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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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문화 일반73%
인사일반18%
문학/출판9%
  • 예술작품 ‘친환경 전시’ 가능성을 엿보다

    전시는 필연적으로 쓰레기를 배출한다. 990∼1600m² 규모의 전시장에서 개최하는 중대형급 전시의 경우 평균 5∼7t의 폐기물이 나온다. 대개 가벽에 쓰는 석고보드, 합판, 철골이나 전시 설명란을 만들 때 쓰는 플라스틱 등이다. 최근 전시에서는 전시 폐기물에 대한 국내 미술관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전시 폐기물을 늘어놓고 문제점을 고발하거나, 전시 공간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지의 시간’은 생태에 대한 메시지를 공간에 잘 담아낸 전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커다란 공이 바닥에 놓여 있다. ‘작품인가?’ 하고 들여다봐도 작품 설명란은 없다. 국내외 작가 16명의 사진, 조각, 설치 등 35점이 출품됐는데, 작품이나 동선을 구분하는 가벽이 없다. 미술관은 열린 공간에 작품들을 놓고 가벽 대신 구형의 반사체 11개를 놓았다. 이 구형의 반사체는 영구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게끔 개발된 에어볼이다. 전시물 사이에 놓여 관객의 동선을 구분해 준다. 또 생태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각각의 작품을 비추며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전시는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지구에 사는 다른 생명체의 관점을 생각하고, 그들과의 공존을 성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에어볼 안에는 공기압 자기 제어 장치가 들어 있다. 이를 통해 전시 기간 동안 스스로 공기량을 줄여나간다. 마치 어떤 생명체가 소멸해가는 모습처럼 말이다. 전시가 끝난 후 에어볼의 공기를 빼면 가로세로, 높이 1.5m 크기의 상자 안에 모두 담길 정도로 크기가 줄어든다. 순회전을 하거나 다른 전시에서 필요할 때면 다시 에어볼을 부풀려 언제든 재사용이 가능하다. 공간을 구성한 김용주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운영디자인기획관은 “자연, 환경, 동물 등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한 전시인 만큼 전시의 형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며 “폐기물을 다시 쓰는 ‘일회적 재사용’ 방식을 넘어서 전시 시작부터 폐기물량을 줄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표면이 반사 재질로 만들어진 에어볼은 ‘공존’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전시장 초입에 옛 전시 진열장을 활용한 정소영의 ‘미드나잇 존’(2021년)과 자연사박물관의 박제 동물을 사진에 담은 히로시 스기모토의 ‘디오라마’ 시리즈(1980년), 압록강 하구의 흙으로 물기를 머금은 흙 표면을 재현한 이주리의 ‘모습 某濕 Wet Matter_005’(2021년)가 놓여 있다. 에어볼에 비친 작품 옆에 놓인 관객은 그 자신도 생태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음 달 27일까지. 2000원.과천=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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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벽대신 공-폐기물 쌓아놓고 자아비판…지속가능한 미술관을 위하여

    전시는 필연적으로 쓰레기를 배출한다. 990~1600㎡ 규모의 전시라면, 평균 5~7t의 폐기물이 나온다. 대개 가벽에 쓰이는 석고보드, 합판, 철골이나 전시 설명란을 만들 때 쓰이는 플라스틱이다. 최근 전시 흐름을 보면, 방대한 폐기물에 대한 국내 미술관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전시장에 전시 폐기물을 늘어놓으며 문제점을 고발하거나, 전시 공간을 디자인할 때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식으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공간 속에 대입하고 있다.●전시 디자인에 환경을 담다그중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지의 시간’(~2.27)은 생태에 대한 메시지를 가장 잘 담아낸 전시 공간이다. 전시장에 들어가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웬 커다란 공이다. 작품은 아니다. 이 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16명의 사진, 조각, 설치 등 35점이 출품됐는데, 전시장 내에 작품이나 동선을 구분하는 가벽이 없다. 미술관은 열린 공간에 작품들을 놓고 그사이에 가벽 대신 구형의 반사체 11개를 놓았다. 이 구형의 반사체는 전시 의도에 맞춰 미술관 측에서 영구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게끔 개발한 에어볼이다. 이 전시는 인간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지구상에 공존하고 있는 다른 생명체의 관점을 생각하고, 그들과의 공존을 성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시 의도에 맞게 공간을 디자인하는 김용주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운영디자인기획관은 “자연, 환경, 동물 등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전시인 만큼 전시의 형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며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일회적 재사용’ 방식을 넘어서, 전시 시작부터 폐기물량을 줄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어볼 안에는 공기압 자기 제어 장치가 탑재돼, 전시 동안 스스로 공기량을 줄여나간다. 마치 어떤 생명체가 소멸해가는 모습처럼 말이다. 전시 종료 후 에어볼의 공기를 빼면 가로, 세로, 높이 1.5m인 상자 안에 모두 담긴다. 순회전을 하게 되거나 다른 전시에서 필요할 때면 다시 부풀려 쓸 수 있다. 에어볼은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전시장 초입에는 버려질 뻔한 옛 전시 진열장을 활용한 정소영 작가의 ‘미드나잇 존’(2021년)과 자연사박물관의 박제 동물을 사진에 담은 히로시 스기모토의 ‘디오라마’ 시리즈(1980년), 압록강 하구의 흙으로 물기를 머금은 흙 표면을 재현한 이주리의 ‘모습 某濕 Wet Matter_005’(2021년) 등이 놓여있다. 이들 사이에 놓인 에어볼은 표면이 반사 재질로 만들어져있는데, 생태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각각의 작품을 한데 비추며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돼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그 앞에 선 관객 또한 비춰진 작품 옆에 놓이면서 관객 스스로가 생태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혁신적인 방법은 아니더라도 재활용 방식을 택한 전시 디자인은 근래 종종 시도돼왔다. 현재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광대하고 느리게 : 권혜원, 박은태, 조은지’(~2.27) 전시는 직전 전시 ‘빈지 워칭; 14284″’ 담당 큐레이터와 논의해 목재 프레임을 재활용했다. 김현정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 준비에 필요한 건 목재 위에 덮을 천뿐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6~8월 서울시립미술관의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또한 자원 소모를 최소화했다. 미술관은 전시벽면에 플라스틱 시트로 설명란을 마련하는 방식 대신 미술관이 모은 A3 이면지를 재사용했다. 잉크를 절감하기 위해 한 가지 색으로 인쇄하고, 폰트 안에 여백을 줘서 잉크 사용량을 60~70% 줄일 수 있는 에코서체를 사용했다.●지속가능한 미술관을 위하여“환경 위기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는 시대에 자원이 소비되는 미술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지난해 5~9월 이와 같이 말하면서 ‘지속가능한 미술관: 미술관 환경’ 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3t의 폐기물과 노출된 전선 등 공사 중인 듯한 전시장 풍경을 관람객에게 그대로 보여줬다. 전시 그 이면을 조명하는 일종의 자아 비판적 전시였다. 친환경적 전시 운영이 어려운 이유는 있다. 국내 미술관 중 자체 설계팀을 가진 곳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미술관 두 곳뿐이다. 두 미술관은 앞선 전시에서 설계한 구조를 다음 전시에 어떻게 재활용할지 고민하기 용이하지만, 다른 미술관들은 아니다. 각 전시별로 외주 업체를 통해 전시 공간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예산 문제나 회화, 조각, 설치 등 매회 달라지는 출품작 특성상 매번 전시 공간이 환경만을 고려할 수도 없다. “현대미술이 시각적 완성도가 중요하다 보니 색상이나 형태를 두드러지게 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플라스틱, 비닐 등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다. 기후미술관 전시 주제가 환경 이슈를 안고 있어 그 관습을 따르지 않으려 했는데, 이것도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기후미술관 전시 담당 김혜진 학예연구사의 말을 보면, 대개 생태적인 메시지를 담은 전시에 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운영이 이뤄진 맥락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미술관들이 점차 친환경적 매뉴얼을 만들거나 관련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9년 ‘친환경 인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며, 아르코미술관 역시 지난해 4월 개막한 전시 ‘그 가운데 땅: 시간이 펼쳐져 땅이 되다’부터 전시 설치 매뉴얼을 만들어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소해보이지만 전시 종료 후 현수막을 사용해 가방을 만드는 2019년 수원시립미술관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등도 미술관이 환경에 대한 고민을 실천에 옮긴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에 더 나아가 전시 가구의 순환을 돕는 데이터베이스를 내년에 체계화해나갈 예정이다. 이제껏 미술관 측은 전시가구 리스트를 만들어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내에서는 가구를 재사용해왔다. 김 기획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온라인 사이트에 재활용 가능한 가구 리스트를 모두 공개해놓고, 유관기관들에서 대여요청을 하면 양도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가구의 순환 주기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허투루 가구를 제작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고 새 예산을 들이지 않고 전시를 기획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또 미술관은 올 6~10월 ‘MMCA 다원예술 2022: 탄소 프로젝트’를 열고 국내 박물관과 미술관의 설계팀원들이 겪는 현실적인 한계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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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얽히고설킨 ‘인간들의 욕망’… 지루할 틈이 없다

    채널A 월화드라마 ‘쇼윈도: 여왕의 집’(쇼윈도·오후 10시 30분 방송)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닐슨코리아 기준 일일 최고 시청률 2%로 시작한 쇼윈도는 꾸준히 상승해 4일 방영된 12회에서 8.1%까지 치솟았다. 이 드라마에는 ‘윤미라(전소민)가 남편 신명섭(이성재)의 내연녀인 줄 모르고 불륜을 응원하는 한선주(송윤아)의 이야기’라는 설명이 간략히 붙어 있다. 이것만 보면 뻔한 이야기로 비치지만 각 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게 시청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쇼윈도를 연출한 박종은 책임 프로듀서는 “이야기가 파국으로 치닫기 때문에 막장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인물 간의 관계가 다변화된다”고 했다. 한선주 어머니의 기업 라헨을 둘러싸고 신명섭과 한선주가 벌이는 기 싸움이나, 윤미라를 겨냥한 살인미수 사건 등 중심 서사를 둘러싼 주변 이야기가 흥미를 돋운다. 남녀 간의 치정을 다루지만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로 불리는 이유다. 매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삽입해 본편에서 진행되는 사건과 인물 간의 입체적 관계를 시청자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극의 빠른 속도감은 흡인력을 높였다. 한선주가 신명섭으로부터 윤미라를 떼어내려고 하자 윤미라는 한선주의 동생 한정원(황찬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한정원은 한선주에게 윤미라를 자신의 연인으로 소개하며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 모든 전개는 7회 만에 이뤄진다. 박 프로듀서는 “다른 드라마의 1.5배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돼 빠르게 결론을 확인하고 싶은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폭주기관차 같은 전개와는 달리 각 회의 차분한 분위기는 이 드라마의 특징이다. 황찬성은 “비슷한 소재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감정 표현이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극의 분위기와 캐릭터가 잘 맞아 쇼윈도 특유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연기자들의 열연도 호평 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선보여온 전소민에 대해 의외의 캐스팅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뻔하지 않은 캐릭터를 보여줄 것이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는 박 프로듀서의 신뢰에 연기로 화답한 것. 전소민은 첫 내연녀 연기에도 “어찌나 얄미운지 내가 알던 전소민이 아닌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송윤아는 믿었던 이들의 배신으로 인해 느끼는 좌절감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초반부에는 한선주의 삶을 헤집어 놓는 신명섭과 윤미라의 활약이 컸다면, 이제부터는 한선주의 반격에 집중할 차례다. 한선주는 자녀들이 상처받을 것을 걱정하며 불륜도 참아 넘겼다. 하지만 앞으로는 계획적으로 신명섭과 윤미라를 갈라놓으려고 한다. 신명섭과 윤미라의 편인 줄 알았던 한정원도 실은 한선주의 편이었던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누나를 가장 아끼는 한정원의 속내가 밝혀지며 한선주와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18일 종영을 앞두고 송윤아는 “인물들이 욕망을 위해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을지,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누군가의 삶은 드라마보다 더 많은 사건들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가까운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고 보시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전소민) “누군가 겪을 법한 현실적 고민과 사회문제를 잘 포착한 드라마예요. 명섭에게 분노하고 선주를 응원하며 봐 주시면 좋겠어요.”(이성재)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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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내공’ 오영수, 콧대 높은 골든글로브와 ‘깐부’ 맺다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열연한 배우 오영수(78·사진)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올해 79회를 맞은 이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영화 ‘기생충’(2020년), ‘미나리’(2021년)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데 이어 오 씨가 남우조연상까지 거머쥐면서 한국 콘텐츠 및 배우가 3년 연속 골든글로브 수상 기록을 세웠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9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오 씨의 수상을 알렸다. ‘깐부 할아버지’로 불리는 오 씨는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다”라고 밝혔다. ‘오징어게임’의 골든글로브 TV드라마 부문 작품상, 배우 이정재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 작품과 배우로는 처음 이 부문 후보에 올랐다. 연극만 200여편 ‘조미료 안 치는 배우’… 美드라마 출연 백인들 제치고 영예수상 소식에도 대학로 연습실 지켜… “이제 세계 속 우리 아닌 우리 속 세계” 10일 오전 11시 골든글로브 홈페이지에 익숙한 얼굴을 담은 사진이 나타났다. 치아를 훤히 드러낸 채 밝게 웃는 백발의 동양인, 오영수(78)였다. 그의 머리 위에 TV드라마 남우조연상 수상자라는 영어 문구가 선명했다. 오 씨는 올해 골든글로브의 개인 수상자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인이다. ○ 백발의 배우, 세계의 중심에 서다 ‘오징어게임’의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은 오 씨는 이날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과 같은 시리즈의 마크 듀플라스, ‘석세션’의 키런 컬킨, ‘테드 래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쟁자들은 모두 미국 드라마에 출연한 백인 배우였다. 오 씨는 이날 넷플릭스를 통해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고 밝혔다. 오 씨는 ‘오징어게임’에서 목숨이 걸린 구슬을 기훈(이정재)에게 건네며 “우린 깐부잖아”라고 말해 ‘깐부’라는 단어를 대유행시켰다. 그는 아이처럼 게임을 즐기다가도 사람들이 서로 죽이려 하자 “그만해!”라고 절규하는가 하면 충격적인 반전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이날 그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연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오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축하 전화가 너무 많이 와 정신이 없다. 연극 ‘라스트 세션’에 프로이트 역으로 출연 중이라 평소처럼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 ‘3월의 눈’을 함께 작업한 손진책 연출가는 “오영수는 조미료를 안 치는 배우라 매 연기마다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현재 그와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번갈아 맡은 신구는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됐는데 들뜨지 않더라. 수십 년간 쌓인 내공이 이제야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에 함께 출연한 이병헌도 인스타그램에 “프론트맨입니다, 브라보!”라고 올렸고 이정재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생님과 함께한 장면 모두가 영광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반세기 넘는 연기 외길의 여정이 세계무대에서 큰 감동을 만들어냈다”며 축하했다.○ 50여 년 연기에 헌신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한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지난해 12월 오 씨를 후보로 지명하며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연극배우 중 한 명이다. 오징어게임에서도 가장 놀라운 존재로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1967년 극단 광장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87년부터 23년간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50여 년간 ‘피고지고 피고지고’, ‘템페스트’ 등 20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다. ‘백양섬의 욕망’에서 앙젤로 역으로 동아연극상 남우주연상(1980년)을 수상했다.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오징어게임에서 보여준 뛰어난 연기력과 긴 시간 연기에 기울인 헌신을 아울러 상을 수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종차별 논란이 계속되자 HFPA가 수상자 인종 안배에 노력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턴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은 인종차별, 스폰서 논란으로 배우 감독 제작자가 불참해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매년 시상식을 생중계하던 미 NBC도 이번에는 중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골든글로브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수상자가 순차적으로 공지됐다. 극영화 부문 작품상은 ‘파워 오브 도그’에 돌아갔고 제인 캠피언 감독은 이 영화로 감독상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니콜 키드먼(‘빙 더 리카르도스’), 남우주연상은 윌 스미스(‘킹 리처드’)가 수상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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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3대째 이어온 커피 맛집의 영업비밀

    매일 커피를 마시면서도 ‘정말 좋은 카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도처에 화려한 핫플레이스들이 산재해 있지만 왠지 편안히 커피를 즐기고 싶은 날, 각자 떠오르는 카페가 있을 것이다. 일본 교토에 딱 그런 곳이 있다. 시내 중심가에서 벗어난 가와라마치 거리의 작은 찻집 로쿠요샤다. 이 집은 일본 전역은 물론이고 해외 여행객들에게도 이름난 곳이다. 로스팅 커피 맛은 물론이고 단단한 도넛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수수한 외관에 35석뿐인 실내에서 주인장이 커피를 내리면 손님들은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눈다. 로쿠요샤는 처음 자리에서 옮기지 않았고, 분점을 내지도 않았다. 좋은 카페란 주인과 손님, 그리고 시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보여준다. 교토신문 기자로 교토문화를 알리는 작가인 저자는 로쿠요샤를 이끌어온 오쿠노 미노루 일가를 취재해 그 역사를 짚는다. 시작은 중국 만주였다. 명주실 도매상 집안의 미노루는 형이 가업을 잇자 홀로 만주로 가서 무역회사에서 일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일자리를 잃은 그는 군대에서 흘러나온 커피 원두를 구해 ‘작은 커피점’이라는 이름의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만주에서 반려자를 만난 그는 일본으로 돌아와 로쿠요샤를 차렸다. 당대 일본 커피 창업자들과 교류하며 커피문화 형성에 일조했다. 당시 문화계 인사들이 이곳에 자주 드나들며 입소문을 탔다. 시대 변화를 반영한 노력도 있었다. 미노루의 아들 오사무는 원두를 직접 볶는 자가배전(自家焙煎) 커피를 도입하고, 홈메이드 도넛을 메뉴에 추가해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3대 경영자 군페이는 오래된 가게를 혁신하겠다는 열정 때문에 가족과 불화를 겪기도 했다. 저자는 변화를 시도하지만 고객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걸 최상의 가치로 두는 운영철학을 이곳의 최대 매력으로 꼽는다. 공간, 커피, 주인 모두 철저히 배경이 되는 곳이기에 고객이 진정한 힐링을 얻을 수 있는 카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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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 아트’ 앞세워… 울산의 정체성 담는다

    5일 울산 중구 ‘울산시립미술관’. 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백남준의 ‘수풀 속 케이지, 숲의 계시록’(1992∼1994년) 앞에 전시 잔해와 소음이 뒤엉켰다. 미술관은 개관을 하루 앞두고 전시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이 지역의 첫 공공미술관인 울산시립미술관은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담아 ‘디지털 기술 기반의 미술관’을 지향한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같은 비전을 가진 세계 미술관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국내 작가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5개 전시실로 구성된 미술관은 공간 곳곳에서 정체성을 드러낸다.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전시 공간은 실감 미디어 전용관이다. 바닥을 포함한 사면에 영상이 투사된다. 비디오아트 분야에서 유명한 미국 작가 알도 탐벨리니(1930∼2020)의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원주민들이다’(2020년)가 상영 중이다. 1969년에 제작된 2D 작품을 실감형으로 구현해 빅뱅(대폭발)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 탐벨리니와 만난 국내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기업 대표의 제안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탐벨리니 사망 직전에 완성됐다. 이 작품은 4월 17일까지 볼 수 있다. 개관특별전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가 열리고 있는 메인 전시장도 인상적이다. 가로가 긴 전시장에는 카미유 앙로(프랑스), 히토 슈타이얼(독일), 김아영 등 국내외 작가 16명의 미디어아트 작품이 설치돼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현장에선 “비엔날레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람료는 1000원. 개관을 맞아 미술관은 유휴 공간인 울산 동구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도 무료 전시를 진행한다. 백남준의 ‘거북’(1993년)을 포함한 미술관의 소장품 29점으로 구성된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전: 찬란한 날들’, 신인작가 24인의 작품 100점을 선보이는 ‘대면_대면 2021’이다. “산업수도에서 생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변모해 가는 울산의 정체성을 담고 싶었다”는 서 관장의 의도를 짐작하게 된다. 4월 10일까지.울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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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관지휘자’ 정명훈, KBS교향악단 첫 위촉

    KBS교향악단이 정명훈(68·사진)을 계관 지휘자로 위촉했다고 6일 밝혔다. 임기는 이달 1일부터 시작됐으며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계관 지휘자는 세계적으로 명망이 있거나 오케스트라 발전에 공헌한 지휘자에게 부여하는 명예직이다. KBS교향악단이 계관 지휘자를 위촉한 건 처음이다. 정명훈은 1998년 KBS교향악단 제5대 상임지휘자를 지냈지만 4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후 20여 년 만인 2018년 8월 KBS교향악단과 협연했다. KBS교향악단은 “정명훈 계관 지휘자는 연간 1, 2차례 KBS교향악단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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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더 베스트’ 앨범 日서 100만장 넘게 팔려

    그룹 방탄소년단(BTS·사진)이 지난해 6월 중순 일본에서 발매한 ‘BTS, 더 베스트(THE BEST)’ 앨범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 장을 넘었다. 일본 음반시장에서 앨범 판매량이 100만 장 이상인 해외 가수가 나온 건 보아 이후 17년 만이다. 6일 일본 오리콘이 발표한 ‘주간 앨범 랭킹’에 따르면 더 베스트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3000장이 팔려 누적 판매량이 100만2000장으로 집계됐다. 앞서 보아가 2003년 일본에서 발표한 2집 ‘발렌티(VALENTI)’와 ‘베스트 오브 솔(BEST OF SOUL·2005년)’ 앨범이 각각 100만 장 이상 팔렸다. 해외 남성 가수가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건 2004년 퀸 이후 18년 만이다. BTS의 더 베스트 앨범은 2017년부터 4년간 일본에서 낸 싱글과 앨범 수록곡을 모아 발표한 것이다. 여기에는 ‘필름 아웃’, ‘유어 아이즈 텔’을 포함한 일본 오리지널 곡과 기존 히트 곡의 일본어 버전 등 23곡이 수록됐다. 지난해 6월 발매 첫 주에만 78만2000장이 팔려 당시 주간 앨범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모든 앨범들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기도 하다. 한편 BTS가 후보에 오른 미국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연기됐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는 이달 31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 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일정을 미뤘다. 새 일정은 추후 발표한다. BTS는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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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 사진’ 대가가 담은 창문 너머 도시의 삶

    “난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에요.” 미국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오래된 작업실을 둔 노년의 사진가. 그는 슬쩍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난 그저 누군가의 창문을 찍죠. 그게 뭐 대단한 업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울 레이터(1923∼2013)는 ‘거리 사진의 대가’라 불린다. 지난해 12월 29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사울 레이터: 인 노 그레이트 허리’(2013년)는 그의 꾸밈없는 삶을 비춘다. 다큐 속 그는 시답지 않은 듯 자신을 소개하지만, 이는 겸손이다. 화면 속 그는 영락없는 옆집 할아버지다. 산책하며 동네를 관찰하고 어린아이들을 보며 웃음을 보인다. 눈에 띄는 건 항상 그의 손에 카메라가 들려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삶은 레이터가 꿈꿔온 삶이었다. 그는 “세상에서 잊혀지길 바란다”고 밝힐 만큼 세속적 성공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1953년 뉴욕현대미술관이 그의 몇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지만, 작가 스스로 필름 박스를 아파트에 쌓아 둔 채 상당수 작품을 인화조차 하지 않았다. 레이터가 예술가로서 대중에 알려진 것도 80대였던 2000년대 중반, 출판계 거장 게르하르트 슈타이들이 그의 사진을 모아 출간하면서부터다. 레이터의 작품을 보면 묻혀진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서울 중구 피크닉에서 열리고 있는 ‘사울 레이터: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에선 그의 흑백·컬러 사진과 회화 작품 등 2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여러 사상과 담론이 격돌하던 1940년대 뉴욕, 그는 어떤 사조에도 동조하지 않았다. 사진에 메시지를 담기보다는 도시 풍경 뒤에 스며들어 관조하길 즐겼다. 덮개 안쪽에서 본 뉴욕 길거리 사진 ‘캐노피’(1958년), 창문 밖 행인을 담은 ‘모자’(1960년) 등 작가는 멀찍이 시선을 둔다. 눈보라 속을 걷는 사람을 찍은 ‘무제’(1950년대)나 ‘빨간 우산’(1958년)에서 볼 수 있듯 비나 안개, 눈을 시선의 창 삼아 그 너머의 무언가를 담아내려 했다. 그의 사진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줬다. 영화 ‘캐롤’의 감독 토드 헤인스는 “이 영화는 레이터의 오마주”라 고백했고, 실제 자동차 차창이나 상점의 쇼윈도를 이용해 장면을 촬영했다. ‘은둔의 사진가’였지만 드러나지 않은 시간만큼 깊은 흔적을 남긴 노년의 예술가는 사진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세상 모든 것은 사진으로 찍힐 만해요. 사진의 좋은 점은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겁니다. 온갖 것을 음미할 수 있게 해주죠.” 3월 27일까지. 1만5000원.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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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장들이 내려온다, 미술관이 들썩인다

    올해 미술계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국내 미술관들은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기획전보다는 개인전에 무게를 뒀다. 한국 근대 주요 예술가들의 회고전을 마련했고, 해외 유명 작가의 전시도 눈길을 끈다. 국내 작가로는 1세대 조각가 문신(1922∼1995)과 권진규(1922∼1973), 비디오아트 창시자 백남준(1932∼2006), ‘색의 화가’ 임직순(1921∼1996)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해외 작가 는 미디어아트의 대가 히토 슈타이얼(56), 일본 대표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59), 유리 공예가 장미셸 오토니엘(57), 프랑스 ‘국민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 줄무늬로 유명한 설치작가 다니엘 뷔렌(83)이 각각 개인전을 연다. 이 중 주목할 전시 5개를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히토 슈타이얼’ 독일 출신의 슈타이얼은 영국 미술잡지 ‘아트리뷰’가 2017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꼽았다. 그는 미술관을 전쟁터 혹은 공장에 비유하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질문해왔다. 뉴미디어를 활용해 디지털 시대, 글로벌 자본주의 등 첨예한 이슈를 다룬다. 올 4월부터 9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국내 첫 개인전에서는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신작도 공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展’ 권진규는 국내 근대 조각의 선구자로 통한다. 동시대 미술은 외국 작품을 모방하는 것이라 여긴 그는 ‘한국적 리얼리즘’을 정립하고자 노력했다. 지난해 7월 권 작가 유족은 작가의 조각 96점, 회화 10점, 드로잉 6점 등 141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3월 24일부터 5월 22일까지 권진규 컬렉션을 포함한 주요 미술관 소장품을 선보인다.○ 광주시립미술관 ‘색채의 마술사, 임직순 탄생 100주년展’ 충북 괴산 출신인 임직순의 작품은 호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난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은 전남 출신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 30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하며 임직순의 ‘포즈’도 포함시켰다. 조선대 교수로 재직한 그는 ‘한국적 인상파’라는 화풍을 구축하고 1974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광주에 머물며 호남 서양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전시(4월 16일∼6월 12일)에서는 임직순 작품 7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만날 수 있다. ○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줄무늬로 유명한 프랑스 설치미술가 뷔렌은 주로 전시 장소에서 영감을 얻은 뒤 현장에서 공간과 관객, 작품과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해 작업한다. 뷔렌은 1960년대 중반 줄무늬 작업을 도입했다. 7월 5일부터 12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를 위해 작가는 6월 중순 내한해 대구미술관 야외공원부터 전시장까지 내외부에 설치작업을 진행한다. ○ 부산시립미술관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Ⅳ―이형구’(가제) 동시대 예술가에게 주목해온 부산시립미술관은 한국 미술사에서 괄목할 만한 작가로 올해 조각가 이형구(52)를 꼽았다. 그는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다. 당시 그는 애니메이션 동물 캐릭터의 가상 골격을 만든 설치 작업 ‘아니마투스’ 연작을 선보였다. 전시(3월 29일∼8월 7일)에서는 그의 초기 연작부터 2022년 신작까지 약 20년간의 작품 활동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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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진규-다니엘 뷔렌서 ‘이건희 컬렉션’까지…거장들을 만난다

    지난해 국내에서 미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국내 미술관들은 올해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거장을 데려온다. 미술관마다 한국의 주요 근대 예술가들의 회고전이 마련됐으며 국내에도 친숙한 국외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들도 예정돼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덕수궁관에선 7월부터 1세대 조각가 문신(1922~1995)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열고, 11월 과천관에서는 ‘백남준 효과’ 전시를 통해 백남준(1932~2006)과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 영향관계를 조망한다. 서울시립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은 20세기 한국의 대표적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공동주최로 각각 3월과 7월에 전시를 개최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4월 서정적인 색채가 두드러지는 서양화가 임직순(1921~1996)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도 개최한다. 해외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도 줄줄이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4월 미디어아트 대가 히토 슈타이얼(56)의 국내 첫 개인전을, 서울시립미술관 또한 6월 유리 공예의 대가 장 미셸 오토니엘(57)의 개인전을 연다. 부산시립미술관은 9월 일본 대표 팝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59) 전시를 열 예정이며, 전남도립미술관은 프랑스 국민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 대구미술관은 줄무늬 띠로 유명한 설치작가 다니엘 뷔렌(83)을 내세운다. 이중 주목할 전시 5선을 소개한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히토 슈타이얼’독일 출신의 영상 예술가이자 영화 감독, 작가인 히토 슈타이얼은 영국 미술잡지 ‘아트리뷰’가 2017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선정했다. 그는 미술관을 전쟁터 혹은 공장에 비유하면서 예술과 뮤지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질문해왔다. 뉴미디어를 활용하면서도 디지털 시대, 글로벌 자본주의 등 첨예한 이슈를 다룬다. 올 4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히토 슈타이얼의 국내 첫 개인전에서는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신작도 공개한다.●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展’권진규는 우리나라 근대 조각의 선구자다. 동시대 미술은 외국 작품을 모방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한국적 리얼리즘’을 정립하고자 했다. 작년 7월 권진규 작가 유족들은 작가의 조각 96점, 회화 10점, 드로잉 작품집 29점, 드로잉 6점 등 141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3월 권진규 컬렉션을 포함한 주요 미술관 소장품을 선보인다.●광주시립미술관, ‘색채의 마술사, 임직순 탄생 100주년展’ 임직순은 호남 서양화단 거두다. 임직순이 호남 출생이 아님에도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창조성의 근원이 호남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전남 출신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 30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임직순의 ‘포즈’도 포함시켰다. 그는 1961년 조선대 교수를 지내며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적인 인상파라는 화풍을 구축하고 1974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광주에 머물며 호남 서양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4월 광주시립미술관의 전시에서는 임직순 작품 7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줄무늬 패턴으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설치미술가 다니엘 뷔렌은 제작방식이 독특하다. 작업실에서 작품 제작을 않고 전시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다. 그는 1960년대 중반 줄무늬 작업을 도입했다. 도시 속에 줄무늬 패턴을 전략적으로 위치시키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미술관이라는 제도 밖으로 옮겨오길 의도했다. 7월 전시를 위해 작가는 6월 중순 내한해 미술관 야외공원부터 전시장까지 내외부에 설치작업을 진행한다.●부산시립미술관,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Ⅳ-이형구’(가제)국내 전시 작가 중 다 작고 작가만 있는 건 아니다. 동시대 예술가를 주목해온 부산시립미술관은 한국 미술사에서 괄목할 만한 작가로 올해 조각가 이형구(52)를 꼽았다. 그는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다. 1995년 한국관이 운영된 이래 혼자 참가하는 건 처음이었다. 당시 그는 애니메이션 동물 캐릭터의 가상 골격을 만든 설치 작업 ‘아니마투스’ 연작 등을 선보였다. 올 3월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연작부터 2022년 신작까지 약 20년 작품 활동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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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여초서예대전’ 대상에 송유근-설진숙-유지원씨

    2021 여초서예대전에서 송유근 설진숙 유지원 씨가 성인부(20세 이상), 기로부(70세 이상), 학생부(8∼19세)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올해 신설된 캘리그래피 부문에서는 정은화 씨가 대상을 받았다. 이 대회는 인제군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여초서예관이 주관하며 동아일보가 후원한다. 여초서예대전은 근현대 서예 대가인 여초(如初) 김응현 선생(1927∼2007)의 서법정신을 기리는 경연대회다. 앞서 여초가 생전에 만든 서예 연구단체인 동방연서회와 동아일보가 1961년 ‘전국 남녀 초중고 학생휘호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는 1966년 대학부가 추가돼 ‘전국학생휘호대회’로 자리 잡았다. 2000년 4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가 여초서예관이 2015년 ‘여초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를 신설했다. 이어 2018년 전국학생휘호대회를 부활시킨 데 이어 이번에 추가된 캘리그래피 휘호대회를 합쳐 여초서예대전을 출범시켰다. 여초서예대전에는 총 653점이 출품됐고 이 중 417점이 입상했다. 출품작들은 1차 예선심사를 통해 특선 116점, 입선 207점이 가려졌다. 이어 본선 2차 심사를 거쳐 대상 4점, 최우수상 8점, 우수상 37점, 장려상 45점 등 총 94점이 최종 선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별도의 시상식은 열리지 않는다. 이달 중 여초서예관 홈페이지를 통해 입상작에 대한 온라인 전시가 열리고 작품 도록은 전자책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여초서예관으로 문의하면 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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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장벽 넘어온 모네-샤갈 명작들… “해외 못 가도 즐겨요”

    세계 최고 수준의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서울로 옮겨왔다. 프랑스 국보로 지정된 샤갈의 그림 ‘삶’(1964년)을 대구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국내 미술관이 해외 유명 미술관과 미술기관의 소장 미술품 전시를 연달아 열고 있어 팬데믹 시대에 외국에 가지 않아도 유명 작품을 손쉽게 관람할 수 있다. ○ 빛: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 특별전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선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 작품 110점을 전시 중이다. 테이트모던미술관은 근현대 미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번 전시에는 18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빛’을 탐구해 온 예술가 43명의 작품을 추렸다. 18세기 영국의 낭만주의 풍경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부터 현대조각가 애니시 커푸어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출품됐다. 2003년 테이트모던미술관 터빈홀에 인공 태양을 만드는 ‘더 웨더 프로젝트’를 선보여 미술관과 작가 이름을 세계 반열에 올려놓은 올라푸르 엘리아손은 이번 전시에서 거대 유리 구조물에 빛이 산란하는 설치작품 ‘우주 먼지입자’(2014년)를 선보인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빛의 인상’ 파트에 있는 클로드 모네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다. 모네 ‘엡트 강가의 포플러’(1891년)는 프랑스 엡트강을 따라 줄지어 자란 나무를 그린 23점 중 하나다. 그중 11점은 바닥을 평평하게 개조한 배에서 그린 풍경이다. 나무가 곧 베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모네는 자신이 이 연작을 완성할 때까지 나무를 남겨두도록 돈을 지불했다고 한다. 내년 5월 8일까지. 9000원∼1만5000원.○ 미래의 역사쓰기: ZKM 베스트 컬렉션독일 카를스루에의 ‘예술과 미디어센터(ZKM)’는 학교, 연구소, 전시장을 함께 갖춘 세계적인 미디어아트센터다. 전신은 탄약공장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폐업을 맞아 방치된 이곳을 살린 건 카를스루에시다. 정보과학에 일찌감치 눈을 뜬 카를스루에시는 1985년 카를스루에 미술대학과의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고전예술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환하기 위해 나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ZKM 소장품을 대표하는 작가 64명의 작품 중 미디어아트의 역사를 보여줄 95점을 선별했다. 미국의 브루스 나우먼과 빌 비올라, 한국의 백남준 등 예술에 새 기술을 이용한 작가들의 작품이다. 화면 앞에 설치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으면 화면 속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1988년)와 상자 안 쿠션에 투사된 한 여성이 퉁명스럽고 시끄럽게 말을 거는 토니 오슬러의 작품 ‘헬로?’(1996년)는 제작년도를 의심케 할 만큼 앞선 작품이다. 내년 4월 3일까지. 무료.○ 프랑스 마그재단, 모던라이프 대구미술관은 프랑스 마그재단 소장품 75점과 대구미술관의 소장품 69점을 함께 전시한다. 마그재단은 20세기 후반 많은 예술가를 후원하고 있던 마그 부부가 지은 재단으로, 프랑스 최초의 사립미술기관이다. 알렉산더 칼더, 마르크 샤갈, 바실리 칸딘스키,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현대미술가의 작품 약 1만3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나란히 배치된 국내외 작품들을 보면서 세계미술사 흐름 속 서로 다른 회화 전통을 살필 수 있다. 전시장 후반에 진열된 프랑스 국보 샤갈의 그림 ‘삶’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이응노 서세옥 작품과 한 공간에 놓여 있다. ‘삶’은 마그재단 건립을 앞두고 마그 부부가 샤갈에게 직접 의뢰한 그림이다. 인간의 결혼과 탄생 등 삶의 대서사시가 총망라된 이는 삶이 괴롭더라도 마음만은 축제이길 염원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 문화부의 외부 반출 허가를 받고 들여왔다. 내년 3월 27일까지. 7000∼1만 원.광주·대구=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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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테이트’서 獨 ‘ZKM’까지…해외 유명 미술관 작품, 국내서 만난다

    해외 유수의 미술관 및 미술기관의 소장품이 서울, 광주, 대구 등 국내 곳곳에서 전시된다. 그중 국보급 작품들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은 시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방대한 소장품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근현대 미술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는다. 이곳 소장품 110점이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 들어왔다. 미술관은 18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200년 간 ‘빛’을 탐구해 온 예술가 43명의 작품을 추렸다. 18세기 영국의 낭만주의 풍경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부터, 리움미술관 야외정원의 ‘큰 나무와 눈’으로 익숙한 현대조각가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출품됐다. 2003년 테이트모던미술관 터빈 홀에 인공 태양을 만드는 ‘더 웨더 프로젝트’를 선보여 미술관과 작가 이름을 세계 반열에 올려놓은 올라퍼 엘리아슨은 이번 전시서 거대 유리 구조물에 빛이 산란하는 설치 작품 ‘우주 먼지입자’(2014년)를 선보인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빛의 인상’ 파트에 있는 클로드 모네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다. 모네 ‘엡트강가의 포플러’(1891년)는 프랑스 엡트강을 따라 줄지어 자라있는 나무를 그린 23점 중 하나다. 그중 11점은 바닥을 평평하게 개조한 배에서 그린 풍경을 담고 있다. 나무가 곧 베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모네는 자신이 이 연작을 완성할 때까지 나무를 남겨두도록 돈을 지불했다고 한다. 내년 5월 8일까지. 9000원~1만5000원.● 미래의 역사쓰기: ZKM 베스트 컬렉션독일 칼스루에의 ‘예술과 미디어센터’(ZKM)는 학교, 연구소, 전시장을 함께 갖춘 세계적인 미디어아트센터다. 전신은 탄약공장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폐업을 맞아 방치된 이곳을 살린 건 칼스루에시다. 정보과학에 일찌감치 눈을 뜬 칼스루에시는 1985년 칼스루에 미술대학과의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고전예술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환하기 위해 나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ZKM 소장품을 대표하는 작가 64명의 작품 중 미디어아트의 역사를 보여줄 95점을 추렸다. 미국의 브루스 나우만과 빌 비올라, 한국의 백남준 등 예술에 새 기술을 이용한 작가들의 작품이다. 화면 앞에 설치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으면 화면 속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는 1988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달리 보인다. 상자 안 쿠션에 투사된 한 여성이 퉁명스럽고 시끄럽게 말을 거는 토니 오슬러의 작품 ‘헬로?’(1996년)는 “예술가의 상상력이 기술을 리뷰한다”는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내년 4월 3일까지. 무료.● 모던라이프대구시 수성구 대구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프랑스 매그 재단과 양 기관의 소장품을 함께 연구했다. 이 전시는 대구미술관 69점과 매그 재단의 75점을 나란히 배치해 세계 미술사 흐름 속 서로 다른 회화 전통을 살필 수 있게 했다. 매그 재단은 20세기 후반 많은 예술가를 후원하고 있던 매그 부부가 지은 재단으로, 프랑스 최초의 사립미술기관이다. 이곳에는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마르크 샤갈, 추상미술 선구자 바실리 칸딘스키, 살아있는 조각으로 유명한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현대미술가의 작품 약 1만3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재단의 실내 전시 공간은 소속 작가이자 초현실주의 거장 호안 미로가 구성하기도 했다. 전시장 후반에 진열된 프랑스 국보 샤갈의 그림 ‘삶’(1964년)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담긴 이응노, 서세옥 작품과 한 공간에 놓여있다. ‘삶’은 매그재단 건립을 앞두고 매그 부부가 샤갈에게 직접 의뢰한 그림이다. 인간의 결혼과 탄생 등 삶의 대서사시가 총망라된 이는 삶이 괴롭더라도 마음만은 축제이길 염원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 문화부의 외부 반출 허가를 받고 나왔다. 내년 3월 27일까지. 7000원~1만 원.김태언 기자beborn@donga.com}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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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과 인간에 대한 질문, 박수근과 통해”

    “그림을 그리겠다는 막연한 소망으로 크레파스를 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돌아보니 벌써 70년입니다. 이 자리가 있기까지 도움 주신 분들이 갑자기 제 앞에 나타난 것 같은 환영이 느껴집니다. 백지 같은 제 심정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언어로 감사의 표현을 다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강원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에서 29일 열린 제6회 박수근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김주영 작가(73)가 말했다. 그는 “박수근 화백은 어려운 시대에 정직하게 자기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창조하고 이를 끝까지 밀고 나간 위대한 예술가”라며 “그를 기리는 상에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모른다”고 밝혔다. 박수근 화백(1914∼1965)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박수근미술상은 동아일보와 양구군, 강원일보, 박수근미술관이 공동 주최한다. 시상식은 박 화백의 기일이 있는 매년 5월 개최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날 열렸다. 이인범 박수근미술상 운영위원장은 “박수근미술상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미술상으로 자리 잡을 때라 생각해 예술과 인간에 대해 질문하는 예술가를 선정하려 했다”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김주영 작가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은 “김 작가는 현대미술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개인적인 성찰과 역사적 통찰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예술의 길을 정립했다”고 말했다. 조인묵 양구군수는 “시대의 문제를 예술로 표현해낸 김 작가의 노력과 작품성이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박수근 화백의 장녀인 박인숙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은 “고난과 희로애락을 열정적으로, 또 순수하게 작품에 담아낸 김 작가를 모시게 돼 영광이다. 아버지가 김 작가의 손을 잡고 ‘정말 고생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아버지의 작은 보탬이 작가 활동에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박 화백의 작품 ‘아기 보는 소녀’(1963년)를 조각으로 형상화한 상패와 창작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내년 5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갤러리 문’과 박수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양구=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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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 코미디 명맥 이어온 ‘코빅’ 10주년… “계속 웃기고파”

    “이 자리만 봐도 시끄러워서 집중이 안 되잖아요. 이게 ‘코빅’의 매력이죠.”(문세윤) tvN의 대표 예능 ‘코미디빅리그’(코빅)가 올해 방영 10주년을 맞았다. 28일 열린 10주년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는 친목회 같았다. 진행자를 포함해 18명이 모인 이유도 있었지만 코미디언들의 타고난 재치 덕에 장내는 들떠 있었다. 간담회에는 코빅 주요 프로그램을 맡아온 문세윤 이은형 양세찬 이용진 이진호 홍윤화 등 16명의 개그맨과 박성재 CP가 참석했다. 코빅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상황에서도 명맥을 유지해 왔다. “코빅은 신생 학교였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을 배출하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명문 고등학교’ 같다”는 이진호의 말처럼 10년간 프로그램을 거쳐 간 코미디언만 194명이다. 올해 S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양세찬은 “코빅이 없었으면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문세윤도 “현역 공개 코미디언이 대상을 받아 좋다는 선후배들의 톡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코미디 프로그램 최초로 리그제를 도입한 것이 코빅의 흥행 포인트였다. 코빅은 1년을 4개 쿼터로 나눠 매주 코너끼리 리그전을 벌이고 방청객 투표에 따라 승점을 부여해 쿼터별 우승자를 뽑는다. 코빅 1회부터 출연한 원년 멤버 이상준과 이국주는 남녀 심리에 대한 토크 코너 ‘오지라퍼’를 맡아 최장수 코너로 이어온 주역이다. 이상준은 “한번 쉬면 돌아올 자신이 없어서 매주 열심히 했을 뿐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온 것 같아 아쉬우면서도 벅차다”고 말했다. 이국주는 “코빅을 통해 스스로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웃기고 싶다”고 말했다. 관객과의 호흡은 제작진과 개그맨 모두가 동의하는 숨은 공신이었다. 박 CP는 “코로나19는 몰랐던 공개 코미디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었다. 관객의 유무가 코미디의 질에 굉장한 차이를 만든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관객과 소통하며 더 재밌는 코너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진은 “공개 코미디에 대한 열정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공개 코미디가 없어지는 마지막 주까지 공연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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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멈춰 세운… 눈덮인 성산일출봉

    제주도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13회 제주국제사진공모전에서 김성욱 씨의 작품 ‘Timeless’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제주도’를 주제로 한 올해 공모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961명이 4012점을 출품했다. 외국인은 14명이 45점을 출품했다. 수상자는 대상 1명을 비롯해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3명, 입선 10명 등 모두 17명이다. 이들에게는 상장과 상금 총 1060만 원이 주어진다. 대상 수상작 ‘Timeless’는 눈 덮인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수묵화와 같은 절제된 흑백 톤이 아름답게 표현됐다. 동양적 산수화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이 작품은 “한 화면에 거칠게 흐르는 구름을 장타임으로 촬영하여 동(動)과 정(靜)을 멋지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모전은 3차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는 임양환 상명대 사진영상학과 명예교수, 강정효 사진가, 이탈리아 출신 자코모 오테리 국민대·서울대·한양대 사진학 강사가 맡았다. 강 심사위원은 “우수한 작품이 많아지고 작품 촬영 대상이 다양해져 고무적이다. 무엇보다도 경승지 위주가 아닌 제주의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들이 사진으로 형상화돼 반갑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시상식은 열지 않는다. 수상작은 공모전 홈페이지에 전시될 계획이다. 제주국제사진공모전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독특한 문화를 지닌 제주도의 진면목을 국내외에 알리자는 취지에서 열리고 있다.대상금상은상동상○ 입선 강광식 김영태 김종현 박균성 손묵광 알란드 다르마완(인도네시아) 이현석 조정숙 최수정 황영훈○ 심사위원 임양환 상명대 사진영상학과 명예교수 강정효 사진가자코모 오테리 국민대 서울대 한양대 사진학 강사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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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덮친 코로나… 슈가 이어 RM-진 확진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7명 중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돌파 감염됐다. 24일 슈가에 이어 다음 날 RM과 진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 이들 모두 올 8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현재 재택치료를 받는 중이다.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25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RM과 진이 25일 저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RM은 지난달 27, 28일과 이달 1,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콘서트를 마친 후 미국에 머물다 이달 17일 귀국했다. RM은 귀국 직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격리 해제를 앞두고 진행한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특별한 증상은 없는 상태다. 진은 미국에서 6일 귀국 직후 PCR 검사와 자가 격리 해제 시 진행한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추가 검사를 거쳐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는 “25일 오후 진이 감기몸살 증상을 느껴 PCR 검사를 했고 이날 늦은 저녁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미열 등 경미한 증상이 있어 재택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RM과 진은 귀국 후 다른 멤버들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게 소속사의 설명이다. 앞서 24일에는 멤버 슈가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슈가는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후 미국에서 머물다 이달 23일 귀국했다. 입국 직후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를 하다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에 따르면 슈가 역시 입국 후 다른 멤버들과 접촉하지 않았으며 현재 별다른 증상은 없는 상태다. BTS 멤버들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공식 휴가 중이다. 빅히트뮤직은 앞서 6일 위버스에 공지문을 띄워 BTS의 휴가 방침을 알렸고 멤버들은 미국에서 일정을 마친 후 현지에서 개별적으로 시간을 보냈다. 소속사는 휴가 기간을 공지하지 않았지만 내년 초까지 특별한 공연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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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생체의학 기술[책의 향기]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50)는 2016년 뇌신경과학 분야 기업인 ‘뉴럴링크’를 세웠다. 이 회사는 사람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후 뇌 활동을 측정함으로서 질병을 극복하는 목표를 세웠다. 머스크는 한발 더 나아가 생각을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구상 중이다. 올 4월 뉴럴링크는 뇌에 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막대를 제어해 공을 맞히는 게임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머스크의 최근 행보는 첨단공학 기술을 생체의학과 접목한 이른바 ‘바이오메디컬 공학’의 여러 가능성을 보여준다. 흔히 이 분야는 치료에 국한돼 있을 거라고 여겨지지만, 실제는 스마트 의료기기, 뇌 공학 등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 이 책을 쓴 바이오메디컬 공학 전공 교수진은 다양한 사례를 들며 이 분야의 최첨단 발전상을 쉽게 풀어준다. 10년 전 만보기에 가까웠던 스마트워치는 이제 맥박이나 혈압 측정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이 같은 웨어러블 장치는 기능뿐 아니라 모양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매일같이 혈당을 재기 위해 주삿바늘로 손가락을 찌른다. 이런 불편을 덜기 위해 최근에는 콘택트렌즈 형태나 체내 투입되는 초소형 장치를 통해 혈당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시어도어 버거 교수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하는 해마 연구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해마의 입출력 신호를 잇는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생쥐의 손상된 해마 앞부분에서 가로챈 입력 신호를 이 모델을 거쳐 다시 해마 뒷부분으로 흘려보내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생쥐는 장기기억 능력 일부를 회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험을 바탕으로 사람 뇌에 소형 칩을 이식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치매 초기 환자들을 위해 외부 장치에 기억을 저장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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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을 닮은 사진, 고요한 슬픔을 담다

    푸른 드레스를 입고 가지런히 두 손을 모은 소녀가 몸을 틀어 정면을 바라본다. 앳된 얼굴과 달리 조숙한 분위기를 풍긴다. 17세기 네덜란드 초상화가 요하네스 코르넬리스 페르스프롱크의 ‘푸른 드레스를 입은 소녀’(1641년)다. 주로 검은 드레스를 입은 인물들을 그린 작가가 밝은 색으로 표현한 몇 안 되는 초상화다. 300여 년 전 그림 속 인물의 표정과 자세는 네덜란드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62)에게 영감을 줬다. 그의 사진작품 ‘희망 5’(2005년)에서 재탄생한 소녀는 그림보다 한층 공허한 눈빛을 띠고 있다. 올라프는 201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레이크스뮤지엄에서 고전회화 12점과 자신의 사진작품을 나란히 전시했다. 14일 개막한 수원시립미술관의 ‘어윈 올라프: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는 당시 레이크스뮤지엄에 출품된 작품을 포함한 116점을 통해 그의 40년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아시아에서 개최된 올라프 전시들 중 최대 규모다. 올라프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통이 단절돼 있고 슬픔이 가득하다. 사람의 감정을 충실히 조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비 내리는 창밖을 배경으로 공허한 표정의 인물들을 담은 ‘비’ 시리즈(2004년)나 내면의 슬픔이 스며 나오는 순간을 표현한 ‘비탄’ 시리즈(2007년)가 대표적이다. 그는 “사회가 개인화되면서 욕구는 하나뿐이다. ‘나를, 나의 본모습을 봐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을 경시하는 듯한 인간의 모습을 담은 ‘숲속에서’ 시리즈(2020년)는 안개가 자욱해 형태보다 인상에 주목한 19세기 낭만주의 회화를 연상케 한다. 폭포 앞에 전라로 서 있는 인물들을 찍은 ‘폭포에서’는 누드 인물화로 유명한 토머스 에이킨스의 ‘The swimming hole’(1884∼1885년)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대자연을 느끼기보다 이에 무관심한 듯 허공을 보거나 휴대전화를 들고 있다. 광대로 분장한 인물이 홀로 도시를 다니는 장면의 ‘만우절’ 시리즈(2020년)는 팬데믹으로 인한 인간 소외를 다룬다. 내년 3월 20일까지. 4000원.수원=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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