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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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미국/북미49%
국제일반13%
인사일반13%
국제정치7%
유럽/EU3%
국제사고3%
국제정세3%
국제인물3%
국방3%
선거3%
  • 트럼프, 200년 된 백악관 목련 베는 까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남쪽 뜰에 있는 200여 년 된 ‘잭슨 목련 나무’를 안전 이유로 베어내겠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무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각한 안전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다음 주중 제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은 목재는 보존해서 고귀하고 중요한 일에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 나무는 미국의 제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1829∼1837년 집권)이 취임 당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레이철 여사를 기리기 위해 심었다. 나무는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곳곳에 손상을 입었고 썩은 부분도 많이 생기면서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1994년 백악관 경내에 세스나 경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밑동이 대거 부러져 이후 지지대에 의존해 왔다. 이 나무 인근에는 미국 대통령의 전용 헬기 ‘머린원’의 이착륙장도 있다. 헬기 이착륙 때 발생하는 바람과 충격에 나무가 부러지거나 떨어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였던 2017년 이 나무를 베어내기로 결정했지만 “백악관 역사의 산증인을 함부로 제거하면 안 된다” 등의 반발을 의식해 위험한 가지만 대거 잘라냈다. 역대 백악관 거주자 중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여사 등이 이 목련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방한 때 세월호 참사를 위로하고자 이 나무의 묘목을 안산 단원고에 선물했다. 봄마다 피어나는 목련의 꽃말이 ‘부활’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은 2006년 이 나무를 여러 역사적 사건을 목격한 ‘증인 나무’로 지정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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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3선 할 방법 있다, 농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지난달 30일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농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3선을 금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에도 지속적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임기를 한 차례 더 연장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일하는 게 좋다”고 답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3선을 하기를 원한다. 행정부 초기라 갈 길이 멀고,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며 “(3선 도전이) 농담이 아니지만 이를 생각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미국 수정헌법 22조는 대통령직을 두 번까지만 허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3선에 나서려면 개헌을 해야 하는데,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우회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차기 대선에 J D 밴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트럼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방안이 그중 하나. 당선 직후 밴스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자동으로 승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진행자가 이 방안을 언급하자 “그게 하나의 방법이다. 다른 방안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3선 도전 가능성을 여러 번 시사했다. 올 초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연설에선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네 번 (대통령직에) 봉사하는 건 인생 최고의 영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월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 행사에선 지지자들에게 “4년 더!”라는 구호를 외치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3선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넘겨왔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3선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게 처음 드러났다”고 진단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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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200년 지킨 ‘잭슨 목련나무’ 베어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뜰에 있는 200년 된 ‘잭슨 목련 나무’를 안전상의 이유로 베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잭슨 제7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기 위해 심은 나무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때 한국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묘목을 안산 단원고에 전달한 바 있다. 봄마다 피어나는 목련의 꽃말은 ‘부활’이다.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잭슨 대통령이 심은 목련 나무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백악관 입구에서 심각한 안전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끝이 있듯이 나무를 이제 제거해야 한다. 다음 주 중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목재는 백악관 직원들이 보존해서 다른 고귀하고 중요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백악관의 상징으로 여겨진 이 목련 나무는 잭슨 전 대통령(1767~1845)이 취임한 1829년 심었다. 아내 레이첼 잭슨 여사가 취임을 몇 달 앞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자 기리기 위해 고향인 테네시주 내슈빌 사저에서 씨앗을 가져다가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가 생전 가장 좋아했던 나무가 목련이었다.나무는 이후 백악관을 거친 많은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사랑받았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1884~1972), 재클린 케네디 여사(1929~1994)가 특히 이 목련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방한 때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 국민을 위로하고자 이 나무의 가지 묘목을 선물했다. “목련은 아름다움을 뜻하고 또 봄마다 새로 피어나는 부활을 의미한다”는 뜻에서다.이 나무는 1994년 백악관 경내에 경비행기가 추락했던 ‘세스나기 사건’ 때 밑동이 크게 손상을 입었다. 이후 상태가 나빠져 지지대에 의존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였던 2017년 멜라니아 여사가 국립수목원과 상의해 나무를 베어내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위험한 가지를 대대적으로 잘라내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은 2006년 이 나무를 역사적 사건을 목격한 ‘증인 나무’로 지정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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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얕은 깊이서 강진 발생 더 파괴적”… 미얀마 군부, 이 와중에 반군 겨냥 공습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29일(현지 시간) 기준 집계된 사망자만 1644명이다. 무너진 건물에서 사상자가 계속 발견되고 있어 사망자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설 확률이 70%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 손실액이 1000억 달러(약 147조 원)에 이르며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약 668억 달러)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구호 활동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얕은 진원, 열악한 경제-인프라가 피해 더 키워피해 규모가 커진 핵심 원인으로는 대도시에서 가까운 진앙과 얕은 진원이 꼽힌다. 이번 지진은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만달레이(인구 약 120만 명)에서 17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진원 깊이는 10km에 불과했다. 영국 BBC방송은 “지진과 여진이 10km의 얕은 깊이에서 발생해 더 파괴적이었다. 건물이 훨씬 더 강하게 흔들리고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또 미얀마 마지막 왕조였던 꼰바웅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라 불교 유적을 포함해 오래된 건축물이 많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여겨진다.자연재해지만 미얀마의 복잡한 정치 환경이 피해 복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군사 쿠데타로 내전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열악했던 경제 기반이 더 취약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는 현재 경제와 의료를 포함한 모든 필수 인프라가 엉망인 상태”라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3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식량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이 가운데 군부 정권이 미얀마 내 거의 모든 지역의 라디오, TV, 인터넷을 통제하면서 시민들이 피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고, 사상자 파악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도 미얀마 군부는 지진 직후 진앙 인근 사가잉 지역부터 태국 국경 인근까지 대규모 공습을 가해 7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반군 근거지를 광범위하게 폭격하고 있다. ● 韓 29억 원 지원 예정… 트럼프도 “돕겠다”그간 국제기구와 언론의 취재를 통제해 온 미얀마 군부는 이례적으로 외국 구조대원 수백 명을 받아들였다고 밝히는 등 해외 지원을 받는 데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29일 미얀마에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지원하고, 필요시 추가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해외 원조 예산을 크게 삭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8일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미얀마를) 도울 것이고, 이미 그 나라와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러시아도 미얀마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의 기후변화 감시 위성 ‘코페르니쿠스’를 통해 구조대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역시 500만 달러의 초기 지원을 약속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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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km 얕은 깊이서 강진 더 파괴적”… 미얀마 군부, 이와중에 반군에 공습

    미얀마에서 발생한 진도 7.7의 강진으로 29일(현지 시간) 기준 집계된 사망자만 1644명이다. 무너진 건물에서 사상자가 계속 발견되고 있어 사망자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설 확률이 70%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제 손실액이 1000억 달러(약 147조 원)를 이르며 미얀마 국내총생산(GDP·약 668억 달러) 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구호 활동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얕은 진원, 열악한 경제-인프라가 피해 더 키워피해 규모가 커진 핵심 원인으로는 대도시에서 가까운 진앙과 얕은 진원이 꼽힌다. 이번 지진은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만달레이(인구 약 120만 명)에서 17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고, 진원 깊이는 10km에 불과했다. 영국 BBC방송은 “지진과 여진이 10km의 얕은 깊이에서 발생해 더 파괴적이었다. 건물이 훨씬 더 강하게 흔들리고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또 미얀마 마지막 왕조였던 꼰바웅 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라 불교 유적을 포함해 오래된 건축물이 많다는 점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여겨진다.자연재해지만 미얀마의 복잡한 정치 환경이 피해 복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군사 쿠데타로 내전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열악했던 경제 기반이 더 취약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는 현재 경제와 의료를 포함한 모든 필수 인프라가 엉망인 상태”라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3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식량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이 가운데 군부 정권이 미얀마 내 거의 모든 지역의 라디오, TV, 인터넷을 통제하면서 시민들이 피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고, 사상자 파악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와중에도 미얀마 군부는 지진 직후 진앙 인근 사가잉 지역부터 태국 국경 인근까지 대규모 공습을 가해 7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반군 근거지를 광범위하게 폭격하고 있다. ● 韓 29억원 지원 예정…트럼프도 “돕겠다”그간 국제기구와 언론의 취재를 통제해온 미얀마 군부는 이례적으로 외국 구조대원 수백 명을 받아들였다고 밝히는 등 해외 지원을 받는데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는 29일 미얀마에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지원하고, 필요시 추가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해외 원조 예산을 크게 삭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8일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미얀마를) 도울 것이고, 이미 그 나라와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러시아도 미얀마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EU의 기후변화 감시 위성 ‘코페르니쿠스’를 통해 구조대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역시 500만 달러의 초기 지원을 약속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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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란드 ‘억지 방문’ 논란에…백악관 “밴스 부통령이 직접 간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8일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25일(현지 시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백악관은 앞서 밴스 부통령 아내인 우샤 밴스 여사가 대표단을 데리고 27~29일 그린란드를 친교 차 방문한다고 공개했으나, 그린란드에서 “초청한 적 없다”고 밝히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백악관이 물러서지 않고 부통령을 직접 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확장 의지를 확실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밴스 부통령은 ‘X’에 올린 동영상에서 “(아내) 우샤가 그린란드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너무나 반가워서, 아내 혼자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원치 않아 저도 같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저 그린란드의 안보 상황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덴마크가 이 섬을 무시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 안보에 해롭고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상황을) 확인하러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우샤 밴스 여사가 그린란드를 친교 차 방문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으나, 직전에 계획을 바꿔 부통령이 직접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린란드 전통 개 썰매 대회를 관람하기로 했던 일정도 최북단 미군기지를 방문해 장병들을 만나는 것으로 변경됐다.양국은 이번 방문에 대해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표단의 그린란드 방문에 대해 24일 “그린란드 관리들이 워싱턴에 대표단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린란드 사람들이 우리에게 오라고 요청하고 있다. 도발이 아닌 우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발이 아닌 우호를 위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그린란드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공식 페이스북에 “정부는 사적이든, 공식적이든 어떠한 방문 초청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 정부가 반발하며 외교 결례 논란이 일자, 백악관이 대중에 노출되는 개 썰매 대회 등 친교 일정 대신 안보를 강조하는 미군기지 방문으로 대표단 일정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 대표단의 그린란드 방문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압력”이라며 저항하겠다고 밝혔다.그린란드 국민들의 반감은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린란드 국제공항에서는 미국 대표단 도착에 항의하는 시위가 예정돼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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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외없다더니…트럼프 “상호관세, 많은 국가 면제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며칠 내로 자동차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예외가 없을 것이라던 상호관세에 대해서는 “많은 국가에 면제할 수도 있다”고 말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진행한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 발표행사에서 “우리는 향후 며칠 내에 추가로 관세를 발표할 것이며 자동차, 목재, 반도체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호관세에 대해서는 “상호관세이지만 우리는 그들(상대국)보다 적게 부과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너무 많이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상호관세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각료회의에서는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도 “매우 가까운 미래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 자리에서 “우리는 친구든 적이든 전 세계의 모든 나라로부터 갈취를 당했다”면서 “우리는 누구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이용당했다”고 재차 불만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관계자는 자동차, 의약품 등에 대한 부문별 관세가 정확히 언제 발효될지 밝히기를 거부하며, 관세율과 부과 시기 모두 “여전히 미정(결정 예정)이며 대통령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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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기 행정부, 가족 앞세운 ‘외교폭주’ 논란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부인 우샤 여사(39·사진)가 27∼29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극권 광물 자원의 보고이며 지정학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편입하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히고 있다. 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또한 올 1월 그린란드를 찾았다. 이런 상황에서 선출직 공직자가 아닌 부통령 부인까지 그린란드를 찾기로 하자 그린란드 측은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백악관은 우샤 여사,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이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우샤 여사가 그린란드 유적지를 방문하고 전통 개 썰매 대회를 참관하는 등 친교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도 했다. 왈츠 보좌관과 라이트 장관은 그린란드 내 미군기지도 시찰할 예정이다. 각각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외교 참모와 에너지 주무장관인 두 사람의 방문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그린란드 편입 의사와 무관하게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란드 정계도 반발했다. 11일 치러진 그린란드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민주당의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대표는 트럼프 주니어의 방문에 이은 이번 방문이 “그린란드인을 또 무시하는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발언 또한 “그린란드의 정치적 독립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도 현지 일간지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친의 집권 1기 때부터 ‘이해 상충’ 논란에 휩싸였던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동유럽 세르비아에서도 비슷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11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최근 반(反)정부 시위로 실각 위기에 놓인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인 트럼프그룹은 베오그라드에 유럽 최초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을 짓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한 반정부 시위로 퇴진 위기에 처해 있다. 당시 세르비아에선 제2의 도시 노비사드의 기차역이 부실 공사 여파 등으로 무너져 15명이 숨졌다. 이 참사를 계기로 부치치 정권의 실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현재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만나자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의 외교 정책과 트럼프 일가의 이해관계가 노골적으로 얽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그룹은 지난해 5월에도 부치치 정권으로부터 옛 국방부 부지에 고급 아파트 1500채와 호텔을 짓는 사업의 승인을 얻어냈다. 현지에서는 빠르면 6월경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면 트럼프그룹이 세르비아에서 벌이는 각종 부동산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은 “옛 국방부 부지 같은 역사적 장소에 미국 호텔을 짓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주니어와 부치치 대통령의 회동은 이해 상충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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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부통령 부인도 그린란드 방문…총리 “힘 과시하나” 분노

    미국 세컨드 레이디인 우샤 밴스 부통령 부인이 그린란드를 방문한다고 부통령실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토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 이어 주요 인사가 두 번째로 그린란드를 방문하는 것이라 주목받고 있다.미 부통령실은 밴스 여사가 27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아들과 함께 그린란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밴스 여사는 아들 및 대표단과 함께 그린란드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는 등 문화를 배우고, 그린란드 전통 개 썰매 대회인 ‘아바나타 키무세르수(Avannaata Qimussersu)’를 참관할 예정이다. 밴스 여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동영상에서 개 썰매 대회 대한 기대를 드러내면서 “아이들과 함께 개 썰매 대회에 대해 전부 읽었다”며 “양국의 상호 존중과 협력의 오랜 역사를 기념하고 앞으로 수년간 우리 관계가 더욱 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백악관이 이번 방문에 대해 영토 문제나 회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대표단에 마이클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포함됐다고 덴마크 일간 베를린스케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그린란드 주둔 미군 기지를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란드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23일 그린란드 일간 세르미티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주목받는 미국 정치인의 아내가 무해하게 그린란드를 방문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그린란드에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목적이 무엇인가. 유일한 목적은 우리에게 힘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그린란드 영토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13일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나토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4일 첫 의회 연설에서는 그린란드 주민을 향해 “부유하고 안전하게 해주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앞서 1월 그린란드를 방문해 미국이 이 영토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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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무부 “테슬라車 불지르면 감옥 갈것”…머스크 엄호 나서

    테슬라가 미국 내에서 ‘반(反) 트럼프’ 폭력 사태의 타깃이 되자 미국 법무부가 주동자들을 향해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미 법무부는 최근 테슬라 차량과 충전소에 불을 지른 혐의로 3명을 기소했다고 20일(현지 시간) 밝혔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결과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시대는 끝났다. 테슬라에 대한 국내 테러리즘 물결에 동참한다면 법무부는 당신을 감옥에 가둘 것”이라고 경고했다.테슬라는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강도 높은 비용·인력 절감 구조조정에 나서자, 반트럼프 세력의 표적이 됐다. 오리건, 사우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등에서 테슬라 대리점과 충전소를 겨냥해 방화가 벌어졌고, 머스크의 정치 참여를 비판하며 ‘테슬라 테이크 다운’이라는 불매 운동이 이어졌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에 방화 사건을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고 전 지역 테슬라 매장에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테슬라가 공격 받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백악관에서 ‘테슬라 판촉 행사’를 벌인 것을 필두로 행정부 내 엄호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 불매 운동이 심상치 않자 앞서 11일 백악관 잔디밭에 테슬라 차량 5대를 전시하고 차를 시승해본 뒤 직접 구매하는 행사를 언론에 공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19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테슬라)주식이 이렇게 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다시는 이렇게 싸질 수 없을 것”이라며 “테슬라를 사라”고 말했다. CNBC는 20일 “러트닉 장관이 테슬라 주식 매수를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권고했다”면서 “미국 대통령은 연방 이해충돌 규칙에서 면제되지만 장관의 발언은 해당 이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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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 낭비, 진보 이념에 오염된 조직”… 트럼프, 교육부 폐지 명령 20일 서명

    대규모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육부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강조했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철폐’를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교육부와 주요 대학이 DEI 이념을 퍼트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다만 교육부를 폐지하려면 상원 100석 중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53석만 확보한 집권 공화당의 상황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낮은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 또한 “이번 행정명령은 교육부를 없애는 대신 그 권한을 50개 각 주(州)에 되돌려 주는 게 골자”라며 의회 동의 없는 교육부의 폐지는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이날 AP통신 등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일(20일) 교육부 폐쇄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교육부는 이미 직원의 절반이 해고됐고, 운영 중이던 프로그램들도 대폭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노숙 학생 등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자금 등을 지원해 왔다. 미 전체 공립학교 예산의 약 14%도 부담했다. ‘성소수자 교육’을 포함해 다양한 DEI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부터 “DEI는 공정성과 능력주의를 훼손하는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를 향해서도 “급진주의자, 자유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의 온상”이라며 예산 낭비가 심하고 진보 이념에 오염된 조직이라고 공격했다.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교이기도 한 펜실베이니아대를 향해 “학내 여성 경기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를 참여시켰다”는 이유로 1억7500만 달러(약 2500억 원)의 연방 정부 보조금 지원을 철회했다.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컬럼비아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로 불거진 지난해 학내 반(反)유대주의 시위 당시 유대계 학생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며 4억 달러의 연방 보조금 및 각종 계약을 취소했다. 이에 컬럼비아대가 연방정부 돈을 다시 받기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진행하자 일부 교수진은 “학문적 자유를 침해하는 연방 정부의 권한 남용”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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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정부 ‘反다양성’ 노골화…재키 로빈슨도 홈피서 퇴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이자 참전용사인 재키 로빈슨(1919~1972)의 이력을 국방부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는 등 ‘反DEI(다양성·공정성·포괄성) 정책’을 더욱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20일(현지 시간) NBC뉴스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로빈슨의 일대기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국방부에 웹사이트에 게재된 DEI 관련 기사, SNS 게시물, 비디오 영상 등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관할 하에 있는 여러 웹사이트에서 유색인종, LGBTQ, 여성 및 소수자들의 역사와 미군에 대한 이들의 기여를 기록한 수천 개의 페이지를 삭제하면서 로빈슨에 대한 기록도 내린 것이다. 로빈슨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20세기 중후반 스포츠계에서 흑인 인권 운동을 펼친 상징적인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역한 뒤 야구계에 뛰어들었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에 입단하며 메이저 리그에 데뷔했다.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로, 은퇴 후에도 흑인 인권 운동을 펼치는 등 기여를 인정받았다. 메이저 리그 역사상 유일한 전 구단 영구결번 선수다.존 울리오트 국방부 대변인은 NBC뉴스에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말했듯이 DEI는 국방부에서 죽었다”면서 “우리는 모든 플랫폼에서 DEI 콘텐츠를 제거하는 지시를 국방부 전체에서 신속하게 준수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백악관은 트랜스젠더 정책을 폐기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대에 대해 1억 7500만 달러(약 2500억 원)의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한다고도 20일 밝혔다. 2022년 이 대학 여성 수영팀 선수였던 트랜스젠더 여성 리아 토마스의 과거 기록에 대해 다른 여성 수영선수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대학이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펜실베이니아대 측은 “전미 대학 체육 협회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항변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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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잘 훈련된 북한군, 쿠르스크 전황 바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했던 자국 쿠르스크주를 사실상 완전히 탈환하며 승기를 쥐게 된 건 북한군의 활약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지난달 초 쿠르스크 전선에 잘 훈련된 북한군이 다시 등장하면서 전황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병이 공식 확인된 북한군은 1만1000여 명 규모였으며 일반 보병 부대 중심이었다. 하지만 쿠르스크 지역에서 잠시 철수했다가 지난달 추가 파병된 북한군에는 독자적인 지휘 체계와 공격 계획을 가진 특수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러시아 정예군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합류하며 우크라이나군을 양과 질에서 모두 압도할 수 있었던 것. 또 이들은 이 지역을 자세하게 그린 지도와 특수 장비 등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WP에 “(북한군이) 옛 소련식의 매우 구조화된 군사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한 정보장교는 WP에 “북한군이 전황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러시아는 강력하고 좋은 동맹국(북한)을 가졌으며, 북한군이 (알맞은 시기에) 딱 맞춰 전선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지쳐 있었기 때문에 북한군의 참전이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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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러, 잘 훈련된 북한군 덕에 쿠르스크 탈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했던 자국 쿠르스크주를 사실상 완전히 탈환하며 승기를 쥐게 된 건 북한군의 활약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지난달 초 쿠르스크 전선에 잘 훈련된 북한군이 다시 등장하면서 전황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병이 공식 확인된 북한군은 1만1000여 명 규모였으며 일반 보병 부대 중심이었다. 하지만 쿠르스크 지역에서 잠시 철수했다가 지난달 추가 파병된 북한군에는 독자적인 지휘 체계와 공격 계획을 가진 특수부대가 포함돼 있다고 WP는 설명했다.러시아 정예군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합류하며 우크라이나군을 양과 질에서 모두 압도 할 수 있었던 것. 또 이들은 이 지역을 자세하게 그린 지도와 특수 장비 등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WP에 “(북한군이)옛 소련식의 매우 구조화 된 군사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또 우크라이나의 한 정보장교는 WP에 “북한군이 전황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러시아는 강력하고 좋은 동맹국(북한)을 가졌으며, 북한군이 (알맞은 시기에) 딱 맞춰 전선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지쳐 있었기 때문에 북한군의 참전이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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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병석에 있으니 전쟁이 더욱 어리석게 느껴져”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1118일을 맞은 18일(현지 시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부분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폐렴으로 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투병 생활을 통해 전쟁의 부조리함을 깨닫게 됐다며 전 세계가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보낸 서한에서 “(병에 걸려 누워 있는 동안) 전쟁이 더욱더 어리석게 느껴진다”며 “인간의 연약함은 영원한 것과 사라질 것, 삶을 살리는 것과 죽이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명확히 깨닫게 한다”고 썼다 이어 “전쟁은 공동체와 환경을 파괴할 뿐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한다”면서 “외교와 국제기구가 새로운 활력과 신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부분 휴전한 우크라이나전의 종식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종교는 민족들의 영성에서 형제애와 정의에 대한 열망, 평화에 대한 희망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교계가 전쟁 종식에 역할을 할 것을 당부했다.지난달 14일부터 한 달 넘게 입원 중인 교황의 건강은 최근 호전되고 있다. 영국 버킹엄궁은 다음 달 8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만난다고 이날 공개했다. 교황이 그전에는 퇴원할 것으로 예상돼 교황청이 일정을 취소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사에 보낸 서한이 공개되기에 앞서 16일에는 교황이 입원해 있는 제멜리 병원 내 예배당에서 미사를 공동 집전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교황이 대중과 소통을 점차 늘려나갈 만큼 건강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교황의 상태에 약간의 개선이 있었으며, 지난밤에는 산소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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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케네디 암살 기밀문서 모두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미공개 자료를 18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총 8만 쪽 분량의 문서로, 편집 없이 원본 그대로 일반에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워싱턴 케네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내일 모든 케네디 파일을 공개할 것”이라며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휘하는 여러 사람에게 그렇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엄청난 양의 문서를 갖고 있고 여러분은 많은 양의 자료를 읽어야 한다”며 “(DNI가) 어떤 것도 삭제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나는 ‘그냥 삭제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수십 년간 기다려 왔다. (자료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인 올 1월 23일 케네디 전 대통령과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암살 사건에 대한 정부 기밀문서 공개를 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960년대에 발생한 세 사건은 지금까지도 음모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를 다룬 각종 영화나 책이 여럿 나왔다. 특히 1963년 11월 22일 발생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은 지금도 암살 배후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미 텍사스주 댈러스시에서 리무진을 타고 퍼레이드를 벌이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 암살범은 미 해병대 출신의 리 하비 오즈월드로, 그 역시 사건 이틀 후 경찰서에서 감옥으로 압송되던 도중 총을 맞고 살해됐다. 용의자가 재판도 받기 전 살해돼 반대파에 의한 청부 살인, 소련 배후설 등 다양한 음모론이 퍼졌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도 1968년 6월 5일 총을 맞고 숨졌다. 범인은 팔레스타인 출신 이민자 시르한 시르한으로 밝혀졌다. 앞서 2023년 미 국립문서보관소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기밀문서를 검토한 결과, 전체의 99%가 이미 공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미 연방수사국(FBI)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해 2400여 건의 문서를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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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바이든의 정치인 사면, 오토펜 사용해 무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층의 의회 난입 사태를 조사했던 하원 특별위원회의 전·현직 의원을 사면한 것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문서에 직접 서명하지 않고 자동 서명 기계 ‘오토펜’을 사용했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국자’라고 부르는 이 지지층은 그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당시 의회에 난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사면할 뜻을 밝혓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슬리피(Sleepy·졸린) 바이든이 특위의의 ‘정치 깡패’와 다른 모든 사람에게 준 사면은 오토펜을 사용했기에 효력이 없다”고 썼다. 이어 “바이든은 (문서에)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 사면 관련 서류 또한 바이든에 의해 승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토펜’은 원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특정인이 여러 문서에 반복적으로 서명해야 하거나, 물리적으로 떨어진 곳에서 서명할 때 쓰인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법안 서명에 오토펜을 사용한 것은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 ‘애국자법’ 연장 시한이 다가오자 직접 서명 대신 오토펜으로 원격 서명해 효력이 발휘되도록 조치했다. 다만 대통령이 직접 승인했다는 명확한 서면 기록 없이 서명이 이뤄질 수 있어 오토펜 사용은 이후 계속 미 정계의 논란거리였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당시 사면에 오토펜을 사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오토펜을 사용했다고 해도 사면 효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면이 행사되거나, 서명하는 방식에 대한 규정이 헌법이나 법령에는 없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첫 임기 당시 중요하지 않은 서류에 오토펜 서명을 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위원회의 일원으로 사면받은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 등을 겨냥해 “나와 무고한 이를 대상으로 ‘마녀 사냥’을 벌였다. 최고 수준의 수사를 받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 보수 거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전 의원은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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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네디 암살 비밀 밝혀질까…트럼프 “기밀문서 모두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된 8만 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18일(현지 시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서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된 문서를 편집 없이 공개하겠다고 공언해왔다.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워싱턴 케네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내일 모든 케네디 파일을 공개할 것”이라며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이 지휘하는 여러 사람에게 그렇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엄청난 양을 문서를 갖고 있고 여러분은 많은 양의 자료를 읽어야 한다”며 “(DNI가) 어떤 것도 삭제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나는 ‘그냥 삭제하지 말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수십 년간 기다려왔다. (자료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취임식 직후인 1월 23일 케네디 전 대통령과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암살 사건에 대한 정부 기밀 문서를 공개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셋 모두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사건이자, 지금까지 음모론이 끊이지 않는 사안이다.특히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시에서 리무진을 타고 퍼레이드를 하다 총격을 당해 숨졌다. 암살범은 미 해병대 출신의 리 하비 오스왈드로, 사건 이틀 후 경찰서에서 감옥으로 압송되던 중 살해됐다. 때문에 정쟁에 의한 청부 살인이라거나, 소련 등이 살해 배후에 있다는 음모론이 퍼졌고 용의자가 바로 사망한 탓에 지금까지 의구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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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입원 후 한달만에 사진 공개…“상태 안정적 유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으로 입원한 지 한 달여 만에 교황청이 처음으로 사진을 공개했다.16일(현지 시간)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자신이 입원한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 10층에 있는 예배당에서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공개된 사진에서 교황은 흰 수단(카속)을 입고 머리에는 아무 것도 쓰지 않은 채 휠체어에 앉아있다. 교황의 오른쪽 뒤에서 찍은 사진으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아래쪽을 바라보며 눈을 뜬 모습이다. 교황청은 “교황의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하루 종일 운동 및 호흡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교황은 지난달 14일 입원한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몇 주 동안 중태였으나 지난주 건강이 꾸준히 호전됐고, 교황의 사진을 공개해달라는 신자들의 요청에 교황청이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어서 퇴원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교황은 이날 신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시험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나처럼 현재 약한 상태에 있는, 수많은 아픈 형제자매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몸은 약하지만 우리가 사랑하고, 기도하고, 자신을 바치고, 서로를 위하고, 믿음으로 희망의 신호를 비추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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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도 反이민도 반대”… 입원 와중에도 목소리 내는 교황, 약 한달만에 첫 음성 메시지 공개[글로벌 포커스]

    《‘빈자의 교회로’ 프란치스코 교황 12년전 세계 가톨릭 교도 14억 명의 수장이며 지난달 14일부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재위 12주년을 맞는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최초의 남반구 태생 교황으로 양극화 해소, 전쟁 반대, 탈(脫)권위를 강조해 왔다.“나를 위한 쾌유 기도에 감사한다. 신(神)의 가호와 성모 마리아의 보호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지난달 14일부터 폐렴 등으로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9)이 6일(현지 시간) 입원 후 최초로 음성 녹음을 공개했다. 교황청은 그가 수없이 쏟아지는 쾌유 지원 메시지와 신자들의 기도에 감사하는 의미로 이 음성 녹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병상 속에서도 13일로 재위 12년을 맞는다. 투병 와중에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질타하며 전쟁의 빠른 종식을 촉구하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도 거듭 비판했다.》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2013년 3월 최초의 남반구 태생, 1282년 만의 비(非)유럽 출신 교황으로 즉위했다. 앞선 비유럽 출신 교황은 중동 시리아에서 태어난 90대 교황 그레고리오 3세(재위 731∼741년)였다. 그는 빈곤 타파, 양극화 해소, 전쟁 반대, 종교 화합 등을 강조하고 탈(脫)권위와 검소함을 앞세우는 행보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역대 교황 266명 중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택한 것 또한 그가 처음이다. 가난한 이를 위해 일생을 바친 이탈리아 성인(聖人) 프란치스코(1182∼1226)를 본받자는 의미에서 이 이름을 택했다.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하며 “규제가 없는 자본주의는 ‘독재’”라고 외치는 그의 행보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를 보여준다. 가톨릭은 예수의 열두 제자가 모두 남성인 점을 들어 그간 교황의 세족(洗足)례 대상을 남성으로만 제한했다. 타인의 발을 씻겨주는 예식을 뜻하는 세족례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 열두 제자의 발을 씻겨준 데서 유래했다. 교황은 사상 최초로 여성, 무슬림의 발도 씻겨줬다. 또 여러 이슬람 국가를 방문하며 이슬람 지도자와도 회동했다. 2023년 12월 사제가 동성 커플도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개혁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다만 가톨릭 교단의 고질적인 성범죄 및 부패 문제의 해결 속도는 더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중남미, 유럽 등에서는 신자 수도 줄고 있다. ● 美-쿠바 국교 정상화 중재 등 현실 정치 개입 프란치스코 교황을 포함해 역대 교황은 현실 정치에 종종 개입했다. 최초의 동유럽 출신, 최초의 슬라브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재위 1978∼2005년)는 고국 폴란드를 포함해 동유럽 공산주의 정권의 붕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군사력, 경제 제재가 아니라 ‘신앙’과 ‘연대’로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얻는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즉위 이듬해인 1979년 폴란드를 방문했다. 9일간 전국을 누비며 수십, 수백만 명의 신자들이 운집한 대형 야외 미사를 집전했다. 당시 그는 “폴란드의 독립 없이 유럽이 존재할 수 없다. 신념과 용기를 잃지 말라”고 외쳤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소련의 위성국이 된 폴란드는 사실상 소련에 좌지우지되고 있었다. 교황 방문 뒤 폴란드에서는 노동자를 중심으로 공산주의에 저항하는 민주화 운동이 시작됐고 동유럽 전체로 확산됐다. 결국 폴란드에서는 1989년 6월 최초의 자유 선거가 실시됐다. 다섯 달 후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2년 후 소련 또한 붕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2014년 12월 미국과 쿠바가 54년 만에 외교 관계를 복원했을 때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교황과 가톨릭 교회의 역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인 그는 쿠바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가져 왔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당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외교 정상화를 촉구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에는 입원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이 전쟁은 인류 전체에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다시금 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 초기인 2022년 6월에도 러시아의 선제 침공을 두고 “주권국의 자결권을 위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올 1월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를 우려하며 “민간인에 대한 폭격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하루 전인 올 1월 19일 미국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수치(disgrace)”라고 비판하면서 “이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11일에는 미국 가톨릭 주교단에 보낸 서한에서 “인간의 동등한 존엄성이라는 진리가 ‘힘’에 기반해 세워질 수 없다”며 물리력으로 불법 이민자를 제압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비판했다. 최근 가톨릭 신자인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가톨릭 교리 ‘오르도 아모리스(ordo amoris·질서 있는 사랑이란 뜻의 라틴어)’를 사용해 “가족과 가까운 사람부터 돌봐야 한다”며 불법 이민자 단속을 정당화하려 했다. 그러자 교황은 곧바로 “‘열린 형제애’를 뜻하는 사랑”이라고 정정했다. 교황은 즉위 첫해인 2013년 11월에는 각국 지도자에게 경제적 불평등을 없애자고 촉구하며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현대에 맞게 고치면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과 개신교 모두 거리를 뒀던 이슬람과의 화합도 중시했다. 교황은 2019년 2월 ‘중동 허브’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수도 아부다비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역대 교황 중 UAE가 속한 아라비아반도 남부를 방문한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 또 2021년 3월 이라크를 찾아 이 나라의 이슬람교 시아파 최고지도자인 알리 알 시스타니와 회동했다. 지난해 9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 신자가 거주하는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빈자(貧者)를 위한 교회’ 강조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름은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친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17세 때 고해성사에서 “설명할 수 없는 종교적인 경험”을 한 뒤 사제의 길을 결심했다. 그는 신학교 입학을 앞두고 심각한 폐렴에 걸려 심한 고통 속에서 우측 폐상엽 절제술을 받았다. 이때 “고통을 이해하고 감내하며 살아가는 방식은 고결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가 사제품을 받은 후 아르헨티나는 오랜 군사 독재기를 겪었다. 군사 정권이 진보 성향 성직자와 지식인 등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는 탄압받는 이들을 숨겨주거나 해외로 탈출시키는 데 도움을 줬고 감옥에 갇힌 이들을 위한 구명 운동도 벌였다. 2001년 추기경에 올랐지만 고위 사제가 누리는 호화로운 생활을 마다했다. 관저가 아닌 목재 침대, 조부모의 십자가, 전기 난로만 있는 소박한 사저에서 생활했고 운전기사나 비서를 두지 않은 채 요리와 청소를 직접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빈민촌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며 미사를 집전하고 자선 조직을 꾸렸다. 빈민촌을 담당하는 일반 사제 수도 대폭 늘렸다. 당시 그는 “길거리로 나서는 자가 진정한 목자”라고 강조했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교회를 가난한 자들 곁으로 가져왔다”고 호평했다. 2013년 교황에 오른 그는 방탄차 대신 사제용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관저 대신 성직자들의 게스트하우스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지내며 교황청 직원들과 함께 미사를 봤다. 즉위식 때도 금십자가 대신 철십자가 목걸이를 착용했다. 즉위 직후 이탈리아 로마 인근 소년원을 찾아 어린 재소자 12명의 발을 씻겼다. 이 중 2명은 소녀, 2명은 이슬람 신자였다. 가톨릭 역사 최초로 교황이 여성과 이슬람 교도에게 세족례를 한 파격이었다. 즉위 넉 달 만에 첫 방문지로 북아프리카 난민의 기착지인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을 찾았다. 당시 난민 수용소에서 이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 인근에는 노숙인을 위한 샤워장을 개설했고 2016년 12월 팔순 때는 노숙인 8명을 초청해 아침 식사도 함께 했다.● 성범죄-부패 문제 해결 더뎌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단에서 비주류 개혁파 인사로 분류됐다. 그래서 그가 즉위했을 땐 ‘성직자의 아동 성폭행’, ‘바티칸의 불투명한 재정 운영’ 같은 교단의 오래 된 문제를 적극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12년간 그가 노력했음에도 이 부분에서는 큰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교황은 즉위 첫해인 2013년 교회법을 수정해 성폭력과 아동 성매매 등에 대해 최고 12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서 벌어진 사제들의 신자 대상 성범죄, 이를 접한 고위 성직자의 조직적 은폐에 대한 비판이 컸던 탓이다. 하지만 그는 2015년 피해자 단체의 반발에도 칠레 성직자 후안 바로스를 오소르노 교구 주교로 임명했다. 바로스 주교는 아동 성추행 사제로 악명 높은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성범죄를 은폐한 의혹을 받고 있었다. 교황은 2018년 칠레 방문 때도 취재진이 이 문제를 거론하자 바로스 주교를 두둔해 반발을 샀다. 다만 이후 2300쪽 분량의 사건 보고서를 받아 본 교황은 피해자들을 바티칸에 초청해 “내가 문제의 일부였다”며 사과했다. 바티칸의 불투명한 재정 문제도 해결이 미미하다. 이탈리아 유명 언론인 잔루이지 누치는 3000건 이상의 바티칸 기밀 자료를 분석한 저서 ‘최후의 심판’에서 바티칸이 매년 수백억 원의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기업이었다면 진작 도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누치는 그 원인으로 재정 관리자들의 무능을 꼽았다. 기부금 수익의 배 이상 웃도는 인건비를 사용하며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했고, 교황청 간부들이 각국의 고급 부동산 등에 불법적으로 투자하면서 손실을 늘렸다는 것이다. 아동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며 가톨릭의 위상과 신뢰에 금이 갔고 기부금이 급감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재정 개혁에 대한 조직적인 내부 저항 또한 상당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을 좌지우지하는 이탈리아 출신 사제가 아니다. 또 바티칸에서 영향력이 큰 보수 성향 사제들이 개혁에 반발해 교단 내 우군도 부족하다. 교황이 교황청 내 금융감독기구인 ‘경제사무국’을 창설하며 자금 운영 투명성을 높이려고 시도하고 고용 동결 및 고위직 급여 삭감 등 개혁에 힘썼지만 교황청은 최근에도 “연간 6000만 유로(약 935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 교황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가톨릭 교도는 13억9000만 명. 그러나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은 가톨릭 신자를 보유했던 남미 브라질에서는 2023년 기준 전체 인구의 약 52.8%(약 1억500만 명)만 가톨릭 신자다. 브라질의 가톨릭 인구는 1970년대 이전에 전 인구의 90%가 넘었다. 그러나 가톨릭이 사회 불평등 해결에 큰 기여를 못 한다는 이유 등으로 신자 수가 줄고 있다. 가톨릭 본산 격인 유럽에서도 신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바티칸 피데스통신에 따르면 2022년 유럽 가톨릭 인구는 전년 대비 약 50만 명(0.08%) 줄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반적으로는 개혁 성향이지만 낙태, 여성 사제 서품 등 일부 의제에 보수적이어서 젊은 신자가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교황은 어떤 자리 ‘성하(聖下·Your Holiness)’로 불리는 교황은 전 세계 약 14억 명 가톨릭 교도의 수장이자 바티칸의 국가원수다. 가톨릭에선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첫 번째 제자이자 예수 사후 초기 기독교 지도자였던 베드로를 초대 교황으로 여긴다. 즉 성(聖)과 속(俗)을 아우르는 교황이라는 직책의 역사가 약 2000년인 셈이다. 중세 시대까지 절대 권력을 누렸고 세속 정치가 보편화한 지금도 세계 종교, 정치, 외교, 문화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 교황의 발언 한마디, 건강 이상을 포함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다. 2018년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에 이은 세계 6위 권력자로 뽑았다. 교황은 가톨릭 사제 중 유일하게 흰색 복장을 입는다. 신(神)을 상징하는 고귀한 색이란 의미다. 교황이 착용하는 반지 형태의 인장은 ‘어부의 반지’로 불린다. 베드로가 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래했다. 또 후대 교황은 초대 교황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베드로’란 교황명을 쓰지 않는다. 어부의 반지에는 베드로가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낚는 모습, 반지의 소유자인 현 교황의 라틴어 이름이 새겨져 있다. 원래 금반지이나 검소함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금도금한 은반지를 사용하고 있다. 교황을 알현할 때는 예법과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무릎을 꿇고 어부의 반지에 입을 맞춰야 하며 남성과 여성 모두 검은색 옷을 입는 것이 보편적이다. 교황은 전용기가 없다. 다만 영미권 언론은 그가 타는 민간 비행기를 ‘셰퍼드 원(Shepherd One)’으로 부른다. ‘목자’를 뜻하는 영어 ‘셰퍼드’와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합친 말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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