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희

한재희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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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한재희 기자입니다.

h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13~202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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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産 배터리 부족해 중국産 탑재… ‘북미공장 신설 러시’ 여파

    《미중 경제 갈등과 자국 우선주의 흐름 속에서 자동차는 빼놓을 수 없는 산업이다. 미국이 자국 내 공급망 강화에 사활을 걸면서 한국 완성차업체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업체, 부품기업들까지 일제히 ‘북미 러시’에 가세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동차는 전후방 산업 효과가 커 국가경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국내 자동차 생태계가 지금처럼 약화되다 보면 전기차는 물론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이 자동차 강국의 위상을 갖기는 힘들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요즘은 배터리 회사들이 갑이죠.”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 A 씨의 말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돈을 싸 짊어지고 가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로부터 물량을 풍족하게 공급받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절대 강자인 현대자동차그룹조차도 이런 이유로 신형 코나 전기차에 이례적으로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A 씨는 “북미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공급자 우위 시장이 더 심화됐다”며 “배터리 3사가 북미에서 생산 능력 키우는 데 몰두하는 사이 정작 국내에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간 첨단산업 주도권 다툼의 핵심 영역으로 떠오른 전기차 부문에서도 한국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나라다. 중국산 배터리와 전기차를 사실상 배제하려는 IRA가 지난해 8월 시행되면서 자동차 및 배터리 업체들이 일제히 북미로 달려가고 있어서다. 한편으로는 이 같은 ‘북미 러시’로 국내 전기차 생태계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미에 집중 투자하는 배터리 3사 8일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에 단독 공장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공장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단독 공장에다 GM과의 테네시주·미시간주 합작 공장, 일본 혼다와의 오하이오주 합작 공장, 현대차와의 조지아주 합작 공장, 스텔란티스와의 캐나다 온타리오주 합작 공장 등이 모두 완성되면 북미에만 공장이 8곳으로 늘어난다. 삼성SDI의 경우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과 GM 합작 공장이 앞으로 생긴다. 미국 조지아주 단독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 중인 SK온은 캔터키주와 테네시주에 포드와의 합작 공장 3곳,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공장을 추가하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셀 공장 투자 관련 주요 발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충북 오창공장 증설(6000억 원 규모)뿐이었던 걸 감안하면 대부분의 투자가 북미 지역에 집중된 것이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SK온의 올해 말 기준 지역별 생산능력 비중은 중국 50%, 미국 25%, 유럽 20%, 한국 5% 순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역별 생산능력 비중도 중국 45%, 유럽 30%, 미국 17%, 한국 8% 등으로 예측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분기(4∼6월) 영업이익 4606억 원 중 IRA로 인한 세액공제 금액 1109억 원(24.1%)이 반영됐다. 두 회사 모두 최근 북미 지역 합작 공장 발표가 잇달아 2, 3년 후부터는 미국 비중이 급격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2030년 국내 배터리 3사의 미국 내 셀 생산능력이 706GWh(기가와트시)로 미국 내 배터리 수요(918GWh)의 77%를 책임질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국내에선 오히려 배터리 수급 걱정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기인데 ‘배터리 강국’의 안방에서 정작 배터리 수급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는 올 9월 출시하는 전기차 토레스EVX에 중국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주력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회사는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로부터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중국 업체로 눈을 돌린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GM은 북미 수출 기지 역할을 하던 인천 부평과 경남 창원 공장의 생산 전략 변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을 맞았다. 현재는 내연기관차 신형 트레이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주력으로 생산 중이지만, 향후 전기차 설비로 전환할지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서 생산된 전기차는 북미 수출 시 IRA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 부산 공장에서 전기차인 오로라3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협력이 쉽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실증산업실 실장은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IRA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내 생산기지들이 생존전략을 새로 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자체도 북미로, 북미로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래 2025년 가동이 목표였으나 이를 2024년 하반기(7∼12월)로 앞당기려 애쓰고 있다. IRA 시행 후 현재까지 현대차나 기아의 전기차 중 보조금(대당 최대 7500달러)을 받는 모델은 없기에 딜러 인센티브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지 전용 공장을 하루라도 빨리 가동해 ‘보조금 울타리’에 들어가려는 것이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 자체로도 북미 러시가 거세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자동차·부품 생산 및 판매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총 8억6476만 달러(약 1조1174억 원)에 이른다. 2020년 2억6123만 달러, 2021년 4억8917만 달러 등으로 매년 두 배 가까이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1분기(1∼3월)에만 3억8929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으로는 10억 달러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국내 투자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설비투자계획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는 9조3057억 원이었던 자동차 및 부품 생산 업체들의 국내 설비투자액이 올해는 5조7151억 원(계획)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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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품사들도 “글로벌화 기회” 북미로… 2, 3차 협력사 일감 줄어 한숨

    한국의 자동차부품 회사들도 앞다퉈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3국’에 집결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동반 진출 외에도 해외 신규 고객사 발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진출이 사실상 어려운 규모의 2, 3차 협력사들의 경우 국내 일감이 오히려 줄어드는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후 1차 협력사들 위주로 현지 진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조지아주에만 한온시스템, 아진산업, 피에이치에이, 서연이화, 세원아메리카, 에코플라스틱, 서한오토 등이 신규 공장을 건설하거나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를 택한 회사들도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2020년 발효됨에 따라 멕시코 생산 전기차도 북미산과 동등한 IRA 혜택을 받을 수 있단 점을 겨냥한 것이다. LS일렉트릭의 자동차부품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지난해 7월부터 멕시코 두랑고주에 공장을 짓기 시작해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DH오토웨어에서는 지난달 멕시코 몬테레이 지역에 2026년까지 4년간 총 738억 원을 투자해 CCU(차량 유무선통신통합제어기) 등의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DH오토웨어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공급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이지만 향후 다른 업체들을 상대로도 세일즈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세한 2, 3차 협력업체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이들은 해외 진출은커녕 전기차부품 회사로의 전환 작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활기를 보이는 북미 시장의 과실을 따먹는 것에서도 양극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더구나 자동차산업의 투자 무게중심이 지속적으로 해외를 향할 경우 고사하는 국내 부품업체가 늘어날 것이란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자동차부품 생산 기반이 대거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한국 산업의 고용창출력에 구멍이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모든 부품사가 북미에 진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경쟁력 없는 회사가 솎아지는 구조조정도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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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3대 車시장’ 인도서 “전기차 퍼스트 무버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0년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 생산 현장을 방문했다.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질주를 멈춘 현대차그룹이 최대 생산기지로 떠오른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신흥시장 전략의 새판 짜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에는 첸나이 현대차 인도 공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 등과 함께 생산시설을 살피며 인도에서의 중장기 전략을 긴밀하게 논의했다. 특히 첸나이 공장 방문을 앞두고는 타밀나두주 정부 청사에서 M K 스탈린 타밀나두주 총리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에 인도는 나날이 중요해지는 시장이다. 올 4월 유엔인구기금(UNFPA)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세계 최대 인구 국가(14억2860만 명) 등극을 인정받은 인도는 자동차 산업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꾸준한 경제 성장 덕분에 일반 대중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는 인도의 연간 내수 시장이 476만 대 규모로 커졌다.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 시장이다. 이 중 380만 대 규모인 승용차 판매는 2030년 5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998년 첸나이 공장을 짓고 일찍부터 공들여 왔다. 정 회장의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도 수차례 인도를 방문하며 신경을 썼다. 지금도 첸나이 공장 사무실 복도에는 정 명예회장이 2015년 서울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악수를 나눈 사진이 크게 붙어 있다. 정 회장도 현대차그룹의 수장이 된 후 첫 인도 방문에서 현지 주요 시설을 꼼꼼히 둘러보며 현장을 챙겼다. 인도는 현대차가 운영하는 해외 생산기지 중 가장 많은 차량을 생산하는 곳이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지난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중국과 러시아 양 시장이 한꺼번에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인도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인도 현대차와 기아 공장에서는 지난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생산기지 중 가장 많은 104만 대(도매 기준)를 판매했다. 인도 내수 승용차 시장에서는 올 1∼7월 현대차가 34만6711대를 판매해 2위, 기아는 15만6110대로 5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8.5% 성장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8.2% 많은 87만3000대다. 이번에 정 회장이 찾은 인도기술연구소는 전기차 전환 시대를 맞아 주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전체 차량 판매량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인도기술연구소는 이미 인도 현지를 겨냥한 소형 전기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자율주행, 인도 현지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연구 중추로서의 역할도 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시운전해 볼 신규 시험 시설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도기술연구소가 인도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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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14일은 ‘택배 없는 날’… 자체 배송-편의점 택배는 운영

    택배 종사자의 휴식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2020년부터 시작된 ‘택배 없는 날’이 올해도 시행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의 택배사들은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일요일인 13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사흘간 배송 업무를 하지 않는다. 12일에 접수한 택배는 16일 이후부터 배송이 이뤄질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2020년 주요 택배사와 손잡고 ‘택배 종사자의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매년 8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의 경우에는 택배 없는 날을 고려해 자체 할인 행사인 ‘월간 십일절’을 평소 진행 날짜(매달 11∼15일)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택배 없는 날 전후로 배송이 몰리지 않도록 이번 달은 7∼11일에 ‘월간 십일절’ 행사를 진행한다. 다만 CU와 GS25 편의점의 자체 배송망을 활용하는 ‘반값 택배’는 휴무와 상관없이 수거와 배송이 이뤄질 예정이다. 자체 배송망을 이용하는 쿠팡 로켓배송과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 샛별배송의 경우에도 평소대로 운영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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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은 ‘택배 없는 날’… 새벽배송·편의점 반값 택배는 평소대로 운영

    택배 종사자의 휴식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2020년부터 시작된 ‘택배 없는 날’이 올해도 시행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의 택배사들은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일요일인 13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사흘간 배송 업무를 하지 않는다. 12일에 접수한 택배는 16일 이후부터 배송이 이뤄질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2020년 주요 택배사와 손잡고 ‘택배 종사자의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매년 8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다.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의 경우에는 택배 없는 날을 고려해 자체 할인 행사인 ‘월간 십일절’을 평소 진행 날짜(매달 11~15일)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택배 없는 날 전후로 배송이 몰리지 않도록 이번 달은 7~11일에 ‘월간 십일절’ 행사를 진행한다.다만 CU와 GS25 편의점의 자체 배송망을 활용하는 ‘반값 택배’는 휴무와 상관없이 수거와 배송이 이뤄질 예정이다. 자체 배송망을 이용하는 쿠팡 로켓배송과 SSG닷컴의 쓱배송,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의 경우에도 평소대로 운영된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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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타-혼다, 한국서 희비… ‘하이브리드’가 갈랐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도요타와 혼다가 한국 시장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토요타는 불매운동의 긴 터널을 지나 반등에 성공했지만 혼다는 여전히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두 기업의 실적을 가른 요소는 ‘하이브리드 신차’였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올 1∼7월 한국 내수 시장에서 대중 브랜드인 ‘도요타’(4600대)와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8038대)를 합쳐 1만263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26대를 판 것과 비교해 1년 새 77.4% 늘었다. 특히 2019년 한일 무역분쟁이 촉발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진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던 렉서스는 올해 1∼7월 8038대를 판매하며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렉서스는 2018년 같은 기간 7017대를 팔았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반면 혼다코리아는 올해 1∼7월 604대 판매에 그쳤다. 2019년 같은 기간 6152대를 판매했던 것을 고려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특히 올 7월 월간 판매량은 31대로 혼다코리아가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2004년 4월(2대)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다. 국내에 둘뿐인 일본 자동차 회사의 운명을 가른 것은 하이브리드 신차였다. 일본 차들은 그동안 하이브리드에서 강점을 보였는데 정작 혼다는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 혼다는 국내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R-V와 미니밴인 오디세이 등 2종을 모두 가솔린 모델로 내놨다. 전기차의 비싼 가격, 화재 이슈, 충전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말까지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누적 등록대수는 31만 대 증가해 같은 기간 17만 대가 증가한 전기차보다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 혼다와 달리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는 올 초부터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모델을 공격적으로 내놨다. 도요타 3종(하이랜더 하이브리드, RAV4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크라운 하이브리드), 렉서스 2종(RZ 전기차, RX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을 내놨다. 여기에다 올해 2, 3종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모델을 더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렉서스의 대표 모델인 준대형 세단 ES가 올 1∼7월 5033대 판매돼 전체 수입차 모델 중 5위, 하이브리드 수입차 중 1위를 달리며 반등을 이끌고 있다. 혼다가 올 4월부터 차량을 100% 온라인 판매로 전환한 부분도 아직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정찰제로 판매하다 보니 현장에서 수입차 딜러에게 특별 할인을 받으면서 살 때보다 손해를 보는 것 같다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하반기(7∼12월) 신차 출시를 앞둔 공백기에 하이브리드 판매 모델이 없었던 것”이라며 “중형 세단 어코드 11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로 출시하고, 준중형 SUV인 CR-V 하이브리드 모델과 준대형 SUV 가솔린 모델인 파일럿도 국내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희미해진 효과를 도요타가 제대로 누렸다”며 “현재 가솔린 2개 모델만 판매 중인 혼다도 하이브리드 신차가 나와야 반등을 노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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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전기차, 값싼 ‘LFP배터리’ 탑재 늘어날듯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 승용차에 중국 업체들이 주로 만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한 모델이 늘고 있다.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며 향후 본격적인 전기차 가격 경쟁을 예고했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테슬라의 중국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에 LFP 배터리 전기차가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9월에 국산 첫 LFP 배터리 전기차인 토레스EVX가 KG모빌리티에서 나올 예정이다. 2018년 단종됐다가 5년 만인 올 3분기(7∼9월)에 완전변경모델로 출시 예정인 기아의 소형 전기차 레이EV에도 LFP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배터리 업체와 손잡고 LFP 배터리를 새로 개발해 2025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출시 전기차에 LFP 배터리가 사용된 것은 드물었다. 주로 중국에서 수입된 전기 버스나 트럭에 LFP가 사용됐다. 전기 승용차에는 국내 배터리 3사에서 주력으로 삼는 삼원계(NCM) 배터리가 채용됐다. NCM 배터리는 LFP보다 주행거리가 길어서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배터리라는 인식이 업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LFP 채용 전기차가 증가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순수 전기차(BEV) 중 LFP 배터리를 사용한 차량 비중은 40%에 달했다. 2018년 8%에서 4년 만에 점유율이 5배로 커진 것이다. 현재는 중국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점유율이 급증했지만 향후에는 미국에서도 보급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슬라는 향후 3000만 원대 소형 전기차에도 LFP 배터리를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LFP의 가장 큰 장점은 싼 가격이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요즘에는 고가형 제품보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 면에선 약점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보급형 전기차에 사용해 소비자층을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LFP 배터리를 사용한 테슬라 모델Y는 보조금까지 합쳐 기존보다 2000만 원가량 저렴한 4000만∼500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토레스EVX도 보조금까지 합해 3000만 원대 후반에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FP 배터리는 내열성이 좋은 인산철이 들어간 덕에 NCM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높아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도 있다. 국산 배터리 3사도 LFP 배터리 개발에 돌입한 배경이다. 다만 환경부가 올 초 보조금 개편을 통해 배터리 에너지 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원하기로 한 것은 향후 LFP 배터리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서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배터리 업계에서 LFP 배터리에 망간을 섞어서 에너지 밀도를 올리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단점으로 꼽았던 부분을 개선한 LFP가 개발된다면 지금보다 보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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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차 5개사, 임단협 숙제 남긴 채 일제히 여름휴가 돌입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모두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라는 숙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여름 휴가에 돌입했다. 노사 간 줄다리기는 9월 말인 추석 연휴쯤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GM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체 공장 설비의 가동을 멈추는 여름 휴가에 돌입했다. 매년 8월 첫째 월요일이 있는 주간에 유급 휴가를 보내기로 노사가 합의한 KG모빌리티는 8월 7~11일이 휴가 기간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주말을 끼고 일주일 간 쉬는 다른 회사와 달리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를 여름휴가 기간으로 정했다. 이는 재고가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생산량 조절 차원이란 해석도 나온다.5개사는 모두 임단협이 한창 진행중이었으나 휴가가 시작되기 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가장 진전이 있었던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21일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금 25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긴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원들이 찬반투표에 나섰지만 부결됐다.정년연장 등을 요구하는 현대차와 기아 노조도 사측과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달 12일 전국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한 것과 관련해 사측에서 “정치적 불법파업”이라며 안현호 노조지부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노사간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상황이라 협상이 조기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한국GM 노조도 지난해 9년 만에 흑자를 낸 것 관련해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성과급 1800만 원 지급을 요구하며 임단협을 이어가고 있다. KG모빌리티도 6월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시작한 뒤 아직까지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결국 추석쯤까지 기다려야 임단협 합의에 이르는 업체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현대차는 7월 한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3만4968대를 전 세계에 판매했다.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0.3% 늘어난 26만472대를 팔았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56.2% 증가한 4만705대를 팔았다. KG모빌리티는 1만848대를 팔아 전년 동기(1만752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르노코리아는 7월 내수 판매량이 1705대로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200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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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와 도로에 뛰어들어 생명 구한 4명의 ‘포스코히어로즈’

    포스코청암재단은 몸을 던져 이웃을 구한 의인 4명을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해 상패와 자녀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심용택 씨(42)와 홍시호 씨(67)는 지난 달 12일 강원 동해시 심곡항 인근에서 바다에 추락한 차량 운전자를 구했다. 홍 씨가 배를 타고 접근해 갈고리로 차가 더 침수되는 것을 막는 사이 심 씨는 물에 들어가 차문을 열어 생명을 구했다.최재호 씨(19)는 6월 22일 경북 경산시에 4차선 도로에 뛰어든 5세 아이를 항해 몸을 던졌다. 덕분에 최 씨를 발견한 트럭이 급정거해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효영 씨(42)는 같은 달 18일 울산 강동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아이를 발견하고 곧바로 바다에 들어가 생명을 구했다.포스코히어로즈펠로십은 의인이나 의인 자녀가 학업을 이어가도록 도와주는 사회공헌 활동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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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관계 숨통, 경제 사막의 오아시스 같아”

    “‘득시무태(得時無怠)’의 마음으로 상호협력을 합시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이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일본 경제동우회 만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좋은 시기가 찾아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의미의 ‘득시무태’를 인용해 최근 개선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맞춰 경제협력에도 속도를 내자는 취지다. 김 대행은 “한일 관계 숨통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반가운 일이다. 한국에서는 일본 위스키 소비가 늘고, 일본에서는 한국 회장품이 1위를 했다”며 최근 한일 관계에 일고 있는 경제 훈풍을 진단했다. 전경련과 이날 만찬 간담회를 한 경제동우회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일본 3대 경제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행사에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장과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니나미 다케시 경제동우회 회장(산토리홀딩스 대표이사)을 비롯해 다마쓰카 겐이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이와이 무쓰오 일본담배산업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니나미 회장은 “경제 안전의 보장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솔선해 양국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저출산, 에너지, 기후 등을 같이 논의한다면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핵심 자원 공동개발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에서 “한일 양국이 긴밀히 연대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 구축에서 협력하고, 개도국과 동반성장을 하는 데도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경제동우회 방한에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행사에서도 신 회장이 직접 양국 기업인들을 서로 소개시켜주기도 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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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 첫 3조원대 영업익… 3분기째 새 기록

    기아가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며 사상 첫 3조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기아는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열고 올 2분기(4∼6월) 매출 26조2442억 원, 영업이익 3조403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0.0%, 52.3% 증가했다. 기아는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매출도 지난해 1분기(1∼3월)부터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13.0%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4분기(11.3%)와 올 1분기(12.1%)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이다. 현대자동차(10.0%)나 테슬라(9.6%)의 2분기 영업이익률을 웃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선두권 수준이다.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이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역대 최고치인 68.0%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높은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친환경차도 지난해 대비 13.1% 증가한 15만 대를 팔았다. 그 결과 대당 판매가격(ASP)이 글로벌 시장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3% 상승한 3460만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한편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대에 힘입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인 19조9984억 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확대 덕에 매출 8조7735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현대모비스도 완성차 생산량 확대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15조68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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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이 경쟁력” 로봇 감시견이 공장 누비고, 드론이 굴뚝 점검

    기업들이 안전한 산업 현장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더불어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을 소홀히 한 기업은 근로자들로부터 지탄받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외면받을 수 있다. 안전한 현장 만들기는 기업의 핵심 책무라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 잡은 것이다. 주요 기업들 사이에는 산업 현장 안전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거나 사람이 직접 하기에는 위험한 작업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꿔 놓는 식이다. SK그룹의 에너지·화학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핵심 사업장인 ‘울산콤플렉스’에 산업 안전을 위한 첨단 로봇들을 투입하고 있다. ‘로봇 개’라고도 불리는 4족 보행 로봇 ‘스폿’, 뱀이 기어가는 듯한 형태의 ‘가디언S’가 그 주인공이다. 이 로봇들은 60만 ㎞ 파이프라인이 사람 혈관처럼 얽힌 826만 ㎡(약 250만 평) 규모의 울산콤플렉스를 누비고 있다. 사람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의 설비 온도, 가스 누출 여부, 소음 진동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밀폐공간의 유해가스나 이상고온을 탐지 가능한 ‘TLC 로보틱스 키트’, 추락 사고나 화재를 자동 감지하는 ‘AI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IT 시스템 업체인 SK C&C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건설 현장 근로자와 중장비의 충돌을 방지거나 근로자 안전모 착용 실태를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스코도 첨단 기술을 활용해 근로자 안전에 기여하려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 세이프티 볼’이다. 직경 60㎜, 무게 100g로 테니스공과 별반 차이 없는 작은 크기지만 밀폐공간에 넣어 두면 산소,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등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포스코는 고온 작업에 로봇을 투입하고, 굴뚝과 같은 높은 곳의 설비를 점검할 때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현장 근무자들에게는 넘어짐, 심박 이상, 추락 등의 이상 상황이 감지되면 주위에 신호를 보내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기도 했다. GS칼텍스에서는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 작업은 정유·화학 시설 정비 작업 등에서 화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질소를 투입하는 것을 말한다. 질소를 다루는 위험한 작업이기 때문에 질식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GS칼텍스는 국내 로봇 전문 업체와 가상 작업 공간을 만들어 모의 테스트를 거친 후 실제 로봇 투입에 성공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관련 매뉴얼 개선을 통해 안전한 근무 환경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올 5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손잡고 ‘위험성평가 개선 추진단’을 출범한 것이다. 현대차의 안전 관련 담당 실무진과 경총이 외부에서 섭외한 전문가들이 합세해 현대차 울산·전주공장을 시작으로 최적의 위험성평가 업무 표준 및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이다. 또한 다른 사업장에 대해서도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장단점 분석에 나서게 된다. LG그룹은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이와 관련한 책임자를 새로 지정해 놓는 방식으로 안전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EO)’ 자리를 신설했다. LG이노텍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만들어 안전 관련 주요 결정이 이뤄지도록 했고, LG생활건강은 주요 사업장별 ‘통합방재센터’를 만들어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도록 했다. 롯데도 현재 36개 그룹사에서 안전관리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각 사 안전관리 주무 부서 팀장 및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안전관리협의회도 매년 2회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전 관련 현안이나 모범 사례 등을 공유하며 관련 매뉴얼을 고도화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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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2분기도 역대 최대 실적… 매출 42조-영업익 4조 넘겨

    현대자동차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로 올 2분기(4∼6월)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개 분기 연속 최대 기록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내 상장사 중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현대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열고 2분기 매출은 42조2497억 원, 영업이익은 4조237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7.4%, 42.2% 늘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38조5236억 원), 영업이익은 올 1분기(3조5927억 원)를 각각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3조3592억 원)부터 3분기 연속 신기록 행진 중이다. 아직 모든 기업의 실적발표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는 잠정 영업이익이 6000억 원에 그친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2개 분기 연속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기업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10.0%를 기록하며 2013년 2분기(10.4%)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이윤을 많이 남기기로 유명한 테슬라의 2분기 영업이익률(9.6%)을 현대차가 뛰어넘은 것이다. 올 상반기 전체 매출(80조284억 원)과 영업이익(7조8306억 원)도 기존 최고 기록이던 지난해 하반기(매출 76조2290억 원, 영업이익 4조9110억 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현대차의 최대 실적 경신은 ‘비싼 차’를 많이 팔아서 얻은 결과다.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 부분에서 판매 확대가 이어진 덕이다. 현대차 전체 판매량 중에서 SUV와 제네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분기에는 각각 40.1%와 2.4%였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52.8%와 5.9%로 크게 뛰었다. 친환경차 도매 판매도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12만9000대였던 것이 올 2분기에는 48.8% 증가한 19만2000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이유로 2019년 2분기(110만5000대)보다 올 2분기(106만 대)의 전체 차량 판매 대수가 적었음에도 오히려 영업이익은 더 좋아졌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현대차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단순히 시장이 좋아져서가 아니다”라며 “SUV 모델 판매 강화를 통해 이익을 내고 있다. 경기 둔화에도 저수익 차종 판매가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세가 계속되자 현대차는 올 1월에 발표했던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매출액 성장률은 기존 10.5∼11.5%에서 14∼15%로 수정했다. 영업이익률은 6.5∼7.5%에서 8∼9%로 올려 잡았다. 다만 현대차가 수혜를 입지 못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 원화 가치 상승 등은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가는 데 있어 불안 요소다. 이와 관련해 서 부사장은 “주요 시장의 견조한 수요와 5세대 싼타페, 아이오닉5 N 등 신차 출시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의 2분기 실적 발표는 27일로 예정됐다. 현대차·기아는 올 1분기(1∼3월) 합산 영업이익이 6조4000억 원으로 사상 첫 6조 원의 벽을 깼는데 이번에도 신기록이 예상된다. 기아는 3조1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현대차 실적까지 합치면 무난히 7조 원의 벽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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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타 하이랜더, 준대형 SUV 연비가 ‘L당 13.8㎞’

    토요타코리아가 준대형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랜더’를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2000년에 처음 출시돼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던 하이랜더가 국내에서 정식으로 판매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하이랜더는 4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2.5L 자연 흡기 엔진을 탑재했다. 총출력은 246마력이다. 하이랜더의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13.8㎞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나와 연비가 준대형 SUV 차량 중에선 좋은 편이다. 동급 경쟁 모델들의 연비는 주로 L당 9∼11㎞ 사이에 분포해 있다. 총 3열로 구성된 하이랜더에는 각 열의 좌석이 계단식으로 배치돼 있다. 뒤쪽에 앉은 승객에게도 개방감 있는 시야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차의 맨 앞부터 맨 뒤까지 전체 길이는 4965㎜에 달하고, 좌우 길이를 뜻하는 전폭은 1930㎜이다. 차의 높이를 의미하는 전고는 1755㎜. 바퀴는 20인치 휠이 적용됐다. 크기만 따진다면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이랜더는 리미티드와 플래티넘 등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하이랜더 리미티드는 6660만 원, 하이랜더 플래티넘은 7470만 원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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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청정기-냉장 박스’ 갖춘 크레타… 인도서 90만 대 팔린 이유 있네

    현대자동차의 크레타는 인도에서 선호도가 높은 모델이다. 현대차가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도 크레타의 선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레타는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현대차 연구개발(R&D)센터에서 만들어 현지 전략 모델로 2015년 출시됐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인도에서 가장 잘 팔린 현대차그룹 차량이다. 올 상반기(1∼6월)에도 8만2566대가 팔려 인도 승용차 전체 5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인도에서 누적 90만 대의 벽을 넘어 100만 대 판매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인도 구르가온의 현대차 판매 대리점에서 크레타를 시승해봤다. 경험해보니 현지 맞춤형으로 개발된 각종 기능들이 눈에 띄었다. 차에 오르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공기청정기였다. 기어 레버 뒤쪽 공간에 네모난 공기청정기가 탑재돼 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쓰레기를 태워 난방을 해 공기 질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겨울철에 주로 사용하면 좋은 기능이다. 차량 높이도 현지 수요를 반영해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했다. 인도는 곳곳에 비포장 도로가 많은 데다 배수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여름 장마 때 도로에 물이 차오른다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차량 하단부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거나 돌부리에 손상되는 상황을 줄이려는 것이다. 소형 SUV인 크레타의 전고는 1635㎜로 같은 차급으로 국내서 판매 중인 현대차 코나(1585㎜), 기아 셀토스(1600㎜)보다 35∼50㎜ 더 높다. 인도의 더운 날씨를 고려한 기능도 있다. 기어 레버 옆 버튼을 누르면 통풍 시트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또 조수석 앞에는 내부에서 에어컨 바람이 나와 음료수를 시원하게 저장할 수 있는 공간(쿨 박스)도 있다. 첨단 편의 기능들도 눈에 띈다. 차량 기어 앞쪽에는 휴대전화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앱)인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도 연결 가능하다. 주행 모드는 에코, 스포츠 등이 있어 상황에 맞춰 이용하면 된다. 국내 판매 모델에는 대부분 기본 장착돼 있지만 아주 저렴하거나 구식 모델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인도 현지 경쟁사들에는 이러한 기능이 아직 없는 경우도 있다. 크레타의 디자인에 대한 인도인의 선호도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르가온 현대차 판매 대리점의 하리시 가이 대표(69)는 “현대차에는 첨단 기술들이 빨리 적용되고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대중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 주재원도 “가끔 택시를 타면 저렴한 현지 모델의 경우엔 차문을 닫을 때 문짝이 너무 가벼워서 놀랄 때가 많다”며 “사고가 났을 때 괜찮을까 걱정이 많은데 크레타를 비롯한 현대차·기아 모델은 내구성에서 앞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요즘 국내서 판매되는 차량들 사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차선 유지 보조 기능’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 등은 크레타에 장착돼 있지 않다. 크레타의 가격은 인도 기준으로 트림에 따라 1700만∼30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구르가온=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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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담길 지나 당숲나무까지… 군위에서의 ‘힐링 여행’

    MINI코리아가 지방 도시 재활성화 프로젝트인 ‘웜 플레이스(Warm Place)’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웜 플레이스는 사람이 북적이는 ‘핫 플레이스(Hot Place)’와 대비되는 고즈넉하고 따뜻한 공간을 의미한다. 매력적인 곳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못 받은 지역을 재조명해 지역 방문을 유도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MINI 브랜드가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의미로 2021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는 ‘빅 러브(Big Love)’ 캠페인의 일환이기도 하다. MINI코리아는 웜 플레이스 캠페인의 첫 대상 지역으로 대구 군위군을 선정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인구 소멸 고위험 지역’의 재활성화를 목표로 삼자는 취지다. MIMI코리아 측은 “군위군은 (국가 균형발전 특별법상) 전국 89곳의 행정안전부 지정 인구감소지역 중에서도 소멸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지만 힐링 여행지로서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요 촬영지로 알려졌듯 자연 친화적이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MINI코리아는 군위군의 숨겨진 매력을 재조명하자는 차원에서 군위군 명소 10곳의 소개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 한밤마을 돌담길, 당숲나무, 화산마을, 화본역, 위천수변 테마파크, 군위전투전승기념공원, 군위시장 닭발, 팔공산 원효 구도의 길, 어슬렁 대추정원, 창평지 친환경 생태공원 등을 소개했다. 또한 군위 토박이들이 소개하는 맛집, 카페, 명소 등 그동안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곳을 구글지도에 입력한 뒤 이를 공유하기도 했다. MINI코리아 측은 “군위를 시작으로 전국의 다양한 지역을 꾸준히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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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서울대와 ‘배터리’ 손잡고 300억 투자

    “우리가 우수한 배터리를 탑재한 다양한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이유는 다음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환경 친화적이고 저렴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현대차가 서울대와 함께 조성해 이날 문을 연 3개 층 901㎡ 규모의 공동연구센터 역시 차세대 배터리 개발 연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서울대 내부에 오직 전기차 배터리만 연구하는 전문 연구시설이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공동연구센터장에는 배터리 분야의 석학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위촉됐다. 현대차는 공동연구센터가 차세대 배터리 분야 연구에 집중하도록 2030년까지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화재 위험도가 적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메탈 배터리 관련 연구가 전체 22개 연구 과제 중 14개에 달한다. 현대차·기아 연구소에 적용된 최첨단 장비가 공동연구센터에 갖춰진다. 현대차·기아 연구원들도 파견돼 기술 노하우 전수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공동 연구에 참여한 학생 중 역량이 뛰어난 인재에겐 입사 지원 시 채용 우대 혜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전문 제작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지만 자체 배터리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직접 뛰어들어 미래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를 설계하고 이를 배터리 업체가 대량 생산해 공급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 선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9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30년 배터리 가격을 2018년 대비 45% 수준으로 낮춰 더 많은 이가 전기차를 이용하게 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에 참여하는 모든 분께 혁신적인 연구와 개발로 모빌리티 산업의 전동화 전환에 앞장서 주기를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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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벤츠 등 “테슬라식 전기차 충전”… 현대차-기아는 신중 모드

    글로벌 완성차·충전기 업체들이 일명 테슬라 전기차 충전 방식이라고 불리는 북미충전표준(NACS)을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아직 도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NACS 방식이 상대적으로 충전이 느린 데다 국내에 이미 CCS1 방식의 충전기가 20만 대 이상 설치돼 있어 전환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등이 제작한 전기차는 NACS 충전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들 회사의 국내 판매용은 물론이고 북미 수출용 전기차에는 CCS1 방식이, 유럽이나 동남아 등의 수출은 CCS2 충전 방식이 적용됐다. 국내 기업과 달리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속속 NACS를 도입하고 있다. 북미 브랜드 중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리비안, 유럽 브랜드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일본 브랜드에서는 닛산이 향후 NACS 사용을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3대 충전기 제조사 중 국내 판매 비중이 높은 EVSIS와 대영채비도 아직 NACS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 초고속 충전기 1위 공급 업체인 SK시그넷만 NACS 방식을 적용한 충전기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서비스 업체들 중 차지포인트(미국), 블링크차징(미국), 트리티움(호주), ABB(스위스) 등이 NACS 충전 방식 도입을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충전 속도 때문에 NACS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는 800V(볼트) 전력 시스템 기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테슬라 차량은 400V 전력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차이다. 만약 현대차의 전기차에 NACS를 적용한 뒤 테슬라의 ‘슈퍼차저’에서 충전하면 CCS1 방식으로 할 때보다 충전이 늦게 된다. 슈퍼차저는 테슬라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900V 전력 시스템을 활용하는 미국의 루시드도 이러한 이유로 아직 NACS 도입에 나서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미 국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24만 대 중 대부분이 CCS1 충전기라는 점도 ‘NACS 무풍지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NACS 방식이 국제 표준이 된 것도 아니기에 적어도 국내 시장은 이미 인프라가 널리 깔린 CCS1 방식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NACS 방식의 충전기 부품들이 많이 생산되지 않는다”며 “국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이 가만히 있는데 충전기 및 부품 업체에서 굳이 선도적으로 NACS 도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테슬라가 유럽과 중국에서는 현지 표준인 CCS2와 GB/T 방식으로 바꿔서 차량을 내놓고 있는데 유럽과 중국에서 굳이 NACS로 바꾸지 않을 것 같다”며 “결국 NACS의 영향력은 북미 지역으로 한정된다.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향후 동태를 실피며 북미 수출용으로는 NACS 전환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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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자동차·충전기 업체, ‘테슬라 충전방식’ 도입에 신중

    글로벌 완성차‧충전기 업체들이 일명 테슬라 전기차 충전 방식이라고 불리는 북미충전표준(NACS)을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아직 도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NACS 방식이 상대적으로 충전이 느린 데다 국내에 이미 CCS1 방식 충전기가 20만 대 이상 설치돼 있어 전환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등이 제작한 전기차는 NACS 충전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들 회사의 국내 판매용은 물론 북미 수출용 전기차에는 CCS1 방식이, 유럽이나 동남아 등의 수출은 CCS2 충전 방식이 적용됐다. 국내 기업과 달리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속속 NACS를 도입 중이다. 북미 브랜드 중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리비안, 유럽 브랜드 중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일본 브랜드에서는 닛산이 향후 NACS 사용을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3대 충전기 제조사 중 국내 판매 비중이 높은 EVSIS와 대영채비도 아직 NACS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 초고속 충전기 1위 공급 업체인 SK시그넷만이 NACS 방식을 적용한 충전기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서비스 업체들 중 차지포인트(미국), 블링크차징(미국), 트리티움(호주), ABB(스위스) 등이 NACS 충전 방식 도입을 선언했다.현대자동차그룹은 충전 속도 때문에 NACS 도입을 망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는 800V(볼트) 전력 시스템 기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테슬라 차량은 400V 전력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차이다. 만약 현대차의 전기차에 NACS를 적용한 뒤 테슬라의 ‘슈퍼차저’에서 충전하면 CCS1 방식으로 할 때보다 충전이 늦게 된다. 슈퍼차저는 테슬라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900V 전력 시스템을 활용하는 미국의 루시드도 이러한 이유로 아직 NACS 도입에 나서지 않았다.더군다나 이미 국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24만 대 중 대부분이 CCS1 충전기라는 점도 ‘NACS 무풍지대’가 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NACS 방식이 국제 표준이 된 것도 아니기에 적어도 국내 시장은 이미 인프라가 널리 깔린 CCS1 방식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NACS 방식 충전기 부품들이 많이 생산되지 않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이 가만히 있는데 충전기 및 부품 업체에서 굳이 선도적으로 NACS 도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서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테슬라가 유럽과 중국에서는 현지 표준인 CCS2와 GB/T 방식으로 바꿔서 차량을 내놓고 있는데 유럽과 중국에서 굳이 NACS로 바꾸지 않을 것 같다”며 “결국 NACS 영향력은 북미 지역으로 한정된다.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향후 동태를 실피며 북미 수출용으로는 NACS 전환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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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송 ‘화물차 의인’에 현대차서 새 화물차 선물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3명의 생명을 구한 화물차 운전사 유병조 씨(44·사진)가 신형 화물차를 받는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유 씨에게 14t 화물차 엑시언트를 전달하기로 했다. 해당 차량의 가격은 1억8000만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씨는 15일 집중호우로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에 많은 물이 차오르자 자신의 화물차 창문을 깨고 지붕 위로 올라가 주변에 있던 남성 두 명과 여성 한 명을 끌어 올려 이들의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화물차가 침수돼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에서 신형 화물차를 전달한 것이다. 이에 앞서 유 씨와 2020년부터 운송 위탁 계약을 맺어왔던 LX판토스에서는 차량 피해 지원금 5000만 원을 전달했다. 또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KTA)도 유 씨에게 화물차 구입 지원금 2500만 원을 전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 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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