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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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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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마라톤꿈나무 15명에게 장학금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은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남녀 고교 마라톤 유망주 15명에게 2014년 동아마라톤 꿈나무 장학금을 수여했다. 동아마라톤 꿈나무 장학금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의 뒤를 이을 마라토너를 육성하기 위해 2002년 만들었다. 재단은 상·하반기로 나눠 고교 육상 장거리(5000m, 10km)에서 성적이 뛰어난 남녀 선수 10명씩(중복 수상 5명)을 선발해 장학금(반기당 200만 원)을 준다. 이번까지 선발된 동아마라톤 꿈나무는 145명(남자 73명, 여자 72명)이다. 이연택 재단 이사장은 “동아마라톤은 한국 마라톤의 역사다. 동아마라톤을 통해 성장한 황영조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 장학금이 마련됐다. 뭐든 마음먹기에 달렸다. 여기서 ‘제2의 황영조’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2014년 동아마라톤 꿈나무 ▽남자=이영우 소유준(이상 서울체고) 이홍기(충남체고) 안병석(단양고) 조준행(배문고) 김근모 정영민(이상 경북체고) ▽여자=강은서 이하연 정혜원(이상 오류고) 이희주(은행고) 조하림 김유진(이상 거제제일고) 김연아(인천체고) 이해진(강릉여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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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마라톤 2014년의 선수상’ 이정숙씨 MVP

    ‘철녀’ 이정숙 씨(49·천안 남산초 교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포카리스웨트와 함께하는 2014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이 씨는 2012년에 이어 사상 처음 2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아일보는 2007년 ‘풀뿌리 마라톤’의 발전을 위해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을 국내 처음으로 만들었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 참가자 중에서 10월에 본사가 주최하는 2개 대회(공주, 경주국제) 가운데 1개 대회 이상 참가한 마스터스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다. 연령대별로 남자 5명, 여자 3명의 우수선수를 선발해 그중 최우수선수를 뽑는다. 마라톤 발전을 위해 노력한 모습도 주요 지표가 된다. 여자 40대 우수선수로 뽑힌 이 씨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이 씨는 올해 서울국제마라톤 마스터스 여자부에서 2시간48분8초로 우승했고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도 2시간51분56초로 1위를 했다. 서울국제마라톤에서만 7회 우승을 해 ‘서울의 여인’으로 불린다. 이 씨는 “정말 예상 못했다. 한 번 받았는데….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달림이들이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동아일보에 항상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편 최진혁 씨(51)도 마라톤 선수 출신이고 딸 정윤 씨(공주대 2학년)도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정윤 씨는 지난해와 올해 전국체전 육상 여대부 800m와 1500m에서 2연속 2관왕을 차지했다. 한편 남자 20대 김보건(26), 30대 강병성(37), 40대 심재덕(45), 50대 김형락(51), 60대 권영규(60), 여자 20∼30대 류승화(36), 50∼60대 김정옥 씨(58)가 각각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김보건 씨는 포카리스웨트 영러너 상도 받아 2015년 도쿄 마라톤 출전권을 획득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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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하게 90초… 100m 전력달리기 한듯 숨이 헉헉

    화려한 조명을 받고 무대에 선 발레리나가 따로 없다. 홀의 거울 앞에서 바를 잡고 1, 2, 3, 4, 5 포지션(발레 서기의 기본 동작)으로 숨고르기를 한 뒤 발을 이쪽저쪽으로 들어올리고 포르 드 브라(Port De Bras·팔의 움직임)를 하면서 발레에 흠뻑 빠지면 무대 위의 백조가 부럽지 않다. 서지혜 씨(37·서울 연희초교 교사)는 요즘 발레에 빠져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한 마리 백조가 돼 1시간 넘게 홀을 누비다 보면 학교에서 아이들과 신경전을 벌이며 쌓인 스트레스가 훨훨 날아간다. 발레가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과거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 등 고상한 작품들 탓에 일반 국민들이 선뜻 다가서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여성들이 다이어트와 예쁜 몸매를 만들기 위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발레의 실용적인 변신’이다. 성인이나 어린아이들 모두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척주만곡과 밖굽이무릎(O다리), 거북이 어깨 등 기형인 몸을 바로잡는 데도 좋은 수단이 되고 있다. 서 씨는 2012년 9월 발레와 처음 만났다. 그동안 수영과 요가, 필라테스, 헬스, 검도 등 다양한 운동을 해봤는데 운동은 되지만 깊은 재미를 주지 못했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 그때 발레를 만났다. 그동안 발레는 발레리나, 발리리노 등 전문가들의 전유물로만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발레학원을 찾는 일반 여성들이 많았다. 거울을 바라보며 동작 하나하나를 봐가면서 발레에 빠지다 보면 자신에 대한 사랑도 커졌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 연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아름답게만 보였던 것과 달리 운동량이 상상을 초월했다. 발레를 시작하고 3kg 정도 살이 빠졌다. 서 씨는 “체중 감량은 숫자에 불과하다. 몸이 탄탄해지고 균형이 잡힌다. 힘도 생긴다. 힘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동작이 많다. 1시간 넘게 발레 동작에 집중하면 온몸에 땀이 흐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세가 좋아졌다. 과거 의자에 앉을 때 등이 구부정한 자세였는데 이젠 곧고 편하게 앉는다. 걸음걸이도 반듯해졌다. 조금만 걸어도 힘들었는데 이젠 오래 걸어도 거뜬하다. 2000년대 초부터 일반 성인 발레 클래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현진 지니발레아카데미(서울 마포구 동교동) 원장(36)은 “발레가 주는 효과가 다양하다. 이젠 일반 여성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고 말했다. 지니발레아카데미엔 성인만 200명이 넘는다. 주로 20, 30대이고 40, 50대도 있다. 이 원장은 “발레는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힘이 많이 든다. 발레를 하는 동안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힘을 줘야 한다. 헬스의 5∼10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발레는 ‘발끝으로 서서 추는 춤’이다.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 물리학 용어를 빌리면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속성인 ‘중력’을 부정하는 춤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바로 발끝으로 서는 것이다. 그러나 중력의 영향을 받는 인간에게 공중을 나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다. 잠시나마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연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힘들다. 발레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유연성과 근력, 그리고 심폐지구력 등 체력이 균형 있게 발달돼 있어야 한다. 올해 대한무용학회가 발표한 연구 자료 ‘여자대학생의 발레 작품 수준에 따른 운동 강도 및 에너지 소모량 연구’에 따르면 발레의 운동량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레를 전공한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3가지 작품의 부분 동작으로 실험을 했다. 하나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3막 중 오로라공주 바리에이션, 둘째 라 바야데르 2막 중 감자티 바리에이션, 셋째 탈리스만 중 여자 솔로 부문으로 각 1분 30초 동안의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다. 3가지 모두 토슈즈를 신고 발을 쓰는 포즈와 점프 동작이 많다. 오로라공주 바리에이션은 1분당 체내 에너지 소비량이 10.40Cal(몸무게 50kg 기준)였다. 감자티 바리에이션은 12.12Cal, 탈리스만 여자 솔로는 11.31Cal를 소비했다. 세 작품 모두 막바지에 분당 최대 심박수가 160개를 넘었다. 여대생들이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당 10Cal를 넘게 소비한다는 것은 고정식 자전거를 매우 힘든 강도로 타는 것과 맞먹는다는 뜻이다. 분당 최대 심박수가 160개가 넘는다는 뜻은 100m를 전속력으로 달리듯 최대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뜨고 있는 드라마 ‘미생’의 안영이 역의 탤런트 강소라 씨는 발레 다이어트로 20kg을 감량했다고 알려져 있다. 음식 조절도 있지만 꾸준히 발레를 한 게 큰 도움이 됐다. 탤런트 최지우 씨와 한가인 씨도 발레로 몸매를 가꾸는 연예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0년 초반부터 일반 성인 발레 참여자들이 많아지면서 국내 최고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에서도 성인 클래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발레 전문가들이 밝히는 성인 발레의 장점 중 하나가 부부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것이다. 엄청난 운동량으로 날씬한 몸매를 갖추는 것은 물론 온몸의 근육이 섬세하게 발달하게 돼 부부 관계의 만족도까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서 씨가 얻은 것은 균형 잡힌 몸매만이 아니다. 발레를 통해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됐다. 그는 지난해 초 지니발레아카데미 주최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중독’이란 공연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발레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공연 준비를 시작해 코펠리아의 군무를 배워 무대에 섰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나도 발레리나’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여럿이 무대에서 함께하면서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꼈다. 발레 기술 습득에 이어 작품을 배우고 무대에 서면서 ‘또 다른 나’를 찾게 됐다. 무대는 사람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다.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 키운 실력을 한껏 뽐내고 나면 자신감이 커진다. 혹 실수를 한다면 다음에 더 잘해야 한다는 반성의 기회를 준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일반인의 발레 공연은 남과 구별되는 특별한 느낌을 갖는 기회이다. 새로운 것을 배워 발레의 주인공이 됐다는 성취감과 짜릿함 등 내적 즐거움이 커진다. 당연히 자존감과 자신감도 커진다”고 말했다. 서울 예원중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이연우 양(14)은 올 초 학교에서 실시한 신체검사 결과 척추측만증으로 나와 교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왼쪽 어깨 위에 바이올린을 올려놓고 매일 몇 시간씩 연습하면서 어느 순간 척추가 왼쪽으로 휘었고 고개도 왼쪽으로 경도돼 있었다. 그래서 8월부터 집 근처인 경기 파주의 발레학원을 찾았다. 이성숙 메디시스발레아카데미 원장(44)은 “처음에 왔을 때 척추와 머리가 왼쪽으로 휘었고 골반이 뒤로 빠져 있었다. 바이올린을 하기에 어색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양은 스트레칭 위주의 발레 플로어 동작을 주 1, 2회씩 개인 레슨을 받았다. 바이올린 연습과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1시간 30분 동안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고 틈나는 대로 개인 연습을 하는 식으로 했다. 이제 3개월이 좀 넘었는데 목과 허리가 많이 곧아졌다. 무엇보다 바이올린 동작이 우아하게 나온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양은 “움직임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느꼈는데 선생님들이 바이올린 동작이 아주 좋아졌다고 말한다”며 웃었다. 이 양은 발레를 시작한 뒤 5kg이나 빠져 다이어트 효과도 톡톡히 봤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한 남학생도 발레로 새 인생을 살게 됐다. 실력은 좋았지만 자세가 엉성해 예원중 입학에 실패한 뒤 발레를 배우고 다시 도전해 합격한 것이다. 이 학생은 지나치게 허리가 앞으로 숙여져 있고 어깨가 뻣뻣해 구부정한 자세였는데 심사위원들이 “그래 가지고 제대로 피아노 치겠느냐”며 탈락시켰다. 이 학생은 1년간 발레로 몸을 균형 있게 만들고 당당하게 합격했다. 최근 학업 및 생활 자세 불량으로 남녀 어린이들의 몸이 기형화되는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흔한 예가 안짱다리와 O다리, 등 굽음, 척추만곡 등이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이런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기형을 미리 잡아주지 않으면 평생 어색한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최근 멋진 몸매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미리미리 아이들의 자세를 잘 잡아주는 수단으로 발레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도 발레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겨스케이팅을 할 때 한쪽 다리로 점프를 많이 할 경우 골반이 틀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발레로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발레는 플로어(Floor) 워크와 스탠딩(Standing) 워크로 구분해 기본을 가르친다. 플로어는 말 그대로 바닥에 앉아 하는 동작으로 쉽게 설명하면 스트레칭과 비슷하다. 요즘 ‘발레 스트레칭’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스트레칭은 근육을 늘려주는 것에 초점을 두지만 발레 플로어 워크는 근육과 관절의 움직임을 더 세밀하게 조정해주는 동작이 많다. 안짱다리와 O다리는 플로어 동작을 3, 4개월만 하면 효과를 볼 수 있고 완전히 교정하기 위해서는 2년 정도 걸린다. 자세를 완전히 잡아주지 않으면 과거의 습관으로 돌아간다. 스탠딩 동작은 바(Bar) 워크와 센터(Center) 워크로 나뉜다. 바 워크는 고정된 바를 이용해 하는 동작이고 센터 워크는 아무 도움 없이 직접 발레를 하는 동작이다. 이성숙 원장은 “발레가 다이어트와 몸매 교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질은 예술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수백 년간 이어온 고전 발레의 숨결을 느끼며 배우는 자세를 가지면 발레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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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틸리케 “특정전술 고집 말고 조직력 맹신 말라”

    “S. O. S를 조심하라.”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은 4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기술 콘퍼런스 및 축구과학회에서 현대축구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역량과 덕목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판단 실수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얘기하며 ‘S. O. S’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는 시스템(System)으로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특정 전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데 3명의 공격수를 기용하는 스타일을 고수하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O는 조직(Organization)으로 조직력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예로 들며 “경기 시작은 4-2-3-1로 했지만 수시로 4-3-3, 4-2-4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나는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 유지만 된다면 전형 자체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S는 계획(Scheme)을 말하는데 훈련 등을 너무 계획대로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계획이 전혀 없어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계획대로만 꾸려간다면 단조로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에는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 등 아시아축구연맹(AFC) 지도자 교육을 받는 감독들도 참석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 강수일(제주)과 미드필더 이재성(전북) 등 새 얼굴 13명이 포함된 국내파 28명을 소집해 15일부터 21일까지 제주에서 1주일간 훈련에 들어간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27일 호주로 떠나 1월 9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출전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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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틸리케 감독 “지도자들, S.O.S를 조심하라”…무슨 말?

    "S. O. S를 조심하라."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4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기술 콘퍼런스 및 축구과학회에서 현대축구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역량과 덕목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판단 실수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얘기하며 'S. O. S'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는 시스템(System)으로 지도자들이 지나치게 특정 전술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데 3명의 공격수를 기용하는 스타일을 고수하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O는 조직(Organization)으로 조직력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예로 들며 "경기 시작은 4-2-3-1로 했지만 수시로 4-3-3, 4-2-4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나는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 유지만 된다면 전형 자체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S는 계획(Scheme)을 말하는데 훈련 등을 너무 계획대로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계획이 전혀 없어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계획대로만 꾸려간다면 단조로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에는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 등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교육을 받는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 강수일(제주)과 미드필더 이재성(전북) 등 새얼굴 13명이 포함된 국내파 28명을 소집해 15일부터 21일까지 제주에서 1주일간 훈련에 들어간다. 슈틸리케 감독은 22일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27일 호주로 떠나 1월 9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출전한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 20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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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크니션 윤정환 “이젠 조직력 축구”

    “전 기술 축구를 했지만 이젠 조직력의 시대입니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 윤정환 신임 감독(41·사진)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팀에 변화가 필요하다. 충분히 우승할 잠재력을 가진 만큼 빨리 명문팀의 위용을 되찾아 팬들에게 다가가겠다”고 자신했다. 현역 시절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렸던 윤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 선수로 활약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당시 중원 사령관인 플레이메이커(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문전을 파고드는 선수들에게 찔러주는 정확한 패스로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K리그(부천 SK, 성남 일화, 전북 현대)와 일본프로축구 J리그(세레소 오사카, 사간 도스)에서 활약하다 2008년 은퇴하고 사간 도스 유스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 사간 도스 감독을 맡아 2012년 팀을 2부에서 1부로 승격시켰고 올해 1부 리그 1위로 이끌던 도중 7월 별다른 이유 없이 경질됐다. 윤 감독의 경질은 일본에서도 논란이 됐다. 김광국 울산 단장은 “J리그에서 짧은 시간에 보여준 지도력에 감명받았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울산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윤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윤 감독은 “9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하다 한국으로 돌아오며 명문인 울산을 맡게 돼 영광이다. 모든 선수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뛰어야 한다. 감동을 주는 축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기술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공수 밸런스를 갖춘 탄탄한 조직력을 만들어 명문에 걸맞은 강팀으로 변신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한때 공격적인 힘의 축구인 ‘철퇴축구’로 유명했다. 윤 감독이 울산을 어떤 색깔로 바꿀지 궁금해진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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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골 8도움… 킬러 DNA 갖춘 한국축구 희망

    ‘나이답지 않은 침착한 플레이에 깔끔한 마무리.’ 과거 신인왕 격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김승대(23·포항·사진)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 데뷔해 21경기에서 3골 6도움으로 팀의 우승을 도운 데 이어 이번 시즌 30경기에서 10골 8도움을 기록하며 녹색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소속팀 포항의 돌풍이 아쉽게 4위로 마무리됐지만 23세 이하 선수이면서 K리그 3년 미만 출전자 중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쳐 이 상을 받게 됐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김승대는 2선에서 어슬렁거리다 골 냄새를 맡고 쏜살같이 골을 넣을 수 있는 지역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아주 위협적이다”고 평가했다. 미드필더인 김승대는 황선홍 포항 감독이 시즌 막판 득점력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스트라이커로 돌릴 정도로 공격 본능을 갖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공간 활용 능력과 기회가 왔을 때 마무리하는 감각이 뛰어나다. 한국축구대표팀에 골잡이가 없다고 하는데 김승대가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잡이 부재로 고민하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에겐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포항에서 활약하다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으로 이적한 이명주같이 김승대의 움직임을 알고 찔러줄 수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김승대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조별예선에서 3골을 터뜨려 한국의 우승을 견인해 군 면제 혜택도 받았다. 김승대는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2012년 이명주(신인왕)와 2013년 고무열에 이어 3년 연속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김승대는 포항 유소년팀인 포항제철동초교와 포항제철중, 포철공고를 졸업한 ‘포항맨’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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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난 것 같던 3위 전쟁, 서울이 웃다니…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마지막 날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먼저 상위 스플릿 FC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운명이 엇갈렸다. 서울은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방문경기에서 후반 44분 터진 오스마르의 결승골 덕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포항은 안방에서 수원 삼성에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서울과 포항은 승점 58로 동률을 이뤘으나 서울이 골득실차(+14 대 +11)에서 앞서 포항을 밀어내고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티켓을 얻을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에 ACL 티켓 3.5장이 배정되는데 축구협회(FA)컵 챔피언에 1장, K리그 클래식 1, 2위 팀에 1장씩 준다. K리그 클래식 3위에는 0.5장을 준다. 서울은 다른 국가 프로팀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본선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한 것이다. 수원의 브라질 출신 용병 산토스는 이날 0-1로 뒤지던 후반 34분 동점골을 성공시켜 최고 공격수의 영예인 골든슈(득점왕)를 차지했다. 산토스는 이번 시즌 14골을 기록해 나란히 13골인 이동국(전북 현대)과 스테보(전남 드래곤즈)를 제치고 득점왕이 됐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전북은 울산 현대와의 안방경기에서 역대 최다인 10연승에 도전했지만 1-1 무승부를 기록해 신기록 도전을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전북은 10월 1일 제주 경기부터 22일 수원 경기까지 K리그 최다 타이인 9연승을 질주했다. 9연승은 전북을 포함해 성남 일화(현 성남 FC)와 울산 등 단 3팀만 기록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대기록은 놓쳤지만 우승한 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내년엔 더 공격적인 팀으로 팬들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접은 이동국이 간발의 차로 득점왕을 놓친 가운데 이승기(전북)는 극적으로 도움왕에 올랐다. 이승기는 0-1로 뒤지던 후반 21분 얻은 코너킥을 절묘하게 감아 찼고 한교원이 이를 발리슛 골로 연결했다. 이승기는 10도움으로 팀 동료 레오나르도와 함께 동률을 기록했지만 경기 출장수(26 대 35)가 적어 도움왕이 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군에 입대하는 이승기는 “2년간 팬들을 떠나게 됐지만 최선을 다했고 팀이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아쉬움이 없다. 다시 돌아와 전북 팬들에게 기쁨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경기에선 하위 스플릿 경남 FC가 11위를 확정해 K리그 챌린지에서 2위 안산 경찰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이기고 올라온 3위 광주 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하게 됐다. 경남과 광주는 3일과 6일 홈 앤드 어웨이로 K리그 클래식 잔류와 승격에 도전한다. 한편 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열린다. K리그 클래식 최고 영예인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이동국과 산토스, 차두리(서울) 등이 경쟁하고 있다. 13골을 터뜨리며 전북을 2011년 이후 3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이동국이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MVP를 포함해 감독상과 베스트11 등 2014년 K리그를 빛낸 각 부문 스타들이 이날 자리를 빛낸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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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도국 스포츠인재 육성 논의

    서울대 국제스포츠행정가 양성사업단은 28일 오후 2시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 주산홀에서 ‘Sport for Global Development’라는 주제로 2014 드림투게더 포럼 서울을 개최한다. 이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인재육성재단의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지원되는 국책사업인 개발도상국 스포츠행정가 양성 사업(드림투게더마스터스)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드림투게더는 스포츠 발전 과정에서 습득한 경험과 노하우 등을 개발도상국의 스포츠 행정가, 지도자, 선수 등과 공유해 개도국의 스포츠 인재 양성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포럼에선 장루 샤플레 스위스 로잔대 교수와 헤라르도 레네 아기레 오에스트만 과테말라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게르트루트 우르줄라 피슈터 독일 코펜하겐대 교수 등이 스포츠를 통한 지구촌 발전에 대해 강연한다. 배리 마이스터 뉴질랜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패널로 나서 토론을 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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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수로 못바꾼 박준혁, 성남에 FA컵 안기다

    연장 후반 12분, 최용수 FC 서울 감독(41)이 골키퍼를 김용대에서 유상훈으로 바꿨다. 2분 뒤 김학범 성남 FC 감독(54)도 골키퍼 박준혁을 벤치에 앉아 있던 전상욱과 교체하려고 준비했다. 모두 승부차기를 대비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이때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 종료시간은 가까워지고 있는데 볼이 아웃되지 않아 경기가 중단되지 않았던 것.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볼을 빨리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라고 소리쳤지만 볼을 갖고 있던 팀은 서울이었다. 당연히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패스 플레이를 벌이며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최 감독의 의도대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고, 발을 동동 굴리던 전상욱은 그라운드를 밟지도 못하고 벤치로 다시 돌아갔다. 어쩔 수 없이 성남의 골문은 박준혁이 계속 지켜야만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울이 유리한 듯했다. 그러나 ‘페널티킥의 사나이’로 불리는 유상훈은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반면 박준혁은 신들린 듯한 ‘선방 쇼’를 펼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스타 탄생’의 주인공이 됐다. 박준혁은 승부차기에서 서울의 첫 번째 키커 오스마르의 슛을 막아낸 데 이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서울의 세 번째 키커 몰리나의 슛까지 몸을 날려 주먹으로 쳐내는 선방 쇼를 펼쳤다. 그동안 정선호 등 성남 키커들은 차분히 상대 골네트를 갈랐다. 성남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FA(축구협회)컵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서울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서울과 연장까지 120분간 0-0으로 비긴 성남은 승부차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일화가 모기업이었던 1999년과 2011년에 이어 FA컵 세 번째 우승이다. 피 말리는 승부일수록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릴 확률이 높다. 또 승부차기에서는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반란’이 자주 일어난다. 이날도 그랬다. 2012년 K리그 우승과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한 서울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4위를 달리고 있었다. 성남은 K리그 클래식 12개팀 중 11위다. 지난해 말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 새롭게 팀을 짜고 있는 성남은 2004년 9월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12번 싸워 3무 9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서울은 안양 LG 시절인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정상에 도전했지만 후반 35분 김진규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ACL 티켓을 따내지 못한 서울은 FA컵 우승팀에 주어지는 ACL 출전권을 노렸지만 박준혁의 벽에 막혀 고개를 숙였다. 성남은 우승상금 2억 원을, 승부차기의 영웅 박준혁은 최우수선수(MVP) 상금 3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김학범 감독은 “일화 시절인 1999년 FA컵에서 우승한 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리그를 3연패했다. 시민구단으로 변신해 일군 첫 FA컵 트로피를 발판으로 성남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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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모래로 쌓은 스포츠 왕국

    지난달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은 종합 2위란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삼류 개막식’ ‘도시락 실종사건’ ‘준비 부족’ 등 전반적인 대회 운영에서의 문제는 물론이고 쓸데없는 재정 낭비가 컸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문학종합경기장이 있는데도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 건설에 4600억 원이 넘는 돈을 썼다. 인천시 관계자가 “대회 뒤 남은 건 빚뿐이다”라고 인정했듯 국고보조금 4600여억 원 등을 빼고도 1조 원이 넘는 돈을 향후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대회를 유치한 시장과 준비한 시장, 개최한 시장이 다르다 보니 적자 폭이 더 커진 측면도 있다. ‘소치 겨울올림픽(13위)과 브라질 월드컵(조별 예선 탈락), 인천 아시아경기, 프로야구 삼성의 통합 4연패,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3번째 우승….’ 2014년에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포츠에 울고 웃었다.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인 종합 4위를 한 뒤 2000년 시드니 대회(12위)를 제외하고 올림픽에서 줄곧 10위권을 지킨 스포츠 강국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를 획득해 종합 5위를 했다. 겨울올림픽에서도 1992년 알베르빌(프랑스) 대회에서 10위에 올랐고 2012년 밴쿠버에서 5위를 하는 등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프로야구는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의 주춧돌이었고 프로축구 K리그는 월드컵 8회 연속 진출과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의 토대였다. 가히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이라 할 만하다. 과연 그럴까.  ▼ 우승컵 부자 삼성 라이온즈, 2013년 한해만 121억 적자 ▼화려함 뒤에 안으로 곪는 프로팀年 300억 이상 쓰는 프로야구단… 입장료-중계권료로는 운영비 못대4대 리그 팀들 ‘돈먹는 하마’ 전락… 자생력 키우는 시스템 개혁 필요 프로구단의 겉과 속 프로야구 삼성은 4연속 통합 챔피언이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속은 부실하다. 연간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도 실질적으로는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뿐만 아니다.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중 모기업의 지원금을 빼면 실질적으로 흑자를 내는 구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1982년 프로야구, 1983년 프로축구 출범으로 프로스포츠 시대를 맞은 한국은 주춧돌부터 잘못 놨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처럼 시민들이 스포츠를 즐기다 팬이 점점 더 늘고, 마케팅이 되면서 출범한 프로 시스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회학자들이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권이 정당하지 못한 집권에 반항하는 젊은이들과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국내 프로스포츠를 출범시켰다고 평가한다. 대한민국 프로스포츠의 모태는 기업팀이다. 군사정권은 기업들이 팀을 맡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구단은 어느 순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운영비가 모자라면 모기업에 손을 벌리는 게 관행이었다. 수익을 늘려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은 극히 미미했다. 프로야구단 1년 운영비가 300억∼400억 원, 프로축구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팀들의 연간 운영비는 150억∼3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프로농구는 60억∼80억 원, 프로배구는 30억∼60억 원을 쓴다. 2014년 현재 프로야구 9개 팀(KT 제외),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2개 팀(챌린지 10개 팀), 프로농구 10개 팀, 프로배구 7개 팀(이상 남자부)이 있어 어림잡아도 매년 수천억 원을 쓰는데 수익은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프로야구단은 입장료와 중계권료 등으로 많게는 100억 원 넘게 벌지만 치솟는 선수 몸값 등으로 인한 운영비를 순수입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한다. 프로축구단은 많아야 20억∼30억 원, 프로농구 20억 원, 프로배구는 10억 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프로야구 7개 구단(SK와 KIA 제외, LG는 LG스포츠)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모두 적자를 냈다. 삼성 야구단의 당기순손실이 121억 원으로 가장 컸고, 넥센(67억 원)과 한화(18억 원), 롯데(15억 원), LG(11억 원) 등의 순이었다. 삼성의 당기순손실은 2012년 1억3000만 원대에서 지난해 100배 가까이로 늘었는데, 광고수입이 280억 원에서 190억 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모그룹 계열사 광고가 2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줄었다. 모그룹 지원 없이는 버티기 힘든 현실이다. 지난해 삼성의 입장료 수입은 75억 원에 불과했다. 다른 구단도 사정은 비슷하다. 프로축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손익계산서를 자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15억 원에 영업이익 0원으로 공시돼 있다. 프로야구에 비해 수입이 훨씬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당기순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기업과 스포츠 한 프로스포츠 관계자는 “한국의 프로 스포츠를 선진국과 비교하면 안 된다. 기업들이 처음엔 홍보비 성격으로, 지금은 사실상 준조세로 생각하고 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사회적 책무로서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얻은 수익을 스포츠구단을 통해 사회에 되돌려 주는 측면도 있다. 기업들은 프로스포츠 외에도 각종 아마추어 팀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 온 현상이다. SK는 핸드볼, 삼성은 빙상과 육상, 한화는 승마, 현대자동차는 양궁 등에 연간 수십억 원을 지원하며 사실상 대기업이 대한민국 스포츠를 떠받치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기업들이 사회공헌이란 이름으로 엄청난 돈을 계속 쓸 수 있을까. 2008년 지구촌에 금융위기가 몰아친 뒤 장기 불황에 빠지며 국내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축구의 경우 울산 현대의 모기업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불황으로 창사 이후 최대의 위험에 봉착했다. 건설 경기 침체로 부산 아이파크의 모기업 현대산업개발도 예전보다는 어려운 상황이다. FC 서울의 모기업 GS그룹도 석유화학과 건설 등이 불황이라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 기업들이 당장 지원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구단들이 자생력을 갖추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언제 공중분해 될지 모르는 형국이다. 프로축구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은 지난해 말 13번째 대표이사 사장을 맞았다. 1997년 창단돼 올해까지 18시즌 동안 사장만 13명이 바뀌었다. 약 1년 4개월 만에 한 번씩 바뀐 셈이다. 대전은 지난해 말 부임한 김세환 사장(40)의 리더십 덕택에 2부 격인 K리그 챌린지에서 1부인 K리그 클래식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대전은 그동안 ‘나쁜 시민구단’의 모습을 보였다. 비전문가들의 방만하고 책임감 없는 경영으로 적자가 누적됐고, 성적도 좋지 않은 구단으로 전락했다. 한때 시민의 자랑거리였던 대전은 사장이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망가졌고, 결국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로 떨어졌다. 김 사장은 올해 경영 합리화를 통해 구단을 쇄신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7월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면서 내년 시즌 그가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지자체 팀들의 눈물겨운 생존 일부 프로팀을 비롯해 시도군청 등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팀이 한국스포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지자체가 보유한 팀들은 주로 아마추어 종목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국 936개 팀(2013년 말 기준)이 운영되고 있다. 선수만 남녀 약 7000명이다. 지자체팀은 매년 1회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지역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운영된다. 사실상 지자체 팀이 없으면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는 없다고 할 정도다. 서울시의 경우 팀 운영 등에 연간 300억 원 정도를 쓰고 있다. 전국적으로 종합하면 엄청난 돈이다. 하지만 역시 ‘밑 빠진 독’이다. 특히 지자체장들은 스포츠의 육성 및 발전보다는 자신의 업적에만 신경 쓰다 보니 지자체들의 경쟁 대회인 전국체전 성적에만 급급해 한다. 성적이 안 좋은 팀은 가차 없이 정리되기도 한다. 전국체전 성적을 위해 메달 딸 능력만 갖추면 연봉 1억 원이 넘는 선수를 영입하는 ‘경쟁’도 불사한다. 기록보다는 성적으로만 평가를 받다보니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국제용보다는 ‘전국체전용’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제주에서 개막한 제95회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만났던 한 비인기 종목의 지도자는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왔는데 다음 달 팀이 없어졌다. 전국체전 1회전에서 탈락한 게 이유”라고 말했다. 그가 지도하던 팀은 지역 이름을 딴 ○○체육회였다. 그는 “체육회 팀은 사실상 전국체전 딱 한 대회를 목표로 운동하는 팀이다. 아시아경기는 물론 올림픽보다 전국체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와 자리를 함께한 다른 팀 지도자도 “전국체전은 비인기 종목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근거이자 이유”라고 거들었다. 전국체전은 가장 큰 국내 종합 대회지만 개폐회식을 제외하면 중계되는 경기는 거의 없다. 4년 전 ㈜리서치월드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364명이 전국체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국민들의 무관심’을 꼽았다. 또 전국체전 관람 경험이 있는 204명 중 28.9%가 ‘선수 가족 또는 체전 관계자’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무관심 속에서도 현장 분위기는 살벌하다. 전국체전 경기장에서 지도자의 기본 음성 모드는 ‘고성(高聲)’이다. 하지만 유독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도지사님(혹은 시장님)’이 경기장을 격려 방문했을 때다. 대회 기간 경기장 앞에 주차해 있는 수많은 관광버스의 출입문 앞에는 ‘○○ 선수단 격려 방문’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지도자들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가 제주도에 내려온 날 저녁이면 ‘접대’에 바빴다. 한 종목 지도자는 “선수 시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번 우승했다. 말하자면 월드 챔피언이었다. 그런데도 일부 공무원들은 인격까지 무시하며 폭언을 한다. 그럴 때는 정말 자존심이 상하지만 애들(선수들) 생각에 참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담당 공무원은 문자 그대로 비인기 종목 관계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실제로 올해 전국체전에서 17개 시도 중 14위에 그친 전북체육회는 대대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20년 동안 모 종목의 협회에서 잔뼈가 굵은 A 씨는 “기업 팀은 사회공헌이라는 취지 때문에 무리하게 성적을 내라고 압박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자체는 단체장의 임기 내에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전국체전 때 과도한 목표를 요구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 “亞경기 金 따도… 전국체전 1회전 탈락했다고 팀 해체” ▼정치에 휘둘리는 지자체팀대회도중 지자체 관계자 찾아오면 감독-코치는 저녁 접대하기 바빠“일부 공무원 인격무시-폭언까지… 어쩝니까, 선수들 보며 참아야죠” 비인기 종목 스포츠인들의 소원은 딱 한 가지다. ‘생존을 위한 무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현재 47개(시범 종목 3개 포함)인 전국체전 종목을 2019년부터 38개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올림픽 종목 28개에 대한체육회와 개최지가 각각 5종목씩을 추가해 38개 종목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탈락할 위험이 높은 종목 협회의 B 씨는 “완전 공산당이다. 결국 비인기 종목끼리 대한체육회와 지자체에 로비 경쟁을 하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으로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국제스포츠 이벤트 유치 및 개최도 ‘망국의 병’이다. 정치논리와 생색내기를 위한 국제 스포츠이벤트 유치는 중단되어야 한다. 그동안 지자체는 무분별하게 국제대회를 유치한 뒤 “돈 없으니 국가가 대 달라”라고 요구하고, 정부는 잘못되면 국가 망신이라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며 재정 지원을 한 사례가 많았다. 한국 스포츠의 맨얼굴과 개혁 이게 대한민국 스포츠의 민낯이다. 한국 스포츠는 학교팀을 제외하면 기업형과 정부형 2가지로 운영된다. 지금까지 살펴봤듯 한국 스포츠는 기업과 정부가 빠지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기형적인 구조다. 한마디로 ‘사상누각(沙上樓閣)’이다. 처음부터 기초를 잘못 다졌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혁명적으로 바꿀 수도 없다. 스포츠는 올림픽 금메달과 프로팀을 지켜보며 기뻐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사회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공공재’로 평가된다. 이러한 스포츠를 지나치게 자본주의 논리만으로 접근할 수도 없다. 하지만 분명 개선책은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인 구조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최선이라고 지적한다. 이용식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스포츠행정)는 “기업들에 ‘묻지 마 재정 지원’을 강요해 놓고 지금 와서 정상화하는 방법을 기업에 찾으라고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로 기업과 정부가 돈을 지원하는 틀이 마련됐고 이 속에서 한국 스포츠가 기형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서서히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구조 속에서도 세계 ‘톱 10’의 경쟁력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스포츠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선 얼마간 현 상태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비정상의 합리적인 정상화 방법은 결국 구조조정밖에 없다”고 말했다. 팀을 없애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그동안 관행적으로 불필요하게 쓴 돈과 인적 자원에 대해 합리적으로 칼을 대 효율성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투명성과 재정건전성을 확보한 기업 구단과 지자체 팀에 더 큰 세제 혜택과 자금 지원 등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화가 자리 잡으면 자연스럽게 한국스포츠는 자생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다. 전국체전과 국제대회 개최도 마찬가지다. 결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준호 서울대 교수(글로벌스포츠매니지먼트)는 “프로야구 넥센은 자생력을 갖추려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한국 프로스포츠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있다. 이제 기업 구단이나 지자체 팀도 승리에만 급급하지 말고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근간은 이런 자생력 확보 노력의 결과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양종구 yjongk@donga.com·제주=황규인 기자}

    • 201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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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훈련태도-성적따라 지원 차등… 3개 그룹 나눠 경쟁 유도

    대전시는 2012년 대전시체육회와 함께 대대적인 쇄신책을 마련했다. 명색이 광역단체인데 그해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17개 시도 중 15위에 그쳐 스포츠 팀을 정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련한 시스템이 ‘승강제’였다. 승강제는 프로축구 등에서 1부와 2부로 나눠 리그를 진행한 뒤 성적에 따라 팀을 승격시키고 강등시키는 제도다. 대전시는 전략구성팀과 체육회팀, 시청팀으로 나눠 지원을 달리했다. 전략구성팀은 발전가능성이 있는 대전 출신 선수들을 선발해서 지도자를 두지 않고 각 경기단체의 책임 아래 운영하는 팀이다. 선수는 혼자 훈련해 대회에 출전하고, 대전시체육회는 훈련 지원금만 준다. 대전시 최하 등급 팀이다. 체육회팀은 체육회가 직접 운영한다. 시청팀은 시청에서 운영하는 팀으로 대전시 최고 등급 팀이다. 이렇게 3개 등급 팀을 만들어 훈련 태도와 과정, 전국대회 성적 등을 종합 평가해 등급을 올리고 내리는 시스템이 대전시의 승강제다. 잘하는 팀은 위로 올리고 지원금도 올렸다. 못하는 팀은 밑으로 내리고 지원금도 줄였다. 올 초 체육회팀에 있던 세팍타크로와 검도를 시청팀으로 올렸고, 시청팀에 있던 양궁과 근대5종을 체육회팀으로 내렸다.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선수는 방출했다. 개인 종목 위주인 전략구성팀의 경우 올해 8개 종목 39명에게 10억8500만 원을 지원했다. 과거 24억 원에 비하면 약 14억 원을 줄였다. 체육회팀과 시청팀은 일정 수준이 되는 선수를 영입해야 해 비용 절감이 크게 되진 않았지만 ‘경쟁의 효과’는 크게 나타났다. 대전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12위를 했고, 3일 제주에서 막을 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10위를 했다. 종합 점수 3만2449점으로 2012년에 비해 무려 9772점을 더 끌어올렸다. 이번 승강제를 주도한 최대현 대전시체육회 경기운영팀장(44)은 “돈은 없고 팀은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에 대해 고민한 결과 승강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지도자들과 선수들의 반대도 많았지만 능력과 성적에 따라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있다. 대전시는 무조건 좋은 선수를 영입하던 관행도 버렸다. 지역 연계 스포츠 육성이란 모토를 내걸고 초중고교와 대학에서 실업까지 대전시에서 커 온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대전 출신 유망주들로 카누와 양궁팀을 새롭게 만들었다. 한 스포츠 관계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지자체의 효율적인 운영 노력이 돋보인다”면서도 “지나치게 성적 위주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면 결국 성적 지상주의로 귀결되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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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이도 어르신도… ‘국민체력 100’이 바꿔준 삶

    #1. 대학생 최선태 씨(24)는 6월 서울 성동구청 국민체력 100 체력인증센터를 방문한 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운동을 몸에 익혔다. 3년 전 하루 3시간의 강한 운동과 절식으로 날씬한 몸매를 갖게 됐지만 얼마 뒤 다시 배가 나오고 살이 쪘다. 체력인증센터에서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운동처방을 받으며 매주 3회 이상 운동을 하게 되면서 그는 다시 예전의 몸매로 돌아갔다. 최 씨는 자신의 운동 노하우를 부모님께 전수했고, 이제는 가족 전체가 건강하게 살게 됐다. #2. 박기훈 씨(67)는 올해 초 반상회보에서 국민체력 100을 본 뒤 인생이 달라졌다. 2년 전 수술을 포함한 무릎 관절 치료를 받고 난 이후에도 양쪽 무릎이 계속 뻐근하게 아팠는데 충북 청주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체력인증센터에서 운동을 한 뒤부터 말끔히 나았다. 3월부터 10주간 스트레칭과 각종 기구를 사용해 근력 운동을 했는데 지금은 자전거도 맘껏 탈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관절 주위의 근육에 힘이 생기면서 통증이 사라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 국민의 건강한 100세 시대’를 표방하며 2011년 시작한 국민체력 100이 국민의 삶을 바꾸고 있다. 국민체력 100은 국민의 체력 및 건강 증진을 위해 개별 체력 상태를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하고 평가해 운동에 대한 상담 및 처방을 해주는 체육복지 서비스다. 개별 체력 수준에 따라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꾸준히 참여하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준다. 전국 21개 체력인증센터에서 운동 처방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10주간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뒤 새로운 삶을 사는 국민이 늘고 있는 것이다. 공단은 2015년엔 체력인증센터를 10곳 더 확대해 국민에게 더 많은 체력 증진 기회를 줄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 국정 과제로 채택된 국민체력 100은 올해 들어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만 19세 이상 성인 및 어르신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사업을 만 13세 이상의 청소년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한 것. 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에 공단이 직영하는 대표 체력인증센터를 개설해 사업의 표준화 및 서비스 질도 높였다. 가장 큰 성과는 국민체육진흥법이 국민체력 100을 확대 실시할 수 있도록 일부 개정됐다는 점이다. 국민체력 100의 선진화 노력도 이어졌다. 공단은 지난달 27일 제주 롯데시티호텔 및 제주대에서 스포츠 의학 분야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쿠퍼연구소’의 연구진을 초대해 국민체력 100 한국인 건강체력 기준 개발 연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공단 소속 한국스포츠개발원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에서는 한국인 건강체력 기준 개발과 보급에 대해 해외 선진사례 공유 및 국민체력 100에 대한 적용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국스포츠개발원과 쿠퍼연구소는 이미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관련 연구방법론을 공유하고, 인적 교류 및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체력 100 참여는 홈페이지(nfa.kspo.or.kr)나 체력인증센터(대표센터 02-410-1014)를 통해 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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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영원한 후원자’ 잃은 한국마라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한국 선수가 일제 마라톤화를 신고 달렸다는 게 말이 되느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당시 현장에 있던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코오롱마라톤팀 소속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기쁨보다 일제 마라톤화를 신고 세계를 제패했다는 이 회장의 지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장은 곧바로 부하 직원들에게 “세계 최고의 마라톤화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황영조는 2년 뒤 히로시마 아시아경기에서 코오롱 액티브 마라톤화를 신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8일 별세한 이 명예회장은 ‘마라톤 예찬가’였고 한국 마라톤의 산증인이었다. 그는 1980년대 초 2시간15분 벽을 깨는 선수에게 5000만 원, 2시간10분 벽을 무너뜨리는 선수에게 1억 원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선수들에게 큰 자극을 줬고 이홍렬은 1984년 제55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4분59초로 우승해 5000만 원을 받았다. 당시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를 살 수 있는 큰 돈이었다. 황영조는 1992년 벳푸 마라톤에서 2시간8분47초를 기록해 1억 원을 받았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명예회장은 1985년 코오롱 고교구간마라톤대회를 만들었고 1987년 코오롱마라톤팀을 만들어 황영조 이봉주 김완기 권은주 등을 키웠다. 코오롱에서 키운 선수들은 이후 한국 마라톤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이봉주가 2000년 세운 2시간7분20초의 남자 한국기록과 권은주가 1997년 세운 2시간26분12초의 여자 한국기록은 아직도 난공불락이다. 육상인들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가 나타난 배경에는 이 명예회장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국내에서 이 명예회장같이 마라톤에 애착을 가지고 투자하는 인물이 없었다. 한국 육상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육상경기연맹도 하지 못하는 과감한 투자를 아낌없이 해왔다. 한국 마라톤은 정진혁(한국전력)이 2011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9분28초가 현역 남자 최고기록일 정도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마라톤대회 남자 우승 기록이 2시간15분대 이후에서 결정된다. 세계 최고기록이 2시간2분57초로 지구촌 마라톤은 2시간 벽을 무너뜨릴 태세인데 한국 마라톤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형국이다. 뒤로 뛰는 한국 마라톤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제2의 이동찬’은 과연 없는 것인가. 한국 마라톤에 이 명예회장의 빈자리가 더욱 클 것 같아 안타깝다.양종구·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 20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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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의 맨유, 이제 시작”

    “우리 고향 분 오셨네요. 반가워요.”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55)은 전북 출신 기자들을 만나면 항상 이렇게 인사한다. 최 감독은 고향이 경기 양평이지만 소속팀의 지역인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있다. 2009년부터는 ‘봉동 이장’으로 불렸다. 소속팀 숙소가 있는 전북 완주군 봉동의 이장같이 느껴진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이장이 마을 주민들의 고민을 잘 찾아서 해결하듯 최 감독도 선수단을 ‘소통’으로 잘 이끌고 있다. 최 감독이 ‘한국의 퍼거슨’이 될 기반을 잘 닦았다. 최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방문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고 남은 3경기에 상관없이 K리그 클래식 2014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2005년 약체로 전락한 전북을 맡은 그는 그해 FA(축구협회)컵 우승,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2009년과 2011년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0시즌 동안 5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 감독은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이끌며 리그 우승 13회, FA컵 5회 우승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처럼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는 얘기다. 최 감독은 한국축구가 2014브라질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 위기에 몰린 2011년 말 국가대표팀 사령탑 제의를 받았을 때 처음엔 거절했다. 전북을 ‘아시아의 맨유’로 키우기에도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대표팀을 맡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거듭된 축구협회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한 그는 대표팀을 맡아 1년 6개월 동안 지도하며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이후 “나의 임무는 월드컵 예선까지다”라는 자신의 말을 지키며 그는 전북으로 돌아왔다. 최 감독에게 이번 우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대표팀 ‘외도’로 2005년부터 쌓아온 동력이 깨질 수 있다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전북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려놨기 때문이다.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로 2011년 우승을 차지했던 최 감독은 이번 시즌엔 ‘공수 밸런스 축구’로 정상에 복귀했다. 전북은 12개 팀 중 최다 득점(57)과 최소 실점(20)을 기록하며 공수 모두에서 다른 팀을 압도했다. 특히 최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재활공장장’이란 명성을 이어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지만 선수생명이 다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남일(37)을 그는 올해 초 과감히 영입했다. 2009년 성남 일화에서 버려진 이동국(35)과 김상식(38)을 받아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줬듯 김남일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준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은 ‘중원의 싸움닭’ 김상식의 은퇴로 빠진 공백을 잘 메우며 전북의 탄탄한 수비라인 구축에 큰 힘을 보탰다. 최 감독은 이동국 김남일 등 노장과 한교원(24) 이재성(22) 등 신예를 조화시키며 팀 전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접은 이동국은 부상 전까지 13골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최 감독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어준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하우스에서 전북을 언제든 우승 가능한 팀으로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K리그 클래식에서 계속 우승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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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펄 나는 전북, 명품 클럽하우스도 떴다

    요즘 전북도민들은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강호 전북 현대로부터 얻는 즐거움이 크다. 연일 이어지는 승리 소식에 축구 얘기만 나오면 즐겁다. 전북은 2011년 이후 3년 만에 프로축구 정상 등극을 앞두고 있다. 전북은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하면 자력으로 우승한다. 전북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는 지난해 9월 준공한 전북의 클럽하우스가 한몫했다. 이 클럽하우스는 전북의 명물로 떠올랐다. 전북이 방문경기를 하러 가는 날이면 세계 최고의 시설을 갖춘 이 클럽하우스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국내 프로와 대학 팀 등 축구 관계자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지금까지 전북 클럽하우스를 보고 간 사람만 2800여 명이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 율소리의 대지 4만7282m²(건축면적 4584m², 연면적 8078m²)에 둥지를 튼 전북 클럽하우스는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더 좋은 시설을 갖췄다. 천연 잔디 2면에 실내 연습장, 웨이트트레이닝장이 있다. 선수들이 재활 훈련을 하는 수중치료실(사진)은 세계 어느 구단도 가지고 있지 않은 시설이다. 적당한 수온의 물 속에서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을 주지 않고 근육 훈련을 할 수 있다. 앞과 뒤, 측면에 달린 5대의 카메라를 통해 선수가 직접 자신의 동작을 확인할 수 있다. 53명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도 호텔 급이다. 방문객들을 직접 안내하며 클럽하우스를 설명하고 있는 이철근 전북 단장은 “이제 우리 클럽하우스도 전북의 브랜드가 됐다. 전북도민들의 전북 축구단과 클럽하우스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잠시 대표팀 감독으로 ‘외도’를 했지만 2005년부터 전북을 이끌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최고의 시설에서 최고의 팀을 만들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전북은 최신식 클럽하우스에서 전력을 끌어올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6년 연속 진출을 확정하는 등 K리그 클래식의 신흥 명문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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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일에 만난 사람]들을 순 없지만, 던질 순 있어요… 소리없는 함성을 꿈꾼다

    감독님이 갑자기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모두 라커룸으로 모이라고 했다. 무슨 중요한 미팅이기에 감독님이 양복까지 입고 나타나셨을까. 궁금했다. 한참 이야기하는가 싶더니 단장님과 코치님, 선수 몇 명이 울기 시작했다. 왜일까. 나중에 한 형이 얘기했다. “우리 팀 해체된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있을까.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데…. 처음엔 믿지 못해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 마음이 아팠다. 나중에 아무도 없는 데서 엉엉 울었다.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 어머니 앞에선 울지 않으려 했는데 눈물이 나왔다. ‘열심히 하면 충분히 프로에 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땀 흘려 왔는데…. ‘야신’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청각장애 선수 1호로 프로야구 진출을 꿈꾸던 박병우(21)에게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해체는 한 가닥 희망의 끈마저 끊어지는 아픔이었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고양 원더스 해체 소식에 “희망의 불씨가 꺼져 내 몸의 일부가 하나 떼어지는 아픔이다”고 말했듯 박병우의 심정이 그랬다. 고양 원더스가 어떤 구단인가. 2011년 프로 구단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모아 창단해 ‘패배자’들에게 꿈을 주던 구단이었다. 2012년 7월 투수 이희성이 LG에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7월 KT와 계약한 외야수 김진곤까지 20명이 넘는 선수가 프로에 입단하는 기적을 일궜다. 황목치승(LG)과 안태영(넥센), 송주호(한화)처럼 프로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도 나왔다. 8월 열린 프로야구 2015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는 포수 정규식이 고양 원더스 선수 중 처음으로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LG에 2차 4라운드 지명)하기도 했다. 롯데는 9월 고양 원더스 출신 이병용과 안형권을 영입했다. 지난해 제물포고를 졸업한 뒤 프로에 노크조차 못해본 박병우도 고양 원더스에서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루고자 했다. 박병우에게 야구는 꿈이자 희망이자 동반자이다. 9세 때인 2002년 11월 10일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다. 6-9이던 9회말 1사 1, 2루에서 삼성 이승엽이 LG 에이스 이상훈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뽑아낸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와’ 하는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생후 10개월 때 쇠 젓가락을 전기콘센트 구멍에 찔러 넣은 사고 후유증으로 5세 때 청각장애 판정을 받은 그에게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졸라 바로 삼성 리틀야구단에 가입했다. 당시 대구에 살고 있던 그는 이승엽 선수가 뛰고 있는 삼성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기 위해 본리초교로 전학도 갔다. 그때부터 야구는 박병우의 삶 그 자체였다. 청각장애가 있지만 지금까지 장애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본리초교를 졸업하고 소래중(경기 시흥)을 거쳐 야구 명문 인천 제물포고에서 야구를 했다. 어렸을 땐 장애인 비장애인 학교가 나뉘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삼성 리틀야구단 시절부터 비장애인 선수들과 차별 없이 똑같이 훈련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서 장애인 특수학교를 보내고 싶다는 뜻을 보였을 때도 박병우가 비장애인 학교를 고집했다. “사람들은 제가 청각장애인이라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지 않았을까 염려해 주세요.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전 친구들하고 잘 지냈으니까요. 다만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말하는 사람들의 입 모양을 보고 답을 해야 하는 것이 좀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요. 감독님이나 선배님들로부터 ‘듣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 아냐’라는 오해를 받을 때도 있었지만 그 오해는 금방 풀렸어요.” 박병우는 야구를 잘했다. 소래중 시절엔 스카우트 제의가 많이 왔다. 제물포고로 진학한 것은 명문고이면서도 시흥에서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그는 대부분의 선수들처럼 투수와 야수를 겸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투수에 전념했다. 프로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가내영 감독이 “넌 폼이 좋으니까 투수를 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박병우는 2012년 가내영 감독 소개로 김성근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고교 3학년 때 테스트를 받게 해줬다. 김 감독은 “간결한 투구 폼을 보고 가능성을 봤다. 폼이 예뻤다. 당시 우리 투수들에게 ‘공은 저렇게 던지는 거야’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초 박병우를 정식 테스트를 거쳐 입단시켰다. 테스트 때 투구에 대해 몇 가지 가르쳐 줬는데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게 마음을 움직였다. 22일 경기 고양 원더스 훈련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박병우를 보며 안타까움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이제야 야구에 대한 느낌을 알기 시작했는데…. 조금만 더 하면 2군 리그에서도 등판해 활약할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투구 폼을 알려주며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표정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 김 감독은 박병우를 처음 고양 원더스에서 봤을 땐 프로에 갈 확률이 10%였다면 지금은 30% 정도 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렇게 노력하는 박병우에게 겉으론 표현하지 않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김 감독은 “장애가 있다는 열등감을 갖지 않도록 공평하게 똑같은 위치에서 훈련시켰다. 처음엔 힘들어했는데 적극적으로 따라 했다. 선수들 간에도 거리감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선배와 후배들 관계도 잘 만들어 갔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혹독한 스승이었단다. 하지만 박병우로선 믿을 곳이 김 감독밖에 없었다. 지난해부터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7시까지 이어지는 사실상 ‘지옥 훈련’을 잘 참아냈다. 고양종합운동장 스탠드 계단 뛰기, 각종 기초 체력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 그리고 피칭. 피칭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 100개 던지는 것으로 끝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체력 만들기는 하루 두 차례 이어졌다. 프로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훈련을 꾹 참아내며 따라 하고 깜깜한 밤에도 혼자 자율훈련을 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프로 진출. 집도 고양시 대화역 근처로 옮겼고 집에도 운동기구를 마련해 틈만 나면 훈련에 매달렸다. 그런데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낙담하는 아들을 보는 어머니 정기문 씨(55)의 마음도 찢어졌다. 박병우가 “어머닌 제 앞에서 단 한 번도 눈물을 흘린 적이 없어요”라고 했지만 고양 원더스 해체 소식을 먼저 뉴스로 접한 정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아직 우리 아들은 모를 텐데…. 이 소식을 알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정 씨는 마음을 졸이며 아들이 오길 기다렸고 집에 나타난 아들이 눈물을 흘릴 땐 속으로 울었다. ‘우리 아들에게 야구가 어떤 것인데….’ 아들이 처음 야구를 한다고 할 땐 말렸단다. 운동선수들은 선후배 관계가 엄하다고 하는데 잘 견딜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오히려 야구가 (박)병우를 변화시켰다. 장애가 있으면 소극적이 될 수 있는데 야구를 통해 친구를 잘 사귀고 선후배들과도 잘 지냈다. 박병우를 인터뷰한 22일에도 그는 고양 원더스 훈련장에서 훈련한 뒤 9월 롯데에 입단한 이병용과 저녁을 먹었다. 얼마 전 이병용의 첫째 딸 돌잔치 때 조그만 선물을 했는데 고맙다고 근사한 저녁을 산 것이다. 이렇듯 박병우는 야구를 통해 함께 사는 법도 배웠다. 야구에서 자신감이 생기니 삶에서도 적극적이 됐다. 정 씨는 “어느 순간부터는 아들을 보러 야구장에 가면 마음이 편해졌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웃고 떠들고…. 야구는 우리 병우에게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 원더스 해체 소식에 실망하기보다는 당혹스러웠다. 몇 년이 걸리든 천천히 준비해 프로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그 길이 끊길지 몰랐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박병우에게 포기는 있을 수 없다.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사라졌지만 청각장애 프로야구 선수 1호란 꿈은 버리지 않았다. 박병우는 요즘 주중엔 고양 원더스, 주말엔 한국농아인야구대표팀에서 훈련한다. 고맙게도 고양 원더스에서 11월 말까지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리고 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농아인야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아직 자신을 인정해주고 활약을 기대해주는 팀이 있어 기쁠 뿐이다. 박병우와 김 감독 인터뷰를 한 뒤 얼마 되지 않아 김 감독이 프로야구 한화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병우는 “정말 기뻤어요. 감독님같이 훌륭한 분이 다시 프로야구 감독으로 가서 정말 잘됐어요”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김 감독이 박병우에게 한화 2군에서 훈련할 기회를 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도 발등의 불을 먼저 꺼야 한다. 바닥까지 떨어진 팀을 재건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있다. 일단 한화 바로잡기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김 감독은 박병우와 함께 인터뷰를 할 때 이런 말을 했다. “프로야구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스포츠다.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인생에 뭘 선물할지, 뭘 가지고 국민들을 인도할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박병우는 “김성근 감독님이 늘 얘기했어요. 인간은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다.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대다.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말을 믿고 열심히 더 훈련할 겁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에게 아직 야구는 꿈이요 희망이요 인생 그 자체다.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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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월드컵 유치하고, FIFA집행위원 뽑히고”

    ‘여자 월드컵 유치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으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사진)이 축구 외교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 회장은 27일 FIFA 집행위원 출마를 공식화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축구협회장들에게 공문을 발송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각 협회장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협력을 통해 아시아 축구의 성장을 계속적으로 이뤄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FIFA 집행위원직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며 지원을 부탁했다. 아시아에 배정된 FIFA 집행위원 쿼터는 총 4장. AFC 회장이 FIFA 부회장으로서 1장을 자동 배정받고 나머지 3장의 주인은 내년 4월 말 AFC 총회에서 결정된다. 정 회장은 30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 2018년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및 2019년 여자 성인월드컵 개최 협약서와 비드북을 제출한다. 4월 유치 의향서를 제출한 뒤 정부와 협의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것이다. FIFA는 여자 20세 이하 월드컵과 성인월드컵을 묶어서 개최지를 선정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7년 17세 이하 남자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은 이미 2017년 남자 20세 이하 월드컵을 유치했다. 여자 20세 이하 월드컵과 여자 성인월드컵까지 유치하면 FIFA 남녀 메이저 대회를 모두 개최하게 된다. 특히 각국이 투자에 소극적인 여자 축구에 한국이 큰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축구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 월드컵 개최지가 209개 회원국 총회에서 결정되는 것과 달리 여자 월드컵 개최지는 내년 3월 25명의 FIFA 집행위원 투표로 결정된다. 한국과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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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추월” 허풍 대신 “亞챔스는 꼭”

    “모두 속마음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전북 현대의 우승 가능성이 99% 이상 아닙니까. 우린 아시아축구연맹(ACL)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이 목표입니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스플릿시스템 상위 6개 팀인 A그룹 미디어데이 행사가 진행되는 중간 불쑥 이렇게 치고 나왔다. 전북의 우승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잘나가는 전북을 꼭 꺾고 싶다’ ‘1% 우승 가능성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등의 말이 이어질 때 좀 솔직해지자는 의미로 던진 말이다. 사실 현재로선 전북의 우승 가능성이 아주 높다. 전북은 27일 현재 승점 68로 2위(승점 58) 수원 삼성을 10점 차로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우승팀을 가리는 A그룹 스플릿 라운드가 팀별로 5경기 남은 가운데 전북이 2위에 3승(9점) 이상 앞서 있어 다른 팀들이 따라잡기 힘겨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최용수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마지노선인 3위 진입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지적한 것이다. 3위(승점 55)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도 “수원을 끌어내리고 자력으로 ACL 티켓을 획득하는 게 목표”라고 선언했다. 한국에 배정된 ACL 티켓이 3.5장인데 K리그 클래식 1, 2위팀과 축구협회(FA)컵 우승팀에 1장씩 배정되기 때문에 K리그 클래식 3위는 다른 나라 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올라가야 하니 2위를 꼭 하겠다는 각오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겨도 우승할 수 없는 4위 서울과 5위(이상 승점 50) 제주 유나이티드, 6위(승점 47) 울산 현대도 ACL 티켓이란 현실적인 목표에 집중할 태세다. 내달 23일 열리는 FA컵 결승에 올라 있는 서울의 최 감독은 “FA컵 우승에 모든 것을 걸겠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 3위 진입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모든 감독들이 우승 가능성 ‘0순위’로 보고 있는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어제 수원 경기가 고비였다. 그 경기를 이겨 여유가 생겼다. 마무리를 잘해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팀의 기둥인 이동국이 수원전에서 다쳐 변수가 생겼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동국은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우승팀을 가리는 A그룹과 강등팀을 정하는 B그룹 스플릿 라운드는 내달 1일 시작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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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12분의 기적

    결국 울산 현대가 웃었고 전남 드래곤즈가 울었다. 26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마지막 6경기가 일제히 열렸다. 이날 경기는 1∼6위 팀이 겨루는 상위그룹과 7∼12위 팀이 겨루는 하위그룹의 마지막 티켓을 결정하는 자리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은 12개 팀이 각 33경기를 치른 뒤 순위를 가려 상·하위 그룹으로 나뉘어 다시 5경기씩을 치르는 스플릿시스템으로 열린다.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 팀이 각각 그룹을 확정한 가운데, 이날 울산과 전남이 마지막 상위그룹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울산은 성남 일화와의 방문경기에서 3-3이던 후반 39분 터진 박동혁의 결승골 덕택에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반면 전남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방문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47로 6위를 확정해 우승팀을 가리는 상위그룹에 속하게 됐고 전남은 승점 45로 7위가 돼 강등팀을 정하는 하위그룹에서 스플릿 라운드를 하게 됐다. 이날 두 팀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6위 티켓을 누가 거머쥘지 모를 정도로 화끈한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양 팀이 속한 2경기에서 터진 골만 무려 13골. 전반 37분 따르따의 선제골로 앞서간 울산은 후반 2분부터 20분 동안 성남 김태환과 제파로프, 김동섭에게 연거푸 3골을 내주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울산은 후반 28분 이호와 38분 양동현의 연속 골로 동점을 만든 뒤 박동혁의 골로 극적 드라마를 썼다. 전남도 후반 34분까지 1-3으로 끌려갔지만 후반 42분과 49분 코니가 2골을 터뜨려 무승부를 만드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더이상의 골은 없었다. ‘미리 보는 챔프전’으로 관심을 모은 1위 전북 현대와 2위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는 후반 27분 터진 김남일의 결승골을 앞세운 전북이 1-0으로 이겨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전북은 5연승을 달리며 승점 68을 기록해 수원(승점 58)과의 승점 차를 10으로 벌려 내달 1일 시작되는 스플릿시스템에서 2경기만 이겨도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경남 FC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잡고 승점 31로 포항 스틸러스에 0-3으로 진 상주 상무(승점 29)를 제치고 ‘탈꼴찌’에 성공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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