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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지막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였던 80번 환자(35)가 사망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80번 환자가 그동안 앓아 왔던 악성 림프종(혈액암의 일종) 치료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25일 오전 3시경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메르스 사망률은 20.4%(감염자 186명 중 38명 사망)를 기록하게 됐다. 80번 환자는 확진일로부터 사망일까지 172일 동안 투병생활을 해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메르스와 싸웠다. 이 환자는 5월 27일 감기 증세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감염됐다. 6월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달 1일 음성 판정을 받고 이틀 뒤 퇴원했다. 하지만 80번 환자는 지난달 11일 고열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고 메르스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다시 받아 서울대병원 음압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았다. 림프종 치료를 위해 골수이식을 받을 준비를 했지만 최근 폐렴 등의 증세가 심해지면서 숨진 것이다. 80번 환자가 사망함에 따라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는 190일 만에 0명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 보건의료기구들이 제시하고 있는 기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0명이 된 시점부터 4주(최대 잠복기의 2배) 뒤인 다음 달 23일에는 ‘공식적인 종식 선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환자가 숨진 직후 곧바로 종식 시점을 발표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보건당국 안팎에서는 별도의 종식 선언 발표 절차가 없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7월 28일 정부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통해 메르스가 유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내용의 ‘사실상의 종식’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WHO도 80번 환자가 다시 양성 반응을 보였을 때 ‘새로운 유행이 아니고, 감염력이 현저히 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미 메르스 확산 가능성이 없다는 게 여러모로 증명됐기 때문에 WHO의 종식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며 “현재 ‘주의’ 단계인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조만간 ‘관심’으로 낮추는 식으로도 메르스가 국내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80번 환자의 유족들은 보건당국이 항암치료 등 림프종 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 등을 제기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유족들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4차례의 간헐적인 항암치료만 받아 림프종이 악화됐다”며 “특히 환자의 건강상태가 상대적으로 괜찮았던 7∼9월에도 적극적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과 서울대병원은 “환자의 건강 상태, 질병 특성 등을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한 치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회사원 이모 씨(51)는 최근 거래처와의 잦은 술자리와 해외 출장 등으로 평소보다 바쁜 일상을 보냈다. ‘피곤하다’는 느낌도 자주 들었고, 옆구리에는 습진과 비슷한 모양의 붉은색 자국이 3, 4군데 생겼다. 이 씨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쓰리고 쑤시는 느낌이 계속 강해져서 병원을 찾았고 ‘대상포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알레르기 체질이라 단순한 피부염인 줄 알았지만 피부염 치고는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면역력 떨어질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병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저하될 때 앓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몸 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순간 활성화되어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는 국내 성인의 대부분이 이미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고, 잦은 야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면역력이 쉽게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 대상포진에 노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가입된 5090만 여 명의 진료기록 자료(2011년)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마다 1000명당 10.4명이 대상포진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캐나다·유럽 등에서 조사된 대상포진 감염자 수(1000명 당 4∼4.5명)보다 약 2.6배 높은 수치다. 전체 환자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약 48만3533명이던 대상포진 환자는 최근 5년 간 약 34% 증가해 지난해에는 64만8280명을 기록했다. 총진료비도 2010년 약 444억 원에서 2014년 약 683억 원으로 53.9%나 증가했다. 특히 50대 환자의 발병률(26%)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다는 점이다. 또 50대 여성 환자(10만9919명)가 50대 남성(5만8074명)보다 약 1.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폐경기 등 신체 변화의 이유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눈에 발병하면 안면 신경마비도 유발 대상포진은 신경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매우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통증 양상은 환자마다 제각각이지만 보통 ‘바늘로 찌르는 느낌’과 ‘불로 지지는 느낌’의 통증이 많다. 이로 인해 대상포진 환자 중에서는 수면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고령일수록 그 강도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증뿐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도 대상포진의 특징이다. 가장 흔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피부 병변이 완치된 뒤에도 통증이 최소 1개월에서 몇 년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40세 미만 환자들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나 60세 이상 환자 중에 많게는 10명 중 7명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합병증으로 인한 통증이 지속되면 수면 장애, 식욕 부진, 우울증 등이 발생할 뿐 아니라 대상포진의 치료도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대상포진이 눈에 발병하면 더욱 치명적이다. 각막염, 결막염을 유발하고 안면 신경마비를 동반해 한쪽 눈이 감기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안면 대상포진을 앓으면 뇌중풍 발병 위험이 약 4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술자리와 야근 많아지는 연말에 특히 조심해야 일반인이 대상포진 초기 증상을 감별하는 건 쉽지 않다. 원인 모를 통증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뒤늦게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을 단순한 피로 누적으로 인한 근육통, 감기, 오십견 등으로 오해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난치성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되거나 기타 합병증 발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과로하거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뒤 가벼운 감기 몸살 증상과 더불어 몸 특정 부위에서 평소와 다른 욱신욱신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장 먼저 대상포진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증상 발현 후 3일(72시간)이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쉽게 통증을 완화하고 합병증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음주와 흡연같이 면역력 저하에 영향 미치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특히 만성 질환이 있거나 50세 이상, 폐경 여성, 천식 및 폐질환 환자 등 일반인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대상포진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대상포진의 발병 원인인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를 깨우는 가장 주요한 스위치는 다름 아닌 면역력 저하”라며 “연말의 경우 과로하는 날과 술자리가 평소보다 많기 때문에 대상포진이 급습하기 좋은 요건이 갖춰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각종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 호르몬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지난주 15분 림프 청소 건강법으로 화제를 모았던 종합편성TV 채널A의 인기 건강 프로그램인 ‘나는 몸신이다’가 환경 호르몬의 위험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환경 호르몬은 자동차 매연과 공장 폐수 등에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서는 유방암, 자궁암, 전립샘암 등 각종 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환경 호르몬을 꼽는다. 하지만 환경 호르몬은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 음료수와 통조림 캔 등에도 함유돼 있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암 발생률도 높아진다. 이번 ‘나는 몸신이다’에서는 출연진을 대상으로 체내 환경 호르몬 검사를 진행했다. 또 환경 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해지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이동환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노출될 수 있는 ‘3대 위험 환경 호르몬’인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벤조피렌 등에 대해 설명했다. 비스페놀A는 각종 일회용품, 영수증, 통조림 캔 등에, 프탈레이트는 대부분의 플라스틱 제품에 들어가 있다. 벤조피렌은 직화구이 연기와 배기가스 등 ‘연기’에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프탈레이트의 경우 비닐류, 방향제, 화장품 등에서 찾아볼 수 있고 2세에게도 영향을 주는 환경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모유를 먹는 신생아 62명을 검사한 결과 프탈레이트가 과다하게 검출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3대 위험 환경 호르몬의 체내 함유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진행한 결과 출연진 모든 사람에게서 발견됐다. ‘나는 몸신이다’에 출연해 환경 호르몬 함유 검사를 진행한 이승길 장안대 환경보건과 교수에 따르면 95%의 사람에게서 해당 환경 호르몬이 검출된다고 한다. 이동환 전문의는 3대 위험 환경 호르몬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완전히 피하는 건 어렵더라도 철저한 관리를 통해 노출 정도를 줄이는 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체내 환경 호르몬 배출에 필요한 음식과 운동법을 소개한다. 한편 이번 ‘나는 몸신이다’에는 특별 게스트로 가수 조갑경 씨가 초대받았다. 꼼꼼한 성격으로 연예인들 사이에서 ‘관리의 달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조 씨는 건강관리에도 적극적이다. 하지만 그녀는 환경 호르몬과 관련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25일 오후 11시 본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래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유전체 분석 사업, 신약개발, 의료기기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놓았습니다.” 김철준 한독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독은 의약품 전문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혁신을 지향한다”며 “적절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연구력 강화를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의료기기와 유전체 분석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최근 출범한 한독칼로스메디칼도 이런 R&D 전략에 따른 성과물이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은 한독의 의료기기 연구부서로 출발했다가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100억 원(지분 49%)을 투자해 한독의 R&D 벤처 자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이 개발한 ‘디넥스’는 약물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기기다. 신장동맥에 카테터(가는 관)를 도달시켜 열을 가하면 신장동맥 내 교감신경이 소작돼 혈압을 떨어뜨리게 된다. 김 사장은 “그동안 의료기기는 의약품의 보조수단이나 협력자로만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의약품과 경쟁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한독칼로스메디칼 출범이 국내 제약사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넥스는 싱가포르에서 동물실험이 진행 중인데 1세대 제품인 미국 메드트로닉의 제품보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체 분석도 한독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한독은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4P’ 전략에 두고 있다. 미래 의학이 유전체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예측(Predictive)하고, 이에 맞게 생활습관을 개선해 질병을 예방하는(Preventive)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란 뜻이다. 또 치료 과정에서도 개인 맞춤 치료(Personalized)를 지향하고, 환자가 치료에도 동참할(Participatory)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4P의 개념을 담고 있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가 ‘진케어’다. 현재 차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10여 개 안티에이징·건강검진 센터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몇몇 벤처기업에서도 질병 예측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유명 의료센터들이 진케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분석 내용을 환자 실생활에 유용하도록 가이드해주는 노하우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당뇨병 치료제 경쟁력 우수 최근 한독은 DPP-4 억제제(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특정 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인 ‘테넬리아’와 복합제 ‘테넬리아엠 서방정’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당뇨병 간판 약품으로 연간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아마릴’의 뒤를 이을 제품으로 테넬리아를 꼽고 있는 것. 김 사장은 “하루에 한번 먹는 DPP-4억제제가 이미 나와 있지만 저녁이 되면 아무래도 혈당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테넬리아는 안정적으로 야간 적정 혈당을 유지케 해주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뇨병 환자는 약 3분의 1이 장기화로 인한 신장기능 저하를 보이는데 테넬리아는 신장 기능에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 당화혈색소(장기간의 혈당관리 지표)를 7% 이하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비율도 전체 복용환자의 70% 수준에 달해 40% 안팎에 그치는 기존 약보다 우월하다. 김 사장은 “8월 출시된 테넬리아와 이달 초 출시된 테넬리아엠이 현재 50여 개 종합병원과 3300여 병의원에 처방의약품으로 처방되고 있는 등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차별화된 R&D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 올려 한편 한독은 테넬리아에 이어 내년 6월에는 폐동맥고혈압치료제인 ‘옵서미트’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10월에는 중국 타스젠에 ‘지속형 성장호르몬(GX-H9)’과 ‘지속형 항체융합 단백질치료제’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해 약 2500만 달러(약 283억 원) 규모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GX-H9는 현재 유럽에서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주사 시 통증이 없고 소량만 주사해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가 면역질환 치료제(항염증제)로서 인터루킨-1 억제제 ‘아나킨라’의 바이오베터(오리지널 제품보다 성능을 개선한 의약품)인 ‘HL2351’은 주당 한번 주사로 기존 약과 동등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돼 최근 외국의 한 제약사가 제휴를 모색하러 찾아왔다. 이외에도 치매예방 건강식품인 울금(鬱金)에서 추출한 커큐민의 체내 흡수율을 28배로 높인 ‘울금테라큐민’도 식품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김 사장은 “회사 규모가 미국이나 유럽계 회사들에 비해 작은 국내 제약업체 현실을 감안할 때 오픈 이노베이션과 적절한 R&D 투자는 꼭 필요하다”며 “연구 인력이나 시설 등 양적 지표 늘리기보다는 한독처럼 차별성 있는 연구에 집중 투자하는 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다가오는 겨울 휴가철을 뎅기열에 대한 위기의식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IVI) 뎅기백신사업단 단장(48·사진)은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동남아 여행이 활성화돼 있지만 이 국가들이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로 꼽는 뎅기열에 대한 위기의식은 아직 높지 않은 것 같다”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메르스와 에볼라처럼 뎅기열의 위험성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뎅기열은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두통, 열, 근육통 등의 증세를 동반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만∼1억 명이 감염된다. 통상 중증 증세를 보이는 50만 명 중 1∼2.5%가 사망한다. 사망자는 적지만 환자 수가 워낙 많아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가장 위험한 감염병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난 윤 단장은 5세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가 예일대 고생물학과와 뉴욕대 의대를 졸업한 알레르기·면역학 전문의로 미육군의학연구소 바이러스 부서장과 미군 군의관대 교수 등을 지냈다. IVI를 이끌고 있는 제롬 김 사무총장과 함께 보건의료 관련 국제기구의 한국계 고위 인사로 꼽힌다. 윤 단장이 뎅기열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미군에서 활동하던 2003년 태국 출장에서 우연히 뎅기열 유행 사태를 목격하면서부터다. 그는 “이전까지는 뎅기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었지만 현지 병원을 가득 채운 환자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지켜보면서 뎅기열의 연구 필요성을 느꼈다”며 “침대가 부족해 증상이 심한 어린이들을 2, 3명씩 같이 눕혀 놓고 치료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아직은 한국 내 환자 발생 사례가 없지만 제주도에서 뎅기열을 옮길 수 있는 종류의 모기가 발견됐고, 해외에서 감염된 뒤 귀국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뎅기열의 토착화’는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가장 많이 걸린 감염병은 뎅기열이다. 지난해에도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뒤 귀국한 사람 중 41%(164명)가 뎅기열 감염자였다. 윤 단장은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주로 낮에 활동하고, 알도 깨끗한 물에 낳는 등 일반적인 모기와는 다른 습성을 보인다”며 “4가지 바이러스 유형이 있어 한 번 걸렸던 사람도 안심할 수 없고,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일부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이 조만간 시중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4가지 바이러스 유형에 모두 높은 효과를 보이고 동시에 가격도 저렴한 백신 개발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식습관 개선과 비만 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가정의학)은 자산관리와 건강관리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30, 40대 때 체계적인 자산관리를 해야 노년기에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듯, 건강 역시 30, 40대 때 적절한 관리 노하우를 습득하는 게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 박 원장이 30, 40대에게 가장 강조하는 건강관리 노하우 중 하나는 적절한 ‘음주·회식 습관 만들기’. 활발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30, 40대에게 술자리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잦고, 많은 술을 섭취하는 ‘한국식 술자리’는 건강을 상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박 원장은 “50대부터는 술을 최대한 덜 마시고, 음식도 채소와 살코기 위주로 신경을 많이 쓰면서 생활하는 게 좋지만 한창 사회생활이 활발한 30, 40대에게 이런 식의 음주·회식 습관을 요구하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술과 고기를 자주 접하지만 최대한 건강하게 섭취하고, 몸 상태에 맞게 마시는 습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술만큼 물 마시기 11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고깃집에 평소 술자리가 잦은 홍보와 출판업계 관계자 6명(참가자들)이 모였다. 업무상 술을 자주 마시고, 특별한 음주 관리 노하우는 없지만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다. 이 중 3명은 콜레스테롤(dL당 200mg 미만이 정상)과 공복혈당(dL당 100mg 미만이 정상)이 모두 ‘커트라인’(콜레스테롤 190∼199mg, 공복혈당 95∼99mg) 수준이거나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 당장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의사들이 흔히 말하는 50대부터 건강이 우려되는 지표를 보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박 원장의 음주 습관 리디자인 현장 강의가 시작됐다. 가장 일반적인 30, 40대의 회식자리 같은 상황을 구성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생삼겹살, 맥주, 소주를 시켰다. ‘평소처럼 하라’는 박 원장의 지시에 참가자들은 고기를 굽기 시작했고 소맥(맥주와 소주를 섞은 술)을 만든 뒤 ‘원샷’으로 마셨다. “역시 빠르게 마시는군요. 지금부터는 1 대 1 원칙을 지킵시다.”(박 원장) 첫 번째 진단이었다. 소맥을 마실 때 많이 쓰는 맥주잔의 70∼80% 수준으로 소맥을 담아 마신다면 3번 정도 나눠서 마시는 게 좋다. 또 한 번 술을 마실 때마다 비슷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몸 안에서 알코올을 희석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알코올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주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화장실에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술을 덜 먹고, 바깥 공기도 접하기 때문에 몸에 주는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고기보다 야채 먼저 고기가 익자 거의 동시에 참가자들의 젓가락은 삼겹살로 향했다. 5명은 소금, 1명은 된장을 찍었다. 모두 고기 조각의 3분의 1 이상 부위가 소금과 된장이 듬뿍 묻을 정도로 찍었다. 또 6명 중 4명은 곧바로 또 한 조각의 고기를 집었다. 박 원장은 참가자들의 고기 먹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술자리에서 고기만 먹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칼로리 섭취를 높이고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고기를 한 점 먹을 때마다 상추나 깻잎에 싸 먹든, 밑반찬으로 나온 파절임, 양파, 버섯 등을 먹든 꼭 같이 드세요. 야채를 먼저 먹은 다음 고기를 먹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렇게 야채와 고기를 동시에 섭취할 경우 포만감이 느껴져 고기 위주로 먹을 때보다 고기를 덜 섭취하게 된다. 또 섬유질 섭취도 늘어난다. 소금의 경우 박 원장은 “테이블에서 아예 없애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 대신 된장을 찍으라는 것. 또 된장도 고기에 듬뿍 묻히는 건 지양하고 스치듯 찍어야 한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다. 스치듯 찍어도 천천히 씹을 경우 짭짤한 맛을 느끼는 데는 지장이 없다.○ 혈관과 간 기능 지표에 따른 맞춤형 전략 ‘물 한 잔, 술 한 잔’ ‘야채 한 입, 고기 한 입’ ‘고기를 쌈장에 스치듯 찍기’는 모든 30, 40대가 갖추어야 할 회식 습관. 하지만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회식 습관을 리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혈당, 콜레스테롤, 혈압, 간 기능 등에 따라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간 기능 수치(GPT·40 미만이 정상)가 45인 양승덕 씨(45)의 경우 1 대 1 원칙은 적합하지 않다. GPT가 정상인 사람보다 간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 씨처럼 간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 박 원장은 ‘1(술) 대 2(물)’ 원칙을 따르라고 조언했다. 회식 때 술보다 2배 정도의 물을 마시라는 것. 콜레스테롤 191, 공복혈당 100인 이주한 씨(33), 콜레스테롤 212, 공복혈당 95인 김미향 씨(34) 의 경우 지방이 특히 많이 함유돼 있는 삼겹살의 비계 부분을 최대한 떼어내고 먹으라는 처방이 나왔다. 박 원장은 “비계처럼 기름이 많은 부위는 혈관을 막기 때문에 혈관 쪽 지표에 문제가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깃집에서 마지막에 먹는 밥이나 냉면 국수는 체중을 늘리고,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는 1등 요소다. 그런 만큼 누구나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다. 특히 공복혈당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선상에 있거나 비정상인 사람은 꼭 피해야 한다. 박 원장은 “술과 고기로 이미 부담이 커진 소화기관과 혈관에 결정적으로 또 한 번 부담을 주는 게 후식으로 나오는 밥과 국수”라며 “혈관 건강 관련 지표에 문제가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철저하게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주치의 한마디]나이들어서도 회식 즐기려면 젊었을때 덜 먹고 덜 마셔야 ▼“술을 마시기 전에 어떤 음식 혹은 약을 먹으면 좋죠?” “술 마신 뒤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좋죠?”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30, 40대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 술자리 자체를 건강하게 가질 생각은 하지 않고, 사전 혹은 사후 조치에만 신경을 쓴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술과 고기를 먹는 상황에서는 사전이든, 사후든 어떤 처방을 내려도 한계가 명확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질문을 하는 30, 40대들에게 “지금부터라도 건강한 음주·회식 습관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이는 당장의 건강을 지키는 건 물론이고 미래의 건강 지키기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공복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간 기능 등의 수치에 문제가 생기고 나아가 관련 질환이 생겨 병원을 찾는 50, 60대들의 건강 습관을 조사하다 보면 공통점이 있다. 상당수가 몸에 별다른 이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바쁘다는 이유로 30, 40대 때 고민 없이 마음대로 술자리에서 술과 고기를 즐겼던 사람이 많다. 이들은 건강이 본격적으로 약해지는 50, 60대 때 혈관이나 소화기관이 많이 망가져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또 자신의 식습관에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를 지적받고, ‘술을 끊고, 철저히 짜인 건강식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는 처방을 받게 된다. ‘사형선고’는 아니지만 먹는 재미를 잃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갑작스럽게 건강식 중심의 식사에 적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전까지 술과 고기를 제약 없이 마음대로 즐겨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포기하거나 ‘도저히 못하겠다’ ‘너무 힘들다’ ‘우울하다’고 하소연한다. 30, 40대 때 건강한 음주·회식 습관을 만드는 건 노년기에 소주 3, 4잔과 가벼운 고기 안주가 있는 술자리를 편하게 즐기기 위한 준비 과정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이 들어서도(50대 이후) 회식을 즐기려면 젊었을 때(30, 40대) 조금 덜 먹고, 마셔야 한다’는 말을 의사들이 자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
최근 복지 포퓰리즘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서울시의 ‘청년수당제도’ 도입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청년수당제도는 사회보장사업이므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사업 신설 절차에 따라 복지부 및 사회보장위원회(사보위)와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복지사업 신설 협의 과정을 거치라고 서울시에 공식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년수당제도는 저소득층에 속하는 미취업 청년 중 3000명을 취업 준비 활동계획서를 통해 선발해 월 50만 원씩(최고 6개월) 지원하는 제도다. 그동안 서울시는 청년수당제도는 평가를 통해 선발된 사람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복지사업이 아닌 ‘공모전’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충환 복지부 사회보장조정과장은 “서울시가 사회보장의 영역을 협소하게 해석해 이 사업이 복지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들에게 구직 활동 지원금을 준다는 점에서 사회보장 성격의 제도이며 그래서 사전 협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끝까지 협의를 거부할 경우 청년수당제도 도입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없다. 이 경우 정부는 서울시에 대한 교부세 삭감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복지부 안팎에서는 경기 성남시가 추진 중이며 현재 사보위에서 논의 중인 ‘청년배당제도’는 현재 기류상 수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제도는 성남시에 거주하는 청년(19∼24세)들에게 분기당 25만 원씩 지원하는 것으로 서울시의 청년수당제도와 함께 최근 대표적인 청년 대상 포퓰리즘 복지사업으로 지적돼 왔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사회보장위원회가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이뤄나가는 복지정책의 구심점이 되기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1차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복지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복지예산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갈등을 적극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보장위원회는 국무총리, 관계 부처 장관, 사회보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회복지 정책의 최고 심의기구다.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인 2011년 대표발의 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면 개정에 따라 2013년 출범했다. 박 대통령이 사회보장위원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도 사회보장위원회 위원, 복지 학자, 복지 현장 종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복지정책의 중복과 누락을 조정 통합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긴 안목에서 사회보장 체계를 점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견인차가 바로 사회보장위원회”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박 대통령의 복지 컨트롤타워 강화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보장위원회의 기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자체가 새로운 복지사업을 추진할 때 기존 제도와의 유사성을 더 엄밀히 살피고, 이를 적극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사회보장위원회가 지자체들의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복지사업 신설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지하지 못한 점을 개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보장위원회는 2013년과 2014년 지자체가 도입하려고 했던 복지사업 98건 중 19건(19.4%)에 대해서만 불승인 판정을 내렸다. 지자체가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복지사업 10건 중 8건은 수용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지자체 복지 합리화 조치와는 다른 모습이다. 복지부는 현재 지자체가 시행 중인 복지사업 1496개가 중앙정부의 복지사업과 유사·중복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사업의 정비를 지자체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또 복지부는 신설 복지제도에 대해 지자체와 복지부의 협의가 성립되지 않거나, 지자체가 협의를 거부하고 제도를 단독으로 진행할 경우 행정자치부가 지자체에 주는 교부금을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지자체와 복지부가 협의를 해 나가는 절차를 개선하고, 제3자인 관련 기관과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해 투명성을 높여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방 교부금 축소’와 ‘사회보장위원회 기능 강화’라는 강수를 둠에 따라 복지예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자체, 야당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복지후퇴 저지 특별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정부의 움직임을 규탄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용익 의원은 “복지부가 지자체 복지사업(사업예산 9997억 원)의 정비를 추진하면서 4개월짜리 초기 수준의 연구를 근거로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며 “지자체 복지사업을 ‘유사·중복’으로 낙인찍고 복지 축소를 강행하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사회보장위원회 기능 강화 움직임으로 최근 논란을 일으킨 경기 성남시와 서울시의 ‘청년 관련 복지사업’들이 실현될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도 사회보장위원회 의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이 위원회 조정 없이 선심성으로 남발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성남시는 지역 청년(19∼24세)들에게 분기당 25만 원씩 지원하는 ‘청년배당 제도’를, 서울시는 저소득층에 속하는 미취업 청년 중 3000명을 취업준비 활동계획서를 통해 선발해 월 50만 원씩(최고 6개월) 지원하는 ‘청년수당제도’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 한편 복지부는 중앙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복지제도의 체감도도 재점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6월 신설된 사회보장평가과를 통해 기초생활보장제, 기초연금 등 300개 정부 주도 복지제도를 21개 군으로 분류해 효과성, 국민 체감도 등을 점검하고 중장기 재정 추계를 실시할 예정이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박민혁 기자}

소득 상위 20%에 속한 사람(83.7세)들이 소득 하위 20%에 속한 사람(77.6세)보다 약 6.1년을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서초구에 사는 소득 상위 20%에 속한 사람(86.2세)은 강원 화천군의 소득 하위 20%에 속한 사람(71세)보다 평균 15.2년을 더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서울대 의대 강영호 교수 연구팀(의료관리학)이 10일 발표한 연구보고서 ‘국내 광역 시도 및 시군구별 소득 수준에 따른 기대 여명 차이’에 따른 것이다. 연구팀은 2009∼2014년 건강보험 가입자와 사망자 관련 자료를 조사해 소득 차이에 따라 평균수명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 낸 것이다.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광역 지자체는 서울로 82.8세였고 대전과 경기(이상 81.8세), 제주(81.5세) 순이었다. 반면 평균수명이 가장 낮은 광역 지자체는 전남으로 80.2세였다. 광역 지자체에 소속돼 있는 시군구 안에서도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평균수명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이른바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서초구(84.7세), 강남구(84.4세), 송파구(83.8세)의 평균수명은 서울에서 평균수명이 가장 낮은 편인 금천구(81.5세), 중랑구(81.6세), 동대문구(81.7세) 등에 비해 2∼3년 높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도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와 과천시(84.8세), 성남시 분당구와 서울 서초구(84.7세), 강남구(84.4세) 등으로 통상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들이었다. 고소득층(상위 20%)과 저소득층(하위 20%) 간 평균수명 차는 광역 지자체 중 강원(8.1세), 전남(7.9세), 제주(7.8세) 순으로 컸다. 반면 울산은 4세, 서울은 5.1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보건의료계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에 관심이 많고 자연스럽게 운동, 음식, 건강검진 등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또 주변에 건강관리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평균수명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평균수명 차는 지역 간 건강 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평균수명이 낮은 지자체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강 교수는 “평균수명이 낮은 지자체들의 경우 소득 수준별 평균수명의 격차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큰 것으로 드러났다”며 “해당 지자체들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동시에 평균수명을 높이는 데 필요한 보건의료 시설 투자와 교육 등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수연 기자}

지난해 겨우 취업에 성공한 김모 씨(29)는 또래들에 비해 머리숱이 적은 편이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건조하고 차가워지는 시기엔 두피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진다. 주변 사람들은 직장도 잡았고, 나이도 있으니 빨리 결혼할 사람을 찾으라고 하지만 탈모로 인한 걱정과 자신감 부족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질 못하고 있다. 샤워를 한 뒤에는 머리카락이 얼마나 빠졌는지 확인하는 게 두렵기만 하다. 샴푸와 린스를 살 때도 꼼꼼히 성분을 보고, 머리카락과 두피에 부담을 덜 주는 제품을 사려고 한다. 김 씨는 “아직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탈모로 인한 걱정과 박탈감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며 “취업 준비생일 땐 면접에서 떨어지면 나도 모르게 ‘머리숱이 적어서 인상이 안 좋아 보였나?’란 생각이 들었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탈모 환자… 20, 30대가 44% 탈모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또 경험하는 이들에게 모두 큰 심리적 고통을 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09년 약 18만 명에서 2013년에는 약 21만 명으로 3만 명 정도 증가했다. 이중에는 20대와 30대가 각각 4만600여 명과 5만1800여 명으로 전체의 44% 정도를 차지했다. 의료계에서는 잦은 염색과 펌,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으로 20, 30대 탈모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험하는 사람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주지만 정작 탈모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탈모를 유전적인 현상으로만 바라보고, 치료가 안 되는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별한 통증이 없고, 생명이나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사람들이 탈모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탈모 치료 방법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모발이식술이 흉터와 낮은 생착률로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탈모 치료에 사람들이 적극 못 나서는 이유다. 약물 주사로 치료하는 ‘HCell 주사요법’ 하지만 최근 의료계에서는 모발이식술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 중 하나로 ‘HCell 탈모치료 주사요법(HCell 주사요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HCell 주사요법은 모낭을 재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치료법이다. 수술 대신 주사로 시술을 진행한다. 국소마취한 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여러 종류의 약물을 주사기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140여 명이 시술을 받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환자 전원에게서 머리카락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또 최근 미국 특허를 획득하면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월 1회씩 총 3회 시술을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 과정에서 통증이 거의 없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 1회 시술에서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정도. HCell 클리어 모발센터 임재현 원장은 “플라스마 성분이 풍부한 혈소판과 바이오 활성 성분이 함유된 약물을 개발해 주사요법으로 주입하는 방식”이라며 “이 성분이 모낭을 재생해주기 때문에 탈모가 완전히 진행된 두피에도 머리카락이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원장 자신도 탈모로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또 치료법 개발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임상실험에 참여하기도 했다. 임 원장은 “직접 임상실험 한 결과 3개월 만에 머리카락이 새로 나기 시작했고 기존 머리카락은 두꺼워지고 색이 진해져 풍성한 모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머리카락 가늘어지면 탈모 의심해야 한편 임 원장은 탈모와 관련해 치료 못지않게 예방과 빠른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탈모를 초기에 발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탈모 초기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인 머리카락 굵기가 가늘어지는 것을 인식하는 것. 뒤쪽 머리카락을 뽑아 그 굵기를 앞머리나 정수리 쪽 머리카락과 비교하면 모발 굵기의 차이와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모발이 가늘어지는 현상이 느껴진다면 단순 스트레스나 다이어트로 인한 변화가 아닌 초기 탈모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임 원장은 “모든 치료가 그렇듯 탈모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문제가 느껴진다면 걱정만 하거나, 검증 안 된 민간요법을 찾기보다 병원에서 체계적인 진료를 받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아온 김모 씨(69)는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같은 심혈관 질환 증세를 경험한 적이 없었다. 또 평소 음식 섭취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어서 지난해까지 받았던 건강검진에서는 당뇨병 외에는 특별한 질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씨의 가족과 지인들 중에 협심증을 앓은 이들이 많았다. 이에 따라 최근 건강검진에선 심장 혈관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김 씨는 운동 상태와 안정 상태 때 심전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고, 보다 정확한 상태를 알기 위해 심장동맥(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김 씨에게서 관상동맥 내 협착이 진행된 혈관이 2곳 발견됐다.○ 10년 이상 당뇨병환자 중 절반이 혈관협착 앞으로는 김 씨처럼 전형적인 심혈관 질환 의심 증세가 없더라도 당뇨병을 앓는 이들은 막힌 혈관이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가슴 통증과 답답함 △호흡곤란 △식은땀 △어깨통증 같은 심혈관 질환 증세를 전혀 못 느끼는 상황에서도 혈관 협착을 경험하는 당뇨병 환자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의 장기육 교수팀이 2006년부터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31세 이상 심혈관 질환 관련 ‘무증상’ 당뇨병환자 933명에 대해 관상동맥 CT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심장동맥 안에서 50% 이상 협착이 진행된 부분이 1곳 이상 발견된 사람이 374명(40.1%)이었다. 특히 933명 중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아온 517명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절반 정도(49.1%)였다. 3곳 이상 막힌 부분이 발견된 환자도 64명(12.4%)이나 됐다. 장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 특히 10년 이상 병을 앓은 환자들은 평소 증세가 없어도 심혈관 질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당뇨병환자의 심혈관 검사 필요 일반적으로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을 2∼4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특별한 관련 증상이 없는 당뇨병 환자들에 대해서는 심혈관 질환 관련 검사가 적극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장 교수팀은 이런 당뇨병 환자 관리 문화가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 질환 검사를 강조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혈관 협착 등 심혈관 질환을 뒤늦게 확인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년 이상 심혈관 관련 무증상 당뇨병 환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심장혈관 관련) △경동맥 초음파(뇌혈관 관련) △상·하지 혈압 측정(다리 혈관 관련) 등의 검사를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 이 세 검사비용은 10만 원 정도다. 이 과정에서 의심 증세가 발견되면 심장동맥 CT와 심장동맥 조영술 같은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는 것. 장 교수는 “조기 진단 시 치료 효과가 좋은 심혈관 질환의 특성을 감안할 때 당뇨병 환자에 대한 관련 검사를 강화하는 건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건국대 서울캠퍼스 동물생명과학대에서 발생한 폐렴 동반 호흡기질환으로 국가지정 격리병상에 입원해 있는 환자가 49명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1일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에서 근무했던 사람 중 49명에게서 37.5도 이상의 발열과 흉부 방사선상 폐렴 증상이 확인돼 입원 치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의심 증상을 신고한 사람은 68명이지만 19명은 발열 등의 증상만 있고 폐렴은 없어 입원시키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이번 질환의 발생 원인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물자원연구센터(7층·12명) 사료생물공학실험실(5층·9명) 동물영양실험실(5층·8명)에서 절반이 넘는 입원 환자(29명·59.2%)가 발생했고 △메르스 △인플루엔자 △레지오넬라 △브루셀라 등 16개 바이러스와 세균 검사 결과 특이점이 없어 실험실에 생기는 곰팡이나 화학물질로 인한 발병 가능성에 더욱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보건당국과 건국대에 따르면 입원 환자 2명에게서 진균(곰팡이), 1명에게서 박테리아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됐다. 역학조사에 참여 중인 한 관계자는 “다수의 환자에게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닌 데다 정확한 종류와 발생 원인을 몰라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입원 환자들은 모두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 입원 환자와 동거하고 있는 83명 중 관련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없어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이세형 turtle@donga.com·황성호 기자}
건국대 서울캠퍼스 동물생명과학대에서 발생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동반 호흡기질환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이 호흡기질환 관련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전날보다 14명 추가 확인돼 총 45명으로 늘었다고 30일 밝혔다. 이 중 34명은 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다. 또 11명은 발열 등의 증세가 확인됐고, 흉부 방사선 검사를 통해 폐렴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모두 안정적인 상태다. 보건당국은 바이러스와 세균 등 총 15개 종류의 병원체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인한 것에 무게를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실험 중 화학물질 흡입으로 인한 급성 폐 손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며 “실제로 환자들 중 상당수가 Ⅹ레이상에서는 폐 상태가 안 좋지만, 발열 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순간적인 화학물질 흡입으로 인한 폐 손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당국과 건국대 측은 건물의 환기 시스템 등을 통해 퍼지는 호흡기질환 유발 곰팡이로 인한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서울 건국대에서 19일 처음 발생한 폐렴 증상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환자 수는 늘고 있어 또 다른 감염병 사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건물에서 활동하다 호흡기 질환에 걸린 사람 수가 총 31명으로 전날에 비해 10명 늘었다. 이 중 23명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8명은 증상이 경미해 집에서 격리 중이다. 보건당국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환자들도 모두 안정적인 상태이고, 이 질환의 사람 간 감염 여부는 1∼2주 안에 역학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환자들이 접촉했거나, 해당 건물의 실험실에서 자주 다루는 소(소 세포)를 매개로 발생할 수 있는 인수공통 감염병인 브루셀라와 큐열 등은 유전자 증폭검사(PCR) 결과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 폐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클라미디어, 백일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독감, 코로나 바이러스 등도 음성 반응이 나왔다. 에어컨을 통해 자주 감염 상황을 발생시키는 레지오넬라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지만 역시 음성 반응이 나왔다. 보건당국은 혈청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브루셀라, 큐열, 레지오넬라에 대해선 혈청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보건당국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아닌 실험실의 환경이나 화학물질로 인한 폐렴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은 “동물 관련 실험실 특성상 화학물질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며 “병원체뿐 아니라 환경이나 화학물질의 관련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입원 환자 23명은 국립중앙의료원(15명)을 중심으로 국가지정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산소호흡기 착용 등 환자 상태가 위중할 때 시행되는 시술을 받고 있는 환자는 없다.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보건당국의 관리 대상이 된 접촉자도 늘고 있다. 특히 25일 SK그룹이 해당 건물에서 신입사원 공개 채용 필기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능동감시 대상자 수는 전날보다 500여 명 늘어 총 1350여 명이 됐다. 능동감시 대상자는 정상 생활을 하면서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기면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환자들의 상태가 안정적이고, 회복세도 나타나는 것을 감안할 때 ‘사태는 해결되지만 원인은 미궁’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가지정 격리병상의 한 관계자는 “폐렴의 경우 원인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치료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질환도 그런 식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스를 겪고도 음압병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폐렴 증상을 보인 한 환자가 서울의료원에 입원하려 했지만 음압병실이 부족해 입원하지 못했다. 의료원 측은 “규정된 음압병실이 5개이고, 추가로 더 준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려 환자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이세형 기자}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7일 끝내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날 공단 내부망을 통해 자진 사퇴 거부와 새 기금이사 영입 의지를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최 이사장이 제출한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최 이사장은 500조 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방식을 두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과 갈등을 빚어 왔다. 최 이사장은 12일 복지부의 반대에도 임기(2년)가 11월 3일까지인 홍 이사에게 ‘연임(1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월권’을 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최 이사장은 사퇴 하루 전인 26일에도 공단 내부망을 통해 “비연임 결정은 적법 절차에 따른 것이다. 새 기금이사를 영입하겠다”며 사퇴 거부 의지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끝내 사임 요구를 받아들였다. 복지부는 26일 오후 11시경 ‘공단 내부 갈등의 원인을 점검하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포함한 국민연금공단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최 이사장과 통화를 해 사퇴를 종용하며 홍 본부장도 사퇴시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대통령에게 직접 해임건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도 최 이사장에게는 부담이었다. 최 이사장과 갈등을 빚었던 홍 본부장 역시 연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모두 물러나더라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된 논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의 갈등은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관련된 견해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현 체제 내에서 전문 인력과 조직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정부 방침과는 다른 것이다. 반면 자산운용업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홍 본부장은 현재보다 공격적인 기금운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직간접으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분리해 독립시키려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지부는 공단 운영실태 점검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장의 권한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김용하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기금 공사화 찬성론자가 신임 연금공단 이사장에 부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 기자}

‘지긋지긋한 관절 통증을 공으로 해결한다.’ 28일 오후 11시 방영될 예정인 종합편성TV 채널A의 인기 건강 프로그램인 ‘나는 몸신이다’에서는 다양한 관절 통증 해결법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관절 수는 총 187개. 신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만큼 움직임도 많고, 문제가 생길 경우 경험하게 되는 고통도 상당하다. 통상 나이가 많아질수록 관절에 무리도 생기고 이로 인한 통증도 커진다. 특히 무릎, 허리, 어깨가 직간접으로 통증을 느끼는 ‘3대 관절’로 분류된다. 이 관절들의 경우 10대 청소년들도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통증을 자주 느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방송에서는 다양한 몸신 주치의들이 실생활에서 편하게 시도할 수 있는 관절 통증 줄이기 노하우를 알려줄 예정이다. 먼저 유재욱 원장(유재욱 재활의학과 원장)의 경우 유명 운동선수들을 치료해 온 경험을 토대로 근육을 감싸는 막인 ‘근막’이 손상될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유 원장은 랩에 싸인 돼지고기를 통해 근막의 중요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유 원장은 녹화 방송 중 근막을 통해 관절 부위 근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는 탤런트 변우민 씨가 참가했다. 변 씨는 무릎 주변 근막이 손상돼 허벅지 근력이 떨어지고 관련 통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치료사인 이동신 씨(한국자가이완협회 회장)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 지름 12cm 크기의 ‘고무공’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근막을 풀어 관절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일명 ‘만능 볼 운동법’을 소개한다. 공을 이용한 근막 유착 풀기는 과거 양궁스타였던 김수녕 선수와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가 관절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만능 볼 운동법의 경우 장난감 공을 이용해 유착된 근막을 풀어주고, 이를 토대로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누워서, 앉아서, 엎드려서 통증을 자주 느끼는 관절 주변에 약 10초간 공을 댄 후 좌우로 30번 정도 비벼준다. 이 씨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자극 세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녹화 현장에서는 주부 방춘하 씨가 만능 볼 운동법을 체험했다. 방 씨는 평소 심한 무릎 통증 때문에 계단 오르내리기도 어려웠지만 운동법을 체험한 뒤에는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지난달 5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인 ‘오송 공공보건과 전망(Osong Public Health and Rsearch Perspectives)’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된 첫 번째 역학 보고서(2015 한국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보고서)가 실렸다. 이 보고서에는 메르스 감염자들을 토대로 분석한 △사망률 △바이러스 잠복기 △슈퍼 전파자 특성 △호흡기 환자 관리 미비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영문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해외에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한다. 하지만 이 보고서를 두고 보건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식으로 공개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보고서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나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정부가 메르스 실태를 알리는 데 여전히 소극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했거나, 정부 자문회의에 참석했던 전문가 중에서도 보고서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이들이 많다. 메르스 환자들을 직간접으로 치료했던 한 대형병원 의사는 “26일 언론 보도를 접하기 전까지는 정부가 역학 보고서를, 그것도 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작성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메르스 관련 자문회의에 참여했던 한 대학교수는 “메르스 사태가 불러왔던 파장과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할 때 전문가들에게도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건 이해가 안 된다”며 “결국 정부는 ‘메르스와 관련된 건 최대한 숨긴다’는 방침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일 수많은 메르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5∼6월 같은 위기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80번 환자가 다시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며 공식 종료 시점이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아직 환자 4명이 메르스 후유증으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라면 작은 것이라도 일반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정부의 역할 아닐까. 정부는 메르스 발생 초기 방역에 실패했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국민 불안을 키운 바 있다. 이런 뼈아픈 실수를 교훈 삼아 지금부터라도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는 적극 공개해야 한다. 정부의 첫 번째 역학 보고서의 존재를 국민이 뒤늦게 아는 것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이세형·정책사회부 turtle@donga.com}
정부의 ‘보육 예산 동결’ 움직임에 반발해 28~30일 집단 휴원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민간 어린이집들에게 정부가 보육 예산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오전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영아반(만 0~2세) 보육료 지원 예산을 현재보다 6.8%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영아반 보육 예산을 지금보다 3% 인상할 것처럼 발표했지만 실제 예산안에서는 관련 예산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연합회는 20일 집단 휴원 방침을 밝혔고, 정부는 다시 기존안보다 3.8% 포인트 더 영아반 보육 예산을 인상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연합회는 여전히 △종일반(현재 12시간)의 8시간제 전환 및 초과 보육료 지원 △보육교사 근무 여건 및 처우 개선 대책 수립 △영아반 보육료 1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복지부와 연합회 안팎에서는 연합회에 소속돼 있는 1만4000여개 어린이집 중 1만여개가 휴원에 동참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러나 휴원에 참가하는 어린이집 중 완전히 문을 닫는 곳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 교사의 3분의 1 정도는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보육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복지부와 연합회 간 의견 좁히기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양측 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복지부는 “어린이집 집단 휴원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엄격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새로운 콘셉트의 대학병원이 어떤 파괴적인 변화를 불러올지 궁금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2018년 하반기 서울 은평구에 세울 은평성모병원(조감도)이 의료계에서 화제다. 25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은평성모병원은 ‘임상과 파괴’, ‘격리외래 시스템 구축’ 등 기존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전혀 도입하고 있지 않은 다양한 환자 중심 병원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작은 규모의 병원이 아니라 병상이 814개나 되는 대형병원이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로 은평성모병원 건립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희송 주교는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완전히 새롭고 선진화된 운영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은평성모병원이 국내 대형병원의 새로운 스탠더드를 만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에서 과(科)가 사라진다 의료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은평성모병원의 특징은 국내 처음으로 임상과 중심의 조직 운영 시스템을 탈피한다는 것. 내과, 외과, 소아과 같은 ‘과’를 이 병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은평성모병원은 장기 또는 질환별 진료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체 병원의 진료 시스템을 현재 의료계에서 강조하고 있는 다학제 통합진료 시스템으로 구축하겠다는 것. 가령, 심장과 뇌혈관 질환을 다루는 심뇌혈관센터의 경우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동시에 진료한다. 또 여성센터의 경우 산부인과, 유방외과, 종양내과 전공 의사들로 의료진을 구성한다. 이렇게 되면 환자 입장에서 병원에 왔을 때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가 보다 명확해지며 여러 의사들이 보기 때문에 의료진의 다양한 시각들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 은평성모병원에는 △심뇌혈관 △여성 △척추통증 △소화기 △당뇨갑상샘 △조혈모세포이식 등 총 14개 센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병원의 주된 이용자가 될 은평구 지역의 인구 특성을 반영해 센터를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격리외래로 감염병 확산 막는다 그동안 국내 의료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감염 예방 기능을 설계 과정에서부터 대폭 강화한 것도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5∼7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부각된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감염 예방을 위해 이 병원은 격리외래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감염병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처음부터 분리하려는 시도다. 격리외래는 일반 외래 시설과 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된다. 또 공간 전체적으로 음압시설도 함께 설치한다. 의료기기를 이용해야 하는 진단과 검사도 모두 해당 공간에서만 진행된다. 최종영 가톨릭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격리외래 시스템은 실제 감염병 예방은 물론이고 병원을 찾을 때 환자들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반병상 대비 음압격리병상 비율도 법적 기준인 1%를 훨씬 웃도는 4.7% 수준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의료 낙후 지역을 바꾼다 은평성모병원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도 크다. 대학병원이 한 곳도 없을 만큼 의료 인프라가 낙후된 은평구 일대에 국내 ‘빅 5’ 병원인 서울성모병원 계열 대학병원이 생기기 때문이다. 손 주교는 “지역사회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도 은평성모병원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라며 “호스피스 병동 운영은 물론이고 주민을 위해 병원에 공원형 공간을 마련하고 의료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쳐 지역 주민들의 병원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5명 이상의 감염자를 발생시켜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분류됐던 환자 중 격리되기 전까지 응급실과 병실 등에서 잠시라도 마스크를 썼던 환자는 1명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지속적으로 하는 호흡기 질환 환자는 감염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씌워 ‘비말(飛沫·작은 침방울)’ 발생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한국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보고서’를 자체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인 ‘오송 공공보건과 전망’에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슈퍼 전파자인 1번(28명의 감염자 발생), 14번(85명), 15번(6명), 16번(23명), 76번(11명) 환자 중 14번 환자만 간헐적으로 N95 마스크(병원균을 걸러주는 기능을 갖춤)를 착용했고 다른 환자들은 어떤 종류의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며 “1번, 14번, 16번 환자는 특히 기침이 심했다”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14번 환자는 응급실, 1번 15번 26번 환자는 다인실, 76번 환자는 두 공간(응급실과 다인실)에서 주로 머무르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했다”고 덧붙였다. 5명의 슈퍼 전파자로부터 감염된 환자는 총 153명으로 전체 환자의 82.3%였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바이러스학)는 “해당 환자들에게 마스크만 제대로 착용시켰다면 이 사람들이 슈퍼 전파자란 오명을 들었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3번 환자의 경우 4개 병원을 돌아다니며 총 6600여 명과 접촉했지만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었고 이에 따라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발생시키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는 186명의 환자를 종합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잠복기와 사망 위험에 관해 분석한 내용도 담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평균 잠복기는 6.83일이었고, 전체 환자의 95%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으로부터 13.48일 이내에 관련 증세가 나타났다. 사망 위험의 경우 65세 이상 환자가 그 미만 연령대 환자보다 7.6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염되기 전부터 호흡기 질환이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사망 위험은 각각 6.27배, 5.84배 높았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152번 환자가 사망해 총 사망자 수가 37명(19.9%)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메르스 환자 중 사망자가 발생한 건 7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152번 환자는 메르스로 폐 기능이 악화돼 8월 말 폐 이식 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회복되지 못했다. 또 메르스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11일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 치료 중인 80번 환자는 계속 음성과 양성의 경계를 오가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