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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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자입니다.

asap@donga.com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미국/북미35%
인사일반13%
중국10%
유럽/EU8%
국제정세8%
일본8%
국제일반8%
국제정치5%
국제경제5%
산업0%
  • 이軍 “가자시티 심장부서 하마스와 전투중”

    이스라엘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일시적 교전 중단 요구에도 가자지구 내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전후 가자에 대한 “무기한 안보 책임”을 언급하며 일시적 점령을 시사한 데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마이웨이’가 강화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방송 연설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도 “지구 내 하마스 목표물 1만4000곳 이상을 타격했고 땅굴 입구 100곳 이상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앞서 야론 핀켈만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 사령관은 가자지구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가자시티의 심장부에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8일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 최대 규모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700m 앞까지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휘본부가 있다고 지목한 장소다. 시가전을 앞두고 이스라엘군은 4시간 동안 가자지구 북부 민간인들에게 대피로를 열어 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잠시 동안의 전술적 중단(tactical little pauses)’이라고 표현했다. 인도적 목적을 위한 미국의 ‘일시적 교전 중지’ 요구를 매우 좁게 받아들인 것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일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가 인질 10∼15명을 석방하고 인질 명단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사흘간 교전 중지를 제안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가자 재점령과 인도적 교전 중단 등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정치적 성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항상 같은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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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에 남을 몰락”… 공유 사무실 ‘위워크’ 美서 파산신청

    공유사무실 업계의 총아로 불리며 한때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약 63조 원)에 달했던 ‘위워크’가 거듭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6일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 근무가 급증하며 사무실 수요가 줄어든 데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각종 비용 부담까지 급증한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역사에 남을 몰락”이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장’만 좇아온 밴처캐피털 업계의 그림자가 드러났다”고 평했다. 위워크에 거액을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도 상당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누적 투자액은 169억 달러(약 22조15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관련 업계의 불안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위워크는 파산보호 신청 문서에서 약 186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했다고 공개했다. 올 6월 기준 위워크가 지불해야 하는 임차료와 이자 또한 연 27억 달러로 연 매출의 80%에 육박한다. 통상 ‘챕터 11’로 불리는 파산보호는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며 해당 기업의 채무 이행을 일시 중지하고 자산 매각 등에 나서는 절차다. 2010년 설립된 위워크는 전 세계 스타트업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스타트업에 단기 계약으로 공유사무실을 빌려주는 것 외에도 입주사 간 네트워킹 행사나 운동 수업을 개최하고 무료 맥주와 음료 등을 제공했다. 위워크는 단순한 공간 공유 기업을 넘어 입주 고객의 근무 데이터를 철저히 수집해 분석하는 정보기술(IT) 회사라고도 주장했다. 기업공개(IPO) 직전인 2019년 1월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에 달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IPO와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업 구조가 부실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남의 돈을 빌려 세계 주요 도시 곳곳에 공격적으로 지점을 냈는데 매출보다 지출이 2배 이상 컸음에도 덩치 키우기에만 집착한 탓이다. 창업자 애덤 뉴먼의 행태도 기업가치와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안겼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위워크에 임대하고, 각종 기행에 회삿돈을 유용해 IPO 준비가 한창이던 2019년 9월 쫓겨났다. 결국 IPO는 무산됐다. 이 와중에 발발한 코로나19는 치명타를 안겼다. 대부분의 지점에서 건물주와 장기 계약을 맺은 탓에 지점을 서둘러 줄이는 식의 신속 대응이 어려웠다. 이후 세계 각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임차료와 이자 등 고정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파산보호 신청은 미국과 캐나다 지점에만 적용된다. 위워크는 세계 각지에 지점 700곳을 두고 있고 약 절반이 미국과 캐나다에 있다. 국내 지점은 19개다. 위워크는 데이비드 톨리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7일 국내 입주사에 국문 이메일을 보내 “파산보호 신청을 통한 기업회생 절차는 한국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운영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워크에 입주한 한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본사가 경영난에 빠진 만큼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우려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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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 장악뒤… 사우디軍 주축으로 한 국제평화유지군 주둔”

    “우리는 하마스가 패배한 후 이어져야 할 조치에 대해 (중동) 지역 전체 및 그 이상으로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통치를 위한 다자간 세력 창설 논의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지난달 7일(현지 시간) 중동전쟁 개전 이후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을 네 차례, 중동 국가를 두 차례 찾았다. 레바논 총리,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외교장관 및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을 두루 만났다. 그는 특히 “이번에는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보를 위한 조건을 설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강도를 더해 가면서 하마스가 군사력을 잃은 이후 가자지구, 즉 ‘포스트 하마스’ 구상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전쟁 직후 우려되는 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1일 “사우디군 주축 국제평화유지군의 가자지구 주둔 방안을 미국과 이스라엘, 중동 주요국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도정부 설립 혹은 위임 통치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미국도 ‘두 국가 해법’이라는 방향성만 강조하고 있다. ‘두 국가 해법’은 1993년 오슬로 협정에서 공인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한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두 민족을 위한 두 국가 수립이 지속적인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할 세력으로는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거론된다. 그러나 PA가 오랜 부패와 행정력 부재로 민심을 잃은 상황이라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은 PA를 개혁한 뒤 가자지구 통치권을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을 차악으로 보지만 (그를 대체하는) 파트너가 될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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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습 현장 참혹… 죽을 위기 수차례 넘겼다”, 라파 검문소로 탈출 외국인들 안도의 한숨

    “지금은 너무 지쳐서 아무 말도 안 나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한 달 가까이 갇혀 있다가 1일 외부와 연결된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빠져나온 호주인 A 씨는 탈출 직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보낸 e메일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이 국경이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A 씨는 “25일간 생사를 오가는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고 했다. 가자 출신 호주 국적자인 A 씨는 올 9월 가자 북부에 있는 고향에 갔다. 12년 만의 고향길이었다. 7, 10세 두 자녀도 동행해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났다. 하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며 발이 묶였다.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 전역에 대피령을 내렸지만 휘발유를 구할 수 없어 A 씨 가족은 움직일 수 없었다. 며칠 뒤 불과 100m 거리에 있는 4층 아파트가 공습을 받아 흔적도 없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일가족은 일단 도보로 피란길에 나섰다. 수소문 끝에 겨우 택시를 구해 처가가 있는 남부 국경도시 라파에 도착했다. 라파 역시 연료와 식량, 식수가 바닥나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남부 국경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A 씨는 “장인이 공습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홀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가족들이 먹을 식료품을 배급받아 오곤 했다”고 했다. 전기와 통신이 제한돼 외부와의 소통도 어려워졌다. A 씨는 지난달 20일 인터뷰에서 “(외부와 통신이 끊길 거란) 불안이 크다”면서 “동네 사람들과 하루 한 시간씩 발전기를 돌려 스마트폰과 노트북 충전에만 전기를 썼다”고 공개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일 역시 라파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빠져나온 한국인 B 씨 또한 대사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가족의 가자지구 탈출을 도와준 한국 정부와 대사관에 눈물 나게 고맙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출신 남편을 둔 그는 남편, 세 자녀와 함께 천신만고 끝에 가자지구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일가족 5명의 국적은 모두 한국이다. 그는 “전쟁 발발 후 외국 국적자의 탈출은 가능하다는 말이 많아 희망을 가졌지만 탈출 직전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B 씨처럼 가자지구를 빠져나온 교민들은 이집트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당국이 탈출자 속에 하마스 대원이 섞여 있을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이들이 오래 이집트에 머무는 것을 경계하는 탓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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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 난민촌 공습 최소 50명 사망… 美 “전투중단 검토할 때”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최대 규모 난민촌을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과 휴전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우리에겐 중요한 공격 작전이었다. 하마스 군 사령관과 다수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며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휴전은 정답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미국도 “인도주의적 일시 전투 중단(humanitarian pauses)은 가치가 있다”고 밝혔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재차 급파하기로 했다. 미국의 개입과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 25일 만에 처음으로 외국 국적자와 중상자에 대한 가자지구 밖 피란길도 열렸다.● 이 “필요한 공격” vs 주변국 “민간인 학살”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자발리아 난민 캠프 주택가에 F-16 전투기에서 미사일 7, 8발 가량이 투하됐다. 외신들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50명이 숨졌고 추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폭격 주변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는 약 11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캠프 8곳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 “필요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400여 명을 살해한 하마스의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제거했으며 다수의 하마스 테러리스트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민간 건물들을 장악해 은신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하마스 지휘관이 은신한 지하터널 주변 빈 공간을 타격했으나 터널이 붕괴해 인근 건물의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난민 캠프 내 군 지휘관의 존재를 부인하며 “민간인, 어린이, 여성을 학살한 끔찍한 범죄”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주변 중동 국가들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카타르 외교부는 “이번 공격은 민간인을 향한 학살이며 (카타르 등의) 중재 시도를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도 “무차별 공격은 돌이키지 못할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인질 구출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해 전투 중단을 검토할 때다. 이는 양측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사태 진화를 위해 3일 블링컨 장관을 다시 이스라엘에 급파한다. 전쟁 발발 후 지난달 11일, 16일에 이은 세 번째 방문이다. 영국, 캐나다 등도 일시 휴전을 촉구했다. ● 전쟁 격화 속 처음 열린 ‘외부 피란길’하마스는 1일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자발리아 대학살로 외국 여권 소지자 3명을 포함해 7명의 인질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는 않아 반(反)이스라엘 여론 확산을 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로 민간인 피해 우려가 커지자 가자지구에 있던 외국인과 중상 환자에 한해 이집트로 떠날 수 있도록 이날 오후 라파 국경검문소가 개방됐다. 가자지구 밖으로 나오는 유일한 통로다. 이에 따라 외국인 등 400명과 환자 90여 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구호 차량의 통행은 이뤄졌지만 사람이 빠져나온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 이집트, 이스라엘, 하마스 간 이번 합의를 중재했다. 다만 이는 미국 등이 언급한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를 위한 일시 휴전’과는 다르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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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총통선거 후보 신변보호 부대 창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가 두 달 반 정도 남은 가운데 다음 달 9일부터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이 총통 후보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특수부대를 가동하기로 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대선 구도가 친중(親中) 성향과 반중(反中) 성향으로 갈려 있고,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 또한 끊이지 않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29일 국가안전국은 “총통 및 부총통 후보들을 경호하는 특수부대 ‘유닛8’이 다음 달 9일 창설식을 가지고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약 220명의 대원을 보유한 ‘유닛8’은 3개 활동팀과 1개 예비팀으로 구성된다. 국가안전국은 올 6월부터 이 부대 창설을 준비했고 8월 군경 합동으로 실탄 사격, 무인기(드론) 대응 등의 훈련도 했다. 총통 선거에 도전 의사를 밝힌 주요 후보는 총 4명이다. 27일 타이완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4) 후보 겸 부총통이 31.6%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64) 후보가 22.8%,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66) 후보는 19.8%를 얻었다. 무소속인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郭臺銘·73) 후보는 8.7%를 기록했고 16.8%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총통 선거에 출마하려면 다음 달 20∼24일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현재 커 후보와 허우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후보 등록 직전 단일화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라이 후보와 양자 대결을 벌였을 때를 가정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쉽사리 최종 승자를 내다보기 어렵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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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총리 “전쟁 2단계 돌입”… 지상전 사실상 시작

    이스라엘이 27일(현지 시간) 밤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개전 이후 최대 폭격을 가하며 작전을 벌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이 2단계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전면전’ 등의 표현을 피했지만 사실상 하마스와의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의 ‘2단계’ 전환을 선언하며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정부를 파괴하고 인질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길고 어렵겠지만 우린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보병·기갑·공병부대와 포병이 가자지구 북부에 주둔 중이고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첫 ‘제한적 지상작전’ 실시 사실을 공개하며 작전을 마친 부대를 철수시켰을 때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전 전환 첫날인 27일에는 하마스 땅굴과 벙커 등 약 150곳을 폭격으로 파괴하고, 하마스의 공중전을 맡던 잇삼 아부 루크베흐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8일에는 하마스 지휘소, 대전차 유도탄 발사 원점 등 450곳을 더 타격하며 지상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중동 전역에는 확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는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의 미군기지 공격이나 참전 가능성에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이스라엘 “첫 타깃은 하마스 480km 땅굴”… 터널-벙커 600곳 맹폭 환기시설 갖춰 수개월 생활 가능최근엔 지휘소-의무실 등 시설 개선이스라엘 인질 일부 터널에 억류가족들 ‘인간 방패 내세울까’ 발동동 “하마스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의 지하도시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을 개시한 가운데 이들의 첫 번째 목표는 하마스가 건설한 지하 터널인 ‘가자 메트로(Gaza Metro)’를 파괴하는 것이다. ‘하마스의 지하철’ ‘미니 신도시급’으로 불리는 이 터널은 총길이가 약 480km로 서울 지하철의 1.5배로 알려졌다. 깊이도 30, 40m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곳곳에 미로처럼 건설된 이 지하 터널을 무력화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시가전을 수행할 수 없고 인명 피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선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를 차려 사실상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격적인 지상전 개시로 하마스에 붙잡힌 다국적 민간인 인질의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커졌다.● 환기-통신망 갖춰 수개월간 생활 가능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한 첫날인 27일(현지 시간) 밤 전폭기로 지하 목표물 약 150곳을 공습했다. 이 공습은 지하 터널과 벙커 파괴를 노렸다. 다음 단계 작전에 들어가기 앞서 하마스가 매복 공격에 활용할 터널을 제거하는 게 1순위였다는 얘기다. 다음 날에는 하마스 지휘소 등 450곳을 더 타격했다. 28일 영국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치권을 팔레스타인 측에 인계한 2005년부터 가자지구 곳곳에 지하철 노선처럼 복잡하게 얽힌 지하 터널, 즉 ‘가자 메트로’를 구축했다. 특히 최근에는 콘크리트 내벽을 세우고 무기고, 지휘소, 의무실, 군(軍) 통신망, 환기 체계를 갖추는 등 터널 고도화 작업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지하에서도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다. 주(主) 터널은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할 정도다. 개당 건설 비용은 최소 300만 달러(약 45억 원)로 추정된다. 이 터널을 이용하면 이스라엘, 이집트 등으로 언제든 침투할 수 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하마스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지하 테러도시에서 뿌리 뽑는 것”이라며 터널을 무력화해야 이스라엘에 승산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최대 규모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를 숨겨두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자지구 주요 시설을 파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가 이 병원 입구를 통하지 않고 터널을 통해 지휘본부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여러 개 뚫어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상전이 수개월에서 1년까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이 인명 피해가 큰 전면적 작전 대신 지하 터널 등 가자지구를 정리하며 하마스 숨통을 서서히 조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영국 BBC 방송의 제러미 보언 인터내셔널 에디터는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역을 한 조각씩 치우고(clear slice by slice)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상전에 속 타는 인질 가족 이스라엘군은 28일 기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230명으로 집계했다. 이 중 약 50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 가족을 대표하는 ‘인질과 실종자 가족 포럼’은 “인질의 생명이 이스라엘군의 맹폭과 지상군 투입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지상전 와중에도 인질 석방을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측은 인질과 이스라엘 감옥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맞교환하자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수감자는 6630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움직이려는 심리적 테러”라고 일축했다.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대부분이 무장단체 대원이거나 동조자이며 이들을 풀어주면 추가 공격을 돕는 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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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의 마지막 경쟁자, “하늘이 보고있다” 말 남기고 떠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1·2기(2013∼2023년) 중국공산당 서열 2위였던 리커창(李克强) 전 국무원(정부) 총리가 27일 갑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세. 중국중앙(CC)TV는 이날 “상하이에서 휴식하던 리커창 동지에게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병했다”면서 “구조대원들이 전력을 다했지만 27일 0시 10분 숨졌다”고 전했다.● 시 주석 ‘마지막 경쟁자’ 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의 마지막 경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리 전 총리 이후 중국 핵심 권부 인사 누구도 시 주석에게 쓴소리를 못 했다. 리 전 총리는 2012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잇는 최고지도자 자리를 두고 시 주석과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밀렸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정치·외교·국방을 맡고 총리가 경제를 총괄하는 권력 분점 체제는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며 무색해졌다. 이후 10년간 리 전 총리는 자유시장 경제를 강조했지만 시 주석은 공산당이 앞장서는 사회주의 통제경제를 주장하며 갈등이 축적됐다. 권력과 영향력은 차츰 소멸됐지만 리 전 총리는 소신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 빈곤층 6억 명’ 발언과 ‘노점 경제 활성화’ 주장이 대표적이다. 리 전 총리는 2020년 5월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6억 명 월 수입은 1000위안(약 17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해 중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시 주석은 “2015년 5600만 명에 달한 절대빈곤 인구를 2019년 550만 명까지 줄였다”면서 “2020년까지 0명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할 때였다.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었다. 그해 6월에는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노점상을 전면 허용하는 ‘노점 경제’를 주장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거의 중단되고 방역이 최우선시되면서 그의 권한과 역할도 사라졌다. 한때 ‘미래의 태양’이라 불리며 ‘제5세대 지도부는 시진핑-리커창 쌍두마차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유령 총리’로 전락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중국 역대 최약체 총리”라면서 “하지만 그의 문제는 무능력(incompetence)이 아니라 무기력(impotence)에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유령 총리’로 전락 리 전 총리는 1955년 7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출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수재였다. 문화대혁명 직후 1977년 대입 시험이 부활하자 29 대 1의 경쟁을 뚫고 베이징(北京)대 법학과에 합격해 성적이 가장 좋은 1반에 들어갔다. 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해 동기이자 미국으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 왕쥔타오(王軍濤) 등과도 친했다. 하지만 “정치적 야심을 위해 베이징대 민주화운동을 붕괴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리 전 총리는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1985년 쓴 ‘중국 경제의 3원 구조를 논한다’는 중국 경제학계 최고상인 ‘쑨예팡(孫冶方) 경제과학상 논문상’을 받았다. 부인 청훙(程虹) 여사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을 전공한 영문학자로 두 사람은 평소 영어로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극강(克强)이라는 이름에 빗대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以柔克强·이유극강)’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후 전 주석의 석연찮은 퇴장과 ‘리틀 후’ 리 전 총리의 죽음으로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리 전 총리가 퇴임 5개월여 만에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찾았을 때 중국 관광객들이 환호했던 것은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27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침통한 마음으로 애도한다” “인민은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것” “왜 위대한 사람이 일찍 가는가” 같은 추모 글이 50만 건 넘게 올랐다. 그는 올 3월 퇴임하면서 국무원 직원 800여 명에게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고 했다. 무소불위 시 주석의 권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부는 27일 “한국의 가까운 친구로서 한중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를 표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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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외교수장 이례적 연이틀 회담… “대화로 갈등 줄여야”

    미국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 대응 등을 논의했다. 미중 외교 당국은 두 사람이 27일에도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양국 외교수장의 이틀 연속 회담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이 끝난 후 성명을 내고 “(이번 회담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양측은 이견을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하며 다양한 양자, 지역, 글로벌 이슈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양측은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중 관계와 공동 관심 문제를 심도 있게 교환했다”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양국 대응과 함께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대(對)중국 규제와 이에 자원 무기화로 맞서는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 문제를 비롯한 전략 경쟁, 대만해협 문제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을 미국에서 맞이해 매우 기쁘다. 앞으로 며칠간의 건설적 대화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 두 대국은 이견과 갈등이 있지만 중요한 공통 이익과 함께 대응할 도전도 있다”며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물론 깊고 포괄적으로 대화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판을 막으며 호혜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장관(왕 부장) 발언에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왕 부장은 28일까지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 6월 블링컨 장관이 방중했을 때도 예고 없이 시 주석과 면담한 바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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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외교수장, 이례적 이틀 연속 회담…美 “이견 협력모색” 中 “깊은 의견 교환”

    미국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 대응 등을 논의했다. 미중 외교 당국은 두 사람이 27일에도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양국 외교수장의 이틀 연속 회담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이 끝난 후 성명을 내고 “(이번 회담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양측은 이견을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하며 다양한 양자, 지역, 글로벌 이슈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양측은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중 관계와 공동 관심 문제를 심도있게 교환했다”고 말했다.회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양국 대응과 함께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대(對)중국 규제와 이에 자원 무기화로 맞서는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 문제를 비롯한 전략 경쟁, 대만해협 문제 등이 논의 됐을 것으로 보인다.또 다음 달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이날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을 미국에서 맞이해 매우 기쁘다. 앞으로 며칠 간의 건설적 대화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 두 대국은 이견과 갈등이 있지만 중요한 공통 이익과 함께 대응할 도전도 있다”며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물론 깊고 포괄적으로 대화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판을 막으며 호혜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장관(왕 부장) 발언에 동의한다”고 화답했다.왕 부장은 28일까지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 6월 블링컨 장관이 방중했을 때도 예고 없이 시 주석과 면담한 바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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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마지막 경쟁자’ 리커창 前총리 사망…“하늘이 보고 있다” 쓴소리-소신행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1·2기(2013~2023년) 중국공산당 서열 2위였던 리커창(李克强) 전 국무원(정부) 총리가 27일 갑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세.중국중앙(CC)TV는 이날 “상하이에서 휴식을 취하던 리커창 동지에게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병했다”면서 “즉시 구조대원들이 전력을 다해 구호작업을 펼쳤지만 실패해 27일 오전 0시 10분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 ‘마지막 경쟁자’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의 마지막 경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리 전 총리 이후 중국 핵심 권부에 속한 누구도 시 주석에 대해 쓴 소리를 한 적이 없다. 리 전 총리는 2012년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잇는 최고지도자 자리를 두고 시 주석과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결국 밀렸다.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정치·외교·국방을 맡고 총리가 경제를 총괄하는 권력 분점 시스템은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며 무색해졌다. 그 10년간 리 전 총리는 자유시장 경제를 강조했지만 시 주석은 공산당이 전면에 서는 사회주의 통제경제를 주장하며 갈등이 축적됐다.자신의 권력이 차츰 소멸돼 갔지만 리 전 총리는 소신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 빈곤층 6억 명’ 발언과 ‘노점 경제 활성화’ 주장이 대표적이다.리 전 총리는 2020년 5월 기자회견에서 중국 빈곤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인 6억 명 월수입은 1000위안(약 17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해 중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시 주석은 “2015년 5600만 명에 달한 절대빈곤 인구를 2019년에 550만 명까지 줄였다”면서 “2020년까지 0명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할 때였다. 리 전 총리가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었다.리 전 총리는 그해 6월에는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노점상을 전면 허용하는 ‘노점 경제’를 주장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거의 중단되고 방역이 최우선시 되면서 그의 권한과 역할도 사라졌다. 한때 ‘미래의 태양’이라 불리며 ‘제5세대 지도부는 시진핑-리커창의 쌍두마차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던 그는 ‘유령 총리’로 전락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중국 역대 최약체 총리”라면서 “하지만 그의 문제는 무능력(incompetence)이 아니라 무기력(impotence)에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유령 총리’로 전락리 전 총리는 1955년 7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출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수재였다. 1968년 들어간 허페이 바중(八中)은 4년제 대학 진학률이 80% 이상인 명문이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1977년 대입 시험이 부활하자 경쟁률 29 대 1을 뚫고 베이징(北京)대 법학과에 합격해 가장 성적이 좋은 1반에 들어갔다. 공부뿐 아니라 학생회 활동동 열심히 해 동기이자 미국으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 왕쥔타오(王軍濤) 등과도 친했다. 하지만 “정치적 야심을 위해 베이징대 민주화운동을 붕괴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리 전 총리는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1985년 쓴 ‘중국 경제의 3원 구조를 논한다’는 중국 경제학계 최고상인 ‘쑨예팡(孫冶方) 경제과학상 논문상’을 받았다. 부인 청훙(程虹) 여사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을 전공한 영문학자로 두 사람은 평소 영어로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일부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극강(克强)이라는 이름에 빗대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以柔克强·이유극강)’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후 전 주석의 석연찮은 퇴장과 ‘리틀 후’ 리 전 총리의 죽음으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달 리 전 총리가 퇴임 5개월여 만에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찾았을 때 중국 관광객들이 환호했던 것은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27일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微博)에는 “침통한 마음으로 애도한다” “인민은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것” “왜 위대한 사람이 일찍 가는가” 같은 추모 글이 50만 건 넘게 올랐다.그는 올 3월 퇴임하면서 국무원 직원 800여 명에게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고 했다. 무소불위 시 주석 권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정부는 27일 “한국의 가까운 친구로서 한중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를 표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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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환청질환 총기강사 난사에 22명 사망”… 메인州, 정부 허락 없이 총기 보유 가능

    《미국 북동부 메인주의 소도시 루이스턴에서 25일(현지 시간) 저녁 40세 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식당, 볼링장 등에서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20명 안팎이 숨졌다. 당국은 퇴역 군인이며 정신건강시설 수용 이력 등이 있는 로버트 카드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25일 오후 6시 56분경(현지 시간) 미국 북동부 메인주의 인구 3만8000여 명 소도시 루이스턴 시내 한 볼링장에서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갈색 후드티와 청바지 차림의 남성은 사람들을 향해 고성능 반자동 소총을 난사한 뒤 볼링장을 빠져나갔다. 이후 약 7km 떨어진 대형 바비큐 식당에서 또 총격을 가했다. 백인 남성 로버트 카드(40)로 추정되는 범인의 이날 무차별 총기 난사로 최대 22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16명, NBC방송은 15∼20명이 숨졌다고 보도하는 등 주요 외신이 추정한 사망자 수가 다 다르다. 어느 쪽이 맞건 사망자는 올해 발생한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 중 가장 많다. 인파가 많은 곳에서의 총격이 대규모 희생자 발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 물류센터 또한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회사 측은 부인했다. 현지 경찰 당국은 퇴역 군인이자 육군 예비군 출신의 총기 강사인 카드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범행 직후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도주한 카드는 아직까지 붙잡히지 않았다. 이에 사건 발생 직후 주민들에게는 자택에 머물라는 권고령이 내려졌다. AP통신은 카드가 올여름 2주간 정신건강 시설에 수용됐다고 보도했다. 그가 최근 환청을 듣고 주방위군 기지를 총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사실도 드러났다. 총기 참사가 난 볼링장 주인은 뉴욕타임스(NYT)에 “당시 손님이 100∼150명 정도 있었고 이 가운데 어린이가 약 20명이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볼링장 앞을 지나갔다는 주민 니콜 아렐 씨 역시 “피를 뒤집어쓴 사람들, 아이와 함께 볼링장 나들이에 나온 가족 등이 보였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메인주의 인구는 약 140만 명이다. 2016년 인구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백인 비중이 94.8%에 이르러 미 50개 주 중 가장 높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메인은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강력범죄 발생률이 가장 낮은 주다. 2022년 한 해 살인 사건 수가 29건임을 감안하면 이번 총기 난사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엄청난 수준이라고 AP는 전했다. 이에 이런 조용한 곳에서 왜 참사가 벌어졌는지에 관한 의문이 일고 있다. 다만 메인에서는 주 정부 허락 없이 총기를 보유할 수 있다. 또 사냥과 스포츠 사격에 대한 오랜 전통을 갖고 있어 아웃렛의 아웃도어 매장에서 손쉽게 총기를 구매할 수 있다. 다른 주에 비해 규제가 느슨한 것이 총기 참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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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 붕괴 원치않아”… 국방 대화 재개 시사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의 26∼28일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군사 채널 복원의 군불을 지피고 있다. 양국은 올 중반 들어 외교, 경제 등 고위급 대화 채널을 속속 살렸지만 군사 분야만큼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24일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 기고 ‘미국의 힘의 원천: 변화된 세계를 위한 외교정책’에서 “우리는 미중 경쟁이 소련 붕괴와 같은 변혁적 최종 상태로 끝나길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대중 외교정책 목표가 레짐체인지(정권 교체)가 아님을 명확히 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양국 관계를 안정화해야 할 당위성을 언급하며 “최근 중국이 그 가치를 인식하는 듯한 고무적인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불가피하게 긴장이 고조될 때도 채널을 유지할지가 진짜 시험대”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에 이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를 두고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될 때에도 이를 다룰 수 있는 경제실무그룹 유지 및 군사 소통 채널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 경질 공식화도 군사 대화 재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를 이유로 2018년 리 부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고, 중국은 리 부장 제재 철회를 그간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그의 해임으로 양국 군사 채널 복원의 걸림돌이 자연스레 해소된 셈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왕 부장의 방미와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안보협의체 샹산포럼에 미국의 참석 등을 언급하며 “현재 양국 관계가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들이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군사 대화 재개 시점으로는 다음 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전날 세미나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마지막으로 중국 상대를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였다”면서 “다음 달 열리는 이 회의에서 (국방장관 회담) 가능성을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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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수능 SAT 고득점자 3명중 1명은 ‘0.1% 금수저’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미국 SAT 시험에서 상위 약 10% 성적에 해당하는 130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의 가계소득을 분석한 결과 33%는 소득 상위 0.1% 가정에 속했다. 고득점 학생 중 가계소득이 하위 20%에 속한 비율은 0.6%에 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라지 체티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등 를 23일(현지 시간) 조명했다. 연구팀은 2011, 2013, 2015년 SAT 점수를 학부모의 납세자료와 연결해 분석했다. 소득 상위 0.1% 가정의 연간 소득은 1130만 달러(약 153억 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NYT는 “SAT 점수와 가정 소득 수준을 연결해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교육계 전문가들은 SAT 시험설계에 결함이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NYT는 “고소득층에서 고득점 비율이 높은 것은 SAT를 통해 문제가 드러난 것이지 SAT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그간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고소득 가정의 자녀는 대학 입시 과정에서 대체로 자기소개서 점수도 높게 받았고 대학 입학 후 학점과 졸업 후 소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학업 성취도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전에 정부가 개입할 것을 제언했다. 필요한 정책으로는 무상 어린이집 운영, 저소득 지역 학교 예산 증액, 다양한 소득계층이 모여 사는 ‘소셜 믹스’ 강화 등을 꼽았다. 네이트 힐거 전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는 “18세 아이가 공교육에서 보낸 시간은 인생의 10%에 그친다”며 “나머지 90%에 속하는 유치원 입학 전 가정 교육, 방과 후 사교육, 방학 캠프 등을 통해 학력 차가 커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를 줄이는 노력은 학생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이롭다”고 평가했다.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아이가 실패했을 때의 피해가 클 거란 두려움에 부모는 경쟁적으로 양육하게 된다는 것이다. NYT는 “(정부의 사회적 지원이) 실패 시 리스크를 줄여준다면 대학 입시에 대한 걱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오퍼튜니티 인사이트’는 하버드대·브라운대·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들이 2018년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결성했다. 오퍼튜니티 인사이트는 우대 입학제가 부유층 자녀 선발에 활용돼 SAT 점수가 같아도 부모 소득이 상위 1% 안에 들면 평균 지원자보다 를 내놓기도 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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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美-中 디리스킹, 최대 피해자는 한국… 최악땐 GDP 10% 감소”

    미국 주도로 글로벌 공급망과 투자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이 본격화하면 중국과 밀접하게 엮어 있는 한국 경제가 특히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디리스킹의 일환으로 세계 주요 국가에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까지 이뤄지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현지 시간)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디리스킹이 아시아 국가 GDP는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손실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이 두 블록으로 나뉘는 ‘프렌드쇼어링’(동맹국 공급망 연대) 상황에서 중국 GDP는 6.8%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OECD 회원국들과 중국이 서로 비관세 무역장벽을 강화하되, 다른 국가와의 교역은 제한하지 않는 환경을 가정한 것이다. 이때 세계 GDP는 1.8%, OECD 회원국 GDP는 1.5%가량 줄어드는 데 비해 한국은 4%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1%대, 미국은 0%대 손실이 예상됐다. 또 중국과 OECD 회원국들이 서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를 상대로 비관세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리쇼어링 상황에서 한국은 다른 경제권보다 훨씬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이 대외 구매 의존도를 3%포인트씩 낮춘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의 GDP는 6.9% 감소하는 반면 한국은 10.2%나 줄어 OECD 회원국 중 가장 손실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對中 의존-시장개방도 높은 韓, 동남아보다 공급망 재편 피해 커” IMF 경제전망 보고서 동맹연대 ‘프렌드쇼어링’ 상황때韓 GDP 4% 줄고 中은 6.8% 감소 IMF는 “경제 개방도가 높고 중국과 (경제가) 밀접한 국가일수록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IMF는 동시에 중국이 경제 분야를 개혁해 생산성을 연간 1%씩 개선할 경우 15년간 GDP가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다른 주요국 GDP 성장률은 같은 기간 5%에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한국 GDP는 7.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차이나 리스크’도, ‘차이나 베니핏(수혜)’도 큰 셈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GDP 성장률도 10%를 상회하는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와 중국의 보복성 ‘자원 무기화’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내놓으며 프렌드쇼어링 전략을 펴고 있는 미국은 반도체 관련 추가 대중(對中) 수출 및 투자 제한 조치를 내놓으며 디리스킹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반도체와 이차전지 핵심 소재 수출을 통제하는 등 ‘자원 무기화’로 맞서고 있다. IMF는 미국을 비롯한 OECD 회원국과 중국을 향해 “세계 주요국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에 즉시 임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를 (블록화 같은) 무역 분절 조치들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제러미 주크 아시아태평양담당 이사도 20일 서울에서 열린 연례 콘퍼런스에서 “미중 무역 갈등이 구조화되고 있어 한국 정부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 분야를 미중 갈등 최전선으로 꼽으며 “한국은 중국과는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는 안보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정부는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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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美-中 디리스킹 최대 피해국은 韓…최악땐 GDP 10% 감소”

    미국 주도로 글로벌 공급망과 투자를 비롯한 경제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이 본격화하면 중국과 밀접하게 엮어 있는 한국 경제가 특히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디리스킹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손실 규모를 추산한 결과 한국의 GDP는 4%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돼 1%대 수준인 세계 전체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GDP 손실을 배 이상 훌쩍 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현지 시간)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디리스킹이 아시아 국가 국내총생산(GDP)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손실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IMF는 디리스킹에 따른 GDP 손실 규모 추산을 위해 비관세 장벽을 통한 공급망 분리 상황을 상정해 보고서를 작성했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이 두 글로벌 블록으로 나뉘어 ‘프렌드쇼어링’(동맹국 공급망 연대) 같은 비관세 장벽을 서로에게 세웠을 때 중국 GDP는 6.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세계 GDP는 1.8%, OECD 38개 회원국 GDP는 1.5%가량 줄어드는 데 비해 한국은 4%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1%대, 미국은 0%대 손실이 예상됐다. 또 불록 구분 없이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이 강화됐을 때 GDP 손실은 중국 6.9%, 세계 4.5%, OECD 5%대로 전망한 반면 한국은 10.2%나 감소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손실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IMF는 “경제 개방도가 높고 중국과 (경제가) 밀접한 국가일수록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IMF 보고서는 동시에 중국이 경제 분야를 개혁해 생산성이 연간 1%씩 개선될 경우 15년간 GDP가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다른 주요국 GDP 성장률은 같은 기간 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 반면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한국 GDP는 7.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다 보니 ‘차이나 리스크’도, ‘차이나 베네핏(혜택)’도 크게 영향을 받는 셈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GDP 성장률도 10%를 상회하는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했다.미국의 대중 견제와 중국의 보복성 ‘자원 무기화’는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내놓으며 프렌드쇼어링 전략을 펴고 있는 미국은 반도체 관련 추가 대중(對中) 수출 및 투자 제한 조치를 내놓으며 디리스킹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반도체와 이차전지 핵심 소재 수출을 통제하는 등 ‘자원 무기화’로 맞서고 있다.IMF는 “(중국과 OECD 회원국 등) 세계 주요국은 (지정학적) 긴장 완화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에 즉시 임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를 (블록화 같은) 무역 분절 조치들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동남아 국가를 비롯한 비OECD 회원국에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보다 글로벌 공급망에 통합되기 위한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제레미 주크 아시아태평양담당 이사도 20일 서울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에서 “미중 무역 갈등이 구조화되고 있어 한국 정부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도체 분야를 미중 갈등 최전선으로 꼽은 주크 이사는 “한국은 중국과는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는 안보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정부는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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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난-독재-종파 갈등 심한 중동서 활개… 점조직으로 궤멸 어려워 [글로벌 포커스]

    “국가가 실패한 곳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자란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국제 정세가 격랑에 빠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여전하며 아프리카 곳곳에서도 쿠데타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세계의 화약고’였던 중동에서 또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하마스를 포함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마스를 포함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후티,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은 대부분 이슬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신정일치 국가 건설을 외치며 반(反)이스라엘, 반서방 투쟁을 벌이고 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고 있고, 헤즈볼라는 현 레바논 연정에 참여하며 단순한 무장단체 수준을 넘어섰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성전(聖戰·Jihad)’을 벌인다며 무장투쟁의 정당성을 외친다. 각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특징은 무엇인지, 각국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이들 무장단체가 왜 사라지지 않고 각종 테러를 자행하는지 분석해 본다.● 민생고 틈타 “이슬람 국가 건설”극단주의 무장단체가 활동하는 지역은 레바논, 예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 대부분 국가가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이다. 극심한 경제난, 고질적인 부정부패, 시민사회의 부재, 장기집권 독재자, 심각한 민족 및 종교 갈등 등도 비슷하다. 시리아와 예멘은 각각 2011년, 2015년부터 내전 상태다. 2000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내전 후 반대파에게 국제법이 금하는 생화학 무기까지 사용해 지탄받고 있다. 그의 부친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 또한 1971년부터 29년간 장기 집권했고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했다. 시리아 국민 대부분은 수니파지만 아사드 부자(父子)는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라는 점도 내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예멘은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17달러(약 80만 원)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이다. 이라크는 2003년까지 독재자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집권했다. 후세인의 축출 후에는 미군 침공,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 등으로 극심한 갈등에 빠졌다. 아프가니스탄 또한 옛 소련 침공을 겪었다. 9·11테러가 발발한 2001년에는 테러 주범인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이후 미국과 20년간 전쟁을 벌였다. 2021년 8월 미국이 물러나고 탈레반이 정권을 잡았지만 경제난이 해소될 기미가 안 보인다. 이달 초 북서부 헤라트 일대에서 발발한 강진 때는 잔해에 깔린 사람을 구조할 장비조차 없어 주민들이 맨손으로 흙과 돌더미를 파헤쳐야 했다. 지도층 부패도 빼놓을 수 없다. 하마스가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이유는 주민들이 2005년 이스라엘로부터 통치권을 넘겨받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88), PA 전신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이끌었던 야세르 아라파트(1929∼2004)는 모두 부패와 장기집권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흔을 바라보는 압바스 수반 이후의 지도자 또한 보이지 않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중앙정부가 유명무실해 ‘국가 실패의 전형’으로 불리는 곳에서 극단주의가 자란다. 무장단체가 ‘국경 없는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만들겠다’고 외치기 좋은 토양이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민생고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이들 무장단체가 아무리 급진적이고 폭력적이라 해도 기성 정치권보다는 유능하고 청렴하게 느껴지므로 이들의 과격한 주장에 솔깃하게 된다는 것이다. ● 평화협정 인정 않는 하마스 7일부터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하마스는 1987년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의 민중 봉기인 1차 ‘인티파다’ 당시 이슬람 성직자 아메드 야신이 설립했다. 이집트의 수니파 근본주의 조직 ‘무슬림형제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마스는 PA의 전신인 PLO가 1993년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 협정을 인정하지 않는다. ‘알깟삼 여단’이라는 무장단체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군인은 물론이고 민간인에 대한 테러 또한 서슴지 않는다. 아라파트가 살아있을 때만 해도 하마스의 세력은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다. 2004년 아라파트 사후 PA 지도부가 민심을 얻지 못하자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비해 면적이 훨씬 좁고 각종 생활여건 또한 열악한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의 극단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속속 늘었다. 이에 2007년 가자지구에서 PA를 몰아냈다. 이때부터 이스라엘과의 갈등 또한 격화했다. 이스라엘은 PA와 달리 하마스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과의 대화도 거부하며 극단적인 가자지구 봉쇄 정책을 폈다. 하마스 역시 가자지구 내 병원, 학교, 이슬람 사원 같은 곳에 무기고를 설치하고 민간인을 사실상 방패로 사용하며 맞섰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각각 2014년, 2021년에도 ‘50일 전쟁’, ‘11일 전쟁’을 치렀다. 이번 전쟁 또한 그 연장선이다. 종파는 다르지만 반이스라엘, 반미국이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이란은 하마스의 든든한 후원자다.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 따르면 이란은 1992년부터 하마스에 연간 평균 3000만 달러(약 407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 2018년 지원금은 7000만 달러에 달했고 지금은 이 수치가 늘었을 것이 확실시된다.● 하마스보다 강경한 PIJ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인 PIJ는 초강경 성향이다. 하마스조차 이스라엘에 유화적이라고 보며 대(對)이스라엘 투쟁 노선을 놓고 종종 충돌하기도 한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무슬림형제단의 분파이며 1981년 파티 알 시카키가 창설했다. 하마스 설립자 야신처럼 시카키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졌다. PIJ 고위 인사인 카데르 아드난은 올 5월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단식 투쟁 중 사망했다.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PIJ의 반감은 극에 달했다. PIJ 측은 올 2월 수감 직후부터 단식에 돌입한 아드난이 위중한 것을 알면서도 이스라엘이 거듭된 석방 요청을 무시했다며 사실상의 살인이라고 격분했다. PA에 대한 주민 반감을 등에 업고 세를 불린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PIJ 또한 하마스에 지친 일부 극단주의자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마스의 집권 후 가자지구 상황이 더 열악해지자 일부 주민은 하마스로부터도 등을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 PIJ는 계속 자살폭탄 테러 등 극단 무장투쟁을 자행하며 민심을 파고들었다. PIJ는 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상당한 조직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와 PIJ의 미묘한 갈등에는 두 단체를 모두 후원하는 이란도 끼어 있다. 하마스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후 수니파 반군을 지지했다. 시아파 아사드 대통령의 후원자인 이란은 이를 반길 수 없다. PIJ는 하마스와 달리 시리아 내전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이란이 PIJ에도 연 3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17일 로켓포 오폭으로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파 참사를 일으킨 주체로 PIJ를 지목하고 있다. PIJ는 부인하나 그간 하마스와 PIJ가 발사한 일부 로켓이 민간인 거주지에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방 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 ‘이란 대리인’ 헤즈볼라 하마스를 도와 이번 전쟁에 참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미국외교협회(CFR)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병력 4만 명, 로켓 및 미사일 15만 기를 보유했다. 어지간한 나라의 정규군과 맞먹는 규모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런 헤즈볼라를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비(非)국가 행위자”라고 규정했다. 헤즈볼라는 공공연히 ‘이란의 대리인’을 자처한다. 이란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을 잇는 중동 내 ‘시아파 벨트’를 건설하기 위해 헤즈볼라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1982년 설립 당시부터 막대한 지원을 퍼부었다. 2020년 미 국무부는 이란이 헤즈볼라에 연평균 7억 달러(약 9100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1978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점령한 이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주적이 됐다. 이란의 지원으로 중무장한 헤즈볼라의 활동 반경 또한 레바논에 그치지 않는다. 헤즈볼라는 1992년 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스라엘대사관에 자살 테러를 가했다. 2년 후 영국 런던의 이스라엘대사관에도 차량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2005년에는 친(親)서방·친이스라엘 성향이며 수니파인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를 트럭 폭탄 테러로 암살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34일 전쟁도 벌였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해 원내 제2당에 오르며 공식적 정파의 위상도 얻었다. 중도 우파 성향인 제1당 ‘자유애국운동’이 주도한 연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언론, 학교, 의료시설 등을 자체 운영하며 인구의 30%가 넘는 시아파에게 꾸준히 지지를 얻고 있다. 민간인 테러 또한 반대한다. 2001년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를 비난했고 미국인 민간인 희생자를 애도했다. 10일 “미국이 가자지구 분쟁에 개입하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한 예멘의 시아파 무장단체 후티 반군 또한 헤즈볼라처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03년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반미를 기치로 본격 무장투쟁에 나섰다. 2015년 내전 발발 후 수니파 정규군과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정규군, 이란은 후티를 지원하면서 예멘 내전이 사실상 양측의 대리전으로 바뀌었다. ● 극단 무장단체의 대표, 알카에다-IS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두 축이 알카에다와 IS라고 본다. 알카에다는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의 최대 방해물이 미국이라고 여긴다. 1998년 동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대사관에서 연달아 폭탄 테러를 벌여 최소 220여 명이 숨졌다. 2001년 9·11테러를 벌인 후에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변모했다.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일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와 연계했고 반미 투쟁 이념을 설파했다. IS는 2004년 이런 알카에다의 이라크 내 하부 조직으로 출발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IS는 국가 기능이 약화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급속도로 세를 불렸다. 2014∼2015년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면적의 절반 정도를 점령하며 ‘국가’를 자처했다. 알카에다는 2014년 이런 IS와 절연했다. IS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간인 인질 참수 및 화형 장면을 생중계하며 잔혹성을 과시했다. 이를 통해 서구의 젊은 조직원도 대거 포섭했다. 서구에서 태어났지만 주류 사회에 낄 수 없었던 무슬림계 이민자 2세는 이런 IS의 선전전에 급속히 빠졌다. IS는 이슬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2015년 1월 프랑스 시사매체 ‘샤를리에브도’의 파리 사무실에 난입해 무고한 언론인과 만평가 등 12명을 사살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파리 곳곳의 극장, 카페에서 역시 총기를 난사해 최소 130여 명을 죽였다. 1996∼2001년 집권한 후 2021년 재집권에 성공한 탈레반은 여성의 교육 및 취업 금지 같은 극단적인 억압 정책을 펴고 있다. 30개 이상의 민족이 사는 다민족 국가에서 수니파 주류인 파슈툰족 이외의 민족과 종파를 철저히 배척한다. 2001년 수도 카불 서쪽에 있는 바미안의 세계적 문화유산 ‘바미안 석불’을 공개 폭파한 것도 이 일대가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족의 근거지이기 때문이다.● 점조직 형태로 궤멸 어려워 미국 등 서방에서는 주요 테러가 있을 때마다 ‘궤멸’을 천명했다. 하지만 이들 단체를 뿌리뽑기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느슨한 ‘점(點)조직’ 형태를 유지하는 탓이다. 특히 알카에다와 IS는 본부가 직접 지시를 내리지 않고 각 지부가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본부는 자금을 지원하고 군사 훈련을 돕는 수준에 그친다. 강력한 중앙집권 체계가 아니기에 서방이 고위직을 제거해도 조직 전반에 큰 타격이 없다. 이에 우드로윌슨센터는 “IS는 지난해에만 지도자 2명을 잃었지만 글로벌 네트워크가 건재하다”고 평했다. 강경파 젊은층이 거듭된 하부 조직의 생성을 주도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장지향 센터장은 “젊은 대원일수록 과격 주장에 동조하는 경향이 짙다”고 진단했다. 특히 IS의 등장 후 대부분 무장단체에서 젊은 대원들을 중심으로 위계질서 파괴, 극단 성향 강화, ‘선(先)테러 후(後)보고’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고령층이며 카타르 등 국외에 주로 거주하는 하마스 지도부 또한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대부분 몰랐다는 것이다. 백승훈 한국외국어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위원은 “폭력의 대물림, 협상과 대화의 부족 등이 무장단체의 기반을 넓혀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부분의 무장단체가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무장한 일종의 ‘종교적 확신범’인 만큼 자살 폭탄 테러 등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런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방이 이들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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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가자병원 참사, 지하드 오폭… 로켓 궤적 등 분석해 결론”

    미국이 17일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포 오폭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8일(현지 시간) “미 정부는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숨지게 한 폭발 참사에 대해 이스라엘은 책임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로켓포 오폭에 따른 폭발이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방문해 “(병원 폭발은) 가자지구 테러단체가 로켓을 잘못 발사한 결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우리 평가는 각종 정보, 미사일 운동 궤적, 위성 열화상 이미지와 공개된 사건 현장 사진 및 영상 등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적외선 센서를 통해 수집된 (로켓) 발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은 (병원에 폭발을 일으킨 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가 이스라엘군 책임이 아니라고 상당히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참사 직후 ‘이스라엘군 소행’에 무게를 뒀던 팔레스타인 및 주변 아랍국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스라엘군이 ‘대학살’을 일으켰다”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참석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도 “이스라엘 정권이 민간인들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가자지구 병원 공격에 사용된 폭탄은 오직 이스라엘군만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통화해 의약품, 식수, 식량 같은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 20대를 이집트를 통해 가자지구에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20일 수송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이후 인도적 지원 제공은 처음이다.美 “병원 참사, 이스라엘 책임없다”… 무장세력들 이-美 향해 공격 서방 “폭발 구덩이 이 무기와 달라사망자도 471명 아닌 50명 수준”이라크 미군기지 드론 공격 시도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미사일 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로 중동전쟁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18일(현지 시간) 신속하게 “이스라엘 책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이스라엘의 학살”이라는 주장을 펴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서방 전문가들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 오폭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망자가 471명이라는 가자지구 보건부 발표도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팔 무장단체 오폭’ 정황 속속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해 “증거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이스라엘이 공습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말처럼 이스라엘군 등이 공개한 각종 정보 증거 및 사건 현장 사진과 영상 분석에 따르면 오폭에 무게가 실린다고 서방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18일 공개한,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이 병원 주차장에 생긴 폭발 구덩이는 깊이와 지름이 수십 cm에 지나지 않는다. 이스라엘군 공습에 주로 사용하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이 만드는 깊이와 지름 5∼10m 구덩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한 영상에는 가자시티 남부에서 이스라엘 방향으로 발사된 로켓들 가운데 한 로켓이 급상승하다 터지고 잠시 뒤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나왔다. 이스라엘 방공 요격망 ‘아이언돔’이 격추한 로켓이 병원에 떨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이언돔에 의한 격추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주차장 주변 병원 건물들도 외벽이 그을리거나 충격으로 창문 등이 깨졌지만 공습으로 인한 손상은 보이지 않았다.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도 이날 “병원 건물이 아니라 주차장에서만 폭발로 인한 손상이 확인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희생자도 병원 주차장에서 노숙하던 피란민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미 NBC뉴스는 “폭발 후 소셜미디어에는 병원 주차장에 시신이 뒤엉키고 사지가 흩어져 있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피에 젖은 이불과 베개 옆에 책가방이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미 정보분석가 블레이크 스펜들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JDAM은 폭발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때문에 (폭발할 때) 큰불이 나지 않는다”며 “(병원 주차장은) 폭발보다 화재로 인한 특징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영상과 사진으로 볼 때 사망자는 50명 수준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계속 불붙는 反서방 시위 병원 폭발 참사가 오폭일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랍권에서는 반(反)이스라엘, 반미 시위와 공격이 계속됐다. 이날 하마스와 오폭 주체로 이스라엘의 지목을 받은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은 별다른 반박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스라엘과 서방을 향한 아랍권의 분노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담당 미군 중부사령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서부와 북부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두 건의 드론(무인기)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드론은 모두 3기로 서부 알아사드 공군기지에서는 격추한 드론 2기 중 1기가 폭발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공격 배후는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현지 무장세력 하부 조직들로 추정된다. 이라크 무장세력들은 지난해 휴전 이후로는 현지 미군기지와 바그다드 미국대사관을 향한 공격을 자제해 왔으나 중동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자 공세를 재개한 것이다. 18일을 ‘분노의 날’로 규정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집트, 튀르키예, 모로코, 리비아, 이란, 알제리 등에서도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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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대일로 포럼’ 정상급 26명… 선진국 분류 32개국은 불참

    중국 베이징에서 17, 18일 이틀간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기간에 각국 지도자들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이어 정상회담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17일 시 주석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자신이 오래전부터 인도네시아에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공동 건설하자고 제안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인도네시아는 이에 화답하듯 포럼 개막일인 17일에 맞춰 일대일로의 주요 프로젝트로 건설된 인도네시아 고속철 ‘후시’의 공식 운행을 시작했다. 대규모 중국 자본이 투입된 후시는 동남아시아에서 운행되는 첫 고속철이다. 리튬, 구리, 철광석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한 남미로의 영향력 확장 또한 꾀하고 있는 시 주석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도 만나 일대일로 협력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칠레는 중국과 수교한 첫 번째 남미 국가”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비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달리 나토 가입국이면서도 친중국, 친러 색채가 가장 강한 것으로 꼽히는 극우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시 주석과 만났다. 오르반 총리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헝가리는 러시아와 최대한 협력을 유지하기를 희망하며 중국과도 마찬가지라는 뜻을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는 세계 정상급 인사 26명이 참석했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기준 선진국 32개국에 속하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도 정상급이 아닌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파견했다. 중국 외교부는 140개 국가, 30개 국제기구에서 약 40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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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GM, 전기트럭 공장 가동 1년 연기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당초 내년부터 가동하기로 했던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전기트럭 공장의 가동 시기를 1년 늦추기로 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면서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일종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GM이 총 40억 달러(약 5조4000억 원)를 투자한 디트로이트의 전기 픽업트럭 생산공장의 가동 시점을 2025년 말로 기존 계획보다 1년 미뤘다고 보도했다. 이 공장에서는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의 전기차 모델 등이 생산된다. GM은 가동 시기 연기 배경으로 “수요 변화에 맞춰 효율적으로 현금을 관리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파업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미 최대 노조 중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GM, 포드, 테슬라 등 주요 자동차 기업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올 1∼9월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하지만 한 해 전에는 이 수치가 69%로 18%포인트 높았다.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기차 업체가 가격 인하 경쟁에 돌입한 것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는 많은 기업이 재고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도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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