비리의 대부분은 기관장의 인사 전횡에서 비롯됐다. 면접위원을 기관장이 합격 내정한 면접자에게 유리한 식으로 구성하는 방식이 가장 많았다. E기관은 채용 면접위원이 아닌 사람이 면접장에 들어가 선발 대상자 2명 가운데 1명에게만 질문을 던지고 질문을 받은 면접자만 채용했다. 공공기관 내부의 ‘끼리끼리’ 문화도 채용 비리를 키운 요인이다. 지난해 한 공공기관은 채용 정보를 외부 공개하지 않고 산하 협회 등 특정 홈페이지에만 공시했다. 해당 공공기관 전직 임원이 추천한 인사는 이 덕분에 ‘무혈입성’에 성공했다. 공공연한 채용점수 조작 사례도 적발됐다. 올해 한 공공기관은 선발하려는 지원자의 경력 점수가 경쟁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채용담당자가 나서 고득점 경쟁자의 점수를 낮추는 일이 벌어졌다.○ 채용비리 신고센터 상설 운영 정부는 이번 중간결과 발표 이후에도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문제가 크다고 본 19개 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관련 심층 조사에 나선다. 소관 부처뿐만 아니라 국무조정실과 경찰청까지 현장조사에 나선다. 또 행정안전부가 824개 지방 공공기관을 조사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2개 공직유관단체에서 채용비리가 이뤄졌는지를 점검한다. 정부는 앞으로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상설 운영해 내년에도 각 공공기관의 채용 문제를 파고들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에 드러난 문제를 종합 분석해 연말에 공공기관 채용제도 개선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를 공정사회로 만드는 데 큰 걸림돌이 되는 사항”이라며 “각 부처가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 채용비리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조사해 달라”고 당부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회가 내년 9월부터 지급할 아동수당 수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면서 ‘역차별’ 논란 등이 커지자 정치권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아동수당을 선별적 복지로 전환한 데 따른 일부 비판을 의식한 듯 “형평성 시비나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여당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지급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 통계청 소득 등이 아닌 새로운 기준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아동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득 상위 10% 가구에 한해 2019년 이후에도 자녀세액공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당초 모든 0∼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아동수당을 도입하면 해당 가구의 자녀세액공제를 없애려 했다. 하지만 일부 가구가 세액공제뿐 아니라 수당까지 받지 못하게 되자 당초 계획이 어그러졌다. 기재부는 내년 상반기 중 아동수당법이 제정돼 지급대상이 확정되면 자녀세액공제 적용대상을 바꾸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0∼5세 자녀를 둔 소득상위 10% 가구는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 대신 지금과 마찬가지로 자녀 한 명당 15만 원(셋째부터는 30만 원)을 공제받는다. 결국 아동수당을 못 받는 소득상위 10% 가구는 정부로부터 자녀 한 명당 연간 15만 원을, 나머지 90% 가구는 120만 원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보편적 복지도, 선별적 복지도 아닌 어정쩡한 정치적 타협이 됐다는 비판과 함께 아동수당의 원래 취지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들은 당초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라는 측면에서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아동수당을 도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20개국은 부모의 재산 및 소득과 상관없이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OECD는 “부모의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정부가 최소한의 양육비 지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아동수당은 출산율을 높이는 ‘저출산 대책’이기보다 아동을 위한 ‘보편적 복지정책’이자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 개념’이라고 강조해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당은 말 그대로 자산 조사를 전제로 하지 않고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주는 것”이라며 “아동수당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 최초의 수당이 될 것으로 봤는데, 소득 상위 10%가 제외되면서 수당이 아닌 ‘공적부조’가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복지 관련 학회에서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아동수당에 반대한다’는 서명운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학회에서는 경기대 사회복지대학원장 출신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도 서명에 참여해 달라는 e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소득 상위 10%를 가려내기 위해 엄청난 행정비용이 드는 점도 논란거리다. 소득 상위 10%는 소득과 재산을 합친 소득인정액을 토대로 정해진다. 매년 소득인정액이 달라지는 만큼 소득 상위 10%를 가려내는 데만 한 해 300억 원의 행정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영유아 부모들은 당초 계획대로 누구나 주는 것이었다면 내지 않아도 될 재산 관련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238만여 명에 이르는 영유아 가구 부모의 각종 증빙서류를 일일이 검증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복지부는 아동수당 도입 초기 약 1000명, 안정화 이후 500명 이상의 현장 검증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소득을 축소해 부정수급 시 이를 환수하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는 데 드는 비용이 이들에게 지급하는 아동수당보다 더 클 수 있다”며 “아동수당법안을 만들 때 다시 모든 영유아로 수급 대상을 넓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유럽연합(EU)이 한국을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하면 태평양 및 대서양의 소규모 섬나라가 대부분이라 단순한 경제적 손실이 아닌 국격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한국에 씌워진 ‘조세피난국’ 딱지를 떼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이 조세회피국이란 오명을 뒤집어쓰는 동안 대만, 태국, 터키 등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국가들은 EU와 세금제도 개편을 약속하면서 블랙리스트 지정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제대로 대처만 했어도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7일 EU 조세회피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이 EU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를 벗어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U는 연 1회 조세회피 리스트를 수정한다. 명단 갱신은 빨라야 2018년 상반기(1∼6월) 이후다. 기획재정부는 세계관세기구(WCO) 연차총회 참석차 이집트에 출장 간 이상율 관세국제조세정책관을 6일 벨기에 브뤼셀 EU본부로 보냈다. 하지만 기재부 측은 7일 오후까지도 “EU 책임자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다음 주에 열릴 한-EU 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한국의 생각을 설명할 계획이다. 국제조세 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설령 당국자를 만나 설명하더라도 이미 보고서를 확정해 발표한 EU가 한국 편의를 봐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EU는 미국 등 92개국을 ‘예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문제가 있는 조세 제도를 평가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은 외국인 투자 기업에 최장 5년 동안 법인세를 감면해 주는 외국인 투자 조세감면 제도가 ‘문제가 있는 조세제도’로 꼽혀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다. EU는 2018년 말까지 이 제도를 고치라고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문제가 미국, 중국, 일본에만 편중된 한국 경제외교의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기재부 본부에서 공식적으로 EU 관련 일을 맡고 있는 직원은 대외경제국 통상조정과 사무관 1명뿐이다. 그나마 북미 경제협력 등의 업무와 병행한다. 브뤼셀 주EU 한국대표부에 주재하는 재경관 1명이 대(對)EU 채널이지만 동향 및 정보보고 정도의 업무에 그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EU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경제 당국자가 없는 상태에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이번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EU의 이번 블랙리스트 등재가 부당하게 이뤄졌다면 한국이 EU와 접촉해 “명단에서 빼 달라”고 요청만 할 게 아니라 국제 사회에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한국과 함께 EU 조세회피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파나마는 이날 항의 차원에서 EU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마카오, 튀니지, 나미비아 등은 “EU의 결정이 편향적이며 재정 간섭”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박희창 기자}

#1. 중견기업 오너 A 씨는 회사가 갖고 있는 영업권을 해외 기업에 팔았다. 장부에는 수백억 원을 받은 것으로 적어놨지만, 실제로 오간 금액은 10배에 가까운 수천억 원에 달했다. A 씨는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거래 대금을 받은 뒤 국내로 몰래 송금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국세청은 세금 및 과징금 1000억 원가량을 추징하고 A 씨와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2. 중소기업 대표 B 씨는 해외지점을 설립했다. 해외에서 자원을 수입해 국내 기업에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에 따른 이익은 고스란히 버진아일랜드에 만든 B 씨 소유 페이퍼컴퍼니로 들어갔다. 지사를 설립한 회사는 아무 이익을 보지 못했다. B 씨는 조세 포탈과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등으로 300억 원대 추징을 당했다. 최근 소규모 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역외탈세에 대해 국세청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섰다. 역외탈세는 해외에 유령회사를 차리고 국내외로 자금을 교차 송금하는 등 수법이 복잡하고 탈세액이 커 과거에는 대기업과 대재산가 위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중소기업들도 탈세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잇따른 세무조사에도 역외탈세 규모가 줄어들지 않자 국세청은 ‘37명 동시 세무조사’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6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역외탈세 추징 규모는 역대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0월까지 187명을 조사해 1조1439억 원을 추징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037억 원) 추징 규모를 넘어섰다. 국세청은 지난해 228명을 조사해 1조3072억 원을 추징했다. 2012년과 비교할 경우 조사 대상자 수(12.9%)와 추징세액(58.3%)이 모두 늘어났다. 역외탈세 추징액이 매년 증가 추세지만, 급증하고 있는 국내 조세회피처 투자액과 비교하면 추징 증가 속도는 오히려 느린 편이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이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등 조세회피처 15곳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31억6890만 달러에 달한다. 4년 전인 2012년(13억840만 달러)과 비교하면 142% 증가한 규모다. 조세회피처로 향하는 모든 자금이 역외탈세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심스러운 자금의 증가 속도가 빠른 것만은 분명하다. 국세청은 지속적으로 역외탈세 조사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우선 ‘파라다이스 문건’을 추가 검증해 세무조사에 나선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영국령 버뮤다 소재 법무법인 ‘애플비’에서 찾아낸 이 문건에는 한국인 232명의 탈세 혐의가 들어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대부분 법인 명의지만 이들이 실제로 조세회피처에서 부당한 거래를 한 것이 있는지 검증해 문제가 있으면 바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입수할 수 있게 된 조세회피처의 다양한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역외탈세 조사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에 따라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등 100여 개국으로부터 한국인 금융소득 정보 등을 매년 제공받는다.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그동안 별도로 요청을 해야만 받을 수 있었던 세무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받게 된 만큼 그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에 받은 자료를 현재 분석하고 있는데 문제가 드러나는 경우엔 정밀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세청이 조세회피처를 통해 역외탈세를 한 정황이 있는 법인 및 개인 37명에 대한 동시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내 대기업과 사회 저명인사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6일 “외환거래 정보와 해외 재산보유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역외탈세 혐의가 짙은 37명을 골라냈다”며 “역외탈세는 국가 세원(稅源)을 잠식하는 국부 유출 행위인 만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는 최근 국제적으로 이슈가 된 ‘파라다이스 문건’에 이름이 오른 사람이 포함됐다. 파라다이스 문건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영국령 버뮤다 소재 법무법인 ‘애플비’에서 찾아낸 1340만 건 규모의 조세도피 관련 문건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이 명단에 들어 있어 논란이 됐다. 한국인은 해당 문건에 232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탈세 적발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228명을 역외탈세 혐의로 조사해 세금 및 과징금 등으로 1조3072억 원을 추징했다. 이 중 9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올해는 10월까지 1조1439억 원을 추징해 지난해보다 추징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60세가 돼 직장에서 퇴직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삶은 20년을 훌쩍 넘는다. 갓 태어난 아기는 평균 82세까지 살지만 일생 중 17년은 아픈 상태로 지내게 된다. 통계청이 5일 내놓은 ‘2016년 생명표’에 나타난 한국인의 평균적인 삶의 모습이다.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노년의 여생은 갈수록 길어진다. 하지만 그만큼 병을 앓는 기간도 늘어나면서 건강 측면에서 삶의 질은 오히려 퇴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단순하게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긴 여생을 보내는 ‘무병장수’가 고령화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금주·금연으로 남녀 수명 격차 ‘최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인 사람은 남성 82세, 여성 87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2.5년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22.5년을 더 산다는 의미로 1970년(12.7년)과 비교하면 지난 반세기 동안 노인의 삶이 10년 가까이 늘었다. 60세 여성의 기대여명은 27.2년으로 1970년(18.4년)보다 9년 가까이 오래 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0세였던 사람은 남성 80.4세, 여성 86.2세까지 살 것으로 전망됐다. 50세는 남성 81.1세, 여성 86.6세가 예상 수명이다. 생명표를 보면 남성 기대수명이 여성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지난해 출생한 남자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79.3년으로 10년 전보다 3.9년 늘었다. 여성은 지난해 태어났을 경우 평균 85.4년을 살 것으로 예상되면서 10년 전보다 3.3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태어난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는 6.1년으로 역대 최소치를 나타냈다. 1985년에는 같은 해 태어난 여성이 남성보다 8.6년이나 오래 살 것으로 예측될 만큼 격차가 컸다. 통계청 측은 “금주와 금연의 확산으로 간·폐질환이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남녀의 수명 격차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태어난 아동은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21.3%로 가장 높았다. 심장질환(11.8%), 뇌혈관질환(8.8%)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한국인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곳 가운데 여성 4위, 남성 15위였다. 여성은 일본(87.1세)이, 남성은 아이슬란드(81.2세)가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였다.○ 수명보다 아픈 기간이 더 빨리 늘어 기대수명은 늘어났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수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특히 평균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여성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12년 태어난 여성은 84.2세까지 살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가운데 66.5세까지만 건강하게 보낼 것으로 기대됐다. 17.7년은 병을 앓는 유병(有病) 기간으로 보내면서 건강한 기간이 전체 삶의 79.0%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태어난 여아는 기대수명이 85.4세로 늘지만 건강수명은 65.2세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유병 기간이 20년을 넘어서면서 일생 중 건강한 기간도 76.3%로 퇴보했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병을 앓는 기간이 짧아 지난해 태어난 남녀 신생아의 기대수명 격차는 6.1년이었지만 건강수명 격차는 0.5년에 불과했다. 건강한 상태로 지낼 수 있는 수명은 남녀 간 격차가 6개월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의료 발달에 따라 국민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며 “고령층을 중심으로 요양병원 등의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절대적인 기간이 늘어나면서 병을 앓는 유병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회는 정부가 8월에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대폭 수정해 5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비과세 한도 범위가 당초 정부안보다 크게 줄었다. 외국인 호텔숙박 세금 환급, 주식매수선택권 비과세 혜택 등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새로 포함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국회를 통과한 국세기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2017년도 세법 개정안 10개 목록을 공개했다. 당초 정부는 서민들의 재산 형성을 돕기 위해 ISA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200만→300만 원), 서민형(250만→500만 원), 농어민(200만→500만 원) 구분 없이 모두 늘릴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반형 ISA 비과세 한도는 현행 수준을 유지시켰다. 서민형과 농어민 ISA 역시 정부안보다 비과세 확대 범위가 100만 원씩 줄어든 400만 원이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여가고 있는 만큼 ISA에 주는 비과세 혜택을 조금씩만 늘려가는 것으로 국회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월세 세액공제 혜택 역시 당초 정부안보다 혜택이 줄었다. 정부는 연봉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에 대해 월세 세액공제를 현행 10%에서 2%포인트 늘린 12%까지 확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내용이 바뀌었다. 급여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정부안대로 12% 공제를 해 주지만, 연봉 5500만∼7000만 원 소득자는 현 수준인 10%까지만 공제해 주기로 결정했다. 대기업 일반 연구개발(R&D)비 세액공제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율 역시 정부는 30%로 정했지만 국회에서 25%로 축소됐다. 혜택 범위가 늘어난 개편안도 있다. 중소기업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 소득세의 경우 정부안에서는 중소기업 근로자만 50% 감면을 받을 수 있었지만, 국회 통과안에서는 연 매출 3000억 원 이하 중견기업 근로자도 30%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벤처기업 등이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요구해 온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비과세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새로 생겼다. 이번에 확정된 세법에 따라 벤처기업 임직원은 연간 2000만 원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얻더라도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내년 1년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국내 호텔에 숙박할 때 부가가치세 10%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새로 도입된 제도도 있다. 정부는 2019년까지 전체 차량의 50% 이상을 전기차로 보유한 중소기업에 소득세나 법인세를 감면해 줄 방침이었는데, 국회가 기간을 2020년까지로 연장했다. 전기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는 정부가 제출한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늘리고 기간도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세금을 내는 종교인 가운데 저소득 종교인의 근로사업 소득에 대해서는 근로자녀장려금이 적용된다. 근로자녀장려금은 일하는 저소득층에 대해 자녀 양육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탈세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탈세 제보를 한 사람에게 주는 포상금 한도를 기존 3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여야 간의 뜨거운 쟁점사안이었던 법인세와 소득세 개정안은 4일 여야 합의 내용대로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인세의 경우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25% 세율을 적용하려던 정부안 대신, 과표 3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25%의 최고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과표구간 3억∼5억 원은 40% △5억 원 초과는 42%로 각각 2%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재부는 “이번에 개정된 세법개정안은 대부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60세가 돼 직장에서 퇴직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삶은 20년을 훌쩍 넘는다. 갓 태어난 아기는 평균 82세까지 살지만 일생 중 17년은 아픈 상태로 지내게 된다. 통계청이 5일 내놓은 ‘2016년 생명표’에 나타난 한국인의 평균적인 삶의 모습이다.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노년의 여생은 갈수록 길어진다. 하지만 그만큼 병을 앓는 기간도 늘어나면서 건강 측면에서 삶의 질은 오히려 퇴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단순하게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긴 여생을 보내는 ‘무병장수’가 고령화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 금주 금연으로 남녀 수명 격차 ‘최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인 사람은 남성 82세, 여성 87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2.5년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22.5년을 더 산다는 의미로 1970년(12.7년)과 비교하면 지난 반세기 동안 노인의 삶이 10년 가까이 늘었다. 60세 여성의 기대여명은 27.2년으로 1970년(18.4세)보다 9년 가까이 오래 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0세였던 사람은 남성 80.4세, 여성 86.2세까지 살 것으로 전망됐다. 50세는 남성 81.1세, 여성 86.6세가 예상 수명이다. 나이가 들수록 어렸을 때 생길 수 있는 사망 위험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기대여명을 합친 기대수명이 젊은 사람보다 늘어나게 된다. 생명표를 보면 남성 기대수명이 여성보다 증가 속도가 빨랐다. 지난해 출생한 남자 신생아의 기대수명은 79.3년으로 10년 전보다 3.9년 늘었다. 여성은 지난해 태어났을 경우 평균 85.4년을 살 것으로 예상되면서 10년 전보다 3.3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태어난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이는 6.1년으로 역대 최소치를 나타냈다. 1985년에는 같은 해 태어난 여성이 남성보다 8.6년이나 오래 살 것으로 예측될 만큼 격차가 컸다. 통계청 측은 “금주와 금연의 확산으로 간·폐질환이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남녀의 수명 격차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인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곳 가운데 여성 4위, 남성 15위였다. 여성은 일본(87.1세), 남성은 아이슬란드(81.2세)가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였다. ● 수명보다 아픈 기간이 더 빨리 늘어 기대수명은 늘어났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수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특히 평균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여성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12년 태어난 여성은 84.2세까지 살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가운데 66.5세까지만 건강하게 보낼 것으로 기대됐다. 17.7년은 병을 앓는 유병(有病)기간으로 보내면서 건강한 기간이 전체 삶의 79.0%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태어난 여아는 기대 수명이 85.4세로 늘지만 건강 수명은 65.2세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유병 기간이 20년을 넘어서면서 일생 중 건강한 기간도 76.3%로 퇴보했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병을 앓는 기간이 짧아 지난해 태어난 남녀 신생아의 기대수명 격차는 6.1년이었지만 건강수명 격차는 0.5년에 불과했다. 건강한 상태로 지낼 수 있는 수명은 남녀간의 격차가 6개월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의료 발달에 따라 국민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 상태는 좋아지고 있다”며 “고령층을 중심으로 요양병원 등의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절대적인 기간이 늘어나면서 병을 앓는 유병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내년 1월 1일자로 연구원 내 비정규직 32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경제인문사회 부문 출연연구기관이 비정규직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것은 KIEP가 처음이다. KIEP는 10월 30일 국무조정실이 경제인문사회 출연연구원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공개하자 회사 내부에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세웠다. 이후 지난달 27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내년 1월 1일자로 정규직 전환 인사발령을 냈다. KIEP 측은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 전환 결정은 공공 부문에서 몇 안 되는 사례”라며 “직원 사기 진작과 우수 인력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018년 12월 4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같이 (예산 관련 여야 3당 잠정 합의문에) 서명을 했습니다.” 4일 오후 4시 50분 국회 의원회관 737호실 앞. 오전 10시 반부터 7시간 가까이 닫혀 있던 우 원내대표실의 문이 열리고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손에 합의문을 쥔 채 나타났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2일)을 이틀 넘긴 여야가 극적 타결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합의 사항을 듣던 취재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합의 날짜를 올해가 아닌 ‘2018년’으로 잘못 기재한 문안을 우 원내대표가 그대로 읽어 내려간 것이다. 실무자가 작성한 초안의 오타를 검토할 겨를도 없을 만큼 합의에서 발표까지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 국민의당 태도 변화에 한국당 ‘한국당 패싱’ 오전만 해도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법정시한 내 처리가 불발된 뒤 여야는 전날 공식 협상을 멈춘 채 ‘냉각기’를 가졌다. 다만 우 원내대표가 김 원내대표와 여의도 한 호텔에서 따로 조찬 회동을 하는 가운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나왔다. 우 원내대표는 오전 10시 반으로 예정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여야는 의원회관의 우 원내대표 사무실에서 협상에 공을 들였다. 점심으로 도시락이 들어가며 ‘마라톤협상’이 이어졌다. 오후 2시 40분경에는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이 속속 입장해 협상이 ‘2+2+2’ 회동으로 전격 확대됐다. 이때부터 협상장 주변에선 “오늘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후 4시가 되자 여야가 합의문을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50분 뒤 모습을 드러낸 3당 원내대표는 여덟 가지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다만 정 원내대표의 표정은 시종 굳어 있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조’로 타협안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은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당 설득에 주력해 왔다. 호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도 국민의당 의견이 적지 않게 반영됐다. 한국당에선 ‘한국당 패싱’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 최저임금, 공무원 증원 등 정부 여당 ‘선방’ 예산안 협상의 발목을 잡았던 핵심 쟁점에선 정부 여당의 주장이 상당 부분 관철됐다. 국민의당이 주요 고비마다 여당의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은 정부 원안(2조9707억 원)대로 반영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7530원)이 16.4%나 대폭 인상되면서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예산이다. 2019년 이후엔 정부가 임금을 직접 지원해선 안 된다는 야당의 주장도 사실상 관철시키지 못했다. 공무원 증원 수는 정부 원안인 1만2221명에서 9475명으로 다소 줄었다.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은 ‘1만 명’을 마지노선으로 고집했으나 국민의당은 9000명을, 한국당은 7000명을 주장했다. 결국 국민의당 타협안으로 수렴된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저는 8자든 9자든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무원 증원 수를) 흥정하듯이 정했는데 정말 부끄러운 숫자”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주장이 관철된 부분은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연금 인상 시기를 내년 6·13 지방선거 이후인 9월로 미룬 것이다. 여야 합의문에는 내년도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고,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기업에 이를 적용하는 내용이 반영됐다. 정부 원안 기준이던 과표 2000억 원 초과 기업보다는 적용 대상이 다소 줄었다. 여야 합의대로 최고세율이 인상되면 올해보다 법인세를 더 내야 하는 기업은 77곳, 추가세수 규모는 2조300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 원내대표는 “법인세가 가장 첨예한 문제인데, 잠정 합의문에는 유보로 돼 있지만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여야는 소득세 인상안에 대해선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표 5억 원 초과자에게 적용되는 소득세 최고세율(40%)이 42%로 2%포인트 오른다. 홍수영 gaea@donga.com·장관석 / 세종=박재명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2018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타결이 무산된 직후 이례적으로 약식 기자 브리핑을 열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직원들이 예산 처리 날짜를 염두에 두고 컴퓨터에 걸어 놓은 비밀번호까지 1202로 정했는데 결국 불발됐다”며 “(직원들에게) 눈물이 날 정도로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기재부는 지난달부터 예산실과 세제실 위주로 전체 본부직원(약 1200명)의 25%가 넘는 300여 명의 직원이 국회 인근에 상주하면서 예산안 통과를 위한 국회 설득 작업을 벌여 왔다. 새벽까지 근무하던 기재부 직원들은 출장비 한도를 맞추기 위해 물가가 비싼 여의도를 벗어나 영등포 등지의 숙소에서 쉬는 일도 적지 않았다. 김 부총리는 “저나 차관, 실장 등이 물 위에 떠서 움직인다면 직원들은 물 아래 오리발처럼 이를 떠받치며 근무해 왔다”며 “직원들의 노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 당국자는 “올해는 정권 교체 첫해라 예산 심의 속도가 예년보다 더뎠다”며 “예상한 일이지만 막상 처리가 되지 않으니 더 허탈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예산안 처리 불발 이후 ‘1202’로 해 놓은 컴퓨터 비밀번호를 다른 번호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