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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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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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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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아내 처음 공개하고 함께 입국… 타티스 주니어는 광장시장 호떡 인증샷

    “레츠 고 쇼헤이, 레츠 고 다저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나타난 순간 기다리던 팬들은 일제히 오타니와 다저스를 응원하는 구호를 연호했다.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쓴 오타니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가볍게 고개를 숙여 팬들에게 인사했다. 오타니가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 아내 다나카 마미코 씨는 한 걸음쯤 뒤에서 오타니를 따랐다. 일본에서 농구 선수로 뛰었던 다나카 씨 역시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다저스 선수단은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의 2024 MLB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을 위해 이날 방한했다. 서울시리즈는 한국에서 사상 처음 열리는 MLB 정규시즌 경기다. 오타니와 다나카 씨는 약간 떨어져 걸었지만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은 아내의 손을 잡고 나란히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TV에서 보던 MLB 스타급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팬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다저스 선수단은 미리 준비되어 있던 버스에 나눠 타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숙소로 이동했다. 다저스 선수들은 이날 휴식한 뒤 16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한다. 훈련 뒤엔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오타니, 베츠, 프리먼 등이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17일과 18일 각각 키움, 한국 야구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20일 서울 개막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 선수단은 15일 오전 1시 반경 입국했다. 샌디에이고의 중심 선수로 성장한 유격수 김하성은 “이제 실감이 나면서 기분이 좋다. 팬들께서 많이 기대하실 텐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투수 고우석도 “피곤하지만 컨디션은 좋다”고 말했다. 둘을 비롯해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은 밤늦은 시간에도 자신들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등 팬서비스에도 열심이었다. 일찌감치 여장을 푼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이날 서울 곳곳을 방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타티스 주니어는 서울 광장시장을 찾아 호떡과 만둣국 등을 먹는 모습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샌디에이고 선수단 숙소 인근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마차도와 산더르 보하르츠 등을 만났다는 팬들의 목격담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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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기 넣고… 한국 팬에 손하트 날린 오타니

    지난달 중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각 팀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을 때 최고 관심사는 단연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시즌 개막전 출전 여부였다. 오타니는 지난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0년간 총액 7억 달러(약 9201억 원)에 계약하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스프링캠프 시작일에 “지명타자로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MLB 시즌 개막전에 나서는 오타니가 한국 팬들에게 미리 인사를 전했다. 오타니는 13일 웃는 얼굴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태극기를 함께 넣었다. 올해 MLB 정규시즌은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을 시작으로 30개 팀이 162경기씩 치르는 대장정에 들어간다. 오타니는 18세이던 2012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일본 국가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15일 한국에 도착한다. 오타니는 MLB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부상 이슈를 완전히 잠재웠다. 오타니는 1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나서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활약을 했다. 1회와 3회 각각 단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오타니는 6회초 2점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는 시범경기 타율 0.570(19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705에 이른다. 오타니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OPS 1.066으로 양대 리그 전체 1위를 했다. 다저스의 오른손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도 서울시리즈 개막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로 등판한 글래스노는 5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 8개를 잡는 동안 안타는 1개도 내주지 않았다. 글래스노는 세 차례 시범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는 동안 1점만 내주는 짠물 피칭으로 평균자책점은 0.90을 기록했다. 이날 글래스노는 샌프란시스코의 톱타자 이정후를 두 차례 상대했는데 1회 내야 땅볼, 4회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정후는 6회 마지막 타석에서 바뀐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에게 삼진을 당해 3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10승을 거둔 뒤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글래스노는 이적 직후 5년간 1억3650만 달러(약 1794억 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글래스노는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일본)와 함께 올 시즌 다저스의 원투펀치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하성과 고우석이 소속된 샌디에이고는 일본인 오른손 투수 다루빗슈 유를 서울시리즈 개막전 선발로 예고했다. 다루빗슈는 12일 4이닝 1실점 호투로 시애틀전 승리투수가 되는 등 시범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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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번째 생일 맞은 김재희, KLPGA 91개 대회 만에 첫 우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년 차 김재희(23)가 데뷔 후 첫 우승으로 생일을 자축했다. 김재희는 10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김재희는 방신실(16언더파 272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투어에서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9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억9600만 원)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김재희는 2020년 KLPGA 2부인 드림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올랐다. 많은 기대 속에 이듬해 K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지난해까지 90개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선 최종 라운드 한때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지만 폭우로 1∼3라운드 성적만으로 순위를 정하는 바람에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재희는 이날 우승 후 “당시엔 너무 속이 상했다. 오늘도 날씨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신경이 쓰였다”면서도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우승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전부터 “우승은 시간문제”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던 그는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더 키웠다. 그는 “작년부터 샷은 문제가 없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퍼트와 쇼트게임이 문제였는데 전지훈련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퍼트 연습만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우승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재희는 시즌 개막전이자 자신의 KLPGA투어 91번째 출전이던 이번 대회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수민(16)에게 세 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재희는 4번홀부터 6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후 오수민과 선두 경쟁을 이어가던 김재희는 13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핀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가 됐다. 곧이어 14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2001년 3월 10일생으로 23번째 생일에 우승한 김재희는 “너무 값진 선물을 받았다. 어제까지는 첫 우승이 목표였다. 오늘 우승했으니 이제 목표를 상금왕과 대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오수민은 7년 만의 아마추어 선수 우승은 놓쳤지만 단독 3위(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치며 베스트 아마추어 트로피를 받았다. 오수민은 동반 플레이를 한 장타자 방신실보다 드라이버샷을 더 멀리 보내기도 하는 등 갤러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18번홀에선 이글 시도를 위한 세컨드 샷 때 드라이버를 잡기도 했다. 2008년 9월 16일생인 오수민(15년 5개월 23일)이 이날 우승했다면 KLPGA투어 역대 네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될 수 있었다. 작년 5월 교촌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공동 9위를 한 오수민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오수민은 “챔피언 조에서 언니들과 경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어제까지 선두였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톱5’에 드는 것이었다. 기회가 되면 올해 다시 프로 대회에 출전해 또 한 번 톱5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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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의 인생홈런]야구 트레이닝계 ‘전설’ 김용일 “근력 운동은 짧게, 자주”

    36년째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김용일 프로야구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58)는 트레이닝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1989년 LG의 전신 MBC 청룡에 트레이너로 입사해 2003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국내 최초로 트레이닝 ‘코치’가 됐다. 2019년 당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뛰던 류현진(한화)의 전담 트레이너로 일했고, 2020년 수석 트레이닝 코치로 친정팀 LG로 돌아왔다. 양궁 선수 출신인 그는 고교 3학년 때 체조 수업 도중 백플립을 하다가 허리를 크게 다쳐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그는 이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트레이너의 길을 택했다. 운동처방사 자격을 땄고, 응급처치와 스포츠마사지도 익혔다. 혹시 쓰일 때가 있을지 몰라 침술까지 배웠다. 그는 LG 야구단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 선수들의 운동을 도우면서 김 코치 자신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그는 “내게 운동은 곧 생활이다. 1년에 닷새 빼고 360일은 운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코치가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이유는 선수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다. 야구 선수들은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 부위를 들어 올리는 브리지 운동을 많이 하는데 수십 kg짜리 덤벨을 선수 몸에 올려주는 건 트레이닝 코치의 몫이다. 김 코치는 “한 팔로 54kg짜리 덤벨을 가볍게 들어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두 팔로 낑낑거리면서 덤벨을 들면 선수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나. 60kg짜리 덤벨도 사 놨다”며 웃었다. 그가 보기에 야구 선수로 이상적인 몸을 가진 선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큰 덩치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류뚱’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김 코치는 “(류)현진이는 허벅지와 엉덩이, 장딴지 등 하체의 힘과 근육이 누구보다 좋다. 덤벨 프레스를 할 때 한 팔로 35kg을 가볍게 들 정도로 상체도 좋다”고 말했다. LG 선수단 중에선 “타고난 몸은 오지환, 만들어진 몸은 김현수”라고 평했다. 그는 “(오)지환이는 좋은 하체를 타고난 데다 관리까지 잘한다”고 했다. 김현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트레이닝에 진심이다. 입단 당시 다소 왜소했던 몸이 이제는 메이저리거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우람해졌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일반인들은 짧게, 대신 자주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변분들을 보면 피트니스센터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다”며 “중량 운동은 하루 15∼20분만 해도 충분하다. 대신 거르지 않고 매일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또 각자 몸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유튜브 등을 통해서 본 동작을 똑같이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불편함을 안고 정석적인 자세로 하기보다는 몸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하면 된다”고 말했다. 스쾃을 할 때도 완전히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버틸 수 있는 각도까지 하면 된다는 것. 그는 “몸이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중량 운동도 무거운 무게를 들기보다는 가벼운 무게를 드는 횟수를 늘리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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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이 뚱뚱?…야구 트레이너의 ‘전설’ 김용일 코치의 생각은[이헌재의 인생홈런]

    시작은 트레이너였다. 10여 년이 지난 뒤 트레이닝 코치가 됐다. 다시 10여 년이 흘러 지금은 수석 트레이닝 코치로 불린다. 1989년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전신 MBC 청룡에서 트레이너로 시작해 36년째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김용일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58)는 야구 트레이닝의 입지전적 인물이다.프로야구 10개 팀들은 각각 10여 명 안팎의 트레이닝(또는 컨디셔닝) 코치들을 고용하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트레이너 두세 명이 한 팀 선수단 전체를 책임졌지만 트레이닝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트레이닝 파트의 인원도 크게 늘었다. 그중 ‘수석’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은 김 코치가 유일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매년 ‘베이스볼 다이어리’를 발간하는데 LG 코칭스태프 명단에 김 코치는 염경엽 감독, 김정준 수석코치에 이어 3번째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장 선수단 ‘넘버 3’라는 의미다. 지난해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정상 등극 후 차명석 LG 단장은 “이번 우승 과정에서 가장 고마운 분은 김용일 코치”라고 말했다. 김 코치가 총괄한 트레이닝 파트가 선수들의 몸 관리를 잘해준 덕분에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며 우승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김 코치는 LG 창단 첫해인 1990년과 4년 뒤인 1994년에 이어 지난해 우승까지 LG의 세 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 했다. 세 번 모두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현장을 지킨 사람은 김 코치가 유일하다.김 코치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일했는데 그때도 3차례(2000년, 2003년, 2004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그가 한국 프로야구 제1호 ‘트레이닝 코치’가 된 것도 2003년 현대에서였다. 2019년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서 뛰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현 한화)의 개인 트레이너로 1년간 미국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수석 트레이닝 코치 직함을 달고 친정팀 LG로 돌아왔다. 김 코치는 원래 양궁 선수 출신이다. 양궁 명문교인 예천중에 다닐 때 소년체전에서 우승도 했던 유망주였다. 이후 양궁 특기생으로 경북체고와 안동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고교 3학년 때 체조 수업 도중 백 플립을 하다가 허리를 크게 다쳤다. 결국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학교 1학년 때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부상으로 아쉽게 선수 생활을 끝낸 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트레이너의 길을 택했다. 운동처방사 자격을 땄고, 응급처치와 스포츠마사지도 익혔다. 혹시 쓸 일이 있을지 몰라 침술까지 배웠다. 1990년 시즌이 끝난 뒤엔 자비를 들여 일본 트레이닝 시설에 연수도 다녀왔다. 지금도 그는 LG 야구단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다. 가장 먼저 출근해서, 선수들이 모두 떠난 뒤 가장 늦게 퇴근한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에도 딱 하루만 쉬고 다시 야구장에 나왔다. 선수들에게 비시즌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주기 위해서였다. 일과 시간에는 선수들의 운동을 돕지만 김 코치 자신도 없는 시간을 쪼개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1년 365일 중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 날을 빼곤 매일 운동을 한다는 그는 “내게 운동은 곧 생활이다. 1년에 닷새 빼고 360일은 운동을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프로야구는 대개 야간에 열리기 때문에 선수단 대부분은 오후에 출근한다. 하지만 그는 오전 10시경 일찌감치 야구장에 나온다. 트레드밀에서 약 30분간 빠른 걸음으로 몸을 예열한 뒤 이후 약 30분간 본격적인 근력 운동을 한다. 상체 운동은 이두와 삼두 운동, 등 운동, 코어 운동을 돌아가면서 한다. 하체 운동은 맨몸 스쾃을 시작으로 서서히 중량을 높여가며 스쾃과 데드리프트를 주로 한다. 원정 경기를 가서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숙소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서 잠깐이라도 운동을 한다. 김 코치가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이유는 선수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야구 선수들은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 부위를 들어 올리는 브릿지 운동은 많이 한다. 일반인들은 대개 맨몸으로 하지만 선수들은 수십 kg짜리 덤벨을 배 위에 올려놓고 브릿지 동작을 한다. 무거운 덤벨을 선수 몸에 올려주는 건 트레이닝 코치의 몫이다. 이왕이면 한 번에 번쩍 들어서 가볍게 얹어줘야 한다. 김 코치는 “한 팔로 54kg 짜리 덤벨을 가볍게 들어 올릴 수 있는 몸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두 팔로 낑낑거리면서 덤벨을 들면 선수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나. 지난 겨울에는 60kg짜리 덤벨도 사 놨다”며 웃었다. 일반인들 중에는 야구 선수들은 운동선수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뚱뚱한 몸으로 던지고 치는 선수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코치는 “배 나온 선수가 있는 것 맞다. 하지만 야구는 지구력을 요하는 종목이 아니다. 타자가 치고, 투수가 던지는 동작은 대개 1초 안에 순간적인 힘으로 이뤄진다”며 “바로 그 순간 파워를 내기 위해서는 하체와 엉덩이 근력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육상 100m를 뛰는 스프린터나 투포환 선수 등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지구력은 없을지 몰라도 근력은 어느 종목 운동 선수 못지않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야구 선수로서 이상적인 몸을 갖고 있는 선수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큰 덩치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류뚱’이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김 코치가 보는 류현진은 허벅지와 엉덩이, 장딴지 등 하체의 힘과 근육이 누구보다 뛰어난 선수다. 김 코치는 “상체를 많이 쓰는 타자들과 달리 투수들은 하체가 강한 선수가 많다. 하지만 (류)현진이는 하체 뿐 상체도 좋다. 덤벨 프레스를 할 때 한 팔로 35kg를 가볍게 든다. 야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류현진은 2010년대 중반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국내에 들어왔을 때 김 코치와 함께 훈련했다. 2019년에는 전담 트레이닝 코치를 맡았던 그는 “3년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건 (류)현진이는 자기가 필요한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하루 4시간 트레이닝을 하기로 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지켰다. 괜히 야구를 잘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LG 선수단 중에서는 “타고난 몸은 오지환, 만들어진 몸은 김현수”라고 평했다. 그는 “(오)지환이의 하체를 보면 정말 선천적으로 좋은 몸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관리까지 잘하니 다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트레이닝에 진심인 선수다. 입단 당시 다소 왜소했던 몸이 이제는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크고 우람해졌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운동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짧게’ 그리고 ‘자주’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변 분들을 보면 피트니스센터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다. 운동 효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반인을 기준으로 중량 운동은 하루 15~20분만 해도 충분하다. 짧게 하되 자주 운동을 하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많은 분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서 본 동작을 똑같이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있거나 무릎 등이 좋지 않은 분들도 그렇게 한다”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불편함을 안고 정석으로 하기보다는 몸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스쾃을 할 때도 완전히 주저앉는 대신 자신이 버틸 수 있는 각도까지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플랭크 동작도 마찬가지다. 굳이 바닥에서 정석대로 플랭크 동작을 하는 대신 벤치 등을 이용해 팔꿈치를 대면 몸에 많은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그는 “몸이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중량 운동도 무거운 무게를 들기보다는 가벼운 무게를 더 많이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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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승은 시간 문제”…SK 모자 쓴 김재희는 ‘제2의 최나연’이 될수 있을까[이헌재의 B급 골프]

    7일부터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는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6일 SK텔레콤은 김재희(23)와 후원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김재희는 이SK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이번 대회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재희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냈고 2020년엔 KLGPA 드림투어(2부) 상금왕을 차지했습니다. 2021년부터 KLPGA투어에 데뷔한 뒤에도 종종 우승을 노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승컵에 입을 맞춘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선뜻 그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계약 기간도 파격적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입니다. SK텔레콤은 “젊고 참신한 이미지에 두꺼운 팬덤까지 갖춘 김재희의 후원으로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역량을 발휘하겠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대기업인 SK텔레콤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은 골프 선수로서는 엄청난 자부심입니다. 현재 SK텔레콤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맏형’ 최경주를 비롯해 이보미, 김한별, 이승민 등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김재희는 SK텔테콤의 5번째 후원 선수입니다. 예전 SK텔레콤의 후원을 받고 가장 크게 활약한 선수는 ‘얼짱 골퍼’로 불렸던 최나연(37)을 들 수 있습니다. 최나연을 은퇴하기 전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9차례, KLPGA투어에서는 5차례 우승했습니다. SK텔레콤이 김재희에게 기대하는 것도 비슷한 활약일 것입니다. SK 모자를 쓰고 나선 첫 대회부터 김재희는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인 김재희는 2라운드에서도 4언더파를 기록하며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2위 그룹과는 2타 차입니다. 특히 1라운드 10번홀부터 14번홀까지는 5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기도 했습니다. 김재희는 8일 2라운드를 마친 후 “김재희는 “정규투어를 뛰면서 선두권에 있었던 적은 많은데 선두로 경기를 끝낸 건 처음이다. 마음 속으로 많이 그려왔던 상황”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김재희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는 “2년 전까지는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컸다. 그러나 작년부터 새로운 코치님께 배우면서 샷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첫 우승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재희의 시즌 첫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싱가포르까지 날아온 SK텔레콤 관계자는 “후원 계약을 할 때부터 ‘올해는 무조건 우승한다’고 하더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지난해까지도 김재희에게 우승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김재희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두 차례 준우승을 했습니다. 특히 11월 S-OIL 챔피언십에서는 최종 4라운드 전반 한 때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지만 갑작스런 폭우로 1~3라운드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바람에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김재희는 “작년에 대회가 더 많았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웠다”며 “전지훈련에서 작년 감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걸 느꼈고, 이대로만 하면 우승 기회는 자주 오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당차게 말했습니다. 특히 전지훈련 때 집중적으로 가다듬은 퍼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는 “1라운드는 핀으로 쏘면 다 붙어서 버디를 많이 잡았다. 2라운드에서는 샷 감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실수라고 생각한 샷들도 핀에 붙는 운이 따랐다. 한마디로 ‘되는 날’이었다”고 했습니다. 현재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김재희는 개막전부터 우승 경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3월 10일은 자신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김재희는 “만약 개막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다면 올해 목표로 상금왕과 대상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재희의 우승은 본인은 물론 자신을 믿고 후원해준 SK텔레콤도 무척 바라는 일일 것입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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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골퍼 오수민-이효송-에스더 권 “내일은 LPGA 스타”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얼굴만 마주쳐도 웃음을 터뜨린다. 프로 대회에 출전한 앳된 얼굴의 소녀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멋진 꿈을 꾸고 있었다. 7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 대회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 출전한 오수민(16)과 이효송(16), 에스더 권(15)이 그 주인공이다. 오수민과 이효송은 한국 여자 골프 국가대표이고 에스더 권은 재미교포다. 셋 모두 프로에 한발 더 다가선 것 같다며 기분 좋아했다. 언젠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세계랭킹 1위가 되겠다는 목표도 같았다. 세 선수는 올해부터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2022년 아마추어 선수의 스폰서 계약을 허용한 뒤 하나금융그룹은 이들을 ‘미래의 스타’로 점찍고 이번 대회에 초청했다. 고교 1학년인 오수민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에도 프로 대회에 여러 번 출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송암배 아마추어선수권 우승자인 오수민은 작년 5월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서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뽐내며 톱10(공동 9위)에 들었다. 같은 해 11월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14위를 차지하는 등 프로 언니들에게 밀리지 않는 실력을 자랑했다. 173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가 주무기인 오수민은 “(작년 KLPGA투어 장타 부문 2위를 한) 황유민 언니를 너무 좋아한다. 거침없이 치는 게 너무 멋있어서 나도 언니처럼 항상 시원하게 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오수민과 동갑내기인 이효송 역시 한국 아마추어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다. 이효송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강민구배 한국 여자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KLPGA투어 대회에 네 번 출전해 두 차례 컷을 통과했다. 이효송이 닮고 싶어 하는 선수는 지난해 KLPGA투어 3관왕(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이예원이다. 이효송은 “개인적으로 샷의 정확도와 퍼팅은 자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복 없이 잘 치는 (이)예원 언니를 본받고 싶다”며 “올해 프로 대회에서는 톱10에 꼭 한 번 들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팬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에스더 권은 짧은 구력(球歷)에 비해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유망주다. 2020년에 골프를 시작한 그는 4년 만에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투어에서 언제든 우승을 노릴 만한 골퍼로 성장했다. 지난해 AJGA 테일러메이드 프리뷰에서 우승한 에스더 권은 AJGA 랭킹 68위에 올라 있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부인 콘페리투어에서 뛰었던 아버지에게 골프를 배웠다. 이번 대회가 프로 대회 첫 출전인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골프장 말고는 문을 여는 곳이 거의 없어 골프를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다”며 “당장 목표는 (골프 명문) 스탠퍼드대 입학이다. 대학을 다니다 20대 초반엔 본격적으로 LPGA투어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비거리보다는 정교한 아이언샷과 쇼트 게임이 강점인 그는 한때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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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일러 스위프트도 3시간씩 하는데…”, KLPGA 싱가포르 개막전도 ‘스위프트 효과’[이헌재의 B급 골프]

    싱가포르는 원래 물가가 무척 비싼 나라입니다. 그런데 7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을 전후해 싱가포르의 호텔과 비행기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올랐습니다. 이유는 바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 때문입니다.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스위프트는 2∼9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을 합니다.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은 주변국과 외교 마찰을 낳을 정도로 화제입니다. 30만 장의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겨냥한 암표 판매와 사기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과 태국 등 주변 나라들은 “싱가포르 정부가 동남아시아 내 독점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주최사 AEG에 회당 수백만 달러의 보조금을 줬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스위프트의 공연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싱가포르가 독점한다는 것이지요. 이에 싱가포르 측은 “스위프트 측이 교통, 물류,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이점을 알고 선택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3월 4일자 A18면 참조스위프트는 싱가포르 공연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하루 전인 6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차세대 스타 패티 타와타나낏(25·태국)의 입을 통해서였습니다. 타와타나낏은 올해 세계여자 골프에서 가장 ‘핫한’ 선수입니다. 지난달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고, 곧이어 모국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8위를 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 소속으로 스폰서 대회에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힙니다. 타와타나낏이 이번 대회에도 1위를 하면 한 달 새 유럽과 미국, 한국 투어에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관건은 바로 체력입니다. 싱가포르는 현재 낮에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종종 비까지 내리면서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장마철과 비슷한 무덥고 습한 느낌입니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역시 날씨를 이번 대회 최대 변수로 꼽고 있습니다. 수분 보충과 체력 조절을 잘해야 온전한 컨디션으로 대회를 완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국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시즌 첫 무대인 반면 타와타나낏은 벌써 4주 연속 쉬지 않고 대회를 치르고 있습니다. 타와타나낏은 기자회견장에서도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 얘기를 꺼내며 다시 활기를 찾았습니다. 전날 스위프트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그는 “스위프트는 3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무척 재미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4주 연속 대회 출전이라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컨디션을 조절해 최대한 잘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들에게도 셀럽인 스위프트가 그에게 큰 자극을 준 것입니다. 타와타나낏은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28),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대상과 상금왕, 최소 타수상 등 3관왕을 휩쓴 이예원(21)과 함께 7일 오후 1시 45분부터 1라운드를 치릅니다. 이예원과 박지영은 타와타나낏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들입니다. 이예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샷감이나 퍼트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저 역시도 기대가 많이 된다. 올 시즌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번 대회 코스에 대해 “티샷보다 세컨드샷 정확도, 그린 위 잔디 결을 잘 파악해야 성공률 높을 것 같다. 쇼트퍼트를 조금 더 집중해서 플레이하고 롱 퍼트 거리감이 잘 나오면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초대 대회 챔피언 박지영 역시 “작년에 우승했던 곳에 돌아와 보니 기분이 좋다. 마지막 날까지 지금의 좋은 기분은 유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작년보다 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겨우내 준비한 만큼 올 한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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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스타트… 이예원, 싱가포르서 타와타나낏과 샷 대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7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으로 2024시즌 막을 올린다. 올 시즌 KLPGA투어는 11월까지 9개월간 이어지는데 모두 30개 대회(총상금 320억 원)가 열린다. 이번 개막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지난해 KLPGA투어 3관왕(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에 오른 이예원(21)이다. 겨우내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땀을 흘린 이예원은 “올해는 4승 이상을 거둬 다승왕을 노려보겠다”고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2022년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예원은 지난해 3승을 거뒀지만 다승왕은 4승을 챙긴 임진희(26)에게 내줬다. 임진희는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뛴다. 지난해 신인 돌풍을 일으켰던 방신실(20), 황유민(21), 김민별(20) 등 2년 차 ‘삼인방’도 이번 대회에 나선다. 데뷔 시즌 2승을 거둔 방신실과 1승의 황유민은 장타 대결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에서 방신실이 전체 1위(262야드), 황유민이 2위(257야드)를 했다. 지난해 신인왕 김민별은 올 시즌에 반드시 첫 승을 신고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29개 대회에 출전한 김민별은 준우승 세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12번 들며 꾸준한 성적을 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KLPGA투어 통산 18승을 기록 중인 ‘대세’ 박민지(26)도 출전한다. 박민지는 3승을 더 보태면 투어 역대 최다승자로 이름을 올린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신지애(36)와 구옥희(1956∼2013)가 각각 20번 우승했다. 박민지는 2021년과 2022년 등 두 해 연속 6승씩 거두면서 상금왕까지 차지했지만 지난해엔 2승으로 다소 주춤했다. 박민지는 “루키의 자세로 임하겠다”며 이번 시즌을 벼르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28)은 타이틀 방어와 함께 투어 통산 8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LPGA투어의 강자로 떠오른 패티 타와타나낏(25)과 ‘장타자’ 나타끄리타 웡타위랍(22·이상 태국)도 이번 대회에 참가해 KLPGA투어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벌인다. 타와타나낏은 지난달 레이디스유러피안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인터내셔널과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하나금융그룹 소속으로 스폰서 대회에 출전하는 타와타나낏이 이번에도 1위를 하면 한 달 새 유럽과 미국, 한국 투어에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다. LPGA투어에서 비거리 1위를 달리고 있는 웡타위랍은 남자 선수 못지않은 드라이버샷(비거리 평균 294야드)이 강점이다. KLPGA와 싱가포르골프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레이디스아시안투어(LAT) 시리즈의 하나로 열리는 이번 대회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수 108명이 참가한다. 하나금융그룹은 4일 태국에서 열린 ‘위민스 아시아 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이효송(16),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올 시즌부터 대표팀에 합류한 오수민(16), 재미교포 에스더 권(14) 등 10대 아마추어 선수 3명도 초청했다. 올 시즌 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은 다음 달 4∼7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리는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이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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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성 투런포 터졌다… 서울시리즈 ‘불쇼’ 예고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MLB 사상 첫 ‘서울시리즈’에 출전할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김하성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오타니는 3안타 경기로 고감도 타격을 자랑했다. 김하성은 4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범경기 시애틀전 5회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콜린 스나이더의 공을 좌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는 2점 아치를 그렸다. 올해 시범경기 6번째 출전 만에 나온 첫 홈런이다. 이날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한 뒤 6회초 수비 때 교체됐다. 김하성은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까지 출전한 6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쳐 타율 0.417(12타수 5안타)을 기록 중이다. 출전한 6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고 도루도 2개를 기록했다. 올해 되찾은 유격수 자리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 팀의 주전 유격수였던 김하성은 지난해 2루수로 주로 뛰면서 가끔 3루 수비도 봤다. 김하성은 시범경기에서 주로 5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데 정규시즌에선 지난해처럼 톱타자로 나설 게 유력하다. 이날 경기 후 김하성은 MLB 서울시리즈와 관련해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영광이다. 내가 뛰었던 팀(키움)의 홈구장에서 MLB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면 설레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올해 김하성의 팀 동료가 된 불펜 투수 고우석은 이날 7회 등판해 1이닝 동안 피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1점을 내줬다. 샌디에이고는 12-4로 이겼다. 최근 결혼 사실을 깜짝 발표한 오타니는 이날 세 번의 타석에서 3안타를 만들었다. 오타니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1회 우전 안타를 날린 오타니는 2회 좌익수 방면 3루타를 때렸다. 담장을 직접 때리는 3루타였는데 속도가 117마일(약 188km)로 측정됐을 정도로 빠르고 강한 타구였다. 3회 다시 오른쪽 안타를 기록한 오타니는 대주자 미겔 바르가스와 교체됐다. 오타니는 이날까지 세 번의 시범경기에 출전했는데 홈런 1개를 포함해 7타수 5안타로 타율 0.71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재활하면서 조심스럽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타니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정규시즌 개막 경기 출전을 목표로 삼았는데 지금 분위기라면 서울시리즈에 무리 없이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는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이날 애리조나주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시범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와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2-2로 맞선 4회 2사 1,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려 2루 주자를 홈으로 보낸 뒤 곧바로 2루를 훔쳐 시범경기 첫 도루도 기록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455(11타수 5안타)가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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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온라인 생중계, 5월부터 유료

    올해부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컴퓨터 등으로 한국 프로야구 경기를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경기 유무선(온라인) 중계방송권 계약을 한 CJ ENM이 ‘시청 유료화’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5년간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을 갖고 있던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 카카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은 무료로 경기를 볼 수 있게 했다. KBO는 “CJ ENM과 프로야구 경기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2024∼2026년)이다. 계약 규모는 1350억 원(연간 450억 원)으로 국내 프로 스포츠 온라인 중계 계약 사상 가장 많은 액수다. 종전 통신·포털 컨소시엄의 경우 5년간 총 1100억 원(연간 220억 원)이었는데 연간 금액 기준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CJ ENM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한다. 티빙 가입자라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컴퓨터 등으로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CJ ENM은 티빙 회원 가입자에 한해 9일부터 시작하는 프로야구 시범경기와 23일 개막하는 정규리그 경기를 4월 30일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5월 1일부터는 티빙 가입자도 매달 최소 5500원의 요금을 내야 프로야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를 돈 내고 봐야 하게 된 것을 두고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를 비롯한 팬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해 800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직접 찾는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를 시청하는 데 ‘유료화’라는 장벽이 생긴 것에 대한 불만이다. KBO와 CJ ENM의 이번 중계방송권 계약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온라인 시청에 한정된 것이어서 지상파와 케이블TV 스포츠 채널을 통한 프로야구 중계는 이전처럼 볼 수 있다. KBO는 최근 지상파 방송 3사와 3년간 총 1620억 원(연간 540억 원)에 프로야구 TV 중계 방송권 계약을 2026년까지 3년 연장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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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 美골프협회 최고 영예 ‘밥 존스 상’ 수상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사진)가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는 ‘밥 존스 어워드’ 수상자로 3일 선정됐다. 마이크 완 USGA 대표이사는 “코스에서 우즈만큼 많은 걸 이룬 골퍼는 찾기 힘들다. 동시에 우즈는 골프라는 종목과 미래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밥 존스 어워드는 빼어난 스포츠맨십을 보인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USGA 주관 시상 중 최고 영예로 꼽힌다. USGA는 1920, 30년대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13승을 거둔 뒤 마스터스를 설립한 보비 존스(1902∼1971)의 이름을 따서 1955년부터 이 상을 시상하고 있다. 우즈는 USGA 주관 대회에서 총 9차례 정상에 올랐다. US 주니어 아마추어 선수권대회를 3년 연속 제패했고,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도 3년 연속 우승 기록을 남겼다. 프로 전향 후에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3차례(2000, 2002, 2008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즈는 “보비 존스의 이름이 들어간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나보다 앞서 이 상을 받은 사람들과 함께하게 된 것도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즈에 앞서 아널드 파머(1971년), 잭 니클라우스(1975년), 미키 라이트(2010년), 벤 호건(1976년) 등 전설적인 골퍼들이 이 상을 받았다. 한국인 가운데는 박세리가 2020년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시상식은 6월 US오픈 대회장에서 열릴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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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인 중의 철인’ 김건우 “팔굽혀펴기 하루 3개만 하세요”[이헌재의 인생홈런]

    육상 10종 경기(Decathlon)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종목이다. 경기는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데 첫날엔 100m 달리기,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400m 달리기를 한다. 이어 둘째 날 110m 허들,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1500m 달리기를 한 뒤 각 종목 점수를 합친 총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에서 10종 경기를 가장 잘했던 선수는 김건우(44)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땄다. 한국기록도 4차례나 경신했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철인 중의 철인’으로 이 종목을 지배했던 김건우는 요즘 11번째 종목을 뛰고 있다. 방송에서 육상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면서 서울 동작구에서 육상 전문 퍼스널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건우는 “선수 생활은 항상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가장 많이 배운 건 바로 인내였다”며 “어려울 때도 있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헤쳐 나가고 있다”고 했다. 힘들게 운동하면서 그가 깨달은 단순한 진리는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선수 시절 식사 후 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그런데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미국 전지훈련 중 현지 코치로부터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안 먹는 게 좋겠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는 그날로 아이스크림을 끊기로 했다. 하루하루 달력에 체크를 했다. 아이스크림을 입에 대지 않은 날은 승리, 그렇지 않은 날은 패배로 표시했다. 한두 달 지나 승리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결국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김건우는 일반인들에게도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소하고 작은 습관들이 모여야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매일 팔굽혀펴기 3개씩만 하라”고 주문한다. 30개가 아니라 3개다. 그는 “많은 사람이 처음 운동할 때 목표를 너무 높게 잡는다. 그걸 하루 이틀 거르다 보면 중도에 포기하곤 한다”며 “팔굽혀펴기 3개를 하되 하루도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습관이 되어야 한다. 이게 쌓이다 보면 자신의 몸에 맞게 개수를 10개, 20개로 늘리면 된다”고 했다. 달력에 승패 표를 만들면 더욱더 효과적이다. 팔굽혀펴기도 좋고, 계단 오르기도 좋고, 스쾃도 좋다. 목표를 이룬 날은 승리, 그렇지 않은 날은 패배로 표시한다. 그는 “한번 습관이 들면 아무리 피곤해도, 술을 마신 날에도 가볍게나마 운동을 한다. 반대로 잘못된 습관도 쉽게 든다. 많은 분이 야식을 먹는데 배가 정말 고파서라기보다는 습관적으로 먹는다”고 했다. 그는 요즘도 절제된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자기관리를 한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상체와 하체, 복근, 배근 등 4가지로 나눠서 한다. 몸의 기초가 되는 큰 근육들이다. 굳이 피트니스센터에 가지 않아도 상체는 팔굽혀펴기, 하체는 스쾃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복근은 윗몸일으키기와 레그 레이즈, 배근은 엎드린 상태로 상체를 일으키는 식으로 강화할 수 있다. 주말에는 동호인 야구와 축구를 즐긴다. 그는 “10종 경기를 할 때는 모든 걸 혼자 했다. 야구와 축구는 다 같이 하니 더 재미있다”며 웃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 202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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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할 운동이 아냐”…‘철인 중의 철인’ 김건우가 승리하는 법[이헌재의 인생홈런]

    육상 10종 경기(Decathlon)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종목이다. 빨리 뛰고, 멀리 뛰고, 높이 뛰고, 장애물도 넘어야 하면서 각종 도구도 잘 던져야 한다. 10종 경기는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데 첫날엔 100m 달리기,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400m 달리기를 한다. 이어 둘째 날 110m 허들,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1500m 달리기를 한 뒤 각 종목 점수를 합친 총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어지간히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도 10종 경기에 포함되는 모든 종목을 제대로 열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순서까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더욱 찾기 힘들다. 하지만 이는 전혀 무리가 아니다. 20년 가까이 한국 육상 10종 경기를 지배했던 ‘철인 중의 철인’ 김건우(44)도 그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김건우가 10종 경기 선수가 된 건 역설적이게도 잘하는 종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을 시작한 김건우는 고교 졸업반이 될 때까지 자신의 특기를 찾지 못했다. 단거리 달리기가 안 되니 허들로 전향했다가, 그것도 안 되니 멀리뛰기를 했다가, 그마저 안되니 세단뛰기를 했다. 하지만 모두 변변치 않았다. 전국체전 출전은커녕 도 대회 입상도 하지 못했다. 그때 들려온 코치의 한 마디. “넌 잘하는 건 없고 조금씩 흉내는 낼 줄 아니 10종경기를 해 보라”는 것이었다. 딱 2주 훈련한 뒤 추계 중고대회에 출전했다. 종목 순서도 헷갈리는 지경이었으니 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건 당연했다. 그런 그에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얼마나 존재감이 없었는지 그는 첫날 5종목을 마지막으로 끝냈을 때 학교 육상부 버스는 이미 숙소를 향해 떠난 뒤였다. 아는 사람의 차를 얻어타고 겨우 숙소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잠들기 전 그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이건 사람이 할 종목이 아니다.” 기적은 둘째 날 장대높이뛰기에서 일어났다. 이전까지 2.70m가 최고 기록이던 그는 3.20m를 신청했다. 뒤늦게 현장에 온 코치는 불같이 화를 냈다. 당연한 듯 1, 2차는 모두 실패였다. 그리고 마지막 시도. 바를 넘긴 했다. 그런데 올라갈 때 종아리로 바를 건드렸고, 내려올 때 손으로 또 한 번 건드렸다. 이젠 모든 게 끝이구나 하고 포기한 순간 주변에서 빨리 나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위를 쳐다보니 바가 부르르 떨면서 춤을 추고 있더란다. 성공 판정을 받은 그는 남은 세 번의 기회에서 3m80까지 성공시켰다. 마지막 종목을 마친 후 점수 계산 후 1등으로 그의 이름이 호명됐다. 당시 학생 신기록이자 자신의 인생 첫 금메달이었다. 한순간에 유망주가 된 그는 특기생으로 한국체대에 입학했다. 3학년 때부터는 성인 무대를 평정했다. 그해부터 2007년까지 전국체전 8연패에 성공했고, 2006년 도하 아시아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까지 따냈다. 선수 시절 그는 한국 신기록도 4차례나 경신했다. 그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한국신기록 7860점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첫 출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게 인생역전의 계기가 됐다. 당시 축하도 받았지만 ‘너처럼 운 좋은 놈은 처음 본다’는 말도 들었다”며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기 위해 정말 이를 악물고 운동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니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17년을 끝으로 30년 가까운 육상 선수 생활을 마감한 김건우는 요즘 자신의 11번째 종목을 뛰고 있다. 그는 KBS 육상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21년 도쿄 올림픽과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마이크를 잡았다. 10개 종목을 통달하고 있는 ‘팔방미인’인 만큼 어떤 육상 종목을 맡아도 거뜬히 해냈다. 그는 또 서울 동작구에서 ‘그라운드 K’라는 이름의 육상 전문 퍼스널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라운드는 기초 또는 바닥의 의미로 육상 트레이닝이 모든 운동의 기본이라는 뜻을 담았다. K는 자신의 성을 땄다. 수강생의 절반 이상은 엘리트 선수를 꿈꾸는 육상 유망주들이다. 경찰특공대 지원자들과 공무원 체력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일반인 중에는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익히려는 사람들과 부상을 입은 뒤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는 “요즘 많은 분들이 골프와 테니스 등을 즐긴다. 그런데 모든 운동은 기본적인 몸이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유산소와 코어 운동 등 기본 트레이닝을 꾸준히 병행해야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운동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국가대표 생활을 하며 운동에만 전념했던 그가 하는 첫 사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했던 최근 몇 년간은 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20년 가까이 했던 10종 선수 생활은 항상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건 바로 인내였다”며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센터를 열었고, 지금도 10종 경기를 했던 것처럼 내 방식대로 어려움을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0종목 중 힘들지 않은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그중에서도 첫 날 400m 달리기와 둘째 날 마지막 종목인 1500m는 남은 힘을 다 쏟아부어야 했기에 가장 힘들었다. 그의 고된 몸을 달래준 건 단 음식이었다. 그는 식사 후엔 항상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했다. 그런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미국 전지훈련 중 미국인 코치로부터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안 먹어 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들었다. 그는 “항상 알고 있었지만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 포기해야 뭔가 새로운 걸 얻을 수 있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놀고 싶은 거 다 놀면서 잘하기를 바랄 순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날로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를 끊기로 했다. 하루하루 달력에 체크를 했다. 단 음식을 입에 대지 않은 날은 승리, 그렇지 않은 날은 패배로 표시했다. 한두 달이 지나자 승리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결국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도 탄산음료는 전혀 마시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은 아주 가끔 먹는다. 김건우는 일반인들에게도 운동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소하고 작은 습관들이 모여야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회원들에게 “일단 매일 팔굽혀 펴기 3개씩만 하라”고 주문한다. 30개가 아니라 3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처음 운동할 때 목표를 너무 높이 잡는다. 그걸 하루 이틀 거르다 보면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며 “하루에 팔굽혀 펴기 3개를 하되 이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습관이 되어야 한다. 이게 쌓이다 보면 자신의 몸에 맞게 개수를 10개, 20개로 늘리면 된다”고 했다. 이때도 달력에 승패표를 만들면 더욱 효과적이다. 하루 팔굽혀 펴기 3개를 한 날은 승리, 그렇지 않은 날은 패배로 표시한다. 팔굽혀 펴기도 좋고, 계단 오르기도 좋고, 스쾃도 좋다. 그렇게 승리가 늘어나고 달력이 모두 승리로 표시되는 날이 오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다. 그는 “한번 습관이 들면 아무리 피곤해도, 술을 마신 날에도 가볍게나마 운동을 한다. 반대로 잘못된 습관도 쉽게 든다. 많은 분들이 야식을 먹는데 배가 정말 고파서라기보다는 습관적으로 먹는다. 그래서 습관이 정말 중요하고 무서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도 절제된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자기관리를 한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상체와 하체, 복근, 배근 등 4가지로 나눠서 한다. 몸의 기초가 되는 큰 근육들이다. 굳이 피트니스센터에 가지 않아도 상체는 팔굽혀 펴기, 하체는 스쾃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복근은 윗몸 일으키기와 레그 레이즈, 배근은 엎드린 상태로 상체를 일으키는 식으로 강화할 수 있다. 주중에 이 같은 운동을 빠뜨리지 않고 하는 그는 주말에는 동호인 야구와 축구를 즐긴다. 그는 “10종 경기를 할 때는 모든 게 혼자서 하는 운동이었다. 그런데 야구와 축구는 다 같이 하는 종목이라서 너무 재미있다”며 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도 강조했다. 그의 선수 생활의 하이라이트가 됐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역시 포기하지 않았기에 따낼 수 있었다. 대회 전까지 그는 족저건막염으로 크게 고생했다.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오른쪽 햄스트링에도 부상을 안고 있었다. 첫날 5종목을 마쳤을 때 그는 12명의 출전 선수 중 거의 꼴찌에 가까웠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기에 부끄러움도 없었다. 그런데 둘째 날 5종목을 뛰면서 무려 6명의 선수가 완주를 하지 못하고 중도탈락했다. 그는 메달을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 1500m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었을 뿐이다. 그런데 결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은메달이었다. 그는 “10종 경기를 하면서 항상 나 자신과 싸웠지만 광저우 대회는 나 스스로를 이겨낸 대회였다. 누구든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 같은 순간은 반드시 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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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쉴 날 없는 김하성, 시범경기 전 경기 안타

    김하성(29·샌디에이고·사진)이 시범경기 전 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김하성은 29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오른손 투수 브라이언 쇼를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1회에는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고,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대주자로 교체됐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개막전이던 23일 LA 다저스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이날 현재 성적은 타율 0.571(7타수 4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414다. 김하성은 물론이고 올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투수 고우석(26)도 20,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올 시즌 MLB 개막전 ‘서울시리즈’에 출전한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이날 “한국 출신 김하성과 고우석은 모두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으로 향한다”며 “김하성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KBO리그 키움에서, 고우석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LG에서 뛰었다”고 소개했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출전은 확정적인 가운데 고우석의 개막 엔트리 포함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샌디에이고는 서울시리즈의 상징성과 마케팅 효과를 고려해 고우석의 개막시리즈 동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범경기 출전이 없는 고우석은 1일 애리조나주 메사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클랜드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오클랜드에는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내야수 박효준(28)이 소속되어 있어 둘의 맞대결 가능성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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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첫 안타신고

    괜히 슈퍼스타로 불리는 게 아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첫 출전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28일 시범경기 안방구장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가벼운 옆구리 통증으로 앞선 세 차례의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이정후는 이날 처음으로 MLB 공식 경기에 출전했다. 0-2로 뒤진 1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상대 오른손 투수 조지 커비를 상대로 노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3구째 변화구를 공략해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때려냈다. 데뷔 시즌인 2022년에 8승, 지난해 13승을 거둔 커비는 작년 올스타전에도 출전한 시애틀의 차세대 에이스다. 1루를 밟은 이정후는 활발한 주루 플레이로도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는 2번 타자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유격수 앞 땅볼 때 2루로 빠르게 뛰어들면서 시애틀 유격수 라이언 블리스의 실책을 유도해냈다. 병살타 위기를 무사 1, 2루 기회로 바꾼 플레이였다. 이어 3번 타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2회에는 1루수 땅볼, 4회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한 이정후는 5-9로 뒤진 5회초 수비 때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교체돼 첫 시범경기 출전을 마감했다. 이정후는 10-10으로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언론 인터뷰에 나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커비는 잘 알려진 투수다. 2스트라이크가 됐을 때 그냥 공을 맞히자고 생각했다”며 “MLB 투수들의 패스트볼은 확실히 한국 투수들과 다르다. 하지만 더 큰 차이는 변화구 구속인 것 같다”며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가벼운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지만 첫 경기부터 안타와 득점을 기록한 게 좋아 보인다”며 “발도 빨라서 상대 수비진에 어떤 혼란을 일으킬지 아무도 모른다”고 평했다. 이정후는 이날 스윙을 할 때와 주루 플레이 도중 여러 차례 헬멧이 벗겨졌다. MLB에서 쓰는 헬멧이 아시아 선수 머리 모양과 잘 맞지 않아 생긴 일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도 지난해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정후는 맞춤형 헬멧을 따로 주문했고 빠르면 이틀 안에 새 헬멧을 받을 예정이다. 오타니 쇼헤이(30)는 이날 LA 다저스 소속으로는 처음 시범경기에 나서 홈런포를 가동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안방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5회말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중간 담장을 넘기면서 다저스 이적 이후 첫 홈런을 기록했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시범경기에 참가 중인 최지만(32·뉴욕 메츠) 역시 이날 홈런으로 시범경기 첫 안타를 장식했다. 최지만은 마이애미와의 안방경기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회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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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천재’ 앤서니 김, ‘LIV’로 12년 만에 복귀

    10년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골프 천재’의 필드 복귀에 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프로 선수로 뛴 길지 않은 기간에도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재미동포 골퍼 앤서니 김(김하진·39)이 주인공이다.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커미셔너(호주)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앤서니 김의 실루엣과 함께 스윙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그의 필드 복귀를 알렸다. 노먼은 “LIV 골프의 커미셔너로서 이렇게 재능이 충만한 스타에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돼 영광”이라며 “LIV 골프의 가족이 된 걸 환영한다. 골프계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려 왔다”는 글을 남겼다. 앤서니 김의 복귀설은 최근 미국의 골프 전문 매체들을 통해 꾸준히 흘러나왔다. 앤서니 김이 3월 1일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LIV 골프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필드 복귀와 관련해 앤서니 김 측에선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앤서니 김은 200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해 초청 선수로 참가한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공동 2위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8년 6월 와코비아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첫 승을 거뒀고, 한 달 뒤 AT&T 내셔널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0년 4월 셸 휴스턴 오픈에선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5세가 되기 전에 PGA투어 3승을 거둔 선수는 필 미컬슨,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애덤 스콧(호주)에 이어 앤서니 김이 5번째였다. 앤서니 김은 활력 넘치는 경기 스타일과 세리머니로 ‘골프 황제’ 우즈에 필적할 만한 선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2010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2라운드에선 단일 라운드 역대 최다인 11개의 버디를 잡아냈는데 이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랬던 그가 2012년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이후 골프계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그의 나이 27세 때였다. 앤서니 김은 2015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어깨 회전근, 허리, 손 등에 예닐곱 번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부상 여파로 받은 보험금 1000만∼2000만 달러(약 133억∼266억 원) 때문에 필드 복귀가 어렵다는 추측도 외신 보도로 전해졌다. 선수로 복귀할 경우 이 돈을 고스란히 다시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복귀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이기에 가능하다는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LIV 측으로부터 막대한 계약금을 받았을 수 있고, 대회 상금 규모 역시 크기 때문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제다에서 열리는 LIV 골프 대회 총상금은 2500만 달러(약 333억 원), 개인전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53억 원)다. 29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스코스(파71)에선 PGA투어 코그니전트 클래식이 열리는데 총상금은 900만 달러, 우승 상금은 162만 달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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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우승했던 곳, 자신감 붙어”…임성재 PGA투어 코그니전트 우승 도전

    “첫 우승을 차지했던 이곳에만 오면 자신감이 붙는다.”임성재가 29일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스코스(파71)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코그니전트 클래식을 앞두고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혼다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43년간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던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가 후원을 중단하면서 올해부터 대회 명칭이 바뀌었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기업 코그니전트는 5월에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도 후원한다. 임성재는 2020년 혼다 클래식으로 열렸던 이 대회에서 PGA투어 첫 승을 따냈다.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뛰고 있는 양용은도 2009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올해 임성재를 비롯해 김주형, 이경훈, 안병훈, 김성현까지 한국 선수 5명이 출전한다. 임성재는 27일 서울 강남구 클럽D 청담에서 열린 풋조이 신제품 발표회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제가 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코스라 이곳에 좋은 기억이 많다. 항상 자신감이 붙는다”며 “최근 몇 주간 원하는 성적이 나지 않았지만 지난 주 쉬면서 연습을 통해 이번 대회를 잘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초부터 풋조이 PRO/SLX 제품을 신고 있다. 스윙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안정감 있게 발을 잘 잡아주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임성재와 함께 김주형 역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세계 랭킹 16위인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 나오는 선수 가운데 로리 매킬로이(2위·북아일랜드), 매슈 피츠패트릭(9위·잉글랜드)에 이어 세계 랭킹이 세 번째로 높다.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병훈 역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다. PGA투어는 시즌 초반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안병훈을 파워랭킹 3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우승자 크리스 커크(미국)는 대회 2연패와 올해 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커크는 이번 시즌 개막전으로 1월에 열린 더 센트리에서 우승했다. 26일 끝난 멕시코 오픈 우승자 제이크 냅(미국)도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냅은 2년 전까지 나이트클럽 경비원으로 일한 경력이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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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졌던 천재’ 앤서니 김 필드 복귀에…골프계 들썩

    10년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골프 천재’의 필드 복귀에 골프계가 들썩이고 있다. 프로 선수로 뛴 길지 않은 기간에도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재미동포 골퍼 앤서니 김(39·한국명 김하진)이 주인공이다.그레그 노먼 LIV 골프 커미셔너(호주)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앤서니 김의 실루엣과 함께 스윙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그의 필드 복귀를 알렸다. 노먼은 “LIV 골프의 커미셔너로서 이렇게 재능이 충만한 스타에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돼 영광”이라며 “LIV 골프의 가족이 된 걸 환영한다. 골프계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려왔다”는 글을 남겼다.앤서니 김의 복귀설은 최근 미국의 골프 전문 매체들을 통해 꾸준히 흘러나왔다. 앤서니 김이 3월 1일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LIV 골프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필드 복귀와 관련해 앤서니 김 측에선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앤서니 김은 200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해 초청 선수로 참가한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공동 2위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8년 6월 와코비아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첫 승을 거뒀고, 한 달 뒤 AT&T 내셔널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0년 4월 셸 휴스턴 오픈에선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5세가 되기 전에 PGA투어 3승을 거둔 선수는 필 미컬슨,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애덤 스콧(호주)에 이어 앤서니 김이 5번째였다.앤서니 김은 활력 넘치는 경기 스타일과 세리머니로 ‘골프 황제’ 우즈에 필적할 만한 선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2010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2라운드에선 단일 라운드 역대 최다인 11개의 버디를 잡아냈는데 이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랬던 그가 2012년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이후 골프계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그의 나이 27세 때였다. 앤서니 김은 2015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은퇴 후 어깨 회전근, 허리, 손 등에 예닐곱 번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그가 부상 여파로 받은 보험금 1000만~2000만 달러(약 133~266억 원) 때문에 필드 복귀가 어렵다는 추측도 외신 보도로 전해졌다. 선수로 복귀할 경우 이 돈을 고스란히 다시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복귀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이기에 가능하다는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LIV 측으로부터 막대한 계약금을 받았을 수 있고, 대회 상금 규모 역시 크기 때문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제다에서 열리는 LIV 골프 대회 총상금 은 2500만 달러(약 333억 원), 개인전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약 53억 원)다. 29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스코스(파71)에선 PGA투어 코그니전트 클래식이 열리는데 총상금은 900만 달러, 우승 상금은 162만 달러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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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엔 클럽 경비원, 낮엔 골프 연습… PGA 우승 ‘인생역전’

    2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트클럽과 결혼식장 경비원으로 일하던 무명 골퍼 제이크 냅(30·미국)이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냅은 26일 멕시코 바야르타의 비단타 바야르타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멕시코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냅은 지난해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를 거쳐 올해 PGA투어로 올라온 신인이다. 이번 대회는 9번째 출전한 PGA투어 대회였는데 PGA투어 회원이 된 올해 들어선 5번째다. 종전 최고 성적은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의 공동 3위다. 냅은 PGA투어 정상에 서기까지 남다른 길을 걸어야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를 졸업한 뒤 2016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캐나다 투어와 2부 투어를 전전하다 2021년엔 콘페리투어 출전 카드마저 잃었다. 대회 참가에 필요한 경비를 벌기 위해 고향 코스타메사의 한 골프장 내 나이트클럽에 이력서를 냈다. 낮엔 골프장에서 연습하고, 밤엔 바텐더로 일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의 체격(181cm, 86kg)을 본 사장은 나이트클럽 입구를 지키는 경비 일을 맡겼다. 인근 결혼식장에서 행사가 있을 때도 경비원으로 일했다. 나이트클럽 경비원 생활은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냅은 “파티가 열리는 금, 토요일 새벽까지 입구를 지키다 보면 골프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 골프로 돈을 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며 “그곳에서 일하면서 웬만한 일엔 흔들리지 않게 됐다.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그때의 경험 때문”이라고 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지난해 콘페리 투어 포인트 13위 자격으로 올해 PGA투어에 올라왔다. 이번 대회 우승을 확정한 뒤 냅은 18번홀 그린에서 기다리던 여자 친구를 안았다.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의 이름 이니셜을 팔뚝에 새기고 경기를 한 그는 “라운드 후 매번 하늘에 계신 외할아버지께 문자를 보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셨다면 ‘잘했어, 이제 우승 축하 닭튀김 먹으러 가자’고 하셨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승 상금 145만8000달러(약 19억4000만 원)를 챙긴 냅은 이번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향후 2년간 PGA투어 카드를 유지한다.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66억 원)가 걸린 특급 대회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PGA챔피언십에도 나갈 수 있다. 전날 케냐 나이로비의 무타이가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DP월드투어(옛 유럽투어) 케냐오픈에서도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나왔다. 영국에서 슈퍼마켓 배달기사로 일하며 투어를 뛰던 조 딘(30·잉글랜드)은 최종 합계 12언더파 261타로 공동 2위를 하며 상금 19만9749유로(약 2억9000만 원)를 받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2930위이던 딘은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 현실이 됐다”며 기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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