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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아직 바람이 차가웠던 3월 말, 창원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수서 SRT 역에서 불과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창원은 내리자마자 기분 좋은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이른 봄꽃도 눈에 띈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탔다. 목적지를 말하니 택시 기사는 익숙한 듯 역을 빠져나갔다.창원중앙역에서 희연요양병원까지는 20여 분 걸린다. 희연의료재단 희연병원은 국내 단일 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정부가 지정한 ‘재활병원·요양병원’이다. 6층 건물의 희연요양병원을 리모델링해 2∼4층을 요양병원, 5∼6층을 급성기 재활병원, 지하 2층을 외래재활센터로 분리 운영한다. 회복기 재활, 만성기 요양, 주간 보호, 방문 요양과 방문 간호로 이어지는 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한 기관에서 주간 보호, 방문 요양, 방문 간호를 모두 제공하는 통합 재가 서비스는 전국에 많지 않다.밖에서 본 건물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한 형태였는데 내부로 들어가니 놀랍다. 먼저 돌아본 재활병동은 서울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구조다. 재활병동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운동장처럼 탁 트인 공간이 눈에 띈다. 병실을 양쪽으로 밀어두고 중앙에 널찍하게 재활치료실과 의료진 사무 공간을 뒀다. 의료진과 환자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환자들의 운동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배치다. 로봇 재활 치료 공간도 따로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병동과 치료 공간이 이색적이었다.병원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희연 커뮤니티케어센터는 창원에서 유일하다. 희연병원은 재활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환자를 위한 완충 병동을 운영한다. 주간보호시설을 통한 환자 관리에도 적극적이다.김덕진 전 이사장은 1996년 경남 창원에 희연요양병원을 세웠다. 그 전에는 250병상의 초기 요양병원인 부곡온천병원이 있었다. 부곡온천병원 경영에 실패하고 김 전 이사장은 일본의 요양병원을 견학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희연병원은 김 전 이사장이 일본인 하마무라 아키노리 고쿠라리하빌리테이션병원 원장과 결연하고 일본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완성돼갔다. 무엇보다 하마무라 원장이 내세운 ‘인간 존엄성’이라는 가치에 감동한 그는 병원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해도 노인복지와 의료에 모든 것을 바치고자 다짐했다.희연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신체 억제 폐지를 선언하면서 인간 존엄을 실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욕창 제로, 365일 쉬지 않는 재활 실현, 임상 영양을 통한 환자 개인별 맞춤 식단 제공, 환자 스스로 자가 운동을 할 수 있는 통원재활센터(리하빌리테이션 센터) 설립 등 환자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실천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잇몸은 치아를 지지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고 치아 뿌리가 노출돼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한 번 파괴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치조골 무너트리는 치주염잇몸병은 치조골을 무너뜨리는 치주염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다빈도 질병 통계’에 따르면 매년 외래 환자 수 1, 2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우이형 고운치과의원 원장은 “잇몸병은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흔한 만성질환”이라며 “당뇨병, 심혈관질환, 뇌졸중과 같은 전신 질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잇몸병은 잇몸 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입속 잔여물에서 증식한 세균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된다. 치은염은 치아의 뿌리와 만나는 잇몸 안쪽에만 염증이 발생한 것으로 간단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염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잇몸뼈(치조골)를 포함한 주변 조직으로 확대돼 치주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은염은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정도라면, 치주염은 조직이 파괴돼 잇몸뼈가 녹거나 이가 흔들리고 심한 경우 발치까지 해야 한다. 평소와 달리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고, 치아가 시리고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재발 위험 큰 치주염, 증상 없어도 지속적인 관리를 잇몸병의 원인은 세균이다. 구강 위생이 청결하지 못하면 유해균이 증식하고 끈끈한 세균막인 치태가 만들어진다. 시간이 지나면 치석으로 변한다.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염증에 노출된다면 잇몸병은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다. 치주 영역에서 유지 관리 단계도 치료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우 원장은 “아무리 양치를 잘해도 치간부라 불리는 치아 사이의 면은 접근이 어려워 완전히 치석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치료가 끝났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치과에 방문해 재발의 원인이 되는 세균성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잇몸 건강을 지키는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연 1회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잇몸병은 잇몸에서 시작해 치아를 지지하는 뼈까지 손상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아 상실로 이어질 수 있지만 꾸준한 정기검진과 관리로 예방할 수 있다. 성인은 칫솔질 방법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잇몸 질환이 있는 경우 ‘바스법’이 효과적이다. 바스법은 칫솔을 45도 각도로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에 밀착시켜 10초 정도 진동을 주며 앞뒤로 움직이는 것으로 잇몸을 자극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잇몸 질환이 가라앉은 후에는 회전법을 사용해 치석 제거에 효과적인 일반적인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혀를 닦는 것만으로도 구취의 90%는 사라진다고 말한다. 양치 시 혀를 내밀어 세 부분으로 나누고 혀 세정기를 이용해 꼼꼼히 닦아준다. 구역질이 날 수 있어 혀를 내밀었을 때 거울에 보이는 부분만 닦아준다. 입 안을 헹구고 혀 세정기도 물에 씻은 후 2번을 더 반복해 준다. 스스로 관리가 어렵다면 개인 맞춤형 구강 건강관리와 구강 교육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구강 전문가가 평소 치면세균막을 관리할 수 있도록 용품 선택을 도와주고 사용법을 교육한다. 최근에는 피에조(압전소자) 방식의 초음파 진동 기술을 적용한 장비로 치석을 제거하고 파우더 세정 시스템으로 잇몸 손상 없이 치태와 착색까지 깨끗하게 제거해 염증 완화와 잇몸 건강 개선에 도움을 주는 방법도 있다. 초기 검진은 간단한 검사와 스케일링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통증이 발생한 후에는 치료 과정이 길어지고 신체적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아프기 전에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정민 고운치과의원 원장은 “구강 관리는 현재 자기 구강 상태와 생활 습관을 진단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잇몸을 건강한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그 후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조양희 한국암웨이 고문● 조윤미 미래소비자행동 대표●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 식품공학과 교수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급격하게 성장했다. 최근 국내는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건기식은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는 산업이다. 우리나라 건기식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수출이 필수적이다. 특히 미국, 유럽은 기능성 표시 문구 자율성이 높아 매력적인 시장이다. 산업계는 연구한 만큼 그에 걸맞은 기능성 표시 문구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줘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암웨이 조양희 고문, 미래소비자행동 조윤미 대표, 서울과학기술대 식품공학과 김지연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출을 준비하는 우리나라 건기식 기업이 많은 것으로 안다. 건기식에 관한 해외 규제 상황은 어떤가? 조양희 고문=“미국은 광고 심의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어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미국 관계자들과 일하면서 느낀 점은 그들이 ‘의도된 목적에 맞는 사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기능성 표시 문구도 미국에 명확한 지침이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문구에 대해서는 정해진 기준이 없다. 미국은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처럼 사전 심의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 큰 차이다.” 김지연 교수=“미국은 기업이 광고나 제품에 쓴 기능성 표시 문구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속해서 감시한다. FDA가 보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업에 ‘경고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도 기업이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면 회사를 문 닫게 할 정도로 강한 책임을 지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조윤미 대표=“우리나라 시장의 특성을 무시한 채 단순히 ‘미국은 이렇다, 유럽은 저렇다’라고 말하긴 어렵다. 우리나라는 독일과 비슷하게 산업이 정부 주도, 정부 의존적으로 성장해 온 구조다. 정부가 제시한 지침 범위 내에서 기업들이 움직이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서 기업이 창의적으로 자율성을 발휘해 무언가를 해보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수출을 준비할 때 어떤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나? 조 고문=“암웨이는 전 세계에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기능성 표시 문구가 전부 다르다. 특히 미국은 연구를 많이 한 회사에 그에 걸맞는 기능성 표시 문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부분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들이 굳이 시간과 자원을 들여가며 연구할 이유가 없어진다.” 김 교수=“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 시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품을 수출할 때 얼마나 과학적이고 많은 연구를 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반면 동남아시아처럼 아직 규제가 느슨한 시장에서는 한국에서 인정받은 제품이라는 것 자체가 신뢰의 기준이 되곤 한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글로벌 전체를 바라보기보다는 한쪽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보다 잘하고 있는 시장을 규제의 틀이나 혁신에 대한 수용도와 같은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할 것 같다. 국내 건기식 산업의 방향 ―우리나라 식약처는 규제가 우선이 되는데 기업에 어느 정도 자율성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인가? 조 고문=“보건 산업 전체를 보면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은 보건 의료 서비스와 미용 서비스 정도다. 나머지 산업은 제품을 기반으로 한 규제의 영향을 받는다. 규제 관점에서 제일 난감한 부분은 융합된 서비스가 나올 때 명확하지 않은 법이나 사각지대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풀 것인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새로운 혁신이 발을 딛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개인적으로 건기식이 단순히 식품의 개념을 넘어서 웰빙이나 웰니스와 관련된 서비스 요소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관련 법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정의도 함께 반영돼야 하는데 여전히 기존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공무원이 기존 규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포장이나 특정 기준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려면 법의 정의를 더욱 포괄적으로 설정해 서비스 개념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새로운 것을 허가하기에는 아직 법령상 어려움이 많다는 말인가? 조 고문=“맞다. 광고 심의도 상당히 까다롭다. 몇 년 전에 마이크로바이옴 맞춤형 유산균 제품을 출시하면서 광고 심의를 신청했는데 당시 심의 과정에서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혁신이라는 것은 시대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이며 지금 사회는 더 이상 이를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순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조 대표=“규제는 단순히 무언가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이 따를 규칙을 정하는 거다. 그런데 사회는 규제를 너무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규제 개혁이나 완화 혹은 규제의 재정립을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내 플레이어들이 현재 환경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칙이 무엇인지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부분은 식약처가 손을 못 대고 있다. 심층적인 규제 과학 연구가 필요하지만 그런 거시적인 관점의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소소한 규제만 다듬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융복합에 대한 논의는 건강기능식품법 제정 초창기에도 있었다. 화장품과 건기식을 함께 판매하거나 의료기기 장치와 결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제품 간 혼합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비즈니스의 영역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도 과연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규제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식약처 규제 완화가 소비자에게도 유리할까? 조 고문=“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산업도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를 소비자가 자유롭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규제할 것인지의 문제다. 연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임상 연구를 통해 제품의 효능을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다. 원료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더욱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고 결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몇 년 전만 해도 맞춤형 건기식 시장이 주목받았던 것 같은데 요즘 잠잠한 것 같기도 하다. 어떤가? 조 대표=“60대는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이 많다. 병원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는 건강상의 여러 가지 불편함, 예를 들어 수면 장애나 근력 저하 등을 대부분의 노인이 가지고 있다. 잠을 푹 잤으면 좋겠고, 근력이 강화됐으면 좋겠고, 체중 감량도 하면서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한다. 이런 경향이 60대부터 80대 넘어까지 20년 이상을 가는데 이럴 때 도움을 청할 데가 마땅치 않다. 이 상황에서는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의사가 복용하고 있는 약에 영향이 있으니 건기식을 일절 먹으면 안 된다고 하거나, 아무 얘기가 없어 자유롭게 챙겨 먹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의 구매력이 높아질수록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건기식 업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 교수=“우리나라에서 맞춤형 건기식이 법제화되면서 소분에만 너무 국한해서 조금 왜곡돼 있다. 우리가 옷을 맞춰 입으면 기성복보다 훨씬 더 입기 편하고 좋은 것처럼 사람에 대한 모든 데이터베이스가 다 쌓이고 있으니 나의 생활 습관, 수면 습관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별로 어떤 상태인지, 어떤 생활 습관 코칭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건강 진단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영양소 섭취가 적합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한국인 영양 섭취 기준’이라고 하면 남성 여성, 연령대 구분만으로 양이 결정돼 있는데 사실은 똑같은 나이라 하더라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이제는 개인별 생활 습관, 건강 상태에 맞춰 구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조 고문=“한국암웨이가 올해 10월 론칭을 준비 중인 개인맞춤 건강관리 서비스인 ‘마이 웰니스 랩’이 지금 논점에서 바른길에 근접한다고 생각한다. 암웨이의 이 서비스가 성공하면 다른 회사들도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업계에서 산발적으로 이런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명확한 메커니즘이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건전한 축을 세우는 데 암웨이가 좋은 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 고문=“원료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더욱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고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으로 돌아가게 된다. 암웨이 ‘올데이 비타민C’는 의약품에만 적용되던 서방형 기술을 건기식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8년 넘게 정부를 설득한 끝에 출시할 수 있었다. ‘더블엑스’도 한국인 대상 인체적용시험까지 별도로 진행함으로써 DNA 손상 방지관련 효능과 같은 기능성 광고 문구를 광고심의위원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다. 연구한 만큼 기업들이 연구 내용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김 교수=“우리나라도 미국 ‘식이보충제 건강교육법(DSHEA)’ 법제화 사례처럼 산업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규제 재정비가 시급하다.” 조 대표=“건기식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이나 소비 행태로는 상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본질적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서 그 기준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 식약처가 규제 혁신을 하고 있지만, 좀 더 과감하게 또 방향을 잘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를 받거나 난소를 절제한 여성은 이른바 ‘난자를 얼린다’고 표현되는 생식세포 동결 시술과 보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고환을 절제한 남성에게는 정자 냉동 비용이 지원된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생식 건강 손상 등 의학적 사유로 영구적 불임이 예상되는 남녀 생식세포 동결·보존을 지원하는 사업이 이달 말부터 운영된다”며 “지원 대상이 될 의학적 사유는 올해 1월 모자보건법 개정·시행으로 이미 확정됐다”고 말했다.의학적 사유가 적용되는 대상은 난소나 고환을 절제하거나 항암제 투여, 복부 및 골반 부위를 포함한 방사선 치료,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경우 등이다. 터너 증후군, 클라인펠터 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 질환도 포함됐다.지원 대상자의 결혼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실제 지원은 대상자가 생식세포 동결·보존 시술을 받은 뒤 일정 기간 내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성은 최대 200만 원, 남성은 최대 3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비용은 처음 1회에 한해 지급된다.복지부는 개정된 모자보건법 시행 상황 등을 고려해 올 1월부터 시술을 받은 경우에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영구적 불임을 예상하고 가임력 보존을 희망하는 이들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했다.지방자치단체도 난자 동결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달부터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난자 동결 시술비를 지원한다.장래 임신·출산 계획이 있어 가임력 보존을 희망하는 20∼49세 여성에게 난자 채취를 위한 사전 검사비 및 시술 비용의 50%를 최대 200만 원까지 생애 1회 지원한다. 대상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이면서 난소 기능검사(AMH) 수치가 mL당 1.5ng 이하인 여성이다. 미혼도 가능하다.난자 동결 이후 냉동한 난자를 사용해 임신 및 출산을 시도하는 부부는 ‘냉동 난자 보조생식술 지원’ 사업을 통해 냉동 난자 해동, 보조생식술 비용 일부를 부부당 최대 2회 회당 100만 원 지원받을 수 있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미래 출산을 대비해서 난자 냉동을 한번 해볼까.”여성은 생식 기간 400∼500개 난자가 배란된다. 1980년대 이 중 일부를 채취해 동결한 뒤 질소탱크에 보관했다 해동해 쓰는 기술이 개발됐다. 원래 항암치료 등을 앞둔 환자들이 불임에 대비해 얼려 뒀는데, 현재는 미래에 출산을 계획하면서 시술받는 사례가 많아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병의원에서 보관 중인 냉동 난자는 10만5523개다. 2020년 4만4122개에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저출생에 인구소멸 위기를 맞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난자 동결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해 난자를 채취해 냉동하고 시술 과정, 비용 등에 대해 알아봤다.● 매일 2번 과배란 유도 주사 맞아야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난자 동결’을 입력하면 대형 산부인과 의원 등이 검색된다. 이 가운데 한 곳을 골라 진료를 예약했다.병원을 방문하면 전문의 대면 상담을 받고 이후 난소 기능 검사(혈액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진행한다. 두 가지 검사를 통해 난소가 난자를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한다. 난자가 많이 배출돼야 건강한 난자를 더 많이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 상태도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은 “출산은 산모 나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난자도 마찬가지라 난자를 냉동하려면 35세 안팎에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두 가지 검사를 받은 뒤 의료진은 생리 시작 후 3일 이내에 병원을 다시 방문해 달라고 했다. 두 번째로 병원에 방문해선 배란 유도 주사를 맞았다. 보통 7∼10일간 과배란 주사제를 투여해 난소 안에 있는 난포(난자가 생기는 장소)를 성장시킨다. 이 과정에서 2, 3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관찰하고 난자를 채취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되면 채취 후 냉동한다. 검사부터 채취 및 냉동까지 병원에는 5, 6번 내원하게 되며, 시술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난자는 3∼18개 정도다.첫 주사를 병원에서 맞으면 이후 나머지는 보통 집에서 스스로 놓는다. 하루 2번 정도 맞는다. 규칙적으로 맞아야 해서 직장인은 시간을 맞추기 위해 회의실 같은 곳에서 몰래 주사하기도 한다. 주사는 바늘이 얇아 크게 아프진 않지만, 주사를 놓을 때 감염 위험이 있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주사는 자궁에 가까운 배꼽 주변에 놓는다. 주사제 투여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두통, 오한, 신부전, 호흡곤란, 혈전증 등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주사제로 자극된 난포가 적절한 크기로 커지면 난자 채취 예정일을 정한다. 시술은 보통 수면 마취를 하고 주삿바늘로 난소를 10여 차례 찔러 가면서 난자를 뽑아낸다. 수집된 난자 중 적합한 성숙 난자만 선별해 초고속으로 냉동한다. 난자 채취를 마친 뒤 복부 팽만 등 이상 증상을 보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 지원 포함해도 200만∼500만 원 들어난자 냉동 시스템도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다. 진료 병원이 동결 보호제를 최소 용량으로 사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외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폐쇄형 냉동 보관 시스템인지도 살피는 것을 추천한다.난자 동결 보존 기간은 5년이다. 보존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난자 동결은 의료진이 채취한 난자를 연구진을 통해 얼리고 해동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시술하는 전문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연구자 노하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난자 냉동 비용은 정부 지원금 등을 포함해도 1회 시술 비용이 200만∼500만 원가량이다. 정해진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병원을 확인하고 시술 병원을 결정해야 한다.난자 동결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도 많다. 난자를 한꺼번에 수십 개씩 채취하면 폐경이 앞당겨지거나 난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여성 난자는 매일 자연적으로 수십 개에서 수백 개씩 소멸하기 때문에 시술을 통해 일부 난자를 채취한다고 해서 남은 난자의 수가 빠르게 감소하진 않는다.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여성은 생식 기간 동안 400∼500개 난자가 배란된다. 1980년대 이 중 일부를 채취해 동결한 뒤 질소탱크에 보관했다 해동해 쓰는 기술이 개발됐다. 원래 항암치료 등을 앞둔 환자들이 불임에 대비해 얼려뒀는데, 현재는 일하는 여성이 미래 출산을 위해 시술받는 사례가 더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병의원에서 보관 중인 냉동 난자는 10만5523개다. 2020년 4만4122개에서 3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저출생에 인구소멸 위기를 맞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난자동결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기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해 난자를 채취해 냉동하고 시술 과정, 비용 등에 대해 알아봤다.● 매일 2번 과배란 유도 주사 맞아야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난자 동결’을 입력하면 대형 산부인과 의원 등이 검색됐다. 이 가운데 한 곳을 골라 진료를 예약했다. 병원을 방문하면 전문의 대면 상담을 받고 이후 난소기능검사(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진행한다. 두 가지 검사를 통해 난소가 난자를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한다. 난자가 많이 배출돼야 건강한 난자를 더 많이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건강 상태도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은 “출산은 산모 나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난자도 비슷하기 때문에 난자를 냉동하려면 35세 안팎에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두 가지 검사를 받은 뒤 의료진은 생리 시작 후 3일 이내에 병원을 다시 방문해달라고 했다. 두 번째로 병원에 방문해선 배란 유도 주사를 맞았다. 보통 7~10일 과배란 주사제를 투여해 난소 안에 있는 난포(난자가 생기는 장소)를 성장시킨다. 이렇게 해서 난자가 생기면 2, 3일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 난자를 채취한다. 이런 과정을 5, 6번 가량 거친 뒤 난자를 냉동하게 되는데, 시술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난자는 3~18개 정도다.첫 주사를 병원에서 맞으면 이후 나머지는 보통 집에서 스스로 놓는다. 하루 2번 정도 맞는데, 규칙적으로 맞아야 해서 직장인의 경우 시간을 맞추기 위해 회의실에서 몰래 주사하기도 한다. 주사는 바늘이 얇아 크게 아프진 않지만 주사를 놓을 때는 먼저 감염 위험이 있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주사는 자궁에 가까운 배꼽 주변에 놓는다. 주사제 투여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두통, 오한, 신부전, 호흡곤란, 혈전증 등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주사제로 자극된 난포가 적절한 크기로 커지면 난자 채취 예정일을 정한다. 시술은 보통 수면 마취를 하고 주삿바늘로 난소를 십여 차례 찔러가면서 난자를 뽑아낸다. 수집된 난자 중 적합한 성숙 난자만 선별해 초고속으로 냉동한다. 난자 채취를 마친 뒤 복부 팽만 등 이상 증상을 보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부 지원 포함해도 200만~500만 원 들어난자 냉동시스템도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다. 진료 병원이 동결 보호제를 최소 용량으로 사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외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폐쇄형 냉동 보관시스템인지도 살필 필요가 있다. 난자 동결 보존기간은 5년이다. 이후 보존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난자 동결은 의료진이 채취한 난자를 연구진을 통해 얼리고 해동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시술하는 전문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연구자의 노하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난자 냉동 비용은 정부 지원금 등을 포함해도 1회 시술 비용이 200만~500만 원에 달했다. 정해진 가격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러 병원을 확인하고 시술 병원을 결정해야 한다.난자 동결과 관련해서 잘못 알려진 내용도 많다. 난자를 한꺼번에 수십 개씩 채취하면 폐경이 앞당겨지거나 난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난자는 매일 자연적으로 수십 개에서 수백 개씩 소멸하기 때문에 시술을 통해 일부 난자를 채취한다고 해서 남은 난자의 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정부가 최근 혈액암 치료를 위해 개발된 이중특이항체 신약의 급여 신청을 잇달아 거부하면서 국내 혈액암 환자의 생존권 침해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혈액학회는 혈액암 질환의 특수성을 반영한 급여 심사 기준 개선을 요구하며 현재 고형암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암질환 심의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혈액암 전문 심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혈액학회는 지난달 27일 ‘2025년 대한혈액학회 국제학술대회(ICKSH 2025)’에서 국내 혈액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임호영 학술이사(전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혈액암 치료를 위해 개발된 이중특이항체 신약들의 급여 지연 현황을 지적했다. 임 학술이사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혈액암 치료제 개발의 흐름 속에서 건강보험 급여 지연으로 인해 다발골수종, 림프종과 급성 백혈병을 비롯한 혈액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현저히 제한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특히 반복적인 재발이나 불응성 질환 상태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제한돼 있는 환자에게 혁신 신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생존 기회를 위협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개발된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상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신속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상 확증 임상시험의 부재와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해당 신약들의 급여 심사를 유보하고 있다. 기존 약제들과 확연한 치료 성적의 차이를 보여주는 새로운 기전의 혁신 신약들에 과거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게 경직된 접근으로 임상적 유용성과 미충족 의료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 심평원은 재발·불응성 림프종 치료에 컬럼비와 엡킨리,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에 텍베일리와 엘렉스피오 등 이중특이항체 신약들의 급여 신청을 모두 거절한 바 있으며 이 같은 결정은 항암제 급여 심사의 첫 단계인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서 이뤄졌다. 임 학술이사는 “다발골수종과 림프종에서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들은 기존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환자에게 실질적인 생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라며 “그런데도 보험 급여가 지연돼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이날 학회는 현 암질심의 전문성 부재와 목적을 벗어난 심사 행태도 지적했다. 임 학술이사는 “현재 암질심 위원은 총 41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 중 혈액암을 전문으로 하는 혈액내과 전문의는 단 6명에 불과하다”라면서 “고형암이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등 암의 종류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르듯이 혈액암 또한 급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만성 백혈병 등 각각의 병에 따라 치료 특성이 서로 다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구성에서는 혈액암 질환에 대한 전문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석진 이사장(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은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암질심이 본연의 역할을 잊고 비용과 경제성을 논하는 것 또한 전문성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엄연히 비용 효과와 경제성을 평가하는 다음 절차(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있는데 암질심에서부터 막혀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라고 부언했다. 김 이사장은 “기존의 통상적인 치료 결과에 비해 월등한 결과를 보이는 2상 임상시험 결과에 기반해 신속 허가를 받은 신약에 대해서는 그 허가 취지에 맞는 조속한 급여 등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유연성을 확보해달라”며 “고형암 분야에서 각각 세부 암종별 전문성을 기반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듯 혈액암 역시 질환별 특이성을 고려한 전문적인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별도의 혈액암 전문 암질환심의기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급여 지연의 피해는 결국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으로 돌아온다”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뇌종양은 머리뼈뿐만 아니라 뇌 주변의 뇌신경, 뇌막, 뇌혈관, 두피 등에서 발생할 수 있다. 뇌종양은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양성 뇌종양은 주로 뇌 바깥에서 발생하는데 성장 속도가 느리다. 이 중 뇌수막종이 가장 많고 뇌하수체종양이나 청신경초종도 흔히 발생한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빠르게 성장할 뿐 아니라 주위 조직으로 침투해 정상 뇌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전이성 뇌종양은 다른 장기의 암이 뇌로 전이돼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뇌종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이다. 오후에 목덜미가 뻣뻣해지는 긴장성 두통과는 달리 새벽에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장시간 누워 있으면 호흡량이 줄어들고 뇌혈관에 혈액이 몰리는데 이에 따라 종양이 뇌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뇌종양 치료는 종양의 크기, 위치,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작은 양성종양은 방사선치료로 파괴할 수 있으며 큰 종양이나 악성종양은 수술이 필요하다. 악성종양의 경우 수술 외에도 방사선 과 항암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수술 중 신경 손상 위험이 큰 경우 환자를 깨워 뇌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확인하며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 뇌종양 치료는 주로 내시경 수술로 이뤄진다. 기존의 머리뼈를 여는 방식 대신 코나 눈 주변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종양을 제거한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빠른 회복으로 환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안와 내시경 수술은 눈 주변에 발생한 뇌종양을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다.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내시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신경과 혈관을 보호하면서 출혈과 합병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 과정이 간단하고 정확도가 높아 환자는 수술 후 통증이 적고 빠르게 회복된다. 일상 복귀도 쉽다. 고려대 안산병원 뇌종양센터 김명지 교수는 “감마나이프, 트루빔 STx, 사이버나이프 등 최신 방사선 수술이 뇌종양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절개 없이 고정밀 방사선만으로 종양을 정확하게 조준해 파괴하는 것으로 주변의 건강한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회복이 빠르다. 특히 수술이 어렵거나 미세한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방사선 수술이 병행된다. 뇌종양 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다학제 협진을 통한 맞춤형 치료다.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내분비내과 등 여러 진료과의 전문가가 협력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수술 여부,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 상태에 맞춘 정밀한 치료가 이뤄진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보건복지부가 중증 환자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환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일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정형외과와 관련한 중증도 분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승범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은 “척추 재수술 등 개원가에서는 수가가 낮고 어려워서 하지 않는 고난도 수술이 경증으로 분류되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진료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정부 의료 개혁의 큰 취지는 동감하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할 수 없는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고난도의 수술임에도 복지부가 경증으로 분류해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할 수 없다는 것.이봉근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절, 척수 수술, 인공관절 수술 등을 정부가 대거 경증으로 분류해 상급종합병원 외에는 수술하기 어려운 환자도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비중을 70% 이상 유지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했다. 이 교수는 “관절 내 골절, 손목에 금 간 것만 중증이라고 정해놨다”라며 “환자가 뼈가 아스러졌는데도 경증이라고 돌려보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당장 환자가 죽지 않겠지만 몇 년 뒤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애는 복지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그 사이 국민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부는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학병원 정형외과 수술은 20∼5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방 배정을 받지 못해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재철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정형외과 중증질환 비율이 1%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을 보라고 하지만 정작 중증질환으로 분류되는 수술이 극히 적어 수술실을 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학회가 조사한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은 정형외과의 중증질환군(A군) 비율이 지난해 14%에 그쳤다. 이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1·2차 병원에서도 많이 하는 치료는 B군·C군으로 분류된다”며 “피가 많이 나고 큰 수술인 척추고정술의 경우 척수 병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몇 마디를 수술해도 C군”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몇 달을 기다려 병원에 온 환자에게 치료해줄 수 없다고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구조 전환은 정형외과와 같은 다빈도 진료과를 구조적으로 배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형외과는 수술 수요가 많은데 중증질환군 비중이 작다는 이유로 병원 내에서 인적·물적 지원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환자는 스스로 경증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치료 실패 후 상급병원에 전원 되는 경우가 많고 여전히 대학병원에서의 치료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형외과 주요 수술이 동네 의원이나 2차 병원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환자의 선택권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보건복지부가 중증 환자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환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대한정형외과학회는 정형외과와 관련한 중증도 분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승범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은 “척추 재수술 등 개원가에서는 수가가 낮고 어려워서 하지 않는 고난도 수술이 경증으로 분류되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진료할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고난도의 수술임에도 복지부가 경증으로 분류해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할 수 없다는 것.이봉근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도 “골절, 척수 수술, 인공관절 수술 등을 정부가 대거 경증으로 분류해 상급종합병원 외에는 수술하기 어려운 환자도 2차 병원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비중을 70% 이상 유지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했다. 이 교수는 “관절 내 골절, 손목에 금 간 것만 중증이라고 정해놨다”라며 “환자가 뼈가 아스러졌는데도 경증이라고 돌려보내야 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당장 환자가 죽진 않겠지만 몇 년 뒤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장애는 복지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그 사이 국민은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부는 파악을 못 하고 있다.실제 대학병원 정형외과 수술은 20~5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방 배정을 받지 못해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이재철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정형외과 중증질환 비율이 1%도 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을 보라고 하지만 정작 중증질환으로 분류되는 수술이 극히 적어 수술실을 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실제 학회가 조사한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은 정형외과의 중증 질환군(A군) 비율이 지난해 14%에 그쳤다.이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1·2차 병원에서도 많이 하는 치료는 B군·C군으로 분류된다”라며 “피가 많이 나고 큰 수술인 척추고정술의 경우 척수 병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몇 마디를 수술해도 C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몇 달을 기다려 병원에 온 환자에게 치료해 줄 수 없다고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임원진은 “환자는 스스로 경증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치료 실패 후 상급병원에 전원 되는 경우가 많고 여전히 대학병원에서의 치료를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형외과 주요 수술이 동네 의원이나 2차 병원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환자의 선택권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4일 삼성서울병원 유전체 연구소는 아시아인의 면역 다양성을 밝힌 논문이 아시아 5개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고 밝혔다.인간 면역세포는 질병의 진단, 위험도 평가, 생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개인의 면역 특성은 질병의 발생과 경과, 예후를 결정한다. 예컨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반응이 개인마다 차이를 보인 것도 면역세포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면역세포는 감염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혈액암 진단에도 활용된다. 싱글셀 유전체 분석(single-cell genomics)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세포를 개별적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싱글셀 유전체 분석은 다양한 연구에서 활용된다. 최근에는 인체 내 암 조직에서 유전체를 분석하는 공간 오믹스 기술을 이용한 연구도 활발해졌다. 공간 오믹스 기술은 싱글셀 유전체 분석에 세포의 위치 정보가 포함돼 세포 간 상호작용이나 신호전달을 분석할 수 있다. 암세포가 면역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신약 개발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환자의 면역 특성을 알기 위해 공간 오믹스 기술로 암 조직을 분석한다. 면역항암 치료제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 환자의 면역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도 있다. 개인의 면역세포 분석 기술은 새로운 진단법이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하지만 특정한 인종을 대상으로 개발된 치료법이 다른 인구집단에서는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면역세포의 특징은 나이와 성별, 유전적 배경, 지리적 환경, 생활 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면역세포 연구는 유럽 인구를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다른 지역 인구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하나의 세포(single cell) 단위로 관찰된 면역세포 지표는 암 면역치료 반응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동안 아시아인에 관한 연구는 없었다. 싱글셀의 유전체 분석이 정밀 의료 신약 개발을 가속할 수 있다. 이에 싱가포르, 한국, 일본, 태국, 인도 연구진은 2019년 ‘아시아 면역 다양성 아틀라스(AIDA, Asian Immune Diversity Atla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AIDA는 세계 최초 싱글 셀 고해상도 면역세포 분석 프로젝트다. 프리실라 챈과 마크 저커버그가 설립한 자선 단체인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DAF와 싱가포르 과학기술 연구청,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 일본 이화학연구소, 태국 마히돌대학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삼성서울병원 유전체 연구소 소장이자 신약 개발 설루션 기업 지니너스 대표인 박웅양 박사와 싱가포르 유전체연구소 부소장 샤얌 프라바카르(Shyam Prabhakar) 박사가 공동 연구책임자로 AIDA 컨소시엄을 이끌며 아시아인의 건강한 면역세포를 조사했다. 싱글셀 유전체 분석기법을 활용해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 5개국에서 모집한 625명의 세포 126만5624개의 세포를 5년간 분석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 기준을 정하고 아시아인의 서로 다른 국가, 인종, 나이, 성별이 면역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했다.그 결과, 한국인 165명에 대한 분석에서 면역 T세포 비율이 다른 아시아 인종에 비해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인에서 발병하는 특정 질병과 관련될 수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서 루푸스나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발생 부위와 중증도는 유럽인과 다르다. 베체트병은 발생빈도가 높다. 연구는 아시아인 고유의 분자적 작동 기전을 밝혀내 질병 관련 유전자 변이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구집단 간 질병 위험도 차이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AIDA 컨소시엄과 연구자들은 AIDA 연구 결과를 활용해 아시아 환자의 진단과 치료 전략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박웅양 박사는 “그동안은 유럽인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은 덜 알려져 있었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로 한국인에서 자가면역질환 연구나 면역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샤얌 프라바카르 박사는 “다음 연구 단계는 더 많은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싱글셀 유전체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아시아 전역, 나아가 세계적으로 정밀의학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논문은 19일 국제 과학 학술지인 Cell에 ‘아시아 인종의 면역 다양성(Asian diversity in human immune cells)’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두경부(頭頸部)는 뇌 아래에서 쇄골(빗장뼈) 위쪽 부분을 말한다. 두경부암은 이 부위에 발생하는 암이다.두경부는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 암이 생기면 호흡, 음식 섭취, 발성 등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해부학적으로 두경부는 쇄골에서 머리뼈 바닥까지의 부위다. 머리뼈 바닥은 뇌를 받쳐주는 머리뼈다. 입 안에 암이 생기는 구강암, 목구멍에 생기는 인두암과 후두암, 식도 입구에 생기는 하인두암, 코 주변에 발생하는 부비동 암과 비강 암, 귀밑과 턱밑에 생기는 침샘암 등이 모두 두경부암에 속한다.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과 음주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12~15배 정도 높다. 흡연과 음주를 함께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최근에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연관된 두경부암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는데,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두경부암의 일종인 구인두암의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초기 증상도 다양하다. 구강암은 입술, 잇몸, 혀 등에 단단한 덩어리가 생기거나 오래 지속되는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구강암 중 가장 흔한 설암은 혀에 궤양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귀 주변이나 턱 아래에서 혹이 만져진다면 침샘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비인두암은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코막힘,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후두암은 쉰 목소리가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고 목에 이물감이 들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진단은 전문의가 시진, 촉진, 타진, 청진 등으로 환자의 이상 유무를 판단한다. 코와 입을 통한 내시경으로 의심 부위를 확인하고 영상 검사, 핵의학 검사와 세침흡인 검사, 조직 검사 등을 통해 확진한다. 세침흡인 검사는 얇은 바늘로 병변의 세포를 소량만 채취하는데 암을 감별하는 정확도는 90% 이상이다.치료는 수술로 종양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두경부암은 다른 암과는 달리 생존율 이외에도 살펴야 할 부분이 많다. 암의 제거와 더불어 기능의 보존과 재건 수술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권순영 교수는 “두경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목 부위는 매우 좁고 중요한 혈관과 신경이 지나는 통로이기 때문에 굉장히 섬세한 수술이 필요하다”라며 “절제 범위를 결정하는 데에도 의사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혀에 암이 생겼을 때 그 부위를 넓게 절제하면 재발률은 낮아지겠지만 환자의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진다. 재발률 감소와 신체 기능의 보존 정도를 고려해서 최적의 수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의사의 숙련도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암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면 수술 과정에서 상당한 조직 결손이 발생할 수 있어 재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일례로 후두암으로 인해 후두를 절제한 경우에는 인공 성대를 삽입해야 한다. 하인두암으로 인해 인두를 제거하면 피부를 절개해 인두 형태를 만든 후 이식하는 재건 수술을 해야 한다. 다행히 재건 수술 후에는 대부분의 환자가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삼킴 장애, 발성 장애, 조음 장애 등을 극복하기 위한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두경부암을 예방을 위해서는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남녀 모두 12~26세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해당 바이러스와 관련된 구강암 발생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심방세동은 국내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심혈관계 질환이다. 뇌중풍(뇌졸중)과 심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평소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심방세동 관리의 핵심은 항응고 치료를 통한 뇌졸중 예방에 있다. 한국인 심방세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뇌경색 중 심방세동이 동반된 뇌경색의 비율은 20.4%에 이른다. 그러나 심방세동 진단 후 6개월 이내 항응고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의 비율은 51%에 달한다. 이는 많은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차 의료기관은 심방세동 환자를 초기에 진단하고 빠른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심방세동 환자에 대한 치료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한성욱 강심내과의원 부정맥·심장전문의 원장에게 1차 의료기관에서의 심방세동 환자 치료와 관리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심방세동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심방세동 유병률 증가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고령화,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증가,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이 원인이 된다. 첨단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예전보다 더 많은 환자가 조기에 발견되는 것도 유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심방세동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고령층은 나이에 따른 심장의 구조적, 전기생리학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나이가 들면서 심방 내 섬유화가 진행되고 심장의 전기 신호가 정상적으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동반 질환으로 심방의 전기적 안정성이 떨어져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1차 의료기관에서 심방세동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1차 의료기관은 환자가 최초로 접하는 보건의료의 최전선이다. 동네 병원에서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할 수 있다면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환자 교육을 통해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전반적인 건강관리도 가능하다.” ―심방세동을 조기에 진단하려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 “심방세동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기본 심전도(EKG) 검사가 가장 중요한 도구다. 추가로 24시간 이상 지속해서 심전도를 기록하는 활동 심전도, 이벤트 기록,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지속적 심장 리듬 감시가 활용된다. 1차 의료기관은 65세 이상 환자 진료 시 혹은 정기 건강검진 시 심전도 검사를 포함하거나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에 대해 추가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체계적인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심방세동에서 항응고 치료는 중요한가. “심방세동은 심방이 수축하지 못해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고 혈전이 만들어지기 쉬운 질환이다. 혈전이 뇌에 가서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항응고 치료는 이러한 혈전 형성을 막고 뇌졸중과 기타 혈전색전증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춰 환자의 생명 보호와 삶의 질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1차 의료기관에서도 이런 치료가 가능한가. “1차 의료기관에서도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는 ‘CHA₂DS₂-VASc’ 점수를 통해 진단한 후 점수가 높은 환자에게 항응고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와파린이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노악(비타민 K 비의존성 항응고제)이 도입돼 와파린보다 뛰어난 안정성을 보인다. 또한 음식과 약물 간 상호작용이 적고 용량 조절을 위한 혈액검사가 필요 없어 선호되고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와파린 혹은 항혈소판제가 아닌 노악 사용이 추천된다.” ―항응고제 복용 시 주의 사항은 무엇인가. “항응고제의 주요 부작용은 출혈이다. 가벼운 피부 출혈부터 심각한 내출혈, 위장관 출혈, 심지어 뇌출혈까지 발생할 수 있어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출혈 증상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출혈의 위험은 증가하지만 출혈과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비교했을 때 뇌졸중의 위험이 출혈의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항응고제를 처방받게 된다. 수술, 치과 치료, 내시경 검사 혹은 기타 시술 전에는 현재 복용 중인 항응고제의 종류와 복용 상황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사전에 알리고 필요한 경우 약물 중단이나 조절에 대해 상담해야 한다. 보통 시술이나 수술 1∼2일 전에 약을 중단한다. 노악 처방 시에는 환자의 신기능, 나이, 체중, 간 기능, 그리고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여부를 자세히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일정한 용법과 용량 조절이 필요하므로 정기적인 신기능 검사와 함께 환자 교육을 통해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전략이 중요하다.”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은 편의성도 중요한 것 같다. 항응고제는 어떤가. “노악 중에는 1일 1회 복용하는 약도 있다. 복잡한 복약 일정은 특히 고령 환자나 다약제 복용 환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단순화된 복약 방식은 순응도를 높이고 약 복용 누락이나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에게 한마디해 준다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출혈 위험은 아스피린과 노악의 경우 거의 같은 수준이어서 출혈이 걱정돼 아스피린을 처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야 항응고 치료를 포함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에서는 심방세동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에 필수적인 심전도와 활동 심전도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주 시행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근감소증은 단순한 근육의 감소를 넘어 신체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예방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한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를 말한다. 근육량은 일반적으로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며 50대 이후 매년 1∼2%씩 감소하고 70대에는 감소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신체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근감소증 환자는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근지구력이 약해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워진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자주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골다공증, 낙상,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며 근육의 혈액순환과 호르몬 조절 기능이 약화해 기초대사량 감소를 초래한다. 이에 따라 만성질환 관리가 어려워지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근감소증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운동 부족과 영양 결핍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 신체 활동 부족, 불균형한 영양 섭취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감염병, 암 등과 같은 급·만성질환 등의 복합적 작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근감소증은 간단한 자가 진단부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가 진단법으로는 걷기 속도 측정, 악력 측정,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테스트가 있다. 먼저 4m를 걷는 데 5초 이상 걸리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악력을 측정해 남성의 경우 26㎏, 여성의 경우 18㎏ 미만일 때 근감소증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다.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를 30초 동안 10회 이상 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이외에도 전문적인 진단법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과 생체 전기 임피던스 분석법을 통해 근육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400m를 6분간 걷는 보행 검사 등을 실시해 보행 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진단 방법은 근감소증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하다. 근감소증은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다. 근력 저하나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 동반 질환을 확인한 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영민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감소증의 원인이 될 만한 약물 복용 여부,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골다공증, 낙상, 삼킴 장애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운동은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저항운동과 유산소운동, 균형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양 관리도 필요하다. 근육 생성을 위해 단백질을 필수로 섭취해야 하며 체중 1㎏당 최소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끼니마다 고기, 생선, 두부, 달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필요시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최근 노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산양 단백질은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작아 노년층에게 적합한 단백질 보충제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콩, 퀴노아, 견과류 등 식물단백질도 아미노산이 풍부해 근육 생성에 유익하다. 비타민 D,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보충제를 복용해 근육과 뼈 건강을 유지하고 탈수 방지를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부모님이 “숨이 찬다”라고 자주 이야기한다면 판막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보통 판막질환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높은 계단을 올라가거나 빨리 걸을 때 약간 숨이 차다고 하는 정도다. 그러다가 어느 날 계단 한 층 올라서기 버겁고 숨이 가쁘다면 반드시 판막을 전문으로 보는 순환기내과 의사를 만나야 한다. 이 시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호흡곤란이 발생해 응급실을 찾을 수도 있다. 판막은 심장 안에 있는 문을 말한다. 피가 거꾸로 흐르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는데 최근에는 노화로 인해 판막이 잘 닫히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심장 내 문짝 역할을 하는 판막을 오래 쓰다 보니 닳아서 헐거워진 것. 특히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서 자리한 승모판막은 역류증의 50%가 노화와 관련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박성지 삼성서울병원 판막질환센터장(순환기내과)은 “판막질환은 나이뿐만 아니라 평소 운동 능력과 생활 습관, 기저 질환 등 여러 요소가 반영돼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하지만 본인이나 가족도 나이 탓으로 여기고 심장에 병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다 보니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증상도 30%에 이르다 보니 치료보다 진단이 더 어려운 병”이라고 했다. 판막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경흉부 심장초음파검사를 꼭 해야 한다. 좀 더 정밀하게 승모판막의 모양과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식도 안으로 초음파검사 장비를 넣어 검사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 질환을 알기 위해서는 심장혈관 조영술,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등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승모판막 역류증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단계에 해당하는 경증일 때는 매년 또는 격년으로 추적 관찰한다. 증상이나 진찰 소견에 변화가 있을 경우 심장초음파로 재평가해 추후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증상이 있거나 중간 정도 이상의 중증도를 가지는 승모판막 역류증 환자는 판막 전문가가 주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치료가 필요한 때에도 환자에 따라 방침이 다르다. 가장 흔한 노화로 인해 생긴 병이라면 고장 난 승모판막을 고쳐야 하므로 환자의 나이, 판막의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하거나 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고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고령 환자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치료 방법도 더 안전한 길을 찾아 바뀌기 시작했다. 2020년 국내에 도입된 경피적 승모판막 성형술(TEER)이 대표적이다. 수술이 힘든 고위험 환자나 고령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 환자 부담도 적어 오전에 시술하면 오후에 식사하고 저녁부터 걸어 다닐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시술 2∼3일 뒤에 퇴원하게 된다. 최근 성형술에 쓰이는 클립 종류도 다양해져서 예전엔 2∼3개 필요한 클립이 지금은 하나만으로 시술을 마무리하기도 한다. 이미 수술로 치료받았던 승모판막이 다시 망가진 환자는 경피적 승모판막 재치환술(TMVR)로 치료가 가능하다. 박 센터장은 “기대수명이 늘면서 과거 승모판막을 수술로 치료한 환자 중에는 교체가 필요한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라며 “조직 인공판막의 경우 수명은 일반적으로 10∼15년 정도”라고 말했다. 경피적 승모판막 재치환술은 기존에 수술로 삽입된 인공 승모판막 안에 새로운 판막을 덧대어 넣는 시술이다. 2023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이 시술은 기법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제외하면 개흉 수술이 어려운 환자, 주로 기저 질환을 동반한 고령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또한 회복 기간이 짧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심장판막질환은 나이가 들어서 판막이 헐거워지고 기능이 떨어져서 발생하고 진행되는 것이 가장 흔하다.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를 안 생기게 하거나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동반 질환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만성 콩팥병 등을 잘 조절하면 판막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다. 박 센터장은 “고령 환자 중에는 치료를 고사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다”라며 “대개 자식에게 부담을 지우는 게 싫고 시술에 대한 걱정이 커서 하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치료를 미루고 방치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해 응급실을 자주 방문하게 된다”라며 “그냥 두고 지켜볼 만큼 호락호락한 병이 아니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한 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의 다기관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아티센셜의 대장암 수술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한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의 허정욱 교수(총괄 연구책임자), 표대희 교수(현 은평성모병원)를 비롯해 서울성모병원 이윤석 교수, 세브란스병원 민병소 교수, 서울아산병원 윤용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오흥권 교수, 화순전남대병원 김창현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이재임 교수 등 국내 7개 대형 병원의 연구진이 공동 참여했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의 목적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다기관 후향적 비교 연구로 대규모의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아티센셜, 복강경 수술의 새로운 기준 되나대장암 수술은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 또는 로봇 수술로 진행된다. 복강경은 환자의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발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복강경 기구로는 좁고 깊은 골반 부위나 정밀한 림프절 절제술을 수행하기 어려웠다. 반면에 로봇은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적인 부담이 크다. 이에 국내 의료기기 전문 기업 리브스메드는 기존 복강경 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의 손목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다관절 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을 개발했다. 아티센셜은 360도 회전할 수 있어 로봇 수술 수준의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면서도 기존 복강경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연구진은 아티센셜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과 기존 강직형 기구를 이용한 복강경 수술을 비교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 결과 아티센셜을 사용한 환자 그룹은 단 한 명도 개복수술로 전환되지 않았다. 반면 기존 복강경 수술에서는 1.0%의 개복 전환율이 있었다. 또 아티센셜 그룹(9.5%)에서 기존 복강경 그룹(12.8%)보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이 낮았다. 아티센셜을 사용한 수술의 평균 소요 시간은 161분, 기존 방식은 152분으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연구진은 둘 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라고 발표했다. 또한 19.5개월 동안 환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암의 재발 가능성(질병 무병 생존율)에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교수는 “아티센셜은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동등한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특정한 상황에서는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했다”라며 “특히 골반이 좁은 직장암 환자나 비만 환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복강경과 로봇 수술의 틈 좁히고 의료비 완화 기대로봇은 복강경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고가의 비용과 시스템 구축의 어려움으로 모든 병원에서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아티센셜은 기존 복강경 장비와 완벽하게 호환되면서도 로봇 수술과 유사한 정밀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로봇 수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병원에서도 아티센셜로 로봇 수술 수준의 고난도 수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허 교수는 “현재 출시돼 사용되고 있는 아티센셜이 로봇 수술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간의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로 연구진은 아티센셜이 대장암 수술에서 기존 복강경 수술과 동등하거나 일부 나은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다만 연구진은 장기적인 효과와 생존율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고난도 수술 중 하나인 직장암 수술에서 로봇 수술과 아티센셜 수술의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도 동시에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발표를 준비 중이다. 아티센셜과 로봇을 직접 비교한 세계 최초 다기관 전향적 연구로 그 결과에 대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정욱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 발표로 리브스메드의 순수 국산 기술이 복강경 수술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구는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에 작년 12월 게재됐다.미니 로봇 ‘아티센셜’아티센셜은 수술을 위해 인체 내부로 삽입되는 집게(End-Tool) 부분이 다관절로 돼 있는 복강경 수술 기구다. 수술자가 관절 구조를 직관적으로 조종할 수 있게 핸드헬드형(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한 형태)으로 만들어졌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 기구는 집게 부분이 일자형으로 돼 있어 관절 동작이 불가능했다. 그에 비해 아티센셜은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니 로봇으로 불리며 기존 복강경 수술 기구의 한계를 뛰어넘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티센셜 수술은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꺾일 수 있는 관절과 의사의 손동작을 똑같이 구현해 내는 집게의 섬세한 움직임을 통해 정교하고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아티센셜은 국내 출시 후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됐으며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전 세계 60개 국가의 주요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감염병은 주기적으로 인류를 찾아와 괴롭혔다. 1918년 스페인독감으로 1억 명의 인류가 목숨을 잃었으며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독감이 유행할 땐 각각 100만 명과 70만 명이 사망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있었다. 가장 최근 발생해 아직도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현재까지 708만여 명에 달한다.새로운 바이러스의 공격에 면역력이 없는 인류는 속수무책이다. 기존에 알려진 바이러스가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고 에이즈나 에볼라처럼 동물에게만 침투하던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넘어 인간의 몸에 들어오면서 대유행 감염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백신 주권 확보의 희망‘고려대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어느새 코로나19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고려대의료원은 인류를 위협할 다음 바이러스에 대한 대비를 시작했다. 2021년 연구 중심 캠퍼스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와 청담 고영캠퍼스를 연이어 오픈하면서부터 계획한 일이다. 고려대의료원의 이런 행보는 ‘백신 명가’로서 그간 이룬 자신감에서 나온다. 과거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던 고(故)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는 세계 3대 전염성 질환으로 꼽히는 유행성출혈열의 병원체 ‘한타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예방 백신인 ‘한타박스’를 개발했다. 고려대 의대의 개척 정신은 계속 이어져 감염내과 교수들은 2009년 녹십자와 신종플루 백신을 만들었으며 2016년에는 SK케미칼과 함께 세계 첫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 탄생을 주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등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백신을 내놓은 세계적 기업들은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10년 이상 mRNA 연구와 감염병 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기초 연구에 전념했다. 이에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고 긴급 상황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고려대의료원이 다음 대유행에 대한 사전 대비 필요성을 절감하고 설립한 것이 바로 ‘백신혁신센터’다. 백신혁신센터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 개발을 통해 다음 감염병에 대비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정희진 교수(구로병원 감염내과)를 수장으로 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연구지원부, 기초·비임상 연구를 추진하는 혁신연구부, 임상시험 연구를 맡은 개발 추진부로 진용을 짜고 고려대의 감염병 연구 핵심 인력을 모두 투입해 백신 개발을 위한 최적의 구성을 갖췄다. 현재 고려대의료원은 연구 기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신혁신센터는 백신 개발에 써달라며 100억 원을 기부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의 이름을 딴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으로 이전 예정이다. 연구실에는 위험한 신종 병원체를 안전하게 다루고 백신을 연구할 수 있는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 시설이 들어선다. 연구자가 다양한 유형의 신종 병원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유전체 분석, 세포 배양, 면역 화학 분석과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장비 등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춘 거대한 규모의 중앙실험실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IVIS 광학 영상 시스템, 이미지 처리 기반 초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 고가의 첨단 장비를 도입해 최상의 백신 연구개발 환경이 조성된다. 임상시험 검체 분석에 대한 정부의 공식 인증을 의미하는 GCLP(임상시험 검체 분석 관리 기준) 시설도 구축한다. 전처리, 검체 분석과 실험, 자료 보관 등 최상의 실험 장비를 도입해 교차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분리 독립 공간이다. 고려대의료원은 대학 연구기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과 ABL3를 보유함으로써 백신 개발에 필요한 임상시험 검체 분석 기능을 포함해 고위험 신종 병원체의 백신 연구개발 전주기 과정을 모두 실행할 수 있는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연구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국내 최초 민간 중심 전주기 백신 개발 플랫폼과‘프로젝트 H’ 백신혁신센터는 2021년 설립 후 여러 기관 간의 협업을 통한 유기적인 백신 개발 체계 구축에 전력을 다해 왔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을 포함해 전국 8개 대학병원이 함께하는 ‘HIMM(Hospital Infection Morbidity Mortality) 네트워크’ 체계를 통해 환자 검체를 확보하고 병원체를 분리하는 일종의 병원체 은행을 구축하는 것이다. 병원체의 유전체 분석, 변이주 분석이 이뤄지고 나면 백신 항원 디자인과 개발, 항원 효능 평가 전임상시험 등 기초연구가 진행된다. 확보된 백신 후보 물질이 실제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백신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필수적이다. 고려대의료원 백신혁신센터는 그간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인플루엔자 백신과 국산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스카이코비원 승인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다양한 임상 연구 경험과 비결을 확보해 국제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작년 7월 모더나 최고의학책임자(CMO)인 프란체스카 세디아가 고려대 의과대를 방문해 초대 백신혁신센터장이던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를 만났다.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사업인 ‘프로젝트 H’를 위해서다. 가장 혁신적인 백신 개발 플랫폼인 mRNA 기술을 보유한 모더나와 세계 최초로 한타바이러스를 발견한 고려대 의과대 연구진이 힘을 합친 것이다. 현재 연구진은 2027년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소동물을 대상으로 비임상 효능 시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이 앞으로 인류에게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감염병으로 선정한 바이러스 중 하나다. 스페인독감과 신종플루는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독감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반면 사스, 메르스,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 변이가 원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타바이러스를 비롯해 결핵, 말라리아,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지카 바이러스 등 주요 병원체에 대한 백신을 미리 준비하면 다음 신종 감염병도 빠르게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프로젝트 H를 통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mRNA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돼 상용화된다면 감염병 위기 대응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백신혁신센터는 모더나 외에도 국내 바이오 기업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2022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손잡고 신종·변종 감염병에 대한 감시, 임상 네트워크 구축과 병원체 유전체 DB 구축, 특성 분석 등 5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바이러스 벡터 기반 항원 발현 연구, 국내 기술 기반의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원천 기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인재 양성을 통한 국내 백신의 연구개발 생태계 확대도 꾀하고 있다. 백신혁신센터 설립 이래 지속해서 운영하는 ‘백신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은 지난 3년간 약 850명의 대학, 연구기관은 물론 정부 기관과 기업체 관계자가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국제 심포지엄과 세미나도 활발히 주도하고 있어 국내외 유수 기관과의 학술적 협력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백신 연구개발을 위한 최적의 개방형 혁신 모델,메디사이언스파크 백신 개발에는 많은 인력과 자금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면역학, 감염학, 바이러스학, 역학, 통계학 등의 전문가가 투입돼 체계적인 협업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또한 동물실험, 임상시험, 정부 허가, 접종 부작용 모니터링, 가격 책정, 생산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고려대의료원이 만든 것이 메디사이언스파크다. 백신 사업뿐만 아니라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의료 신기술 개발과 차세대 정밀의학 실현은 대학병원의 단독 역할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메디사이언스파크는 기획 단계부터 유기적인 산학 협력이 이뤄지는 융복합 연구개발 허브를 핵심 콘셉트로 잡았다. 핵심 시설인 백신혁신센터뿐만 아니라 자체 GMP(우수 제조품질 보증) 제조 시설을 갖춘 항암 신약 업체를 비롯해 의료 빅데이터, 난치성 질환과 유전자 치료제, 디지털 치료제, 전자약, 스마트 진단 기술 개발 등을 주력으로 하는 유망 헬스케어 기업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다. 또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센터’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어 병원의 임상 데이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한 융복합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천혜의 연구 환경인 메디사이언스파크를 기반으로 최대 30여 기관까지 입주를 확대해 산학 협력을 통한 융복합 연구의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의료원은 메디사이언스파크뿐 아니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손잡고 인근에 자리 잡은 홍릉 바이오·의료 연구개발 주요 시설인 서울바이오허브의 민간 위탁 운영자로서도 나서고 있다. 2004년 고려대 산학협력단 산하 의무산학협력실로 시작한 조직은 2014년 의료원 산학협력단으로 지점 승격돼 독립적이고도 유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산학협력·연구전략·기술사업화·임상 연구지원 등으로 세분된 전담 조직에 기관의 핵심 인재가 투입됐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스템에 기반한 성과는 확실하다. 고려대의료원의 지난해 외부 연구과제 수주액은 약 1670억 원에 달한다. 고려대의료원의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는 지난 3년 평균 370건을 훌쩍 넘는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의료원이 계약한 정액 기술료도 570억 원에 육박한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의료기관은 당장의 질병 해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질병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코로나19 때 절감했다”라며 “백신 개발은 10년 이상 장기 연구를 통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만큼 메디사이언스파크와 백신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전주기 백신 개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이 가지고 있는 높은 에너지를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암 치료법이다. 수술, 항암치료와 함께 3대 암 치료법으로 꼽힌다. 방사선을 몸에 조사하면 세포의 증식과 생존에 필수인 핵산이나 세포막 등에 화학적 변성이 생기는데 이를 통해 정상 세포의 손상은 줄이면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 중앙대병원이 최근 환자의 몸에 표식을 하지 않고도 정확하게 방사선 암 치료를 할 수 있는 최신 선형가속기를 도입했다. 중앙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지난달 4차원 실시간 영상 추적 기능을 통해 암 환자의 치료 과정을 감시하고 환자의 신체 표면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초정밀 방사선 암 치료기 ‘Versa HD’의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Versa HD는 기존의 방사선치료 기기처럼 세기 조절, 체적 조절 회전, 영상 유도, 체부정위 방사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할 수 있다. 또한 치료 부위와 정상 조직을 고려해 방사선 조사 모양과 방사선량을 조절하고 정상 조직에 피폭을 최소화할 수 있어 부작용을 줄여준다. 조기 폐암, 간암, 척추 종양, 췌장암 등 암 치료에 있어서 일반 암 치료기보다 4배 이상 높은 분당 2200MU(모니터유닛)의 고선량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Versa HD의 가장 큰 장점은 방사선치료실 스테레오 카메라다. 환자 신체 표면의 윤곽선을 시각화한 후 자세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치료 전 암 치료 부위와 자세를 정확하게 위치시키고 치료 중에는 피부 표면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이는 오차 범위 내 정확한 표적 설정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치료 부위 피부에 잉크를 표시하거나 문신을 하지 않고도 표면 유도 방사선치료가 가능하다. 중앙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김동연 교수는 “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는 계획 단계부터 치료를 시행하는 동안 환자 몸에 직접 잉크로 치료 기준선을 그렸다”라며 “이는 방사선치료가 끝날 때까지 목욕에 제한이 있어 환자 위생에도 좋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도입된 Versa HD는 표면 유도 방사선치료 방식으로 표식이 없어도 환자의 자세를 0.1㎜ 단위까지 확인할 수 있어 초정밀 치료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방사선치료 시 기존에 복용하던 약제나 종합비타민, 비타민 C와 같은 통상적인 영양제는 복용할 수 있으나 명확한 근거가 있는 영양제가 아니라면 균형 잡힌 양질의 식사를 잘 섭취하는 것이 방사선치료 중 면역 강화에 훨씬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의 전지원 교수(교신저자, 의료정보학교실)와 김성민 연구원(제1 저자, 의료정보학교실) 연구팀이 5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의료 환경에 필요한 디지털 헬스 이해력을 측정하는 평가 도구를 개발해 발표했다.디지털 시대를 맞아 의료계 전 분야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정보 접근성과 활용 능력의 격차로 노년층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교수 연구팀은 ‘디딤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팀은 시니어의 디지털 의료 환경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첫걸음으로 디지털 헬스 이해력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설문 도구를 개발했다. 문헌 조사와 전문가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초기 문항을 설계하고 55세에서 75세 사이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25문항의 디지털 헬스 이해력 척도를 개발했다. 평가 도구는 디지털 기기 사용, 건강 정보 이해, 건강 정보 판단과 활용, 사용 의도 등 4가지 하위 요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요인 분석을 통해 높은 신뢰도와 타당성을 입증했다. 전 교수는 “가속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시대에서 누구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라면서 “디딤S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수혜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시니어의 디지털 헬스 이해력 수준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과 시니어 치료 전략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평가 도구 개발과 함께 건강 정보 추천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허출원을 진행했다. 인공지능 기반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디지털 헬스 이해력을 강화하는 실증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과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온라인 게재됐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오늘은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다. 예로부터 이날에는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다양한 풍습이 내려오고 있다. 그중 부럼 깨기와 약밥 만들기는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음식 풍습으로 꼽힌다.부럼 깨기는 호두, 잣, 땅콩 등 딱딱한 껍데기를 깰 때 나는 소리에 귀신이 놀라서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겼다. 조선 시대 기록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 먹으면 일 년 내내 무병하다’라고 기술돼 있다.부럼은 딱딱한 껍질 속 열매다. 대표적인 부럼에는 호두가 있다. 한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호두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두뇌 활동을 촉진한다. 허약한 기운을 보충하는 효과도 있다. 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은 “호두에 들어있는 비타민E와 오메가3는 혈액순환을 돕고 뇌 건강 증진에 도움을 준다”라며 “콩팥 기능을 강화해 이뇨 작용을 촉진해 주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잣은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불리며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견과류로 여겨져 왔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오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기술돼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 노화 억제, 신진대사 촉진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잣에는 다른 견과류에는 없는 ‘리놀렌산’ 불포화지방산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다.땅콩에도 이로운 성분이 풍부하다. 땅콩은 예로부터 ‘낙화생(落花生)’이라고도 불렸으며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피로 해소와 호흡기·소화기 건강을 보호하는 데 유익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타민 B군과 레시틴 성분이 포함돼 두뇌와 신경세포 활성화를 높여주는 견과류로도 꼽힌다. 다만 장기간 실온에 둘 경우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좋다.약밥에는 찹쌀밥, 잣, 대추, 꿀 등이 사용된다. 과거엔 꿀이 들어간 음식에 ‘약(藥)’자를 사용했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해 위장을 보호하고 기력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약밥에 올라가는 대추는 소화 기능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대추는 오장을 보호하고 속을 편안하게 하는 약재로 기록돼 있다. 약밥에 사용되는 꿀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노화 방지와 피부 건강, 피로 해소를 돕는다.김 병원장은 “정월대보름에 먹는 전통 음식에는 건강을 고려한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다”라며 “다만 견과류와 약밥은 열량이 높은 편이므로 과다 섭취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