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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소비자물가와 이를 잡기 위해 거듭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얼어붙고 있다. 특히 경기 변화에 민감한 저소득층뿐 아니라 부유층의 씀씀이까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경기 침체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 시간) 주요 경제지표와 각종 소비 관련 데이터에서 소비 심리 급랭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된다고 전했다. 전날 발표된 6월 미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2월에는 101.0에 달했지만 불과 약 2년 반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오일쇼크 후폭풍이 상당했던 1980년 5월(51.7)보다 낮다. 이 수치는 100을 기준점으로 이보다 높으면 향후 소비 심리가 강하고, 낮으면 약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의 소비 급감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저소득층뿐 아니라 부유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하락 등으로 부유층의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보유 자산 가치가 급감하면서 이들 또한 소비를 줄였다는 의미다. 주가 하락으로 올해 초에만 미 주식시장에서 약 3조 달러가 증발했다. 연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2020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WP가 입수한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신용카드 사용 내용 분석에 따르면 지난 4∼6주간 미국의 모든 소득 계층에서 소비가 줄었다. 특히 상품보다는 서비스 수요가 더 큰 타격을 입어 이발, 청소 등 핵심 일상 서비스를 중단한 미국인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사람들이 비행기 예약, 머리 손질, 뒷마당에 수영장 만들기, 낡은 지붕 교체 등을 미루기 시작하면 미 소비 엔진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징후라고 진단했다. 북동부 오하이오주의 청소업체 사장은 “많은 고객들이 ‘아내가 해고됐다. 예약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청을 보내온다”며 과거에는 거의 없었던 일이라고 토로했다. 버지니아주의 헤어숍 관계자 역시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0% 하락했다. 팁도 10% 정도 줄었다”며 손님들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항공여행 예약 사이트 카야크에 따르면 미국 내 항공편 검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3% 줄었다. 식당 예약 사이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식당에서 외식한 규모는 2019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7월에도 연속으로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올랐다.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 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어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거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에게 보류하라고 권했다. 파월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때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FOMC 참석자 18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말 미 기준 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했다. 3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올랐다. 18명 중 연말 금리가 3.0% 미만일 것으로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1.50∼1.75%인 미 기준금리가 연말에 3%대를 넘으려면 연준이 향후 남은 4차례의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최소 두세 번 단행해야 한다. ○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연준은 이날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3월 올해 미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7%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2.2%에서 1.7%로 하향했다. 연간 4.3%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제시했다.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보다 8배로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 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물가 억제를 위해 기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7월에도 연속으로 0.7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 금리가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오른 데 이어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가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를 발생시키지 않고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경제 연착륙’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동산가격 하락, 고용 둔화 등 경기 침체를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택 구입을 고려한다면 재고하라”고까지 했다. CNBC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미 경제와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을 실기(失期)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자이언트 스텝으로 내몰린 연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 파월 “연착륙 힘들워진다, 주택 구매 재고하라”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잡기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준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물가 안정의 실패”라고 했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8%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미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 외의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공급망 위기,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거론한 뒤 경제 연착륙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휘발유, 식료품 가격 급등 등 공급 측면의 충격은 수요를 조절하는 연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통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가격 급등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처음에는 상품 가격만 끌어올렸지만 최근에는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을 계획하거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에게 보류하라고 권했다. 파월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질 때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를 감안할 때 연준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FOMC 참석자 18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이들은 연말 미 기준 금리 수준을 평균 3.375%로 전망했다. 3월 전망치보다 1.5%포인트 올랐다. 18명 중 연말 금리가 3.0% 미만일 것으로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1.50~1.75%인 미 기준 금리가 연말에 3%대를 넘으려면 연준이 향후 남은 4차례의 FOMC에서 0.5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빅 스텝’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최소 두세 번 단행해야 한다. ●美 성장률 전망 하향…정책 실기 비판 고조 연준은 이날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3월 올해 미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1.7%로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2.2%에서 1.7%로 하향했다. 연간 4.3%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제시했다.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3.5%에서 3.7%로 올렸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에서 8배 치솟았다. 미 언론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영국 정부가 자국으로 온 불법 이민자와 난민 신청자를 비행기에 태워 르완다로 보내려다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결정으로 이륙 직전 제동이 걸렸다. 영국 BBC에 따르면 14일 ECHR는 영국 정부에 난민 신청자를 르완다로 이송하는 계획을 즉시 중단하라는 긴급임시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영국 공군기지에서 난민 신청자 7명을 태우고 르완다로 가려던 비행기는 이륙 몇 분 전 비행이 취소됐다. ECHR는 결정문에서 르완다행 비행기에 탄 54세 이라크 남성 A 씨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실질적 위험에 놓여 있다”며 “르완다로 보내지는 난민 신청자들은 난민 지위 결정 과정에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르완다는 유럽인권조약 회원국이 아니어서 난민 신청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올 4월 르완다 정부와 개발 원조 1억2000만 파운드(약 1865억 원) 제공 조건으로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보내는 협약을 맺었다. 영국 정부는 목숨을 건 망명 시도와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인권단체들은 ‘난민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인권단체들은 영국 법원에 난민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낸다는 정책의 적법성을 판단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이들을 비행기에 태워 르완다로 보내려는 조치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영국 고등법원은 10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대법원도 14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르완다로 가는 비행기가 뜨기 직전 ECHR가 막판에 막아선 것이다. ECHR는 유럽평의회(COE)의 사법 기구다. 영국은 2020년 유럽연합(EU)에선 탈퇴했지만 COE 46개 회원국 중 하나여서 ECHR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긴급임시조치가 내려지면 추방 등 회원국의 법 집행을 일시 지연시킬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실망스럽다”며 다음 비행 준비에 착수해 이주민 이송 강행을 예고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여러 나라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제한했음에도 침공 후 100일간 러시아는 화석연료 수출로 약 930억 유로(약 125조 원)를 번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12일(현지 시간) 올 2월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러시아가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을 수출해 하루 평균 수입 9억3000만 유로(약 1조2500억 원)를 올렸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하루 전쟁 비용으로 추정되는 8억4000만 유로를 감당하고도 1억 유로(약 1000억 원)가 남는 액수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이 전체의 약 61%인 570억 유로(약 76조7200억 원)어치 화석연료를 수입했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126억 유로) 독일(121억 유로) 이탈리아(78억 유로) 순이었다. 한국은 인도(34억 유로)에 이어 9위였다. CREA에 따르면 미국과 서방 제재가 본격화한 5월 이후 많은 나라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전체 러시아산 화석연료 수입량은 침공 이전보다 약 15% 감소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평균 수출가격은 전년보다 60% 올랐다. 3, 4월 동안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대규모로 수입한 기업 23곳 가운데 한국 기업으로는 한국전력공사,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가스공사가 들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첫 공개청문회에서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대선 패배를 인정한 것을 두고 “(이방카는) 오랫동안 (선거 업무에서) 배제됐다”며 선거 결과 불복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 1월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해 온 하원 특별위원회(조사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의회 공격을 고의로 묵인하는 등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이방카는 대선 결과를 검토하고 연구하는 데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그는 (대선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윌리엄 바에게 존중을 표하려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방카가 전날 청문회에서 “나는 바 법무장관이 내린 결론을 받아들였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바 전 장관은 대선 직후인 2020년 12월 “선거 부정을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9일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이 부정 선거 의혹이 허위임을 의사당 난입 사태 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제이슨 밀러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 대변인은 “전문가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에서 졌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다”고 증언했다. 앨릭스 캐넌 선거캠프 변호인 역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부정 선거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사특위 관계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공격 이후 국방부 등 국가안보기관에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회 난입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참모들의 요청을 받고도 지지자들에게 즉각 의회에서 물러날 것을 지시하길 거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당시 부통령)를 교수형에 처하라’는 난입 군중의 구호에 대해 “펜스의 자업자득”이라며 묵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습격의 책임은 내가 아닌 조작되고 도둑맞은 선거 탓”이라며 부정 선거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71)가 한 커뮤니티 칼리지(2년제 공립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하며 “지금의 나를 정의하는 것은 (역경을 이겨낸) 나만의 이야기다. 성장 환경이나 학력 때문에 포기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티 칼리지(LACC) 졸업식에서 축사 연설을 했다. LACC는 전체 학생의 약 5분의 1이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살거나, 생계 유지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바이든 여사는 졸업생 중 한 명인 한국계 미국인 스티브 김(사진)의 사연을 자세히 언급했다. 시카고에서 자란 그는 고교 진학 후 방황하다 미 해병대에 입대해 5년간 복무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김 씨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지만 다시 일어섰다. LACC에 진학한 후 참전용사들 교육 및 사회 진출 등을 지원하는 ‘참전용사 자원 센터’의 도움으로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바이든 여사는 그를 향해 “드디어 만났네요, 스티브 김. 우리 모두가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바이든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5년간 다니던 직장을 잃은 뒤에도 교사의 꿈을 위해 입학해 46세에 졸업한 학생, 출산 진통을 참으며 기말고사를 마치고 학위를 딴 코트디부아르 출신 이민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최초로 백악관 밖에서 전임으로 일하고 있는 바이든 여사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2016년 LACC에 방문해 로스앤젤레스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한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정책을 공개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유럽연합(EU)이 2024년 가을까지 제조사와 상관없이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충전 포트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방안에 세계 최초로 합의했다. 이번 발표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 방식을 고수하던 애플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7일(현지 시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무선 기기 지침’ 개정안에 임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 카메라, 무선이어폰, 헤드폰 등 전자기기 등이 포함된다. 다만, 노트북은 규정 발효 40개월 후인 2026년까지 해당 요건을 맞추면 된다. 유럽의회는 이번 개정으로 불필요한 충전기 구매에 낭비되는 비용을 연간 최대 2억5000만 유로(약 3350억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간 폐기되거나 사용되지 않는 충전기 1만1000t 역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으로 애플은 2024년까지 충전 단자를 안드로이드 기기와 동일한 C타입으로 바꿔야 한다. 2018년 기준 EU에서 판매된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는 전체 21%였다. 애플은 아직까지 이번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해 9월 “혁신을 방해하는 조치”라며 충전 포트 단일화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9월 처음 상정된 이번 개정안은 올해 안으로 유럽의회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공식 승인을 거쳐야 한다. 규정 시행 전 출시된 제품은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한미 군 당국이 6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집중 발사했다. 전날(5일) 북한이 4곳에서 8발의 SRBM을 쏘며 도발하자 ‘강 대 강’으로 맞불을 놓은 것. 한미는 이르면 7일 전투기 등 공중 전력까지 동원해 연합훈련을 실시한 뒤 이를 공개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당국이 오전 4시 45분부터 10여 분간 강원 동해안 일원에서 지대지미사일 8발을 쏘아 올렸다고 전했다. 한국군과 미군은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 핵심 전력인 에이태킴스(ATACMS)를 각각 7발, 1발씩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SRBM 도발에도 우리 군이 이례적으로 강력한 맞대응에 나선 것.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미사일 공동 발사에 이어 F-15K, F-16 등 핵심 공군 자산을 투입한 공중연합훈련도 지난주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경우 양국은 미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해 우리 공군이 연합훈련을 하는 등 공동 대응 규모를 크게 늘려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과 관련해서 정부 핵심 관계자는 “당연히 미국의 핵우산 등 핵을 통한 대북 대응 방식도 포함돼 있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 시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尹 “6·25는 공산세력 침략… 北도발 단호 대처” 경고 수위 높여 한미, 北미사일 8발에 8발로 응수尹, 임기 첫 현충일 추념식 참석해… ‘공산세력’ 표현 추념사에 직접 넣어“北 핵-미사일 세계평화 위협… 근본적-실질적 안보능력 갖출 것”한미, 北도발에 공동대응 태세 강화… 北 핵실험 땐 美전략자산 신속전개미군-日자위대도 미사일 요격훈련윤석열 대통령은 6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강조했다. 전날 북한이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자 실질적·실효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것.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포함시킨 핵우산 등 ‘핵에는 핵’으로 맞설 수 있다는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도 다시 한번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북한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 수위도 높여 나간다. 한미 당국은 이르면 7일 F-15K, F-16 등 전투기들을 동원한 공중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 시 양국 군 고위급 장성 공동 명의로 강력한 규탄 성명도 처음으로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국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개를 위한 사전 협의도 빠르면 이달 중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尹 “北 핵·미사일, 세계 평화 위협”윤 대통령은 이날 임기 첫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 도발까지 준비하는 북한을 향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 윤 대통령은 또 “이곳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공산 세력’이란 표현은 윤 대통령이 직접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념사는 전임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하면 그 분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북한을 겨냥한 전반적인 메시지 수위는 확 올라갔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군사 대비 태세를 포함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할 수 있는 대응은 다 열어 놓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에는 지난달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유사시 미국이 제공할 확장억제 수단으로 ‘핵·재래식·미사일방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전투기 등 미국 핵심 전략자산의 신속하고 확실한 전개, 한미 연합훈련 강화 등 대북 대응 기조 방침도 (윤 대통령 메시지에) 포함됐다”고 했다.○ 한미, 전투기 동원 공중 연합훈련 나설 듯윤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에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새벽 전날(5일)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SRBM 8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유사시 대북선제타격(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인 에이태킴스는 탄두에 900여 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단 한 발로도 축구장 3,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른 새벽 여러 발의 대응 미사일을 발사하며 언제든 북한 핵·미사일 기지나 지휘부를 동시 타격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이번 사격은 북한이 다수 장소에서 미사일 도발을 하더라도 도발 원점과 지휘·지원 세력에 대해 즉각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일본 자위대는 전날 북한 SRBM 시험발사에 대한 맞대응 훈련에 나섰다. 양측은 미군과 자위대가 레이더로 미사일을 포착하고, 이지스함과 패트리엇(PAC3) 지대공 유도미사일로 요격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AEA 사무총장 “北 풍계리서 핵실험 징후 포착”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현지 시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IAEA 이사회 정기 회의에 참석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하나가 재개방된 징후를 관찰했다”며 “이는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 지역에서도 핵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 별관에 지붕을 설치해 농축시설 건설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또 경수로 인근 건물 한 개 동이 완공됐고 인접 구역에 건물 2개 동 건설이 시작됐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난 (날개만 있고) 발은 없는 새예요. 평생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지 모르죠.” 반(反)중국 민주화 운동으로 확산돼 전 세계가 주목했던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9일로 3주년을 맞는다. 시위 전후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많은 홍콩인들이 자유를 찾아, 탄압을 피해 고향을 떠나 세계로 흩어졌다. 한국과 대만,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홍콩인 4명을 심층 인터뷰했다.》홍콩 민주화 시위 3주년, 韓-대만-美로 떠난 홍콩인 4인 인터뷰 “정부 입맛대로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은 되고 싶지 않았어요.” 홍콩의 한 사범대를 졸업한 진소명(가명·24)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품어온 교사의 꿈을 포기했다. 2019년을 휩쓴 홍콩의 반(反)중국 민주화 운동 이후 중국 정부는 2020년 6월 ‘반정부 언행 시 체포’를 명문화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 후 홍콩의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홍콩의 독립에 대한 퀴즈를 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런 모습을 보며 그는 꿈을 접었다. 현재 서울의 한 통번역대학원에 재학 중인 진 씨는 지난달 31일 본보 기자와 만나 “내가 기억하는 자유로운 홍콩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 한국 온 20대 홍콩인 “교사 탄압에 꿈 접어” 2019년 6월 9일, 진 씨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었다. 그날 홍콩에선 범죄인을 중국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인구의 7분의 1인 약 103만 명이 참여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대 시위였다. 이후 홍콩으로 돌아와 교사 준비를 하며 학원 강사를 했던 진 씨는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나오다 총소리를 들었다. 경찰은 파출소 앞으로 몰려든 시위대를 진압하던 중이었다. 그는 공포에 질린 학생들을 황급히 버스에 태워 대피시켰다. 진 씨는 지난해 사범대를 졸업한 뒤 교사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다시 유학을 왔다. 진 씨는 “코로나19로 고립된 상태에서 타향살이를 하다 보니 가끔 누군가 ‘이곳은 너희 집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진 씨의 ‘절친’ 5명 중 3명도 올해 안에 홍콩을 떠나 캐나다, 영국, 호주로 이주할 계획이다. 그는 “나중에 홍콩에 돌아가더라도 나를 반겨줄 친구가 없다는 게 슬프다”고 했다. ● 대만 간 40대 “홍콩인들, 날개만 있고 발 없는 새”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3년간 중국의 홍콩 통제가 가속화되면서 진 씨처럼 고향을 떠나는 ‘홍콩 디아스포라(조국 밖에 흩어져 사는 민족 집단)’가 늘고 있다. 2019년 6월 이후 지난해까지 홍콩을 떠난 시민은 총 18만3700명에 달한다. 홍콩에서 작은 무역회사를 운영했던 만모 씨(40)는 2019년 시위 당시 6세 딸을 키우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시위 두 달째인 그해 8월 도저히 딸을 키울 수 없겠다는 생각에 대만으로 떠났다.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는 만 씨가 난생처음 참여했던 집회였다. 그는 “중국에 밉보이는 홍콩 시민은 누구든 중국으로 보내는 이 법만큼은 나의 딸, 우리 아이들을 위해 맞서 싸워야 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정치적인 주장을 올리지 않았지만 언제 잡혀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집회 참여 직후 계정을 삭제했다. 그해 7월 홍콩 위안랑(元朗) 역에서는 시위의 상징인 검은색 옷을 입고 귀가하던 시민들이 흰색 상의 차림 남성들에게 각목 등으로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날 이후 만 씨는 딸을 유치원에 등원시킬 때마다 최루탄 등 공격에 대비해 장우산을 챙겼다. 장우산은 홍콩 시민들에게 유일하게 합법적인 보호 수단이었다. 만 씨는 대만에서도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최근 반(反)중국 정서가 커지면서 홍콩 이민자들에게 발급하던 영주권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선 ‘홍콩인들은 중국이 보낸 첩자’라며 배척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만 씨는 다른 나라로의 이주도 고려하고 있지만 전문직에 종사하던 친구들이 미국, 호주 등으로 이주한 후 배달이나 세탁소 등을 전전하는 모습을 보며 고민하고 있다. 만 씨는 “고향을 잃은 홍콩인은 ‘발 없는 새’처럼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계속 날아야만 한다. 나 역시 평생 그렇게 떠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간 30대 “홍콩 자유 회복 불가능할 수도” 2019년 6월 시위 참여 후 약 1년 뒤 홍콩을 떠나 미국에 체류 중인 테디(가명) 씨는 지난해 12월 홍콩중문대에 설치돼 있던 ‘민주주의의 여신’ 조각상이 철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테디 씨는 2010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21주년을 맞아 학교 측의 반대에도 교정에 조각상을 설치했던 학생회 간부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조각상 철거 소식에 ‘더 이상 홍콩의 자유를 되찾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홍콩인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홍콩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잃어버린 것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을 잘 알고 있다. 홍콩인들이 다시 힘을 합친다면 홍콩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못 돌아가는 30대 “멀리서나마 미래 만들 것”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이어졌던 ‘우산 혁명’ 당시 시위를 주도했다가 옥살이를 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앨릭스 초우 씨(32)는 해외로 흩어진 홍콩인들을 모아 민주화 투쟁을 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 있다. 그는 유학 중이던 2019년 대규모 시위 때 귀국해 한 달가량 시위에 참여했다. 미국으로 온 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체포를 우려해 홍콩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현재 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홍콩이 중국에 장악된 이후 전문직들이 대거 나라를 떠났다. 홍콩을 되찾고 나면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할 텐데 그때 많이 기여하고 싶다. 멀리서나마 홍콩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내 삶의 새로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사법 처리를 이유로 홍콩인을 중국으로 보낼 수 있는 법 추진에 반대해 2019년 6월 9일 약 103만 명이 참가해 홍콩에서 일어난 시위. 반(反)중국 성격의 민주화 운동으로 확산돼 2020년까지 이어졌다. 중국은 2020년부터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민주화 인사를 탄압하고 홍콩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19년과 2014년 홍콩 민주화운동을 이끈 홍콩의 민주화 인사 네이선 로(羅冠聰·29)와 서니 청(張崑陽·26) 씨는 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보기 삼아 홍콩 민주주의 탄압의 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입법 전후 각각 영국과 미국으로 망명했다. 로 씨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독재자가 전쟁을 통해 자유로운 독립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빼앗을 수 있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 씨는 “미국이 러시아에 가한 수준의 제재를 중국에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군사독재를 경험했던 한국이 중국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 씨는 “(아픈 과거가 있는) 한국이 억울하게 투옥 중인 홍콩의 정치범들을 기억하고 중국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에 안보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군 현대화 및 국방예산 증가에 1000억 유로(약 134조 원)를 순차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후 주변국의 반발을 우려해 군축 기조를 고수하던 독일이 러시아에 맞서 본격적인 군사 대국의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독일 연방하원이 3일 1000억 유로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돈의 구체적인 지출 계획 및 집행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독일군이 올해 3월 구매 계획을 밝힌 미국의 최신식 전투기 ‘F-35’, ‘치누크(CH-47F) 헬기’ 등을 구입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31년까지 지급할 예정이던 전신 방탄복, 야간 투시경 등 최신 군사물자의 보급 계획 또한 2025년으로 6년 앞당겨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470억 유로(약 63조 원)였던 독일의 국방예산 또한 올해 51% 늘어난 710억 유로(약 95조29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독일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국방비를 많이 지출하는 3번째 국가가 된다는 의미라고 FT는 분석했다. 지난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은 1.53%였다. 이번 기금 확보로 독일은 201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약속한 대로 2024년까지 매년 GDP 대비 2.00%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독일은 이번 기금 조성을 위해 헌법도 개정했다. ‘흑자 재정’을 중시하는 독일 헌법은 정부부채의 규모를 GDP의 최대 0.35%로 제한해 왔다. 이에 의회는 지난달 말 초당적 합의를 통해 이 기금은 예외로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밀 타격이 가능한 첨단 로켓을 지원하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로써 사거리 77km인 미사일 체계를 구축한 우크라이나군은 공군력에서 우위인 러시아에 맞설 무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요구에도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준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은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이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이란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가 언급한 첨단 로켓은 ‘트럭 탑재형 다연장로켓 발사 시스템(HIMARS)’이다. 사거리는 77km이며 폭탄 500파운드(약 227kg)의 위력을 지닌 로켓으로 목표 정밀 타격도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대공미사일, 야포, 정밀 로켓, 레이더, 무인기, 헬리콥터, 탄약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지원이 러시아군 포격에 시달리던 우크라이나군에 게임 체인저가 되거나 최소 양국 군사력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평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일 “미국이 고의적으로 꾸준히 (갈등의) 불을 지피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이 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축출이나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은 장려하거나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푸틴은 권좌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한 과거 발언보다 상당히 누그러진 태도다. 이어 “궁극적으로 이 전쟁은 외교적 방식으로 끝날 것”이라면서 미국 혹은 동맹국이 공격받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거나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등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미 CNN 등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주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의 70%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국제법에 따라 우리에게 속한 모든 영토를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8일까지 유럽과 미주, 중동 등 비(非)아프리카 지역 23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417명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9일(현지 시간) 이 바이러스의 보건위험 단계를 총 5단계(0∼4단계)의 중간인 2단계 ‘보통 위험(moderate risk)’으로 격상했다. 원숭이두창 주요 정보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원숭이두창 치명률이 3∼6%에 이른다고 한다. 그럼 국내 치명률 0.13%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최대 46배 더 위험하다는 건가.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에서는 이 병의 치명률이 3∼6%에 이른다고 보고됐지만 한국처럼 의료 체계가 잘 갖춰진 곳에선 치명률이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치료받지 못해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이 질환의 국내 확진이 시작되더라도 치명률이 1% 미만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아프리카 외부에서 원숭이두창으로 숨진 사람은 없다.” ―아프리카 풍토병이 왜 전 세계로 퍼졌나. “지금까지 확인된 첫 번째 비(非)아프리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뒤 6일 확진된 영국인이다. WHO는 최근 확진자 급증에 대해 ‘일정 기간 바이러스 전파가 감지되지 않고 퍼지다가 최근 증폭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비교하면 전파력이 어떤가. “원숭이두창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낮다. 이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숨만 쉬어도 전파될 수 있는 코로나19에 비해 전파력이 낮다. 원숭이두창은 대개 감염자의 콧물, 침, 체액 등에 직접 접촉했을 때 전파가 이뤄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해도 옮을 수 있다.” ―걸렸을 때 증상은…. “발열, 두통 등 감기 증세로 시작해 2∼4주 동안 전신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다. 잠복기가 최대 21일이다.” ―걸리면 어떤 치료를 받나. “전용 치료제가 있지만 치료제를 쓰지 않아도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수포가 생긴 자리에 흉터가 남게 돼 발병을 막는 게 중요하다. 확진자 접촉 후 4일 이내에 백신을 접종받으면 약 85% 발병 예방 효과가 있다.” ―한국에 백신이 있나. “원숭이두창 전용 백신은 없다. 다만 흔히 ‘천연두’로 불리는 사람 두창 바이러스용 백신을 3500만 회분 비축하고 있다. 이 백신을 맞아도 85%의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생긴다.” ―코로나19처럼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아야 할까. “그럴 필요 없다. 전파력이 낮아 환자 밀접 접촉자들만 맞으면 된다. 다만 국내에 있는 두창 백신은 살아 있는 백신의 독성을 약화시켜 체내에 주입하는 ‘생백신’이라 부작용 발생 우려가 크다.” ―고령층은 면역력을 갖췄을 것이란 이야기가 있던데…. “국내에선 1978년까지 사람 두창 백신을 전 국민에게 의무 접종했다. 2∼6개월 영아기, 5세, 12세 등 3차례 접종이 원칙이었다. 따라서 1966년 이전 출생자(만 56세 이상)들은 3차 접종까지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1979년 이후 출생자(만 43세 이하)는 한 번도 두창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다. 해외도 20∼40대 감염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 글을 통해 알리고 싶은 것 하나가 있다면 바로 백인 출생률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12일 밤, 18세 백인 페이턴 겐드런은 ‘구글 닥스’에 180페이지 분량의 수상한 문서가 올립니다. 그는 이어갑니다. “내 개인적 인생과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내 공동체, 내 사람, 내 문화, 내 인종을 지키고 이들을 섬기려는 백인일 뿐이다.” 그리고 이틀 뒤 미국 뉴욕주 버펄로시 동부 킹슬리 ‘톱스프렌들리’ 슈퍼마켓. 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거주하는, 반경 4마일(약 6.4km) 내 유일한 마트인 이곳에서 총격 소리가 연속으로 울려 퍼집니다. 이날 겐드런은 마트로 들어가 50발 이상 총을 쏴 10명을 살해합니다. 3명이 다쳤습니다. 사상자 가운데 부상자 2명을 뺀 나머지 사람은 모두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습니다. 이날 1급살인 혐의로 기소된 겐드런은 법정에서 이렇게 내뱉습니다. “혐의를 이해합니다(I understand my charges)”. 혐의를 인정한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그는 현재 보석 없이 구금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겐드런의 위 글과 소름 돋을 만큼 비슷한 ‘문서’가 있습니다. 2019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51명을 살해한 총격범의 선언문입니다. 호주 국적 브렌튼 테런트는 범행 직전 선언문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두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출생률이다(It‘s the birthrates.) 출생률이다(It’s the birthrates.) 출생률이다(It‘s the birthrates.)’ ‘이 글에서 당신이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출생률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문서 모두 백인의 낮은 출생률을 지적하며 시작합니다. 줄어드는 백인을 대체하기 위해 비(非)백인, 비(非)유럽인이 밀려왔고 유례없는 ‘침공(invasion)’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대체되고 있다.” 두 문서 모두 반복합니다. ‘인종적으로 문화적으로 백인이 대체되고 있다, 따라서 출생률이 복구될 때까지 침입자를 이 땅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말입니다. 두 문서의 핵심은 한마디로 ‘(백인) 생존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살인범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백인 청소(White Genocide)’ 두 살인범이 무서울 정도로 같은 극단적 논리를 외쳐댄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의 주장이 대체이론(Replacement Theory)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이 이론은 터무니없는 음모론에 불과하며 어떠한 차별적 폭력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대체이론은 프랑스 극우 민족주의 철학자 르노 카뮈가 2012년 쓴 책 ‘대전환(Le Grand Remplacement)’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그는 이 책에서 모든 유럽 국가가 인구학적, 문화적으로 비백인 인종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우려합니다. “백인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음모론의 돌림노래 격입니다. 대체이론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비(非)백인종이 의도적으로 백인 중심 국가로 이주해 자녀를 계속 낳으며 인구를 늘리고 있다. 둘째, 백인은 자신의 인종을 ‘약화하려는’ 의도적인 움직임 아래 점점 자녀 생산을 포기하고 있다. 성소수자 및 성적 다양성 지지와 백인 여성의 직업 활동 장려가 포함된 이 움직임으로 전통적인 백인 가족관은 무너지고 있다. 즉 인구통계학적으로 비백인 인구가 백인을 압도하는 ‘백인 청소(White genocide)’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체이론 신봉자들은 이런 ‘음해’ 뒤에 정부와 대기업이 있다고 믿습니다.(겐드런 역시 ‘세계 엘리트’가 세상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줄어드는 백인을 대신해 세금을 내고 물건을 사줄 인구를 채우려고 의도적으로 이민자 유입을 허용했다는 겁니다. 유대인이 모든 걸 조종하고 있다는 반(反)유대주의 주장도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때로는 ‘출산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며 백인 여성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갑니다. 대체이론은 인종주의와 여성 혐오의 결합체입니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혐오 현재 미국에서 대체이론을 가장 큰 목소리로 외치는 사람으로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을 꼽을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열성 ‘트럼프주의자’인 칼슨은 방송에서 “백인이 대체(replaced)되고 있다”는 말을 400번 이상 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제3세계 순종적인(obedient) 유권자를 유입시켜 미국인 투표권을 훼손하고 있다’고도 했다고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미국 대중에게 ‘(우리가) 대체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심어준 장본인입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미국과 멕시코 국경 문제를 두고 공공연하게 ‘이민 침공(immigration invasion)’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표현은 2019년 텍사스주 엘파소 월마트 총기 난사로 20명을 살해하고 26명을 다치게 한 범인 입에서 반복됩니다. “이것은 히스패닉계의 텍사스 침공(invasion)에 대한 대응이다.” 대체이론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부상한 것은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입니다. 백인 우월주의자를 비롯한 6000여 명이 샬러츠빌에 모여 “우리를 대체할 수 없다(You will not replace us)”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결국 사상자 20명을 내는 유혈 사태로 끝났습니다. 대체이론은 마치 돌림노래처럼 총기 난사 살해 피의자의 입을 통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학살(11명 사망), 2019년 엘파소 월마트 학살(20명 사망), 파웨이 유대교 회당 총격(1명 사망), 이번 버팔로 톱스프렌들리마켓 학살(10명 사망)까지 말이죠. 이번 기사를 마무리하던 25일, 계속 울리는 속보 알림을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 화면을 켰다 절망에 목이 메었습니다. 텍사스주 유벨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14명, 그 다음은 18명, 마지막은 19명이었습니다. 교사 2분도 아이들을 지키다 사망했습니다. 오전에 한 아버지가 딸을 찾지 못해 결국 장례식장까지 왔다는 사연을 접했습니다. 퇴근하기 전, 그 아이가 결국 사망자 중 포함됐다는 보도를 확인했습니다. 14일, 그리고 24일에 벌어진 비극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싶습니다. 이들은 지역사회에 헌신한 전직 경찰이었고, 세 살배기 아들 생일케이크를 사러 마트를 찾은 아버지였습니다. 이제 막 10살 생일이 지난 딸이었고, 목소리가 씩씩한 꼬마 농구팀의 마스코트였습니다. 부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대만, 인도태평양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한반도로 확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미국이 26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가운데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각각 상대방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이 문제와 미중 갈등을 연계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장 대사는 “미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전쟁의 불길을 퍼뜨리려고 한다면 중국은 결단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군사 대응을 시사했다. 장 대사는 이날 “미 고위 당국자가 동북아를 방문해 한 발언 및 행동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미국이 관련국과의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일부 국가의 특정 정치인은 미국과의 핵 공유를 지지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을 찾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미 고위 당국자’로 지칭하며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북한 도발을 부추겼다고 주장한 셈이다. 특히 그는 “다른 속셈이 있다면 전쟁의 불길(戰火)이 동북아를 불태우고 조선반도의 안정을 불태울 것”이라며 “중국 또한 단호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군사 대응 가능성을 제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북한 도발의 이유이므로 한반도 비핵화와 미중 갈등을 연계해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중인 24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 이에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의 무책임한 태도가 북한의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며 맞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치하에서 중국이 더 억압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중국 견제를 위한 새 중국 전략을 발표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안보리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가 대다수 안보리 이사국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채택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가 무산되자 미국은 독자 제재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27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북한 무역회사 ‘에어고려트레이딩코퍼레이션’과 북한 국적자 1명, 러시아 은행 2곳을 제재했다.中 “美, 한반도를 체스의 ‘말’로 써”… 美 “긴장 고조된건 中 책임”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두고 ‘한반도 전쟁 불길’ 등을 거론하며 위협한 것은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각각 상대방 최고지도자인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 역시 ‘신(新)냉전’을 방불케 하는 양국 갈등이 더 격화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中 “단호한 결단 가능” vs 美 “한미일 차원 대응”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6일(현지 시간) 미국이 제출한 대북제재 결의안의 표결을 실시했다. 하루 전 탄도미사일 3발을 쏜 북한에 석유 수출 등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정족수(9표)를 넘긴 13개국의 찬성표를 받았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표결 직후 장 대사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필연적으로 한반도 상황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반도 상황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체스 말’로 쓰려고 한다”며 “만약 누군가 다른 생각을 갖고 동북아시아부터 한반도까지 전쟁의 불길을 퍼뜨리려 하면 중국 또한 단호한 결단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어떤 사람’은 한반도의 이웃 중국에 부정적인 의도를 갖고 이런 상황을 바라볼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미국이 동맹과의 연합훈련을 강화해 중국과 북한을 압박한다며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협의체 ‘오커스’,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을 좌시하지 않을 뜻도 밝혔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방문에서 북한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고 중국을 두둔했다. 그러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일부가 책임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이날 안보리에서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양상이 뚜렷했다. 이날 회의에 초청된 조현 유엔 주재 한국대사,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유엔 주재 일본대사 등도 북한과 중국 등을 비판했다. 조 대사는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념하며 부족한 자원을 하늘로 날려버렸다”고 했고, 이시카네 대사 역시 “안보리는 무엇을 하는 곳이냐”며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한미, 미일 군사훈련을 언급하며 “미국은 한미일 3자 차원의 조치를 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 피지 IPEF 가입 vs 왕이 남태평양 순방 시작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 남태평양 피지가 중국 견제용 경제공동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14번째 회원국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쿼드 회원국인 호주 역시 페니 웡 외교장관을 피지에 보냈다. 이날부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피지, 솔로몬제도 등 남태평양 8개국을 순방하며 경제 지원을 무기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하는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 뚜렷하다. 최근 미국과 안보협정을 맺은 미크로네시아의 데이비드 파누엘로 대통령은 이웃 국가 지도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뜻 매력적인 듯 보이는 중국의 지원 제안이 남태평양 경제와 사회를 중국에 종속시키고 미국과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며 ‘신냉전’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1일로 예정된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를 앞두고 홍콩 당국이 시 주석의 방문에 대비해 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약 2년 반 동안 중국 본토에 머물고 있는 시 주석이 홍콩에 대한 사실상의 직할 통치를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두고 ‘한반도 전쟁 불길’ 등을 거론하며 위협한 것은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각각 상대방 최고지도자인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 역시 ‘신(新)냉전’을 방불케 하는 양국 갈등이 더 격화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中 “단호한 결단 가능” vs 美 “한미일 차원 대응”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6일(현지 시간) 미국이 제출한 대북제재 결의안의 표결을 실시했다. 하루 전 탄도미사일 3발을 쏜 북한에 석유 수출 등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정족수(9표)를 넘긴 13개국의 찬성표를 받았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표결 직후 장 대사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필연적으로 한반도 상황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반도 상황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체스 말’로 쓰려고 한다”며 “만약 누군가 다른 생각을 갖고 동북아시아부터 한반도까지 전쟁의 불길을 퍼뜨리려 하면 중국 또한 단호한 결단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어떤 사람’은 한반도의 이웃 중국에 부정적인 의도를 갖고 이런 상황을 바라볼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미국이 동맹과의 연합훈련을 강화해 중국과 북한을 압박한다며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협의체 ‘오커스’,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을 좌시하지 않을 뜻도 밝혔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방문에서 북한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고 중국을 두둔했다. 그러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일부가 책임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이날 안보리에서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양상이 뚜렷했다. 이날 회의에 초청된 조현 유엔 주재 한국대사,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유엔 주재 일본대사 등도 북한과 중국 등을 비판했다. 조 대사는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념하며 부족한 자원을 하늘로 날려버렸다”고 했고, 이시카네 대사 역시 “안보리는 무엇을 하는 곳이냐”며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한미, 미일 군사훈련을 언급하며 “미국은 한미일 3자 차원의 조치를 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 피지 IPEF 가입 vs 왕이 남태평양 순방 시작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 남태평양 피지가 중국 견제용 경제공동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14번째 회원국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쿼드 회원국인 호주 역시 페니 웡 외교장관을 피지에 보냈다. 이날부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피지, 솔로몬제도 등 남태평양 8개국을 순방하며 경제 지원을 무기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하는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 뚜렷하다. 최근 미국과 안보협정을 맺은 미크로네시아의 데이비드 파누엘로 대통령은 이웃 국가 지도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뜻 매력적인 듯 보이는 중국의 지원 제안이 남태평양 경제와 사회를 중국에 종속시키고 미국과의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며 ‘신냉전’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1일로 예정된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를 앞두고 홍콩 당국이 시 주석의 방문에 대비해 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이후 약 2년 반 동안 중국 본토에 머물고 있는 시 주석이 홍콩에 대한 사실상의 직할 통치를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두고 ‘한반도 전쟁 불길’ 등을 거론하며 위협한 것은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각각 상대방 최고지도자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도 이례적이다. 대만, 남태평양 등에서 ‘신(新)냉전’을 방불케 하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국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며 그 먹구름이 한반도 또한 뒤덮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中 “美, 한반도를 인태전략 ‘체스 말’로 써” 유엔 안보리는 26일(현지 시간) 미국이 제출한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갔다. 북한이 25일 ICBM 등 3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선데 따라 석유 금수(禁輸)조치 등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정족수(9표)를 넘긴 13개국의 찬성표를 받았으나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표결 직후 장 대사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필연적으로 한반도 상황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반도 상황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체스 말’로 쓰려고 한다”며 “만약 누군가가 다른 생각을 갖고 동북아시아부터 한반도까지 전쟁의 불길을 퍼뜨리려 한다면 중국 또한 단호한 결단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어떤 사람’은 한반도의 이웃인 중국에 부정적인 의도를 갖고 이런 상황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미국이 관련국과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쿼드’,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협의체 ‘오커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합의한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또한 “역내에 새로운 군사 블록을 만들어낸 것은 북한에 대한 이들의 의도에 심각한 의문을 일으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 방문에서 북한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중국을 두둔했다. 그러자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보호하고 있다”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일부가 책임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했다.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구도 뚜렷이날 유엔 안보리에서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기존 대결 양상 또한 뚜렷하게 나타났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안보리 의장국 대사인 자신의 초청으로 회의에 참석한 조현 유엔 주재 한국대사,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유엔 주재 일본 대사에게도 발언권을 줬다. 조 대사는 “북한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탄도미사일 개발에 전념하며 부족한 자원을 하늘로 날려 보내고 있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기미히로 대사 역시 “안보리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 중국이 북한 도발의 책임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돌리고, 미국 또한 이를 한국 일본 등 동맹과 함께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당분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이뤄진 한미, 미일 군사훈련을 언급하며 “미국은 한미일 3자 차원의 조치를 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에드거드 케이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 수석국장 또한 “(북한에 대한) 도구들의 조합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조건 없는 대화’보다 ‘지속적인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무차별 총격 사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도대체 언제쯤 총기 로비에 맞설 것이냐”고 격분하며 강력한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24일(현지 시간) 한일 순방을 마친 뒤 귀국길에 사건 소식을 접한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복귀하자마자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분노와 절망을 감추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끊이지 않는 총기 사건에 대해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가 난다(sick and tired of)”며 “더 이상 (총기 규제가) 학살을 막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고 격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숨진 학생들은) 아름답고 무고한 2, 3, 4학년 학생들이었다. 자식을 잃는 것은 영혼 일부가 뜯겨지는 기분”이라고 피해자 유족들을 위로했다. 또 “18세 아이가 가게에 들어가 총기를 살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다. 사람 죽이는 것 말고 총기가 필요할 일이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신이 부통령이던 2012년 벌어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과 열흘 전 뉴욕주 버펄로시 총격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총기 난사 사건은 세계 어디에서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왜 이런 대학살(carnage)과 함께하려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기 산업의 의회 로비에 맞서 행동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총기) 로비에 맞서 싸울 용기를 지닌 우리의 기개(backbone)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으며 “이제는 이 고통을 행동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 텍사스주의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최소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범인은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18세 남성으로 범행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24일(현지 시간)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살바도르 라모스는 텍사스주의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앞까지 차를 몰고 가 교내로 진입한 뒤 한 4학년 교실에 있던 학생들을 향해 소총과 권총을 쐈다. 총격으로 학생 19명과 4학년 담당 여교사 등 성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 전원이 한 교실에서 나왔다. 다른 학생 여러 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만5000여 명이 사는 유밸디는 멕시코 접경지대에 있다. 주민 대부분이 히스패닉 계열이다. 라모스는 경찰이 출동하자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다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단독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범인은 범행 전 소총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주변에 “이제 막 하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사실상 참극을 예고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번 참사는 2012년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총 26명이 사망한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피해가 난 초등학교 총격 사건이다. 이달 14일 뉴욕주 버펄로 흑인 주거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18세 백인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사망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이 같은 참극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미국은 총기규제법상 18세 이상이면 총을 구매할 수 있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는 총기 소지 권리가 광범위하게 보장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7일 전미총기협회(NRA) 후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한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영혼의 한 조각을 영원히 빼앗기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런 대학살과 함께 살려고 하는가. 이 문제에 맞설 용기를 주는 우리 사회의 중추는 어디 있는가”라며 의회에 총기규제 법안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초등생 19명 포함 최소 21명 숨져, 교실 곳곳 피로 흥건… 현장 참혹일부 학생 깨진 창으로 간신히 탈출… 범인, 어눌한 말투 때문에 놀림 받아총기 살 수 있는 18세 되자 참극벌여, 방탄복 입고 경찰과 대치… 사살돼 24일 오전 11시 반경(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에 있는 롭 초등학교 앞 도랑에 회색 포드 트럭 한 대가 멈춰 섰다. 인근 장례식장에서 일하던 직원 두 명이 트럭 운전석에 있던 살바도르 라모스(18)에게 “차를 빼도록 도와주겠다”며 다가갔다. 그러자 라모스는 갑자기 권총을 꺼내 이들에게 난사했다. 그는 이 초등학교에 오기 전 자신의 할머니(66·중태)를 총으로 쏜 뒤 집을 나선 참이었다.○ “10세 조카, 교실 곳곳 튄 피 보고 충격”라모스는 학교 옆문을 통해 진입해 교실 복도를 돌아다녔다. 이날 학생들은 3일 뒤 시작되는 방학을 앞두고 ‘자유롭고 멋진 날(footloose and fancy day)’을 맞아 예쁜 옷을 차려입고 등교한 상태였다. 라모스는 학생들을 향해 소총과 권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졌고 교실 바닥은 순식간에 피로 흥건해졌다. 일부 학생들은 깨진 유리창 틈으로 기어 나와 탈출했다. 목격자들은 뉴욕타임스(NYT) 등에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 학교 학생인 10세 조카를 둔 에리카 에스카미야 씨(26)에 따르면 조카가 쉬는 시간 후 교실로 돌아오던 중 한 남자가 소리치고 욕하는 것을 들었으며, 곧 총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그러자 교사가 아이들을 교실 안으로 황급히 밀어 넣고 전등을 모두 끈 뒤 창문을 종이로 가려 화를 면했다. 그는 “조카가 대피하면서 교실 안 모든 곳에 피가 튀어 있는 것을 보고 심장마비가 온 것 같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에 사는 로먼 버두스코 씨는 “갑자기 학교에서 공사장 못 박는 기계 소리 같은 게 들려왔고, 곧 경찰이 학교로 몰려갔다”고 했다. 데릭 소텔로 씨(26)는 “총소리를 들은 학부모들이 학교 밖으로 몰려들자 범인이 학교에 바리케이드를 쳤다”고 전했다. 방탄복까지 챙겨 입은 라모스는 바리케이드 뒤에 숨어 경찰과 대치하다 범행 시작 약 45분 만에 사살됐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생사를 확인하느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딸의 사망을 확인한 한 부모는 페이스북에 ‘비가 내리는 걸 보니 네가 하늘에 도착했나 보다. 아가야, 영원히 사랑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흘 전 총기 사진 올리며 범행 예고 라모스는 미국 총기규제법상 총기 구매가 가능한 하한 연령인 18세가 되자마자 참극을 벌였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그는 중학교 시절 어눌한 말투 때문에 놀림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는 거의 안 가고 햄버거 체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해당 햄버거 가게 매니저는 CNN방송에 “라모스는 조용했고 다른 종업원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냥 일하고 월급만 받아 갔다”고 말했다. 라모스의 지인들은 라모스가 최근 재미 삼아 칼로 얼굴을 긁고, 행인들에게 비비탄 총을 쏘거나 차량에 달걀을 던지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뉴욕포스트에 밝혔다. 그는 마약을 하는 친모와 갈등을 빚다 몇 달 전부터 할머니 집에서 지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총격 사흘 전 소총 두 자루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범행을 예고했다. 사건 당일 오전 5시 43분경에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이제 막 하려고 한다(I am about to)”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여성이 “뭘 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한 시간 안에 말해주겠다. 그 대신 반드시 답장해야 한다”고 답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