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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이클의 속도가 빨라진 데 더해 진폭 자체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사진)이 ‘제46회 제주포럼’이 개막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을 이같이 진단했다. 최 회장은 이어 “사업을 관리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는데, 사업하는 사람은 다 비슷한 느낌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변화가 반도체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최 회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르면 6개월 뒤 경기 상승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미국, 중국의 상황을 보면 우리에게 건강해 보이지 않는 신호들이 나타나지만 마냥 수렁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고 상승 국면으로 올라가는 흐름이라고 본다”면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얘기하고 싶은데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다. 2, 3년 뒤는 아니고 6개월 뒤 아니면 1년 뒤일 듯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정보기술(IT) 등의 수요 침체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에 대해 최 회장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때 닫히고 내려갔던 상황이 한 번에 팍하고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너무 컸다”며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 회장은 현재 글로벌 경쟁이 기업의 경쟁력만으로는 이기기 힘든, 정부와 함께하는 2인 3각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 이어 미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며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등 경쟁국들도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며 “기업 하나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만으로는 밖에 나가서 싸워 이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근 혁신안을 내놓고 쇄신에 나선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대해 최 회장은 “잘되기를 바라고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고 싶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가능하면 시너지를 많이 내서 지금의 어려운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동반자가 되는 관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SK그룹의 전경련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13일 제주포럼 강연자로 나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투자를 제약하거나 기업, 국민에게 과도하게 불편을 주는 일명 ‘킬러 규제’를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해 온 환경영향평가를 영향 정도에 따른 간이평가로 개선하고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 관리법 등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합리화하겠다고 설명했다.서귀포=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 앞 곳곳에 싱크홀(sinkhole·땅 꺼짐 현상)이 놓여 있습니다.” 12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개막한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반기(7∼12월) 경기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 경상수지, 고용률 등이 올해 상반기(1∼6월)보다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경제성장률은 0.9%→1.8%, 소비자물가는 4.0%→2.6%, 경상수지는 15억 달러 적자→245억 달러 흑자, 고용률은 62.3%→62.8%로 각각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회복을 가로막는 싱크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반도체 경기가 괜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장담하지 못한다. 중국 경제가 회복될지도 마찬가지다”라며 “글로벌 금융 불안이 여전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모두 우리 경제 앞에 놓여 있는 싱크홀”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대책으로 경제 체질 개선, 수출 품목과 지역 다변화 등을 제시했다. 이날 개회사에 나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역시 달라진 글로벌 시장 환경을 설명하며 기업들이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옛날에는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값싸게 내놓으면 다 사는 수출주도형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며 “이제 미국과 중국이 쪼개지고 유럽연합(EU)도 쪼개지며 시장이 여럿이 됐다. 우리가 넘버원이었던 중국시장을 대체할 시장도 많이 필요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엑스포와 기업인은 숙명적인 하나의 운명의 결합”이라며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엑스포를 단순히 개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장과 관련된 문제”라며 “미국과 중국에 대한 디펜드(의존도)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가 전국 기업인을 초청해 여는 제주포럼은 1974년 시작된 행사로 경제계 최대 규모의 하계포럼이다. 올해는 12일부터 3박 4일 동안 열린다. 13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 14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15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각각 연사로 나선다. 이번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상의 회장단과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이찬의 삼천리 대표 등 전국 기업인 550여 명이 참석했다.서귀포=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각 핀에어 항공권에는 현재 약 0.2유로(약 285원) 상당의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가 포함돼 있습니다.” 최근 구매한 인천∼헬싱키 노선의 핀에어 항공권에 쓰여 있는 문구다. 핀에어는 할당된 비용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구입해 탄소배출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핀에어뿐이 아니다. 에어프랑스와 KLM 등은 항공권 가격의 0.5% 수준인 SAF 연료비용을 기부금 명목으로 항공권 가격에 포함시키고 있다.● 친환경 격전지로 떠오른 항공유 11일 에너지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SAF를 기존 항공유에 최소 2%를 섞도록 의무화한 ‘리퓨얼 EU’ 법안을 4월 통과시켰다. 현재 항공업계의 SAF 사용 비율은 0.1%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럽 노선을 시작으로 글로벌 항공권 구매가격이 점차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리퓨얼 EU는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SAF의 비중을 점차 늘리도록 하고 있다. SAF가 새로운 ‘친환경 격전지’로 떠오른 셈이다. SAF는 석유가 아닌 동식물성 바이오 기름이나 합성원유 등을 원료로 추출한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항공분야 탄소 배출은 전체 탄소 배출의 2.6% 수준이지만 성층권에 직접 배출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효과가 증폭된다는 문제가 있다. 핵심 대안 중 하나가 SAF다. 글로벌 SAF 시장은 지난해 31억2430만 달러(약 4조400억 원)에서 2027년 215억6520만 달러로 5년 만에 7배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핀란드 바이오디젤 기업 네스테가 가장 앞섰다는 평가지만 절대 강자는 없다. 미국 월드에너지, 지보, 필립스66, 영국 에어BP, 프랑스 토탈, 일본 이데미쓰코산 등이 경쟁하고 있다. 다만 SAF는 일반 항공유보다 2∼6배 비싸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도 당장 빠르게 SAF 비중을 늘리는 데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일정 부분은 더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SAF 사용 요구가 늘어나면서 향후 10∼15년 동안 항공요금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도 경쟁 가세…정부 지원 절실 한국 기업들도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1년 6월부터 HD현대오일뱅크와 함께 SAF 도입에 나섰다. 올해 안에 시험 생산을 거쳐 본격적인 공급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최근 GS칼텍스와도 SAF 실증 연구 운항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7월과 10월 폐기물 기반 SAF 생산기술을 가진 펄크럼과 인피니움에 각각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따르면 정유사가 석유가 아닌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SAF 시험 생산을 위해 규제샌드박스에 허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한 다른 나라들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세금공제 조항을 통해 자국 내에서 생산·공급하는 SAF 가격을 등유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일본은 2030년 항공사 연료 소비량의 10%를 SAF로 대체하는 계획을, 중국은 2025년 5만 t의 SAF를 사용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계획을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국내 SAF 인프라 확보를 위해 신속한 법적 기준 마련과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및 시범사업, 직·간접적인 인센티브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닷길에서도 친환경 전쟁 막 올라항공유를 시작으로 하늘길이 친환경 전장으로 변한 것처럼 바닷길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3∼7일 영국에서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를 열고 ‘2050년 넷제로’를 선언했다. 2050년 국제 해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2008년 이산화탄소 배출량(7억9400만 t) 대비 50% 수준에서 100%로 올려 잡은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유도하기 위해 IMO는 탄소세와 연료표준제도 등 경제적·기술적 조치를 2025년 승인 및 채택하고, 2027년 발효하기로 했다. 해운업체들은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대체 연료들 중에서 신규 선박 연료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의 순간’에 놓였다. 국내 조선사들 또한 메탄올과 암모니아 등 차기 대체 연료 선박 개발 및 수주전에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MEPC 회의에서 2050 넷제로가 공식 공표되면서 업체들의 차기 친환경 연료 선택이 분주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3분기(7∼9월)에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탓에 고부가가치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흥행 등이 확실히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2%, 95.6% 감소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8조 원가량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은 계속됐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방) 효과는 미미했던 탓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동참한 메모리 감산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3분기에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가격 낙폭이 완화됐다”며 “4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슈퍼 엘니뇨’ 등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원자재 등의 가격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전망 자체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3분기에 반등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고부가 메모리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7∼12월) 중 삼성전자의 고부가 D램 양산이 시작된다. 3분기 저전력 D램 LPDDR5X를 시작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3 공급도 예상된다. 특히 D램을 수직으로 쌓은 고성능 반도체 HBM이 성장의 중요한 열쇠다. 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HBM시장은 지난해 23억8900만 달러(약 3조1112억 원), 올해 35억5800만 달러, 내년 43억5900만 달러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고객은 엔비디아, AMD, 구글 등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다. HBM은 가격이 기존 D램 대비 3배 이상인 고부가 제품이기 때문에 용량 기준으론 전체 D램의 1% 수준이지만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11%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BM의 4세대에 해당하는 HBM3는 8단 적층을 양산 중인 SK하이닉스(12단 개발 완료)가 주도 중이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중 HBM3 양산을 시작하면 SK하이닉스와 함께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2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승부수’를 던진 파운드리 시장도 중요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2025년 모바일용 2nm 반도체를 시작으로 2026년 고성능컴퓨팅(HPC)용, 2027년 자동차용 2nm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인 3nm 이하 시장은 연평균 60%가 넘는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2026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9.1% 성장할 때 파운드리 시장은 연평균 12.9% 성장한다. 이 중 3nm 시장은 연평균 65.3% 성장이 전망된다. 처음으로 서울에서 진행하는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행사 ‘언팩’에서 공개될 갤럭시Z폴드5·플립5의 흥행 여부도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주요 요소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0년 201만 대, 2021년 926만 대, 지난해 976만 대 등으로 증가세다. 올해 1000만 대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세가 꺾였지만 폴더블폰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세운 합작법인(JV) ‘넥스트스타 에너지’가 캐나다 정부로부터 약 14조7000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게 됐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짓고 있는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의 안정적 미래를 보장하는 계약서에 최종 사인했다”며 “캐나다 정부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합의한 ‘미국 IRA와 동등한 수준의 보조금’은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의미한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된 셀 1kWh당 35달러(약 4만6000원), 모듈은 1kWh당 10달러(약 1만3000원)를 지급한다. 업계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넥스트스타 에너지에 150억 캐나다달러(약 14조7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의로 5월 15일 중단됐던 배터리 모듈 공장 건설도 재개됐다. 올해 초 캐나다 연방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는 넥스트스타 에너지에 약속했던 미 IRA 수준의 보조금 부담 비중을 놓고 의견 차를 보였다. 일각에선 보조금이 약속대로 지급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공장 건설을 중단하며 캐나다 정부를 압박했고 결국 합의를 이끌어냈다. 5월 한-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협력을 다짐한 것도 합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타결을 환영하며 캐나다 정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온타리오주에 연간 생산 4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2024년 가동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약 2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도입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은 화학물질 관리 책임·의무를 대폭 강화한 규제다. 문제는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너무 과도하다는 점이다. 화학물질의 특성과 유해성 등에 대해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하면 건마다 최소 수천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화평법상 신규 화학물질 등록 기준인 ‘100kg 이상 제조·수입할 경우’는 1t 이상만 관리하는 유럽연합(EU)보다 훨씬 엄격하다. 연구개발물질 하나를 수입할 때도 화평법, 화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모두 따져야 하는 중복 규제 문제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업의 투자를 막는 킬러 규제를 팍팍 걷어내라”고 주문한 뒤 산업계에서는 5일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규제로 화평법, 화관법, 대형마트 의무휴업법 등을 꼽고 있다.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도 재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과도한 규제 중 하나다. 지난해 1월 시행된 중처법은 시행 1년 반이 지나도록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 사이에선 ‘규정은 모호하고, 예방보다는 처벌 위주의 규제’라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2월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안전담당 부서를 설치한 비율이 대기업은 87.9%였지만 50인 미만 기업은 35.0%에 그쳤다. 기업인들은 이런 명시적 규제 외에도 공장 신증설 등 모호한 법 규정이 발목을 잡거나 공무원들이 규제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 적용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호소한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애매하게 설정돼 있거나 부지 용도 변경을 할 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포스코그룹은 ‘단일 업종’만 허용한 국가산업단지 관련 규제 탓에 제철소가 있는 광양국가산단 내 이차전지 소재 등에 대한 투자를 미뤄왔다. 4월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을 방문해 규제를 풀면서 4조4000억 원을 신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국무조정실은 킬러 규제 개선을 위한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5일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첫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엔 관련 부처 차관들은 물론이고 경제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민관이 머리를 맞댔다. TF는 기업이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나 입지, 환경, 노동 등 규제로 투자할 수 없는 사례를 발굴하고, 해외엔 없지만 국내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 규제 개선에도 중점적으로 나서기로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롯데케미칼이 3월 인수한 동박 생산 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해 수주 잔액 15조 원, 2025년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늘어나는 동박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1위 하이엔드 동박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연섭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하이엔드 초격차 기술력, 글로벌 거점 확대, 롯데 화학군 시너지를 통해 2028년 하이엔드 동박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구리를 얇게 편 막인 동박은 배터리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최근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가 늘며 동박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올해 50만 t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동박 시장은 2027년 113만 t으로 두 배 이상 커지고, 2030년에는 223만 t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박은 배터리에 들어가는 금속 중 가장 무거운 편이어서 배터리 제조사는 두께가 얇고 강도가 강한 동박을 선호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6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 두께의 프리미엄 동박 생산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 북미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등의 동박 수요에 맞춰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박 생산에 필수 요소인 전기, 인력 등이 풍부한 스페인에 생산기지를 짓고 미국 현지에도 공장 설립 후보지를 검토 중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탈탄소’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자금 마련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을 바탕으로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을 키워낸 두 기업이지만 현재 사업구조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제2의 배터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계사업 정리하고, 현금 확보 나서 3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비주력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난달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한계사업에 대한 구조 개혁을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하겠다”며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이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는다. LG화학은 이날 공시를 통해 매각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30년 넘은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사업을 지난달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도 혁신 신약 개발과는 거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도 일찌감치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은 2020년 12월 국내 최초 상업 가동에 들어간 울산 소재 NCC의 가동을 48년 만에 멈췄다. SK지오센트릭은 당시 “시황에 민감한 범용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고부가 화학소재로 딥체인지를 추진하겠다”며 가동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탄소에서 친환경)’ 전략을 통해 내년 친환경 자산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2025년 달성 목표를 1년 앞당겼다. 이를 위해 지난달 1조 원대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진 뒤 SK이노베이션 노조는 “구성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자”는 취지의 성명서를 내 회사 측 의사결정에 힘을 더했다.● “언제든 적자 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 이 같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변화는 현재와 같은 탄소 중심 사업구조로는 장기 성장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에너지 산업과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탄소·플라스틱 규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의 정유, 석유화학 사업의 한계에 대해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불황에 접어든 상황도 변화에 속도를 내게 만든다. 지난해 1분기(1∼3월) SK이노베이션(1조6490억 원)과 LG화학(1조248억 원)은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SK이노베이션은 적자 전환했고, LG화학도 1000억 원대 영업이익에 그쳤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정유나 석유화학 사업이 국제유가나 경기에 따라 언제든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대기업들의 체질 개선을 앞당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구조조정 등의 행보가 통상 부정적 이슈로 여겨지지만, 기업의 현금 마련이 미래 사업을 위한 행보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선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경제계는 30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이 폐기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파급 효과가 큰 만큼 국회 본회의 상정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경제 환경이 엄혹한 상황에서 국회가 산업 현장의 근간과 질서를 뒤흔드는 노란봉투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며 “국회는 노란봉투법이 가져올 심각한 산업 현장의 혼란과 법체계상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숙고해 일방적인 입법 추진을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작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의사조정 과정에서 여야가 충분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전날 노란봉투법 본회의 상정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손 회장은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원청을 하청 노사관계 당사자로 끌어들이고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법안”이라며 “본회의 상정에 앞서 법안이 가져올 산업 현장의 혼란과 법체계상 문제점에 대해 여야 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전년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대비 234만7000 t 줄었다. 용수 재이용량도 같은 기간 29% 늘었다. 삼성전자는 30일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신환경경영전략을 통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203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반도체사업(DS) 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8704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다. 2021년 사용량 5278GWh보다 65%가량 증가했다. 2018년 이후 5년간 평균 재생에너지 사용증가율은 59%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DX부문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93%에 달한다. DS부문은 23%로 전사 전환율은 31%다. 지난해 삼성전자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은 1505만3000 t으로 전년(1740만 t) 대비 234만7000 t가량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반도체 공정가스 감축, 제조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DS부문은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혁신기술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 탄소배출 저감시설을 라인에 확충할 계획이다. 반도체 공정 등에 많은 양이 필요한 용수 재이용률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용수 재이용량은 1억1659만 t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삼성전자는 노후설비 교체, 공정 개선, 재이용 시스템 구축 등으로 재이용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보고서의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삼성전자는 제도와 물리적인 장벽을 극복하고 기술적 한계의 해법을 찾아 나가고자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매직은 김완성 신임 대표이사(49·사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신임 대표는 SK㈜ 마케팅지원본부, 전략기획실, 사업지원담당 임원 등을 거쳐 2020년부터 SK머티리얼즈 BM혁신실장, BM혁신센터장 등을 맡았다. SK매직은 김 대표가 회사의 인수합병(M&A) 및 조인트벤처(JV) 딜 이후 기업가치 성장 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에서 글로벌 투자 및 신성장 사업을 주도해 온 정한종 SK매직 기타비상무이사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됐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의 지난달 대중(對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3% 줄어들며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 미국보다도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데다 배터리 산업의 적자 구조도 공고화하면서 대중 무역수지가 갈수록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중국 해관총서(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한국의 대중 수출액 규모는 128억 달러(약 16조8500억 원)로 대만, 미국, 호주에 이은 4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66억 달러로 대만(196억 달러)에 이은 2위였다. 1년 새 수출 규모는 22.9% 감소하고 순위는 두 계단이나 내려앉았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5월 첫 적자(―11억 달러)를 낸 후 지난달까지 13개월간 누적 적자가 170억 달러에 달한다.● 반도체 부진에 중국 저가 배터리·원료 수입 늘어 한국의 대중 수출이 꺾이기 시작한 시기는 반도체 하강 국면이 본격화된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해 1∼10월 대중 수출 규모에서 한국은 대만에 이은 2위를 지켰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커진 지난해 11월부터는 미국에 2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일본, 호주 등에도 밀리며 월별 순위가 4, 5위를 오가고 있다. 반도체 부진이 수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 이차전지 배터리는 대중 무역적자를 키우고 있다. 저가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배터리 원료를 상당 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산화리튬 등 기타 정밀화학원료와 이차전지의 무역적자 비중(전체 적자 품목의 적자액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2.4%, 10.1%다. 대중국 무역적자 품목 434개 중 비중이 가장 큰 품목들이다. 글로벌 교역에서 흑자를 내던 리튬이온배터리는 대중국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의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무역흑자는 2020년 32억 달러에서 지난해 16억 달러로 쪼그라들더니, 올해는 1∼5월 기준으로 7억 달러 적자를 내고 있다. 대중국 리튬이온배터리 무역수지는 지난해 ―51억 달러, 올해는 5월까지 ―35억 달러다.● 대중국 무역적자 기여도 43.2%까지 커져중국과의 교역 악화는 전체 무역수지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경연은 관세청이 발표한 무역수지를 분석한 결과 한국 전체 무역적자에서 대중국 무역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2.8%에서 올해 1∼5월(잠정) 43.2%로 커졌다고 밝혔다. 소수 품목에 편중된 수출구조 탓에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연구원 측 주장이다. 중국으로 향하는 전체 수출의 89%가량을 중화학공업품이 차지하는데 지난달 중화학공업품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철강제품(―23%), 화공품(―20%), 기계류와 정밀기기(―12%) 등 중화학공업품 내 모든 품목이 부진했다. 특히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줄어든 산업에서는 수출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조금에 바탕을 둔 저가 공세로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액정표시장치(LCD)가 대표 사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은 11개 기술 분야 중 5개 분야(우주·항공·해양, 국방,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ICT·SW)에서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한국의 수출은 늘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고착화될 수 있다”며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GS칼텍스는 주요 사업에서 탄소를 감축하고 저탄소 신사업을 발굴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수소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전 과정에 참여하는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협력해 경기 평택시에서 액화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2026년부터 액화수소 1만 t을 생산해 수도권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유 공장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발전소를 한국동서발전과 전남 여수시에 구축하기 위한 준비도 병행 중이다. 연료전지발전소는 탄소 배출이 적은 부생수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도시가스를 활용하는 기존 연료전지보다 더 깨끗한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연료전지발전소는 2025년 가동이 목표다. 현재 정유 공장에서 사용하는 부생수소를 청정 수소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여수 산업단지 내 업체,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청정 수소 클러스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청정 수소 생산뿐만 아니라 여수산단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해 여수산단의 탈탄소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한국남동발전과 청정 수소 생산, 공급, 활용 및 기타 탄소중립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청정 수소 생산설비 구축 및 운영 사업, CCUS 사업을 맡고 한국남동발전은 수소·암모니아의 도입 및 혼소 활용 등 발전 설비 구축과 운영 사업을 맡는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생산한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의 원료 등으로 투입해 친환경 플라스틱 등으로 재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원재활용 효과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GS칼텍스는 2021년 12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 정제 공정에 투입하는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첫 단계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약 50t을 여수공장 고도화 시설에 투입해 열분해유 기반의 중간 제품 ‘프로필렌’ 등을 생산했다. 이 중간 제품을 여수 공장 석유화학공정 원료로 재투입해 폴리프로필렌 등 자원순환형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했다. GS칼텍스는 연간 5만 t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그룹은 고객 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A(인공지능)-B(바이오)-C(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대규모 연구개발(R&D)을 통해 5년간 3조6000억 원을 투자한다. LG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등을 개발하고 있다. LG그룹은 2020년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AI 개발 역량을 한곳에 모아 그룹 차원의 연구 허브로 LG AI 연구원을 설립했다. LG AI 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은 말뭉치 6000억 개 이상과 언어와 이미지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 장 이상이라는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정보기술(IT), 금융, 의료, 제조, 통신 등 다양한 분야 산업 데이터를 학습해 다른 초거대 AI 모델이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5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올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 것은 처음이다. LG화학에서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생명과학사업본부도 매출 성장세가 이어져 올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도 5년 동안 1조8000억 원을 투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업체와 협력하고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배터리를 녹이거나 분쇄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가 희귀 금속을 추출해 향후 신규 배터리 제조에 활용하거나 기타 산업용으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인수한 전기차 충전업체 ‘애플망고’의 사명을 올 5월 ‘하이비차저’로 바꿨다. LG전자는 충전소 운영 노하우 및 사용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GS와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LG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 참여하는 네트워킹 행사 ‘LG 오픈 이노베이션 서밋’을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26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개최한 이노베이션 서밋에는 LG그룹 주요 계열사와 이들 기업이 투자했거나 투자를 검토 중인 스타트업 등 140여 개 기업의 240여 명이 참석했다. LG그룹에서는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과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참석했다. 서밋에서는 새로운 폼팩터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브렐리온’, 사이버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클래로티’ 등의 기업 사례가 소개됐다. 스타트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시연하고 소개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가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내거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2018년 5월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중국 등지의 글로벌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60여 곳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특허심판원이 삼성전자가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보유 특허 무효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미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제기한 칼텍 보유 특허 4건의 무효심판 청구 중 3건에 대해 칼텍의 손을 들어줬다. 나머지 1건에 대한 심사는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칼텍은 와이파이(Wifi)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특허심판원 판결이 칼텍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칼텍은 2021년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와이파이 관련 특허 5건을 무단 도용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워치, 스마트TV, 와이파이 등이 포함됐다. 칼텍은 2016년 애플, 브로드컴 등이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현재 손해배상금 규모에 대한 판결만 남아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하반기(7∼12월)를 눈앞에 둔 가운데 여전히 경제 상황에 회복 기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초부터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산업 현장에선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침체 하반기 성장)’ 흐름이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30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7∼9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BSI가 91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분기 조사 결과(94)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BSI가 100보다 높을수록 전 분기 대비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이고 100보다 낮을수록 반대다. 올 2분기(4∼6월)에 크게 올랐던 긍정 전망이 하반기로 접어들며 오히려 꺾이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내수(94→90), 수출(97→94) BSI가 모두 낮아졌다. 업종별로도 주력 업종인 정보기술(IT)·가전(83), 전기(86), 철강(85) 등에서 기준치를 크게 하회했다. 상승세를 보이던 자동차(98), 화장품(93) 업종도 부정 전망이 더 많았다. 주력 업종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던 주요 기관들의 전망과는 다른 흐름이다. 정책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올해 말에도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데다 재정 투입 여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여름 7년 만에 ‘슈퍼’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에 더해 이상 기후로 식량 원자재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겨우 둔화세를 보이는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설탕 가격이 뛰는 등 ‘밥상 물가’가 꿈틀거릴 조짐을 보인다. 경기 부양 재정 여력 역시 충분치 않다. 올 1∼4월 국세 수입은 134조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조9000억 원 줄었다.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서 재정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하반기 수출, 투자를 중심으로 민간 활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경제 정책을 운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하반기에는 국민들께서 변화의 결실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국무위원들이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高물가-中 소비둔화로 3분기까지 침체”… 기업 실적 전망 하향 한은 “물가 다시 뛰어 연말 3%안팎”中시장 ‘리오프닝’ 예상보다 지체기업 62% “상반기 목표달성 어려워”3분기 실적전망도 3개월 만에 낮춰 #1. 삼성전자는 올해 기대작인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1.3배로 잡았다. 전작 출시 때 전년 대비 1.5배로 잡았던 것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잡은 목표다. 가전 사업에서도 가동률 조정, 수익성 제고 등 ‘체질 개선’이 하반기(7∼12월)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임원은 “최소 3분기(7∼9월)까지는 시장 침체가 지속될 거라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 자동차, 배터리 업계에선 올 들어 주요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5월 누적 현지 전기차 판매량은 5만69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장 구매력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전망하는 드라마틱한 우상향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요 업계에서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에 전 세계적으로 수요 위축이 이어지면서 주요 지표들도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2307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상반기(1∼6월) 영업실적도 당초 목표에 미달한다고 보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올해 계획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응답 기업의 43.5%가 ‘소폭 미달’을 예상했고, 18.9%는 ‘크게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해 62.4%의 기업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대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하향 조정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날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4조4189억 원에서 이달 26일 기준 3조6478억 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는 ―1054억 원에서 ―2791억 원으로 적자 전망이 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1조5290억 원에서 1조2507억 원으로, 에쓰오일은 6427억 원에서 5265억 원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줄었다. 이 외에 삼성SDI, CJ제일제당, 현대제철, LG생활건강 등 다수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새 하향 조정됐다. 하반기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로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 지속이 꼽힌다. 한국은행은 19일 내놓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이후 다시 높아져 등락하다가 연말경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3.3%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으로 기대됐던 중국 시장의 리오프닝(재개)이 예상보다 지체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청년층의 실업률 증가 및 재화 소비 둔화 추세가 이어지며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7일 발표한 ‘국제사회 제재에 대한 러시아 대응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원자재(원유, 천연가스, 석탄) 가격이 10% 상승하면 전 산업의 생산 비용은 0.6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는 가운데 내수 소비도 둔화 추세를 보이는 만큼 소비 진작을 위한 통화 정책이나 수출 둔화 문제를 해소할 중장기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삼성전자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속도를 낸다. 전체 사업 기간도 2년 단축하기로 했다. 잇따라 대규모 투자에 나선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 경쟁하기 위해 ‘속도전’에 돌입하는 것이다. 27일 삼성전자와 국토교통부, 경기도, 용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용인 국가산업단지 성공 추진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경기 용인시 남사읍 일대 710만 ㎡ 부지에 300조 원을 투입해 구축할 예정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 기간을 7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협약식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각종 영향평가 등에 대한 사전 컨설팅을 통해 사업기간 3분의 1을 단축할 것”이라며 “경제 안보 차원에서 한국이 미래 전략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기업, 자본, 인재가 모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은 “글로벌 주요국들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용인 산단의 조기 착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입지규제 사전 협의와 함께 평균 1년 이상 걸리던 예타를 4개월 정도 단축해 2026년 말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농사짓는 땅을 산업용지로 바꾸거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등 필요 정보를 관계 부처 간에 공유해 빠르게 해결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용인시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가 용수 문제 등으로 착공이 미뤄진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타이밍 산업으로 적기 공급, 선제적 투자가 글로벌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라고 했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5곳 이상이 들어선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연구소 등 150곳을 유치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용인 국가산단에 필요한 전력은 2030년 말 0.4GW(기가와트), 2042년에는 7GW 이상이다. 용수는 2030년 말 하루 3만 t, 2042년에는 하루 65만 t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정부는 전력, 용수, 도로, 폐수처리시설 등 산업단지 운영에 필요한 기반시설 논의를 전담하는 ‘인프라 지원반’도 운영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삼성전자의 감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수요 부진이 여전히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7∼12월) 반도체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DDR4 3200 D램 제품의 현물가격은 3.010달러를 기록했다. 1월 2일 4.071달러 대비 1달러가량 떨어진 것으로, 가격 하락세가 멈춘 이달 1일(3.084달러) 이후 보합 수준을 유지 중이다. 기업 간 계약에 따른 거래가격인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 하락 폭을 줄이긴 했으나 아직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1∼6월)에 바닥을 찍었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돼 전망이 쉽지 않다”고 했다. 증권가도 하반기 반등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를 제외한 PC, 모바일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요 반등 없이 현재 수준의 감산 규모로는 재고 감소를 기대하기 어렵다. 연내 D램 가격 반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I 열풍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HBM은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HBM3를 대량으로 구글, 엔비디아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 SK하이닉스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2026년 착공을 목표로 속도를 낸다. 전체 사업 기간도 2년 단축하기로 했다. 잇따라 대규모 투자에 나선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 경쟁하기 위해 ‘속도전’에 돌입하는 것이다. 27일 삼성전자와 국토교통부, 경기도, 용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용인 국가산업단지 성공 추진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경기 용인시 남사읍 일대 710만 ㎡ 부지에 300조 원을 투입해 구축할 예정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 기간을 7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협약식에서“예비타당성조사(예타), 각종 영향평가 등에 대한 사전 컨설팅을 통해 사업기간 3분의 1을 단축할 것”이라며 “경제 안보 차원에서 한국이 미래 전략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기업, 자본, 인재가 모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은 “글로벌 주요국들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용인 산단의 조기 착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입지규제 사전 협의와 함께 평균 1년 이상 걸리던 예타를 4개월 정도 단축해 2026년 말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농사짓는 땅을 산업 용지로 바꾸거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등 필요 정보를 관계 부처 간에 공유해 빠르게 해결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가 용수 문제 등으로 착공이 미뤄진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타이밍 산업으로 적기 공급, 선제적 투자가 글로벌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라고 했다.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5곳 이상이 들어선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연구소 등 150곳을 유치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용인 국가산단에 필요한 전력은 2030년 말 0.4GW(기가와트), 2042년에는 7GW 이상이다. 용수는 2030년 말 하루 3만 t, 2042년에는 하루 65만 t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정부는 전력, 용수, 도로, 폐수처리시설 등 산업단지를 운영에 필요한 기반 시설 논의를 전담하는 ‘인프라 지원반’도 운영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