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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34·사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한복의 미(美)를 전 세계에 알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김태리의 한복 화보 영상을 24일(현지 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전광판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문체부는 한류 외연을 전통문화로 확장하기 위해 2020년부터 ‘한복 분야 한류 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우 수지, 2022년에는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가 한복 화보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한복 브랜드 4곳이 참여해 한복의 전통적인 멋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한 한복을 디자인했다. 김태리의 한복 화보는 23∼29일 프랑스 파리 시타디움 코마르탱 대형 전광판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배우 김태리(34)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한복의 미(美)를 전 세계에 알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김태리의 한복 화보 영상을 2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전광판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문체부는 한류 외연을 전통문화로 확장하기 위해 2020년부터 ‘한복 분야 한류 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우 수지, 2022년에는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가 한복 화보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한복 브랜드 4곳이 참여해 한복의 전통적인 멋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한 한복을 디자인했다. 김태리의 한복 화보는 23∼29일 프랑스 파리 시타디움 코마르탱 대형 전광판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이빨 괴물 나라에는 멋진 이빨을 가진 괴물들이 살고 있다. 삐죽삐죽 솟은 날카로운 이빨, 동글동글 귀여운 이빨, 반짝반짝 불빛이 나는 이빨까지. 이빨 나라 괴물이라면 자신만의 독특한 이빨이야말로 매력 포인트. 그런데 트롤리는 이빨이 없는 이빨 괴물이다. 유일하게 이가 전혀 없다. 친구들처럼 멋진 이빨이 갖고 싶은 트롤리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빨을 만든다. 사과이빨, 얼음이빨, 사탕이빨. 하지만 사과는 벌레가 먹고 얼음은 해를 받으면 녹고 사탕 이빨은 달콤한 냄새를 맡고 온 꿀벌이 모두 다 가져가버린다. 실의에 빠진 트롤리. 이빨 없는 괴물 트롤리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자라다 보면 누구는 좀 더 빠르고, 누구는 좀 더 느리다. 뭔가를 더 잘하는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차이가 우리의 가치를 결정 짓는 요소가 될 수는 없다. 모두가 고유한 자신만의 속도와 개성을 갖고 있음을 이빨 없는 아기 괴물 트롤리의 고군분투와 성장을 통해 알려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동아일보는 ‘2024년 올해의 우수 독자센터’ 수상자 16명을 12일 선정했다. 올해의 우수 독자센터는 지역별로 공헌도가 가장 높은 독자센터 사장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자는 배용휘(서울 수유번동), 이종실(서울 원남), 김영원(서울 풍납성내), 이춘재(서울 고척개봉), 김석환(경기 원미도당), 허남기(경기 일산남부), 김춘상(경기 오산), 홍정수(경기 서오산), 박이섭(경북 안동), 이홍철(대구 수성), 김병삼(부산 만덕), 김연채(경남 마산월영), 신승현(대전 도마복수), 이경희(충북 충주예성), 정병진(광주 운암동운), 전만오(전남 조례) 독자센터 사장이다. 스포츠동아는 올해 우수 독자센터 수상자로 이강우(서울 창신), 김순진(서울 오륜거여), 김숙자(인천 삼산), 윤여정(경기 동평촌), 이상학(경북 상모), 이승곤(울산 남울산), 홍성욱(충남 천안북부), 서현정(전북 정읍) 독자센터 사장을 선정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독서광 테오필은 책을 정말 사랑하는 독서광이다. 세상의 모든 책을 가지고 싶어 하는 그의 집은 구석구석 책들로 가득하다. 콧수염의 역사부터 달에서 토마토가 자라게 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어느 날 그에게 전화를 건 친구가 나폴레옹의 개에 관해 아냐고 묻는다. 모든 책을 가지고 있는 그라면 반드시 알 거라고. 답을 주기 위해 책을 찾기 시작하는 테오필. 유명한 고양이와 개에 관한 책들이 꽂힌 서가로 가보지만 찾는 책이 없다. 책이 망가지는 걸 끔찍히 싫어하는 그가 누군가에게 빌려줬을리 없다. 다른 책장을 뒤지기 시작한다. 위대한 인물들에 관한 책장, 동물에 관한 책장 등등 곳곳을 뒤져도 책이 없다. 그제야 그는 깨닫는다. 이렇게 온 집을 책으로 쌓아놓고도 정작 필요한 책 딱 한 권을 찾을 수 없다.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서재만큼 근사한 공간은 없다. 하지만 친구의 우연한 질문에서 시작된 책 찾기는 책을 소유하는 자체보다 그 의미를 나누는 과정이 더 중요함을 깨닫는 여정으로 바뀐다. 수집벽에 가득 찼던 테오필은 이웃과 책을 나누는 사람으로 변한다. 진짜 무언가를 아낀다는 게 어떤 것인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아이들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궁금한 것 투성이다. 삶이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마음이나 생각, 예술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들여다보면서 자기만의 정의를 내리기까지 아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옆에서 슬쩍 이런 대답을 하며 아이의 눈을 넓혀주는 어른이 돼보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음악이 뭐예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향기를 입은 소리야’”라고 대답해주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와 아빠가 나누는 짧은 질의응답으로 구성돼 있다. 음악뿐 아니라 감정, 그리움, 칭찬, 열정, 좋은 시간이 무엇인지 묻는 아이에게 아빠가 시적인 대답을 들려준다. 그리움은 “꺼내 먹을 수 있는 과자”가 되고, 칭찬은 “보이지 않는 뽀뽀”, 시는 “별을 낚는 뜰채”, 우정은 “보물이 가득한 섬”이다. 삶이 뭐냐는 질문에 아빠는 “우리가 나눈 모든 이야기들이 모인 것이지. 하지만 무엇보다 삶은 너야”라고 프랑스 샹송 가사를 읊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시각에서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좋은 시작이 될 책 같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모델 문가비(35)와 사이에서 혼외자를 얻은 배우 정우성(51)이 29일 청룡영화상 시상식 무대에 올라 해당 논란에 사과하고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정우성은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다관객상 부문 시상자로 황정민과 무대에 오른 뒤 “‘서울의 봄’을 관람해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서울의 봄’과 함께했던 모든 관계자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영화에 오점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모든 분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이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은 24일 처음 공개된 이후 논란이 돼 왔다. 그는 청룡영화상에서 ‘서울의 봄’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에 맞선 군인 이태신 역으로 황정민과 함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지난해 국내 공연예술시장 규모가 약 1조4227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46%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부가 지난해 5월 팬데믹 종식을 선언한 뒤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위축됐던 공연예술 수요가 탄력적으로 회복된 영향으로 보인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3년 기준 시장 규모와 운영, 인력, 재정 현황 등을 조사한 ‘2024 공연예술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시장 매출은 1조4227억 원으로 2022년(약 9725억 원)보다 46.3%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약 8530억 원)과 비교하면 66.8% 뛴 수치다. 공연장 활성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공연장 가동률은 54.5%로 2022년 50.2%보다 4.3%포인트 높았다. 매출 증가 요인으로는 공연 공급 증가, 민간기획사와 단체들의 지역 순회공연에 따른 작품 판매 증가, 공연예술시장 전반 입장료 상승 등이 꼽힌다. 매출액 중 가장 큰 비중(45.5%)을 차지한 티켓 판매액은 6472억 원으로 2022년(약 5618억 원)보다 15.2% 증가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제41회 가톨릭대상(사랑·생명 부문) 수상자로 김만달(76·세례명 골롬바노)씨가 선정됐다. 노숙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30여년간 돌보는 등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공을 인정받았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협의회)와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수여하는 가톨릭대상은 가톨릭정신을 구현한 개인과 단체를 기리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협의회에 따르면 전남 여수시에서 내과 의사로 활동하는 김씨는 사회복지시설이 부족했던 1986년 우연히 행려 환자와 만난 것을 계기로 노숙인 시설 ‘엠마우스’를 만들었다. 그는 입소자들이 퇴소할 때까지 30여년간 돌봤고 이후 이 시설을 작은형제회에 기부채납했다. 지역 사회 소외 계층이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무료 진료 활동도 해왔으며 익명으로 독거노인 복지시설도 지원해왔다. 길거리에서 폐지, 빈 병, 깡통 등을 수집해 모은 돈으로 나눔을 실천한 고복자(세례명 마리아) 씨는 특별상(사랑·생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약 40년간 재활용품을 수집해 ‘고물 할머니’로 불리는 그는 1985년 세례를 받은 후 재활용품을 수집해 마련한 돈 3000만원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2010년 모현의료센터에 1억원, 2023년 춘천교구청에 사제 양성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선교·문화 부문 본상 수상자로는 암으로 투병 중인 이들을 위한 전문 시설인 충북 청주시 소재 성모꽃마을이, 선교·문화 부문 특별상 수상자로는 청년들로 구성된 복음 단체인 ‘찬양크루 열일곱이다’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다음달 4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열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직장 내 따돌림 피해 증언을 위해 국회를 찾아 눈물까지 보였던 지난달 뉴진스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이 허무한 결론을 맞이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양측이 대등한 지위에서 의무를 이행하는 ‘계약 관계’에 가깝다는 게 이유였다. 하니의 국감 출석은 당시부터 논란이었다. 다른 레이블의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는 의혹이 국감에서 다룰 만한 사안인지 이견이 많았고, 아이돌이 법상 근로자인지도 불분명했다. 사실 따돌림 피해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놓인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 사이의 치열한 갈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양측의 갈등은 올해 4월경 하이브가 업무상 배임 혐의로 뉴진스를 성공시킨 민 전 대표를 고발하고, 민 전 대표가 모함이라며 항명 기자회견을 연 이후 반년에 걸쳐 계속 격화됐다. 하이브는 6월 민 전 대표 측 어도어 사내이사를, 8월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뉴진스는 이 무렵부터 직접 목소리를 내며 민 전 대표 측에 섰다. 9월 라이브 방송을 열고 ‘민 전 대표를 복귀시키라’고 하이브에 최후통첩을 했다. 하이브가 그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았기 때문에,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위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봤다. 문제는 위약금이었다. 업계에서는 뉴진스가 물어야 할 계약 해지 위약금이 최대 6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 위약금 규모를 줄이는 등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계약 관계를 파탄 낸 상대의 귀책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 국감에서 다뤄진 따돌림 의혹도 이런 와중에 흘러나왔다. 뉴진스는 라이브 방송 중 하이브의 부당한 처우를 성토했는데 하니의 사례도 그중 하나였다. 하니가 현직 아이돌 최초로 국감 출석 요청에 응한 중요한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뉴진스는 이달 13일 소속사 어도어에 ‘전속계약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2주 시한의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시정 요구 사항 중 하나로 국감에서 논의된 ‘무시해’ 사건의 사과를 넣었다. 민 전 대표도 20일 어도어를 퇴사하고 풋옵션 권리 행사를 놓고 소송을 시작했다. 하이브-뉴진스 사태의 이런 분쟁 양상에다 고용부의 결론까지 더해놓고 보면, 지난달 하니의 국감장 출석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다시 의문스러워진다. 별다른 소득도 없을 뿐 아니라 향후 법정에서 이뤄져야 할 양측 대리전을 국감장에서 펼치도록 국회의원들이 판을 깔아준 데 불과해지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무명 연예인, 연습생의 피해 사례를 환기했다고 아전인수격 자평을 하지만, 하니가 그런 사례의 대표성을 띤다고 보기도 어렵다. 계약 해지와 소송이 얽힌 첨예한 법정 이슈를 국감 의제로 올린 것 자체가 아이돌의 화제성에 기대 국민의 시선 끌기에 급급한 국회의원들의 무리수는 아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와 철근 더미, 해진 고무신이 굴러다니는 고물상. 이곳에서 자라는 오 남매에게 마당은 최고의 놀이터다. 고물 속에서 저마다 보물을 찾아낸다고 지루할 틈이 없다. 망원경, 못난이 인형, 구술…. 막내 쌍둥이들은 찌그러진 양은 냄비를 모자처럼 쓰고 보자기 망토를 두른 채 고물산 탐험을 떠난다. 학교에 다녀온 오빠와 언니들은 폐지더미에서 주워 온 동화책을 읽고, 누군가 쓰다 버린 종이 뒷면에 몽당연필로 그림을 그린다. 밤이 되면 요를 깔고 한 방에 오 남매와 엄마가 다닥다닥 붙어 곤한 잠을 청한다. 고물상에서 자라는 오 남매의 하루가 이처럼 신나고 따뜻한 건 부족한 중에도 아낌없이 나누는 엄마의 크고 깊은 마음 덕분이다. 주인 없는 누렁이, 고양이도 이 마당에 자리를 잡고, 갈 곳 없던 엿장수 아저씨들도 엄마가 만들어준 방에서 지내며 저녁이면 엿 대신 고물을 가득 싣고 돌아와 돈으로 바꾼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담아낸 책으로 오 남매가 다 번듯이 자랐다는 후기도 실려 있다. 풍요 속 빈곤에 시달리는 요즘 아이들에겐 진짜 행복의 의미를, 함께 읽는 어른들에게는 정겨운 향수를 안겨주는 책.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가 4주 연속 미국 빌보드 글로벌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빌보드 발표에 따르면 ‘아파트’는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미국 제외)’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두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뒤 4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하지만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파트’는 지난달 29일 이 차트에 8위로 진입해 K팝 여성 가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로제는 18일 공개된 영국 매거진 ‘아이-디(i-D)’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빨리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엄청난 사랑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로제는 22일 오후 새 싱글 ‘넘버 원 걸(number one girl)’을 공개한다. 지난달 18일 싱글 ‘아파트’ 공개 이후 약 한 달 만의 신곡 발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부르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가 4주 연속 미국 빌보드 글로벌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일(현지시각) 미국 빌보드 발표에 따르면 ‘아파트’는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미국 제외)’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두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뒤 뒤 4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하지만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파트’는 지난달 29일 이 차트에 8위로 진입해 K팝 여성가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로제는 18일 공개된 영국 매거진 ‘아이-디’(i-D)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빨리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엄청난 사랑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로제는 22일 오후 새 싱글 ‘넘버 원 걸(number one girl)’을 공개한다. 지난달 18일 싱글 ‘아파트’ 공개 이후 약 한 달 만의 신곡 발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전 세계 수많은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한강 작가의 놀라운 작품이 더 많은 인정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영미권에 소개해 부커상 수상 등을 이끌어 낸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37·사진)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18일 한국문학번역원(번역원)은 영문 계간지 ‘KLN(Korean Literature Now)’에 쓴 스미스의 기고문을 공개했다. 스미스는 2016년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소년이 온다’, ‘흰’ 등을 영어로 번역해 한강 문학이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되는 데 공헌한 번역가로 평가받는다. 기고문에서 그는 부커상 수상 이후의 오역 논란과 과한 찬사 등 상반된 반응이 쏟아진 데 대한 심경부터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비판은 가혹했고 개인적 공격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인종 불평등이 심한 문학계에서 백인 번역가란 점이 원작의 문학성을 깎아내리는 정도의 과대평가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왜 번역가가 됐는지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며 “한강 작품의 번역은 텍스트에 날카롭게 떠오는 이미지에 사로잡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고문에서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문학적 의미에 집중했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 주인공 영혜의 이야기가 ‘극단적이고 기괴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물의 강한 주체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한 “‘구식 남성들’은 못마땅해할 방식으로 독자들을 개인적 독서로 초대하는 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는 “(한강) 작가의 더 발전된 필력을 보여주는 작품임에도 ‘채식주의자’에 가려진 것 같아 아쉬웠다”며 “(하지만) 이 작품은 묻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으로 표현된다”며 “광주와 가자를 연결한 수많은 독자에게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년이 온다’의 번역 인세를 가자지구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자랑하는 걸 좋아해서 ‘자랑댁’이라 불리는 오리가 알을 낳는다. 연이어 귀여운 새끼들이 태어난 후 마지막 알을 깨고 쿤다가 나온다. 하지만 쿤다는 다른 오리들과는 좀 다르다. 날개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당혹스러움을 느낀 자랑댁은 쿤다를 몰래 숨겨 키운다. 쿤다는 ‘내가 없는 편이 가족들에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상심에 빠진다. 이런 쿤다를 변화시킨 것은 호수에서 만난 발이 하나뿐인 아기 오리 올다다. 쿤다는 헤엄치는 것을 어려워하는 올다를 도와 헤엄을 친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쿤다는 기쁨을 느낀다. 올다는 날지 못하는 쿤다가 자신의 꼬리를 물고 함께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린 오리들의 우정은 남들의 시선 때문에 쿤다를 숨기려 했던 자랑댁마저 부끄럽게 한다. 누구나 타인이나 세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숨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장애와 좌절을 자신의 강점으로 변화시키고 당당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아기 오리 이야기가 귀여운 삽화와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국립극장이 마당놀이 대표작을 엮은 ‘마당놀이 모듬전’을 선보인다. 5일 국립극장은 달오름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공연 ‘마당놀이 모듬전’을 이달 29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마당놀이는 1981년 극단 미추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후 2014년 국립극장이 극장식 마당놀이를 시작해 2020년 ‘춘풍이 온다’를 마지막으로 상연했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마당놀이 10주년을 기념한 것으로 그간 선보인 대표작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등의 흥미로운 장면을 엮은 ‘모듬전’ 형태로 공연된다. 이몽룡·심청이·놀보 등이 같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극작가 배삼식,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 등 그간 마당놀이를 만들어 온 제작진과 배우 윤문식·김성녀·김종엽이 특별 출연한다. 여기에 국립창극단 배우들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배우들이 출연해 신구 세대가 어우러진다. 손진책 연출은 “세 가지 스토리가 엮이며 세 작품에 대한 비교 감상과 보완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당놀이는 공연 내내 추임새가 이어지는 등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꾀한다. ‘심봉사’ 역할을 맡은 윤문식은 “관객들이 구경하러 오는 게 아니라 참여하러 오는 가장 한국적인 놀이문화가 마당놀이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바닷가 마을에 생긴 너구리 아저씨네 빵집. 먹음직스러운 사과케이크와 빵, 과일잼으로 가득하다. 빵집 이름도 참 예쁘다. ‘다정한 빵집.’ 병아리 손님들이 엄마와 들렀는데 개구리 손님의 컴플레인이 들어온다. ‘너무 시끄러워요!’ 다음 날 못 보던 간판이 생긴다. ‘병아리 출입 금지.’ 이번엔 꼬마 펭귄들이 아빠와 빵집을 찾았는데, 고양이 손님에게 항의가 들어온다. ‘솜털이 날리잖아요!’ 다음 날 또 다른 표지판이 생긴다. ‘꼬마 펭귄 출입 금지.’ 꼬마 동물 손님들이 가게에 올 때마다 이런 식의 항의가 들어오고 종국엔 카페 앞에 ‘출입 금지’ 팻말이 죽 이어진다. 병아리, 꼬마 펭귄, 꼬마 캥거루, 꼬마 코끼리 다 출입 금지. 표지판을 본 아이들은 울상이 된다. ‘하나도 안 다정한 빵집이네….’ 하지만 며칠 후 너구리 아저씨가 수레 가득 싣고 가던 사과를 쏟았을 때 그를 돕기 위해 달려온 건 유치원 차를 기다리던 꼬마 친구들이다. 너구리는 출입 금지 표지판을 모두 치우고, 가게 이름을 바꾼다. ‘더 다정한 빵집.’ 어른들에게는 노키즈존의 배제와 차별을, 아이들에겐 공공장소에서 지키는 예절의 중요성을 동시에 일러주는 책.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하늘은 하얗고 땅은 검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그의 데뷔작은 여러 면에서 한국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깊은 설산 여명의 순간을 수묵화처럼 그린 첫 문장을 600페이지 넘는 묵직한 서사로 밀고 나가면서 한반도의 근대사를 되살린 이가 30대 중반의 젊은 재미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는 아홉 살 때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이주했다. ‘작은 땅의 야수들(원제 Beast of a Little Land)’은 2021년 미국 출간 후 신인의 데뷔작으론 이례적으로 뉴욕타임스 등 40여 개 매체 추천도서에 올랐고, 미국 데이턴문학평화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올해 러시아 최고 권위 문학상인 톨스토이문학상을 받으며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한인 작가 중 한 명이 됐다. 소설가 김주혜(37)의 이야기다.》미국에서 줄곧 성장해 아이비리그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했고 뉴욕의 출판사에서 일하다 영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됐지만, 그는 영어 이름을 따로 쓰지 않는다. 이민 이후로도 한국인으로의 정체성과 언어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우주의 지혜(宙慧)를 뜻하는 주혜란 한국 이름을 각별하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결혼한 후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영국 런던 노팅힐 인근에 자리 잡았다는 그와의 화상 인터뷰도 모두 한국어로 이루어졌다.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언제부터 작가가 되고 싶어했나. “어릴 적부터 발레, 첼로 등을 하면서 책뿐 아니라 예술 전반에 관심이 많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영향을 받아 미술사학을 전공했고 박물관, 패션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10여 년 전 출판사에 근무하면서부터 하게 됐다.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한국계 미국 작가가 택한 첫 소설의 주제가 왜 한국의 근현대사였나. “독학으로 습작할 때 길잡이가 돼준 게 레프 톨스토이, 가장 영감을 준 작품이 ‘안나 카레니나’였다. 그처럼 예리한 통찰력, 깊은 연민, 인간 보편성을 보여 주는 작품을 쓰려면 역사를 관통하는 장대한 스케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삼국사기’ 같은 한국사 책을 읽으며 자랐기에 첫 장편을 써야 했을 때 망설임 없이 택했다.” ‘작은 땅의 야수들’은 한반도에 번성했던 호랑이의 이미지를 통해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한국인의 강골함과 독립운동사를 녹여낸 대하소설이다. 소작농의 딸로 기생이 된 ‘옥희’와 가난한 사냥꾼의 아들로 경성을 떠도는 주먹이 된 ‘정호’의 삶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지주와 소작농 등 수많은 이들의 삶을 교차시킨다. 그가 이 작품으로 수상한 톨스토이문학상은 톨스토이 탄생 175주년인 2003년 레프 톨스토이 박물관이 삼성전자 러시아법인과 함께 제정한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줄리언 반스, 오르한 파무크 등이 수상했다. 올해 최종 후보 10편에 오른 작품 중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도 포함돼 있었다. ―이민 가정에서 지킨 한국적 정체성이 작품에 큰 자양이 된 것 같다. “김구 선생 곁에서 독립운동을 한 외할아버지 김태희 씨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인, 한국문화에 특별한 자부심이 있다. 국문학 석사인 어머니 책장에서 김현 평론집, 정지용 시집 등 문학이론과 한국어만의 질감과 풍경미를 드러낸 문학을 읽으며 컸다.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아주 어릴 때부터 눈물 흘리며 접했고 이 책을 쓰면서도 그런 감동을 투영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데뷔작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은 것 같지만, 사실 작가로 첫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본격적으로 작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2014년만 해도 신인 작가들은 대부분 백인 작가였다. 두드러지는 활약을 하는 한인 작가도 없었고,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러 단편을 에이전트에 보냈지만 출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함박눈 오는 공원을 달리던 날 문득 호랑이와 마주친 사냥꾼의 모습이 떠올랐다. 여러 인물이 별자리처럼 그려졌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내 경험으로는 맞다. 내가 책을 쓸 때 가장 나다운 글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었다”고 썼다 . ―일과 집필을 힘들게 병행했었다고 들었다. “뉴욕에서 일하는 동안 평일 새벽 5시부터 7시, 퇴근 후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썼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썼다. 1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갰다. 전투적이었다. 남들의 10배는 노력하는데 성과는 10분의 1도 나지 않는 것 같아서, 자책하고 의구심에 시달리던 시간도 있었다.” 초고 집필에 5년, 출판사와의 교정에 1년, 총 6년이 걸려서 영문판이 나왔고 다시 한 해에 걸친 예닐곱 번의 수정을 거쳐서 한국 번역본이 출간됐다. 2019년 최인호 작가의 단편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을 번역했던 적이 있던 그는 문학번역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한국어판이 매끄럽게 읽힐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애썼다. ―쓰면서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등장 인물을 줄여야 했다. 더 세세하게 쓰고 싶었지만 현대 미국 출판시장에서 그렇게 긴 작품은 불가능했다. 영문판 기준 100페이지를 줄였다. 윌리엄 포그너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킬 유어 달링(Kill your darlings).’ 애지중지하는 등장인물을 죽이란 말이다. 창작에 도취되지 말고 전체 흐름을 살려라. 미국 편집자와 에이전트에서 계속 들었던 부탁과 경고도 ‘너무 길게 쓰지 마라’였다.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큰 상을 받고 난 뒤에 달라진 게 있나. “파노라마처럼 사회 각층을 자유자재로 보여 주면서도 인간 내면의 진실, 통찰력과 깊은 사랑을 보여 주는 글쓰기를 톨스토이에게 배웠다. 인간, 작가, 아내로서 해야 하는 일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그의 문체와 인도주의적 문학 정신을 계승했다는 극찬을 받았으니 이전과는 절대 같을 수 없는 전환이 됐다.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라고 느꼈다.” 그는 이달 러시아, 프랑스를 배경으로 프리마 발레리나의 사랑을 다룬 두 번째 장편 ‘밤새들의 도시’를 미국에서 출간한다. 수상 이후 각국에서 출간과 인터뷰 일정이 새벽까지 쏟아지지만 어떤 곳보다 우선순위를 두는 곳이 한국이다. “내 작품의 문학적·역사적 가치를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분들이 한국 독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에 이어 겹경사다. 한국 작가들이 부상하는 요인이 뭘까. “한강 작가와 함께 논의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개인적 재능뿐 아니라 한국문학번역원이 굉장히 오랜 기간 노력했고 국가적 양성이 큰 역할을 했다.” ―외부에 있었기에 한국 문화의 위상 변화가 더 잘 보였을 것 같다. “2019년 집필에 에너지가 너무 소진돼 프랑스에 석 달 정도 머물렀는데 그때 이미 많이 바뀌었단 걸 느꼈다. 프랑스에 문화적 동경이 있었다. 그런데 패션잡지를 보니 정작 그들이 동경하는 건 한국이었다. 책이 출간되고 여러 나라 독자들에게 편지 등을 받는데 한국 문화에 대한 소양이 정말 깊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많다. 너무 뿌듯한 일이다.” 그는 높아진 한국 문화 인기의 덕을 14개국으로의 해외 판권 수출 등에서 같이 누리고 있다고 했다. “브라질의 경우 특별한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큰 성원을 받았다. 모스크바에서의 북토크 당시 순식간에 책이 팔리고 긴 사인줄이 생기는 걸 보고 한국 문화의 위상 변화를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톨스토이문학상 상금 120만 루블(약 1680만 원) 전액을 멸종위기에 놓인 한국 호랑이를 보호하는 한국범보전기금에 기부했다. 책 인세 일부도 관련 단체에 기부해 왔다. 작품 활동만큼 생태보호와 자선활동에 열정적인 것은 “집필하는 것만이 예술이 아니라 가장 필요한 것을 나누는 것이 예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혼한 캐나다 출신 남편도 뉴욕에서부터 오래 알고 지낸 사회적기업 그린체크의 창업자로 기후나 환경문제 등에 대한 관심사가 비슷하다. 차기작 역시 소말리아의 한 구제사업 단체에 인세 일부를 보낸다. ―미국에서 차기작이 곧 공개된다. 이번에도 대하소설인가. “문학적 범주의 다양성을 보여 주고 싶어서 완전히 반대로 했다. 1인칭 한 사람의 목소리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게 했다. 전작이 교향곡이었다면, 이번에는 협주곡이다. 솔로이스트 역량을 보여 주고 싶어서 뜨거움과 도회적 매끄러움을 오가게 하려고 노력했다.” ―집필 루틴, 혹은 글을 쓸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런던으로 이사오며 서재도 책상도 없어졌다. 시상식 당시 주최측 안내로 톨스토이 생가를 둘러봤는데 곳곳이 책상이더라. 집필 환경이 너무 다르다고 푸념했더니 그분들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책상은커녕 욕조에서 ‘롤리타’를 썼다”고 했다. 그래, 그냥 써야지. (웃음) 매일 아침 글 쓸 커피숍을 찾는 게 일과가 됐지만, 한번 몰입하면 사실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시간대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다만 글을 쓸 때의 어떤 정신 상태는 중요한 것 같다. 커피가 큰 도움이 된다.” 김주혜 약력△1987년 인천 출생△1996년 가족과 미국 포틀랜드로 이민△2009년 프린스턴대 미술사학 졸업△2016년 영국 문학잡지 ‘그란타’에 단편소설 ‘보디랭귀지’ 발표△2021년 장편 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 출간△2022년 데이턴문학평화상 최종 후보△2024년 러시아 톨스토이문학상 수상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우리 집이 망했다. 좁은 집으로 이사 가는데, 낡은 이삿짐 트럭에 딱 하나 실린 것이 있다. 자개장. 엄마는 이게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거라서 절대로 버릴 수 없단다. 어디서든 이 자개장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단다. 하지만 방 하나를 다 차지할 만큼 거대한 이것이 아이는 싫다. 일한다고 바쁜 아빠 엄마는 늘 집을 비우고, 혼자 무료하게 뒹굴거리던 아이는 자개장의 갖은 문양을 본다. 빛나는 소나무, 구름, 나비, 학, 거북이. 하지만 나와 놀아줄 사람은 없다.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라도 지금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바로 그때, 자개장에서 정말로 할머니가 나온다. 자개장 할머니다. 할머니는 자개장 속의 멋진 세상을 아이와 함께 탐험하기도 하고 태권도장에 아이를 데려다주거나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기도 한다. 할머니에게서 아이는 점차 희망을 배운다. 가족 간의 사랑이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도. 전통 공예인 나전칠기의 영롱한 빛깔과 풍성한 볼거리가 ‘가족의 사랑’이란 책의 주제에 깊이를 더해 준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의 신작.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토끼 마을에 열린 가을 운동회. 우승자는 알밤 케이크를 선물로 받는다. 할머니와 함께 출전한 로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꼭 우승하고 싶은데 할머니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 공굴리기를 할 때는 균형을 못 잡아 넘어지고, 장애물 달리기를 할 때는 허리가 아파서 지체된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거뜬히 우승할 수도 있었을 텐데. 속상해하는 로로와 어쩔 줄 몰라 하는 할머니 앞에 갑자기 하트 모양 알밤 하나가 떨어져 꿈틀거리더니, 두 사람을 알밤의 세계로 데려간다. 알고 보니 이곳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알밤의 나라! 알밤을 좋아했던 할아버지는 알밤 떡집, 알밤사탕 산책길, 알밤 병원처럼 알밤으로 마을을 꾸며놓고 있었다. 마을 한가운데 있는 알밤 젤리탕에 다리를 담그자, 할머니의 관절염도 씻은 듯 사라진다. 다시 가을 운동회가 열리는 토끼 마을로 돌아온 두 사람. 비록 우승은 못 해도, 할머니와 함께 달리는 이 가을이 얼마나 행복한지 로로는 그제야 느낀다.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귀여운 삽화가 이야기의 사랑스러움을 더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