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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20대 남성 A 씨가 손님과 종업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현장에서 마약까지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전 5시반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의 한 유흥주점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출동하여 조사하던 경찰에 의해 A 씨가 마약까지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며, 경찰은 A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A 씨는 지방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마약을 소지하게 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경기 광주시와 대구에서 현직 경찰 간부가 음주운전을 한 혐의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달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 내 음주운전 사고로 배승아 양(10)이 세상을 떠난 후 시작된 음주운전 특별 단속에서 경찰이 연이어 적발되면서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기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 소속 A 경위는 전날(23일) 오전 7시 20분경 무면허 상태로 술에 취해 광주시 초월읍 행정복지센터 인근 삼거리에서 차를 운전하다 적발됐다. 당시 “신호가 바뀌었는데 편도 2차로에 그대로 서있다. 음주가 의심된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A 경위는 불응했다. A 경위는 음주 측정을 세 차례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A 경위를 음주 측정 거부 및 무면허 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 경위는 지난해 이미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무면허 상태였다. A 경위는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A 경위를 직위해제 조치할 예정”이라며 “감찰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에서도 현직 경찰이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직위해제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24일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남부경찰서 소속 B 경정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그는 이날 오전 3시 54분경 수성구 중동과 황금동 일대 도로에서 술에 취해 1.2km가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길을 지나던 시민이 B 경정 차량의 움직임을 보고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신고했는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B 경정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 이상으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준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투신한 10대 여학생이 이용하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가 이뤄졌다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6일 서울 강남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생중계한 A 양은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 개설된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갤러리에서 5년 전부터 활동해 왔다는 B 씨는 1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SNS 대화에서 “우울증을 주제로 한 곳이다 보니 정신건강의학과 약을 복용하거나 환경이 불우한 이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상태가 불안정한 미성년자나 가출 청소년이 성범죄를 저지르려는 남성 이용자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B 씨 등에 따르면 일부 성인 남성들은 댓글 등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후 만나서 술과 담배를 권하거나 일부는 성관계까지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피해자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후 “텔레그램 등에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서버가 해외에 있어 추적이 쉽지 않은 온라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 등에 단체 채팅방을 만든 뒤 성착취물 사진 등을 유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단체 채팅방에서 실제로 한 남성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착취물 사진을 수십 차례 요구당했다는 C 양은 “현실에 마땅히 기댈 곳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하고 성착취물 요구에 응하게 만드는 수법”이라고 했다. 남성들은 채팅방을 몇 시간 단위로 삭제하며 관련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이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남성에게 납치당할 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성년자인 D 양은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한 남성이 만나자며 집 앞까지 찾아와 강제로 차에 태운 뒤 내려주지 않았다”며 “울고불고 애원해 간신히 내렸지만 무척 두려웠고 사건 이후로 트라우마까지 생겼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 해당 게시판에서 일어난 디지털성범죄와 관련해 수사를 시작했다가 같은 해 4월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차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9일 해당 커뮤니티에서 범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이른바 ‘신대방팸’에 대해 성착취 등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디씨인사이드와 방송심의위원회에 우울증갤러리 차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장애인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꿈을 이루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그렸습니다.” ‘브릿지온 아르떼’ 예술단에 소속된 발달장애인 김승현 작가(25·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1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이 예술단 소속 작가 4명이 제43회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내가 바라는 장애인의 날’을 주제로 그린 그림을 이날 공개했다. 김 작가의 그림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등산도 하고, 자전거도 타는 모습이 담겨있다. 김 작가는 “장애인도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목표로 하루에 8시간씩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작가가 소속된 브릿지온 아르떼는 2020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으로 창단한 밀알복지재단의 예술단이다. 예술단에 소속된 작가들은 모두 발달장애나 지적장애가 있다. 이들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한 기업이나 관공서를 찾아가 작품을 전시하거나 강의를 진행하며 장애인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브릿지온 아르떼’라는 팀명에는 미술을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리(Bridge)가 되겠다는 작가들의 포부가 담겨 있다. 같은 예술단에 소속된 발달장애인 최석원 작가(23·왼쪽에서 첫 번째)는 자신의 그림인 ‘동물들의 ET’를 설명하며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자유롭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림 그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는 최 작가는 앞으로 그림을 열심히 그려 전시회를 여는 게 목표다. 작가들에게 4년째 미술 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강사 노재림 씨(47)는 “장애인들의 그림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을 흉기로 찌른 뒤 인근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반경 강남구 도곡동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남학생 A 군이 흉기를 휘둘러 같은 학년 B 양이 목 등을 크게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B 양을 병원으로 옮겼는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두 학생이 교실 밖 복도에서 함께 대화하다가 A 군이 갑자기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둘 사이의 대화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학교 밖으로 뛰쳐나간 A 군은 인근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오전 11시 6분경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A 군과 B 양은 서로 다른 반에 재학 중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트라우마를 방지하기 위한 심리 상담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안전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가해자인 A 군이 사망한 만큼 B 양이 다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얼마 전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어요. 거기서 쓰던 걸 싸게 내놨네요.” 17일 서울 중랑구의 한 노인복지관 1층. 복지관 관계자는 영유아 옷과 장난감을 할인 판매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 있던 국공립어린이집은 원생 부족으로 올 1월 문을 닫았다. 중랑구 관계자는 “폐원한 어린이집은 노인복지관 사무실 또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방과 후 교실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치인 0.78명을 기록한 가운데 서울 어린이집 10곳 중 1곳가량이 지난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생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어린이집 폐원 물결은 지방에서 서울로, 사립에서 국공립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어린이집 폐원한 자리엔 노인복지시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어린이집은 4712곳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폐업한 어린이집은 421곳으로 10%에 육박했다. 새로 문을 연 어린이집을 감안하더라도 매년 300곳 이상이 줄면서 2018년 6008곳에 이르던 서울 어린이집은 4년 만에 21%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이 폐원한 곳도 지난해 25곳에 달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사회복지관 내 국공립어린이집도 올 1월 폐업했다. 30년 가까이 운영된 곳이었지만 원생이 계속 줄자 운영난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았다. 이날 어린이집 게시판에는 “원생들이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반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같은 복지관에 위치한 치매노인 돌봄시설은 매번 정원을 채우고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폐업한 어린이집은 올 8월부터 어르신 또는 장애인 복지프로그램 진행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어린이집이 문을 닫은 자리에 요양병원이나 복지관 등 노인시설이 생기는 일이 반복되자 전문 컨설팅 업체까지 등장했다.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 건축 및 리모델링 업체 대표 이상권 씨는 “어린이집을 폐원하고 다른 시설로 활용하려는 원장들의 문의가 매주 1, 2건씩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인근 어린이집 폐원에 부모들 울상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부모들은 아이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 서울 노원구의 한 유치원에서 만난 학부모 박모 씨(35)는 “첫째가 다니던 유치원 옆에 있는 어린이집에 둘째를 보내려 했는데 얼마 전 폐원하는 바람에 일단 집에서 돌보고 있다”며 “보낼 만한 어린이집을 찾고 있는데 다들 거리가 있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서울 중랑구 용마산역 인근에서 연계 운영되던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에서도 어린이집만 지난해 문을 닫았다. 인근에 거주하며 11개월 아이를 키우는 박정민 씨(31)는 “해당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사가정역 쪽에 있는 더 먼 곳으로 아이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교수는 “지방에서 서울, 사립에서 국공립까지 무차별적으로 폐업이 확산되고 있다”며 “집 근처 어린이집이 사라지면 보육 부담 때문에 아이를 갖기 전 한 번씩 더 생각할 수밖에 없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아이들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여학생을 흉기로 찌른 뒤 인근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반경 강남구 도곡동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남학생 A 군이 흉기를 휘둘러 같은 학년 B 양이 목 등을 크게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B 양을 병원으로 옮겼는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사건 당시 두 학생이 교실 밖 복도에서 함께 대화하다 A 군이 갑자기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둘 사이의 대화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학교 밖으로 뛰쳐 나간 A 군은 인근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오전 11시 6분경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A 군과 B 양은 서로 다른 반에 재학 중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트라우마를 방지하기 위한 심리 상담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안전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가해자인 A 군이 사망한 만큼 B 양이 다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김보라기자 purple@donga.com최미송기자 cms@donga.com}

“얼마 전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어요. 거기서 쓰던 걸 싸게 내놨네요.” 17일 서울 중랑구의 한 노인복지관 1층. 복지관 관계자는 영유아 옷과 장난감 할인 판매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 있던 국공립어린이집은 원생 부족으로 올 1월 문을 닫았다. 중랑구 관계자는 “폐원한 어린이집은 노인복지관 사무실 또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방과 후 교실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최저치인 0.78명을 기록한 가운데 서울 어린이집 10곳 중 1곳가량이 지난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생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어린이집 폐원 물결은 지방에서 서울로, 사립에서 국공립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어린이집 폐원한 자리엔 노인복지시설 들어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어린이집은 4712곳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폐업한 어린이집은 421곳으로 10%에 육박했다. 새로 문을 연 어린이집을 감안하더라도 매년 300곳 이상이 줄면서 2018년 6008곳에 이르던 서울 어린이집은 4년 만에 21%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이 폐원한 곳도 지난해 25곳에 달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사회복지관 내 국공립어린이집도 올 1월 폐업했다. 30년 가까이 운영된 곳이었지만 원생이 계속 줄자 운영난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았다. 이날 어린이집 게시판에는 “원생들이 다른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반면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같은 복지관에 위치한 치매노인 돌봄시설은 매번 정원을 채우고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폐업한 어린이집은 올 8월부터 어르신 또는 장애인 복지프로그램 진행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어린이집이 문을 닫은 자리에 요양병원이나 복지관 등 노인시설이 생기는 일이 반복되자 전문 전문 컨설팅 업체까지 등장했다.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 건축 및 리모델링 업체 대표 이상권 씨는 “어린이집을 폐원하고 다른 시설로 활용하려는 원장들의 문의가 주 1, 2건씩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어린이집 폐원에 부모들 울상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부모들은 아이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서울 노원구의 한 유치원에서 만난 학부모 박모 씨(35)는 “첫째가 다니던 유치원 옆에 있는 어린이집에 둘째를 보내려 했는데 얼마 전 폐원하는 바람에 일단 집에서 돌보고 있다”며 “보낼만한 어린이집을 찾고 있는데 다들 거리가 있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 ”이라고 했다. 서울 중랑구 용마산역 인근에서 연계 운영되던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에서도 어린이집만 지난해 문을 닫았다. 인근에 거주하며 11개월 아이를 키우는 박정민 씨(31)는 “해당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사가정역 쪽에 있는 더 먼 곳으로 아이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교수는 “지방에서 서울, 사립에서 국공립까지 무차별적으로 폐업이 확산되고 있다”며 “집 근처 어린이집이 사라지면 보육 부담 때문에 아이를 갖기 전 한 번 씩 더 생각할 수밖에 없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아이들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아이가 혼자 방치돼 있는 게 너무 걱정돼 엄마에게 전화까지 했어요. 그랬더니 ‘이혼했으니 아이 문제에 대해 자기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 주인은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부모 없이 고시원 단칸방에 홀로 방치됐다가 구조된 A 군(7)에 대해 설명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A 군 아버지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인데 지방에 일하러 다니느라 2, 3일씩 방치돼 있는 게 일상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끔 빵이나 고구마를 갖다 주면 말도 못하고 멍한 미소만 지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어린이가 방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이 중국 국적의 A 군을 구조했다. A 군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임시보호센터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아이가 방치됐던 고시원 방에선 곰팡이 핀 식빵과 담배꽁초 등이 발견됐다. 냉장고에는 썩기 직전의 과일과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가득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간 후 방에 혼자 남겨진 A 군은 매일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고시원 인근의 한 식당 관계자는 “한번은 아이 엄마라는 사람이 ‘돈가스 같은 메뉴를 A 군에게 하루에 한 번 배달해 달라’고 말해 몇 번 음식을 두고 온 적이 있다”고 했다. A 군이 살던 고시원 방 맞은편 거주자는 “아이를 몇 차례 마주쳤는데 보호자가 안 보여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체구가 너무 작은 데다 앙상하게 말라 일곱 살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2016년생인 A 군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할 나이지만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 군과 중국 국적의 부모 모두 지난해 7월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가 만료돼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 된 것으로 안다”며 “불법체류자가 된 이후 사회복지망 등에 포착되지 않아 필요한 지원과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A 군의 부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A 군과 같은 ‘그림자 아이들’을 돕기 위해 2021년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구제 대책을 발표했다. 불법체류 아동도 국내 출생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부모도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국내 체류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 출생하지 않았더라도 6세 미만일 때 국내에 입국해 6년 이상 체류한 경우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A 군은 이마저도 해당되지 않았다. 불법체류자인 부모가 신분 노출을 우려해 자녀 구제 신청을 꺼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단법인 이주민센터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구제 기준을 현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A 군과 같은 불법체류자 자녀는 1만30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아이가 혼자 방치돼 있는 게 너무 걱정돼 엄마에게 전화까지 했어요. 그랬더니 ‘이혼했으니 아이 문제에 대해 자기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 주인은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부모 없이 고시원 단칸방에 홀로 방치됐다가 구조된 A 군(7)에 대해 설명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A 군 아버지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인데 지방에 일하러 다니느라 2, 3일씩 방치돼 있는 게 일상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끔 빵이나 고구마를 갖다주면 말도 못하고 멍한 미소만 지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어린이가 방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이 중국 국적의 A 군을 구조했다. 구조 당시 앙상하게 마른 상태였던 A 군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임시보호센터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치된 채 하루 한 끼 배달 음식만 경찰에 따르면 당시 아이가 방치됐던 고시원 방에선 곰팡이 핀 식빵과 담배꽁초 등이 발견됐다. 냉장고에는 썩기 직전의 과일과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가득했다고 한다. 벽 한쪽에는 혼자 지내며 그린 것으로 보이는 가족 그림이 있었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간 후 방에 혼자 남겨진 A 군은 매일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고시원 인근의 한 식당 관계자는 “한 번은 아이 엄마라는 사람이 ‘돈가스 같은 메뉴를 A 군에게 하루에 한 번 배달해 달라’고 말해 몇 번 음식을 두고 온 적 있다”고 했다. A 군이 살던 고시원방 맞은편 거주자는 “아이를 몇 차례 마주쳤는데 보호자가 안 보여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체구가 너무 작은 데다 말라 일곱 살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2016년생인 A 군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할 나이지만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 군과 중국 국적의 부모 모두 지난해 7월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가 만료돼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 된 것으로 안다”며 “가족이 모두 불법체류자가 된 이후 사회복지망 등에 포착되지 않아 필요한 지원과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A 군의 부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등록 외국인 아동 1만3000명” 법무부는 A 군과 같은 ‘그림자 아이들’을 돕기 위해 2021년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구제대책을 발표했다. 불법체류 아동도 국내 출생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부모에게도 성인이 될 때까지 국내 체류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 출생하지 않았더라도 6세 미만일 때 국내에 입국해 6년이상 체류한 경우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A 군은 이마저도 해당되지 않았다. 사단법인 이주민센터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할 나이의 불법체류 아동은 현재 구제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워 기준을 현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불법체류자인 부모가 신분 노출을 우려해 자녀 구제 신청을 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자녀의 체류 자격을 취득하는 대신 내야하는 범칙금이 부담돼 신고하지 않는 부모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녀 구제를 신청하려면 체류 기간에 따라 최대 3000만 원에 이르는 범칙금을 완납해야 한다. 또 구제 대책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A 군과 같은 불법체류자 자녀는 1만30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손준영기자 hand@donga.com최미송기자 cms@donga.com}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 살인하도록 지시한 혐의(강도살인교사)로 구속된 가상화폐 투자자 부부 유상원(51), 황은희(49)의 신상이 12일 공개됐다. 앞서 신상이 공개된 실행범 3명을 합치면 모두 5명의 신상이 공개됐는데 이는 2010년 신상공개 도입 후 단일 사건으론 가장 많은 것이다. 서울경찰청은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피의자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부부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범 중 신상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신상공개위는 “유상원, 황은희는 피의자 이경우(36·수감 중) 등과 범행을 공모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된다”고 신상 공개 이유를 밝혔다. 또 “공범 피의자들의 자백 및 통화내역, 계좌내역 등 공모 혐의에 대한 증거가 있고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된다”고도 했다. 앞서 경찰은 이경우와 황대한(36·수감 중), 연지호(30·수감 중) 등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한 피의자 3명의 신상도 공개했다. 특정강력범죄처벌법과 성폭력범죄특례법에 따르면 △잔인성 및 중대 피해 여부 △충분한 증거 △공공의 이익 △청소년이 아닌 경우 등에 한해 신상공개위를 거쳐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이전까지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건 2020년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과 ‘박사방’ 사건으로 각각 3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2010년 제도 도입 이후 이번 사건까지 총 피의자 49명의 신상이 공개됐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강원 강릉시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포대 인근까지 번지며 1명이 숨지고, 산림 379ha(헥타르)와 건물 100채를 태운 뒤 8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산불로 축구장 약 530개에 이르는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경 강릉시 난곡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대 초속 30m의 강풍을 타고 인접한 안현동, 저동, 경포동 일대로 급속히 번졌다. 짙은 연기가 동해안 인기 관광지인 경포 일대 하늘을 뒤덮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산림 및 소방당국은 산불로는 올해 처음으로 소방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또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내리고 전국에서 소방장비 275대와 진화인력 725명을 총동원하는 등 2700여 명의 인력과 400여 대의 장비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강풍으로 헬기를 투입하지 못해 초기 진화에 애를 먹었고 불길은 주택가 등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화재 발생 6시간 반가량 지난 오후 2시 50분경에야 초대형 헬기 1대와 대형 헬기 2대를 투입했는데, 오후 3시 반경부터 단비까지 내리며 산불이 잦아들었다. 이어 화재 발생 8시간 만인 오후 4시 반경 주불이 진화됐다. 이번 산불로 안현동에 거주하는 전모 씨(88)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주택 42채와 펜션 9채, 상가 2채 등 총 55채가 전소됐다. 주택 17채, 펜션 24채, 호텔 3곳 등은 일부 불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민과 소방대원 등 14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화재로 인근 주민 557명이 사천중학교와 경기장 시설인 아이스아레나로 대피했고, 리조트와 호텔에 투숙했던 관광객 708명도 인근으로 대피했다. 경포호까지 불길 ‘8시간 사투’… 솔숲 펜션촌-주택 잿더미로 펜션운영 80대, 남편 잃고 망연자실불탄 카페 주인들 “어떻게 살아가나”주민 557명 대피소로 몸만 피해일부 시민 “산불 2시간뒤 대피문자” “밭에서 같이 농사짓자고 노후 계획까지 다 짜놓고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11일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김진광 씨(82·여)는 왼손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릉 산불이 나기 시작한 난곡동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남편인 전모 씨(88)와 함께 25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집 앞에 있는 밭에서 일하던 김 씨는 불이 난 걸 확인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이후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풍에 불이 빠르게 번지며 입구를 막았다. 김 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전 씨는 불이 난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거짓말 같다. 나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부여잡았다.● 직격탄 맞은 주민들…“삶의 터전이 사라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산불로 379㏊(헥타르)가 피해를 입었고 주택과 펜션 등 100채가 소실됐다. 집이 완전히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지역 내 주민 557명은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특히 최초 발화 지점이었던 난곡동과 가까운 경포동 주민들의 피해가 심했다. 이재민 대피소로 몸을 옮긴 경포동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산불이 난 곳 인근 지역에서 카페나 펜션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져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스아레나 체육관 강당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미영 씨(49)는 “카페와 펜션이 불에 전부 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강릉시 안현동에서 10년째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불이 난 걸 확인한 남 씨는 황급히 펜션으로 달려가 손님들을 깨우고 대피시켰다. 영유아를 포함한 7팀이 남 씨의 펜션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남 씨는 “손님들을 보내고 나니 펜션이 절반 가까이 불에 타고 있더라”고 했다. 강릉시 저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남수 씨(56)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오전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시내로 몸을 피했다. 약 1시간 반이 지난 뒤 펜션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준 객실 16개 규모의 펜션은 이미 숯덩이가 돼 있었다. 산불은 동해안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경포도립공원과 경포해변 인근까지 덮쳤다. 특히 경포호수 일대를 둘러싼 소나무 숲 일부도 불에 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벚꽃이 만개했던 이곳 일대엔 시커먼 연기만 가득했고 인근 펜션 10여 채는 까맣게 타버렸다. 인근 골프장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 “안내 늦어져 대피 지연” 산불 직후 강릉시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를 늦게 받아 대피가 늦었다”고 했다. 저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영희 씨(63)는 산불이 시작되고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10시 22분경에야 대피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오전 9시 반경 아파트 대피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며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가방만 급하게 메고 나왔는데 어떻게 재난문자가 불이 다 난 뒤에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불이 난 지역으로부터 약 5km 떨어진 경포대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초등학생 75명은 수업 도중 급하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한 뒤 귀가했다. 경포대초교 4학년생 우승연 양(10)은 “복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창문 밖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며 “아버지를 따라 무사히 집에 온 뒤 친구들끼리 ‘살아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했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자녀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조모 씨(55)는 “어머니에게 집이 불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바로 강릉으로 내려왔다”면서 “아버지가 몇 해 전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사시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어머니가 무사하셔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 씨 어머니가 살던 마을은 전체 20가구 중 15가구 넘게 전소됐다.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강릉=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릉=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11일 강원 강릉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봇대에 부딪히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재대책본부는 이날 산불 원인에 대해 “강풍으로 수목이 전도되면서 전신주를 건드렸고 이후 전선 단락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강릉 일대엔 최대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쳤다. 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소나무가 전봇대를 건드리면서 전선이 끊어졌는데, 이때 발생한 불꽃이 옮겨붙으며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산림청은 발화 현장에서 단락된 전선을 발견하고, 발화 시간에 정전이 일어났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전선을 증거물로 수집하고, 현장 보존을 위해 인근 출입을 금지한 상태다. 산림청은 산불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원인 제공자가 드러날 경우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강원 강릉시에서 11일 발생한 산불로 경포호 인근 정자 2곳이 피해를 입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포호 근처에 있는 정자인 ‘상영정’이 이날 전소됐다. 1886년 향토유림인 상영계가 건립한 상영정은 비지정문화재지만, 관광객이 자주 찾는 명소였다. 상영정이 있던 자리엔 까만 기와 조각만 남은 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방해정’은 가옥 형태만 남긴 채 대부분 소실됐다. 방해정은 조선 철종 10년(1859년)에 통천 군수가 벼슬에서 물러난 후 관청 건물 일부를 헐어 지은 정자다. 방해정에 살고 있는 권천수 씨(62)는 “어머니가 애지중지 관리하시고 문화재로도 지정된 집인데 한순간에 타버려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관동팔경 제1경으로 꼽히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 국가민속문화재인 선교장 인근까지 한때 불이 번지자 문화재청은 경포대 현판 7개를 떼어 인근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다. 강릉시는 이 문화재들 인근에 물을 뿌려 불이 옮겨붙지 않게 했다. 경포호 주변 사찰 ‘인월사’는 불에 타 전소됐다. 인월사는 문화재는 아니다. 경포대 일대는 불길이 진압된 뒤에도 나무 타는 냄새로 가득했다. 정자 인근 소나무들은 밑동이 새까맣게 그을렸고 나무 주변의 풀과 꽃도 모두 타버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밭에서 같이 농사짓자고 노후 계획까지 다 짜놓고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11일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김진광 할머니(82)는 왼손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릉 산불이 나기 시작한 난곡동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남편인 전모 씨(88)와 함께 25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집 앞에 있는 밭에서 일하던 김 씨는 불이 난 걸 확인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이후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풍에 불이 빠르게 번지며 입구를 막았다. 김 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 탈 수 있었다. 다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전 씨는 불이 난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거짓말 같다”며 “나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부여잡았다.● 직격탄 맞은 주민들…“삶의 터전이 사라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강릉 산불로 379㏊가 피해를 입었고 주택과 펜션 등 100채가 소실됐다. 집이 완전히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지역 내 주민 529명은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특히 최초 발화 지점이었던 난곡동과 가까운 경포동 주민들의 피해가 심했다. 이재민 대피소로 몸을 옮긴 경포동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산불이 난 곳 인근 지역에서 카페나 펜션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져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스아레나 체육관 강당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미영 씨(49)는 “카페와 펜션이 불에 전부 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강릉시 안현동에서 10년째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불이 난 걸 확인한 남 씨는 황급히 펜션으로 달려가 손님들을 깨우고 대피시켰다. 영유아를 포함한 7팀이 남 씨의 펜션에서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남 씨는 “손님들을 보내고 나니 펜션이 절반 가까이 불에 타고 있더라”고 했다. 강릉시 저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남수 씨(56)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오전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시내로 몸을 피했다. 약 1시간 반이 지난 뒤 펜션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준 객실 16개 규모의 펜션은 이미 숯덩이가 돼 있었다. 산불은 동해안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경포도립공원과 경포해변까지 덮쳤다. 특히 경포호수 일대를 둘러싼 소나무 숲까지 번져 삽시간에 불에 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벚꽃이 만개했던 이곳 일대엔 시커먼 연기만 가득했고 인근 펜션 10여 채는 까맣게 타버렸다. 인근 골프장까지 불이 옮겨붙기도 했다. ● 안내 늦어져 대피 지연… 부모님 걱정에 타지에서 달려와 산불 직후 강릉시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내 공지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를 늦게 받아 대피가 늦었다”고 했다. 저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영희 씨(63)는 산불이 시작되고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10시 22분경에야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오전 9시 반경 아파트 대피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며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휩쓸겠다 싶어 가방만 급하게 메고 나왔는데 어떻게 재난문자가 불이 다 난 뒤에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불이 난 지역으로부터 약 5km 떨어진 경포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초등학생 75명은 수업 도중 급하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한 뒤 귀가했다. 경포초등학교 4학년생 우승연 양(10)은 “복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창문 밖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며 “아버지를 따라 무사히 집에 온 뒤 친구들끼리 ‘살아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했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자녀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조모 씨(55)는 “어머니에게 집이 불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바로 강릉으로 내려왔다”면서 “아버지가 몇 해 전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사시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불까지 나서 놀랐다. 어머니가 무사하셔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 씨 어머니가 살던 마을은 전체 20가구 중 15가구 넘게 전소됐다.강릉=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릉=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11일 강원 강릉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전봇대에 부딪히면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산림청 중앙산불방재대책본부는 이날 산불 원인에 대해 “강풍으로 수목이 전도되면서 전신주를 건드렸고 이후 전선단락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강릉 일대엔 최대 초속 30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쳤다. 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소나무가 전봇대를 건드리면서 전선이 끊어졌는데, 이 때 발생한 불꽃이 옮겨붙으며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산림청은 발화 현장에서 단락된 전선을 발견하고, 발화 시간에 정전이 일어났다는 지역 주민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전선을 증거물로 수집하고, 현장 보존을 위해 인근 출입을 금지한 상태다. 산림청은 산불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원인 제공자가 드러날 경우 산림보호법에 따른 형사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 살해 사건에 대해 경찰이 “피해자와 원한 관계에 있던 재력가 부부와 금품을 노린 3인조의 이해관계가 맞아 벌어진 범행”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피해자와 송사 등으로 원한을 갖고 있던 유 씨 부부(둘 다 수감 중)와 금품을 노린 이경우(36·수감 중), 황대한(36·수감 중), 연지호(30·수감 중)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 피해자에 대한 납치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마취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경우의 아내 A 씨가 이경우의 납치 살인 범행 계획을 알면서도 마취제를 건넸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유 씨의 부인 황모 씨에 대해선 “황 씨 계좌에서 인출된 7000만 원이 착수금 등의 명목으로 A 씨 계좌에 입금된 사실 외에도 공범으로 볼만한 여러 정황이 있다”고 했다. 경찰은 아직 찾지 못한 피해자의 휴대전화 4대도 황 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황 씨에 대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따. 이경우 일당이 피해자를 지난달 29일 밤 납치한 것을 두고 경찰은 “특정일을 범행 날짜로 정해둔 것은 아니었다”며 “다만 일당들이 (시간이 지나며) ‘빨리 (범행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고 진술했는데 피해자를 계속 엿보다 귀가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 연지호가 “죽일 생각까진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처음부터 곡괭이와 삽을 준비해가는 등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와 범행 모의 단계에서 이탈했다고 주장한 20대 남성 이모 씨까지 모두 4명을 구속 송치했다. 또, 경찰은 납치 살인 사건의 발단이 된 가상화폐 퓨리에버 코인이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소설희기자 facthee@donga.com}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일당이 도주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가상화폐 관련 수사를 받고 있었고, 피해자와 채무관계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A 씨(30)와 B 씨(36), C 씨(35) 등 남성 3명을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여성 D 씨를 납치해 달아났다. CCTV 영상에는 이들 중 1명이 범행 30여 분 전부터 아파트 단지 입구 옆에 앉아 대기하다가 오후 11시 44분경 쪽문을 통해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가 아파트 입구 앞에 정차했고, 아파트로 들어간 남성이 D 씨를 끌고 나와 승용차에 태운 뒤 곧바로 도주했다. 당시 D 씨는 “살려주세요”라고 수차례 외치며 격렬하게 저항했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D 씨를 태우고 대전까지 이동한 다음 차량을 버리고 렌터카를 이용해 충북 청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이 대전에서 발견한 차량에선 핏자국과 함께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이들은 청주에서 렌터카를 버린 뒤 택시를 타고 수도권으로 도주했는데, 경찰은 31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서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공범이 1명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나머지 1명을 같은 날 오후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D 씨를 납치하고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사체를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유기 장소를 특정한 뒤 수색 인력을 급파해 D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가상화폐 관련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D 씨와는 채무관계 등으로 얽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공범 유무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일당이 도주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가상화폐 관련 수사를 받고 있었고, 피해자와 채무관계가 있었던 정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서울 수서경찰서는 A 씨(30)와 B 씨(36), C 씨(35) 등 남성 3명을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29일 오후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여성 D 씨를 납치해 달아났다. CCTV 영상에는 이들 중 1명이 범행 30여분 전부터 아파트 단지 입구 옆에 앉아 대기하다가 오후 11시 44분경 쪽문을 통해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가 아파트 입구 앞에 정차했고, 아파트로 들어간 남성이 D 씨를 끌고 나와 승용차에 태운 뒤 곧바로 도주했다. 당시 D 씨는 “살려주세요”라고 수차례 외치며 격렬하게 저항했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들이 D 씨를 태우고 대전까지 이동한 다음 차량을 버리고 렌터카를 빌려 충북 청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이 대전에서 발견한 차량에선 핏자국과 함께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이들은 청주에서 렌터카를 버린 뒤 택시를 타고 수도권으로 도주했는데, 경찰은 31일 성남시 수정구에서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공범이 1명 더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나머지 1명을 오후 5시 40분경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했다.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D 씨를 납치하고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사체를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유기 장소를 특정한 뒤 수색 인력을 급파해 D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가상 화폐 관련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D 씨와는 채무관계 등으로 얽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공범 여부 등에 대해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조만간 화장품 매장으로 업종을 바꿀 예정입니다.” 27일 서울 중구의 한 마스크 판매점에서 일하는 이모 씨(24)는 “올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 손님이 점점 줄더니 대중교통 내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자 손님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기자가 약 1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4명이 들어와 매장을 잠시 둘러보고 나간 게 유일한 방문이었다. 이 씨는 “지난해 여름만 해도 시간당 평균 30명 이상 방문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다”며 말을 흐렸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속속 해제되면서 마스크 판매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우후죽순 생겼던 마스크 판매점들은 급하게 마스크를 구하는 시민들로 그동안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제 급하게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어진 터라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도 온라인 대량 구매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구에 마스크 매장을 연 김모 씨(54)는 “1년 만에 매출이 90% 가까이 줄었다”며 “근처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마스크를 찾는 손님 말고는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공공요금도 올라 매달 200만 원의 고정비가 나가는데 더 이상 감당하기가 어려워 가게를 내놨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 씨(49)도 “한때 마스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하루 한 개도 안 나갈 때가 많다”며 “최근 2주 동안 마스크를 새로 들여오지 않았다”고 했다. 수요가 줄고 수급이 안정되면서 마스크 가격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스크 품귀 사태를 빚던 2020년 2월 10일 오프라인 매장의 보건용(KF94) 마스크 가격은 개당 2600원, 온라인 쇼핑몰은 3500원가량이었다. 지금 약국에선 KF94 마스크가 개당 1000원 안팎에 팔린다. 온라인 쇼핑몰 중에는 개당 200∼300원에 파는 곳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세먼지용 또는 황사용 마스크를 구하는 이들도 주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형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최경환 씨(24)는 “최근 일주일 동안 마스크 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쌀 때 사 놓자는 생각에 온라인으로 마스크 400장을 한꺼번에 구매했다”고 했다. 집에 보관 중인 마스크를 처분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시민들 가운데는 중고거래를 하면서 “마스크를 무료로 끼워 드리겠다”는 글을 올리는 이도 적지 않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