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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시중에서 팔리는 모든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이 되지 않는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멘솔 담배를 금지해달라는 시민들의 청원에 이달 29일까지 관련 정책을 추진할지 여부를 답변해야 한다. FDA는 멘솔 담배를 금지하거나 모든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는 방안, 또는 둘 다를 모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을 중독적이지 않거나 최소한도의 수준으로 낮춰서 흡연자들이 궁극적으로 담배를 끊거나 니코틴검, 사탕, 전자담배 등 덜 해로운 대체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니코틴은 그 자체로 암이나 심장병 등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담배의 중독성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A와 국립보건원(NIE)의 후원으로 진행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에서 니코틴을 거의 제거할 경우 흡연자가 담배를 끊을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멘솔 담배 금지 방안은 청소년 등 젊은 사람들이 멘솔 담배로 흡연을 시작하는 것을 겨냥한 조치다. 멘솔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더 끊기가 어렵고 건강에도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48만 명에 이른다. 담배회사들은 FDA의 방안이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경제 전반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말보로 담배를 생산하는 알트리아그룹은 “FDA의 조치는 과학이나 증거에 기초해야 하고, 암시장의 확대나 일자리 충격 등 정책이 초래하는 결과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알트리아그룹의 주가는 이날 크게 하락했다.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고 멘솔 담배를 규제하는 방안들은 FDA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도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이 추진했지만 그가 2019년 물러난 뒤로 보류돼 왔다. 뉴질랜드도 지난주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을 크게 줄이고 법적인 흡연 가능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총소리가 들리면 일단 현장에서 도망쳐라.’ 미국에서 최근 총기 참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명시한 ‘생존 수칙’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CNN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총기 범죄의 실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쇼핑몰이나 마트,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총성이 울렸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도망치는 것이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전 요원인 제프 버틀러는 “제자리에 얼어붙는 것은 가장 나쁜 행동이다.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가 보이면 절대 그 자리에 머물러 앉지 말라”고 했다. 만약 도망치는 게 여의치 않다면 숨는 것이 차선의 방법이다. 그리고 최대한 조용히 경찰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린다. 이도저도 어렵다면 맞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이는 극도로 위험하기 때문에 항상 마지막 선택지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CNN은 이 ‘도망치고, 숨고, 싸워라’는 구호가 소방관들의 ‘멈추고, 누워서, 굴러라’는 현장 수칙만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방관의 옷에 불이 붙었을 때 해야 하는 수칙으로 땅에 누워 옆으로 이리저리 구르라는 뜻이다. 이번 주말에도 미 전역은 수많은 총기 폭력 사건으로 얼룩졌다. 18일 오후에는 시카고의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7세 흑인 소녀가 여러 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사건의 범인과 범행 동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새벽 1시경에는 위스콘신주 커노샤의 한 술집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당시 술집을 떠나라는 요구를 받은 뒤 다시 돌아와 총을 쐈다. 같은 날 낮 12시경에도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아파트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3명이 숨졌다. 경찰은 40대 흑인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아직 붙잡히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내 모든 총기 사고 정보를 기록하는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올 들어 18일 현재까지 미국에서 총기 폭력에 목숨을 잃은 사람은 5553명(자살 제외)으로 집계됐다. 희생자 가운데 11세 이하 어린이는 90명, 12~17세 청소년도 323명에 달했다. 작년과 올해 총기 폭력 사망자 숫자는 2016~2019년에 비해 약 25%가량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난과 빈부 격차가 심화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과 대선불복 등이 사회불안을 키운 결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 관련 규제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부품을 사서 조립해 만드는 ‘유령총’을 규제하고 위험 인물의 총기 소지를 제한하는 ‘적기법(Red Flag Law)’을 각 주가 더 쉽게 도입하도록 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이런 법규의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인디애나주의 페덱스 창고에서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범도 과거 정신 질환 때문에 총기를 압수당했지만 불과 몇 달 뒤 합법적으로 더 위험한 총기를 구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총기를 가져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부터 총을 빼앗아야 하는 적기법이 이 사건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일 양국 정상이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 견제를 위해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반도체 공급망, 5세대(5G) 네트워크 등 안보 경제 기술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 성명을 통해 “인도태평양지역과 전 세계 평화와 번영에 중국의 행동이 미치는 충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경제적인 강요를 포함해 국제 법질서에 맞지 않는 중국의 행위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이 미국을 향해 넘지 말아야 할 선, 이른바 ‘레드라인’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대만 문제도 성명에 담겼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권장한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의 준수와 국제사회의 이행도 촉구했다. 17일 중국 외교부는 미일 정상의 성명에 대해 “중국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는 것으로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미일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과정에서 개인적 친밀감을 드러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가 총리를 모셔서 영광”이라며 “요시와 나는 점심을 같이 하고 차를 마시며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애칭인 ‘요시’라고 부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를 두고 “당신은 내 임기 중에 처음으로 나를 방문한 외국 정상”이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또 일본을 ‘아주 가까운 동맹’, ‘아주 좋은 파트너’라고 불렀고 발언 순서를 스가 총리에게 넘기면서 다시 ‘요시’라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을 거론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조’라고 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화상으로 열린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연합체) 정상회담 때도 바이든 대통령을 “헤이, 조” 하고 불렀다. 스가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과 첫 대면하는 기회를 통해 꽤 신뢰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통역만 대동한 채 20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일대일로 만난 자리에 햄버거가 제공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햄버거에) 전혀 손을 대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에 열중했다”고 말했다. 또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올라간 정치가라서 공통점이 가득하다. 단번에 마음을 터놓았다. 교분을 계속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간 외교 수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스가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으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미국 측의 반대에도 바이든 대통령과 일대일 대화의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미일 언론들은 양국 정상의 비슷한 경력도 주목했다. 둘 다 지방의회 의원으로 정치 생활을 시작했고, 2인자인 부통령(바이든)과 관방장관(스가)을 지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미일 양국 정상은 16일(현지 시간)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홍콩, 신장지역 인권 침해 등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들을 전방위적으로 거론하며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일본은 미국의 중국 견제에 보조를 맞추는 대신에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와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인 해상 활동을 반대하고 국제법에 따르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남중국해에서 공동의 이익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 지역을 군사기지화하려는 움직임에 양국이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성명에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권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만 문제가 미일 정상의 공식 문서에 담긴 것은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52년 만이자, 일본이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1972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전문가들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중국에 대항하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 성명에 따른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성명에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케우치 유키오(竹內行夫) 전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18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에게 각오가 있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중국에 대한 이번 의사 표명은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4개국 협의체(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 쿼드(Quad)를 통해 주변 동맹국들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에 대해서는 “센카쿠열도에 대한 일본의 행정을 약화시키는 일방적인 행동을 반대한다”며 이곳이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어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조약 제5조 적용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양국은 반도체 공급망과 5세대(5G) 네트워크 등 기술 분야 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공동 성명에는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강제 이전 등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서도 양국 간에, 또 주요 7개국(G7)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내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라는 표현이 담기지 않았지만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의 CVID”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날 성명과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얼마나 중요한 동맹으로 여기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성명은 “미국과 일본은 전 세계 평화와 안보의 초석이 된 동맹관계를 더 새롭게 했다”며 “바다가 우리를 갈라놓고 있지만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법질서 등 보편적 가치와 공통의 원칙은 우리를 통합시켜 준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관심 사항을 엄중히 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며 내정 간섭과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국가의 주권, 안전, 개발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달성한 이스라엘이 18일(현지 시간)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방역 실패국’이란 오명을 썼던 이스라엘은 백신 확보에 명운을 걸고 총력을 기울인 끝에 세계에서 최초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실외 노 마스크’를 선언한 국가가 됐다. 이날 이스라엘에서는 거리와 해변 관광지 등에서 대부분의 시민이 마스크를 벗었다. 실외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도 있었다. 앞서 율리 에델스테인 이스라엘 보건장관은 “개방된 공간에서는 마스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18일부터 의무 착용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실내에서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유지됐다. 학교도 완전히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현지 언론 예루살렘포스트는 “학생들은 더 이상 개방된 공간에서 식사할 때나 체육 수업 중에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보도했다. 이틀 전(16일) 이스라엘 교육부는 18일부터 ‘정상적인 전면 등교수업’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모든 학교가 주 6일 수업과 방과 후 수업까지 재개했고, 코로나19와 관련해 교사, 학생에게 내려졌던 의무 조치들도 해제됐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시 텔아비브대 의대 교수는 “추가적인 재확산이 없다면 내달부터 모든 경제가 완전히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시 교수는 “건물 내부로 들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말했다. 그는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까지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선 현재 논의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EPA통신은 ‘실외 노 마스크’ 조치가 시행되기 하루 전인 17일 이스라엘의 최대 도시 텔아비브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한가롭게 걷는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들은 선글라스에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4월의 봄볕을 만끽했다. 수백 명 중 일부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쓰지 않은 채였다. 서로 손을 잡거나 부둥켜안고, 얼굴과 입술을 마주 보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이스라엘 국민에게 일상을 돌려준 건 역시 ‘백신의 힘’이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16일까지 이스라엘 국민 534만1887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그중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496만5696명이다. 이스라엘 총인구(878만9776명·2021년 유엔 통계)의 61%가 적어도 한 번은 백신을 맞은 셈이다.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어린아이들이나 임신부 등을 고려하면 대상 인구의 90%는 백신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에 돌입했다. 1월만 해도 일일 확진자가 1만213명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빠르게 줄어 최근에는 150∼200명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일상 회복의 기쁨을 전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으로 고난을 이겨냈고 왕관을 되찾았다”며 해변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만끽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비키니 등 수영복 차림으로 춤을 추고 수영과 산책을 즐겼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국인 미국도 ‘백신 속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58만756명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7일까지 18세 이상 중 2차 접종을 끝낸 사람은 약 8220만 명으로 31.8%에 달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기저질환 유무나 연령 등에 상관없이 성인이면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돼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미국에서 성인 중 절반 가량이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한 번 이상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집계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현재 18세 이상 성인 중 약 1억2832만 명이 1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이는 18세 이상 인구 중 49.7%에 해당하는 수치다. 두 번 이상 백신 주사를 맞는 등 면역 형성에 필요한 접종을 모두 끝낸 사람은 약 8220만 명으로 31.8%에 달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노인들은 대부분 접종을 끝냈다. 65세 이상 인구 중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은 사람은 4416만여 명으로 해당 연령층의 80.7%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중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은 3명 중 2명 꼴인 65.3%나 됐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투여된 백신은 2억 회분을 돌파했다. 종류별로 보면 화이자 백신이 1억708만 회 분으로 가장 많고, 모더나 백신도 이와 비슷한 9071만 회분이 접종됐다. 혈전 현상에 대한 우려로 최근 접종이 중단된 얀센의 백신은 790만 회가 투여됐다. 현재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기저질환 유무나 연령 등에 상관 없이 성인이면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일 정상이 1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남중국해와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대(對)중국 안보 이슈는 물론, 반도체와 5G 네트워크 등 경제·기술 분야에서도 양국이 포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중국을 견제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공통의 이익 앞에서 양국의 동맹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스가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올 1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가진 상대가 됐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얼마나 중요한 동맹으로 생각하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두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 안보와 경제, 기술협력, 인권, 기후변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서로 협력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스가 총리와 나는 미일 동맹과 공동 안보를 위한 우리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ironclad)’ 지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한목소리로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국의 행동이 미치는 충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경제적 강요를 포함해 국제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행위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불법적인 해상 활동들을 반대하고 국제법에 따르는 자유롭게 개방된 남중국해에서 강한 공동의 이익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대만에 대해서도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만 문제가 미일 정상의 문서에 담긴 것은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일본 총리의 성명 이후 52년 만이다. 성명은 또 “홍콩과 신장 위구르 자치 지역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의 협의체 쿼드(Quad)를 통해서 주변 동맹국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인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행정을 약화시키는 일방적인 행동을 반대한다”며 사실상 일본 편을 들어줬다. 이밖에도 반도체 공급망과 5G 네트워크 등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양국이 서로를 잠재적 기술 경쟁자로 여기던 1980년대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노력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준수와 국제사회의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북한이 싫어하는 표현인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가 담기지는 않았지만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의 CVID”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도 약속했다. 두 정상은 경색된 한일 관계를 의식한 듯 한미일 3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한국과의 3국 협력이 우리의 공동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대응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한미일 3국 간 협력이 오늘만큼 중요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본의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성명은 “바이든 대통령은 안전하고 안심된 하계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 개최를 위한 스가 총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스티브 잡스처럼 차고에서 회사 일으키고… 4년 만 첫 계약 결실몸 불편한 친구를 돕겠다며 키워온 ‘작은 꿈’ 의료용 로봇 개발 “차고에서 창업한다는 사람들 얘기는 언론에서나 봤었는데…. 정말 방법이 없더라고요.” 미국 텍사스주의 의료재활용 로봇 개발업체 로볼리전트(Roboligent) 김봉수 대표는 10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그로부터 5년 만에 창업의 꿈을 이뤘다. 그런데 그에게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로봇을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었을 뿐, 미처 사무실을 마련할 돈조차 없었다. 마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처럼 월세 1500달러짜리 자택 차고에서 회사를 일으킨 그는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던 지난해에 감격의 첫 계약을 맺었다. 창업한지 4년 만의 결실이었다. 김 대표를 지난달 줌 화면으로 만났다. 화면 뒤로 비친 그의 사무실은 매우 작은 크기에 짐이 어지럽게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물리적인 공간만 달라졌을 뿐 비좁고 어지럽기는 5년 전 차고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직원이 5명까지 늘었다”며 “조만간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갈 계획”이라며 웃었다. 김 대표는 한국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대덕연구단지의 전력연구원에서 5년 여 동안 연구원 생활을 하며 로봇을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키웠다. 그런 와중에 한 친구가 몸이 불편해지면서 재활하는 방법을 애타게 찾게 되자, 로봇을 향한 그의 꿈은 더 커졌다. 텍사스 오스틴대학으로 유학하게 된 것은 2011년 가을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5년 동안 재활로봇에 대한 연구에 참여했다. 그런 도중에 창업의 기회가 왔다. 대학 내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에 들어가 로봇 연구를 하던 도중, 행사 등을 통해 연구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고 의사들의 관심이 커져 상용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하지만 같이 창업을 하려던 교수나 투자자들과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 고민에 빠졌다. 당시는 유학을 위해 저축한 돈이 바닥나고 가정에 아이도 생긴 상태라서 모험을 걸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혹시나 따로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서 오랫동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독립 창업이라는 다소 무모해 보이는 길을 택했다. 차고에서라도 내 사업을 시작한다는 굳은 의지가 있었고, 다행히 가족들도 창업을 도와줬다. 미국의 국립과학재단에서 첨단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SBIR 프로그램에 선정돼 자금 지원도 받은 것도 결정적이었다. 김 대표는 “창업한 지 몇 년 동안은 이렇다할 회사 수익이 없이 기술개발에만 매진했다”면서 “로봇 중에서도 특이한 로봇을 개발하다보니 그 기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고된 시절의 성과가 찾아온 건 2019년 말. 회사가 개발한 의료재활용로봇에 대한 광고를 구글에 올린 지 이틀 만에 싱가포르 회사에서 관심을 보였다. 당시 김 대표의 기업은 신생기업이었지만, 실제로 사람의 근육처럼 작동하는 ‘힘 제어’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은 몇 군데 되지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작년 8월 이 회사와 납품 계약에 성공했고,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돕겠다면서 키워왔던 ‘작은 꿈’을 이루는 데 어느 정도는 다가서게 됐다. 김 대표는 “젊었을 때 연구소를 다니면서 소비자를 위한 제품 개발을 끝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싱가포르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우리의 재활용로봇을 쓰이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다음 패러다임 변화는 글로벌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카카오 창립 멤버들VR 콘서트로 美 팝 시장 노크…팬데믹의 수혜로 사업 확장“그래도 미국에 시장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그리고 우리도 각자 창업을 몇 번씩 해봤던 사람들이었고요. 힘들 때마다 서로 의지해가며 버텼어요.” 어메이즈VR(AmazeVR)의 이승준 대표의 말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창업을 한 이후 조바심이나, 고비가 없었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럼요, 저희도 사람인지라…” 하면서도, 웹캠 앞에서 눈빛에 힘을 잃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은 매출이 줄고 심지어 부도가 나는 무서운 팬데믹 상황 속에서 어메이즈VR은 ‘비대면 트렌드’의 수혜를 받으며 오히려 기업이 성장 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회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웨스트 할리우드에 본사가 있지만, 그는 화상 인터뷰 당시 한국에 머물고 있었다. 회사의 사업 영역을 넓혀 한국 지사를 확장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관련 업계 분들을 만나 팀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메이즈VR은 카카오 초기 멤버들이 2015년에 창업한 회사다. 가상현실(VR)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음악 아티스트의 VR 콘서트를 제작해 이를 온·오프라인으로 유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관객들은 움직이는 모션체어가 있는 4D 영화관에서 특수 제작된 헤드셋을 끼고 콘서트를 관람한다. 가수가 마치 자기 10m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갑자기 날아올라 어디론가 함께 가기도 한다. VR 극장이 없는 곳이라면 집에서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가수들의 대형 라이브 콘서트가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지난해 7월 미국 유명 레코드사인 락네이션(Roc Nation)의 세라디(Ceraadi)와 첫번째 프로젝트 촬영을 마쳤다. 또 미국 내 톱클래스 아티스트들을 접촉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전미 투어를 돌 수 있는 수준의 아티스트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기존의 라이브콘서트는 아티스트가 계속 해서 바쁜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VR 콘서트는 하루만 틈을 내 제작하면 사실상 그 아티스트가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며 “콘서트는 큰 나라, 큰 도시만 가지만, 우리는 온라인으로 작은 도시들도 모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메이즈VR의 꿈은 아티스트가 앨범을 만들 때마다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처럼, VR콘서트 콘텐츠도 제작하는 것이라고 한다. 2015년 어메이즈VR을 창업한 이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산업공학과 생명과학을 전공한 뒤 소프트엔지니어 생활을 거쳐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 합류했다. 이후 카카오 초기 멤버로 전략지원팀장 등을 거쳤다. 그는 항상 “다음의 시대 패러다임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다. 또 “VR이 TV나 모니터를 대체할 것이고, 이런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서는 사업을 미국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서 뜻이 맞는 멤버들과 함께 미국으로 왔다.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고 미국에서 성공하면 중남미와 캐나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영어도 완벽하지 않고 정착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미국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아직 가상현실의 대중화가 덜 돼서 실제로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지난 뒤 어메이즈VR은 2019년에 950만 달러 규모의 첫 투자를 받았다. 이후에는 이 대표도 놀랄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팬데믹으로 사람들 간의 접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VR 산업이 각광을 받았던 것이다. 최근에도 950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해 누적 투자금액은 1900만 달러가 됐다. 이 대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회사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2, 3년가량 앞서간 측면이 있다”며 “추가 투자와 사업 확장을 급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분명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미국 아티스트 위주로 생각하고 있지만 나중엔 케이팝 쪽으로도 확장할 생각”이라며 “어메이즈VR도 언젠가는 쿠팡처럼 증시에 상장하고 싶다”고 말했다.창업은 내 얘기라 생각 안 해봤던 평범한 유학생작고 오래가는 배터리 기술 개발로 투자 유치 성공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가 있는 ‘밀리뱃(Millibatt)’은 소형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작고 파워 있는 배터리를 만드는 회사다. 2015년 12월 설립됐고 지금까지 총 400만 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아 배터리 제조를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회사 허인영 대표(37)는 창업에는 전혀 생각이 없었던 평범한 한국인 유학생이었다. 그는 지난해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 행사 및 최근 본보 화상 인터뷰를 통해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각오 등을 밝혔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국 UCLA로 건너가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연구해 왔다. 그러던 중 3D 마이크로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게 돼 특허를 낼 수 있었다. 당시 대학 측 지식재산권(IP) 담당 직원이 “창업을 할 것이냐”고 물었지만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허 대표는 “창업은 나와 관계없는 이야기이고 그저 연구소나 반도체 회사에 취업할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직원의 말이 뇌리를 계속 떠나지 않았고 결국 2015년 12월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한다. 이어 회사 기술을 홍보하고 투자를 받는 과정이 이어졌다.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에 도전장을 낸 것은 2017년 초였다. 서류와 인터뷰를 거쳐 프로그램에 선발된 허 대표는 마지막 데모데이에서 500여 명의 투자자들 앞에 올랐다. 그 기회를 통해 목표 금액보다 많은 투자를 받았고, 그 돈으로 기존 배터리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하이파워 배터리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UCLA 인큐베이터에서 독립한 것은 2019년. 팬데믹이 터진 작년 초에는 2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았고 이는 빠르게 2세대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대학에서 학위과정을 하며 연구를 한 시간은 창업에 약이 됐다. 허 대표는 “박사과정 동안 수년에 걸쳐서 실험과 실패, 또 다른 실험을 하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오랜 기술개발의 과정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오히려 재미가 붙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자 시절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던 습관은 모든 결정을 빨리 내리고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 사업가의 모습으로는 맞지 않아 고생을 하기도 했다. 허 대표는 “창업 과정에서 남편의 지지가 있었고 지금도 후회 없이 잘 헤쳐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우리 기업은 제조 공정을 라이센싱하는 기술개발 회사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직접 배터리를 제조해 납품하는 부품업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기존 경제질서를 모두 뒤바꾼 팬데믹…혁신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 이 세 곳의 한국인 스타트업은 미국에서 창업을 한지 5년 안팎이 지났고, 고된 사업화 과정을 거쳐 이제 어느 정도 수익의 결실을 앞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사업 초기부터 벤처캐피털이나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게 시련을 견뎌나가는 큰 힘이 되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창업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내 스타트업들 간에 인재유치 경쟁은 상당히 치열하고 채용에 성공해도 로열티가 낮아 쉽게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잦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경우 회사운영비와 생활비가 많이 들어 최근에는 텍사스주 등 비용이 적게 드는 곳으로 옮겨가는 기업들이 많다.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측은 “높은 인건비와 과다한 회사 운영비를 고려하면 충분한 펀딩을 확보한 스타트업만이 지속적인 기업 활동이 가능하다”며 “많은 기업이 한국에 엔지니어팀을 구성해 협업하는 방식을 택해왔지만 요즘 한국의 개발자 임금도 상승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으로 기업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스마트워크 시스템이 속속 도입됐다. 불확실한 경제 전망 때문에 신규 투자나 계약을 미루는 분위기가 있어서 일부 기업들은 자금난을 겪기도 한다. 물론 이런 환경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산업 부문이 확장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무역관은 한국인 스타트업의 사업 단계별로 개별 멘토링 제공, 입점 상담 및 교육, 시장조사와 컨설팅, 피칭 대회 지원 등을 하고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한 달 남짓 초청해 백신을 맞고 가시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 미국 뉴욕 주재원 A 씨는 “팔순인 부모님이 아직도 백신을 맞지 못했는데 기약도 없다고 하더라. 여기(미국)는 고령자 대부분이 접종을 마친 상황인데”라며 부모님을 미국으로 초청해 백신을 맞게 할까 싶은 생각까지 한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상황에서 큰 차이를 보이자 A 씨처럼 백신 접종을 위해 한국에 있는 가족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이른바 ‘백신 여행’을 생각하는 이들까지 생기고 있다. 항공료 등 비용과 이동 및 격리에 따른 시간이 많이 들어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지만 ‘백신 디바이드’ 현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으로도 3억 명이 맞을 수 있는 6억 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접종 대상인 18세 이상 인구 2억6000만 명이 다 맞고도 남는 양이다. 뉴욕 주재원 가족인 B 씨도 “얼마 전 백신을 맞고 나서 친구들에게 ‘백신 맞으러 미국으로 오라’고 지나가는 말로 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교민 C 씨는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 장소로 지정한 곳 외에 교회나 요양원 같은 데서도 남는 물량을 종종 풀기 때문에 알음알음 소개를 잘 받으면 예약하지 않고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대부분의 주에서 국적이나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예약만 하면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다. 뉴욕시의 경우엔 예약한 뒤 접종 당일에 신분증만 챙겨 가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신분증으로 여권을 갖고 가면 비자 종류 등은 따지지 않고 여권에 적힌 이름이 예약자와 같은지 정도만 확인한다. 대부분의 접종소에서는 주거지 증명서나 보험 서류 등은 요구하지 않는다. 미국이 이처럼 백신 접종 자격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은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바이러스 확산세를 차단하고 집단 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美, 얀센 안전성 판단 보류… 접종 중단 혼란 길어질듯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관인 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4일(현지 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전날 CDC가 내린 얀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중단 권고를 유지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ACIP는 안전 여부 판단을 보류한 채 “혈전증 발생 위험을 평가하려면 시간과 자료가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의 얀센 백신 접종은 적어도 며칠 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미국 등에서 나타난 혈전 부작용 사례를 검토 중이며, 평가를 마친 후 다음 주 새로운 권고를 내릴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스페인과 스웨덴, 벨기에 정부도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얀센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ACIP가 혈전 증상에 대한 우려로 접종이 중단된 얀센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것은 앞으로 백신 접종 뒤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더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얀센 백신의 총 접종자 700만 명 중 최근 2주 이내에 백신을 맞은 사람은 절반이 넘는 380만 명에 이른다. 얀센 백신의 부작용은 대체로 접종 후 2주 이내에 발현된다. CDC는 20∼50세 여성들 가운데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최소 3배 이상 혈전 현상을 더 많이 겪은 것으로 추산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도 1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 부작용이 극도로 드문 것으로 믿고 있지만, 우리가 모든 부작용 사례를 다 관찰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얀센 백신의 접종 여부를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얀센 백신 30만 회분을 구매한 스페인 보건당국은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스웨덴 역시 얀센 백신 첫 배송량인 3만1000회분을 받아 접종을 시작하려 했지만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 벨기에 정부도 얀센 백신 접종 시작을 16일 이후로 연기했다. 지난달 11일 얀센 백신을 승인한 EMA는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주 새로운 권고를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백신의 코로나19 예방에 따른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다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EMA는 덧붙였다.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기범으로 꼽히는 버나드 메이도프(83·사진)가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약 40년간 130여 개국에서 약 3만7000명을 상대로 ‘다단계 금융(폰지)’ 사기를 저질러 650억 달러(약 73조 원)의 피해를 입혔다. 1938년 뉴욕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메이도프는 22세 때 ‘버나드 메이도프 투자증권’을 설립했다. 컴퓨터 주식 거래라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서비스를 들고나왔고 소수의 고객만 받는 신비주의 전략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겉으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매번 두 자릿수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유대인 재무부 국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렇게 유명해진 덕에 1990년대 초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는 실제로는 고객이 맡긴 돈을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은 채, 다른 고객이 맡긴 돈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피라미드 사기를 저지르고 있었다. 메이도프의 행각은 2008년 금융위기로 고객들이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그에게 투자한 수많은 금융회사뿐 아니라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작가 엘리 위젤 등 여러 유명인사도 큰 피해를 봤다. 메이도프는 체포된 후 사기 혐의 등으로 15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해왔다. 신장 질환을 이유로 지난해 가석방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한 달 남짓 초청해 백신을 맞고 가시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 미국 뉴욕 주재원 A 씨는 “팔순인 부모님이 아직도 백신을 맞지 못했는데 기약도 없다고 하더라. 여기(미국)는 고령자 대부분이 접종을 마친 상황인데”라며 부모님을 미국으로 초청해 백신을 맞게 할까 싶은 생각까지 한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상황에서 큰 차이를 보이자 A 씨처럼 백신 접종을 위해 한국에 있는 가족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이른바 ‘백신 여행’을 생각하는 이들까지 생기고 있다. 항공료 등 비용과 이동 및 격리에 따른 시간이 많이 들어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지만 ‘백신 디바이드’ 현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으로도 3억 명이 맞을 수 있는 6억 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접종 대상인 18세 이상 인구 2억6000만 명이 다 맞고도 남는 양이다. 뉴욕 주재원 가족인 B 씨도 “얼마 전 백신을 맞고 나서 친구들에게 ‘백신 맞으러 미국으로 오라’고 지나가는 말로 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교민 C 씨는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 장소로 지정한 곳 외에 교회나 요양원 같은 데서도 남는 물량을 종종 풀기 때문에 알음알음 소개를 잘 받으면 예약하지 않고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대부분의 주에서 국적이나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예약만 하면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다. 뉴욕시의 경우엔 미리 예약한 뒤 접종 당일에 신분증만 챙겨 가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신분증으로 여권을 갖고 가면 비자 종류 등은 따지지 않고 여권에 적힌 이름이 예약자와 같은지 정도만 확인한다. 대부분의 접종소에서는 주거지 증명서나 보험 서류 등은 요구하지 않는다. 미국이 이처럼 백신 접종 자격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은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바이러스 확산세를 차단하고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기범으로 알려진 버나드 메이도프(83)가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14일 메이도프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 교도소 병원에서 지병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약 40년 동안 전 세계 130여 개국에서 약 3만7000명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저지른 희대의 범죄자였다. 그에게 돈을 투자한 수많은 금융회사들 뿐 아니라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배우 케빈 베이컨,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 등 많은 유명인사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들의 피해액을 모두 합치면 650억 달러(약 73조 원)에 이른다. 2009년 다단계(폰지) 사기 혐의 등으로 150년 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해 온 그는 지난해 말기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가석방을 요청했지만 법원이 허락하지 않았다. 1938년 뉴욕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메이도프는 22세 때 ‘버나드 메이도프 투자 증권’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컴퓨터 주식 거래라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서비스를 들고 나왔고, 소수의 고객만 받는 신비주의 전략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을 만족시킨 것은 꾸준한 투자 성과였다. 메이도프는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매번 안정적으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장했고, 사람들은 이런 투자 실력을 갖춘 그에게 ‘유대인 재무부 국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런 유명세 덕에 그는 1990년대 초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는 고객이 맡긴 돈을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은 채, 다른 고객이 맡긴 돈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피라미드 사기를 저지르고 있었다. 고객들에게는 허위 투자보고서를 발송해 이 사실을 숨겼고, 정작 자신은 고객의 돈으로 전국에 호화 저택을 사고 요트를 즐기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했다. 이런 그의 행각은 2008년 금융위기로 고객들이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면서 결국 만천하에 드러났고, 메이도프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사기를 쳐왔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법원 재판에서 “다단계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것이 빨리 끝나고 스스로도 해방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불가능했고 이날이 오고야 말았다”고 진술했다. 그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족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자 장남인 마크는 아버지가 체포된 지 정확히 2년 뒤인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남 앤드루는 2014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혈전 증상에 대한 우려로 접종이 중단된 존슨앤드존슨(얀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미 보건당국 자문기관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이에 따라 얀센 백신의 접종은 앞으로 최소 며칠은 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관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14일(현지 시간) 긴급 회의를 열고 얀센 백신의 안전성과 접종 재개 여부를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ACIP 다수의 위원들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정보를 더 얻기 위해 접종을 더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네소타주 보건당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린 바사 위원은 “더 강력한 정보를 얻고 나면 우리가 이 백신의 안전성을 논의하는 데 있어 더 확신이 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위원들은 접종을 계속 중단하는 것이 백신의 공평한 배분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얀센 백신은 일반 냉장시설에서 보관이 가능하고 1번만 접종하면 되기 때문에 수송에 시간이 걸리는 산간 지역 주민들, 접종자 관리가 어려운 노숙자 등에 접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미국은 화이자나 모더나 등 다른 백신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다른 나라들은 접종 중단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이날 회의에서 논의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위원들은 전면 중단이나 재개 외에도 연령 등을 기준으로 백신 사용의 부분적 제한을 권고할지도 검토했다. 그러나 앞으로 얀센 백신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더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자문위는 일단 며칠 동안 상황을 더 지켜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얀센 백신의 총 접종자 700만 명 가운데 최근 2주 이내에 백신을 맞은 사람은 절반이 넘는 380만 명에 이른다. 얀센 백신의 부작용은 대체로 접종 후 2주 이내에 발현된다. CDC는 20~50세 여성들 가운데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최소 3배 이상 혈전 현상을 더 많이 겪은 것으로 추산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도 1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는 이 부작용이 극도로 드문 것으로 믿고 있지만, 우리가 모든 부작용 사례를 다 관찰한 것인지 역시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얀센 이외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접종 및 추가 개발이 순항 중이다. 모더나는 백신 접종자의 면역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부스터 샷(booster shot)’을 올 가을까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총 2회 접종을 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의 약효가 올 겨울쯤 떨어질 것에 대비해 세 번째 백신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14일 CNBC방송에 출연해 “겨울철에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추가 백신을 올 가을에 맞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셀 CEO는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 행성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쯤에는 많은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거나 감염되면서 변이 확산 속도는 줄고 독감처럼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통합 백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셀 CEO는 “모더나는 올해 독감 백신을 만들어서 이것을 코로나19 백신과 결합할 예정”이라며 “그러면 사람들은 CVS 같은 약국에서 매년 주사 한 번에 코로나19 변이와 독감 변종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보건당국도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처할 수 있는 세 번째 백신 주사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달 모더나로부터 세 번째 샷으로 쓰일 만한 후보 물질들을 제공받아 테스트에 착수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제약사 얀센(존슨앤드존슨의 제약 부문 계열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중단에도 미 정부는 백신 물량은 충분하다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인구수보다 훨씬 많은 백신을 일찌감치 확보한 데 따른 자신감인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미 보건당국의 얀센 백신 접종 중단 권고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존슨앤드존슨이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mRNA 방식의 백신 6억 회분이 있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mRNA 방식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이어 “충분한 백신이 있다.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미국인이 100%(맞을 수 있는 분량)”라고 했다. 2회 접종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6억 회분이라면 3억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에서 현재 접종 대상인 18세 이상 인구 2억6000만 명이 전부 맞고도 남는 양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40대 한국인 교민은 전날 퀸스 지역의 한 약국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 접종 예약을 하고 약국을 찾은 이 교민이 “백신을 맞기 위해 왔다”고 하자 한 직원은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면서 “보험 서류는 없어도 되니 안심하라”고 했다. 접종 후 의사의 지시에 따라 부작용 반응을 살피기 위해 15분가량 대기하는 동안 지역 주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러 쉴 새 없이 약국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13일 트윗을 통해 5월 말까지 미국에 공급하기로 한 백신 물량을 기존 2억 회분에서 10% 더 많은 2억2000만 회분으로 늘리고, 3억 회분을 인도하는 시점도 기존에 약속한 7월 말에서 2주가량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뉴욕주가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 비율을 높이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서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는 허드슨강 연안에 있는 인디언 포인트 원전의 마지막 원자로를 이달 말 폐쇄할 예정이다. 이는 뉴욕시에서 불과 40km 거리에 있는 이 원전이 주민들에게 위험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4년 전 쿠오모 주지사는 이 원전을 점진적으로 폐쇄하고 2030년까지 주 전체 소비전력의 50%를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친환경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19년엔 이 목표치를 70%로 높였다. 하지만 뉴욕시 전력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인디언 포인트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기존의 재생에너지 생산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NYT는 꼬집었다. 원전이 책임지던 전력 생산을 기존의 화력발전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주의 계획에 따라 지난해 여름 이 원전의 한 원자로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뉴욕주에서 가스 화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 비율은 2019년 36%에서 지난해 40%로 높아졌다. 원전 가동에 찬성하는 시민단체 ‘뉴클리어 뉴욕’은 여름철 전력 수요가 높아지게 되면 기존 가스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은 기존보다 3분의 1가량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칼럼니스트이자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로버트 브라이스는 NYT에 “원전을 닫는 것은 뉴욕의 에너지 역사에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뉴욕주 당국도 원전 폐쇄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갖춰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 뉴욕주가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 비율을 높이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을 높여서 환경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는 허드슨강 연안에 있는 인디언 포인트 원전의 마지막 원자로를 이달 말 폐쇄할 예정이다. 이는 뉴욕시에서 불과 40km 거리에 있는 이 원전이 주민들에게 위험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4년 전 쿠오모 주지사는 당시 이 원전을 점진적으로 폐쇄하고 대신 2030년까지 주 전체 소비전력의 50%를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친환경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19년에 이 목표치를 다시 70%로 높였다. 하지만 뉴욕시 전력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인디언 포인트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역설적으로 기존의 재생에너지 생산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NYT는 꼬집었다. 원전이 책임지던 전력 생산을 기존의 화력 발전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도리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주의 계획에 따라 지난해 여름 이 원전의 한 원자로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뉴욕주에서 가스 화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의 비율은 2019년 36%에서 지난해 40%로 오히려 높아졌다. 원전 가동에 찬성하는 시민단체 ‘뉴클리어 뉴욕’은 여름철 전력 수요가 높아지게 되면 기존 가스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은 기존보다 3분의 1 가량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물론 뉴욕에서도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원전을 대체할 수준에 이르기엔 역부족이다. 풍력발전소 역시 뉴욕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 정작 도심지의 전력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칼럼니스트이자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로버트 브라이스는 NYT에 “원전을 닫는 것은 뉴욕의 에너지 역사에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뉴욕주 당국도 원전 폐쇄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갖춰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뉴욕주 관계자는 “대형 풍력발전 지대가 완성되면 뉴욕 생산 전력의 절반 이상은 재생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격 중단됐지만 미국은 아직 백신 물량은 충분하다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애초부터 인구 수보다 훨씬 많은 백신을 미리 확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얀센 백신 중단 권고에 대한 질문을 받자 “미국 국민들에 대한 나의 메시지는 이렇다. 우리는 존슨앤드존슨이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mRNA 방식의 백신이 6억 회분 있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mRNA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지칭한 것이다. 그는 이어 “충분한 백신이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모든 미국인이 100%(맞을 수 있는 분량)”라고 덧붙였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2회 접종을 해야 하기 때문에 6억 회분은 모두 3억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에서 현재 접종 대상인 18세 이상 인구 2억6000만 명이 모두 맞고도 남는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도 이날 성명에서 “얀센 백신은 접종 계획에 심각한 충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얀센 백신의 비중은 미국에서 5%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공급량은 현재 1주일에 2500만 회분이고, 이 숫자는 앞으로 3800만 회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의 백신도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도록 높은 예방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는 이날 공개한 임상시험 예비 결과를 통해 자사의 백신이 2차 접종 6개월 후에도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중증 코로나19를 막는 데는 95%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앞서 이달 초 화이자도 백신 예방 효과가 접종 6개월 후 91.3%를 나타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는 이날 미국 내 백신 공급량을 늘리고 공급 시기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트윗을 통해 5월 말까지 미국에 공급하기로 한 백신 물량을 기존 2억 회분에서 10% 많은 2억2000만 회분으로 늘리고, 3억 회분을 인도하는 시점도 기존에 약속한 7월 말에서 2주 가량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항상 함께 한다”고 적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3일 현재 미국은 18세 이상 성인 중 47%가 1회 이상 접종을 마쳤고, 2회 접종을 완료한 비율도 29.1%나 됐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난해 백인 경찰의 목 눌림으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으로 반(反)인종차별 시위가 비롯된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이 흑인 청년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비무장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폭력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희생자를 애도하며 평화를 호소하고 나섰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0세 흑인 남성 돈트 라이트는 11일 오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북쪽에 있는 소도시 브루클린센터에서 운전 중 경찰의 지시에 따라 차에서 내렸지만 이후 체포에 저항하고 다시 차에 탑승했다가 총에 맞았다. 라이트는 총에 맞은 채 차로 도주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만기가 지난 자동차등록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 차를 세운 경찰은 신원 조사 결과 라이트 앞으로 허가 없이 총기를 소지한 혐의 등으로 발부된 체포영장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그를 체포하려 했다. 브루클린센터 경찰은 12일 브리핑에서 경찰의 총격이 우발적인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보디캠(몸에 착용한 카메라) 동영상에 따르면 총 3명의 경찰 중 한 명이 차에서 내린 그에게 수갑을 채웠고 다른 경찰은 그가 체포된 이유를 설명했다. 라이트가 갑자기 체포에 저항하며 차에 다시 오르자 세 번째 경찰이 그에게 ‘테이저(전기충격기)를 쏘겠다’를 외치다 총을 발사했다. 이후 경찰은 “이런, 내가 총을 쐈어”라고 동료들에게 말했다. 브루클린센터 경찰은 “(해당 경찰이) 테이저건을 쏘려고 했었는데 실수로 총을 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라이트의 가족들은 라이트가 자신에게 발부된 체포영장의 존재를 몰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트의 아버지는 아들이 세차하러 가는 길이었다고 전했다. 또다시 비무장 흑인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1일 밤 100여 명의 시위대는 경찰서 앞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경찰서에 돌을 던지고 주변 상점의 유리창을 깨는 등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다. 경찰은 최루탄 등으로 맞대응을 했으며 주방위군은 병력을 증강했다. 미니애폴리스와 브루클린센터 일원에는 12일 야간 통금령이 내려졌다. 미네소타주를 연고로 하는 야구, 농구 프로팀의 안방경기는 취소됐다. 시위대는 12일에도 거리로 나와 경찰과 밤늦게까지 대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고 사건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다시 한 번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폭동이나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시위대의 자제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 사건으로 작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전국적으로 벌어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가 재점화되며 사회 불안이 초래될 것을 우려해서다. 라이트가 경찰의 총에 맞은 장소는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불과 10여 km 떨어진 곳이다. 지난해 5월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다음 달이면 1주기를 맞는다. 미니애폴리스의 법원에서는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흑인사회의 분노가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