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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까지 구멍이 되면 제 인생도 구멍 난다. 그래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올 시즌 임찬규(31)는 LG 마운드에 구멍이 생길 때마다 호출을 받는 ‘땜질전문’이다. 시작부터 무사만루 위기였다. 2023 프로야구 개막 후 두 번째 경기였던 2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김윤식(23)이 2회말부터 흔들리자 염경엽 LG 감독은 ‘롱릴리프’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임찬규는 공 9개로 위기를 지워버렸다. 이후 선발 자원이던 이민호(22)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염 감독은 16일 두산전부터 임찬규에게 선발 한 자리를 맡겼다. 선발 첫 등판에서 3과 3분의 1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던 임찬규는 22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공 78개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까지 선발로 뛰었던 임찬규는 “팀에서 필요한 역할이 곧 내 역할이다. 선발이 필요하면 선발로 등판하고, 중간으로 나가면 선발 뒤에서 끌어주고, 필승조로 나가면 버티면 된다”면서 “‘다시 선발 한 자리를 찾겠다’ 이런 생각은 전혀 없다. 감독, 코치님께서 믿고 등판시켜 주시는 이 보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찬규의 시즌 목표도 ‘제2의 차우찬’이다. 차우찬(36·롯데) 역시 ‘삼성 왕조 시절’ 팀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르는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2017년 LG로 이적한 뒤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임찬규와 한솥밥을 먹었다. 임찬규는 “우찬 형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잘 버텨내고 건강하기만 하면 언제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응원해 주더라”면서 “‘우찬 형, 타지에서 고생하시는데 서울 오시면 순댓국 한 그릇 같이하고 싶어요. 롯데 경기 때 유강남(31) 말고 형 만나러 갈게요. 사랑합니다’라고 꼭 적어 달라”며 웃었다. 유강남은 임찬규와 LG 입단 동기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에는 임찬규(1라운드 지명)가 유강남(7라운드 지명)보다 더 주목받던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종료 후 유강남은 총액 80억 원에 롯데와 FA 계약을 맺은 반면 임찬규는 아예 FA 신청도 하지 않았다. FA 자격 요건은 갖췄지만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라는 지난해 성적에 만족할 수 없어 ‘재수’를 선택했다. 임찬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당당히 LG에 남고 싶었다. 지난해에는 10승도 규정이닝도 달성하고 싶어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운드에서 공 하나씩 던지는 것뿐이더라. 지난해는 다 잊었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미래는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원래 최고 시속 152km를 기록한 강속구 투수였다. 그러나 혹사에 시달린 끝에 스피드를 잃어버렸다. 올해 속구 평균 시속은 139km로 리그 평균(시속 143km)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임찬규는 이번 시즌 속구를 던져 장타를 얻어맞은 적이 아직 한 번도 없다. 임찬규가 현재까지 던진 공 290개 가운데 41%(119개)가 속구다. 임찬규의 ‘느린 속구’가 여전히 위력을 발하는 건 ‘터널링 효과’ 덕분이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 처음에는 모든 구종이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간다. 그러다 홈플레이트에 가까워지면서 궤적이 갈린다. 따라서 초기 궤적이 비슷하면 비슷할수록, 또 비슷하게 보이는 구간이 길면 길수록 좋은 공을 던진다고 할 수 있다. 야구계에서는 이 구간을 ‘피치 터널’이라고 부른다. 임찬규는 “모든 구종이 비슷하게 보이도록 터널링에 신경을 쓴다. 지난해까지는 속구를 기준으로 변화구를 던지는 타이밍을 생각했다. 올해는 변화구를 기반으로 속구를 언제 던질지 생각하며 던진다. 그랬더니 투구가 더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내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도 우승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100번은 했다”면서 “올해는 꼭 팀에 더 많이 공헌하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콘퍼런스에서 플레이오프(PO) 막차 티켓을 손에 넣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미네소타가 정규리그 1위 팀 덴버에 반격했다. 미네소타는 24일 덴버와의 서부콘퍼런스 PO 1라운드(7전 4승제) 4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114-108로 승리를 거두고 3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미네소타는 앤서니 에드워즈가 3점슛 5개를 포함해 팀에서 가장 많은 34점을 넣는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슈팅 가드인 에드워즈는 도움 5개를 배달하고 리바운드도 6개를 잡아냈다. 정규리그에서 콘퍼런스 8위를 한 미네소타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쳐 힘겹게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NBA에서는 양대 콘퍼런스 1∼6위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나머지 2장의 티켓을 놓고 콘퍼런스 7∼10위가 단판 승부의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벌인다.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도전하는 덴버의 간판스타 니콜라 요키치는 이날 39분 8초를 뛰며 플레이오프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이인 43점을 넣고 리바운드도 11개를 기록하는 더블더블의 활약을 보여줬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미네소타는 4쿼터 종료 4분 23초를 남겼을 때까지만 해도 10점 차(94-84)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덴버는 4쿼터 종료 12.7초를 남기고 요키치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96-96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요키치는 연장전에서도 종료 31.2초를 남기고 골밑슛을 성공시키면서 미네소타를 1점 차(108-109)까지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양 팀의 5차전은 26일 열린다.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새크라멘토와의 서부콘퍼런스 PO 1라운드 4차전에서 126-125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 자리가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24·강원도청)이 1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황대헌은 23일 충북 진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마지막 경기인 1000m 결선에서 2위를 했다. 이로써 1, 2차 선발전에서 합계 점수 89점으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황대헌은 1차 선발전을 마친 19일까지만 해도 중간 순위 8위로 국가대표 복귀가 쉽지 않아 보였다. 선발전에서는 남녀부 각 8위까지 태극마크를 단다. 이 가운데 1∼3위가 다음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개인전 우선 출전권을 얻는다.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에 오른 박지원(27·서울시청)이 개인전 출전권을 자동 확보했기 때문에 황대헌은 이번 선발전에서 종합순위 2위 안에 들어야 했다. 황대헌은 1차 선발전 1500m 결선에서 6위에 그쳤다. 1000m와 500m에서는 모두 넘어지면서 각각 최하위인 5위와 6위를 했다. 그러나 황대헌은 2차 선발전 첫날인 22일 1500m에서 1위, 500m에서 2위를 하며 중간 순위 1위로 올라섰고 23일 1000m도 2위로 마치면서 종합 1위를 확정했다. 황대헌은 1차 선발전 부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충분히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레이스를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대표팀을 떠나 있던 지난 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종합랭킹 1위 타이틀을 차지한 박지원과의 경쟁에 대해 황대헌은 “서로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황대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후유증에 따른 훈련 부족 등을 이유로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도중 기권했다. 박지원 황대헌에 이어 남자부 개인전 출전권 티켓 한 장은 이번 선발전을 2위로 마친 김건우(25·스포츠토토빙상단)에게 돌아갔다. 여자부 선발전에서는 김길리(19·성남시청) 심석희(26·서울시청) 박지원(25·전북도청)이 각각 1∼3위를 했다.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주니어 때보다 오히려 떨리지 않았다. 주니어 무대에서는 늘 1, 2등을 할 거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시니어에서는 아무도 우리에게 기대를 안 했다. 우리는 잃을 게 없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임해나(19)-예 콴(22·캐나다) 조는 국내 훈련장이 있는 경기 수원시 퍼포먼스피지오트레이닝 센터에서 18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2022∼2023시즌까지 주니어 무대에서 뛰었던 이들은 15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를 통해 시니어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임해나-콴 조는 원래 2023∼2024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서 활동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시즌별로 ISU 주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상위 6개 나라 선수만 참가하는 월드 팀 트로피 출전권을 따내면서 시니어 데뷔가 앞당겨졌다. 월드 팀 트로피는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 페어 등 4개 피겨 종목에서 승부를 겨루는 국가대항전이다. 아이스댄스는 프리댄스와 리듬댄스 점수를 합쳐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프리댄스는 말 그대로 형식이 자유롭지만 리듬댄스는 시즌마다 지정되는 테마 음악과 수행 과제를 소화해야 한다. 주니어와 시니어에 지정되는 과제도 다르다. 시니어 리듬댄스 프로그램을 3주 만에 완성해야 했던 이들은 경기에 입고 나설 의상을 따로 만들 시간도 없어 캐나다에서 함께 훈련했던 동료 선수들이 2018년에 입었던 옷을 빌려 대회에 나갔다. 두 선수는 “다른 (시니어) 팀은 한 시즌 내내 연기했던 프로그램을 가지고 오는데 우리는 한 달도 준비하지 못해 걱정됐다. 그래도 ‘애들 취급’을 받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며 “심판들이 우리 연기를 보고 ‘한 시즌 내내 해 온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고 코치님에게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월드 팀 트로피에 출전하려면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 페어 등 4개 피겨 종목 가운데 최소 3개 종목에서 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하고 실제 대회 때는 4개 종목에 모두 선수단을 파견해야 한다. 한국 대표팀은 그동안 페어 조를 찾는 데 애를 먹었지만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8·영국) 조가 등장하면서 ‘완전체’를 이룰 수 있었다. 한국은 월드 팀 트로피 첫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임해나는 “신기할 정도로 모든 게 하나씩 착착 맞아떨어졌다. 한국 싱글 선수들을 보고 우리가 한국 대표를 선택했고 또 우리를 보고 페어 팀도 생겼다.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월드 팀 트로피에서는 각국 대표 선수들이 응원전도 직접 벌인다. 콴은 “한국 선수들 응원 소리가 제일 컸다. 특히 (여자 싱글의) 이해인이 소리를 정말 크게 질러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임해나도 “대회 전에 ‘어떤 응원 도구를 챙겨 가야 하냐’고 (남자 싱글의) 차준환에게 물었더니 ‘걱정할 필요 없다. 이미 다 준비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캐리어 하나를 아예 응원 용품으로 꽉 채워왔더라”며 웃었다. 한국-캐나다 이중국적인 임해나와 달리 콴은 캐나다 국적이다. 이 때문에 다른 대회와 달리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려면 한국 국적을 얻어야 한다. 콴은 그동안 한국 대표로 출전한 국제대회 입상 성적을 바탕으로 특별귀화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콴의 특별귀화를 돕기로 했다. 콴은 “한국이 2025년 겨울 아시아경기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고토 (타격)코치가 어떻게 해서든 살릴 겁니다. 로하스가 살아주면 우리 팀 폭발력이 살아요. 아직 16경기 했고 (각 팀 상대) 한 바퀴도 안 돌았으니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1일 안방 KT전을 앞두고 시즌 초반 1할 타율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로하스의 부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로하스는 15경기 중 9경기 무안타로 안타를 못 친 날이 더 많은 타자였다. 사령탑의 염원에 응답하듯 로하스는 이날 4타수 2안타 1홈런 3득점 활약으로 팀의 10-6 대승을 이끌었다.○두산 하위타선 폭발의 도화선 된 로하스…1할 빈타 속에도 4호포 홈런 리그 공동 1위 이날 6번 타자로 나선 로하스는 첫 타석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2-1로 앞선 4회말 두 번째 타석에도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첫 선발 출장한 상대 중견수 정준영이 포구 후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해 살아 나갔다. 이후 로하스는 7,8번 타자 강승호, 양찬열의 연속 안타로 홈을 밟았다. 흔들린 KT 선발투수 배제성에게 볼넷을 얻어낸 두산은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허경민의 2타점 안타로 점수를 5-1까지 벌렸다. 로하스는 5회말 2아웃 이후 타석에서는 배제성이 던진 시속 143km짜리 하이패스트볼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까지 더했다. 19일 한화전 이후 이틀 만에 터진 홈런이자 시즌 4호. 로하스는 개막 이후 빈타에 시달리면서도 남다른 파워로 팀 동료 양석환, LG 박동원, 한화 채은성과 함께 리그 홈런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어 7회말에도 로하스가 1사 후 타석에서 안타로 출루하자 강승호, 양찬열이 연속해 2루타, 3루타를 날리며 점수차를 10-1까지 벌렸다. KT는 8회 두산 불펜 이승진을 흔들어 5점을 더했지만 기울어진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경기 후 이 감독은 “6~9번 타순에서 8안타가 나와 승기를 가져왔다. 양찬열이 만점 활약을 펼쳤고 로하스도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곽빈이 묵묵하게 제 역할을 다했다”고 말했다. ○LG 돌아온 마무리 고우석 첫 세이브 올리며 3연승…한화 채은성은 LG전 통산 첫 안타1위 LG는 대전에서 한화를 4-2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19일 복귀전을 치렀던 마무리 고우석은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1과 3분의 1이닝을 지우고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이날 경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육계약선수(FA)로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이 프로데뷔 10년 만에 치른 첫 ‘LG전’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뛴 LG 선발 플럿코에게 첫 두 타석 삼진으로 돌아선 채은성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로 통산 LG전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채은성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김진성에게도 삼진을 당하며 이날 4타수 1안타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채은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LG에서 팀을 옮긴 선수들 치고는 친정 팀 상대로 ‘선방’을 한 편이다. 먼저 친정팀과 3연전을 치른 키움 이형종은 타율 0.000(8타수 무안타) 3볼넷을, 롯데 유강남은 타율 0.091(11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쳤다. ○#김광현 #SSG #복귀전 #성공적 문학에서는 SSG가 어깨 염증으로 10일간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날 복귀한 김광현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키움을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김광현은 최고구속 146km의 빠른 공,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피안타 세 개만 허용했다. 스트라이크가 60개로 볼(36개)의 두배 가까웠다. 김광현의 이날 유일한 실점은 2-0으로 앞선 5회말 이정후에게 허용한 솔로포였다. 앞선 2경기 무안타로 침묵했던 키움 이정후는 이날 김광현의 시속 140km짜리 빠른공을 당겨쳐 오른 담장을 넘기는 시즌 3호 홈런포를 신고했지만 팀의 패배로 웃지 못했다. SSG는 서진용은 시즌 7번째 세이브를 올리고 세이브 단독 선두를 달렸다. ○KIA, 최형우 끝내기 홈런으로 꼴찌탈출광주에서는 KIA가 9회말 터진 최형우의 3점 홈런으로 삼성에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승10패로 최하위에 그쳤던 KIA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이날 패배한 한화(5승11패)에게 꼴찌 자리를 넘겼다.○롯데, 나균안 등판=롯데 승리 100%창원에서 롯데는 연장 10회 끝 NC에 3-2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까지 3경기 등판해 3승을 따냈던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은 이날 공 100개로 7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으나 타선의 득점지원이 없어 승리투수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8,9회 1점씩을 더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간 롯데는 10회초 볼넷으로 출루한 정훈이 전준우의 후속타에 3루를 밟았고 렉스의 타석 때 나온 상대 투수의 폭투에 홈까지 밟으며 이날 첫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구승민이 10회말 볼넷 두 개로 2사 1,3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마지막 타자인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나균안은 승수를 추가하진 못했지만 ‘등판=팀 승리’ 100% 공식을 이어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50㎞ 이상을 달려야 하는 울트라 마라톤 선수 가운데는 초인이 즐비하다. 그러나 너무 초인적인 기록을 남기면 결국 덜미가 잡히게 마련이다.영국 BBC 방송은 “영국육상연맹이 ‘GB 울트라마라톤’에서 여자부 3위에 올랐던 조아시아 자크주스키(47)에 대해 실격 처분을 내렸다”고 19일 보도했다. GB 울트라마라톤은 맨체스터에서 리버풀까지 50마일(약 80㎞)을 달리는 대회다.이 대회 주최 측은 선수들 이동 기록이 담긴 GPX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크주스키가 1마일(약 1.6km)을 평균 1분 40초 만에 이동한 구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사인 볼트(37)가 100m 세계 기록(9초58)을 세울 때 속도로 뛰어도 1마일을 이동하려면 2분 33초가 넘게 걸린다. 게다가 이런 구간이 2.5마일(약 4㎞)이나 이어졌다.신체 측정 데이터도 이상했다. 이 구간을 뛰는 동안 자크주스키의 분당 심박수는 안정기에 해당하는 90이었고 1분에 지면을 몇 번이나 밟았는지 알려주는 ‘케이던스’는 아예 제로(0)였다. 자크주스키는 올해 2월 대만에서 열린 ‘48시간 울트라마라톤’에서 여자부 최장거리인 411km를 달려 기존 세계 기록(403.32km)을 경신했던 선수다. 그렇다고 해도 슈퍼맨이 아닌 이상 땅을 한 번도 밟지 않고 4㎞를 이동할 수는 없다.조사 결과 자크주스키는 이 구간을 차로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크주스키 측 관계자는 “선수가 호주에서 귀국한 지 몇 시간 만에 대회에 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레이스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기권하고 싶었다고 한다”며 “자신의 행동을 사죄하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지루함을 이겨내야 돼요.”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은 17일 전지훈련지인 제주종합경기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우상혁은 “원래 나는 영화를 볼 때도 건너뛰면서 본다. 그런데 운동은 그렇게 건너뛰면 안 된다. 손톱이 자라는 것처럼 처음에는 티가 나지 않다가 어느 순간 확 티가 나더라”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이날 훈련 시작 1시간 만에야 높이뛰기용 스파이크화를 꺼내 신었다. 그렇다고 높이뛰기 훈련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도움닫기 훈련을 반복한 뒤 우상혁은 스파이크화를 다시 벗었다. 그리고 허벅지 양쪽에 저항을 주는 줄을 연결한 채 짧은 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반복했다. 이날 훈련은 무게 약 4㎏짜리 ‘웨이트볼’을 이용한 근육 강화 훈련으로 끝났다. 우상혁은 “(2019년) 처음 김도균 코치님(44)을 만났을 때만 해도 패기가 넘쳤다. ‘나 2m30 뛰었다. (어떻게 하는지) 다 알아’라는 생각에 기본 훈련은 미뤄두고 재미있는 (높이뛰기) 훈련만 했다”며 “김 코치님을 만난 뒤 체계적인 훈련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기본 훈련의 지루함을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높이뛰기 선수 가운데 2m30을 넘은 건 이진택(51)과 우상혁 단 두 명뿐이다. 우상혁은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2m35를 뛰어넘으면서 이진택이 1997년 세운 한국 기록을 24년 만에 경신했다. 이어 지난해 시즌 첫 대회였던 후스토페체(체코) 실내대회 때는 한국 기록을 2m36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올해 첫 대회로 열린 2월 아시아실내선수권대회에서는 2m24로 은메달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우상혁은 “예전 같았으면 ‘뭐가 문제였을까’ 파고들었겠지만 이젠 ‘훈련이 충분히 안 돼서 그렇구나’ 한다”며 “모든 걸 코치님에게 맡겼다. 난 올 시즌 대회 일정도 모른다. (경기를) 의식하기보다 훈련은 충분히 잘해 왔으니 훈련한 만큼만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12월부터 2월까지 훈련을 바짝 하고 시즌을 시작하는데 올겨울에는 부비동염으로 숨을 잘 못 쉬어서 고강도 훈련을 제대로 못 했다”며 “(2월에) 수술을 받고 상쾌하게 숨 쉬면서 훈련도 빠짐없이 잘하고 있다. 앞으로 기록이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면서 웃었다. 자는 시간을 빼고는 우상혁과 ‘공과 사’를 모두 함께하는 김 코치는 이날 훈련 중 우상혁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바로 캐치하고는 “경직되면 속도가 확 죽는다”며 피드백을 줬다. 우상혁은 “운동이나 일상에서나 코치님한테는 거짓말을 못 한다. 바로 다 아신다”고 했다. 김 코치가 훈련지를 제주도로 정한 데에는 ‘보는 눈’이 적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김 코치는 “상혁이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성적을 내다 보니 경기에 대한 강박이 심했다”며 “눈앞의 성적보다 선수가 행복하게 운동하는 게 먼저다. 건강한 과정에 집중하면 성적은 따라온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지난해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는 우승, 세계육상선수권(실외)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수상 기록을 남겼다. 이를 발판 삼아 육상 선수 최고 대우를 받으며 소속팀도 용인시청으로 옮겼다.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물론 2024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우상혁은 “이상일 용인시장님부터 앞장서 도와주고 계신다”고 감사함을 전한 뒤 “마침 대회 장소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파리다. 여행 오시는 분들, 교민분들 모두 다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다음 달 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서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8일 프로야구 경기는 강효종(21·LG) 문동주(20·한화) 장재영(21·키움) 등 올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영건’들이 나란히 선발 등판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날 전국 5개 구장 팬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은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올 시즌 2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7.71으로 부진하며 2패만 떠안았던 삼성의 베테랑 백정현(36)이었다.세간의 관심 속에 등판한 ‘영건 트리오’ 중 가장 먼저 낙오한 건 장재영이었다. 장재영은 이날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으로 삼성 타자들과 승부에 나섰지만 개막 후 제구 불안에 여전히 발목이 잡혔다. 시즌 첫 등판에서 4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장재영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이날도 2와 3분의 1이닝 동안 볼넷만 다섯 개를 내주고 6실점한 뒤 강판됐다.LG 강효종은 2-1로 앞선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승리투수 요건을 따내는 듯 했다. 하지만 강효종 역시 볼넷에 발목이 잡혔다. 강효종은 마지막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볼넷 두 개를 내준 뒤 교체됐다.직전 등판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시속 160km’를 공식 기록한 문동주는 이날도 최고 시속 159km의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8탈삼진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그러나 98구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점수가 0-0이라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한화도 이날 두산에 0-2로 패했다.○무관심 속 등판해 ‘프로야구 최초 퍼펙트’ 위협한 백정현‘예고편’ 주인공들이 모두 마운드를 떠나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백정현이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이날 전까지 백정현은 선발 보직마저 위협받던 처지였다. 시범경기부터 부진을 이어오던 백정현을 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금처럼 던지면 4선발이라고 할 수 없다”고 공개질책을 마다하지 않았다. 박 감독은 백정현의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선발 카드도 준비 중이었다.백정현은 이날 빠른 공 최고 속도는 시속 138㎞에 그쳤지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로 키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으며 7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최고 타자’ 이정후마저 세 번 모두 땅볼로 처리했다. 삼성 타선도 3회까지 6점의 넉넉한 득점을 지원하며 백정현의 대기록 도전을 응원했다. 하지만 이날 백정현의 퍼펙트 행진을 깬 건 키움의 방망이가 아닌 본인의 ‘글러브’에 가까웠다. 8회 1아웃을 잡은 뒤 상대 타자 러셀이 투수 정면 쪽 땅볼 타구를 날리자 백정현은 반사적으로 글러브를 내밀었다. 글러브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유격수가 1루에 재빨리 던졌지만 러셀의 발이 더 빨랐고 이 타구는 내야안타로 처리됐다. 퍼펙트 행진이 깨진 뒤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던 백정현은 병살타를 유도하며 8회를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투구수는 90개에 그쳐 완봉승 달성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퍼펙트가 깨진 여파는 9회에 나왔다. 백정현은 9회 키움의 7, 8번 타자 김동현과 임병욱에게 2루타, 3루타를 연달아 내주고 1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백정현에 꽁꽁 묶였던 키움 타선은 이후 5안타를 몰아치며 4점을 뽑아 추격을 이어 갔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삼성이 결국 6-4로 이겼다.8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백정현은 “퍼펙트 경기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항상 시뮬레이션을 해왔기 때문에 3회부터 의식하면서 피칭을 했다. 안타성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많이 가는 걸 보고 ‘오늘은 운이 따른다’는 생각으로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비록 8회 대기록이 깨지긴 했지만 백정현은 “아쉬움보다는 다음 타자와의 승부를 잘 해야한다고 생각해 이닝을 쉽게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고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소감을 전했다.잠실에서는 NC가 연장 10회 끝에 LG를 6-4로 꺾고 시즌 10승(5패)을 선점하며 1위에 올랐다. NC는 3연승을 달렸고 LG는 올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위를 지켰던 SSG는 KT에 2-4로 져 3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선발 박세웅이 4와 3분의 2이닝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지만 노진혁과 전준우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KIA에 7-5 승리를 거뒀다. 최하위로 떨어진 KIA는 5연패에 빠졌다.19일 프로야구 선발투수△잠실: NC 페디-LG 켈리 △사직: KIA 이의리-롯데 한현희 △수원: SSG 박종훈-KT 엄상백 △대전: 두산 김동주-한화 장민재 △고척: 삼성 이재희-키움 안우진임보미기자 bom@donga.com}

한국 피겨스케이팅이 ‘월드 팀트로피’ 대회에서 첫 메달을 땄다. 한국은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트로피 마지막 경기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차준환(22·고려대)이 1위를 차지하며 대회 총점 95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차준환이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서기 전까지 한국은 일본(94점)에 11점 뒤져 있었는데 차준환이 1위를 하면서 12점을 추가해 일본을 3위로 밀어냈다. 국가별로 남녀 싱글 각 2명과 아이스댄스, 페어 한 조씩 모두 8명이 팀을 이뤄 참가하는 이 대회에서 각 종목 1위는 12점을 얻고 다음 순위부터는 차례로 1점씩 낮은 점수를 받는다. 이번 대회 금메달은 120점을 기록한 미국에 돌아갔다. 2009년 시작돼 2년마다 열리고 있는 월드 팀트로피는 각국 선수들이 ISU 주관 대회에서 한 시즌 동안 거둔 성적을 바탕으로 상위 1∼6위 국가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다.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 페어 등 4개 종목 가운데 최소 세 종목 이상에서 랭킹 포인트를 얻어야 한다. 국가 순위 6위 이내에 들어 이 대회에 나설 때는 4개 종목 모두 팀을 꾸려 출전해야 한다. 2014년 은퇴한 ‘피겨 여왕’ 김연아(33)가 이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연아는 선수 시절 독보적인 경기력으로 은반을 평정했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한국의 랭킹 순위를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했다. 한국은 처음 출전한 월드 팀트로피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피겨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은 러시아와 미국, 캐나다, 일본에 이어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딴 5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 주장을 맡은 차준환은 대회 마지막 순서로 열린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영화 ‘007’ 배경음악 ‘노 타임 투 다이’에 맞춰 쿼드러플(살코, 토루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등 고난도 점프를 모두 성공시켰다.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로 개인 첫 100점을 돌파(101.33점)하고도 미국의 신성 일리야 말리닌(19)에게 밀려 2위를 했던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에 은메달을 안긴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두고 ISU는 “캡틴 차가 본드 미션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여자 싱글의 이해인(18·세화여고)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만점인 24점을 안겼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며 각각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차준환과 이해인은 이번 대회 한국팀 점수의 절반에 가까운 47점을 합작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위를 했던 여자 싱글 김예림(20·단국대)도 프리스케이팅에선 개인 최고점을 새로 쓰며 3위를 했다. 지난달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 한국이 시즌 랭킹 4위를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던 아이스댄스의 임해나(19)-예콴(21) 조는 시니어 무대인 이번 대회를 위해 3주 만에 리듬댄스 프로그램을 새로 준비했다. 올 시즌 주니어 대회의 테마음악은 탱고였는데 시니어 무대 테마음악은 라틴댄스였기 때문이다. 테마음악은 시즌마다 바뀌기 때문에 이번 대회 이후로는 다시 쓸 수 없지만 팀트로피를 위해 기꺼이 ‘1회용 프로그램’을 짜온 것이다. 페어의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8) 조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은 아이스댄스와 페어에서는 각각 6위를 했다. 국가대항전인 팀트로피 대회에서는 나라별로 부스를 따로 꾸미고 동료 선수의 경기를 직접 응원한다. 평균 연령 21.1세로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최연소 팀이자 유일하게 선수 전원이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인 한국은 대회 내내 톡톡 튀는 응원으로도 주목받았다. 연기를 마친 뒤 점수를 확인하는 키스앤드크라이존에서 한국의 은메달 확정 순간을 함께한 지현정 코치는 “개인종목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서로를 믿고 응원하며 팀으로 하나가 됐던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잘하면 4등을 예상하고 대회에 나왔는데 첫날 경기를 마치고 3등은 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첫 출전부터 은메달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선수들이 더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대회였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나균안(25·롯데)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있다. 롯데는 2023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균안을 제2선발로 낙점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도대체 왜?’라는 반응이 들렸다. 나균안은 풀 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나균안이 선발 등판한 20경기에서도 롯데는 7승 13패(승률 0.35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나균안은 그러나 시즌 첫 등판이던 2일 잠실 방문경기에서 두산 타선을 6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았고, 9일 사직 안방경기에서도 KT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3일 현재 다승 공동 1위(2승)에 평균자책점은 아예 제로(0.00)다. 배영수 롯데 투수 코치는 “제2선발이라는 이야기에 다들 의아해했지만 균안이가 정말 모든 면에서 괜찮았다”면서 “균안이는 비시즌 기간 가장 힘든 훈련을 할 때도 투정 한번 부리지 않았다. 포수를 하다 투수를 해서 그런지 성격 자체가 단단하다”고 말했다. 나균안은 마산용마고 재학 시절 ‘제2의 강민호(38·삼성)’로 평가받던 포수 유망주였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 포수로 입단한 뒤에도 2019년까지는 포수로 뛰었다. 문제는 롯데에서 14년간 뛴 강민호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떠나면서 갑자기 1군 경기에 투입됐다는 점이었다. 나균안은 공격에서는 통산 타율 0.123밖에 되지 않는 데다 수비에서도 공을 뒤로 빠뜨리기 일쑤인 포수였다. 그나마 2020년 스프링캠프 때는 왼쪽 팔목이 부러지는 바람에 조기 귀국해 수술을 받았다. 깁스 착용으로 타격 훈련도 수비 훈련도 할 수 없던 상태였다. 그때 성민규 롯데 단장이 투수 전향을 권했다. 나균안은 2019년 도루 저지율 1위(38.5%)를 차지할 정도로 어깨가 강했다. 나균안은 “야구 인생을 전부 포수로 보냈는데 그걸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투수 훈련 중에도 ‘포수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길이 없었다. 나균안은 투수 훈련을 시작하면서 태어나 계속 쓰던 ‘종덕(種德)’이라는 이름도 버리고 밭 일굴 균(畇)에 기러기 안(雁)을 쓰는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노력한 만큼 높이 난다’는 의미다. 나균안은 “몸을 쓰는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노력한 만큼만 결과를 받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고른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나균안은 개명과 함께 등장 음악도 러브홀릭의 ‘버터플라이’로 바꿨다. 나균안은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누에 속에 감춰진 너를 못 봐. 나는 알아 내겐 보여. 그토록 찬란한 너의 날개’라는 가사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물론 마음가짐만으로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나균안은 지난해 8월 팀 선배 박세웅(28)에게 전수받은 커브볼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1군 선발 자원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나균안은 지난해 9월 1일 잠실경기에서 두산을 상대로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11개)을 세웠는데 그중 6개를 커브볼로 잡아냈다. 지난해 4.5%였던 커브볼 구사율을 이번 시즌 15.3%까지 늘려 재미를 보고 있는 나균안은 “이제 고작 2승을 했다. 전력분석팀과 포수들이 많이 준비해주는 만큼 저도 잘 준비해서 어떤 팀을 만나도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5·성남시청·사진)이 2023∼202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않는다. 다음 시즌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관 대회에 참가하는 대신 3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개인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2014∼2015시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최민정이 국가대표 팀에서 빠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민정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최민정이 (18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준비 차원에서 (스케이트 부츠, 날 등) 장비도 다 바꾸고 여러 시도를 해보기 위한 시간으로 한 시즌을 잡았다. 올림픽에서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지금 여러 모험을 해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13일 전했다. 최민정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결정적 계기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였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1500m 2연패를 거둔 최민정은 이 대회 금메달을 쉬자너 스휠팅(26·네덜란드)에게 내줬다. 1000m에서도 잔드라 벨제부르(22·네덜란드)에게 뒤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 3000m 계주 결과도 은메달이었다. 최민정은 당시 “이번에 느낀 아쉬움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북미 선수들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레이스 흐름이 더 빨라진 게 체감된다”며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부터 장비 전반이나 스케이팅하는 방법까지 여러 가지를 많이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 있지만 바꿔 나가야 새로운 흐름에 적응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가 아니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최민정 측 관계자는 “성남시청 링크에서 개인 코치와 함께 훈련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에 훈련 환경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최민정이 개인 훈련만으로 이번 시즌을 보내는 건 아니다. 최민정은 국내 대회에는 정상적으로 출전해 실전 감각을 유지할 계획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피겨 스케이팅은 남녀 싱글, 페어 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등 4개 종목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페어 스케이팅은 한국 피겨에 남은 마지막 불모지였다고 할 수 있다. 피겨 팬들이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8·영국) 조의 등장을 반기는 이유다. 지난해 8월부터 팀을 꾸린 두 선수는 13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를 통해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11일 동아일보 화상 인터뷰에 응한 두 선수는 “설렌다. 한국 선수들과 팀으로 나가는 대회라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며 “첫 국제대회를 많은 관중이 오는 큰 대회로 치르게 됐다. 한국 선수들과 나란히 앉아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응원할 것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월드 팀 트로피는 ISU 주관 국제대회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6개 나라만 참가할 수 있는 국가 대항전이다. 한국은 2022∼2023시즌 4위를 차지해 이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다. 사실 조혜진-애드콕 조는 한 달 전만 해도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ISU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이스댄스 임해나(19)-예 콴(21) 조가 은메달을 따면서 한국의 팀 트로피 출전이 사실상 확정됐다. 그러면서 이 대회 준비로 방향을 틀었다. 애드콕은 “아직 우리의 시즌이 안 끝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프로그램 수정 논의를 멈추고 (팀 트로피) 대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혜진-애드콕 조는 올 1월 종합선수권대회를 통해 한국 대표 자격을 얻은 상태였다. 아이스댄스와 페어 모두 남녀 선수가 짝을 이뤄 연기를 펼치는 건 똑같다. 가장 큰 차이점은 점프다. 아이스댄스는 1회전 점프를 제외하면 점프가 금지된 종목이다. 또 남자 선수가 자신의 어깨 높이 이상으로 여자 선수를 들어 올려서도 안 된다. 이에 비해 페어는 고난도 점프 연기가 필요하고,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거나 공중으로 던지기도 한다. 8세 때부터 피겨를 시작했지만 페어로 전향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조혜진은 “처음에는 파트너 머리 위에 올라가는 게 무서웠는데 제가 키(152cm)가 작아서 그런지 높이 올라가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드콕은 만 10세부터 17세 미만이 참가하는 ‘노비스(novice)’ 시절부터 페어 선수로만 뛴 13년 차 베테랑이다. 2016년에는 영국 대표로 주니어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다. 조혜진은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지만 영어 이름이 따로 없고 한국어 의사소통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조혜진의 어머니 장윤정 씨는 “혜진이가 ‘TV 유치원 하나둘셋’을 보면서 한국말을 배웠다”면서 “요즘도 ‘무한도전’ ‘신서유기’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고 전했다. 영국 국적으로 캐나다에 살고 있는 애드콕 역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애드콕은 “아직도 ‘안녕히 가세요’와 ‘안녕히 계세요’가 너무 헷갈린다”며 웃으면서 “한국 싱글 선수들이 이미 (올림픽 등 국제 무대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만큼 페어 팀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팀 트로피 페어 쇼트프로그램은 14일, 프리스케이팅은 15일 열린다. 조혜진은 “저희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인데도 한국 팬 여러분이 정말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클린 연기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그냥 죽지는 않겠다.”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막판까지 가는 5차전 승부 끝에 현대모비스를 3승 2패로 꺾고 4강 PO에 오른 캐롯의 김승기 감독(사진)은 KGC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정규리그 1위 KGC가 버거운 상대인 건 분명하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4강에 오르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여기까지 온 만큼 그냥 물러설 수는 없다”고 했다. 오리온을 인수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새로 창단한 팀인 캐롯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캐롯은 정규리그에서 6강 PO 진출을 확정하고도 한국농구연맹(KBL) 가입비 미납 잔여액(10억 원)을 기한(3월 31일) 내에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면서 PO 진출 자체가 안갯속이었다. 캐롯은 가입비 문제를 막판에 해결했지만 주득점원 전성현이 돌발성 난청으로 6강 PO 1∼3차전에 결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정규리그 5위 캐롯은 상위 팀 현대모비스(4위)에 1승 2패로 밀렸지만 전성현이 코트에 나선 4, 5차전을 승리하며 시리즈를 챙겼다. 김 감독이 올 시즌 캐롯 사령탑 부임 직전까지 7시즌 동안 KGC 지휘봉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4강 PO는 ‘김승기 더비’로 불린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내내 목소리를 높여가며 이정현을 슈팅 가드에서 포인트 가드로 포지션 변경을 지도했다. 김 감독이 KGC 사령탑 시절 가르쳐 리그 정상급 포인트 가드로 성장한 변준형(KGC)과 이정현의 맞대결도 4강 PO의 관전 포인트다. 이정현은 6강 PO 5경기에서 평균 36분 46초를 뛰며 경기당 24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정현이와 준형이가 어떻게 상대하는지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준형이는 약점이 거의 없지만 딱 하나 있는 약점을 정현이에게 알려줬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체력적으로나 선수 구성상으로나 모두 밀리지만 100 대 0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가겠다”며 “1차전은 몰라도 2차전은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2위 LG는 3위 SK와 만난다. SK는 6강 PO에서 KCC에 3연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정규리그 순위에서는 LG가 앞서지만 기세는 SK가 앞선다. SK는 정규리그 마지막 9경기를 모두 이겼고 6강 PO 3연승까지 더해 12연승을 달렸다. 반면 LG는 수비와 리바운드를 책임졌던 빅맨 아셈 마레이가 종아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마레이 대체 선수로 레지 페리를 데려왔지만 단기간에 팀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키움이 5연패 수렁에 빠졌다. 키움은 1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강병식 타격코치를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개막 첫 8경기 동안 팀타율(0.228)과 홈런(1개) 9위, 장타율(0.286)과 출루율(0.295)이 모두 최하위에 그쳤던 팀 타선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였다.○ 11안타 폭발했지만…키움은 이날 1회 초부터 1번 타자 김혜성이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를 훔치고 이정후의 땅볼 때 홈을 밟는 ‘선두타자의 정석’으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에는 이 경기 전까지 7타수 무안타였던 8번 타자 김휘집이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5회초에도 김휘집-김혜성의 활약으로 추가점을 뽑았다. 김휘집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김혜성의 적시타로 3-0까지 점수를 벌렸다.그러나 이날 키움은 방망이가 아닌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이날 키움과 두산의 안타는 11개로 같았다. 두산은 5회말 나온 키움의 송구 실책을 물고 늘어져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키움은 3-1로 앞선 5회말 안타를 치고 출루한 이유찬의 2루 도루를 저지하려던 포수 이지영의 송구가 베이스를 크게 벗어나면서 주자를 3루까지 허용했고 이어 허경민, 김재환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며 3-3 동점을 허용했다.그러자 4년 만에 친정 팀으로 돌아온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나섰다. 7회말 허경민, 양석환, 김재환이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밥상을 차리자 이날 안타 없이 침묵하던 양의지는 우익수 오른쪽 깊숙이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흔들린 상대 투수 문성현의 폭투로 김재환까지 홈을 밟으며 두산은 점수차를 6-3까지 벌렸다.키움은 9회말 2아웃에도 김혜성이 내야 안타로 김동헌을 홈에 불러들이며 추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운이 키움을 붙잡았다. 이날 안타 없이 침묵하던 이형종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깊숙한 2루타를 날렸는데 타구가 너무 강했던 바람에 외야 담장 바닥에 끼어버렸다. 펜스를 맞고 굴러갔으면 김혜성이 충분히 홈을 노릴 수도 있었던 타구였지만 김혜성은 3루에서 멈춰야했다.○ 만점활약 양의지, “야구는 늘 0부터 시작”키움의 다음 타자는 이정후. 두산 마무리 홍건희의 초구는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난 볼. 양의지는 이후 노련한 ‘미트질’로 다소 바깥쪽으로 빠졌던 홍건희의 3구 직구를 스크라이크로 만들며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이어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이정후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양의지는 경기 후 “건희가 안 흔들리고 막아줬다”며 투수에게 공을 돌렸다. 홍건희는 시즌 3세이브를 올리며 이날 대구 삼성전에서 1점차(5-4) 승리를 지킨 선두 팀 SSG 마무리 서진용과 함께 세이브 선두로 올라섰다.양의지는 이날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 1득점 2타점으로 팀 득점의 절반을 도왔다. 시즌 첫 등판에서 1과 3분의 2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던 선발투수 최승용도 이날은 5와 3분의 2이닝 3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이날 승리로 6승 3패가 된 두산은 LG, NC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개막 전 자신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것에 대해 양의지는 “선수들과 우리는 하위권이니 편하게 하자고 말한다”며 “야구는 늘 0부터 시작하니 결과는 끝나봐야 안다”고 말했다.LG는 이날 사직 롯데전에서 개막 9번째 경기 만에 박동원이 팀의 1호 홈런을 신고했지만 롯데에 5-6으로 패하며 웃지 못했다. NC는 신민혁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불펜진이 이어받으며 KT에 1-0 승리를 지켰다. 선두 SSG와 직전 3연전에서 2차례 연장 패배를 포함해 3연패를 당했던 최하위 한화는 채은성과 김인환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양현종이 7이닝 3실점 호투한 KIA를 5-4로 꺾고 시즌 2승 째를 올렸다.12일 선발투수△잠실 키움 장재영-두산 김동주 △사직 LG 강효종-롯데 박세웅 △광주 한화 문동주-KIA 앤더슨 △대구 SSG 문승원-삼성 백정현 △창원 KT 고영표-NC 이용준임보미 기자 bom@donga.com}

LG가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프로야구 단독 2위로 올라섰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4번 타자 문보경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삼성을 3-2로 물리쳤다. LG는 이날 승리로 4연승을 이어가면서 시즌 전적 6승 2패(승률 0.750)를 기록했다. 현재 이보다 승률이 높은 팀은 ‘디펜딩 챔피언’ SSG(0.833·5승 1패)뿐이다. SSG도 이날 대전에서 한화에 3-0 완승을 거두고 4연승을 이어갔다. 승부를 가른 건 ‘글러브’였다. 2-2 동점이던 10회말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은 삼성 1루수 오재일 앞에서 바운드 되는 타구를 날렸다. 몸을 날려 이 공을 잡은 오재일은 1루 커버를 들어온 투수 이승현(등번호 20번)에게 공을 던지려 했지만 글러브에서 공이 빠지지 않았다. 그사이 2루에 있던 LG 문성주가 홈까지 파고들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문보경의 전력 질주도 오재일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이날 2회와 6회에 이미 내야 안타를 기록하고 있던 문보경은 공식 기록원이 끝내기 상황을 실책이 아니라 안타로 판단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내야 안타 3개를 추가했다. LG는 전날에도 1-1 동점이던 9회 2사 1루에서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 2루타를 치면서 역시 삼성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한 삼성은 4연패에 빠지면서 9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키움도 창원에서 안방 팀 NC에 1-6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역시 4연패에 빠졌다. 반면 3연승을 기록한 NC는 이날 광주에서 KIA를 3-2로 꺾은 두산과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3연패에 빠져 있던 롯데는 이날 사직 안방경기에서 선발 투수 나균안의 7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KT를 5-3으로 이겼다. 시즌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긴 나균안은 이날 LG 승리투수 이정용 등과 함께 다승 공동 1위가 됐다.▽ 9일 전적삼성 2-3 L GK T 3-5 롯데키움 1-6 N C두산 3-2 K I ASSG 3-0 한화▽ 8일 전적삼성 1-2 L GK T 7-3 롯데키움 5-11 N C두산 6-7 K I ASSG 7-5 한화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태어나서 야구공을 잡아본 게 오늘이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 ‘피겨 프린스’ 차준환(22·고려대)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LG 경기 시구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차준환의 긴장을 풀어준 건 시구 지도를 자청한 LG 투수 이민호(22)였다. 차준환과 이민호는 휘문고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인연이 있다. 사실 차준환이 이민호와 같은 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차준환은 처음 태극마크를 단 휘문중 2학년(2015년) 때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국내로 훈련 장소를 옮긴 2020년까지 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차준환은 학교에 거의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전설의 포켓몬’으로 불렸다. 차준환은 대신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세 차례 빙상 훈련과 지상 훈련, 물리치료로 이어지는 생활을 반복했다. 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차준환은 “너무 똑같은 시간표로 살았더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고 돌아봤다. 그러고는 “훈련을 열심히 한 덕에 연기를 하다가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거나 실수가 나왔을 때도 저 자신을 믿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차준환 같은 피겨스케이팅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면 잠시 한숨을 돌릴 여유를 갖게 된다. 올해 세계선수권은 지난달 25일 끝났지만 차준환은 요즘에도 일요일을 빼고 주 6일 동안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하는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 참가 준비 때문이다. 월드 팀 트로피는 남녀 싱글 각 2명, 페어와 아이스댄스 각 1조가 출전하는 국가 대항 단체전이다. 월드 팀 트로피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관 국제대회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6개 나라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2009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는 이 대회에 한국이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싱글 차준환 이시형(23·고려대), 여자 싱글 이해인(18·세화여고) 김예림(20·단국대)을 비롯해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8·캐나다) 조가 페어, 임해나(19)-예 콴(22·캐나다) 조가 아이스댄스 대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이 대회 한국 대표팀 주장을 맡은 차준환은 “선수들이 세계선수권에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팀 트로피에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피겨 수준이 높아졌다는 뜻”이라면서 “올림픽 단체전 예행연습도 될 수 있다. 단체전은 이제 첫걸음이니 선수들이 다들 부담 없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시상대에 섰다. ISU는 올해 차준환처럼 특정 국가 싱글 선수가 혼자 세계선수권에 참가해 2위 안에 들었을 때는 이듬해 해당 종목 출전권을 3장으로 늘려준다. 차준환 덕에 남자 싱글 선수 두 명이 추가로 내년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차준환은 “올해까지는 혼자였지만 내년에는 최대 인원이 간다. 그게 정말 기쁘고 뿌듯하다”면서 “올림픽, 세계선수권을 경험하면 한 뼘 더 성장한다는 걸 직접 느꼈다. 후배들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출전권 3장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 3명이 참가했을 때는 성적이 좋은 두 명의 순위 합계가 13위 이내여야 출전권 3장을 유지할 수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하성(28·샌디에이고), 이정후(25·키움)도 운동 능력에서는 이 선수를 못 따라간다. 순간 반응속도가 정말 빠르다.” 김혜성(24·키움)에 대한 최원제 ‘더 볼 파크’ 코치(34)의 평가다. 프로야구 삼성 출신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최 코치는 지난겨울 김하성과 함께 입국해 김하성의 키움 후배인 이정후, 김혜성의 훈련까지 함께 도왔다. 김혜성은 5일 팀이 2-1로 쫓기던 안방 LG전 9회초 2사 상황에서도 ‘순간 반응속도’를 자랑했다. LG 대타 김민성(35)이 중전 안타성 타구를 쳤지만 2루수 김혜성이 2루를 넘어 유격수 바로 옆까지 쫓아가 이 공을 잡았다. 이어 곧바로 몸을 돌려 정확하게 1루로 공을 뿌리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허리 부상으로 더그아웃을 지키던 이정후는 그 순간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크게 벌린 채 만세를 불렀다. 주루 플레이도 남다르다. 김혜성은 4, 5일 두 경기 합계 8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볼넷과 상대 실책 등으로 4차례 1루를 밟은 뒤 모두 2루를 훔쳤다. 김혜성은 2021년 도루를 46번 성공하는 동안 4번밖에 실패하지 않으면서 역대 도루왕 최고 성공률(92.0%)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양상봉 키움 트레이너장은 “구단 선수들 운동 능력 측정 때마다 서전트 점프, 30m 달리기 등 거의 모든 부문 1위는 김혜성의 차지”라면서 “타고난 것도 있지만 본인이 워낙 열심히 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야수 체지방률이 보통 10%인데 김혜성은 그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자기(80kg)보다 몸무게가 10kg 더 나가는 선수들과 웨이트 무게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자기 관리의 시작은 ‘입’이다. 김혜성은 콜라, 커피는 물론이고 이온 음료도 입에 대지 않는다. 당(糖)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김혜성을 처음 본 최 코치가 “도대체 뭘 먹고 사냐”고 물었을 정도다. 김혜성은 당만큼 공도 잘 피한다. 5일 기준으로 1군에서 2650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김혜성이 상대 투구에 맞아 1루로 걸어 나간 건 10번(265타석당 1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 부문 통산 1위(313개) 최정(36·SSG)이 27타석마다 몸에 맞는 공 1개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몸에 맞는 공이 하나도 없었던 김혜성은 “의도한 건 아닌데 몸이 알아서 피한다”고 말했다. 그 대신 좋은 공이 들어오면 잘 때린다. 김혜성은 5일까지 18타수 7안타로 시즌 타율 0.389를 기록 중이다. 통산 타율도 0.293으로 3할에 육박한다. 김하성처럼 언젠가는 MLB 무대에 서는 게 꿈인 김혜성은 비시즌 동안 타격 포인트를 앞당겨 타구 속도를 늘리는 데 주력했다. MLB에서 인정받으려면 장타력이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일단 경기 때는 생각을 많이 할 수 없으니 연습한 걸 믿고 타석에 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목표는 따로 없다. 목표를 세우면 시즌 막판에 꼭 욕심이 생기더라”면서 “그저 ‘지난해의 나’보다 잘하고픈 마음이다. 뭐든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게 더 튼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은 지난해 타율(0.318)은 물론이고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커리어 최고 기록(0.776)을 세우며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부산 갈매기’가 5년 만에 다시 부산 사직구장으로 날아온다. 프로야구 롯데는 “저작권 문제로 2018년부터 사용을 중단했던 응원가 부산 갈매기를 올해부터 다시 공식 응원가로 사용하게 됐다”고 6일 발표했다. 롯데는 7일 열리는 안방 개막전을 앞두고 이 노래 저작권 소유자인 신동훈 작곡가와 함께 공식 응원가 지정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가수 문성재가 1982년 발표한 부산 갈매기는 롯데는 물론 프로야구 전체를 상징하는 응원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18년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대중가요에 바탕을 둔 응원가를 일절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부산 갈매기도 야구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작사·작곡가 21명이 ‘응원가로 쓰기 위해 곡 일부만 사용하거나 템포를 빠르게 하는 등 원곡을 바꾸는 건 저작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각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였다. 부산 갈매기는 원곡을 거의 그대로 사용해 저작 인격권 침해 소지가 적었지만 저작권자와의 인식 차이가 커 응원가로 쓸 수 없었다. 신 작곡가는 부산 갈매기를 만든 김중순 작곡가의 제자로 김 작곡가가 2018년 세상을 떠난 뒤 저작권을 상속받았다. 그러나 ‘순이’는 ‘나’를 잊어도 부산 갈매기를 잊을 수 없던 롯데 팬들 열망이 결국 작곡가의 마음을 움직였다. 조지훈 롯데 응원단장도 신 작곡가 설득에 앞장섰다. 신 작곡가는 “열정적인 롯데 팬들 덕분에 부산 갈매기가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도 부산 갈매기가 더 크게 울려 퍼질 수 있도록 구단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 응원단은 안방 개막전 7회초 ‘열광 응원 타임’ 때 팬들과 함께 부산 갈매기를 ‘떼창’할 계획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강효종(21·LG)이 5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따내며 ‘미래의 토종 에이스’를 향한 첫걸음을 뗐다. 강효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5회까지 안타 3개만 내준 무실점 투구로 LG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시속 152㎞의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결정구로 활용했다. 총 87구 중 52구가 스트라이크였다. 지난해 10월 7일 NC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던 강효종은 데뷔 두 번째 등판인 이날도 승리투수가 되면서 ‘등판=승리’ 공식을 이어가게 됐다. 강효종의 호투로 플럿코 외에 선발승이 없었던 LG는 시즌 첫 토종 선발승을 올렸다. ○어제와는 달랐던 형들의 든든한 득점 지원전날 이민호(22)의 선발등판 때 1회말부터 포구 실책으로 2실점의 빌미를 내주며 5와 3분의 1이닝 무자책(2실점)으로 호투한 동생의 승리를 챙겨주지 못했던 주장 오지환(33)은 이날 1회말 깔끔한 땅볼 처리에 이어 2회초 적시타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오지환은 이어 서건창(34)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강효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는데 주장 오지환이 몸이 안 좋은 가운데도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보여줘 승리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했다.앞선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서건창은 4회에도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고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하영민을 상대로 우익수 뒤로 빠지는 3루타를 친 뒤 홍창기 타석에 나온 폭투에 홈을 밟아 추가점까지 올리며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서건창은 “오늘 경기 전 선수들과 ‘위닝시리즈’를 만들자고 했고 선발투수 막내 효종이에게도 승리를 안겨 주자고 얘기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시즌 초라 편하게 생각하며 경기에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옥에 티 볼넷강효종은 이날 자기 투구에 대해 “볼넷이 많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강효종은 볼넷 3개, 몸에 맞는 공 1개로 사사구가 총 4개였는데 그중 절반이 이정후 타석에서 나왔다. 웨이트 중 허리 통증을 느껴 앞선 두 경기에 결장했던 키움 이정후가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하면서 강효종은 고교시절부터 기대해온 이정후와의 승부를 치르게 됐다. 경기 전 “초구스트라이크를 잡아보겠다”던 다짐과 달리 강효종은 이정후에게 첫 두 타석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강효종은 5회말 이정후와의 이날 세 번째 대결에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고 내야 수비 시프트의 도움을 받아 이정후의 1, 2루간 타구를 땅볼로 처리했다. 강효종은 “볼넷 두 번 내보낸 게 아쉽다. 직구 제구가 잘 안됐다”면서 “다음에는 한번 잘 잡아보겠다”며 다음 대결을 기약했다. 염 감독에게 스프링캠프에서 일찌감치 5선발 낙점받은 강효종은 토종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란 코치진의 기대에 대해 “부담은 되지 않는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저도 잘 던지다보면 언젠가 (토종 에이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정후(25·키움·사진)와 승부해서 꼭 이겨보고 싶다. 어느 공이든 다 잘 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2020년 당시 충암고 3학년이었던 강효종(21)은 LG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뒤 이렇게 말했다. 이로부터 3년 만에 강효종은 드디어 이정후와 상대할 기회를 얻게 된다. 강효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안방 팀 키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4일 고척돔에서 만난 강효종은 ‘이정후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곧바로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라고 ‘돌직구’처럼 대답하다가 “던지∼려고 한다”며 ‘살짝’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결국 “자신 있게 던져보겠다”라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충암고 시절 강효종은 덕수고 장재영(21·키움)에 이어 서울 지역 ‘넘버2’ 투수로 평가받았다. 당시 서울 연고 프로야구 3개 구단은 키움, 두산, LG 순서로 1차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두산에서 강효종을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면 1990년대 투수로 활동했던 아버지 강규성 씨(54)에 이어 부자가 모두 두산 유니폼을 입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전급 야수 대부분이 30대인 두산이 강효종 대신 서울고 내야수 안재석(21)을 지명하기로 방향을 틀면서 강효종은 LG 선수가 됐다. 강효종은 LG 투수로는 아직 안방 마운드에 선 적이 없지만 충암중 시절이던 2017년 LG트윈스기 야구대회 우승팀 주장 자격으로 잠실구장에서 시구를 한 적이 있다. 강효종은 “LG에 올 운명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팀 주축 투수로 공을 많이 던졌던 강효종은 입단 후 1년 넘게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해 재활과 부진을 반복했다. 퓨처스리그(2군)에 머물며 천천히 몸을 만들던 강효종은 지난해 10월 7일 창원 NC전에서 첫 1군 선발 등판 기회를 얻어 곧바로 첫 승(5이닝 2실점)을 따냈다. 당시에는 팀이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상황에서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강효종이 마운드에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기대치가 다르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개막 전 강효종을 5선발로 낙점하며 “속구, 슬라이더, 커브 모두 구종 가치가 높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볼 때도 ‘무조건 써야 하는 투수’로 분류될 것”이라며 “봉중근의 뒤를 이을 LG의 토종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강효종은 스프링캠프 동안 구속, 구위, 제구, 경기 운영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2군 시절부터 강효종을 지도했던 김경태 LG 투수코치 역시 “효종이가 쌓인 커리어가 없어 5선발로 시작하지만 결국 김광현(35·SSG)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1선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효종이는 공의 수직 무브먼트가 장점인데 공 회전축이 눕혀져서 옆으로 날리는 공이 많았다”면서 “한때 팔이 10시 방향까지 내려왔었는데 지금은 11시 방향 정도까지 올라오면서 공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직 1군에서 딱 1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기념구가 ‘첫 삼진’, ‘첫 승리’ 이렇게 두 개뿐인 강효종은 “아프지 않게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등판하는 날에는 팬 여러분께서 ‘오늘은 이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즐겁게 경기장을 찾아오실 수 있게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