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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시작된 지 18년 만에 첫 ‘4세대’ 새끼가 태어났다. 첫 번째 반달곰부터 따지면 ‘증손주’에 해당되는 개체다. 31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 겨울 지리산에 서식 중인 3마리의 어미 곰이 새끼 5마리를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4월 중순부터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들이 굴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반달가슴곰은 동면 중인 1, 2월 새끼를 낳는다. 이 중 2018년생인 ‘KF-94’가 낳은 한 마리가 이 곳에서 태어난 첫 4세대 새끼다. 복원 사업 첫 해인 2004년 러시아에서 온 ‘RF-05’의 증손주다. RF-05는 지금까지 총 10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 성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4세대 출산은 반달곰 복원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식으로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총 79마리까지 늘었다. 환경부는 먹이와 야생 행동반경 등을 고려할 때 지리산 일대의 적정한 반달가슴곰 서식 개체 수를 56~78마리로 보고 있다. 최적 개체 수는 64마리로 추정한다. 이미 2017년부터 일부 반달가슴곰이 덕유산 일대로 터전을 옮겼다. 반달가슴곰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멸종위기에 처한 종)에 속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018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와 제과점 등에서 사용된 일회용 컵은 최대 28억 개로 추산된다. 이 중 매장에서 회수된 건 전체의 약 5% 뿐이다. 반환되지 않은 컵은 대부분 소각 매립된다. 환경부가 이달 10일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이하 보증금제)’를 시행하려고 했던 배경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으로 음료를 구입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내고, 빈 컵을 반납할 때 다시 돌려받는 제도다. 매장이 1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 제과·제빵업종, 패스트푸드점 등이 적용 대상이다. 전국적 3만8000여 개 매장이 해당된다. 보증금제는 시행 약 20일을 앞둔 지난달 21일 6개월 시행유예 결정이 내려졌다. 비용과 일손 부담이 크다는 업주들의 반발 때문이다. 업주들은 제도 폐지까지 요구하고 있어 12월 시행도 불투명하다. 보증금제를 둘러싼 갈등과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봤다.》 ●2년 간 준비했지만, 20일 앞두고 ‘유예’일회용 컵에 보증금을 부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환경부와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의 업무협약 형태로 보증금제가 도입됐다. 컵당 50~100원의 보증금을 받았다. 일회용 컵 회수율은 2003년 19%에서 2007년 37%까지 올랐다. 하지만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일부 업체의 미반환 보증금 유용 논란 등을 겪으며 2008년 3월 폐지됐다. 보증금제 부활 논의가 시작된 건 2020년이다. 그 해 5월 보증금제 도입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듬해 보증금을 관리하는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가 출범했고, 올 1월엔 국민 설문조사 등을 거쳐 개당 보증금 300원을 확정했다. 2년 간 준비한 제도가 시행 2주를 앞두고 좌초한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책임은 환경부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무인회수기 설치 준비 미비가 대표적이다. 업주들이 보증금제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반환된 컵을 처리하느라 일거리가 늘기 때문이다. 영세 사업장에선 주문과 제조만으로도 일손이 부족한데, 이를 씻어서 보관하는 가욋일을 반길 리 없다. 재활용업체는 컵이 1000개쯤 모여야 수거에 나서기 때문에 며칠 간 수백 개의 컵을 보관하는 것도 부담이다. 업주들의 반발을 줄이려면 일손을 덜 수 있는 무인회수기 설치 확대가 필수다. 그러나 무인회수기 도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난해 말 환경부는 2022년까지 무인회수기 20대를 설치해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이 지체되면서 연말까지 개발과 테스트를 끝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서울에만 최소 1000대 이상의 무인회수기를 설치해야 매장의 컵 처리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보증금제 시행 시기에 맞춰 무인회수기 개발을 더 서둘렀어야 했다”고 말했다. ● 정부는 ‘탁상 행정’, 본사는 ‘나 몰라라’보증금제를 매장 100개 이상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정한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지만 1인이 운영하는 영세 매장도 적지 않다. 반면 매장수가 100개 미만이지만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나, 매출 규모가 큰 개인 카페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증금제를 가장 크게 반대하는 것도 ‘매장 100개 이상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해당하는 영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다. 비용 부담이 크다. 컵에는 반환할 때 바코드를 찍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라벨을 붙인다. 이 라벨 구입비(개당 6.99원)를 점주가 내야 한다. 회수한 컵을 회수업체에 보내는 처리 비용도 점주 부담이다. 회수하기 쉽게 규격과 색상을 제한하는 표준컵은 개당 4원, 나머지 비표준컵은 10원이 든다. 보증금 300원에도 카드 수수료를 떼는데, 컵을 반환하더라도 이를 돌려받지 못한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0.5%를 기준으로 점주들이 컵당 1.5원을 부담하는 셈이다. 음료 한 잔을 팔 때마다 13~19원씩 손해를 보는 구조다. 환경부는 뒤늦게 미반환 보증금 등을 활용해 비용 부담을 거의 전액 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반발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랜차이즈 본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환경부와 각 프랜차이즈 본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보증금제 도입 방안을 논의해 왔다. 하지만 보증금제와 연동된 포스(판매정보관리시스템) 개발을 마친 곳은 지난달 중순 기준 전체 79개 업체 중 3곳에 불과했다. 정부와 프랜차이즈 본사, 점주 간의 소통도 부족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와 본사 간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점주들은 시행 한 달 전 라벨을 구입할 때가 돼서야 진행 상황을 알게 됐다”며 “프랜차이즈 본사는 비용 등 추가 부담이 없으니 사실상 방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6개월 뒤 시행도 보장 못해보증금제 시행이 12월 1일로 유예됐지만 그 때 반드시 도입된다는 보장도 없다. 6개월 만에 점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릴만한 지원책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환경부 관계자는 “새 제도가 시행되려면 여론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동력을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시행 시기도 좋지 않다. 올 11월 24일부턴 더 강력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예정돼 있다. 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 편의점의 일회용 봉투, 매장의 우산 비닐의 사용이 제한된다. 홍 소장은 “보증금제 시행과 맞물려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 심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덴 국민 대다수가 동의한다. 2018년 기준 1인당 일회용 컵 사용량은 500개가 넘는다.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나라다.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장용철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서울의 한 지역 또는 지방 소도시에서 시범 운영을 하면서 적응 기간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 정부 들어 방역이나 경제 논리에 밀려 환경 정책이 잇따라 후퇴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월 시행 예정이었던 카페 일회용품 규제는 당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단속 및 과태료 부과가 유예됐다. 보증금제 역시 정치권에서 시행 유예 목소리가 나오자 환경부가 입장을 바꿨다. 결국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이사장은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정치논리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며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다른 방법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필리핀 남쪽 해상에서 공기 상승 흐름은 보이는데, 아직 회전력이 부족하네요. 태풍으로 커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요.” 25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 .태풍예보 현업실 김동진 태풍예보관은 한쪽 벽을 가득 채운 가로 5m, 세로 2m의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른쪽 화면의 지구 그래픽에는 1km 상공의 대기 흐름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왼쪽 화면에는 태풍의 주된 발생지인 북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 수증기량 등 태풍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관측 자료들이 표시됐다. 국가태풍센터는 연간 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20∼30개의 경로를 분석하고, 예보 시스템을 연구하는 곳이다. 역대 가장 많은 사망 및 실종 피해를 낸 2002년 루사(246명)와 2003년 매미(131명) 이후 태풍 예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됐다. 국내 태풍 예보 수준은 10년 새 크게 향상됐다. 지난해 한국의 태풍 72시간 진로 예보 오차는 평균 185km로, 2010년 349km에서 크게 줄었다. 일본 225km, 미국 240km보다 정확한 편이다. 함동주 국가태풍센터장은 “2018년 인공위성 ‘천리안 2A호’ 운영과 지속적인 수치예측 모델 개발로 예보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한반도 주변 태풍 발생이 크게 늘어나진 않겠지만,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더 센 태풍이 한반도를 덮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함 센터장은 “태풍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 ‘열에너지’인데,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계속 오르고 있다”며 “향후 더 강한 태풍이 한반도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 7월부터 태풍 예상 진로를 더 상세하게 알려주는 ‘태풍위험 상세정보’ 서비스를 시작한다. 강풍 피해가 큰 강풍 반경(초속 15m 이상)과 폭풍 반경(초속 25m 이상)이 어떻게 변할지 세밀하게 예보하는 것이다. 함 센터장은 “예상 강수량과 강수 시점도 보다 상세하게 전달해 태풍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서귀포=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직장에서 성차별이나 성희롱을 당했을 때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에게는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19일부터 시행됐다. 직장 내 성차별 행위를 적극적으로 시정해 근로자의 피해 구제를 돕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고용상 성차별을 한 사업주에게는 징역 및 벌금형이 가능했지만 근로자의 실질적인 불이익을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고용상 성차별은 근로자가 성별, 혼인 여부, 임신 등을 사유로 채용, 임금, 승진, 퇴직 등에서 불합리한 처우를 당한 경우를 뜻한다. 앞으로 이 같은 성차별을 당했을 때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할 수 있다. 사업주가 성희롱 피해자에게 근무지 변경, 유급휴가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줬을 때도 해당된다. 신청 기한은 차별적 처우가 있었던 날부터 6개월 이내다. 신청이 접수되면 노동위는 60일 내에 차별시정위원회 심문회의를 연다. 시정명령이 확정된 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정명령에는 △차별적 처우 중지 △임금 등 근로조건 개선 △적절한 배상 등이 포함된다. 배상액은 근로자의 실질 손해액을 기준으로 한다. 차별적 처우가 반복되는 등 차별의 정도가 심할 경우엔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을 명령할 수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근로기준법과 달리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다만 동거인이나 친족으로 구성된 사업장은 제외된다. 법 시행 후 발생한 차별부터 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법 시행 전 발생한 차별이 19일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구직자나 근로자가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당장 해당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승진시키라는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고용부는 “차별 행위를 중지하거나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라는 정도의 시정명령이 가능할 것”이라며 “시정명령에서 해당 근로자의 채용 및 승진을 강제하는 것은 기업의 인사재량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3일 남부 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등 당분간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전국 낮 최고기온은 22∼33도로 예보됐다. 평년보다 최대 5도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9도, 춘천 31도, 대전 31도, 대구 32도, 광주 30도 등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13∼18도로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이상 벌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남부는 ‘나쁨’, 그 외 지역은 ‘보통’으로 예보됐다. 영남 일부 지역은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일찍 찾아온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질병관리청은 20일부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감시체계로 파악된 열사병 등 온열질환 환자는 1376명으로 이 중 20명이 숨졌다. 이는 2018년 48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더위는 이번 주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6일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다음 달 10일부터 커피전문점 등에서 시행되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두고 카페 주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컵 반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인력 부담을 모두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비용 보전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제도 시행을 멈추라는 요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유예하거나 과태료 부과 계도 기간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페 주인들 “컵 회수 비용 왜 우리가 내나”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으로 음료를 구입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내고, 반납할 때 다시 돌려받는 제도다. 매장이 1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 제과·제빵업종, 패스트푸드점 등이 적용 대상이다.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롯데리아 등의 전국 3만8000여 개 매장이 해당된다. 자원재활용법이 2020년 6월 제정된 후 올 1월 시행령이 나오며 제도화됐다. 법령으로 일회용 컵에 보증금을 매기는 건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문제는 이를 위한 비용과 인력을 점주들이 부담한다는 점이다. 컵에는 반환할 때 바코드를 찍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라벨을 붙인다. 이 라벨 구입비(개당 6.99원)를 점주가 내야 한다. 회수한 컵을 자원재활용업체에 보내는 처리 비용도 점주 부담이다. 회수하기 쉽게 규격과 색상을 제한하는 표준컵은 개당 4원, 나머지 비표준컵은 10원이 든다. 이를 감안하면 음료 한 잔을 팔 때마다 11∼17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 주인은 “하루에 일회용 컵을 약 300개 쓰는데 한 달이면 10만∼15만 원이 더 들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 입장에서는 비용뿐 아니라 일거리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재활용업체는 컵이 1000개쯤 모여야 수거에 나선다. 며칠 동안 수백 개의 일회용 컵을 씻어서 보관해야 한다. 한 커피전문점 점주는 “보증금을 빨리 받으려고 덜 붐비는 매장에 컵 반환 손님이 몰릴 게 뻔하다”며 “커피는 못 팔고 컵 처리만 하는 매장이 분명히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게시판에는 10일 이후 항의글 약 900건이 올라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컵 반납을 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커피 한 잔에 300원씩 가격이 오르는 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용 지원에 시행 유예도 검토현장 반발이 커지자 환경부도 한 발짝 물러서는 분위기다. 환경부는 20일 소상공인 대표 등과 만나 라벨 구입비의 최소 절반에서 많게는 전액을 보전하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도 시행 초기 2주 정도는 하루 2시간 정도씩 직원 시급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는 컵 보증금을 재원으로 쓸 계획이다. 또 라벨 3∼4주 치를 선구매해야 해 수백만 원을 미리 내야 한다는 불만이 나오자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를 한꺼번에 주문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8일 “컵 보증금제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 만큼 계도 기간을 두고 최대 300만 원인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일회용 컵을 주민센터에서 회수하거나 반납 가능 매장을 따로 지정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지구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높이 등 주요 기후변화 지표들이 악화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8일(현지 시간) ‘2021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미국 하와이의 월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19.05ppm을 기록했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시기의 약 1.5배에 이르는 수치다. 온실가스는 열을 가둬 기온을 높이고, 해양을 산성화시켜 생태계를 파괴한다.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11도 올랐다. 2011∼2021년에만 0.22∼0.29도 상승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온도 상승 목표인 1.5도보다 불과 0.39도 낮은 수준으로 근접했다. 평균 해수면 높이는 2013∼2021년 연평균 4.5mm 상승했다. 1993∼2002년(연평균 2.1mm)보다 상승 속도가 두 배 이상으로 빨라졌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지난해 빙하 두께는 1950년 대비 평균 33.5m 얇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세계 인구 20억 명 이상이 겪고 있는 물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기상청이 관측 지역을 기존보다 16배 더 세밀하게 나눠 날씨를 예보하는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상청은 ‘한국형 지역수치 예보모델(RDAPS-KIM)’을 개발해 12일부터 운영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수치예보모델은 과거의 관측 자료와 현재의 실측 정보를 조합해 대기 상태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예측치를 바탕으로 기상청 예보관들이 날씨를 예보한다. 해당 예보모델은 기존에 가로세로 각각 12km 사각형 구역에서 기상 정보를 관측하고 예보하던 것을 3km까지 줄였다. 그만큼 더 세밀한 기상 예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모델을 도입하면서 서울 여의도와 밤섬 일대를 포함한 여의도동(8.4km²)의 강수량만 별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의 경우 기존 12개 구역에서 206개 구역으로 관측 단위가 세분됐다. 기상청은 새 예보모델이 기상 예측 정확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0년 영국의 수치예보모델을 도입한 기상청은 2020년 4월부터는 ‘한국형 전 지구 예보모델(KIM)’을 개발해 함께 사용 중이다. KIM의 영국 모델 대비 예측 정확도는 도입 초기 98%에서 지난해 99.2%까지 높아졌다. 최근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잦아지면서 예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권영철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장은 “예보 범위를 좁히면 각 지형에 따른 강수량 변화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범 운영에선 기존 모델보다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흘 뒤 비가 올지 예측하는 예측 정확도는 19.5% 향상됐다. 기상청은 향후 관측 범위를 가로세로 1km 단위까지 세분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을 마친 뒤 내년부터 예보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기상청은 세밀한 기상 예보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산불 진화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센터장은 “지역 특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새 예보모델의 성능은 미국 등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기상청이 관측 지역을 기존보다 16배 더 세밀하게 나눠 날씨를 예보하는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상청은 ‘한국형 지역수치 예보모델(RDAPS-KIM)’을 개발해 12일부터 운영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 수치예보모델은 과거의 관측 자료와 현재의 실측 정보를 조합해 대기 상태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예측치를 바탕으로 기상청 예보관들이 날씨를 예보한다. 해당 예보모델은 기존에 가로 세로 각각 12㎞ 사각형 구역에서 기상 정보를 관측하고 예보하던 것을 3㎞까지 줄였다. 그만큼 더 세밀한 기상 예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모델을 도입하면서 서울 여의도와 밤섬 일대를 포함한 여의도동(8.4㎢)의 강수량만 별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 역시 기존 12개 구역에서 206개 구역으로 관측 단위가 세분화됐다. 기상청은 새 예보모델이 기상 예측 정확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0년 영국의 수치예보 모델을 도입한 기상청은 2020년 4월부터는 ‘한국형 전지구 예보모델(KIM)’을 개발해 함께 사용 중이다. KIM의 영국 모델 대비 예측 정확도는 도입 초기 98%에서 지난해 99.2%까지 높아졌다. 최근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잦아지면서 예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권영철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장은 “예보 범위를 좁히면 각 지형에 따른 강수량 변화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범운영에선 기존 모델보다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흘 뒤 비가 올지 예측하는 예측 정확도는 19.5% 향상됐다. 기상청은 향후 관측 범위를 가로 세로 1㎞ 단위까지 세분화 할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시범 운영을 마친 뒤 내년부터 예보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기상청은 세밀한 기상 예보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산불 진화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센터장은 “지역 특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새 예보모델의 성능은 미국 등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가 올해 안에 가로수 가지치기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과도한 가지치기가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16일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앞으로 정부는 각 부처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가로수, 공원 산책로 등의 녹지공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는 지자체 조례와 지침만 따르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나무 몸통만 남기는 지나친 가지치기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크게 늘어났다”며 가지치기 지침을 제정하는 배경을 밝혔다. 환경부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나뭇잎이 달린 가지의 일정 비율 이상을 자르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 비율이 25%를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가로수가 전선과 닿거나 상가 간판을 가리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는 위치도 주변 환경을 고려해 선정할 방침이다. 가로수 수종 역시 앞으로 다양하게 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가로수는 조류와 곤충 등의 주요 서식지다. 은행나무 등 일부 수종을 같은 공간에 집중적으로 심으면 인근에 서식하는 조류와 곤충의 종류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가로수 관리지침 개선으로 도심의 복원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9일 광주 백운초등학교 4학년 4반 교실. 담임교사 대신 교단에 오른 안전환경보건단체 ‘일과건강’의 박수미 대외사업팀장이 전동드릴처럼 생긴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를 꺼내 들었다. 중금속 등 유해화학물질 함유량을 측정하는 기기다. “이걸로 여러분 책상과 의자에 유해물질이 얼마나 많은지 검사해 볼게요.” 학생들 얼굴에 긴장감이 스쳤다. 약 30초 뒤 나온 결과는 ‘기준 이하’. 박 팀장이 “책상 위와 의자 다리의 플라스틱은 안전하다”고 말하자 그제야 아이들은 안도했다. 박 팀장은 칠판 옆 초록색 게시판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안전한 제품도 오래 쓰다 보면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어요. 게시판에 압정을 꽂고 뺄 때, 납이나 프탈레이트라는 성분이 작은 가루 형태로 묻어나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어요.” 프탈레이트는 폴리염화비닐(PVC) 등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첨가제다.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발달 및 생식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 13세 이하 어린이 대상 제품에는 총함량이 0.1% 이하로 엄격히 제한된다. ○ “유자학교 만난 뒤 환경에 관심”정규 교과에 없는 이 수업의 이름은 ‘유자(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학교’다. 아름다운재단과 일과건강이 2020년부터 교실 환경을 개선하고 유해물질에 대한 아이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운영 중인 프로젝트다. 올해는 전국 29개 학교, 1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 달 동안 수업을 듣고 직접 유해물질 노출을 줄이는 환경 개선 아이디어도 낼 예정이다. 박 팀장은 “가죽 대신 천, 플라스틱 대신 나무, 같은 플라스틱이더라도 PVC 대신 폴리프로필렌(PP)나 폴리에틸렌(PE) 성분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유자학교가 학생들에게 화학물질의 유해성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수업은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박 팀장은 상어가 나타난 바다 그림 두 장을 모니터에 띄웠다. 왼쪽은 사람이 상어 옆에서 헤엄치는 그림, 오른쪽은 사람이 모래사장에 서 있는 그림이었다. “바다에 상어가 있어도 내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위험하지 않아요. 왼쪽 상어처럼 화학물질도 적정한 사용법을 지키지 않거나 사용 기준량 이상으로 인체에 노출됐을 때 위험한 거예요.” 한 달째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들의 환경과 안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물건을 살 땐 국가통합인증마크(KC)나 친환경 표시를 확인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 학급 담임인 김제강 교사는 “학생들이 쓰레기 재활용 문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 등 다양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 시설 15%가 환경 기준 위반중금속 범벅인 우레탄 트랙 등 학교 시설의 유해물질 검출 논란은 10여 년 전부터 지속돼 왔다. 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는 조사 대상 85개 학교 중 60곳의 운동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프탈레이트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2017년부터 우레탄 트랙에 프탈레이트 사용이 제한됐지만 이미 설치한 학교 중에는 기존 시설을 그대로 쓰는 곳이 적지 않다. 유해물질에 더 취약하고 사용법을 지키기 어려운 유아들도 유해물질에 노출돼 있다. 2019년 환경부의 어린이 활동 공간 점검 결과를 보면 8457곳의 보육 및 교육시설 중 1315곳(15.5%)에서 환경 안전 기준을 위반했다. 도료나 마감재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수은·카드뮴이 검출된 곳이 1270곳으로 가장 많았다. 2015년 만 13세 이하 어린이 제품의 안전 기준을 정한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제정됐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 박 팀장은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만 이 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성인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칠판과 게시판 등 학습도구는 안전 기준이 허술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뒷북 단속보다 선제 관리 필요학습도구나 장난감 속 유해물질은 아이들의 건강에 치명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환경성 질환인 성조숙증을 겪는 9세 미만 어린이는 2016년 6만2283명에서 2019년 7만8199명으로 약 26% 늘어났다. 해외 직구나 수입 등 유통구조가 다양해지면서 아이들이 유해물질에 노출될 위험도 커졌다. 지난달 고영림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산 점토 65개 중 14개에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성분이 검출됐다. 이는 사망자 1700여 명이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성분으로 국내에선 사용이 금지돼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정 물질의 사용을 규제하면 유해성이 비슷한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식이다. 고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 후 CMIT 성분을 금지하니 화학구조가 유사한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부의 선제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광주=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저소득층 청년이나 실직한 중장년에게 취업지원 서비스와 구직촉진수당을 제공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올해 지원 대상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약 10만6000명이 국민취업지원제도 수급자로 인정돼 맞춤형 지원을 받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취업 취약계층의 구직을 돕기 위해 지난해 도입된 한국형 실업부조다. 지난해에는 43만여 명이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았다. ‘Ⅰ유형’ 참여자는 매달 50만 원씩 6개월 동안 최대 300만 원의 구직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60% 이하(1인 가구 116만6887원)면서 재산이 4억 원 이하인 구직자다. 청년(18∼34세)은 중위소득 120%(1인 가구 233만3774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취업에 성공하면 최대 150만 원의 취업성공수당도 지급된다. ‘Ⅱ유형’ 참여자에게는 수당 대신 직업훈련 등 취업활동비용이 6개월 동안 최대 195만 원가량 지원된다. 청년은 소득 및 재산 기준이 없고, 중장년(35∼69세)은 중위소득 100%(1인 가구 194만4812원) 이하가 지원 대상이다. 고용부는 지원 대상자를 더 발굴하기 위해 9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홍보 콘텐츠 공모전을 연다. 카드뉴스, 동영상 등의 형태로 제도를 소개하거나 취업지원제도 참여 후기를 보내면 노트북 등 경품을 준다. 16일부터 27일까지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에선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도 진행한다. 고용부는 “학교 밖 청소년, 결혼 이민자 등 취업 취약계층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업지원제도 홈페이지(www.kua.go.kr)에서 수급 대상인지 확인하고 후속 상담도 받을 수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동계 출신인 이 후보자의 ‘정체성’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30년 동안 노동 분야에서 밝혀온 소신이 후보 지명 후 크게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 새 정부 기조에 맞는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이 후보자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급변하는 노동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며 “노사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이다. 하지만 그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까지 보여준 노동관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3월 새 정부의 노동정책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직무형 임금제는 산업 변화 추세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도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경영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지역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불가능하고 (도입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자의 삼성 계열사 노무 자문 경력도 논란이 됐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이 “‘삼성 장학생’이냐”고 다그치자 이 후보자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폐기 후 중장기 노사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자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동계 출신인 이 후보자의 ‘정체성’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에서 이 후보자의 최근 발언이 후보 지명 전과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 조절 등 새 정부 기조에 맞는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이 후보자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급변하는 노동 환경과 고용 형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는 지속가능성이 없다”며 “노사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도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까지 보여 준 노동관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3월 노동 관련 학회 토론회에서 “직무형 임금제는 산업 변화 추세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도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업장 확대와 관련해 “법 취지는 처벌과 구속이 아닌 예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경영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이 후보자의 삼성 계열사 노무 자문 경력과 자문료 축소 보고도 논란이 됐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계를 상대하기 위해 영입된 ‘삼성 장학생’과 다름없다”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폐기 후 중장기 노사관계 발전 방안을 자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2011년 산모 4명 사망을 기점으로 공론화된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국내에서 6·25전쟁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다. 지난달 말까지 환경부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자는 7712명, 그중 사망자가 1774명이다. 현재까지 4318명이 피해자로 인정됐고 나머지는 피해 여부와 등급을 심사 중이다.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2020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95만 명, 사망자를 2만 명으로 추산했다. 원인 모를 질환으로 이미 숨졌거나, 제품을 사용한 지 오래돼 발병의 인과관계 규명이 어려운 피해자가 더 많다. 1994년 유공(현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뒤 2011년 판매를 중단할 때까지 18년 동안 해당 성분이 들어간 43개 제품을 사용한 사람만 894만 명에 이른다.》○ 무산 위기 처한 11년 만의 조정안 “정부는 잘못이 없다고 하고, 기업은 적당한 선에서 빨리 끝내자고 합니다. 우린 이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요.” 3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 ‘빅팀스’의 투쟁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순미 씨(53·여)의 목소리가 떨렸다. 조 씨와 아들(21), 조 씨의 어머니와 시어머니 등 가족 4명은 2007년부터 3년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폐 기능이 30%대로 떨어진 조 씨는 피해 인정을 받았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시어머니는 폐와 심장 질환을 앓다가 6년 전 숨졌다. 조 씨는 “폐 기능이 떨어져 평생 고생할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뒤 올해로 11년이 지났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투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조정위원회’가 마련한 조정안은 무산 위기에 처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 판매한 9개 기업 가운데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애경산업 등 두 곳이 반대하고 나섰다. 조정안은 조정 금액을 최대 924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 중 옥시가 약 54%(5013억 원), 애경산업이 7.4%(690억 원)를 분담하도록 했다. 이는 2017년 제정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의 분담 비율을 따른 것이다. 피해자들도 조정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사망자에겐 연령에 따라 2억∼4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미 지급된 특별유족조위금 등을 공제하면 실제 받는 금액은 1억∼3억 원 수준이라는 게 유족 측 설명이다. 초고도 등급 피해자에게는 최대 5억3520만 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현재 피해등급을 받은 922명 중 초고도 판정자는 15명에 불과하다. 평생 부담해야 할 치료비와 노동력 상실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피해자들은 앞으로 질환이 더 악화되거나 새로운 질환이 발병할 때 추가 보상을 요구할 수 없는 점에도 반발하고 있다. 이요한 씨(46)의 자녀(15)는 두 돌부터 천식과 폐렴을 앓았다. 이 씨는 “앞으로 상태가 더 악화될 수도 있고, 폐 이식을 받을지도 모르는 상태”라며 “추가 피해에도 정부와 기업의 보상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담 비율 과도’ 발 빼는 옥시, 애경산업 옥시와 애경산업이 조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박동석 옥시 한국 대표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의 발언을 직접 살펴보자. “‘종국성(終局性)’을 담보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서가 필요하다.”(박 대표) “조정안의 기업 간 분담 비율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채 대표) 기업이 말하는 종국성은 이번에 조정이 끝나면 만약 추가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게 담보돼야 조정에 응하겠다는 게 두 기업의 주장이다. 조정위와 피해자 측은 이번 조정안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옥시와 애경산업은 협약 체결이나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개정 등을 통해 이를 문서화하자고 주장한다. 분담 비율 조정은 각 기업 간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더 풀기 어렵다. 옥시는 이미 피해자 400여 명에게 3000억 원가량을 지급한 만큼 5000억 원 이상을 추가 지급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애경산업도 분담 비율에 불만이 크다. 특히 애경산업 제품에 포함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 등은 다른 살균제 성분과 달리 아직 폐질환 발생 인과관계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두 기업의 ‘타깃’은 SK그룹이다. 원료 물질을 만든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의 총 분담 비율은 약 27%로 옥시의 절반 수준이다. 옥시와 애경은 원료 물질을 개발한 SK케미칼의 분담 비율이 제품을 판매한 자신들보다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임 인정 않는 정부가 나설 때 어렵게 도출한 조정안을 이대로 폐기할 수는 없다. 피해자들과 옥시, 애경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기업은 지난달 말 활동 기한이 끝난 조정위의 활동 연장을 원하고 있다. 이들은 옥시와 애경산업을 설득 중이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모두를 100% 만족시키는 조정안은 없다”며 “현재 조정안을 받아들이겠다는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두 기업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를 민간 조정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도 있다. 피해자와 전문가들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책임의 ‘절반’이 사실상 정부에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1994년 가습기 살균제 제품 출시를 허가했다. 환경부는 1997년과 2003년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PGH)’이 유독물질이 아니라는 판단도 내렸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드러난 이후 대처도 미흡했다. 2014년 3월 정부의 공식 피해 판정이 나왔지만 추후에도 정확한 실태 파악 노력은 지지부진했다. 피해 범위를 ‘폐 손상’에만 한정해 다른 질환 피해자들을 구제할 ‘골든타임’도 놓쳤다. 2017년에야 태아 피해와 천식이 피해 질환으로 인정됐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해결은 새 정부의 과제로 넘어왔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얼마나 해결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이제라도 참사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정부는 지금까지 중재자나 심판인 것처럼 뒷짐만 지고 있었다”며 “추가 피해 보상과 정신적 트라우마 치유 등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피해 구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정책사회부 기자 min@donga.com}

국내 시군구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에 해당되는 곳이 2년 만에 11곳 늘어 절반에 육박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최근 제조업이 급격히 쇠퇴한 경남 통영시와 전북 군산시 등이 처음으로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2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 봄호에 따르면 올 3월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제주와 세종은 각각 1개 지역으로 계산) 중 113곳(49.6%)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 조사에 따른 소멸위험지역은 2015년 80곳, 2020년 102곳이었다. 소멸위험지역은 지역 내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전체 인구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지수로 분류한다. 이 지수가 0.5 미만이면 노인 인구가 가임여성 인구보다 2배 이상 많아 인구가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고용정보원은 최근 지방 소멸위험의 주요 원인으로 ‘제조업 쇠퇴’를 꼽았다. 올해 소멸위험지역으로 편입된 통영시와 군산시는 자동차와 조선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2018년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은 “영호남 전통 산업도시의 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지방 소멸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수도권인 경기 포천시, 동두천시 등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강원 속초시, 충북 충주시, 충남 당진시 서산시, 전북 익산시, 전남 여수시 나주시 등도 마찬가지다. 소멸위험지수가 1.5를 넘어 소멸위험이 거의 없는 ‘소멸저위험지역’은 올해 조사에서 처음으로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었다. 2020년엔 경기 화성시 등 5곳이 있었다.“기반산업 붕괴 지역 ‘소멸 위험’ 더 커져” 전국 시군구 절반 ‘소멸위험지역’… 통영-군산, 조선-자동차 불황 직격탄제조업 취업자 감소폭 전국 1, 2위… 청년층 일자리 찾아 속속 지역 떠나수도권-대도시도 안전지역 아니다… 경기 포천-동두천시도 ‘소멸 위험’대도시선 높은 집값에 인구 유출 경남 통영시는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주민 4061명이 지역을 떠났다. 3월 말 기준 통영시 인구는 12만4872명. 9개월 사이 전체 인구의 약 3%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오랜 조선업 불황의 여파다. 인구가 크게 줄어들자 통영시는 셋째 아이부터 지원하던 출산지원금을 2020년 첫째 자녀부터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인구 유출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2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지방 위기의 핵심 원인은 일자리 부족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통영시와 전북 군산시다. 통영시의 소멸위험지수는 2015년 0.82에서 2020년 0.50, 올 3월엔 0.39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군산시 역시 0.82→0.58→0.49로 하락했다. 지수가 하락할수록 소멸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두 지역은 최근 기반 산업이 붕괴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때 1만8000여 명의 일자리를 책임지던 통영시의 조선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성동조선이 2020년 재가동됐지만 고용 회복은 아직 더디다.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가동을 멈췄고, 이듬해 한국GM 군산공장마저 폐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2019년 통영과 군산의 제조업 취업자는 각각 38.3%, 26.3% 줄어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그나마 남은 일자리도 수도권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격차가 커 지방 청년의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소멸위험지수 0.2 미만인 ‘소멸고위험지역’의 고용보험 가입자 평균임금은 소멸 위험이 낮은 지역의 84.3%에 불과했다. 박진경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인구 감소의 본질은 저출산보다는 인구 유출”이라며 “일자리와 교육, 복지 등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이나 대도시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경기 포천시와 동두천시는 이번에 처음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수도권 안에서도 더 좋은 일자리나 생활 인프라를 찾아 이주하기 때문이다. 부산도 4개 구가 소멸위험지역이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은 “대도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뿐 아니라, 높은 집값 때문에 인근 신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대도시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멸위험지역 113곳 중 소멸위험지수가 0.2∼0.5 미만인 ‘소멸위험진입지역’은 68곳, 소멸위험지수가 0.2 미만인 ‘소멸고위험지역’은 45곳이었다. 정상지역(소멸위험지수 1.0∼1.5 미만)은 2년 전 40곳에서 올해 23곳으로 줄었다. 광역시도 중에선 기존 전남과 경북에 이어 강원과 전북이 새로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국내에서 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시군구는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각각 0.11)이었고, 전남 고흥군과 경남 합천군, 경북 봉화군(각각 0.12)이 뒤를 이었다. 소멸 위험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 화성시(1.44)였다. 대전 유성구(1.36), 세종시와 울산 북구(각각 1.32)도 소멸 위험이 낮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경남 통영시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주민 4061명이 지역을 떠났다. 올 3월 말 기준 통영시 인구는 12만4872명. 9개월 사이 전체 인구의 약 3%가 줄어들었다. 이는 오랜 조선업 불황의 여파다. 인구가 걱정스러운 수준으로 줄자 통영시는 셋째 아이부터 지원하던 출산지원금을 2020년부터 첫째 자녀부터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인구 유출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2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지역산업과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지방 위기의 핵심 원인은 일자리 부족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통영시와 전북 군산시다. 통영시의 소멸위험지수(지역 내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전체 인구로 나눈 값)는 2015년 0.82에서 2020년 0.50, 올 3월엔 0.39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군산시도 0.82→0.58→0.49로 하락했다. 이 지수가 0.5 이하가 되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한다. 두 지역은 최근 기반 산업이 붕괴된 공통점이 있다. 한 때 1만8000여 명의 일자리를 책임지던 통영시의 조선업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급격히 위축됐다.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성동조선이 2020년 재가동됐지만, 고용 회복은 아직 더디다.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가동을 멈췄고, 이듬해 한국GM 군산공장마저 폐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2019년 통영과 군산의 제조업 취업자는 각각 38.3%, 26.3% 줄어 전국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그나마 남은 일자리도 수도권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격차가 커 지방 청년의 유출이 계속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소멸위험지수 0.2 이하인 ‘소멸고위험지역’의 고용보험 가입자 평균임금은 소멸 위험이 낮은 지역의 84.3%에 불과했다. 박진경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인구 감소의 본질은 저출산보다는 인구 유출”이라며 “일자리와 교육, 복지 등 정주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이나 대도시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경기 포천시와 동두천시는 이번에 처음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수도권 안에서도 더 좋은 일자리나 생활 인프라를 찾아 이주하기 때문이다. 부산도 16개 구 가운데 4곳이 소멸위험지역이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은 “대도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뿐 아니라, 높은 집값 때문에 인근 신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대도시의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주 열풍이 불었던 강원 속초시나 주요 관광지로 떠오른 전남 여수시 역시 ‘인구 절벽’의 높은 파고를 피하지 못했다. 이들도 이번에 소멸위험지역에 새로 포함됐다. 은퇴자 이주로는 출산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관광객 유입으로는 정주 인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소멸위험지역 113곳 중 소멸위험지수가 0.2~0.5 미만인 ‘소멸위험진입지역’은 68곳, 소멸위험지수가 0.2 미만인 ‘소멸고위험지역’은 45곳이었다. 정상지역(소멸위험지수 1.0~1.5 미만)은 2년 전 40곳에서 올해 23곳으로 줄었다. 광역시도 중에선 기존 전남과 경북에 이어 강원과 전북이 새로 소멸위험지역으로 포함됐다. 국내에서 소멸 위험이 가장 높은 시군구는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각각 0.11)이었고, 전남 고흥군과 경남 합천군, 경북 봉화군(각각 0.12)이 뒤를 이었다. 소멸 위험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 화성시(1.44)였다. 대전 유성구(1.36), 세종시와 울산 북구(각각 1.32)도 소멸 위험이 낮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020년 102곳이었던 국내 소멸위험지역은 올 3월 113곳으로 2년 만에 11곳 늘었다. 전국 시군구의 약 절반이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 소멸 위험에 처한 것으로 분류된 것이다. 특히 경남 통영과 전북 군산 등 최근 제조업이 쇠퇴한 지역들이 처음으로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29일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이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3월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제주와 세종은 각각 1개 지역으로 계산) 중 113곳(49.6%)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위험지역은 2010년 61곳, 2015년엔 80곳이었다. 소멸위험지수는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다. 지수가 0.5 미만이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 가임여성 인구보다 노인 인구가 2배 이상 많아 인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제조업 쇠퇴로 젊은층의 인구 유출이 많았던 경남 통영시과 전북 군산시는 올해 처음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번 보고서는 지방 소멸위험의 주요 원인으로 ‘제조업 쇠퇴’를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대비 2019년 제조업 취업자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지역이 통영(―38.3%)과 군산(―26.3%)이다. 이 센터장은 “조선업 밀집 지역을 포함한 영호남의 전통적인 산업도시들의 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지방 소멸위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10년 동안 대도시의 구도심, 산업 쇠퇴 지역을 주역으로 인구 순유출이 많아졌다”며 “청년 인구 유출은 지역 인적 자본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미래의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 포천시와 동두천시 등 수도권 외곽에서도 소멸위험지역이 늘고 있다. 이 밖에 강원 속초시, 충북 충주시, 충남 당진시·서산시, 전북 익산시, 전남 여수시·나주시 등이 소멸 위험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초와 여수 등 주요 관광지로 급부상하며 활기를 찾고 있는 지방 주요 도시들도 인구 절벽의 ‘파고’를 피하지 못했다. 소멸위험지수가 1.5 이상인 ‘소멸저위험지역’은 올해 처음으로 한 곳도 없었다. 2020년 조사에선 경기 화성시, 울산 북구 등 5곳이었다. 정상지역(소멸위험지수 1.0~1.5 미만)은 2년 전 40곳에서 23곳으로 줄었다. 반면 소멸위험지수 0.2미만인 ‘소멸고위험지역’은 같은 기간 22곳에서 45곳으로 늘었다. 대도시도 소멸 위험이 먼 얘기가 아니다. 부산 금정구, 대구 남구 등 대도시에서도 소멸위험 경계에 있는 지역이 나타나고 있다. 이 센터장은 “대도시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높은 집값 때문에 인근 신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소멸위험지수가 악화되고 있다”며 “지방소멸 위험이 양적 확산 단계를 넘어 질적 심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1일 서울 서초구 동작대로 남단에 위치한 한강홍수통제소 지하 기계실. 팔당댐에서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광역 관로(管路)에서 끌어온 물이 실타래처럼 얽힌 지름 20cm의 관로를 타고 열교환기와 히트펌프로 들어갔다. 이 물은 건물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전달한 뒤 다시 관로로 돌아간다. 이 모습은 친환경 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수열에너지가 생산되는 과정이다. 여름에는 물을 통해 건물의 열을 내보내 냉방을 하고, 겨울에는 물에 있는 열에너지를 가져와 난방을 하는 원리다. 지난해 4월 수열에너지를 도입한 한강홍수통제소는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40%를 수열에너지로 대체했다. 가스나 전기를 사용하는 기존 냉난방 시스템 가동률이 낮아지자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도 30∼40%가량 줄어든 것으로 환경부는 추산하고 있다. 김광렬 한국수자원공사 수열에너지사업부장은 “물의 에너지만 냉난방에 이용하기 때문에 수량이 변하거나 오염원이 유입되는 경우가 없다”고 설명했다. ○ 아직 걸음마 수준인 수열에너지 1960년대부터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주요 에너지 선진국과 달리 국내 수열에너지 도입은 더딘 편이다. 해안가 발전소에서 바닷물을 활용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2006년부터 주요 댐 발전소의 에너지 공급용으로 하천수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민간에서는 2014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가 처음 수열에너지를 도입했다. 롯데월드타워의 에너지 생산량은 시간당 3000RT(냉동톤). 1RT는 0도의 물 1t을 24시간 동안 0도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 양으로, 약 28m² 공간을 냉난방할 수 있다. 수열에너지 도입이 더뎠던 것은 ‘친환경’이라는 장점이 큰 대신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입지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물까지 물을 끌어오는 거리가 멀수록 관로 등의 설치비용이 더 든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0년 수열에너지 생산량은 2만1258TOE(석유환산톤·1TOE는 석유 1t의 열량)로 2017년 7941TOE 대비 약 2.7배로 늘었지만, 전체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탄소배출량 감축이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 되면서 수열에너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열에너지 활용도를 높이면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9년 국내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7억137만 t 중 21%가 건물에서 발생했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수송 분야(14.6%)보다 비중이 높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선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68.7%(2019년)로 전국 평균보다 더 높다. 발전 및 생산 시설이 적은데 주택과 사무용 건물이 밀집한 탓이다. ○ 물 공급 인프라 뛰어난 한국, 수열에너지 유리 해외에서는 주요 강과 호수가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수열에너지 활용도를 높여 왔다. 미국 뉴욕주의 코넬대에선 76m 지하의 물까지 끌어다 쓴다. 캐나다 토론토 인근 온타리오 호수 주변의 수열에너지 생산량은 시간당 7만5000RT에 이른다. 롯데월드타워의 약 25배 규모다. 수열에너지는 도심의 열섬 현상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열을 배출하는 도심의 냉각탑은 여름 도심 온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수열에너지는 열이 물을 통해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런 냉각탑을 없앨 수 있다. 큰 하천이 많고 물 공급 인프라가 뛰어난 한국도 입지가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남유진 부산대 건설융합학부 교수는 “수열에너지는 건물의 냉난방 가동 시간이 길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며 “최근 수도권에 많이 들어서고 있는 데이터 센터나 물류 창고 등에 도입하기에 알맞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최근 민간 건물의 수열에너지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공급 협약을 맺고 총 9개 건물에 설계비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종민 한밭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독일 등 유럽에선 건물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고, 보조금 등 혜택을 늘리고 있다”며 “도심 관로가 잘 깔려 있는 한국은 하천수 활용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부동산 임대업으로 월 20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리면서 소상공인에게 주는 세금 공제 혜택을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자 측은 즉각 “자격 조건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몰염치한 행동”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민주당 최종윤 의원실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1994년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대구 중구 공평동의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을 보유 중이다. 이 건물에서는 매달 2300만 원의 임대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17년 건물임대사업자 지위로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매년 최대 한도인 200만 원씩 소득 공제를 받아 왔다. 노란우산공제 홈페이지에는 이 경우 최종적으로 연간 최대 99만 원의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소상공인의 폐업이나 사망, 고령 등에 대비해 사업 재기와 생활 안정자금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제도다. 최 의원은 “(정 후보자가) 소상공인을 생계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를 절세의 수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굉장히 몰염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후보자 측은 “당시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냈는데, 실무자들이 실적 기준이 된다고 권유해 가입한 것”이라며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이면 가입 기준이 된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을 지내던 2014∼2017년 새마을금고 이사장직을 겸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노란우산공제 확인 결과 부동산임대업자로 등록한 경우에는 3년 평균 연 매출액이 30억 원 이하면 공제에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