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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을 영접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아픔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 영접단에 정부 관계자와 천주교 주교단 9명도 포함돼 있었지만, 교황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인사를 나눈 사람들은 바로 세월호 유가족이었다. 방한 기간 중 교황의 행보가 세월호 정국의 물꼬를 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교황은 비행기 트랩을 통해 걸어 내려와 박근혜 대통령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마중 나온 영접단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통역에 나선 정제천 신부가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이분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분들입니다”라고 말하자 온화한 미소를 머금었던 교황의 얼굴이 금세 침울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교황은 걸음을 멈춘 채 한참 동안 오른손으로 유족의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왼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은 채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교황과 인사를 나눈 세월호 유족 박윤오 씨는 “아들의 죽음을 통해 교황을 뵙게 될지 몰랐다.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쪽에서 회개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며 가슴 아픈 심정을 내비쳤다. 남편을 잃은 김봉희 씨는 “(사고 이후) 분노를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며 “교황께서 위로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것이 진실 규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영접단 32명에는 세월호 유가족 외에도 새터민, 이주 노동자, 범죄 피해자 가족, 외국인 선교사, 순교자 후손 등이 포함됐다. 교황과 세월호 유가족의 만남은 남은 방한 기간 중 두 차례 정도 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끝낸 뒤 제의실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생존 학생들과 면담을 한다. ▼ 세월호 유족 “광화문 농성천막 일부 철거” ▼16일 시복식 최대한 협조 합의15일 외부인 빠지고 최소한만 남아… 유가족 600명 시복미사 참석 예정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교황이 직접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 6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14일 “유가족들이 16일 시복미사 준비 과정에서 최대한 협조하기로 준비위 측과 합의했다”며 “현재 광화문광장에서 농성 중인 유가족들이 16일 시복미사에 600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미사 전날인 15일에도 행사 준비를 위해 유가족 외의 인력은 모두 빠지고 최소한의 유가족만 남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설치된 천막도 일부 축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특위간사 황필규 변호사는 “현재 농성 천막이 설치된 광화문광장 남단에서 유가족들이 미사에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정은 kimje@donga.com·이샘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곁에서 수행하며 스페인어 통역을 한 사람은 예수회 한국관구 소속의 정제천 신부(57·사진)다. 정 신부는 교황이 서울공항에 마중 나온 환영단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눌 때 유창한 스페인어로 통역했고, 영접이 끝나자마자 교황의 ‘쏘울’ 차량 뒷좌석에 교황과 나란히 동승했다. 정 신부는 4박 5일 방한 일정 내내 교황을 수행하며 통역을 맡는다. 관례상 교황청에서 수도회 출신이 방한할 경우 해당 수도회의 한국관구에서 수행 비서를 마련해 통역을 제공해왔다. 정 신부는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의 모국어인 스페인어에 능통해 통역을 맡게 됐다. 예수회 한국관구에 따르면 정 신부는 1990년 2월 예수회에 입회한 뒤 1996년 7월 사제 품을 받았다. 스페인 코미야스 교황청대에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유학하면서 영성신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5월 최종 서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저기요. 제가 한글을 모르는데요. 여기 내비게이션에 주소 좀 찍어주실래요?”오늘도 아빠는 낯선 행인을 붙잡고 부탁한다. 1t짜리 트럭에 고물을 잔뜩 실은 채…. 행인은 얼굴이 까무잡잡한 아빠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목적지가 적힌 종이를 건네받는다. 내비게이션을 꾹꾹 눌러 주소를 찍어준다. 아빠는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출발한다.‘목적지까지 14.3km. 500m 직진하다가 좌회전. 도착 예정시간은 2시38분….’까막눈 아빠의 일상은 이렇게 굴러간다. 내비게이션 소리를 들으며 운전하고, 글을 읽어야 할 때는 주변 사람에게 묻는다. 집에 오면 아빠는 내게 휴대전화를 건넨다.“문자가 왔는데, 뭐라고 써있는 건지 읽어봐 줘.” 늘 비슷한 문자다. 고물상에서 보내는 고철값 정보, 그리고 광고와 스팸 문자….방글라데시에서 온 아빠의 이름은 비플람 칸(45). 한국인과 결혼해 삼남매를 뒀지만, 우리 삼남매의 주민등록등본에 부모의 이름은 없다. 아빠는 외국인이라, 엄마는 우리와 같이 살지 않기 때문에 내가 ‘세대주’로 기재돼 있다. 내 이름은 김혜나, 나이는 열여덟이다. 》 ○ 한국에서 인연이 싹트다 “하고 싶은 것 있으면 들어줄게. 원하는 것 있어?” 1991년 방글라데시 다카. 아빠가 몸담고 일하던 회사의 사장은 이렇게 물었다. “외국에 가고 싶어요. 아무 나라나 좋아요. 돈 벌어서 고향에 돌아오고 싶어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말하는 스물두 살의 아빠를 사장은 물끄러미 쳐다봤다. 한국을 오가면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비행기표를 사서 아빠를 한국에 보내줬다. 아빠는 관광비자로 입국해 경기 부천시의 인쇄공장에 취직해 페인트칠을 했다. 이주노동자를 보는 눈길이 바닥이던 시절이었다. 공장 사장은 3개월간 월급도 안 줬고, 밥도 제대로 안 줬다. 가끔은 때리기도 했다. 그는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사장은 마지못한 표정으로 월급을 내줬다. 아빠는 인천 계양구로 떠나 보온병을 만드는 공장에 취직했다. 이곳에서 일하던 엄마(38·김모 씨)를 만났다. 엄마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때부터 일을 해왔다고 했다. 함께 바람을 쐬러 다니면서 친해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함께 살기 시작했다. 칸 씨가 불법 체류자였기에 혼인신고도 결혼식도 못했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다.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1년 뒤 아빠는 사법당국에 의해 불법 체류가 적발됐고, 강제출국 당했다. ○ 다시 가족의 품으로 “딸은 버리고 한국 남자랑 결혼해. 그 남자는 외국인이고 얼굴도 까매서 싫어.” 아빠가 떠나자 이모들이 엄마에게 이런 말을 쏟아 놨다. 줄곧 결혼을 반대해온 터였다. 아빠도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 ‘아내는 한국 남자에게 시집갔을 거야. 딸도 버렸겠지. 나 같은 건 잊었겠지….’ 방글라데시에서 음울한 한 달이 흘렀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자기야, 나 왔어.” 엄마였다. 한 살배기 딸을 안고 무작정 방글라데시로 와 공항에서 전화를 건 것이었다. 아빠는 전화를 끊고 공항으로 달려갔다. 두 사람은 공항에서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엄마 아빠는 이때 방글라데시에서 2년을 살았다. 불법 체류 전력이 있는 아빠는 2년간 비자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힘들고 고달팠지만, 가족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2년 후 아빠는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이민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했다. 엄마 아빠는 과거에 살던 인천 계양구의 병방시장 인근 집을 찾았다. 집주인은 반가운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혜나 아빠 왔다∼∼!” 집주인은 갑자기 시장으로 뛰어 들어간 뒤 상인들에게 쌀과 고추장, 이불을 받아 선물로 건넸다. 심지어 집 보증금(300만 원)도 받지 않고 10만 원 남짓의 월세만 받았다. 얼마 후 동생 혜린이(14)가 태어났다. 우린 아빠의 얼굴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아빠가 매일같이 야근을 했기 때문이다. 월급은 180만 원. 밥 먹듯이 야근을 하면 200만 원을 넘게 번다. 아빠는 가족들을 보고 싶었지만 잘 살아보겠다며 늘 야근을 하며 살았다. ○ 엄마가 떠나다 평탄한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빠는 몇 달 뒤 털썩 주저앉고야 말았다. 3개월 치 월급 지급을 차일피일 미뤄오던 사장님이 도망을 간 날이었다. 800만여 원이 공중으로 증발했다. 창고 같은 집이었지만 월세조차 낼 수 없었다. 쌀값도 없었다. 아빠는 중얼거렸다.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면, 월급을 못 받을 수 있겠지. 이젠 박스를 주우러 다닐 거야.” 그는 힘을 내서 리어카를 끌기 시작했다. 박스와 고철을 팔며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얼마 후엔 막내 혜준이(8)가 태어났다. 돈을 모아 빌라로 이사했고, 컴퓨터도 한 대 샀다. 안 좋은 일은 또 찾아왔다. 2008년 9월, 아빠는 고철을 줍다가 철근에 발이 끼었다.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아빠는 이때 입원실에서 잠을 자다 악몽을 꿨다. 불길한 예감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아빠는 이때 엄마와 티격태격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들었다.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아빠는 배신감에 몸을 떨며 “그럴 거면 집을 나가라”고 말했다. 엄마는 진짜 떠나고 말았다. ○ 또다시 찾아온 시련 엄마가 떠난 뒤 6, 7개의 우편물이 날아왔다. 우리들 명의로 각각 3, 4개씩 개설된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였다. 우리에겐 휴대전화가 없던 때였다.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니 엄마가 한 일이었다. 전화요금만 수십만 원씩 됐다. ‘신용정보’라고 써진 우편도 배달됐다. 엄마가 갚지 않은 카드 빚이었다. 가족이 갚아야 할 금액은 총 800만 원이 넘었다. 엄마는 전화로 “미안해. 다 갚을게”라고 말했지만 이후엔 감감무소식이었다. 아빠는 엄마에게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혼자서 애들 셋을 키우는데, 당신이 그렇게 하면 힘들어. 이혼해줘.” 엄마는 우리들을 안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혼은 그렇게 우리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나는 빨리 돈을 벌어 아빠를 돕고 싶어서 인천의 한 미용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구로부터 “3년간 학교를 다니려면 미용재료비를 포함해 378만 원 정도가 든다”는 말을 들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학교를 잘 다닐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결국 자퇴를 해버렸다. 우리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다. 정부에선 매달 쌀과 현금 2만∼3만 원을 줬다. 아빠는 우리에게 비싼 옷이나 식사는 못 사줬지만 가끔씩 차에 태워 바람을 쐬게 해줬다. 가족이 가진 1t트럭은 찌그러졌고, 삼남매를 태울 자리도 없었다. 아빠는 어렵사리 400만 원을 모아 승용차를 한 대 더 샀다. 그러자 승용차를 소유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기초수급자에서 탈락됐다. 아빠는 기초수급자일 때 병원에 갈 때마다 진료비를 2000∼3000원씩 냈다. 수급자에서 탈락된 뒤엔 4만∼5만 원씩 내야 했다. 아빠는 고물을 줍다 보니 목이나 허리가 자주 아팠다. 결국 75만 원이라는 헐값에 자동차를 팔아야 했다. 우리 가족은 다시 기초수급자가 됐다. ○ 다시 일어서는 가족 아빠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도, 대출을 받는 것도 곧잘 거절당했다. 우리들과 지내려면 1∼2년마다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 비자도 연장받아야 했다. 한국인으로 귀화하고 싶었지만 삶에 치이다 보니 여력이 없었다. 아빠는 2011년이 돼서야 귀화신청을 했다. 집에는 법무부에서 보낸 귀화 필기시험 안내문이 날아왔다. 아빠는 말은 한국인처럼 구사하지만, 글은 모른다. 어두운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말했다. “무서워서 시험장에 못 가겠어. 글을 모르니까 식은땀 나고, 병원에 실려 가면 어떡해?” 아빠는 긴장하면 부들부들 떨고 식은땀을 흘리는 체질이다. 결국 시험장에 가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민자가 한국생활에 필요한 언어와 문화 등을 배우는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귀화 필기시험을 면제해준다. 아빠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큰맘 먹고 올해 5월부터 경기 부천시의 경기글로벌센터를 매주 찾아 한글을 배우고 있다. 센터의 송인선 대표님은 내게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주배경청소년들의 학업을 돕는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나도 그렇게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아빠는 45세가 돼서야 처음으로 ‘가나다라’를 배우고 있다. 가끔 나머지 공부도 한다. 우리 삼남매는 아빠의 이름이 우리들처럼 ‘김○○’로, 주민등록등본에 세대주로 올라 마음 편히 살 수 있기를 기원하며 아빠를 응원한다. 아빠는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난 다른 꿈이 없어요. 아이들처럼 한국 사람이 돼서 함께 사는 거예요. 내 핏줄이 한국에 있잖아요. 아이들만 보면 힘든 게 모두 사라져요.”인천=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하는 기금이 신설된다. 지금까지는 정부부처들이 제각기 국민의 세금으로 이민자들을 지원해왔지만, 앞으로는 외국인들이 내는 수수료와 범칙금을 모아 '외국인 사회통합기금'을 만들고 이를 통해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실과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외국인 사회통합기금 신설을 위한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개정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밝혔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이달 1일 기준으로 175만여 명이다. 체류외국인 수는 1945년 이후 62년만인 2007년에 100만 명이 됐다. 하지만 175만 명으로 75% 증가한 2014년까지는 7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조만간 2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내 외국인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할 때 필요한 '사회통합비용'도 대폭 늘어났다는 것.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 정착 지원 예산은 2009년 906억 원이었지만 지난해엔 2402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정부부처들이 각자 경쟁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벌이면서 비슷한 사업이 중복되는 문제와 비효율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사회통합비용에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이민자로부터 거둬들인 세수입을 쓰고 있다. 이민 관련 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모인 '사회통합기금 입법추진위원회'에서도 외국인 사회통합기금 설치를 제안한 이유다. 정부도 2008년부터 기금 도입을 검토해왔다.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기금 설치를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지금까지 외국인들이 내는 체류, 귀화 관련 수수료와 과태료, 범칙금 등은 국고로 귀속돼 왔다. 올해를 기준으로 이와 관련된 수입은 1200억 원 정도에 달한다. 정부는 이를 활용해 외국인 사회통합기금을 만들고,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이민자 정착 지원에 쓰기로 했다. 김회선 의원은 이 기금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이달 중에 대표발의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내년에 하위법령을 개정하고 기금 운영위원회를 설치한 뒤 2016년 1월부터 기금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10개 정부부처가 실시하는 이민자 교육과 의료지원, 인권보호, 인력양성 등 26개 사업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샘물기자 evey@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이틀 앞두고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가 고심에 빠졌다.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미사가 예정된 가운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측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시복식 당일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교황은 시복식 당일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앞까지 퍼레이드를 하며 신자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으로 유족들의 농성 장소가 교황의 동선을 가로막고 있다. 참석자들과 유족들의 예상치 못한 마찰 우려도 있다. 가톨릭 평신도 단체인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12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교황께서 (세월호) 비보를 접한 즉시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미사를 드리고 기도해 주셨다.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특별한 위로를 표하실 것”이라며 “시복미사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방준위 준비위원장인 강우일 주교는 12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시복미사 때문에 유가족들이 광장에서 물리적으로 쫓겨나길 바라지 않는다”며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내쫓으며 하느님께 미사를 드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강 주교는 “다만, 장소가 한정돼 있다 보니 허용되는 최소한의 가족들만 광장에 남을 수 있도록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농성장이 교황의 동선이나 행사를 진행하는 데 장애가 될 경우에 한해 일부 조정하는 것으로 협의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교황을 만나기 위해 농성을 하고 있는 게 아닌 만큼 세월호 특별법이 마련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주교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에서 “교종(교황)은 방한을 통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보고 듣고 공유하면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복음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김정은 kimje@donga.com·이샘물 기자}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기간에도 ‘416명 광화문 국민농성’을 계속한다고 11일 밝혔다. 대책회의는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매일 종교계 학계 법조계 인사와 시민 416명이 교대로 농성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라고 촉구하는 한편, 교황에게도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국민대책회의는 11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을 외면하고 국민을 무시하며 이뤄진 양당 합의를 보면서 오직 국민과 가족들의 힘으로 제대로 된 특별법을 얻어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16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집전하는 날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달 14일부터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해 왔다. 천주교계에서는 유가족들과 대화는 하되, 농성장 철수를 요구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날 의사를 밝혔다. 유경근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교황방문준비위원회에서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본인으로 인해 자리를 철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해왔다”며 “농성장을 고수하되, 교황의 동선으로 인해 일부 천막을 이동해야 한다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박성진 기자}
“할아버지가 손금 봐줄게. 이리 와 봐.” 지난해 3월 서울의 한 아파트 인근. 김모 씨(72)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5∼8세 여아 3명에게 이렇게 말하며 손짓을 했다. 아이들이 한 명씩 차례로 다가가 손을 내민 뒤에야 김 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손금을 봐주는 척하면서 아이들의 신체부위를 만지며 성추행했다. 이처럼 아동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지른 성범죄자 20명이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아동 22명과 장애인 6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노인 16명과 어린이집 원장 3명, 복지시설 대표 1명을 적발하고 9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특별수사대는 올해 1∼6월 영세한 아파트 인근을 대상으로 단속을 벌여왔다. 이번 단속에서 서울의 한 임대주택 부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배모 씨(64)도 성추행 사실이 적발됐다. 배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년여간 여아 2명을 옆에 앉혀놓거나 무릎 위에 앉게 한 뒤 상습적으로 몸을 더듬으며 성추행해왔다. 경찰은 배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노인 피의자들은 대부분 홀몸노인이거나 무직자였다. 이들은 영세한 아파트나 주택 인근에서는 부모들이 집을 자주 비우는 등 아동이나 장애인들을 위한 보호 체계가 취약하다는 점을 악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범행 수법은 주로 아이들에게 “애완동물을 만지게 해주겠다” “자전거를 태워주겠다” “과자 등 먹을 것을 사주겠다”며 접근하는 식이었다. 친밀감을 형성한 뒤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나 계단 등에서 성추행을 저질렀다. 용돈을 1000∼2000원씩 주면서 유인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피해자는 뭣도 모르고 용돈을 받았다가 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신고를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힘없고 약한 아동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는 계속 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13세 미만 아동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는 2012년 210명, 지난해 248명에 이어 올해는 7월 말 현재 201명으로 증가 추세다. 61세 이상 노인성범죄자도 2012년 257명에서 지난해 377명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7월 말 현재 229명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영창 처분 대기 중이던 관심병사가 군용트럭을 탈취해 탈영한 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8일 오후 경기 연천군의 6군단 6포병여단에서 차량정비병으로 근무하던 이모 상병(22)이 군용 5t 트럭을 무단 탈취해 탈영했다. 이 상병은 오후 8시 15분경 트럭을 몰고 가다 버스를 추돌해 승객 김모 씨(25) 등 2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어 연천읍 연천군청 앞 도로에서 스파크 차량을 추돌해 승용차에 타고 있던 차모 씨(57)와 부인(50)이 병원에 이송됐다. 이 상병은 사고 후 트럭을 몰고 10km가량 달아나다 길을 잘못 들어 다리 10m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 상병을 병원으로 옮겼다. 차 씨는 중태에 빠졌고, 이 상병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6군단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윤 일병이 소속돼 있던 육군 28사단의 상급부대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앞두고 인근 도로가 11일부터 단계적으로 통제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행사를 앞두고 이 같은 교통관리 계획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다. 우선 미사를 앞두고 제단 등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 광화문광장 북측 U턴 차로가 11일 오후 1시부터 부분적으로 통제된다. 다음 날 오전 9시부터는 광화문광장 북측광장 주변 양방향 차로, 정부서울청사 사거리에서 경복궁 사거리에 이르는 차로가 일부 통제된다. 본격적인 교통 통제는 15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다. 정부중앙청사에서 경복궁 사거리 방향, 광화문 삼거리에서 세종대로 사거리 방향의 차로 등이 대상이다. 시복 미사에는 전국 16개 교구의 가톨릭 신자를 비롯해 총 17만여 명이 초청받았다. 경찰은 참석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는 16일 오전 2시부터 경복궁역, 안국동, 서대문역, 숭례문, 한국은행, 을지로1가, 광교, 종로1가 주변의 교통을 통제할 예정이다. 교통 통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해제될 계획이지만 시설물이 철거되는 시간에 따라 다소 변동될 수 있다. 경찰은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화문광장과 주변 도로에 안내 입간판과 현수막 560여 개를 설치하고, 안내 전단지 10만 장을 배포할 예정이다. 통제 구간 인근의 대중교통 운행 노선과 시간은 서울시 다산콜센터(120)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교통 통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정보 안내전화(1644-5000)로 문의하면 된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7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최근 군대 내 가혹행위 문제가 불거진 군부대 4곳을 직권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의 직권조사 대상이 된 육군 22사단에서는 총기난사와 자살 등의 사고가 발생했고, 육군 28사단에서는 윤모 일병이 폭행으로 사망했다. 또 본보가 보도했던 이모 상병 구타 사망 사건의 소속 부대인 경북 영천시 제2탄약창 경비 제2중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곳은 소규모 부대로 부대명이 공개되지 않았다. 인권위는 최근 잇따르는 군 폭력 사건들이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보고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현행법상 인권위는 진정이 제기되지 않은 사안이라도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는 상당한 근거가 있고 사안이 중대할 경우 직권조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문제가 불거진 특정 부대를 상대로만 조사했지만, 이번에는 사단 내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부대들까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오지 부대 등 지휘통솔 범위가 미약한 곳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이번 직권조사에는 조사총괄과 16명이 투입돼 과거(4명)보다 4배나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 인권위는 직권조사 대상이 된 부대의 자료를 파악한 뒤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그동안 권고해온 군 인권 관련 개선조치가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사기법은 사전 유출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이르면 9월까지 조사를 마무리한 뒤 추가로 가혹행위가 드러난 부대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10월경 직권 조사 결과와 제도개선책을 담은 보고서를 낸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군 당국이 부대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병사를 ‘일반사망’으로 처리하고, 가해자들에겐 가벼운 처벌만 내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군대 내에서 선임병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 이병에 대해 올해 4월 육군참모총장에게 순직 처리를 권고했고, 군 당국이 그제서야 순직 처리했다고 6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A 이병은 2012년 8월에 육군에 입대한 이후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구타와 폭언에 시달렸다. 그가 임무를 잘 숙지하지 못하면 B 상병은 침대 위에 무릎을 꿇게 한 뒤 1분간 벽을 바라보며 머리를 흔들게 했다. 제대로 암기하지 못하면 “네 눈이 소만 하다”며 소 울음소리를 내라고 명령했다. A 이병은 견디다 못해 그해 10월 아버지 기일이라고 보고한 뒤 외박을 나왔다. 다음 날 ‘선임들 때문에 힘들다’ ‘각종 폭언과 모욕, 간접폭행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긴 채 목숨을 끊었다. A 이병을 괴롭힌 선임병 9명 중 2명만 법정에 섰고, 나머지는 가벼운 징계처분만 받았다. 기소된 2명도 벌금 100만 원과 4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선임병의 징계는 휴가제한 5일, 영창 15일 등이었다. 군사령부 헌병단은 그해 12월 사망원인수사보고서에서 “선임병들로부터 계속되는 폭행과 가혹행위, 폭언과 욕설 등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삶에 회의를 느끼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육군본부는 사망조사보고서에 ‘부친의 자살 등 개인적인 사유가 더 큰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일반사망’으로 처리했다. A 이병의 부친은 입대 전인 2009년 태국에서 사고로 숨졌다. 한편 인권위는 인권보호가 취약한 군부대를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언론 보도나 제보로 파악된 ‘취약 군부대’들을 7일 상임위원회 안건에 회부하고, 의결되는 즉시 직권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상임위 안건으로 상정되는 부대로는 구타로 사망한 윤모 일병이 소속됐던 육군 28사단, 본보에 보도된 이모 상병이 소속됐던 경북 영천시 제2탄약창 경비 제2중대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총기난사와 자살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22사단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는 2001년 설립된 뒤 모두 11차례에 걸쳐 군부대를 직권조사하고 개선을 권고했다. 이때는 대개 한 부대만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이번처럼 여러 부대를 대상으로 동시에 조사에 나선 적은 없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카드 빚 때문에 부모를 살해하고 집 안에 불을 지른 뒤 도망가던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6일 박모 씨(32)를 존속살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45분경 “(변을 당한) 부부가 10일째 안 보인다”는 이웃의 신고를 접수하고 성북구 보국문로 다세대주택으로 출동해 탐문에 나섰다. 경찰이 주민을 상대로 탐문하던 중 갑자기 박 씨 집에서 ‘펑’ 하는 소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빌라 담벼락에 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박 씨를 검거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박 씨 집 안방에서 그의 아버지(69)와 어머니 조모 씨(65)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포장용 에어캡(일명 뽁뽁이)으로 싸인 채였다. 경찰은 주변을 수사하는 모습을 본 박 씨가 살해 현장을 없애려고 이불에 불을 붙인 뒤 2층 창문으로 달아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카드 빚 2000만 원 때문에 지난달 28일 오후 1시경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살해했다”며 “이후 범행이 발각될까 두려워서 이틀 뒤 오후 11시경 귀가한 아버지까지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살해 시점과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박 씨의 아버지는 택시기사였고, 어머니는 통장을 맡고 있었다. 주민들은 박 씨 부부가 금실 좋고 성당에도 열심히 나가는 평범한 이웃이었다고 전했다. 주민 이모 씨(52·여)는 “가난해도 열심히 살던 부부인데, 아들이 결혼하려던 여자와 금전 문제로 다투다 최근 파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버지 박 씨의 택시가 계속 서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현관문을 두들겨 봤는데도 인기척이 없어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샘물 evey@donga.com·박성진·최혜령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육군 28사단에서 발생한 윤모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4일 국방부가 제도 개선 권고를 외면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동안 개별적인 권리구제 외에 인권친화적 병영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국방부 등 정부에 수차례 권고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2005년에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이어 2006년에는 ‘군복무 부적응자 인권 상황 실태조사’, 2011년에는 ‘군 영창 방문 조사’ 등을 해왔다. 군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다 사망한 병사, 강제추행을 당한 병사, 인분 먹기를 강요당한 병사 등 수많은 진정 사례를 접수해 조사한 뒤 국방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해왔다. 현행법상 인권위가 정부기관에 권고 내용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 그럼에도 정부기관은 인권위의 권고 내용에 대해 90일 이내에 ‘이행계획’을 보내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유를 적시해야 한다. 인권위는 정부기관에 대해 직접적인 제재 권한은 없지만 언론이나 국회에 알려 권고를 이행하도록 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동안 군 인권 침해 관련 사건이 끊임없이 재발해온 점을 비춰볼 때 인권위는 각 기관이 권고 내용을 이행하지 못했음을 알고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도록 제대로 된 감시와 조치를 못한 셈이다. 현 위원장은 “앞으로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더욱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직권조사 등 별도의 조사와 대안을 마련해 군 인권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권위의 권고 내용이 사고 발생 후 진행되어야 할 당연한 절차를 재차 지적하거나 ‘교육 강화와 얼차려 남용 대책 마련’처럼 선언적 수준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지적 때문에 국방부 역시 ‘전 간부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했다’며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밝히기도 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군 인권 관련 시민단체가 진정을 제기한 육군 의무부대 소속 임모 이병 사건에 대한 직권 조사 결과도 4일 발표했다. 인권위는 임 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폭행과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과 관련해 해당 부대에 고질적인 악습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0월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임 이병에게 폭행과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한 가해자는 3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1명은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2명은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 전역했다. 인권위는 4일 검찰총장에게 전역한 가해자 2명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장관에게는 파견 병력을 관리 감독하는 규정을 제정하고, 업무 매뉴얼을 수립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14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의 1984, 89년 방한에 이어 25년 만이다. 특히 교황이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는 역대 최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에 공식적으로 초청된 인원은 17만219명. 일반 신자와 구경 인파까지 포함하면 50만∼100만 명이 모일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위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말과 행동으로 유명하다. 난민을 만나고 장애 여성의 머리에 키스하는가 하면 자신의 주케토(가톨릭 성직자의 모자)를 벗긴 꼬마에게 온화한 미소로 화답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교황은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내 나이에 잃을 것도 별로 없다”며 외국 방문 때 방탄차 사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국 교황방문준비위원회에도 “가장 작은 급의 한국차를 타고 싶다”는 뜻을 전해 이번 방한 때 소형차인 기아차 쏘울을 탈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이번 방한 때 국빈급 예우를 받는다. 국가 정상급 인사 중에서도 최고등급인 ‘A급 경호’를 받는다. 근접경호는 교황청과 청와대 경호실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광화문 고층건물 통제 ‘비상’ 시복미사는 광화문광장 북단에 제단이 마련된다. 초청된 인원은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이어진 장소에 앉아 미사에 참석한다. 광화문광장 일대는 대표적인 경호 취약 지역이다. 고층건물이 많아 저격 등 암살의 위험이 있고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 이날 경찰은 행사 장소를 총 31개 구간으로 나눠 28개 경찰서와 3개 직할대를 배치한다. 이때 총 3만여 명의 경찰을 투입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며 질서를 유지할 계획이다. 행사가 열리는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주변에는 가로 1.2m, 세로 0.9m 크기의 플라스틱 물통으로 된 ‘방호벽’으로 폴리스라인이 둘러쳐질 예정이다. 경찰은 총 4.5km 길이의 방호벽 뒤에 경찰관을 배치해 질서 유지를 하고 6m마다 출입 통로를 만들기로 했다. 주변 고층건물은 행사 장소로부터 거리에 따라 A등급(50m 이내), B등급(600m 이내), C등급(1500m 이내)으로 나눠 경찰이 배치된다. 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경찰이 배치된다. 경찰특공대는 폭발물 탐지견과 시복미사 7일 전부터 행사장 인근에서 안전 점검을 한다. 고층건물과 지하철역, 인근 공원 등 폭발물이 숨겨져 있을 만한 곳이 모두 대상이다. 경찰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개인 총기 6만여 점도 사전에 수거에 나선 상태다.○ 지하철 버스 등 ‘올스톱’ 시복미사는 16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진행된다. 이때 광화문역과 시청역, 경복궁역에는 열차가 무정차 통과한다. 몇 시부터 운행을 재개할지는 미정. 이날 광화문과 시청 인근을 지나는 버스들은 노선을 우회 운행한다. 시복미사에 초청된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행사장 인근에서 내린 뒤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로 걸어가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장과 다소 떨어진 곳에서 하차한 뒤 걸어오면 자연스럽게 줄이 형성돼 인파가 몰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6일 오전 3시부터 문(門)으로 된 금속탐지기와 방호벽을 설치한다. 참석자들은 오전 4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7시까지 자리에 앉아야 한다. 오랜 시간을 폴리스라인 내에 머물러야 하는 만큼 행사장 내에는 이동식 화장실이 80동 설치된다. 행사장에는 총 40만 병의 생수가 지원되며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39대 등 방송시설도 설치된다. ○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농성장은 어떻게?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달 14일부터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국회에서 표류 중인 ‘세월호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경근 세월호 사고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원칙적으로 농성 중단을 위해 특별법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미사 당일 무작정 자리를 고수하면 반발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농성장 유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복미사 당일 광화문광장 일대 경호를 맡은 경찰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성장이 유지될 경우 최대 100만 명 가까운 인파 속에서 유족들의 신변 보호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 유족들과 이들의 농성에 반대하는 집단 간의 충돌 등 돌발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교황방문준비위원회는 시복 미사일 세월호 유가족들의 광화문 광장 농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논의 중이다.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복미사 당일 벌어질 수 있는 불법집회 및 시위 등 ‘돌발 변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천주교에 반대하는 종교단체의 집회나 1인 시위 등이 열릴 가능성이 있어 이를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대한민국을 혁신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이 중점을 두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설문조사 결과 일반 국민은 ‘관피아 척결 등 공공부문 개혁’(1순위 21.9%, 1순위+2순위 38.1%)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것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관료 조직의 적폐가 국가 전체를 흔들 만큼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가 불법 증축과 과적을 하고도 운항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무원과 업자들의 공생 관계의 고리를 끊어야 국가대혁신이 가능해진다는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일반 국민은 다음 과제로 사회 안전시스템 구축(1순위 20.1%, 1순위+2순위 37.2%)과 소통 및 사회통합(1순위 16.1%, 1순위+2순위 34.2%)을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일반 국민과 크게 달랐다. 전문가들은 2기 내각의 최우선 과제로 ‘소통 및 사회통합’(1순위 27.0%, 1순위+2순위 50%)을 선택했다. 1순위에서는 일자리 창출(16.0%)과 창조경제·규제개혁(15.0%)이, 1순위+2순위 결과에서는 관피아 척결 등 공공부문 개혁(36.0%) △일자리 창출(31.0%)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일반 국민은 무사 안일한 정부, 부패한 사회지도층의 개혁이 우선이라고 본 반면에 전문가들은 정부와 사회지도층이 잘하고 있는데 소통이 안 되는 것이라고 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일반 국민과 오피니언리더 사이에 생각의 괴리가 크고 불신이 쌓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팀장 하종대 편집국 부국장▽팀원 문권모(소비자경제부) 성동기(국제부) 이훈구 차장(사진부), 우경임 이샘물(사회부) 박창규(소비자경제부) 김수진(뉴스디자인팀) 하승희(편집부) 김아연 기자(편집국)}

국민이 보는 대한민국의 ‘맨얼굴’은 아름답지 않았다. ‘국가대혁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빈도수가 높은 순으로 단어를 크게 표시하는 그래픽)로 그려 보니 부정부패 척결 관피아(관료+마피아)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동그라미 중앙을 뒤덮었다. 성실 청렴 신뢰 등 긍정적 단어는 작은 글씨로 표시된 채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대혁신이 필요하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개혁을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과 제기된 적폐(積弊)를 어떻게 확실하게 뿌리 뽑느냐다. 국가적 역량을 하나로 모아 전반적인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선진국으로의 도약은 요원해진다. 그래서일까.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야말로 대개혁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며 이번에는 절대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혁신이 필요한 이유, 공정-안전-경제 순 설문 결과 가장 큰 특이점은 국가대혁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 ‘공정한 사회’를 최우선으로 꼽았다는 것이다. 2위는 ‘안전’이었다. 과거에 자주 1위에 올랐던 경제성장 항목은 일반인 조사에서는 3위에 랭크됐고 전문가 조사에서는 응답률 1%로 완전히 뒤로 밀렸다. 이는 민심이 하드웨어의 발전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성숙을 간절히 바라는 쪽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뜻한다.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중복 응답)으로 ‘뿌리 깊은 부정부패’와 ‘기본과 원칙 경시’를 꼽았다. 일반 국민은 ‘뿌리 깊은 부패’(67.4%)를 가장 많이 꼽았고 전문가들은 ‘원칙 경시와 준법정신 부재’(77%)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일반 국민은 이어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57.8%), ‘지연 학연 등 끼리끼리 문화’(51.9%)’를 많이 꼽은 반면에 전문가들은 ‘정치이념 갈등’(68%),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67%) 순으로 응답했다.○ “지도층, 일반 국민보다 무능하고 부도덕하다” 국민이 보기에 정부와 지도층은 개혁의 대상인 동시에 신뢰할 수 없으며 문제해결 능력도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무능한 지도층이 아래로부터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다 실패한 갑오개혁의 사례가 120년 후인 오늘날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먼저 정부의 능력이 상당한 불신을 받고 있었다. 일반 국민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재 정치·경제·사회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가’란 질문에 낙제점(일반 국민 4.48점, 전문가 4.56점)을 줬다. 또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국가지도층의 전문성은 4.44점으로, 민간 부문의 전문성(5.45점)에 뒤졌다. 전문가 설문에서는 그 차이가 더 커졌다(국가지도층 4.99점, 민간부문 6.87점). 이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우리 정부와 지도층이 보여준 총체적인 무능함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잡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검경 인력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당사자의 변시체를 발견하고도 40일간 몰라보고 헛고생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회지도층은 능력뿐 아니라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도 자질을 의심받고 있었다. 일반인 설문에서 일반 국민의 준법 점수는 5.26점이었지만 지도층은 3.36점을 받았다. 사회지도층은 국민의 신뢰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일반 국민의 56.9%와 전문가의 73.0%가 정치인을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으로 꼽았으며 국민신뢰도 최하위도 정치인(0.8%)이었다. 법조인(1.9%) 역시 국민신뢰도가 바닥이었다. 반면에 일반 국민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대상 1위로 꼽은 것은 ‘일반 국민(22.2%) 자신’이었고, 다음은 시민단체(20.7%)였다. 종교계에 대한 신뢰(8.5%)는 예상보다 낮았다. 권력과 금력(金力), 지력(知力)이 있는 자는 모두 썩었으니 ‘믿을 건 우리 자신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 역시 상상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법은 모든 사람 앞에 평등한가’란 질문에 대한 답변 평균은 10점 만점에 4.36점에 불과했다. 일반 국민 응답자 중 9점(0.7%)과 10점(1.3%)을 준 사람은 각각 1% 안팎에 불과했다.▼ “정부, 민간보다 무능… 정치인 개혁1순위” ▼무엇부터 어떻게 바꿔야 하나○ 젊은층일수록 미래에 부정적 “어느 집단이나 마찬가지예요. 집안 배경 좋은 사람들과는 출발선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서울의 한 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 김모 씨(31)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했지만 수련의 과정은 아직 밟지 못했다. 학교 동창생들은 대부분 인턴을 거쳐 레지던트로 일하면서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집안 형편으로 인해 대학에 다니는 동생의 학비를 대고, 생활비도 일부를 보태야 한다. 병원에 들어가 수련의로 일하면 일부 월급이 나오긴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엔 역부족이다. 그는 수련의 과정을 미루고 일반 의원에서 돈을 벌고 있다. 김 씨는 “앞날이 불투명하니 여자 친구와 결혼 계획은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의사 사회도 이제는 집안 배경이 성공의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설혹 용이 나더라도 하늘로 오르지 못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젊은 사람일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10년 뒤 대한민국의 경제’를 묻는 질문에 일반 국민은 좋아질 것(31.5%)과 나빠질 것(35.3%)이라는 전망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30, 40대 응답자는 각각 40.7%, 45.1%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해 60대 이상(25.9%)과 크게 다른 견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57.0%가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해 일반인과 큰 차이를 보였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진정한 선진국 되려면 25∼27년 걸린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5만 달러 안팎의 미국 독일 같은 선진국이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놀랍게도 일반 국민은 26.7년, 전문가는 25.4년으로 비슷한 답을 내놨다. 일반 국민은 나이가 어릴수록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나이가 많을수록 시간이 짧게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라의 미래와 선진국 진입 시기에 대해 세대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50, 60대는 압축성장을 경험하고 경제성장 혜택을 누린 반면에 30, 40대는 경제성장 혜택은 못 누리고 경쟁에만 내몰린 세대”라며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냉소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선진국 진입 기간을 가장 비관적으로 본 세대는 ‘20대 여성’이었다. 무려 40.42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이는 20대 남성보다 13.6년이 더 길다.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둔 남모 씨(26)는 “사회 전체에 성차별적 문화가 산재한 데다 정부와 기업의 모성보호 정책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에필로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행복은 자꾸 비싸지는데 우리는 꿈을 살 수 있을까?’ 실업, 카드 빚에 고통받는 20대 청춘들의 자화상을 그린 영화 ‘마이 제너레이션’(2004년)은 이렇게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은 10년이 지난 오늘날도 유효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3%대에서 머물고 있다. 잠재성장률도 3%대로 내려앉았다. 고성장 시대는 끝났고 저성장 시대가 도래했다. 파이는 커지지 않는 상태에서 한정된 자원을 서로 가져가기 위해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사회 통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현재 한국은 정부는 재정 역량이 부족하고, 시장은 규제에 묶여 있으며, 시민사회는 자율성을 갖지 못해 어느 영역도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다”며 “한마디로 총체적 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개발독재 시대처럼 국가가 더이상 경제와 사회를 주도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설문 결과에서 밝혀진 것처럼 시민사회와 기업의 역량이 이미 정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 대신 정부는 시장과 시민사회가 잘 성장할 수 있고 부정부패가 끼어들 수 없도록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명단(가나다순)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효재 전 대통령정무수석,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나승일 교육부 차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이상목 전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김진모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철수 반값고시원운동본부 대표, 윤준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 이민웅 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지문 공익신고센터장, 이진강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정형식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국양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김동원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조신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장,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태 SK그룹 사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원장, 유경준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황창규 KT 회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류중일 삼성라이온즈(야구) 감독, 백도웅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신치용 삼성화재(배구)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안호상 국립극장장, 월주 스님, 유시찬 전 서강대 이사장, 유재학 울산모비스(농구) 감독, 최동호 전 고려대 교수, 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명단은 동아일보 기자들이 추천한 각 분야 전문가 50명의 이름. 리서치앤리서치(R&R)는 익명 설문 진행. ○ 어떻게 조사했나일반 국민에 대한 설문조사는 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했다. 전문가 100명에 대한 조사는 절반은 R&R가, 나머지는 동아일보가 담당해 R&R가 통계를 냈다. 일반 국민 표본 선정을 위해서는 지역, 성, 연령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 추출법을 사용했다. 설문조사는 22, 23일 이틀 동안 유무선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을 이용해 전국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CATI·Computer Aided Telephone Interview) 형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R&R의 전문가 설문조사는 부문별 전문가 리스트에서 50명을 추출해 온라인 조사 형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9.8%포인트. 동아일보는 편집국 기자 320여 명을 상대로 분야별 전문가를 추천받아 전화 또는 e메일로 조사했다.▽팀장 하종대 편집국 부국장▽팀원 문권모(소비자경제부) 성동기(국제부) 이훈구 차장(사진부), 우경임 이샘물(사회부) 박창규(소비자경제부) 김수진(뉴스디자인팀) 하승희(편집부) 김아연 기자(편집국)}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대혁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최근 출범한 박근혜 대통령 2기 내각의 화두(話頭)도 국가대혁신이다. 보수·진보 또는 여야(與野)를 떠나 산업화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가 잊거나 지나쳤던 기본과 원칙을 재정립하고 부패와 학연 혈연 지연 등으로 엉킨 ‘끼리끼리 문화’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재도약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많다. 5000년 역사 속의 뿌리 깊은 적폐를 일소하고 환부를 도려내는 국가대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게 일반국민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올해는 우연히도 1894년 7월 27일 시작된 갑오개혁(甲午改革) 12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 개혁의 실패는 식민지 전락과 민족 분단을 가져왔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 문턱을 넘어설 것인가, 아니면 주저앉을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동아일보는 일반 국민 800명과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국가대혁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의 평가는 참담한 수준이었다. 학과 점수로 치면 우리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F학점’이었다. 특히 지도층의 경쟁력은 100점 만점에 30∼40점에 불과했다. 갑오개혁 당시인 구한말 국정의 혼란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가 ‘가장 개혁이 필요한 대상’으로 정치인과 공무원을 꼽았다. 이들은 우리 사회 지도층이 일반 국민보다도 무능하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뿌리 깊은 부패’를 지적했다.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기 어려우며(성공 가능성 10점 만점에 4.5점), 법 앞에 만민은 평등하지 않다(평등 정도 10점 만점에 4.36점)고 봤다. 국가대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응답자87.9%가 동의했다. “(세월호 참사 같은)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5월 19일)와 인식이 같다. 하지만 국가대혁신을 위한 시간은 많지 않다. 인구 고령화와 복지 수요의 증대는 갈수록 빨라지고 성장 잠재력은 줄어들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한국갈등학회장)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돌파 이후 이에 걸맞은 제도 개혁이나 행정 혁신이 없어 한국 사회는 몸집은 커졌는데 옷은 과거 그대로 입고 있는 셈”이라며 “선진국 진입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정부와 시장, 시민사회가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두뇌는 둔하고 깡말랐으며 전반적으로 성장이 더딘 사람.’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사람’으로 만들어 봤을 때의 모습이다. 튼실한 근육질의 팔다리와 몸통, 민활한 두뇌로 무장한 선진국의 균형 잡힌 몸매와 크게 대조적이다. 동아일보는 한국이 대표적 선진국 대비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각종 경제·사회적 지표를 인체의 각 부분에 대입해 봤다. 이를 위해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내놓은 각종 지표 27가지를 선별해 7개 대분류로 나눴다. 7개 분류는 △사회지도층의 리더십(머리) △공공 분야의 효율성(왼팔) △민간 분야의 효율성(오른팔) △복지(분배·왼쪽 다리) △경제(성장·오른쪽 다리) △사회자본(사회정의 시민의식·가슴) △삶의 질(배)로 이뤄져 있다. 동아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은 OECD 평균을 기준(100)으로 해 각 신체 부분의 크기를 산출했다. 그 결과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민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상당했다. 머리에 해당하는 사회지도층의 리더십은 71.1에 그쳤다. 비교 대상인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은 모두 OECD 평균 이상이었다. 특히 세부 지표 중 하나인 정부 신뢰도에서 한국(58.5)은 포르투갈, 슬로베니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전통적으로 부정부패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70.2)보다도 낮은 수치다. 정부 국회 법원 등 공공 분야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반영하는 공공 분야 효율성도 78.8로 평균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았다. 세부 지표 중에서는 정부 효율성이 100.6으로 OECD 평균 이상이었지만 법 제정 효율성(66.5), 사법 독립성(69.1)이 평균점을 크게 깎아먹었다. 여론조사에서 많은 국민들이 불만을 표했던 복지 수준도 역시나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 한참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적 지출에서 한국의 점수는 42.4로 OECD 평균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멕시코(33.7)와 칠레(46.5)의 중간 정도 수준이다. 2009년 이후 유럽발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도 100.2를 받았다. 미래를 보장해주는 연금 수혜 부문에서도 한국의 점수는 68.7에 그쳤다. 경제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 역시 77.6에 머물렀다. 민간 분야 효율성 또한 83.4로 비교 대상 국가들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았다. 민간 분야 효율성에서 기업 경쟁력과 연관 있는 경제자유 지수(106.6)와 글로벌 기업혁신 지수(101.3)는 평균 이상이었지만 다른 나라보다 큰 지하경제 규모와 낮은 노동생산성이 점수를 갉아먹었다. 사회정의와 시민의식을 나타내는 사회자본 점수도 선진국에 비해 모자랐다. 한국의 사회자본 점수는 독일(124.0), 프랑스(108.6), 일본(102.6), 미국(101.1)에 비해 최소 15포인트 이상 낮은 85.5에 그쳤다. 이런 모든 현상은 결국 낮은 삶의 질로 이어진다. 한국의 삶의 질 점수(64.0)는 독일의 절반 수준이었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세부 항목인 삶의 만족도(69.1)가 평균 이하인 것은 물론이고 높은 자살률(37.2·점수가 낮을수록 좋지 않음)에서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이 있는지’를 묻는 사회관계망 부문에서도 한국의 점수(85.8)는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우리는 개인 측면에서도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 고군분투하며 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선진국 반열에 오르려면 국민의 여론을 수용하고 질적 성숙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팀장 하종대 편집국 부국장▽팀원 문권모(소비자경제부) 성동기(국제부) 이훈구 차장(사진부), 우경임 이샘물(사회부) 박창규(소비자경제부) 김수진(뉴스디자인팀) 하승희(편집부) 김아연 기자(편집국)}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뒤 40일이 지나서야 신원이 확인되면서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통 경찰이 변사체의 신원을 확인할 때는 일단 지문을 채취한다. 사망자가 만 18세 이상이고 지문이 잘 보존됐다면 경찰 자체시스템에 지문을 입력해 즉시 신원이 확인된다. 지문이 훼손됐을 때엔 감식이 불가능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경찰은 처음에 유 전 회장의 왼쪽 손가락에서 두 차례 지문을 채취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21일 DNA가 일치된다는 결과가 나온 뒤 22일 오전 1시 20분 세 번째 지문 채취를 시도했을 때에야 오른쪽 집게손가락에서 지문이 채취됐고, 유 전 회장의 지문임이 확인됐다. 경찰은 지문으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을 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한다. 이때 주로 머리카락이나 뼈가 쓰인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부패가 심했기 때문에 경찰은 유전자 감식이 잘되는 엉덩이 뼈를 국과수에 보내 분석을 진행했다.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장)는 “유전자 감식 기간을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시신이 어떤 상태로 남아 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숭덕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뼈 검사를 할 때는 한 달은 생각해야 하는데, 보통 두세 달 걸린다고 말하고 시작한다”며 “검사를 해본 입장에서 시간이 이 정도 걸린 게 이해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미토콘드리아(세포 속에 있는 소기관)를 분석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미토콘드리아 검사는 부패한 시신의 경우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마지막까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신 당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광주 도심 소방헬기 추락사고 이틀째인 18일 광주 광산구 장덕로 6번길 사고 현장에는 순직한 소방대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물결을 이뤘다. 또 이들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기 위해 1500여 명의 추모객이 현장에 차려진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앞서 분향소 설치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사고 당일인 17일 저녁부터 광산구 주민과 학생들은 헬기 추락 지점에 국화를 헌화하기 시작했다. 광산구는 주민들의 뜻을 반영해 18일 오전 7시 사고 현장 바로 옆에 분향소를 차렸다. 가장 먼저 조문에 나선 것은 현장에서 10m 남짓 떨어진 성덕중학교 학생들이었다. 2학년 김수빈 양(15)은 “(조종간을) 끝까지 잡아주셔서 우리가 안전했던 것 같다. 그 짧은 순간에 탈출을 못하시고…. 소방관님의 삶을 본받겠습니다”라고 쓴 노란색 편지를 유리 상자에 넣었다. 근처 부영아파트에 사는 문미자 씨(33·여)는 “처음에는 우리 가족이 안전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헬기 사고로 순직한 소방대원들의 사연을 들으니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분향소를 찾아 “짧은 순간에 희생자들은 어쩌면 살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지 모른다. 이분들이 광주를 살렸다”며 애도했다. 전날 오후 늦게 광주에 도착한 유족 40여 명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을 둘러본 뒤 분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희생자 다섯 명의 이름과 직위가 적힌 검은색 현수막을 보자 오열했다. 헬기를 조종했던 정성철 소방경(52)의 어머니는 “엄마 왔어. 아들하고 나하고 (삶과 죽음을) 바꿔야 돼. 우리 아들 살려내”라며 통곡했다. 정 소방경의 누나는 “다른 사람 목숨은 지켜주면서 정작 네 목숨은 왜 못 지켰니”라며 동생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다. 이은교 소방사(31)의 할머니는 “은교야, 대답 좀 해봐. 할미가 부르잖아. 한 번만 더 보고 가야지”라며 통곡했다. 이날 오후에는 강원 춘천시 동내면 강원효장례식장에도 임시분향소가 설치됐다. 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강원도청 별관 앞에서 강원도장(葬)으로 거행된다. 안전행정부는 순직자들의 1계급 특진과 함께 훈장 추서를 결정했다. 한편 사고 헬기는 지난달 기체 결함 네 곳이 발견돼 정비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 기체 결함을 수리한 것과 사고 발생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광주=이샘물 evey@donga.com·정윤철춘천=이인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