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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길 (바란다).”새 교황 레오 14세는 9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을 대상으로 집전한 첫 미사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교회의 충실한 관리자로서 평범한 사람들 편에 서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이튿날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만난 새 교황은 자신을 “하느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겸손한 종일 뿐”이라고 표현하면서 교황이라는 직책이 권위가 아닌 봉사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개혁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이어받자”며 추기경들에게 1960년대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단행된 주요 교회 개혁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레오 14세’라는 명칭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서는 “레오 13세 교황을 계승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레오 13세는 1891년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노동헌장’ 회칙을 반포해 현대 가톨릭 사회교리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다. 인공지능(AI)을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오늘날 교회는 또 다른 산업혁명, 즉 AI의 발전에 직면했다”며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노동을 보호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앞서 7, 8일(현지 시간) 이틀에 걸쳐 진행된 콘클라베에 참여한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은 9일 바티칸 집무실에서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영화 ‘콘클라베’ 같은 야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한 한국인 추기경은 그가 유일하다. 그는 “영화에서는 교황 선출 과정이 대단한 정치적 투쟁처럼 묘사되나 실제로는 굉장히 형제적이고 아름다웠다”고 했다. 또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다른 추기경들이 보지 말라고 하더라”고 했다.유 추기경은 새 교황 레오 14세가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와 업무 회의로 월 2회 이상 꾸준히 만나 친한 사이인데, 과거 한국을 찾았던 경험이 ‘좋았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레오 14세는 2002, 2005, 2008, 2010년에 걸쳐 한국을 네 차례 방문했다.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유 추기경은 지난 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거의 매일 진행된 추기경단 회의에서 추기경 별로 5분의 발언 시간이 주어졌다고 했다. 그는 “5분 발언을 통해 저마다 마음 속에 어떤 사람이 (새 교황이) 됐으면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클라베 이틀째 레오 14세가 선출되자 “모두가 일어나 박수치고 야단이 났다”고 전했다.레오 14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추기경들의 밝은 표정도 화제가 됐다. 유 추기경은 “휴대전화가 있었으면 그 장면을 찍고 싶을 정도로 (성 베드로 광장이) 축제 분위기였다. 그 모습을 보니 모두 신이 났다”고 했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는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나왔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 오후(현지 시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제267대 교황에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 추기경(69)이 선출됐다. 미국 출신 교황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다. 교황명은 ‘레오 14세’. 교회법에 따라 새 교황의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 출신으로 알제리 대주교를 맡고 있는 장폴 베스코 추기경은 9일 프랑스 르피가로에 레오 14세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에는 세계 각지의 분쟁 속에서 교황이 맡을 역할에 대한 기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염원을 의식한 듯 교황 레오 14세는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하길 바랍니다(La pace sia con tutti voi). 이것은 무기를 내려놓은 평화,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서로 도와서 대화와 만남으로 다리를 건설하고 모두 하나가 되어 언제나 평화를 누리는 백성이 됩시다”라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교황의 전통 복장인 진홍색 어깨 망토(모제타)를 걸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선출 당시 너무 화려하다며 거절했던 옷이다. AP통신은 레오 14세가 가톨릭의 전통 노선으로 어느 정도 회귀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노선을 따르면서도 전통을 중시하는 ‘온건한 중도파’로 분류된다. 9일(현지 시간)에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으로서의 첫 미사를 집전했다. 흰 제의를 입은 그는 모국어인 영어로 가톨릭 신앙 전파를 위한 추기경단의 도움을 요청했다. 1955년 9월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으로 1982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5년부터 20여 년간 페루 빈민가에서 사목 활동을 해왔다. 미국 출신이지만 귀화해 페루 국적도 갖고 있다. 가난한 이주민을 위해 헌신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닮았다는 평가다. 2023년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 추기경에 서임됐고, 이후 전 세계 주교 인사를 총괄하는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지냈다. 한편 레오 14세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역대 교황으로는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세 번째다.페루 빈민가서 20여년 사목 ‘중도파’… “교회 화합 이끌 교황” 기대[267대 교황 레오 14세]새 교황 레오 14세는 누구주교 돼서도 늘 낮은 곳 임하는 삶… 온건하지만 단호한 카리스마 평가첫 강복 메시지도 ‘평화’ 앞세워…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 놓을 인물”“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이 말씀은 하느님의 양 떼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주신 착한 목자이며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하신 첫 번째 인사였습니다.” 8일(현지 시간)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는 이날 전 세계에 보내는 첫 강복(降福) 메시지에서 ‘평화’를 앞세웠다. 그는 “이는 무기를 내려놓은 평화,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라며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 악은 결코 지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티칸 안팎에서는 교황이 첫 강복 메시지에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전 인류의 염원인 ‘평화’를 앞세움으로써 교황청이 앞으로 맡을 역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본다. 왜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지 않던 그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가한 추기경들의 선택을 받게 됐는지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온건하지만 단호한 카리스마콘클라베를 앞두고 각종 언론에 오르는 유력 교황 후보는 대체로 직위와 성품, 대중적인 이미지 등이 고려되는 면이 많다. 하지만 추기경들은 이런 기준으로 표를 던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톨릭계 등에 따르면 드러내고 말하지는 않지만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추기경들이 중요하게 보는 자질이 세 가지 정도 있다. △선교적·신앙적으로 존경받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각국 정상과 함께 세계 무대에 나설 수 있는 정치력을 가졌는지 △가톨릭교회와 바티칸 앞에 닥친 위기를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 등이다. 특히 뒤 두 가지 자질을 바티칸에서는 ‘타이어를 걷어차야 할 때를 아는 자질’로 부른다고 한다. 그동안 언론 등 대중매체에 유력한 교황 후보로 꼽히지 않은 그가 새 교황으로 선출된 데는 추기경들의 이런 내부적인 기준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과거보다 추기경 수가 많고 분포 대륙이 다양해 콘클라베가 오래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단 네 번째 투표 만에 일찌감치 새 교황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온건하지만 확고한 판단력과 탁월한 업무 능력, 단호한 카리스마를 지닌 그를 대부분 추기경이 평소 높게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낮은 곳에 임한 ‘페루의 프란치스코’미국 출신이지만 페루에서 20년이 넘게 사목 활동을 한 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빈민과 이주민 등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 ‘페루의 프란치스코’로 불린다. 주교가 돼서도 늘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했는데 “주교는 자신의 왕국에 앉아 있는 어린 왕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유럽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식 오만함’이라는 이미지가 없다는 것도 그가 선출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초강대국에서 교황까지 배출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 존재하는 교황청 내부에서 이런 이미지는 그가 새 교황에 선출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그는 올 2월 가톨릭 신자인 J D 밴스 미 부통령이 ‘오르도 아모리스(Ordo Amoris·사랑의 순서)’라는 가톨릭 개념을 빌려 “그리스도교는 우선 가족을 사랑하고, 그다음 이웃, 공동체, 같은 나라 사람들, 그다음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가르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이를 비판했다. 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밴스는 틀렸다. 예수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위한 우리의 사랑에 순서를 매기라고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 며칠 후 프란치스코 교황도 미국 주교단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은 가장 소외되고 가장 가난한 자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나와 가까운 데에서부터 동심원처럼 확장되는 사랑은 그리스도교적이지 않다”고 힘을 실어줬다.● 교회 분열 속 ‘개혁 이어갈 중도파’ 선택 레오 14세 교황은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그를 추기경에 서임하며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주교부는 전 세계 주교 선출 등의 인사를 총괄하는 교황청 내 핵심 부서. 주교부 장관은 주교 후보를 검증하고 교황에게 주교 선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조언하는 책임을 맡고 있어, 교황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가톨릭 고위직과 인맥을 쌓기에 가장 좋은 자리로 알려졌다. 여기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임이 더해져 일각에서는 그가 재임한 2년간의 주교부 앞에 ‘초강력’이란 수식어를 붙여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신학적으로는 온건 중도 성향이지만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은 대체로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교부 장관 시절 그는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처음으로 여성을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여러 이념 진영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용적 의제를 이어갈 교황과 보수적 교리로 돌아갈 교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균형 잡힌 중도파’가 대안으로 지지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교회의 분열을 화합으로 이끌 교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나왔다.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 오후(현지 시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제267대 교황에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 추기경(69)이 선출됐다. 미국 출신 교황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다. 교황명은 ‘레오 14세’.교회법에 따라 새 교황의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 출신으로 알제리 대주교를 맡고 있는 장폴 베스코 추기경은 9일 프랑스 르피가로에 레오14세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에는 세계 각지의 분쟁 속에서 교황이 맡을 역할에 대한 기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염원을 의식한 듯 교황 레오 14세는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하길 바랍니다(La pace sia con tutti voi). 이것은 무기를 내려놓은 평화,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서로 도와서 대화와 만남으로 다리를 건설하고 모두 하나가 되어 언제나 평화를 누리는 백성이 됩시다”라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교황의 전통 복장인 진홍색 어깨 망토(모제타)를 걸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선출 당시 너무 화려하다며 거절했던 옷이다. AP통신은 레오 14세가 가톨릭의 전통 노선으로 어느 정도 회귀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노선을 따르면서도 전통을 중시하는 ‘온건한 중도파’로 분류된다. 9일(현지 시간)에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으로서의 첫 미사를 집전했다. 흰 제의를 입은 그는 특히 모국어인 영어로 카톨릭 신앙 전파를 위한 추기경단의 도움을 요청했다. 1955년 9월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으로 1982년 사제품을 받았다. 1985년부터 20여 년간 페루 빈민가에서 사목 활동을 해왔다. 미국 출신이지만 귀화해 페루 국적도 갖고 있다. 가난한 이주민을 위해 헌신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닮았다는 평가다. 2023년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때 추기경에 서임됐고, 이후 전 세계 주교 인사를 총괄하는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지냈다.한편 레오 14세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역대 교황으로는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세 번째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열린 지 둘째 날인 8일(현지 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70)이 선출됐다. 교황명은 레오 14세.이날 오후 6시경 콘클라베가 열리던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콘클라베가 7일 개막된 지 이틀 만이다. 교황은 4번째 투표에서 결정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이탈리아로 한 첫 연설에서 “이 평화의 메시지가 여러분의 마음 속으로 들어와 여러분의 가족과 어디에 있든 모든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며 신자들에게 “두려움 없이, 하나 되어, 하느님과 서로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교황으로 선택해준 동료 추기경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인 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1990년대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중 수도회 총장으로 선출돼 로마본부에서 10년간 수도회를 이끌었다. 총장 재임 중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해 한국 공동체의 자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그는 교황청에서 새로운 주교 선출을 감독하는 주교성 장관에 임명된 바 있다.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그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신자들에게 더 가까운 교회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 사이에선 ‘온건파’로 여겨진다. 성적인 이슈와 관련해선 신중한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루에서 오래 체류해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가디언은 “교황청이 그간 미국의 초강대적 지위와 세계적 영향력으로 미국에서 교황이 선출되는 것을 견제했지만 레오14세 교황은 온건파로서 주목할 만한 인물로 꼽힌다”고 평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출신 첫 교황 선출에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중국과 러시아는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단호히 반대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 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2 공항에 도착한 직후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통상 전쟁 등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와의 반미(反美)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을 초청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8일 크렘린궁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중 관계는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화답했다. “양국 관계의 원동력은 에너지”라며 미국의 경제 제재를 피해 석유 및 가스 교역 등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뜻도 드러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7∼10일 나흘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8일엔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러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 CNN방송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두 권위주의 지도자 간 강력한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고 평했다.● 중-러 “양국 통화 결제 확대”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 뒤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양국은 성명서에서 “미국의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이중 봉쇄’ 정책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고 공조를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은 미국의 경제, 외교적 공세를 받고 있는 만큼 경제 협력 강화에 주력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을 포함한 서방으로부터 원유 판매 등 각종 경제 거래에서 제재를 받고 있다. 양국은 이를 의식한 듯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사업을 논의했다. 또 양국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이 은행 간 관계를 강화하고 국가 통화 결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러 제재로 막힌 금융 거래의 물꼬를 트겠다는 뜻이다. 중-러는 북한에 대한 지지 의사도 나타냈다. 두 나라는 “각국에 대북 제재 및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중-러 관계와 내정에 대한 외부 간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고 했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크림반도 및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영유권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일(전승절)을 계기로 이뤄져 주목받았다. 승전 70주년인 2015년에 이어 10년 만이다. 시 주석은 9일 전승절 열병식에도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의 항일 전쟁 승전 80주년(9월 3일) 기념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중-러 밀착, EU 심기 건드나 중-러 관계는 지난해 10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식 확인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폭탄의 집중 타깃이 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압박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유대를 과시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세 문제로 미국과 유럽이 갈등을 벌인 틈을 타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중국의 러시아 밀착은 유럽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교역이 어려워지자 유럽과의 경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미국과의 치열한 무역 전쟁의 고통을 상쇄하기 위해 유럽과 관계를 회복하려던 중국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과 러시아는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단호히 반대한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 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2 공항에 도착한 직후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패권과 강권 정치에 맞서 러시아와 반미(反美)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양국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를 촉진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을 초청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8일 크렘린궁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와 중국 관계가 국제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 요인”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관계의 원동력은 에너지”라며 미국의 경제 제재를 피해 석유 및 가스 교역 등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뜻도 드러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7~10일 나흘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8일엔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러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 CNN방송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두 권위주의 지도자 간 강력한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고 평했다.● 푸틴 “극동 가스 사업 2027년 시작”이날 중-러 정상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미-러 관계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러는 미국의 경제, 외교적 공세를 받고 있는 만큼 경제 협력 강화에 주력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을 포함한 서방으로부터 원유 판매 등 각종 경제 거래에서 제재를 받고 있다. 양국은 이를 의식한 듯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사업을 논의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공동 사업들이 진행 중”이라며 “극동 가스 파이프라인은 2027년 시작돼 중국 소비자들에게 연간 최대 100억㎥의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일(전승절)을 계기로 이뤄져 주목받았다. 승전 70주년인 2015년에 이어 10년 만이다. 시 주석은 9일 전승절 열병식에도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의 항일 전쟁 승전 80주년(9월 3일) 기념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중-러의 밀착에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도 동조하는 모양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전승절에 29개국 정상이 초대됐으며, 이 중 최소 15명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다고 6일 밝혔다. ● 중-러 밀착, EU 심기 건드나 중-러 관계는 지난해 10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식 확인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폭탄의 집중 타깃이 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압박을 받고 있다.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유대를 과시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세 문제로 미국과 유럽이 갈등을 벌인 틈을 타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중국의 러시아 밀착은 유럽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교역이 막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럽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미국과의 치열한 무역 전쟁의 고통을 상쇄하기 위해 유럽과 관계를 회복하려던 중국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새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시작된 7일(현지 시간) 첫 투표에서 새 교황이 선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추기경들은 8일부터는 최대 네 차례 투표를 이어갈 수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7일 오후 9시경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검은 연기는 교황 선출에 실패했음을, 흰 연기는 교황이 선출됐음을 알린다. 새 교황이 선출되려면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 가운데 3분의 2인 89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첫 투표에서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를 넘는 지지를 얻은 교황 후보가 나오지 못한 것이다. 추기경들은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 두 차례, 하루에 최대 네 차례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외신들은 이르면 8일이나 9일 투표에서 교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3~14회의 투표 끝에 교황이 선출됐다. 1978년 33일간 재위했던 요한 바오로 1세는 네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 그의 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는 여덟 번의 투표를 거쳐 결정됐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다섯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가톨릭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가 7일 바티칸 시스티나 대성당에서 시작됐다. 교황청에 따르면 첫 투표는 현지 시간 7일 오후 4시 반(한국 시간 7일 오후 11시 반)경 진행되고, 새 교황의 선출을 알리는 시스티나 성당 굴뚝의 흰 연기는 이르면 8일 오전 10시 반(한국 시간 8일 오후 5시 반) 이후 피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 매체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언론실장은 투표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이 7일 오후 3시 45분경 바티칸 시스티나 대성당에서 열리는 콘클라베에 입장한다고 6일 발표했다. 선거에 참여하는 추기경들은 이날 회의에서 “전쟁, 폭력, 심각한 양극화 시대에는 자비, 함께 걷는 교회의 정신, 희망을 지닌 교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눴다.투표는 철저한 비밀로 진행되기에 추기경들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비밀 유지 서약도 해야 한다. 교황청은 첫 투표 진행 1시간 반 전부터 바티칸 내 휴대전화 신호 송출 체계를 비활성화하기로 하는 등 보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새 교황은 콘클라베 선거인단의 3분의 2인 89명의 추기경으로부터 지지를 얻어야 한다. 투표 때마다 시스티나 대성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에서는 투표 용지를 태운 연기가 피어 오른다. 검은 연기가 나오면 교황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흰 연기는 새 교황이 결정됐음을 의미한다.콘클라베 첫날인 7일에는 투표가 한 차례만 진행된다. 8일부터는 매일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최대 네 번 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첫날은 교황이 확정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브루니 실장은 “흰 연기가 날 가능성이 있는 시간은 8일 오전 10시 반 이후나 낮 12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8일 오전 두 차례의 투표에서 교황이 결정되지 않으면 오후 4시 반부터 오후 투표가 다시 두 차례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오후 5시 반 이후나 오후 7시경 흰 연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교황청은 설명했다.교황 선출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군중에게 라틴어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즉 ‘우리에게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추기경단의 수장은 선출된 교황에게 ‘교회법에 따라 교황으로 선출된 사실을 받아들이는가’라고 묻는다. 이 동의 절차를 거친 후 새 교황은 자신이 쓸 이름을 정한다. 이후 그는 ‘눈물의 방’으로 이동해 교황이 입는 흰색 수단을 착용한다. 이후 성베드로 대성당의 발코니에서 군중과 만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국제적인 콘클라베.’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Conclave)’가 7일부터 바티칸에서 열린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역대 가장 많은 133명의 추기경(80세 미만 추기경만 참석 가능)이 참석한다. 추기경들의 출신 국가 또한 이전에 비해 다양해졌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는 콘클라베의 국제화가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선출했던 2013년 콘클라베 때는 추기경 115명이 참석했다. 바티칸은 늘어날 추기경을 수용할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기존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거주했던 ‘산타마르타 게스트하우스’로도 충분했지만 이번엔 인근 건물 ‘산타마르타 베키아’까지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기경단의 출신 국가 또한 5개 대륙에 걸친 70개국으로 2013년(48개국)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유럽 출신 추기경이 50%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30%대로 낮아졌다. 대신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비(非)유럽권 추기경이 절반이 넘는다. 추기경단의 규모가 커지고 구성도 다양해지면서 교황 선출 결과는 더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콘클라베는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되풀이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그의 전임자 베네딕토 16세는 모두 콘클라베 둘째 날 교황으로 선출됐다. 이번에는 이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다양한 종교와 대화하는 교황”콘클라베 투표는 첫날 한 차례, 다음 날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씩 하루에 네 번 진행된다. 투표에서 새 교황이 결정되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그렇지 않으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렇게 사흘간 투표해도 교황이 안 뽑히면 추기경들은 하루 동안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선거인단을 포함한 170명의 추기경은 앞서 5일 총회를 열었다. 새 교황의 덕목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가톨릭 교회 운영은 물론이고 전 세계 각국의 보혁 갈등, 민족 중심주의, 이주민 및 이주민 신앙 지원의 중요성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끊이지 않는 전쟁과 갈등, 추기경들의 출신 국가와 관련된 주제도 언급됐다. 추기경들이 다양한 종교 및 문화권과 대화하는 사목적인 새 교황의 모습도 기대했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은 세상의 위기 속에서 길을 잃은 인류가 친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까운 목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표 참여 추기경 4명 중 3명 프란치스코가 서임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가톨릭계, 주요 외신 등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노선을 계승할 후임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133명 중 100여 명(약 75.2%)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했기 때문이다.그중에서도 이탈리아 출신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70)과 마테오 마리아 추피 추기경(70)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교황청 2인자’격인 교황청 국무원장인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악화될 때마다 후임으로 거론됐다. 중도 성향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받들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추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사상, 철학적으로 가장 비슷해 ‘프란치스코의 정신적 후계자’로 불린다. 2023년부터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겸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 특사로 활동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제들의 동성 커플 축복을 허용하는 등 동성애에 포용적인 입장을 보인 데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8)은 최초의 아시아 출신 교황 후보로 거론된다. ‘다양성’을 중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글레 추기경을 포함해 비유럽권 출신 추기경을 대거 발탁했다. 모친이 중국계이며 양극화 해소 등에 관심이 많아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도 불린다. 그는 “미혼모, 동성애자 등에 대한 카톨릭 교회의 엄격한 입장이 복음 전파에 해를 끼쳤다”고 밝히는 등 진보 성향이다. 6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주요 도박 사이트의 베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세계 도박사들은 파롤린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을 27%로 가장 높게 봤다. 이어 타글레 추기경(19%), 추피 추기경(10%) 등이 뒤를 이었다.● 韓 유흥식 추기경, 특유의 친화력으로 주목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74)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유 추기경을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 12명 중 한 명으로 꼽았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바티칸 안팎에 인맥이 두텁다. 또 우수한 업무 추진력과 소탈한 성품으로 그를 좋아하는 추기경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아시아계 성인으로는 처음으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 성상이 설치됐는데, 유 추기경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이 외에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65·콩고민주공화국), 페테르 에르되(73·헝가리),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76·스웨덴), 장마르크 아블린(67·프랑스), 빔 에이크(72·네덜란드), 찰스 마웅 보(77·미얀마) 추기경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 2월 말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뽑힌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6일 연방의회에서 열린 총리 선출 2차 투표에서 가까스로 차기 독일 총리로 선출됐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내각을 임명하면 그는 총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의회의 1차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총리로 기록되게 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연방하원에서 실시된 2차 신임 투표에서 메르츠 대표는 전체 630표 중 325표를 얻어 차기 총리로 결정됐다. 과반(316표)을 달성해야 총리로 선출될 수 있다. 그는 같은 날 이에 앞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선 과반에서 6표가 모자란 310표를 얻어 총리 선출이 불발됐다. 영국 BBC는 그를 지지할 것으로 여겨졌던 진영에서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메르츠 대표가 CDU 내부에서 완벽한 지지를 얻지 못했거나,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사회민주당(SPD)의 일부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메르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 보수 성향의 CDU와 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이번 총선에서 각각 22.6%와 6.0%를 득표했다. 다만 과반 달성엔 실패해 지난달 30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중도좌파 성향 SPD와의 연정을 택했다.통상 신임 총리가 취임하기 전에 거치는 의회 투표는 그간 형식적인 절차로 여겨졌다. 메르츠 대표의 이날 투표 또한 무난히 가결돼 같은 날 취임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을 뒤집은 이번 결과를 두고 AP통신은 “메르츠 대표가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또한 메르츠 대표가 “굴욕적인 좌절을 겪었다”고 전했다. 부결 직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의 DAX지수 또한 전 거래일 대비 1.8% 하락했다. 이번 총선에서 지지율 20.8%로 2위를 차지했던 강경 보수 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AfD)’은 1차 투표 직후 즉각 재총선을 요구했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메르츠가 물러나야 총선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라며 “(오늘은) 독일에 좋은 날”이라고 주장했다.이런 혼란을 수습하고 의회는 2차 투표로 메르츠 대표를 총리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가 2차 투표에서 받은 찬성표도 연정 의석수(328석)에 못 미치는 만큼 새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올 2월 말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뽑힌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6일 연방의회에서 열린 총리 선출 투표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총리 후보가 의회의 1차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최대 경제대국이지만 2023년과 지난해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고전 중인 독일의 정치 및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결 직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의 DAX지수 또한 전 거래일 대비 1.8% 하락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대표는 이날 연방하원에서 실시된 1차 신임 투표에서 전체 630표 중 310표를 얻었다. 과반(316표)에서 6표가 모자랐다. 영국 BBC는 그를 지지할 것으로 여겨졌던 진영에서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메르츠 대표가 CDU 내부에서 완벽한 지지를 얻지 못했거나, 연립정부를 꾸리기로 한 사회민주당(SPD)의 일부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메르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 보수 성향의 CDU와 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이번 총선에서 각각 22.6%와 6.0%를 득표했다. 다만 과반 달성엔 실패해 지난달 30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중도좌파 성향 SPD와의 연정을 택했다.통상 신임 총리가 취임하기 전에 거치는 의회 투표는 그간 형식적인 절차로 여겨졌다. 메르츠 대표의 이날 투표 또한 무난히 가결돼 같은 날 취임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을 뒤집은 이번 결과를 두고 AP통신은 “메르츠 대표가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또한 메르츠 대표가 “굴욕적인 좌절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지지율 20.8%로 2위를 차지했던 강경 보수 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AfD)’은 즉각 재총선을 요구했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메르츠가 물러나야 총선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라며 “(오늘은) 독일에 좋은 날”이라고 주장했다.독일 하원은 14일 안에 재투표를 거쳐 과반을 확보한 총리 후보를 정해야 한다. 메르츠 대표는 물론 다른 의원도 출마할 수 있다. 이 기간 중 투표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를 총리로 임명하거나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치를 수 있다. 이미 5일 퇴임 행사까지 열었던 숄츠 총리 또한 임시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국제적인 콘클라베.’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Conclave)’가 7일부터 바티칸에서 열린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역대 가장 많은 추기경 133명(80세 미만 추기경만 참석 가능)이 참석한다. 추기경들의 출신 국가 또한 이전에 비해 다양해졌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는 콘클라베의 국제화가 이뤄졌다고 진단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을 선출했던 2013년 콘클라베 때는 추기경 115명이 참석했다. 바티칸은 늘어날 추기경을 수용할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기존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거주했던 ‘산타마르타 게스트하우스’로도 충분했지만 이번엔 인근 건물 ‘산타마르타 베키아’까지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추기경단의 출신 국가 또한 5개 대륙에 걸친 70개국으로 2013년(48개국)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유럽 출신 추기경이 50%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30%대로 낮아졌다. 대신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비(非)유럽권 추기경이 절반이 넘는다.추기경단의 규모가 커지고 구성도 다양해지면서 교황 선출 결과는 더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콘클라베는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되풀이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그의 전임자 베네딕토 16세는 모두 콘클라베 둘째 날 교황으로 선출됐다. 이번에는 이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 “다양한 종교와 대화하는 교황”콘클라베 투표는 첫날 한 차례, 다음 날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씩 하루에 네 번 진행된다. 투표에서 새 교황이 결정되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그렇지 않으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렇게 사흘 간 투표해도 교황이 안 뽑히면 추기경들은 하루 동안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선거인단을 포함한 170명의 추기경은 앞서 5일 총회를 열었다. 새 교황의 덕목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가톨릭 교회 운영은 물론이고 전세계 각국의 보혁 갈등, 민족 중심주의, 이주민 및 이주민 신앙 지원의 중요성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끊이지 않는 전쟁과 갈등, 추기경들의 출신 국가와 관련된 주제도 언급됐다. 추기경들이 다양한 종교 및 문화권과 대화하는 사목적인 새 교황의 모습도 기대했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은 세상의 위기 속에서 길을 잃은 인류가 친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까운 목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표 참여 추기경 4명 중 3명 프란치스코가 서임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가톨릭계, 주요 외신 등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노선을 계승할 후임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133명 중 100여 명(약 75.2%)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했기 때문이다.그중에서도 이탈리아 출신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70)과 마테오 마리아 추피 추기경(69)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교황청 2인자’격인 교황청 국무원장인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악화될 때마다 후임으로 거론됐다. 중도 성향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받들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추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사상, 철학적으로 가장 비슷해 ‘프란치스코의 정신적 후계자’로 불린다. 2023년부터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겸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 특사로 활동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제들의 동성 커플 축복을 허용하는 등 동성애에 포용적인 입장을 보인데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8)은 최초의 아시아 출신 교황 후보로 거론된다. ‘다양성’을 중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글레 추기경을 포함해 비유럽권 출신 추기경을 대거 발탁했다. 모친이 중국계이며 양극화 해소 등에 관심이 많아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도 불린다. 그는 “미혼모, 동성애자 등에 대한 카톨릭 교회의 엄격한 입장이 복음 전파에 해를 끼쳤다”고 밝히는 등 진보 성향이다.6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주요 도박 사이트의 베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세계 도박사들은 파롤린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을 27%로 가장 높게 봤다. 이어 타글레 추기경(19%), 추피 추기경(10%) 등이 뒤를 이었다.● 韓 유흥식 추기경, 특유 친화력으로 주목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74)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유 추기경을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 12명 중 한 명으로 꼽았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바티칸 안팎에 인맥이 두텁다. 또 우수한 업무 추진력과 소탈한 성품으로 그를 좋아하는 추기경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아시아계 성인으로는 처음으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 성상이 설치됐는데, 유 추기경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이 외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71·콩고민주공화국), 페테르 에르되(71·헝가리),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76·스웨덴), 장마크 아벨린(67·프랑스), 빌렘 에이크(72·네델란드), 찰스 보(77·미얀마) 추기경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 중.” 일본 도쿄대교구장인 기쿠치 이사오(菊地功·67) 추기경이 2일 인스타그램에 이 글과 ‘셀카’ 사진을 올렸다.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영면에 든 곳이다. 사진에는 붉은 추기경 모자 ‘비레타’를 쓴 기쿠치 추기경과 그의 동료 추기경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영화에서 추기경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정말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군요’, ‘이게 추기경들이 타는 버스’라는 댓글도 달렸다. 바티칸은 7일부터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를 개최한다. 소셜미디어에 능숙한 추기경들이 콘클라베에 대거 참여해 주목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던 2013년 콘클라베 때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 등을 활발히 활용하는 추기경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중과의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이런 추기경들이 추대할 교황이 가톨릭교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亞 프란치스코’ 타글레 셀카도 등장 4일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 또한 기쿠치 추기경의 셀카를 거론하며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추기경들이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3년 콘클라베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광경이라고도 했다. 당시 추기경 중 일부는 휴대전화도 소지하지 않았고 셀카를 찍는 추기경은 더더욱 흔치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기 교황 선거인단의 상당수가 디지털을 완벽히 다룰 수 있게 돼 열린 소통에 능하고, 교회도 시대의 변화와 젊은 세대와의 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며 색다른 교황이 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매체는 “교회 역사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초의 아시아 출신 교황 후보로 거론되는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8) 또한 소셜미디어 활용에 적극적이다. 그의 페이스북 추종자는 64만 명. 그의 페이스북에는 여러 사람과 찍은 셀카가 종종 등장한다. 양극화 해소 등을 중시하는 행보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닮아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도 불린다. 소셜미디어를 활발히 사용하는 다른 직급의 사제들도 많다. 미국 위노나-로체스터 교구의 로버트 에밋 배런 주교는 페이스북 추종자가 무려 305만 명이다. 이를 통해 신학과 영성을 알려 ‘소셜미디어의 주교’로 불린다.● “콘클라베 최대 3일 걸릴 듯” 콘클라베가 임박하면서 일각에서는 진보 성향의 타글레 추기경을 겨냥한 비방성 영상 또한 확산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그가 성상 앞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며 리듬을 타자 “교황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가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을 부르는 2019년 영상 또한 최근 재조명됐다. 가톨릭 보수파 일부는 그가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 보라’는 이 노래의 가사를 수정하지 않고 불렀다는 점을 반(反)기독교적이라고 주장한다. 콘클라베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추측도 분분하다. 엘살바도르의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 추기경은 “(교황 선출에) 최대 3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10차례 콘클라베의 평균 기간은 3.2일. 5일 이상 지속된 콘클라베는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틀 만에 선출됐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전 세계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 중 133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10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반(反)미국 연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신화통신 보도 직후 성명을 통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양국 관계 발전 및 일련의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전략적인 소통을 할 것”이라며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 다자주의 기구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방주의와 괴롭힘 행동에 반대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를 강조하며 모두에게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손 잡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를 앞세워 중국과 통상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휴전을 러시아에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타타르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번 전승절 행사에는 시 주석을 포함해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김 위원장,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의 3자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방문은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4일 러시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럴 필요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루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승절 기간인 8∼10일 휴전을 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를 거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휴전안을 두고 “전승절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연극적인 연출”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주차장을 없애고 나무를 심자.”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시에서 2년 전 한 비영리 단체가 시작한 ‘카투트리(Car2Tree)’ 캠페인의 구호다. 이 캠페인은 말 그대로 차량을 줄이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자는 뜻이다. 주차장을 줄여 도심 한복판에 녹지를 늘리자는 취지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슈투트가르트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단체는 주차장을 없앤 자리에 12㎡ 크기의 녹지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차량이 빽빽하게 주차된 공간을 줄이고, 그 자리에 수풀과 나무 벤치를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이 공간은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휴식처가 됐다. 개인적인 주차 공간이 공동체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 단체는 올해 ‘카투트리’ 공간 10곳을 마련했으며, 내년에는 20개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이러한 도심 녹지화 프로젝트는 슈투트가르트시의 기후 혁신 정책 덕분에 더욱 힘을 얻고 있다. 2023년 11월부터 이 프로젝트는 시의 ‘기후 혁신 기금’ 지원을 받고 있다. 1300만 유로(약 211억 원)에 이르는 이 기금은 유럽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기금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기후 변화 대응 프로젝트는 지원이 결정되면 최대 100만 유로(약 16억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시와 시민단체가 협업한 카투트리 캠페인은 ‘녹색지붕’ 사업, ‘나무 입양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시민 참여형 녹지화 사업이다. 시가 이런 시민 참여형 녹지화 사업을 독려하는 이유는 그간 시 당국의 기후변화 극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빠른 기후변화로 인해 시의 열섬 현상 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시는 독일 내에서 가장 더운 도시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16년 한 연구도 ‘일일 최고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인 일수’가 2031∼2060년에는 1971∼2000년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에서 일합니다.”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시 남부 발다우 공원 근처 숲 교육기관 ‘숲의 집’에서 3월 21일(현지 시간) 만난 막시밀리안 크로프 소장(35)이 말했다. 산림 관련 정부 부처에서 장관 자문관, 기획조정관 등을 지낸 그는 5년 전부터 이곳에서 산림 교육을 맡고 있다. 크로프 소장은 “점심시간이면 구내식당 대신 숲에서 산책하며 식사할 수 있다”며 미소 지었다. 슈투트가르트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셰 등 세계적인 명품 자동차 기업의 본사가 있는 ‘자동차의 도시’지만, 숲과 공원 등 녹지가 도시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숲의 도시’이기도 하다. 슈투트가르트 도심숲은 ‘바람길’이 되어 도시 공기를 정화할 뿐 아니라 열섬 현상을 완화한다. 어릴 때부터 가까이서 숲을 접한 젊은이들은 숲의 이점을 알리기 위해 ‘숲 전문가’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 자동차 도시에서 숲 일자리 인기 1989년 설립된 ‘숲의 집’은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를 대상으로 숲 교육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지역 학교 및 유치원과 협력해 숲 체험 수업을 운영하며, 숲 해설사·산림교육가 등 전문가 양성 과정도 함께 진행한다. 국가 공인 산림 자격증 취득을 위한 프로그램도 이곳에서 운영된다. 고요하고 정적인 숲엔 은퇴 세대들이 주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날 방문한 숲의 집에선 20, 30대 청년 직원 10여 명이 바쁘게 업무를 보고 있었다. 슈투트가르트 남부 튀빙겐에서 온 리사 빌레 씨(20)는 “지난해 8월 고교 졸업 직후 여기에서 1년 인턴 과정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숲을 돌아보며 안정을 찾은 사람들은 표정이 행복하다”며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어 숲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임업과 목재 산업은 경기 둔화로 일자리가 줄고 있지만, 숲 교육은 젊은층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숲 교육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독일 연방 자연 및 산림 유치원 협회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는 이른바 ‘숲 유치원’이 4000곳 넘게 운영 중이며,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숲의 집이 있는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내 대표적인 ‘숲 전문가 인큐베이터’로 꼽힌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인구 1134만 명)에는 현재 60여 명의 숲 교육가가 활동 중이며, 이들은 주 내 4개 숲 학교, 12개 산림교육센터, 33개 청소년 캠프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날 숲의 집을 찾은 학부모들도 숲을 통한 교육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올가 안드레이 씨는 유치원생 딸과 방문한 숲의 집 정원에서 “숲에는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자연 활동이 많아 아이 교육에 좋다”며 “아이의 유치원도 이곳과 협업해 숲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도시 두른 8km 숲이 환경도 개선숲 교육이 활발한 데는 어릴 때부터 자연과 가까이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이 바탕에 있다. 독일 전체 면적 중 산림 비율은 약 32.3%(2022년 기준)로 한국(63%)보다 낮지만, 잘 정비된 도심숲 덕분에 시민들은 숲을 생활권 안에서 접한다.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시는 숲과 공원이 전체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며, 통행 불가 녹지를 포함한 전체 녹지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슈투트가르트의 도심 숲 면적이 약 5000ha로, 축구장 7000개 이상 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공원에는 약 6만5000그루, 거리에는 3만5000그루의 나무가 있다. 빌레 씨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숲에서 뛰어 놀았기 때문에 숲에서 일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슈투트가르트시 근처에서 사는 ‘숲의 집’ 인턴 야코프 하젝 씨(20)도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숲을 많이 보고 정원 가꾸는 일을 도와 숲이 친숙하다”고 했다. 이렇게 넓은 도심숲은 슈투트가르트시가 인근 공장들이 내뿜는 매연과 열섬 효과를 해결하기 위해 녹지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쓴 결과다. 당초 이 지역은 대기 오염이 심각했다. 많은 공장에서 매연을 내뿜는데 주변 3면이 모두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라 이 매연이 쉬이 빠져나가지 못했다. 연평균 풍속도 초속 1.0m가량으로 독일 북부 도시인 함부르크(초속 5.6m)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아 공기가 정체됐다. 이에 시는 전체 녹지를 가꾸는 것과 동시에 1970년대부터 녹지를 U자 형태로 연결하는 ‘그린 U(Green U)’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도심을 둘러 약 8km에 걸쳐 조성된 이 숲길은 주변 산과 계곡에서 흘러든 찬 공기를 도심으로 유입시켜 대기 질을 개선하고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시내 어디서든 도보 10분이면 숲에 닿을 수 있다. 시민 건강 증진, 에너지 비용 절감, 삶의 질 향상이라는 다층적 효과를 통해 숲은 도시의 경제적 가치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또 다른 숲 ‘녹색 지붕’ 30만 ㎡ 조성 슈투트가르트시의 녹지는 시뿐만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들어진다. 당국은 1986년부터 지붕을 녹화하는 건물에 보조금을 지급해 지금까지 ‘녹색 지붕’이 30만 ㎡ 이상 조성됐다. ‘나무 입양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에게 나무를 심고 가꾸는 참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2008년에는 ‘기후 지도’를 발간해 도시계획의 환경 기준을 제시했다. 차가운 공기 이동 경로, 오염 물질 농도, 열섬 현상 위험 지역 등을 분석해 건물 주변에 충분한 개방 공간 확보, 계곡·언덕·비탈면의 건축 제한, 산업시설의 오염 배출 금지 등을 권고한다. 이 기후 지도는 수도 베를린, 일본 고베시 등 여러 도시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주목받았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10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반(反)미국 연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중국 외교부는 신화통신 보도 직후 성명을 통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양국 관계 발전 및 일련의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전략적인 소통을 할 것”이라며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 다자주의 기구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방주의와 괴롭힘 행동에 반대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를 강조하며 모두에게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손 잡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를 앞세워 중국과 통상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휴전을 러시아에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 정상회의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에도 두 정상은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오가며 총 세 차례 만나는 등 강한 유대감을 과시했다. 이번 전승절 행사에는 시 주석을 포함해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김 위원장,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의 3자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방문은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30일 국회 업무 보고에서 “북한의 경호 동향 등을 고려했을 때 김 위원장 대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한편 푸틴 대통령은 4일 러시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럴 필요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루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승절 기간인 8~10일 휴전을 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를 거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휴전안을 두고 “전승절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연극적인 연출”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달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후임자를 뽑는 추기경단의 비밀회의 ‘콘클라베’가 7일부터 바티칸에서 열린다. 이 와중에 바티칸이 있는 이탈리아와 유럽 외교가에서 목소리가 큰 프랑스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바티칸에서 교황청 고위 추기경들을 잇따라 만나자 마크롱 대통령이 내심 자국 출신 추기경을 새 교황으로 선출하기 위해 간접 지원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비판적인 일부 이탈리아 언론들은 마크롱 대통령을 ‘태양왕’ 루이 14세에 빗대 “‘현대판 태양왕’의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유럽 매체 유로뉴스는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마크롱 대통령이 현지에서 자국 출신 추기경 4명을 만났다고 2일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로마의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관에서 장마르크 아블린 프랑스 마르세유 대주교, 필립 바르바랭 프랑스 리옹 명예 대주교, 프랑수아 부스티요 프랑스령 코르시카섬 주교, 크리스토프 피에르 주미국 교황청 대사와 회동했다. 이중 아블린 추기경과 부스티요 추기경은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된다.마크롱 대통령은 아프리카 빈곤층 지원 등 해외 자선 활동으로 유명한 교회단체 ‘산테지디오 공동체’의 안드레아 리카르디 창립자와 로마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같이 했다. 차기 교황 선출에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추기경들의 입김이 중요한 것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이를 두고 이탈리아 매체 일템포는 “현대판 태양왕에 버금가는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 라베리타 또한 “마크롱이 교황을 직접 선택하려 한다”고 논평했다. 오스트리아 일간지 슈탄다르트는 마크롱 대통령의 행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치 노선이 비슷한 강경 보수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세계 최고령자였던 브라질의 이나 카나바호 수녀(사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117세.AF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테레사 수녀회는 이날 카나바호 수녀의 별세 사실을 발표했다. 카나바호 수녀는 1908년 6월 8일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州)에서 태어나 1934년 26세에 수녀가 됐다. 지난해 3월 고인은 포르투갈어 매체인 ACI디지털에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위해 매일 묵주 기도를 드린다”며 기도가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110세 생일에는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축복을 받기도 했다.테레사 수녀회에서 고인은 근무 윤리를 중시한 따뜻했던 성직자로 통했다. 생전에 고인의 동료였던 루시아 이그네스 바소토 수녀는 “그는 항상 자신보다 타인에게 집중했다. 많은 걸 요구하지 않고 모든 것이 감사하고 괜찮다고 여겼다”고 가톨릭뉴스통신(CNA)에 전했다. 장수 노인 연구단체인 노인학연구그룹(GRG)과 론제비퀘스트에 따르면 카나바호 수녀의 별세로 1909년생인 영국 서리 출신의 에설 케이터햄(116)이 세계 최고령자가 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천장의 아름다운 벽화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국회의사당의 도서관. 이곳에서 만난 10대 소녀 악셀 양은 가족들과 도서관 내부를 둘러본 뒤 천장 벽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의 동생 콤 군도 “천장에 그림이 정말 많았다”고 거들었다. 이 도서관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 7년 후인 1796년 완공됐다. 역사가 229년에 달한다. 그간 입법이나 국가 행정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찾는 프랑스 정치인과 관료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지만 오랜 역사로 많은 책과 시설이 낡은 상태였다.》원래 국회의원, 정부 고위 공직자 등만 출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최근 1년간의 보수 공사 끝에 ‘정치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상징적인 취지를 담아 일반에도 개방을 결정했다. ‘세계 문화유산의 날’ 등 특별한 날 이벤트성으로 신청자들에 한해 공개된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일반인에게 문을 연 건 처음이다. 현장에서 만난 팡세 샤포토 국회 부행정관은 개방 취지에 대해 “국회가 프랑스 국민을 위한 장소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를 국민의 품으로”도서관 내부로 들어가니 5개의 돔으로 이어진 약 400m²의 천장에 고풍스러운 벽화가 펼쳐졌다. 19세기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이었다. 돔 중앙은 천장이 하늘로 열려 있는 듯 푸른색으로 가득 채워졌다. 천장 한쪽 끝에는 무기를 휘두르며 야만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성이 그려진 전쟁 장면이 담겨 있었다. 다른 한쪽 끝에는 신들이 하늘을 날며 노래하는 평화가 표현돼 있었다. 이곳은 역시 천장에 벽화가 많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시스티나 예배당’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두 작품 사이로 천장의 돔 5개가 이어졌다. 각 돔은 시, 신학, 역사와 철학, 과학 등을 각각 주제로 삼은 그림들을 품고 있었다. 돔 아래 서고엔 각 분야의 책이 가득 꽂혔다. 각종 전쟁을 야기하는 인간의 잔인함과 야만성이 이런 다양한 책을 통해 터득한 교양으로 순화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도서관을 일반에도 공개하자는 주장을 주도적으로 펼친 인물은 집권 르네상스당 소속의 국회의장이자 유명 여성 정치인 야엘 브론피베 의원(55)이다. 그는 현대 프랑스 정치 체계의 근간인 1958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첫 여성 국회의장이다. 시민들은 정치 엘리트의 상징이던 국회도서관의 공개에 반가움을 표했다. 딸과 함께 도서관 투어를 신청한 백발의 도나토 드니 씨는 “국회도서관을 우리나라의 지식인이나 정치 엘리트를 위한 장소로만 한정하지 않고 모든 국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허용한 건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정계의 혼란과 갈등이 심해져 지난해에만 총리가 여러 차례 바뀌었던 터라 정치권에서 모처럼 좋은 일을 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기득권의 공간으로 오랫동안 감춰졌던 도서관이 개방된다는 소식에 방문 예약 또한 일찌감치 마감됐다. 이날 투어를 예약한 이들은 일찍부터 긴 줄을 섰다. 이날 방문객들의 주목을 받은 건 책이나 유물뿐만이 아니다. 보수 공사를 통해 도서관 내부에 재미있는 요소 또한 여럿 가미됐다. 길고 빽빽한 책장 중엔 ‘가짜 책꽂이’도 숨어 있었다. 책이 꽂혀 있는 듯한 외양으로 디자인된 문이다. 이 문을 밀면 도서관 내부의 행정 사무실로 연결된다.● 佛 대표하는 루소-위고 작품도 국회도서관 개방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 중 하나는 이곳에 프랑스 현대 정치와 사회의 근간이 된 문학 작품이나 법률 문서 등이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2개 층에 걸친 지상 공간과 지하에 품고 있는 도서는 약 70만 권. 이 외에 명저의 사본 약 1900권도 있다. 대혁명에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장자크 루소가 1760년대에 쓴 ‘고백록’, 대혁명 당시 ‘공포 정치’를 주도한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가 주석을 단 헌법 초본도 존재한다. 중세 백년전쟁의 영웅 잔 다르크의 재판 관련 문서, 9세기에 쓰여진 성경, 대혁명의 시작을 알린 ‘테니스 코트의 선서’도 있다. 도서관에는 진귀한 유물 또한 상당하다. 마침 도서관 직원이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직접 쓴 편지를 보여줬다. 편지 말미엔 위고의 프랑스어 서명이 선명했다. 작가이자 정치인이었던 위고가 친필로 쓴 편지 중엔 대혁명 당시 한 여성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도 있다. 당시 위고는 억울하게 처형된 아들에 대한 슬픔을 털어놓은 이 여성을 다독이고 위로하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1700년대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책 모양의 ‘화장실 휴대품’도 눈길을 끌었다. 오래된 탓에 급하게 열면 부서질 듯한 책 안엔 인형 장난감 같은 작은 향수병과 거울 등이 들어 있었다. ● 루브르 박물관서도 의류 전시 엘리트주의를 허물겠다는 움직임은 다른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BNF)도 이미 대중에게 일부 열람실을 개방해 파리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간 주로 박사 과정생이나 교수에게만 출입을 허용했지만 일부 공간을 대중에게 개방했다. 이날 방문한 도서관 내 ‘리슐리외’관에는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조각과 창문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도서관 속엔 일반인들이 긴 책상에 빽빽이 들어앉아 노트북을 켜거나 책을 펼친 채 열독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이들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도서관은 박제된 교양인 책부터 독서로 살아있는 교양을 보여주는 시민들까지 생생한 관광 상품이 된 셈이다. 이집트의 미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세계적인 유물이나 회화 작품만 전시하는 공간으로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도 최근 달라지고 있다. 루브르는 올 1∼7월 사상 최초로 명품 패션 브랜드의 의류 전시를 허용했다. 현재 루브르 내 특별전시관에서는 샤넬, 돌체앤드가바나, 지방시, 발렌시아가, 루이뷔통 등이 제작한 의상을 볼 수 있다. 의상은 65벌, 액세서리는 30점이다. 현지 매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 중 한 곳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다른 나라의 유명 박물관들은 일찌감치 의류 전시를 허용해 왔다.‘문화 엘리트’를 상징하는 극장 ‘코메디 프랑세즈’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선 올해 1∼3월 매주 목요일마다 극단 예술가들이 모여 연극 의상 약 10벌씩을 중고로 판매했다. 자수 드레스, 가죽 외투, 연미복 등 프랑스의 옛 시절 만들어진 의상들을 내놨다. 극장 측이 일반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으로 주목받았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