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내년 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퍼스트 무버(시장 개척자)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현대차에 대해 ‘자동차 강국’인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주목하고,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을 경청하고자 강연을 제안한 것이다.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내년 4, 5월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특별 강연에 나서는 것을 놓고 학교 측과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지속가능대학 석좌교수가 올 7월 방한했을 때 정 회장과 식사를 하면서 특별 강연을 제안한 것이다. 바넷 교수는 이무원 연세대 교수, 김재구 명지대 교수 등과 공동으로 집필한 논문인 ‘현대차그룹: 패스트 팔로어에서 게임 체인저로’를 교재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정 회장의 강연이 성사된다면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후발주자로 평가받았던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전기차나 수소차,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에서 선도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지를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14일로 취임 3주년을 맞이한 정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 등극, 올 상반기(1~6월)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등을 이끌기도 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2015년 출시 이후 북미 자동차 시장에 안착하며 올 8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넘겼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미국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의 스케줄이 빡빡해 아직 일정을 확정짓지는 못하고 일단 가능한 일정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 5월 이 교수가 강연하는 연세대 경영학과의 토론 수업인 ‘조직학습: 기회와 함정’을 참관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송호성 기아 사장, 조화순 기아 사외이사(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와 함께 약 100분간 진행된 수업을 지켜본 뒤 “모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며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생산기지를 한국과 중국 등 2곳에서 2025년부터 전 세계 8곳으로 확장한다. 전기차 시대가 빠른 속도로 열리고 있는 만큼 현지 시장에 적합한 차종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기아는 또 중소형 모델인 ‘EV3’, ‘EV4’, ‘EV5’를 2024, 2025년 잇달아 출시하면서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전기차 생산기지 2곳→8곳송호성 기아 사장은 12일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개최된 ‘2023년 기아 EV 데이’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EV(전기차) 생산 거점을 8개로 확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현재 전기차 중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6’, 준대형 SUV ‘EV9’, 경차 ‘레이EV’ 등은 한국에서, 준중형 SUV ‘EV5’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인도, 슬로바키아, 멕시코 등 해외 생산기지에서는 내연기관차만 만들고 있다. 2025년부터는 이들 해외 공장에서 전기차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싱가포르 혁신센터(올해 준공)와 미국 조자아주 메타플랜트(내년 하반기 준공)까지 더해질 예정이다. 기아는 한국을 전기차 개발과 생산을 총괄하는 글로벌 허브로 삼고 여타 지역에선 현지 사정에 맞는 차종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전기차를,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들의 저가형 모델과는 차별화를 둔 중대형 전기차를 주로 생산하는 식이다. 막 전기차 시장이 열리고 있는 인도에서는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현지 맞춤형 기능이 접목된 차량을 우선 생산할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은 아직 주력 생산 차종이 결정되지 않았다.●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시장 확대기아는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현재 기아가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EV6, EV9 등은 올 들어 눈에 띄게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한 EV9은 6∼9월 4156대가 팔려, 올해 판매 목표치(5만 대)의 10%도 못 채웠다. 이와 관련해 송 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얼리어답터’ 구매 단계”라며 “높은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 때문에 (대중들이)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데, 우리가 해결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아는 소비자들에게 중저가 선택지를 늘려주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중소형 SUV인 EV3와 준중형 세단인 EV4의 콘셉트 모델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중국에서 만드는 EV5도 국내에선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모델들은 3만5000달러(약 4700만 원)에서 5만 달러(약 6700만 원) 사이로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다. EV3는 내년 상반기(1∼6월), EV4는 내년 말, EV5는 2025년 상반기 각각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EV5의 중국 생산 모델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가고, 한국 생산 모델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만드는 삼원계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송 사장은 “향후 출시 예정인 ‘EV2’와 신흥시장 전략 EV 모델은 3만5000달러 이하의 엔트리(입문) 가격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아는 또 차량 구매 전부터 구매 후까지 소비자들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아 앱’을 내년 상반기 내놓을 예정이다.여주=한재희 기자 hee@donga.com}

BMW코리아가 럭셔리 모델 고객을 대상으로 3년간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의 혜택을 강화했다. 차를 판매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사후에도 고객 관리를 이어가면서 선도적인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라는 BMW의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BMW코리아는 최근 ‘BMW 엑설런스 클럽’을 재단장해 내놨다고 11일 밝혔다. BMW 엑설런스 클럽은 BMW의 대형 플래그십(기함) 세단인 ‘7시리즈’, 대형 쿠페인 ‘8시리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7’ ‘XM’ 등의 모델을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해당 모델들은 모두 차량 가격이 최소 1억 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다. 이들 차량을 구매한 뒤 3년 동안은 BMW 엑설런스 클럽에 자동으로 가입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BMW 엑설런스 클럽에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이나 부산 남구 부산문화회관을 이용할 수 있는 ‘아트 센터 멤버십’ 혜택이 추가됐다. 스파 프로그램도 3년 내 1회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이나 제주의 최고급 호텔 투숙, 프로골퍼와 팀을 이뤄 골프를 치는 특별 라운딩 프로그램 등의 혜택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더불어 제주도에 휴가를 갔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렌터카의 차종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뉴 i7’, ‘뉴 7시리즈’, ‘뉴 X7’ 등을 무상으로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BMW 밴티지’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원하는 날짜를 직접 골라 예약하면 된다. 차량 출고 이후 1년 내 1회(72시간 이내)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BMW 엑설런스 클럽 고객에게는 긴급 사고가 발생했을 때 24시간 언제나 출동하는 ‘사고 차 케어 서비스’, 차량 수리 기간 동안 무상으로 다른 차량을 빌려주는 ‘로너 카 서비스’ 등이 함께 제공된다.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할 때 차량 보관이나 배달 등을 해주는 에어포트 서비스도 멤버십 회원은 3년간 3회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포스코홀딩스가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에 대한 투자비 1조3000억 원을 13년 9개월 만에 전액 회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로이힐 광산 투자에 대한 올 3분기(7∼9월) 배당금으로 보유 지분 12.5%에 해당하는 약 850억 원을 수령했다고 10일 밝혔다. 2020년 3분기에 첫 배당금 500억 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누적 배당금으로 총 1조1300억 원을 수령했다. 또 2017년 로이힐 광산 상업생산이 본격화된 이후 포스코가 이곳에서 철광석을 들여올 때 적용되는 할인액이 1700억 원 이상이다. 배당금과 할인액을 모두 합치면 포스코홀딩스의 최초 투자액 1조3000억 원과 맞먹는다. 포스코홀딩스는 2010년 1월 일본 마루베니상사, 대만 차이나스틸과 함께 로이힐 광산 개발에 참여했다. 서호주 필버라 지역에 위치한 호주 최대 단일 광산인 로이힐 광산은 철광석 매장량이 23억 t에 달한다. 현재 연간 6300만 t의 철광석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광산 채굴연수가 20년가량 남아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배당금을 챙겨 추가 수익이 계속 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다음 달 진행되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최종 투표를 앞두고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부산의 경험을 전 세계와 함께’라는 주제의 2분 29초짜리 영상에는 1950년 수혜국에서 지금은 공여국이 된 한국의 성장 경험과 더불어 첨단 도시 부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부산시민이 15개국 언어로 부산을 소개한 ‘부산시민들이 초대합니다’, 17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출신 주한 외국인들이 모국어로 부산의 역량을 소개한 ‘부산은 준비되었습니다’에 이은 현대차그룹의 3번째 홍보 영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그룹 차원의 전담조직인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회사의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해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회장님이 요즘 계속 해외 출장 일정이 있으시더라고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한 임원이 최근 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의 근황이다. 14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 정 회장은 올 들어 매달 적어도 1회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공개된 일정만 꼽아봐도 올해만 최소 13개국 이상 방문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상대적으로 잠잠해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처음 등극한 ‘글로벌 톱3’ 완성차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정 회장이 직접 동분서주하는 것이다. 올 6월에는 기존에 한 대뿐이던 그룹의 전용기를 한 대 더 도입하기 위해 항공기 조종사 채용 절차를 진행했을 정도다. 정 회장은 2020년 10월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아 그룹의 수장에 오른 뒤 3년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코로나19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2020년에는 1∼9월 현대차·기아 합산 447만 대를 판매했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22.6% 늘어난 548만 대를 팔았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684만 대를 팔아 판매량 기준으로 처음으로 글로벌 3위 업체에 등극했다. 올해도 일본 도요타그룹,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톱3 업체로 자리를 굳히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장사를 잘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26조6617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2020년에는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4조4612억 원이었는데 전망대로라면 3년 사이 영업이익이 6배가 되는 것이다. 2020년 기준으로는 2.8%였던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이 올해는 10%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출범 7년 10개월 만인 올 8월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넘긴 제네시스같이 고급 브랜드 차량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 데다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도 증가하는 등 고부가가치 상품에서 실적이 증대된 덕이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에는 47만 대였던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99만 대로 늘어났다. 지난해 준공한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도 전기차가 생산되고 있고, 인도 첸나이 공장에도 전기차 생산 설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 인도네시아, 인도는 정 회장이 올해도 8, 9월에 각각 방문해 현지 전략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2021년에 미국의 로봇 기술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지난해에는 국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 기업인 포티투닷을 인수했다.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 불릴 정도로 이에 적용되는 스프트웨어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아직 이 부분에서 미국 테슬라에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SDV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더불어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사태를 겪으며 2016년 8.1%였던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1.9%로 추락한 중국 시장에서의 반전도 필요하다. 현대차와 기아의 공장을 각각 1곳씩 줄였고, 추가적으로 현대차 충칭 공장과 창저우 공장도 매각 절차에 나섰다. 남아 있는 중국 공장은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 경쟁해도 가격과 품질에서 우위를 가지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대대적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또한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수평적 소통을 강조했지만 이 같은 기업문화가 하루 아침에 뿌리내리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이제는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을 따라잡는 단계를 지나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변모하려면 관성적인 기업문화를 타파하고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회장를 비롯한 경영진도 우려에 대한 문제 의식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3주년 이후에는 이러한 약점들을 극복하는 것이 숙제로 꼽힌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국 테슬라 모델Y의 9월 한국 내 판매량이 전달 대비 876% 폭증했다. 미국산보다 2000만 원가량 저렴한 중국산이 국내에서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영향이다.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서 따르면 지난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는 국내에서 4206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가운데 판매 1위에 올랐다. 9월에 3510대가 팔려 2위에 자리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를 훌쩍 뛰어넘는 판매량이다.8월에는 431대가 팔렸던 모델Y가 9월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은 중국산 모델 인도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중국 CATL이 제조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상하이에서 생산한 차량을 8월 말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도하고 있다. 중국산 모델Y는 미국산보다 판매 가격이 2000만 원가량 저렴하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치면 40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중국산 모델Y가 들어오기 전까지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지난해 1~8월에는 총 9899대를 국내에서 팔았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판매가 54.1% 감소한 4545대에 그쳤다. 올 상반기(1~6월)에 김경호 테슬라코리아 대표가 퇴임한 것도 판매 부진으로 인한 경질의 성격이었다는 분석이 있다. 현재는 이본 챈 대만‧태국 테슬라 대표가 한국 사업까지 총괄하고 있다.하지만 중국산 모델Y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1~9월 누적판매량은 9047대로 뛰어 올랐다. 8월까지만 해도 수입차 브랜드 올해 누적 판매량 10위였는데 9월부터 BMW, 벤츠, 아우디, 볼보, 렉서스에 이어 6위로 순위가 높아졌다. 중국산 모델Y의 판매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8월 기준으로 전기 승용차 국고보조금 소진률이 32%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델Y 계약자들이 보조금 소진 걱정 없이 구매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모델Y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사전 예약 신청량이 어마마어마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았다”며 “제품을 인도받은 소비자들도 가격 대비 품질에 만족한다는 목소리가 많기 때문에 한동안 인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포스코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또다시 결렬됐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겪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전날(5일) 저녁까지 제24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포스코 노조는 중앙노동위에 조정을 신청한 뒤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나설지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고 실제 파업을 단행한다면 회사 설립 55년 만에 처음 발생하는 파업이 된다.사측은 제24차 교섭에서 기본임금 16만2000원 인상, 일시금 600만 원 지급, 격주로 주4일제 도입 등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 측에서는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 신설 등 86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포스코 노조는 8월 23일 20차 교섭 이후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며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 안건을 가결했다.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 앞에서 각각 대규모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난달 19일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부회장)가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을 만나 직접 대화하면서 교섭 결렬 선언 이후 29일 만인 지난달 21일 교섭이 재개됐다. 노사가 어렵게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아 논의에 돌입했음에도 결국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파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철소는 연속되는 공정 중 일부만 멈춰도 피해가 큰 산업군이기 때문에 실제 파업이 발생하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노조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님들께서 주신 권리 위에 잠자지 않기 위해 교섭을 진행하였기에 노사 의견 차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추가 제시안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어쩔 수 없이 가야 할 길로 가는 점 이해 바란다”고 밝혔다.포스코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급감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예년 대비 높은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며 “향후로도 회사는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BMW가 5시리즈 완전변경 모델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출시했다. BMW코리아는 5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에서 ‘뉴 5시리즈’ 8세대 모델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5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이 나온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BMW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가 한국이란 것을 고려해 국내서 최초 출시했다.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 BMW그룹 디자인 총괄 사장은 “5시리즈 최초로 그릴 주변에 불을 밝혔다”며 “밤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BMW를 제일 잘 나타내는 ‘심벌’인 키드니 그릴을 확실히 구별할 수 있도록 주변부에 램프를 장착한 것이다. 7시리즈 모델에 이 같은 램프가 장착된 적 있지만 5시리즈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 크기도 커졌다. 전장은 5060mm로 7세대 대비 95mm가 늘었다. 전폭, 전고, 휠베이스도 모두 전 세대 대비 20∼35mm 늘어났다. 김상훈 BMW코리아 매니저는 “5시리즈 1등 판매 국가인 한국 시장 소비자의 요구가 적극 반영됐다”고 말했다. 5시리즈는 가솔린·디젤 모델로 나왔으나 모든 제품에 48V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최대 11마력을 보태는 전동모터가 추가된 것이다. 트림에 따라 가격은 6880만∼8870만 원으로 책정됐다. BMW는 또 5시리즈의 전동화 모델인 i5도 함께 출시했다. 배터리는 삼성SDI 제품이 사용됐다. 가격은 9390만∼1억3890만 원이다. 더불어 BMW코리아는 국내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24년 한 해에만 1000개의 공용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기존에 있던 것과 합치면 2100기로 늘어나게 되며, 공용 충전기이기에 타사 브랜드 차량들도 사용할 수 있다.인천=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전기·태양광을 활용해 기존 대비 에너지를 40∼50% 적게 쓰는 선박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만난 게리 라르손페데 후르티루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30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회사의 ‘시 제로(sea zero)’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130년 역사의 선박회사인 후르티루튼은 올 6월 세계 최초로 ‘탄소 제로’ 선박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60MW(메가와트)의 고용량 배터리가 들어가고, 태양광 패널이 장착된 돛을 이용해 풍력·태양광 에너지도 이용한다. 라르손페데 COO는 “아직 어느 회사 배터리를 쓸지는 안 정해졌지만 한국 배터리사와의 협력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 총량의 3%는 선박 제조와 운행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박 업계가 전기추진선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전기추진선은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과 함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노르웨이 선급 인증기관인 DNV에 따르면 세계 전기추진선 규모는 5월 말 기준 1006척으로 1000척을 처음 넘어섰다. 8월 말 기준 1149척은 작년 8월 615척의 두 배에 가깝다. 글로벌 조사기관 스트레이츠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49억 달러(약 6조7000억 원) 규모였던 전 세계 글로벌 전기추진선 시장은 연평균 11.2%씩 커져 2030년 127억8000만 달러(약 17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노르웨이는 전기차 보급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전기추진선 역시 선두권이다. 오슬로는 1∼2년 전부터 인근 도시를 오가는 여객선을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했다. 오슬로 선착장에 가보면 여객선이 정박을 하자마자 부두에 설치된 충전기가 자동으로 선박과 연결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승객이 타고 내리는 10∼20분 동안 충전하면 된다. BYM이라는 민간기업 소속으로 오슬로 전기모빌리티 프로젝트를 맡은 스튜어 포트비크 전기 모빌리티 리더는 “전기추진선으로 바꾸니 탄소 배출과 소음이 현저히 줄었다”며 “오슬로시는 올해 안에 모든 버스, 트램, 여객선 등 대중교통을 전기로 움직이는 것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과 배터리에서 글로벌 선두권 경쟁력을 지닌 한국 기업들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형선을 주로 제작하는 현대미포조선은 정부 및 울산시와 협력해 국내 최초 직류 기반 전기추진선인 태화호를 제작했다. 태화호는 지난해 말부터 동해안 지역에서 고래관광선으로 운영 중이다. 한화오션은 경기 시흥R&D캠퍼스에 ‘전동화 육상시험 시설’을 만들고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잠수함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3000t급 잠수함 사업에 수소연료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진체로 적용해 2027년 하반기(7∼12월)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전기추진선은 주로 근해를 오가는 중소형 위주만 개발되고 있다. 수십 일간 바다를 여행하는 대형 선박을 위한 가볍고 용량이 큰 배터리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를 연구하면서 전기차용뿐 아니라 선박에 들어갈 미래형 제품에 대해서도 개발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개발이 완료되면 이를 선박에도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오슬로=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친환경차 판매 호조를 앞세워 미국에서 9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차(제네시스 제외)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이 14만2869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 18.4% 증가했다. 현대차가 17.5% 늘어난 7만5605대를, 기아가 19.5% 증가한 6만7264대를 팔았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6644대로 8월의 월간 최대 판매량(6453대)을 또다시 경신했다. 친환경차 부문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2만5701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8.2% 늘어난 수치다. 전체 판매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8.0%로 커졌다. 하이브리드차량(HEV)은 총 1만5683대가 팔리며 작년 동월보다 103.6% 증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여파에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3.1% 늘어난 1만2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전체 실적에서도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는 9월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동월 대비 0.1% 감소한 35만7151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지난달 전 세계 판매량이 26만1322대로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했다.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인기 덕에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3만654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49.6% 증가했다. 1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하며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의 실적은 좋지 않았다. KG모빌리티는 9월 지난해 동기 대비 15.4% 감소한 총 9583대를 팔았다. 수출 물량은 증가했지만 토레스의 신차 효과가 떨어지며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47.0% 감소한 4069대에 그쳤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9105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51.9%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이 각각 67.3%, 46.3% 줄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완성차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차량 판매가 늘어나는 4분기(10∼12월)에 맞춰 신차를 쏟아내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확대되고, 현대차그룹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인증 중고차 서비스까지 이달 개시를 앞두고 있다. 차를 살까 말까 고민 중이던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에 좋은 여건이 펼쳐지면서 자동차 업계의 ‘4분기 성수기 효과’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BMW 5시리즈 새 모델 기대감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4분기에 가장 주목을 받는 신차는 5일 출시되는 독일 BMW의 준대형 세단 5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5시리즈는 1972년 처음 선보인 뒤 전 세계적으로 800만 대 이상 팔린 BMW의 대표 차종이다. 2018년에 잇달아 화재가 발생한 사건 때문에 이미지 타격이 있었지만 여전히 BMW의 제품 중 가장 잘 팔리는 주력 모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5시리즈는 지난해 2만1166대가 판매되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2만8318대)에 이어 수입차 연간 판매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에 새로 출시하는 5시리즈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8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BMW의 글로벌 5대 시장인 한국의 중요성을 고려해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출시된다. 더불어 5시리즈의 전동화 모델인 BMW i5도 이번에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5시리즈는 수입차 1위 자리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는 벤츠가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올 1∼8월 누적 판매에선 BMW가 앞서는 중이다. 5시리즈 신차 효과를 앞세워 BMW의 정상 탈환 가능성도 있다. 일본 도요타도 1997년 처음 출시한 자사의 대표 모델이자 세계 첫 하이브리드 양산차 타이틀을 지닌 프리우스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스웨덴계 볼보는 브랜드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X30 전동화 모델을 11월에 공개한다. EX30은 이번에 사전 예약을 받은 뒤 실제 고객에게 인도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1∼6월)다. 이 밖에 일본 혼다가 어코드 11세대 완전변경 모델, 스웨덴계 폴스타는 폴스타2 부분변경 모델 등을 연내 출시한다.● ‘GV80 쿠페’ 라인업에 추가 국산차 중에서는 지난달 26일 국내 공개된 제네시스의 ‘GV80 부분변경 모델’과 ‘GV80 쿠페’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 1월에 처음 출시된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은 글로벌 누적 17만 대가 팔렸다.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 것은 3년 9개월 만이다. 특히 이전에는 없었던 ‘GV80 쿠페’도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되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어로 ‘자르다(couper)’는 뜻의 ‘쿠페’는 뒷좌석 쪽으로 갈수록 천장이 완만하게 낮아지는 차종을 의미한다. 디자인 특성상 뒷좌석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그동안 국산차에서는 자주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였다. GV80 부분변경 모델과 쿠페는 이달 중 정식 출시돼 다음 달부터 고객에게 인도가 시작된다. 기아는 카니발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과 K5의 부분변경 모델을 4분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KG모빌리티는 지난달 공식 출시한 전기차 토레스EVX의 출고를 11월에 시작한다.● 전기차는 할인 및 보조금 혜택 4분기에는 전기차 모델들의 할인 공세도 이어진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니로EV 등에 대해 연말까지 120만∼400만 원 할인해 주기로 했다. 정부가 최근 기본 가격 5700만 원 미만인 전기차를 대상으로 자동차 회사의 추가 차량 할인 금액에 비례해 국고 보조금을 최대 100만 원까지 더 지급하기로 발표하자 재빨리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해당 차량 구매자는 할인액에다 국고 보조금을 24만∼80만 원 추가로 지원받는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이달 중하순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행이력 5년, 10만 km 미만의 자사 중고 모델을 매입해 직접 점검과 수리를 진행한 뒤 판매까지 맡겠단 것이다. 문제가 있는 차량을 속여 팔거나 허위 매물로 골탕 먹이는 일부 중고차 딜러들의 행태에 실망한 소비자 중에선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고대하는 이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재고를 떨어내고자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벌어지는 데다 8, 9월에 휴가 및 연휴로 미뤄졌던 수요가 넘어오는 성수기로 꼽힌다”며 “올 4분기에는 차량 구매를 부추기는 이슈가 많기 때문에 ‘4분기 특수 효과’가 더욱 도드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올해 국내 시장 신차 판매가 2년 만에 170만 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입차는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테슬라와 스웨덴계 폴스타 같은 순수 전기차 브랜드의 판매가 ‘반 토막’ 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8월 수입차 판매량은 17만9765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18만7142대보다 7377대(3.9%)가 줄었다. 국내 시장이 얼어붙었던 건 아니다. 같은 기간 국산차 판매는 89만5394대에서 98만705대로 8만5311대(9.5%) 증가했다. 국산과 외산 합계는 116만4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KAMA의 올해 내수 판매량 전망치(174만 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판매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테슬라와 폴스타의 부진이 지목된다. 테슬라 판매량은 지난해 9899대에서 올해는 4545대로 54.1% 줄었다. 폴스타도 올해 판매량(810대)이 전년(1900대) 대비 57.4% 쪼그라들며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두 회사는 순수 전기차 판매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다. 충전 인프라 부족, 전기차 안전 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국내 전기차 판매 수요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옮겨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테슬라는 미국 생산 제품보다 2000만 원가량 저렴한 중국산 모델Y RWD를 출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차량은 8월 말 출고돼 9월부터는 테슬라 판매량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 혼다의 경우 전기차 전문 브랜드가 아닌데도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68.9% 급감한 709대에 머물렀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가 지난달 출시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가솔린 모델만 판매했던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산차 중에서는 지난해 1∼8월 대비 내수 판매가 55.1% 감소한 르노코리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작년보다 차를 많이 팔고 있다. 한국GM은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4.6%(2만6424대) 판매가 늘었다. KG모빌리티는 1∼8월 누적 4만6915대로 국산 및 수입차 전체 판매 순위 5위를 달리고 있다. 4위인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격차가 490대에 불과해 2021년부터 벤츠와 BMW 차지였던 연간 판매량 3, 4위 자리 중 하나를 KG모빌리티가 꿰찰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실적이 두루 좋았다. 미국에서는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올 상반기(1∼6월) 판매량이 85만9000대에 이르렀다. 해당 기간 전 세계 판매량(365만8000대) 중 미국 비중이 23.5%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만 대 증가하면서 판매 비중도 2.3%포인트 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판매에서도 각각 전년 대비 15.8%, 7.7%씩 증가한 50만9608대, 38만2673대를 팔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환경부가 최근 5700만 원 미만인 전기차를 대상으로 자동차 회사의 추가 차량 할인 금액에 비례해 국고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발표했다”며 “이에 맞춰 곧바로 할인에 나선 현대차·기아가 보조금 수혜까지 챙기며 국산차 강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글로벌 톱10 식량 회사’를 목표로 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곡물회사와의 합작사 설립에 나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에 곡물 사업 합작사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현지 곡물기업 바틀릿 앤드 컴퍼니와 식량 투자사업에 관한 합작투자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바틀릿 앤드 컴퍼니가 현지에 건설 중인 대두 가공법인에 연내 합작을 위한 지분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원곡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합작법인도 바틀릿 앤드 컴퍼니와 공동 설립·운영하게 된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투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공을 들이는 ‘삼각 식량 벨트’인 북미·오세아니아·흑해 지역 중 북미의 식량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 국가인 미국에서 입지가 탄탄한 바틀릿 앤드 컴퍼니와 손을 잡은 덕에 미국산 곡물의 안정적인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수출시장 개발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틀릿 앤드 컴퍼니는 미국 내 15기의 곡물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내 10위 생산 규모를 지닌 제분공장도 운영 중이다. 2015년 식량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진출 8년 만에 곡물 취급량이 약 10배(800만 t)로 늘어났다. 800만 t은 한국 연간 곡물수입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 식량 경작지 86만 ㏊, 생산량 710만 t, 가공물량 234만 t 등 총 취급량 2000만 t 규모의 회사로 몸집을 키울 계획이다. 글로벌 곡물 시장은 미국, 브라질,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러시아, 호주 등 잉여국 6개국이 식량이 부족한 130여 개국에 수출하는 구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식량 생산, 가공, 교역 등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곡물자급률이 지난해 기준 약 19%에 불과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식량 안보’의 첨병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부회장)는 “기상이변으로 식량 생산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메이저 식량기업으로 성장해 불균형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은 21세기 글로벌 기업 공통의 화두이며 특히 혁신에 목마른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필수 요소다.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로 전환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미래 대응 역량을 강화할 목적으로 국내외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스타트업 챌린지’를 운영해 창업을 향한 직원들의 도전을 유도한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기업이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경계를 넘나들며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성장과 생존을 담보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회사의 기존 사업 영역에서 유연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신사업 분야에 간접 진출해 블루오션에 대한 학습과 사업 경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다. 스타트업 챌린지는 직원들이 사업 개발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기업가정신과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됐다. 챌린지 대상으로 선발된 팀에는 사업 개발비와 독립 사무 공간, 전문 액셀러레이터를 통한 육성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지난해는 ‘스타트업 챌린지 2기’에 최종 선발돼 약 1년간 육성 기간을 마친 3개 팀을 대상으로 ‘2022 현대모비스 스타트업 챌린지 2기 최종 평가 데모데이’를 진행했다. 경영진과 임직원뿐 아니라 외부 밴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가 참가해 구매의향서 작성과 창업 심의를 시행했다. 그 결과 형상기억합금을 이용, 경량형 웨어러블 로봇을 제안한 ‘위드포스’팀이 최종 선정됐다. 이들은 창업 절차를 진행해 올해 1월 분사했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첫 번째 이노베이션 센터 ‘모비스 벤처스 실리콘밸리(MVSV)’를 개소한 이래 글로벌 오픈 오픈이노베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로보틱스, UAM, 전동화, AI 등을 주요 타깃 분야로 해 혁신 기술 센싱과 선제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는 MVSV 주관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미래 모빌리티 스타트업 관계자와 투자자 등 80여 명을 초청해 ‘제1회 모비스 모빌리티 데이’를 개최했다. 이처럼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제 확보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파트너십 포트폴리오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차세대 라이다 기술 개발 스타트업인 ‘라이트아이씨 테크놀로지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반도체형 전자식 라이다 시스템 구현을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포스코홀딩스가 기업시민 경영 이념 선포 5주년을 맞아 ‘기업시민 포스코 5년 스토리북’을 발간한다. 이달 11일 포스코홀딩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기업시민 포스코 5년 스토리북은 ‘기업시민 포스코 5년의 여정, 존경받는 100년 기업을 향한 가치’를 주제로 5년의 성과와 세상에 가치를 더하는 포스코그룹의 미래 발전 방향을 담고 있다. 그룹 임직원은 물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또는 기업 관계자 누구나 기업시민의 의미와 선포 배경, 기업시민 실천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하고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사례 중심으로 상세히 소개돼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포스코가 100년 영속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기업시민 경영 이념을 여러 이해관계자와 함께 실천하고 더 큰 성과로 세상에 가치를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리북은 △문명사 변화 속 피어나는 공존의 빛, 기업시민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기업시민 5년의 이야기 △함께 만들어나갈 기업시민미래 등 총 3개 파트로 구성된다. 첫 번째 파트에는 2018년 7월 기업시민 경영 이념 선포 이후 기업시민헌장·기업시민 실천가이드(CCMS) 제정, 기업시민 5대 브랜드 체계 마련 등 기업시민 5년의 역사가 다양한 사진과 함께 시계열 순으로 정리돼 있다. 그동안 포스코그룹이 이뤄낸 성과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게 구성했다. 두 번째 파트는 비즈니스와 소사이어티, 피플 등 각 영역의 핵심 성과를 9개 스토리로 소개한다. 기업시민 경영 이념의 궁극적인 목적이 기업 가치 극대화에 있다는 것이 강조됐다. 마지막 파트는 7월에 열린 ‘2023 포스코 기업시민 데이’ 특별 포럼에서 염재호 태재대 총장,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 문형구 고려대 명예교수가 토론한 내용들로 구성됐다. 토론자들은 포스코그룹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시민 경영 이념을 포스코그룹의 유전자(DNA)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스토리북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국내 주요 인사들의 격려사도 담겨 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2021년부터 국내 주요 대학에서 ‘기업시민경영과 ESG’ 과목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오고 있다. 대상 학교는 2021년 5곳에서 올해 추가된 국가 거점 국립대 7곳을 포함해 총 17개로 확대됐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과 실천 활동은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MBA) 전략 경영 사례로도 공식 등록돼 강의에 활용되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18일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 인근 호뵐의 한 보험사 안전센터. 안전센터 요원이 승용차 시트에 불을 붙이자 몇 분 지나지 않아 불길이 창문을 넘어 차 전체로 퍼지기 시작했다. ‘빨리 꺼야 한다’는 생각이 들 무렵 요원들은 큼지막한 ‘특수 담요(질식소화포)’로 차를 덮었다. 특수 담요는 가로 6m, 세로 8m 크기였는데 무게가 26kg이어서 성인 2명이 함께 들어야 했다. 담요가 차를 덮자 3, 4초 만에 매캐한 연기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특수 담요가 약간씩 떠 있는 부분을 요원들이 발로 누르자 연기는 더 빨리 줄었다. 2, 3분이 지나자 담요 위를 만져도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떨어졌다.● 섭씨 2500도까지 견디는 특수 담요 동아일보 기자는 이날 노르웨이의 차량용 질식소화포 개발 업체 ‘브리지힐’의 특수 담요 화재 진압 실험에 동참했다. 특수 담요는 화재가 발생한 차량을 산소와 차단하는 방식으로 불을 끈다. 화재가 계속 이어지기 위한 세 가지 요소인 연료, 고온, 산소 중 산소의 유입을 막는 것이다. 특수 담요에는 탄소 소재의 일종인 그라파이트가 사용돼 섭씨 2500도까지 견딜 수 있다. 보급형 제품도 있는데 특수 섬유를 사용해 1600도까지 견딜 수 있게 제작됐다. 차량 화재의 최고 온도는 1000∼1100도이기 때문에 특수 담요가 녹지 않는다. 이날 실험은 기자가 참여한다는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은 내연기관 차량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노르웨이 현지에서 특수 담요는 주로 전기차 화재 현장에 투입된다. 전기차의 경우 고전압 배터리팩에 불이 붙으면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배터리 온도가 1000도까지 오르고,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산소와 가연성 가스가 발생해 물을 뿌려도 계속 불이 되살아난다. 브리지힐은 올 5월 오슬로에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델 ‘코나EV’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며 화재 진압 효과를 확인했다. 당시 64kWh(킬로와트시) 용량의 배터리가 87% 충전된 차량에 불길이 치솟아 약 10분 만에 온도가 섭씨 1000도에 달했다. 하지만 특수 담요를 덮자 30초 만에 온도가 400도 밑으로 떨어졌다. 5분이 지났을 때는 200도대로 낮아졌고, 15분가량 흐르자 100도대로 떨어졌다. 브리지힐의 토마스 할보르센 최고판매책임자(CSO)는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해 이동식 수조를 조립하고 차량을 침수시키려면 물 5만∼10만 L가 필요하다. 또 지하 주차장처럼 좁은 공간에는 설치하기 힘들다”며 “특수 담요는 전기차 화재 진압에 효과적이고, 지하 공간에서 유독가스 피해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에선 주차장과 공장 등에 특수 담요를 비치하며 차량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2019년 노르웨이의 한 코카콜라 공장에서 전기 지게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특수 담요로 2시간 만에 진압하기도 했다. 특수 담요는 미국, 독일, 스페인 등 80개국에서도 화재 진압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소방청이 올 1월 기준으로 443개를 도입해 지하 주차장 화재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다른 화재 진압 방식과 효과 측면에서 비교 평가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가 늘고 있는 만큼 특수 담요 도입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특수담요는 부피가 작아 터널 등 화재 취약지역에 비치하면 큰 효과를 낼 것”이라며 “소방 당국 외에도 다른 정부 기관이나 민간에서도 활용할 만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무선 전기차 충전기도 상용화 노르웨이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기차가 활용된다. 특수 담요를 포함해 전기차 관련 용품 및 인프라도 널리 보급돼 있다. 무선 전기차 충전 시설도 그중 하나다. 오슬로시는 올 초 미국 무선충전 업체 모멘텀 다이내믹스와 재규어, 노리에스택시 등과 함께 세계 첫 무선충전 택시 승강장을 만들었다. 언뜻 보기에는 택시 대기 장소에 파란색 페인트를 칠한 것에 불과한 듯했다. 하지만 해당 공간 아래는 전기차 무선충전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재규어나 볼보 전기차를 운전하는 택시 기사들은 이곳에서 손님을 기다리면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3초 후부터 바로 충전이 시작된다고 한다. 오슬로시는 무선 전기차 충전 시설을 더 늘릴 계획이다. 오슬로시에서 도시 환경 업무를 담당하는 스투레 포르트비크 씨는 “전자파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사람도 있지만 주방에 있는 인덕션보다 안전하게 설계됐다”며 “차에서 내리지 않고 편리하게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어 앞으로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늘어난 전기차를 감안해 13세기에 지어진 ‘아케르스후스의 요새’ 지하 방공호를 전기차 전용 주차장 및 충전소로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방공호 천장 곳곳에 인공지능(AI) 카메라를 설치해 24시간 위급 상황에 대비한다. AI 카메라는 화재 등을 인식하면 곧바로 소방 당국과 관리실에 이 사실을 알린다. 이를 통해 소방 당국의 신속한 출동과 방화문 작동 등이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했다. 기자가 아케르스후스의 요새 지하 방공호를 방문한 날도 전체 85면의 주차 공간이 대부분 채워져 있었다. 지하에 있는 주차장이지만 배기가스 배출이 없는 전기차들이 드나들다 보니 공기 질도 나쁘지 않았다. 포르트비크 씨는 “2017년 처음 방공호에 전기차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미쳤다’,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며 “지금은 안전하게 운영되며 전기차 강국 노르웨이의 핵심 시설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오슬로=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노르웨이인들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18일 노르웨이 퇸스베르그에 있는 노르웨이 시민보호국(DSB)에서 만난 마리트 엔드레센 DSB 부국장은 이같이 말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엔드레센 부국장은 “전기차는 오히려 내연기관차에 비해 화재 발생 빈도가 낮다”고 강조했다. DSB에 따르면 지난해 노르웨이 디젤·가솔린차의 차량당 화재 비율은 0.0319%다. 반면 전기차의 차량당 화재 비율은 일반차의 8분의 1 수준인 0.0036%에 불과하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은 덕분에 노르웨이에선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른 편이다. 전체 등록차량의 20%가 전기차일 정도다. 올 8월까지 판매된 전기차는 7만672대로 전체 차량 판매 대수(8만5157대)의 83%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비중이 8.7%에 그친 한국보다 선호도가 훨씬 높다. 욘 에리크 홀스트 DSB 지역사회 안전 및 비상 대비국 부서장은 “노르웨이에선 집마다 전기차 충전기가 구비돼 있다”며 “전기차 화재가 가끔 발생하지만 시민들의 인식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신차의 100%를 전기차로 보급하는 걸 목표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일수록 자동차 구매세를 더 많이 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왔다. 전기차 화재에 대비한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새 규정을 만들어 개인이 직접 전기차 충전기를 구매해 집에 설치하지 못하게 했다. 전문가가 설치했다는 것을 문서로 증명하지 않으면 차후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한 것이다. 엔드레센 부국장은 “앞으로도 전기차 안전 문제를 계속 주시하며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퇸스베르그=한재희 기자 hee@donga.com}

‘3040세대’를 중심으로 전기 승용차 구매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자 정부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전기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완성차 업체의 할인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이와 연동해 국고 보조금이 최대 100만 원까지 추가 지급되는 구조다. 차량 구매자는 기존보다 최대 600만 원의 추가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전기차 보조금 ‘680만→780만 원’ 친환경차 보급의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25일 ‘2023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손질해 전기 승용차의 보조금을 한시적으로 기존 최대 680만 원에서 78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기한은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로 5700만 원 미만 전기 승용차가 대상이다. 완성차 업체가 차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에 비례해 국고 보조금이 지급된다. 완성차 회사가 차량 가격을 500만 원 이상 할인해야 국고 보조금 최대치(100만 원)를 다 받을 수 있다.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손잡고 전기 승용차 보급 독려에 나선 것이다. 또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늘어난다. 당초 이들에 대한 전기 승용차 구매 지원을 2년 내 1대로 제한했다. 하지만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한번에 여러 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꿨다. 완성차 업체는 발빠르게 대처했다. 현대차는 이날 곧바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각각 400만 원씩, 코나EV는 200만 원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기아는 EV6를 320만 원, 니로EV와 니로 플러스를 각각 120만 원씩 인하한다. 현대차·기아의 해당 차량 구매자는 할인액에다 국고 보조금을 24만∼80만 원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 익스클루시브 모델 기준으로 보면 기존에는 판매가 5410만 원에서 국고보조금 및 서울시 지방보조금 860만 원을 받아 4550만 원이면 살 수 있었다. 이번에 현대차가 차값 400만 원을 깎아주면서 보조금이 80만 원 더 늘어나 소비자들은 480만 원 싼 4070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가 올해를 3개월 남긴 시점에 보조금을 늘린 것은 올해 전기 승용차 보급이 전년 대비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8월에는 7만1733대의 전기 승용차가 신규 등록됐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오히려 5.7% 감소한 6만7654대에 그쳤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 승용차 6만4560대를 대상으로 국고 보조금을 준비했는데 실제 보조금을 지급받은 대수는 24일 기준으로 12.7%(8241대)에 불과했다. 전기차 가격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한선(850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고, 법인·개인사업자 차량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까다롭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3040세대에서 외면받은 전기차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3040세대에서 전기 승용차 외면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와 올해 1∼8월 판매를 비교하면 30대는 지난해 9275대에서 올해 8716대로, 40대는 1만2563대에서 1만2040대로 감소했다. 각각 지난해 대비 6.0%, 4.2%씩 전기 승용차를 덜 산 것이다. 모든 세대 중에서 지난해보다 올해 전기 승용차를 덜 구매한 것은 3040세대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의 하이브리드 승용차 구매는 20.1%(2만4855대→2만9852대), 40대는 27.3%(2만5864대→3만2937대) 늘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체 전기차 구매의 50∼60%를 차지하는 3040세대 사이에서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거셌다”며 “먼저 전기차를 구매한 ‘얼리 어답터’로부터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전기료 인상 등 불편한 점에 대해 전해 듣자 하이브리드 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1∼8월 승용차 판매량 ‘톱20’에는 현대차동차의 아이오닉5가 10위(1만9664대), 기아의 EV6가 14위(1만6684대)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해당 순위에서 전기차가 전멸할 정도로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었다. 자동차 업계는 한시적이나마 전기 승용차 보조금이 늘어나면서 한숨 돌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기차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진 나라에서는 이제 보조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추세인데, 환경부가 이례적으로 보조금을 늘린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입장문을 내고 “구매 보조금 확대 발표를 환영한다”며 “국내 전기차 내수 진작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기아에서 레이EV, KG모빌리티에서는 토레스EVX를 새로 출시하며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한 데 이어 보조금까지 확대되니 4분기(10∼12월)엔 판매에 숨통이 트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3040세대’를 중심으로 전기 승용차 구매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자 정부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전기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완성차 업체의 할인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이와 연동해 국고 보조금이 최대 100만 원까지 추가 지급되는 구조다. 차량 구매자는 기존보다 최대 600만 원의 추가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전기차 보조금 ‘680만→780만 원’친환경차 보급의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25일 ‘2023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손질해 전기 승용차의 보조금을 한시적으로 기존 최대 680만 원에서 78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기한은 이날부터 올 연말까지로 5700만 원 미만 전기 승용차가 대상이다. 완성차 업체가 찻값을 할인해주는 것에 비례해 국고 보조금이 지급된다. 완성차 회사가 차량 가격을 500만 원 이상 할인해야 국고보조금 최대치(100만 원)를 다 받을 수 있다.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손잡고 전기 승용차 보급 독려에 나선 것이다.또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지급도 늘어난다. 당초 이들에 대한 전기승용차 구매 지원을 2년 내 1대로 제한했다. 하지만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한 번에 여러 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꿨다.완성차 업체는 발빠르게 대처했다. 현대차는 이날 곧바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각각 400만 원씩, 코나EV 는200만 원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기아는 EV6 320만 원, 니로EV와 니로 플러스를 각각 120만 원씩 인하한다. 현대차‧기아의 해당 차량 구매자는 할인액에다 국고보조금을 24만 원~80만 원 추가 지원받게 된다.환경부가 올해를 3개월 남긴 시점에 보조금을 늘린 것은 올해 전기 승용차 보급이 전년 대비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8월에는 7만1733대의 전기 승용차가 신규 등록됐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오히려 5.7% 감소한 6만7654대에 그쳤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 승용차 6만4560대 대상으로 국고보조금을 준비했는데 실제 보조금을 지급받은 대수는 24일 기준으로 12.7%(8241대)에 불과했다. 전기차 가격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한선(850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고, 법인‧개인사업자 차량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도 까다롭다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3040세대서 외면받은 전기차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3040세대에서 전기 승용차 외면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와 올해 1~8월 판매를 비교하면 30대는 지난해 9275대에서 올해 8716대로, 40대는 1만2563대에서 1만2040대로 감소했다. 각각 지난해 대비 6.0%, 4.2%씩 전기 승용차를 덜 산 것이다. 모든 세대 중에서 지난해보다 올해 전기 승용차를 덜 구매한 것은 3040세대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30대의 하이브리드 승용차 구매는 20.1%(2만4855대→2만9852대), 40대는 27.3%(2만5864대→3만2937대) 늘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체 전기차 구매의 50~60%를 차지하는 3040세대 사이에서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거셌다”며 “먼저 전기차를 구매한 ‘얼리 어답터’로부터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전기료 인상 등 불편한 점에 대해 전해 듣자 하이브리드 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1~8월 승용차 판매량 ‘톱20’에는 현대차동차의 아이오닉5가 10위(1만9664대), 기아의 EV6가 14위(1만6684대)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해당 순위에서 전기차가 전멸할 정도로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었다.자동차 업계에서는 한시적이나마 전기 승용차 보조금이 늘어나며면서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전기차 보급이 어느 정도 이뤄진 나라에서는 이제 보조금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추세인데 환경부가 이례적으로 보조금을 늘린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입장문을 내고 “구매보조금 확대 발표를 환영한다”며 “국내 전기차 내수 진작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 기아에서 레이EV, KG모빌리티에서는 토레스EVX를 새로 출시하며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한 데 이어 보조금까지 확대되니 4분기(10~12월)엔 판매에 숨통이 트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