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혁

전남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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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영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알차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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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6~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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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AI 그림 배우는 동양화과, 詩에 활용 국문과… 생존 위한 ‘공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어문·예술 계열 학과들이 3월 새 학기부터 인공지능(AI)을 정규 교과 과목에 적극 도입하는 것으로 4일 나타났다. 그간 AI를 악용한 커닝이나 과제 대필을 막는 데 집중했던 대학가가 이제는 AI를 필수 도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특히 통번역이나 미술 등 사람의 일자리가 빠르게 위협받는 분야일수록 AI와의 공존을 통한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쓰고 그림 그리고… ‘창작 파트너’ 된 AI서울대 동양화과는 이번 학기 전공과목 ‘통합매체3’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실습을 진행한다. 직접 그린 밑그림을 AI를 통해 완성도 높은 이미지로 변환하거나, 작품 세계관 구축을 위한 자료 조사에 AI를 활용하도록 장려한다. 이를 위해 학생에게 노트북 지참을 권장하고 유료 AI 모델 구독을 안내하는 등 강의실 환경도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는 AI를 활용한 작품의 공모전 출품을 금지하는 등 AI 사용을 경계했던 미술계 일각의 분위기와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수업을 맡은 김중일 강사는 “그림을 그리는 기술 자체는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왜 그림을 그리느냐’는 물음은 사람의 영역”이라며 “AI는 도리어 자기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미감과 취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 창작 교육에도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의 전공과목 ‘시 쓰기’는 시적 영감을 얻기 위한 자료 탐색과 문장 교정에 한해 AI 사용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창작의 고통은 인간이 짊어지되, 방대한 자료 수집과 기술적인 다듬기 과정에는 AI의 효율성을 빌리겠다는 취지다. 김호성 강사는 “예컨대 심해(深海)에 대한 시를 쓴다고 했을 때, 심해어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거나 글감을 찾는 건 AI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는 전공과목 ‘인공지능 시대의 한국 문학’에서 ‘사망한 소설가가 살아 있다면 지금 어떤 작품을 썼을지’ 등을 추론하는 데 AI를 활용한다.● 어문계열은 ‘번역 오류 찾기’ 등 AI 정면 수용 AI 통번역기의 직격탄을 맞은 어문계열 학과에선 더 깊숙이 정면 수용하는 추세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는 교양과목 ‘AI-디지털 비즈니스 중국어’에서 챗봇으로 가상의 출장 상황을 설정해 대화를 연습하거나, AI를 활용해 디지털 명함과 회사 소개 자료를 만드는 등 실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담당 강사는 “AI로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대화를 연습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단순 번역을 넘어 AI의 한계를 파악하는 비평 교육도 강화됐다.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의 전공과목 ‘중한 번역 연습’은 AI 번역기가 내놓은 결과물의 문법적, 문맥적 오류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수업의 핵심으로 삼았다. 초벌 번역은 AI에 맡기되, 그 완성도를 높이는 데서 전문성을 찾는 셈이다. 대학에선 “교육 현장에서 AI 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학기 수업 일부에 AI 도입을 허용할 계획인 김승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AI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 자체가 현실이랑 맞지 않는다”며 “어떻게 책임감 있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태훈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기술의 효용을 꿰뚫고 있어야 그 한계를 넘어선 예술적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학교 본부 차원에서 AI 활용을 장려하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고려대는 올해 모든 학과에서 AI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AI 관련 교원을 적극 초빙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AI를 창의성의 도구로 활용하되 그 정보나 해결책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AI 가이드라인’을 최근 제정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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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재에도 ‘아이템 뽑기’ 확률 속이는 게임사… 2년새 2720건 적발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뽑기’ 확률을 속이거나 감춘 게임 회사를 제재하는 개정 게임산업법이 시행된 지 2년도 안 돼 270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중 실제 게임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는 9건에 불과했고, 과태료도 대체로 수백만 원 수준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나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지만 현행법은 행정조치 중심인 만큼 과징금 부과 등 더 강력한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확률 위반’ 중 서비스 중단은 0.3%뿐3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 개정 게임산업법 시행으로 뽑기 확률 공개가 의무화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관련 조항 위반으로 행정조치를 받은 사례는 2720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4년 1022건에서 지난해 1698건으로 증가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역할수행게임(RPG)의 검이나 방패처럼 이용자가 유상으로 구매하는 아이템으로 종류나 효과, 성능 등이 확률로 결정된다. 개정법은 2021년 넥슨 등 주요 게임 회사가 확률 정보를 거짓으로 공개했다는 논란에 따라 마련됐다. 하지만 실효성 지적은 계속됐다. 현행 시스템상 제재는 총 3단계를 거친다. 게임위가 확률 정보 표시가 부적정한 사례를 찾아 ‘시정요청’을 하고, 이후 이행 점검에서도 개선되지 않으면 문체부가 ‘시정권고’나 ‘시정명령’을 내린다. 이마저 불응해야 일정 기간 게임 사이트를 차단하거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서 퇴출하는 ‘유통 제한’ 조처가 내려진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유통 제한까지 간 사례는 단 9건(0.3%)뿐이다. 대다수 게임 회사가 시정요청 단계에서 슬그머니 정보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처벌을 피했기 때문이다. 게임위가 공개한 위반 사례집을 보면 아이템 등장 확률을 아예 표시하지 않는 ‘배짱형’부터 홈페이지와 게임 내 표시 확률을 다르게 적어둔 ‘기만형’, 확률 업데이트 공지만 하고 실제 게임에는 반영하지 않은 ‘허위형’ 등 수법도 다양했다.● “과태료-과징금 높여야 실효성”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넥슨이 출시한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직후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내 확률 조작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게임에서 캐릭터의 최고 능력치가 표시되지 않게 설정했는데, 이를 두고 ‘등장하지도 않을 확률을 위해 막대한 재화를 쏟아붓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넥슨 측이 사과하고 이례적으로 전액 환불 조치를 했지만 공정위는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현행법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뽑기 확률 조작 등에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는 최대 1000만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6월 확률 조작 등으로 적발된 크래프톤과 컴투스에 부과된 과태료 각 250만 원에 그쳤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100%까지 물릴 수 있지만, ‘관련 매출’의 범위를 좁게 해석할 경우 징벌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과태료 상한을 올리고 과징금 부과 범위를 넓히는 등 경제 제재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문체부 업무보고에서 ‘뽑기’ 논란에 대해 “(현재의) 제재 과정이 복잡하고 우회적이다. 형사처벌보다는 경제 제재를 가해야 한다. 과징금도 부과해 위반행위 자체를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일부 피해자가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기면 모든 당사자가 배상받을 수 있는 집단소송제를 뽑기 아이템 피해로 넓히자는 제언도 나온다. 이철우 정보기술(IT) 전문 변호사(게임이용자협회장)는 “게임을 포함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피해자의) 2%가량에 불과하다”며 “집단소송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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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크루즈 기능 믿고 딴짓하다… 수습현장 ‘쾅’ 2차 사고 증가

    4일 서해안고속도로 전북 고창 분기점 인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현장을 덮쳐 전북경찰청 소속 이승철 경정(55)과 30대 견인차 기사가 숨지는 ‘2차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SUV 운전자는 주행 보조 장치의 일종인 적응형 순항 제어 기능(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을 켜 둔 채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2년간 발생한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망자 가운데 8명(14%)이 이처럼 ACC 기능을 켜고 주행하던 차량의 부주의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사고로 멈춰 선 차량이나 사람을 뒤따르던 차량이 덮쳐 발생하는 2차 사고가 늘어나는 건 주행 보조 기술에 대한 운전자의 과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차 사고 사망자 14% ACC 관련2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고속도로 2차 사고는 139건으로 2022∼2023년(101건)에 비해 약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3138건에서 2985건으로 줄었지만 2차 사고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경찰과 도로공사는 ACC 기능 사용 증가를 2차 사고가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ACC는 운전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설정한 속도로 정속 주행을 돕는 기능이다. ACC 작동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2020∼2023년 연평균 2.75건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12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8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ACC 사용 중 발생한 2차 사고는 2020∼2023년에는 한 건도 없었으나 2024년과 지난해 각각 3건으로 집계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는 사망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를 중심으로 원인을 집계하고 있어 실제 ACC로 인한 2차 사고는 통계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차 사고는 사고 차량이나 사고 수습 인력 등이 고속도로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상황에서 발생해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높다. 2024년 2차 사고 치사율은 44%로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0%)의 약 4배에 달했다. 지난해 발생한 2차 사고의 78%는 졸음운전이나 전방 주시 태만이 원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CC는 움직이는 차량을 인식해 차간 거리 유지나 정속 주행을 돕는 기능”이라며 “사고로 정지한 사람이나 차량은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주행 흐름과 무관한 정지 물체는 ACC의 기본 인식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방 시스템 효과 미미… “감속 의무화 검토” 도로공사는 지난해 9월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약 500m 구간에 예산 5500만 원을 들여 ‘2차 사고 예방 시스템’을 설치했다. 사고 당사자가 도로변에 설치된 스위치를 직접 눌러 점멸등을 작동시켜 뒤따르는 차량 운전자의 주의를 높이는 장치다. 그러나 설치 이후에도 해당 구간의 사고가 이어졌고, 주행 속도 역시 설치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 ACC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늘어나고, 주행 보조 기능에 대한 운전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사고 당사자의 수동 조작에 기대는 방식 자체가 2차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차량 판매 단계부터 크루즈 컨트롤 기능의 한계와 위험성에 대한 고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통해 2차 사고 위험 구역을 알리거나 크루즈 기능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지속적으로 환기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사고 지점 후방에 탈부착형 충격 흡수 시설(TMA)을 배치하고, 안전 조치 이격 거리를 기존 50m에서 150m로 확대하는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통사고 현장을 지날 경우 감속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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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사고 사망자 중 14%, ‘크루즈 컨트롤’ 차량에 치였다

    4일 서해안고속도로 전북 고창 분기점 인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현장을 덮쳐 전북경찰청 소속 이승철 경정(55)과 30대 견인차 기사가 숨지는 ‘2차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SUV 운전자는 주행 보조 장치의 일종인 적응형 순항 제어 기능(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CC)을 켜 둔 채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최근 2년간 발생한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망자 가운데 8명(14%)이 이처럼 ACC 기능을 켜고 주행하던 차량의 부주의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사고로 멈춰 선 차량이나 사람을 뒤따르던 차량이 덮쳐 발생하는 2차 사고가 늘어나는 건 주행 보조 기술에 대한 운전자의 과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2차 사고 사망자 14% ACC 관련2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고속도로 2차 사고는 139건으로 2022~2023년(101건)에 비해 약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3138건에서 2985건으로 줄었지만 2차 사고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경찰과 도로공사는 ACC 기능 사용 증가를 2차 사고가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ACC는 운전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설정한 속도로 정속 주행을 돕는 기능이다.ACC 작동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2020~2023년 연평균 2.75건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12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8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ACC 사용 중 발생한 2차 사고는 2020~2023년에는 한 건도 없었으나 2024년과 지난해 각각 3건으로 집계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는 사망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를 중심으로 원인을 집계하고 있어 실제 ACC로 인한 2차 사고는 통계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차 사고는 사고 차량이나 사고 수습 인력 등이 고속도로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상황에서 발생해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높다. 2024년 2차 사고 치사율은 44%로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0%)의 약 4배에 달했다.지난해 발생한 2차 사고의 78%는 졸음운전이나 전방 주시 태만이 원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CC는 움직이는 차량을 인식해 차간 거리 유지나 정속 주행을 돕는 기능”이라며 “사고로 정지한 사람이나 차량은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주행 흐름과 무관한 정지 물체는 ACC의 기본 인식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방 시스템 효과 미미… “감속 의무화 검토”도로공사는 지난해 9월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약 500m 구간에 예산 5500만 원을 들여 ‘2차 사고 예방 시스템’을 설치했다. 사고 당사자가 도로변에 설치된 스위치를 직접 눌러 점멸등을 작동시켜 뒤따르는 차량 운전자의 주의를 높이는 장치다. 그러나 설치 이후에도 해당 구간의 사고가 이어졌고, 주행 속도 역시 설치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 ACC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늘어나고, 주행 보조 기능에 대한 운전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사고 당사자의 수동 조작에 기대는 방식 자체가 2차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차량 판매 단계부터 크루즈 컨트롤 기능의 한계와 위험성에 대한 고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통해 2차 사고 위험 구역을 알리거나 크루즈 기능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지속적으로 환기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사고 지점 후방에 탈부착형 충격 흡수 시설(TMA)을 배치하고, 안전 조치 이격 거리를 기존 50m에서 150m로 확대하는 개선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통사고 현장을 지날 경우 감속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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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코스피 열풍 속 투자리딩방 활개… AI로 전문가 사칭 2억 뜯기도

    “주식으로 큰돈 벌고 싶으면 여기로 들어오세요.” 유명 증권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남성이 유튜브 화면 속에서 투자 수익률을 인증하며 투자자를 유혹한다.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운영자가 “원금을 보장하며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를 종용한다. 이 말에 속아 5차례에 걸쳐 2억3000만 원을 준 한 투자자는 뒤늦게야 화면으로 봤던 ‘증권사 직원’도, 투자처도 가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기 일당은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실존하는 전문가인 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사기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2년 새 투자리딩방 피해액 1.7배로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돌파하면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지만, ‘불장’에 올라타려는 개미 투자자의 심리를 파고든 불법 리딩방(투자 추천방) 사기도 함께 번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가짜 수익률을 보인 뒤 “돈을 맡기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인데,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포모(FOMO·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 심리가 투자자의 등을 떠미는 것이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9월 불법 투자 리딩방 피해를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해 12월까지 2년 3개월간 접수된 관련 신고는 1만6409건이다. 누적 피해액은 1조4951억 원에 달했다. 특히 연도별 월평균 피해액은 2023년 317억 원에서 지난해 548억 원으로 약 1.7배로 증가했다. 이런 피해 규모는 코스피의 등락과 맞물려 움직였다. 코스피가 2024년 1월 2,497(말일 종가 기준)에서 4월 2,692로 오르자 같은 기간 불법 리딩방 신고는 410건에서 824건으로 배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코스피가 2,399로 떨어진 그해 12월엔 피해 신고도 515건으로 덩달아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코스피 3,000을 넘어 최근 5,000까지 넘나드는 ‘역대급 불장’이 지속되자 지난해 12월에만 751건의 피해가 접수되는 등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기술 고도화, 조직화로 쉽게 속아 이러한 불법 리딩방은 초반엔 수익을 일부 돌려주며 경계심을 허물기 때문에 정보 기기에 익숙한 젊은층도 피해를 본다. 최근 서울 금천경찰서는 ‘전문 투자 컨설팅’을 내세우며 200명 이상의 피해자로부터 약 130억 원을 빼돌린 업체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수사 중이다. 피해자 중에는 고령층뿐 아니라 20, 30대 청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주가지수와 연동된 선물 거래에 일정 금액을 ‘베팅’하도록 한 뒤 투자금을 받아 달아나는 수법도 득세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한모 씨(58)는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통해 ‘주식 공부방’에 초대돼 운영자가 하라는 대로 총 4500만 원을 송금했지만 전부 뺏겼다. ‘눈속임’ 기술의 발달도 피해를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증권사 애플리케이션과 똑같이 꾸미고 얼굴과 목소리까지 AI로 변장한다. 김한 인터넷피해구제협회 대표는 “피해자는 ‘영상으로 확인했고, 계좌에서도 숫자가 올라가는 걸 봤다’는 이중 확신에 빠져 속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속 강화와 더불어 불법 리딩방의 창구가 되는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증시 활황기일수록 특별 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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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고수익 보장”에 2억 맡긴 리딩방 전문가, AI 딥페이크였다

    “주식으로 큰돈 벌고 싶으면 여기로 들어오세요.”유명 증권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남성이 유튜브 화면 속에서 투자 수익률 등을 인증하며 투자자를 유혹한다.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운영자가 “원금을 보장하며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를 종용한다. 이 말에 속아 5차례에 걸쳐 2억3000만 원을 준 한 투자자는 뒤늦게야 자신이 화면으로 봤던 ‘증권사 직원’도, 투자처도 가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기 일당은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실존하는 전문가인 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사기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2년 새 투자리딩방 피해액 1.7배로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돌파하면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지만, ‘불장’에 올라타려는 개미 투자자의 심리를 파고든 불법 리딩방(투자 추천방) 사기도 함께 번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가짜 수익률을 보인 뒤 “돈을 맡기면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이다.2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9월 불법 투자 리딩방 피해를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해 12월까지 2년 3개월간 접수된 관련 신고는 1만6409건이다. 누적 피해액은 1조4951억 원에 달했다. 특히 연도별 월평균 피해액은 2023년 317억 원에서 지난해 548억 원으로 2년 새 약 1.7배로 증가했다.이런 불법 리딩방 피해 규모는 코스피의 등락과 맞물려 움직였다. 코스피가 2024년 1월 2497(말일 종가 기준)에서 4월 2692로 오르자 같은 기간 불법 리딩방 신고는 410건에서 824건으로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코스피가 2399로 떨어진 그해 12월엔 피해 신고도 515건으로 덩달아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코스피 3000 시대를 넘어 최근 5000 고지까지 넘나드는 ‘역대급 불장’이 지속되자 지난해 12월에만 751건의 피해가 접수되는 등 사기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코스피 등락에 따라 사기 피해도 영향을 받는 데는 포모(FOMO·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 심리가 작동하는 탓이다. 특히 증시 강세 국면에서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투자자들의 등을 떠밀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새로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을 노린 사기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고도화, 조직화로 쉽게 속아이러한 불법 리딩방은 초반엔 수익을 일부 돌려주며 경계심을 허물기 때문에 정보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도 피해를 본다. 게다가 수법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범죄 단체도 조직적으로 움직여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최근 서울 금천경찰서는 ‘전문 투자 컨설팅’을 내세우며 200명 이상의 피해자로부터 약 130억 원을 빼돌린 업체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수사 중이다. 이 업체는 해외 투자 동향을 파악하고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며 돈을 빼앗은 혐의(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피해자 중에는 고령층, 장애인뿐만 아니라 20, 30대 청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에는 주가지수와 연동된 선물 거래에 일정 금액을 ‘베팅’하도록 한 뒤 투자금을 받아 달아나는 수법도 득세하고 있다. 강동구에 사는 한모 씨(58)는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통해 ‘주식 공부방’에 초대돼 운영자가 하라는 대로 총 4500만 원을 송금했지만 결국 한 푼도 남기지 못한 채 전부 뺏겼다.‘눈속임’ 기술의 발달도 사기 피해를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해외 거래소나 증권사 애플리케이션과 거의 똑같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복제하고 얼굴과 목소리까지 AI로 변장한다. 김한 인터넷피해구제협회 대표는 “AI 딥페이크 기술과 가짜 거래소가 결합하면 피해자는 ‘영상으로 확인했고, 계좌에서도 숫자가 올라가는 걸 봤다’는 이중 확신에 빠져 속게 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단속 강화와 더불어 불법 리딩방의 창구가 되는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증시 활황기일수록 특별 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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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인 명의로 학교-역 폭파협박… 디스코드에 ‘범죄자 만들기’ 번져

    지난해 말 인천과 경기 광주시 등 전국 각지의 학교와 철도역에 ‘폭탄 설치’ 협박 글이 올라와 경찰특공대가 출동하고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추적 결과 범인은 10대 고등학생 조모 군이었다. 최근 구속 기소된 조 군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보안 메신저 ‘디스코드’ 내 2개의 대화방에 ‘총괄 방장’으로 군림하던 중 “대화방을 탈퇴하겠다”는 또래 김모 군을 응징하기 위해 조직적인 ‘명의 도용 테러’를 기획했다. 다른 이용자를 시켜 김 군의 이름으로 온라인 게시판에 협박 글을 올리게 했고, 또 다른 이용자에게는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하라고 명령했다. 검찰은 “조 군은 상대의 신상 정보를 쥔 채 이를 허위 테러 위협 등에 사용하는 이른바 ‘고로시’(죽인다는 뜻의 일본어)를 징벌 수단처럼 사용했다”고 밝혔다.● 신상 정보가 무기가 되는 디스코드 대화방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처럼 10대가 타인을 손쉽게 범죄자로 만드는 ‘스와팅’(허위 신고)이 유행처럼 번지는 배경에는 디스코드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의 음성 채팅을 위해 개발된 디스코드는 방장의 권한이 절대적이다. 특정 이용자를 추방하거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손쉽다. 또 게임 아이템 거래 등의 과정에서 10대 이용자들끼리 실명이나 계좌번호, 집 주소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쌓인 개인정보는 사이가 틀어지는 순간 상대의 일상을 파괴하는 ‘무기’로 돌변한다. 이달 초 폭파 협박 글을 올려 경찰에 붙잡힌 고등학생 김모 군(18)도 디스코드에서 허위 신고 범죄를 벌였다. 김 군은 5일부터 11일까지 경기 성남시 KT 분당 사옥과 서울 강남역 등 6곳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글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다른 디스코드 이용자와 시비가 붙자 그를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명의를 도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박제방’에서 시작되는 사회적 살인이런 범죄의 전초기지는 디스코드 내 이른바 ‘박제방’이다. 갈등이 생긴 상대방의 실명과 집 주소, IP주소, 부모의 연락처가 적나라하게 올라온다. 취재팀이 한 박제방에 들어가 보니 피해자의 부모가 일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기관을 거론하며 “전화해서 너희 부모에게 개망신을 주겠다”는 협박이 예사로 오갔다. 또 다른 방에선 10대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가 “네 계좌로 보이스피싱 돈(범죄수익) 갈겨 줄게(덮어씌울게)”라고 위협했다. 대화 상대의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하지 않은 범죄도 덮어씌울 수 있으니 복종하라는 위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들이 디스코드 내에서 권력관계를 만들고, 이 위계에서 탈락한 이들을 ‘고로시’ 하는 과정에서 스와팅과 박제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고 우려했다.이런 스와팅 범죄로 인한 사회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허위 테러 위협 등으로 인한 경찰특공대 출동 건수는 2020년 6224건에서 2024년 1만902건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디스코드가 텔레그램 못잖게 폐쇄적인 운영으로 악명이 높고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수사를 위한 공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해자가 계정을 삭제한 뒤 재가입하는 식으로 수사망을 벗어나기 쉽다. 경찰은 현재 허위 협박 글과 관련해 디스코드에 수사 협조 요청을 보내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디스코드 등에서 비롯된 허위 테러 위협은 막대한 공권력 낭비를 초래하므로 형사 처벌을 강화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강력하게 청구해야 유사 범죄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디스코드미국에 본사를 둔 보안 메신저. 게임용 음성채팅 메신저로 출발했다가 10대의 일상 대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엔 특정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박제방’이나 도용한 정보로 허위 테러 글을 올리는 ‘스와팅’ 범죄의 무대로 꼽힌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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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 불… “집 다 탔는데 나만 안 타”

    “우리 집이 다 불탔는데, 나만 안 탔다. 가족사진 한 장 못 가지고 나왔어.” 1992년부터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살아왔다는 80대 김모 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울 강남 일대가 저층 주거지에서 초고층 빌딩 숲으로 바뀌는 동안 30년 넘게 살아온 김 씨의 판잣집은 하룻밤 새 잿더미가 됐다. 오랜 터전에서 겨우 챙겨 나온 짐은 작은 가방과 비닐 봉지 하나뿐이었다. 16일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경 개포동 구룡마을 6개 지구 가운데 4지구에서 불이 나 8시간 28분 만인 오후 1시 28분경 진화됐다. 강한 바람으로 거세진 화재로 165가구 258명이 대피했고 18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후반부터 형성된 무허가 주거지로 한때 1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거주했다. 상당수 주민이 이미 떠났고 마지막까지 갈 곳을 찾지 못한 저소득층·고령층 주민들이 머물고 있다. 서울시는 2027년부터 공공주도 방식으로 구룡마을을 재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후화된 시설과 부족한 소방 인프라로 이곳에서는 2011년 이후 최근까지 2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유귀범 주민자치위원회장은 “38년 동안 열댓 차례 불이 났지만 이번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5시 10분 강남소방서 인력을 총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길이 커지자 오전 8시 4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화재 초기 안개와 미세먼지로 헬기 투입이 지연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경찰·구청 인력 1258명과 장비 106대가 동원됐다. 이날 화재 현장엔 주택 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녹아내린 보일러 배관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콘크리트 전봇대조차 철근이 드러난 채 길 한복판을 가로막고 있었다. 길게는 40년 가까이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35년간 구룡마을에 거주해 왔다는 최모 씨(82)는 바짝 마른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는 “얼마 전 빙판에 넘어져 갈비뼈에 금이 가 집 안에 누워 있었는데 겨우 빠져나왔다”며 “옷도 사진도 냉장고도 모두 탔다.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이곳에 살았다는 정미숙(가명·62) 씨는 “하루 일당 12만 원 받는 식당 일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몸과 옷가지만 겨우 챙겨 나왔다”며 “저축도 없어 앞이 막막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구룡중학교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하고 강남구 내 호텔 2곳에 임시 거처를 확보했다. 강남구는 구호물품을 확보하여 임시 대피소에 배치해 이재민들이 보다 안정적인 임시 거처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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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잿더미 된 구룡마을…“갈곳 없어 남은 사람들인데, 여기마저”

    “우리 집이 다 불탔는데, 나만 안 탔다. 가족사진 한 장 못 가지고 나왔어.”1992년부터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살아왔다는 80대 김모 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울 강남 일대가 저층 주거지에서 초고층 빌딩 숲으로 바뀌는 동안 30년 넘게 살아온 김 씨의 판잣집은 하룻밤 새 잿더미가 됐다. 오랜 터전에서 겨우 챙겨 나온 짐은 작은 가방과 비닐 봉지 하나뿐이었다.16일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경 개포동 구룡마을 6개 지구 가운데 4지구에서 불이 나 8시간 28분 만인 오후 1시 28분경 진화됐다. 강한 바람으로 거세진 화재로 165가구 258명이 대피했고 18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구룡마을은 1980년대 후반부터 형성된 무허가 주거지로 한때 1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거주했다. 상당수 주민이 이미 떠났고 마지막까지 갈 곳을 찾지 못한 저소득층·고령층 주민들이 머물고 있다. 서울시는 2027년부터 공공주도 방식으로 구룡마을을 재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후화된 시설과 부족한 소방 인프라로 이곳에서는 2011년 이후 최근까지 2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유귀범 주민자치위원회장은 “38년 동안 열댓 차례 불이 났지만 이번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소방 당국은 오전 5시 10분 강남소방서 인력을 총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길이 커지자 오전 8시 4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화재 초기 안개와 미세먼지로 헬기 투입이 지연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경찰·구청 인력 1258명과 장비 106대가 동원됐다.이날 화재 현장엔 주택 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녹아내린 보일러 배관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콘크리트 전봇대조차 철근이 드러난 채 길 한복판을 가로막고 있었다.길게는 40년 가까이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35년간 구룡마을에 거주해 왔다는 최모 씨(82)는 바짝 마른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는 “얼마 전 빙판에 넘어져 갈비뼈에 금이 가 집 안에 누워 있었는데 겨우 빠져나왔다”며 “옷도 사진도 냉장고도 모두 탔다.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이곳에 살았다는 정미숙(가명·62) 씨는 “하루 일당 12만 원 받는 식당 일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몸과 옷가지만 겨우 챙겨 나왔다”며 “저축도 없어 앞이 막막하다”고 했다.서울시는 구룡중학교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하고 강남구 내 호텔 2곳에 임시 거처를 확보 했다. 강남구는 구호물품을 확보해 임시 대피소에 배치해 이재민들이 보다 안정적인 임시 거처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를 마치는 대로 화재 감식과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파악할 방침이다.화재 여파로 양재대로 하위 3개 차로가 통제됐다. 화재로 인한 연기가 강남구는 물론이고 서초구 일대를 덮쳐 시민들의 불편도 컸다. 서초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유모 씨(29)는 “점심시간에도 회사 근처에서 탄 냄새가 났다”며 “출근길이 연기로 뿌옇게 가려 마스크를 써야 했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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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억 노쇼 사기’ 캄보디아 거점 조직원 23명 구속기소

    군부대 장교, 대학 교직원 등을 사칭하며 ‘노쇼 사기’를 일삼은 캄보디아 거점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무더기로 구속 기소됐다. 이 사기단은 식당 단체 예약을 핑계로 식당 사장에게 물품 구매를 유도한 뒤 잠적하는 수법으로 소상공인들에게 38억 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부(합수부)는 총책 종건(가명·40) 등 범죄단체 조직원 23명을 범죄단체 가입·활동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군부대 장교나 병원, 대학교 행정직원 등을 사칭해 식당을 예약하며 점주에게 접근했다. 그러면서 “당장 여러 군데에서 결제하기 어려우니 대신 구매를 해달라”며 군용 장비나 와인 등의 물품을 특정 판매처에서 사게끔 유도했다. 미리 짜놓은 2차 유인책이 실제 판매업자인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들의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이른바 ‘노쇼 사기’ 수법이었다. 이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명함이나 물품 구매 승인 공문 등을 정교하게 위조하고 범행 멘트와 입금 요구 금액까지 대본으로 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1000만 원대 구매는 피해자가 부담을 느끼니 목표 범행금액을 900만 원으로 조정한 것. 이 범죄조직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카지노 건물을 거점으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정보원의 국제범죄 정보를 토대로 지난해 6월 수사에 착수한 합수부는 캄보디아 수사당국과 국제 공조 등을 통해 현지에서 붙잡은 조직원들을 국내로 송환했다. 김보성 합수부장은 “해외 체류 중인 잔여 조직원과 국내 가담자도 엄정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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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당 눈물 뺀 ‘노쇼 사기단’…캄보디아에서 잡았다

    군부대 장교, 대학 교직원 등을 사칭하며 ‘노쇼 사기’를 일삼은 캄보디아 거점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무더기로 구속기소됐다. 이 사기단은 식당 단체 예약을 핑계로 식당 사장에게 물품 구매를 유도한 뒤 잠적하는 수법으로 소상공인들에게 38억 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부(합수부)는 총책 종건(가명·40) 등 범죄단체 조직원 23명을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군부대 장교나 병원, 대학교 행정직원 등을 사칭해 식당을 예약하며 점주에게 접근했다. 그러면서 “당장 여러 군데에서 결제하기 어려우니 대신 구매를 해달라”며 군용 장비나 와인 등의 물품을 특정 판매처에서 사게끔 유도했다. 미리 짜놓은 2차 유인책이 실제 판매업자인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들의 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이른바 ‘노쇼 사기’ 수법이었다. 이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명함이나 물품구매 승인 공문 등을 정교하게 위조하고 범행 멘트와 입금 요구 금액까지 대본으로 준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1000만 원대 구매는 피해자가 부담을 느끼니 목표 범행금액을 900만 원으로 조정한 것.이 범죄조직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카지노 건물을 거점으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정보원의 국제범죄 정보를 토대로 지난해 6월 수사에 착수한 합수부는 캄보디아 수사당국과 국제공조 등을 통해 현지에서 붙잡은 조직원들을 국내로 송환했다. 김보성 합수부장은 “해외 체류 중인 잔여 조직원과 국내 가담자도 엄정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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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지법 난동 1년… ‘허위 글’ 여전한 극우 커뮤니티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돼 가지만 당시 사태의 불씨를 댕겼던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가 여전히 ‘허위 글 저수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13일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다음 체포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취지의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체포 직후 김해국제공항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며 ‘까불면 다친다(FAFO)’고 한 건 이 대통령에 대한 경고”라고 주장했다.이 게시판은 지난해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후 극성 지지자가 서부지법에 난입해 집기를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을 때 법원 담을 넘는 요령을 공유하며 사태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이 게시판에는 법원 청사 사진과 함께 “후문으로 가서 경찰 스크럼 깨버릴 거다” “담이 내 머리(높이)보다 낮다”며 난입과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거나 “내전까지 각오한 사람들 모여라” 등 폭력을 암시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후 ‘사법부 좌표 찍기’와 판사 신상 털기도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사진을 올리거나 욕설을 일삼았다. 난동 가담자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의 이력을 공개하는 글도 올라왔다. 상당수 게시 글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마저 왜곡했다. 한 작성자는 “트럼프의 마두로 체포 덕에 좌파들이 쫄아서 특검이 (9일로 예정됐던) 윤 전 대통령의 구형을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론 공동 피고인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서류증거(서증) 조사에 8시간 넘게 할애하며 ‘침대 변론’을 했기 때문인데 정반대로 해석한 것이다. 지난해 9월엔 “이 대통령이 치안 공백을 일부러 유도해 공안을 투입하려 한다”는 음모론이 올라왔다. 이에 따라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사회 혼란과 혐오를 부추기는 것을 넘어 실제 폭력을 조장하는 이런 게시판에 대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플랫폼이 허위 정보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게시 글에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특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를 받는 전 목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전 목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나는) 서부(지법) 사태와 관계성이 없었다. (난동) 사태가 일어난 것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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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李에 까불면 다친다 경고” 거짓선동 커뮤니티 기승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돼 가지만 당시 사태의 불씨를 댕겼던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가 여전히 ‘허위 글 저수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13일 난동 사태 배후로 지목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이날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다음 체포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취지의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체포 직후 김해국제공항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며 ‘까불면 다친다(FAFO)’고 한 건 이 대통령에 대한 경고”라고 주장했다.이 게시판은 지난해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후 극성 지지자가 서부지법에 난입해 집기를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을 때 법원 담을 넘는 요령을 공유하며 사태를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이 게시판에는 법원 청사 사진과 함께 “후문으로 가서 경찰 스크럼 깨버릴 거다” “담이 내 머리(높이)보다 낮다”며 난입과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거나 “내전까지 각오한 사람들 모여라” 등 폭력을 암시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이후 ‘사법부 좌표 찍기’와 판사 신상 털기도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사진을 올리거나 욕설을 일삼았다. 난동 가담자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의 이력을 공개하는 글도 올라왔다.상당수 게시 글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마저 왜곡했다. 한 작성자는 “트럼프의 마두로 체포 덕에 좌파들이 쫄아서 특검이 (9일로 예정됐던) 윤 전 대통령의 구형을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론 공동 피고인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서류증거(서증) 조사에 8시간 넘게 할애하며 ‘침대 변론’을 했기 때문인데 정반대로 해석한 것이다. 지난해 9월엔 “이 대통령이 치안 공백을 일부러 유도해 공안을 투입하려 한다”는 음모론이 올라왔다.이에 따라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사회 혼란과 혐오를 부추기는 것을 넘어 실제 폭력을 조장하는 이런 게시판에 대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플랫폼이 허위 정보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게시 글에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한편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특수건조물침입교사 혐의를 받는 전 목사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전 목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며 “(나는) 서부(지법) 사태와 관계성이 없었다. (난동) 사태가 일어난 것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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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쪽 찬공기, 눈비 품은 저기압 충돌… 한겨울 ‘태풍급 강풍’ 불러

    주말 태풍급 강풍과 폭설이 전국을 강타했다. 전국 곳곳에서 순간풍속이 시속 100km 안팎으로 기록됐고 전남 지역에는 최대 20cm 안팎의 눈이 쌓였다. 이로 인해 주말 9명이 숨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후 11시 36분경 제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서는 순간풍속이 시속 112.3km로 기록됐다. 강원 고성군에서는 이날 오후 순간풍속이 시속 95.8km, 속초시에서도 시속 95km에 달했다. 북서쪽에서 남하한 강력한 찬 공기가 눈비를 포함한 저기압과 강하게 부딪치며 태풍급 강풍을 만들어냈다. 경북 지역 고속도로에서는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로 사고가 잇따라 7명이 숨졌다.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강풍에 간판이 떨어져 1명이 숨졌고, 강원 횡성군에서는 눈을 치우던 트랙터가 넘어지면서 운전자가 사망했다.영하 40도 이하 찬공기 내려오며… 폭설+강풍+한파 ‘복합 위험기상’의정부서 간판 떨어져 행인 숨져… 건물-차량 파손 등 곳곳서 사고오늘 출근길 영하 14도… 빙판 주의지난 주말 한반도에 불어닥친 ‘태풍급 강풍’은 이달 초부터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은 강한 대륙성 고기압이 저기압과 충돌하며 발생했다. 통상 겨울에는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 국내에 주기적으로 찬 바람을 불어 넣는데, 여기에 눈비를 포함한 저기압이 강하게 부딪치며 순간풍속 시속 100km 안팎의 괴물 강풍을 만들었다. 기상청은 1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를 발효했다. 기압계가 바뀌며 바람이 많이 부는 봄철이 아닌 겨울철에 이례적으로 전국적 강풍특보를 내린 것이다. 13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순간풍속 시속 55k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한겨울에 ‘태풍급 바람’10일 오후 1시 34분 서울 마포구에서는 순간풍속 시속 77.4km의 강풍이 관측됐다. 해안가나 도서 지역이 아닌 도심에서도 소형 태풍 수준의 바람이 불었다. 기상청은 여름철 태풍을 분류할 때 최대 풍속 초속 17m 이상의 열대 저기압을 태풍으로 본다. 풍속만 따지면 시속 약 61km 이상은 ‘태풍급 바람’인 것이다.이날 경기 광명에도 오후 한때 순간풍속 시속 90.4km, 강원 삼척에도 89.6km의 강풍이 불었다. 눈이 가장 많이 쌓였던 전남 무안에는 시속 65.5km, 강풍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에서도 시속 57.6km의 강풍이 기록됐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쪽에서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폭설과 함께 강풍, 한파까지 나타나는 복합적인 위험 기상이 동반됐다”고 설명했다.순간풍속 시속 70km의 바람이 불 때 보행자는 몸이 뒤로 밀리는 느낌을 받고 모자와 안경 등이 날아가기도 한다. 우산이 뒤집히거나 간판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바람이 시속 100km로 불면 똑바로 서 있기가 어려워지고 고속도로나 다리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차선을 이탈할 위험도 있다.전국에 불던 강풍은 11일까지 이어지다 한풀 꺾였지만 강풍특보가 발효된 해안가와 강원 및 경북 산지, 제주도에는 12일 새벽까지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70k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주말 강풍과 폭설로 9명 숨져전국 곳곳에선 강풍과 폭설로 인한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21분경 의정부시 호원동에서 강풍으로 가로 15m, 세로 2m 크기의 간판이 떨어져 행인이 머리를 다쳐 숨졌다. 사고 당시 풍속은 초속 9m에 달했다. 강원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마을회관 인근에서는 눈을 치우던 트랙터가 넘어지면서 운전하던 주민이 트랙터에 깔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같은 날 오후 2시경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건물에서도 강풍으로 철골 구조물이 떨어지고 유리 외벽이 산산조각 나 행인이 이마와 팔 등을 다쳤다. 인천 계양구 박촌동 주택에선 강풍으로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건물 옆에 주차한 차량 2대가 파손됐고, 경북 포항시 기계면에서는 정자가 쓰러져 30대 남성이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전남에선 눈과 바람 등으로 32개 항로 선박 37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무등산, 월출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 등도 통제됐고, 고흥군에선 많은 눈으로 일부 버스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제주에서는 초속 12m의 강풍이 불어 항공편이 지연됐고, 폭설로 비자림로 등 주요 산간도로가 통제됐다.12일 북쪽에서 재차 찬 공기가 내려오며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4도∼영하 3도, 낮 최고기온은 0∼10도로 예보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영하 5도로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륙을 중심으로 발효 중인 한파특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횡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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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급 강풍’ 왜? 영하 40도 공기, 저기압 충돌…오늘 영하 14도

    지난 주말 한반도에 불어닥친 ‘태풍급 강풍’은 이달 초부터 한반도 상공에 자리잡은 강한 대륙성 고기압이 저기압과 충돌하며 발생했다. 통상 겨울에는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이 국내에 주기적으로 찬 바람을 불어 넣는데, 여기에 눈비를 포함한 저기압이 강하게 부딪히며 순간풍속 시속 100km 안팎의 괴물 강풍을 만들었다. 기상청은 1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를 발효했다. 기압계가 바뀌며 바람이 많이 부는 봄철이 아닌 겨울철에 이례적으로 전국적 강풍특보를 내린 것이다. 13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순간풍속 시속 55㎞의 강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한겨울에 ‘태풍급 바람’10일 오후 1시 34분 서울 마포구에서는 순간풍속 시속 77.4km의 강풍이 관측됐다. 해안가나 도서 지역이 아닌 도심에서도 소형 태풍 수준의 바람이 불었다. 기상청은 여름철 태풍을 분류할 때 최대 풍속 초속 17m 이상의 열대 저기압을 태풍으로 본다. 풍속만 따지면 시속 약 61km 이상은 ‘태풍급 바람’인 것이다.이날 경기 광명에도 오후 한때 순간풍속 시속 90.4km, 강원 삼척에도 89.6km의 강풍이 불었다. 눈이 가장 많이 쌓였던 전남 무안에는 시속 65.5km, 강풍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에도 시속 57.6km의 강풍이 기록됐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쪽에서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폭설과 함께 강풍, 한파까지 나타나는 복합적인 위험 기상이 동반됐다”고 설명했다.순간풍속 시속 70km의 바람이 불 때 보행자는 몸이 뒤로 밀리는 느낌을 받고 모자와 안경 등이 날아가기도 한다. 우산이 뒤집히거나 간판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바람이 시속 100km로 불면 똑바로 서 있기가 어려워지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고속도로나 다리 위를 달릴 때 차선을 이탈할 위험도 있다. 전국에 불던 강풍은 11일까지 이어지다 한풀 꺾였지만 강풍특보가 발효된 해안가와 강원 및 경북 산지, 제주도에는 12일 새벽까지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70k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 주말 강풍과 폭설로 9명 숨져 전국 곳곳에선 강풍과 폭설로 인한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21분경 의정부시 호원동에서 강풍으로 가로 15m, 세로 2m 크기의 간판이 떨어져 행인이 머리를 다쳐 숨졌다. 사고 당시 풍속은 초속 9m에 달했다. 강원 횡성군 안흥면 소사리 마을회관 인근에서는 눈을 치우던 트랙터가 넘어지면서 운전하던 주민이 트랙터에 깔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같은 날 오후 2시경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건물에서도 강풍으로 철골 구조물이 떨어지고 유리 외벽이 산산조각 나 행인이 이마와 팔 등을 다쳤다. 인천 계양구 박촌동 주택에선 강풍으로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건물 옆에 주차한 차량 2대가 파손됐고, 경북 포항시 기계면에서는 정자가 쓰러져 30대 남성이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전남에선 눈과 바람 등으로 32개 항로 선박 37척의 운행이 중단됐다. 무등산, 월출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탐방로 등도 통제됐고, 고흥군에선 많은 눈으로 일부 버스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제주에서는 초속 12m의 강풍이 불어 항공편이 지연됐고, 폭설로 비자림로 등 주요 산간도로가 통제됐다. 12일 북쪽에서 재차 찬 공기가 내려오며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4도~영하 3도, 낮 최고기온은 0~10도로 예보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영하 5도로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륙을 중심으로 발효 중인 한파특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횡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202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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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권 쥔 국회의원에… 같은 지역구 시의원 7명이 6050만원 후원

    2018년 이후 당선된 서울시의원 가운데 7명은 같은 당,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연간 300만 원이 넘는 고액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정치자금법상 허용된 범위 내에서 후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지역 내 현안과 예산, 공천권 등 이해관계가 얽힌 같은 지역구 시의원과 국회의원 사이의 고액 후원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 역시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최근 여당 내 ‘공천 헌금’ 의혹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지역 의원에게 2000만 원 후원 7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국회의원의 연 3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 당선된 서울시의원 중 7명이 본인과 지역구가 같은 의원 5명에게 총 605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원 총액이 가장 컸던 이는 2018년 7월부터 4년간 재직한 더불어민주당 경만선 전 시의원(강서)이다. 경 전 시의원은 2020∼2024년 같은 당 진성준 의원(강서을)에게 4차례에 걸쳐 총 2000만 원을 후원했다. 시의원 신분이던 2020년, 2021년뿐 아니라 2022년과 2024년에도 연간 한도인 500만 원을 꽉 채워 보냈다. 경 전 시의원과 진 의원은 지역구가 겹치고, 김포국제공항 고도 제한 완화 등 지역 숙원 사업에서 긴밀히 공조해 왔다. 경 전 시의원과 같은 시기 재직한 김용연 전 시의원(강서)도 2022년 11월 진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시의원 후보 공천을 앞두고 후원금을 낸 경우도 있었다. 2022년 당선된 국민의힘 남창진 시의원(송파)은 지방선거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기 약 2개월 전인 2022년 3월 같은 당 김웅 당시 의원(송파갑)에게 300만 원을 후원했다. 2022년 김 전 의원은 송파갑 당협위원장이었다. 남 시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후원한 돈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1500만 원이다. 국민의힘 이새날 시의원(강남)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4차례에 걸쳐 같은 당 태영호 당시 의원(강남갑)에게 800만 원을 후원했다. 민주당 이민옥 시의원(성동)은 2022년 10∼12월 3차례에 걸쳐 총 500만 원을 같은 당 홍익표 당시 의원(중-성동갑)에게 후원했다.● “공천권 지닌 지역구 의원에게 고액 후원 부적절” 이들은 모두 ‘특별한 의도 없이 합법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민옥 시의원은 “특별한 이유나 목적을 갖고 후원한 것이 아니고, 한 번쯤 후원해 드리고 싶단 마음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 시의원은 “공천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며, 지역 발전을 위해 합법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날 시의원은 “특별한 이유 없이 응원 목적으로 후원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용연 전 시의원은 “진 의원에 대한 후원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경 전 시의원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향한 시의원의 법정 한도 내 기부는 합법이다. 그러나 지방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는 국회의원이 본인 지역구 시의원으로부터 돈을 받는 행위 자체가 이해충돌의 소지가 큰 ‘낡은 정치 관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직 시의원은 “공천 시즌이 되자 지역구 의원이 매일같이 집으로 불러 특별한 과일을 사가지고 가야 했다”며 “(의원) 보좌관이 ‘나중에 크게 인사하라’고 했으나 돈을 안 가져가니 결국 나중에 다른 구의원과 경선을 붙였다”고 했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의 기반이 더 공고한 비수도권은 지방의원이 지역구를 옮기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종속적 관계가 심할 거란 우려도 있다. 한 전직 당협위원장은 “지역은 더 심하다. 지방 시장 (후보) 한 자리 받는 데 수억 원이 든다는 말도 나올 정도”라고 했다. 시민단체도 이런 구조의 개선을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 사이의 공천 헌금 의혹은 개인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며 “지역구 의원이 공천권을 지닌 지역위원장을 겸하는 관행을 개선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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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의원 7명, 공천권 쥔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에 6050만원 후원

    2018년 이후 당선된 서울시의원 가운데 7명은 같은 당,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연간 300만 원이 넘는 고액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정치자금법상 허용된 범위 내에서 후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지역 내 현안과 예산, 공천권 등 이해관계가 얽힌 같은 지역구 시의원과 국회의원 사이의 고액 후원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 역시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최근 여당 내 ‘공천 헌금’ 의혹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지역 의원에게 2000만 원 후원7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국회의원의 연 3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 당선된 서울시의원 중 7명이 본인과 지역구가 같은 의원 5명에게 총 605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후원 총액이 가장 컸던 이는 2018년 7월부터 4년간 재직한 더불어민주당 경만선 전 시의원(강서)이다. 경 전 시의원은 2020~2024년 같은 당 진성준 의원(강서을)에게 4차례에 걸쳐 총 2000만 원을 후원했다. 시의원 신분이던 2020년, 2021년뿐 아니라 2022년과 2024년에도 연간 한도인 500만 원을 꽉 채워 보냈다. 경 전 시의원과 진 의원은 지역구가 겹치고, 김포국제공항 고도 제한 완화 등 지역 숙원 사업에서 긴밀히 공조해 왔다. 경 전 시의원과 같은 시기 재직한 김용연 전 시의원(강서)도 2022년 11월 진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시의원 후보 공천을 앞두고 후원금을 낸 경우도 있었다. 2022년 당선된 국민의힘 남창진 시의원(송파)은 지방선거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기 약 2개월 전인 2022년 3월 같은 당 김웅 당시 의원(송파갑)에게 300만 원을 후원했다. 2022년 김 전 의원은 송파갑 당협위원장이었다. 남 시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후원한 돈은 2021부터 2023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1500만 원이다.국민의힘 이새날 시의원(강남)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4차례에 걸쳐 같은 당 태영호 당시 의원(강남갑)에게 800만 원을 후원했다. 민주당 이민옥 시의원(성동)은 2022년 10~12월 3차례에 걸쳐 총 500만 원을 같은 당 홍익표 당시 의원(중-성동갑)에게 후원했다.● “공천권 지닌 지역구 의원에게 고액 후원 부적절”이들은 모두 ‘특별한 의도 없이 합법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민옥 시의원은 “특별한 이유나 목적을 갖고 후원한 것이 아니고, 한 번쯤 후원해 드리고 싶단 마음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 시의원은 “공천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며, 지역 발전을 위해 합법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날 시의원은 “특별한 이유 없이 응원 목적으로 후원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용연 전 시의원은 “진 의원에 대한 후원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경 전 시의원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지역구 국회의원을 향한 시의원의 법정한도 내 기부는 합법이다. 그러나 지방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는 국회의원이 본인 지역구 시의원으로부터 돈을 받는 행위 자체가 이해충돌의 소지가 큰 ‘낡은 정치 관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직 시의원은 “공천 시즌이 되자 지역구 의원이 매일같이 집으로 불러 특별한 과일을 사가지고 가야 했다”며 “(의원) 보좌관이 ‘나중에 크게 인사하라’고 했으나 돈을 안 가져가니 결국 나중에 다른 구의원과 경선을 붙였다”고 했다.특히 지역 국회의원의 기반이 더 공고한 비수도권은 지방의원이 지역구를 옮기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종속적 관계가 심할 거란 우려도 있다. 한 전직 당협위원장은 “지역은 더 심하다. 지방 시장 (후보) 한 자리 받는 데 수억 원이 든다는 말도 나올 정도”라고 했다.시민단체도 이런 구조의 개선을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 사이의 공천 헌금 의혹은 개인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며 “지역구 의원이 공천권을 지닌 지역위원장을 겸하는 관행을 개선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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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각역 인근서 택시-승용차 추돌, 10명 사상

    새해 첫 출근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연쇄 추돌사고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행인이 참변을 당했다. 2일 서울 종로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분경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택시와 승용차 등 연쇄 추돌로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경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적의 승객 3명을 태운 택시가 승용차를 추돌하고, 이 택시가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은 뒤 앞의 또 다른 승용차와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 6명이 택시에 치여 쓰러졌다. 부상을 입은 보행자 중 1명은 인도 국적으로 확인됐다. 차에 치인 4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70대 후반 택시 운전사와 탑승객 3명도 부상을 입었다. 사고를 목격한 대학생 김모 씨(29)는 “연기가 자욱해 사고가 발생한 현장으로 갔더니 중년 여성분이 쓰러져 있었고 피를 많이 흘리고 계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수의 행인이 다치고 파손 차량 중 한 대인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은 소방 대원 53명과 장비 16대를 동원해 사고 수습과 부상자 구조에 나섰다. 사고 장소가 도심 한복판인 데다 2024년 7월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참사 사고 장소와 채 800m도 떨어지지 않아 종각역 일대에선 한때 큰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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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선우 “김경이 최고점” 직접 개입 정황… 당일 金 단수공천 확정

    더불어민주당이 1일 한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강선우 의원을 전격 제명한 것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의 단수 공천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강 의원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보좌관이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며 “살려 달라”고 읍소한 다음 날 부적절한 개입을 통해 공천을 확정지었다는 것. 김 전 원내대표는 돈을 돌려주라며 ‘컷오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다음 날 김 시의원의 단수 공천 확정 회의에는 집안일을 이유로 돌연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묵인’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징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姜, 1억 원 제공한 시의원에 “공천 줘야” 민주당은 2022년 4월 22일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록에서 강 의원이 김 시의원에 대해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발언을 확인했다. 강 의원은 회의에서 김 시의원이 공천 가점을 받는 여성인 점과 점수가 가장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민주당은 강 의원 지역구인 강서구를 ‘청년 전략 선거구’로 정하고 새 후보를 뽑으려 했는데, 강 의원은 회의에서 “갑자기 어떻게 새로 (후보를) 찾느냐”며 김 시의원 공천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강 의원이 김 시의원의 공천을 밀어붙이면서 김 시의원은 같은 날 단수 공천을 받았다. 당시 김 시의원은 민주당이 예외 없는 컷오프 대상으로 삼은 ‘투기 목적 2주택 이상 보유자’에 해당돼 컷오프 통보를 받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회의 전날인 2022년 4월 21일 강 의원과 김 전 원내대표가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김 시의원에 대해 “정말 문제 있는 사람”이라며 “컷오프를 유지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또 “어차피 돈 돌려줬다고 기자회견 한다고 할 거 아니냐”라며 “통과를 먼저 생각할 게 아니라 돈부터 돌려주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컷오프를 통보받은 김 시의원이 공천헌금 폭로를 위협한 정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시의원의 폭로 위협에 강 의원이 김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읍소한 데 이어 다음 날 공관위 회의에서 김 시의원 공천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김 시의원이 당선된 뒤엔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에게 김 시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였던 김 전 원내대표가 강 의원의 읍소 이후 김 시의원 공천 확정 회의에 집안일을 이유로 불참한 것을 두고도 공천헌금 묵인 의혹에 무게를 더하는 정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한 공관위원은 지도부에 “회의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는데 간사가 끝까지 안 와도 되나 싶어 황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金 공천헌금 탄원서 두 달여 지나 수사 착수 경찰은 지난해 11월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을 수사하던 중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2020년 총선 당시 공천헌금 성격의 선거 자금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전직 동작구의원 2명의 탄원서를 제출받았지만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탄원서가 수사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사건을 접수하거나 배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고발장을 접수하고 뒤늦게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 나섰다. 탄원서에는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돈을 요구했고, 2022년 지선 공천을 위한 헌금 명목을 거론했다고 적혀 있다. 이에 따라 수사 대상이 돈이 오간 2020년 총선 공천뿐 아니라 2018년과 2022년 지선까지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 측근인 조모 전 구의원은 2022년 지선 당시 횡령 혐의 등으로 1심 재판 중이었는데도 단수 공천을 받았고, 당선 직후 구의회 부의장이 돼 김 전 원내대표 부인에게 업무추진비 카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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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선우 약점 잡혔나…“살려달라” 다음날 단수공천 밀어붙여

    더불어민주당이 1일 한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강선우 의원을 전격 제명한 것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의 단수 공천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강 의원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보좌관이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며 “살려 달라”고 읍소한 다음 날 부적절한 개입을 통해 공천을 확정지었다는 것. 김 전 원내대표는 돈을 돌려주라며 ‘컷오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다음 날 김 시의원의 단수 공천 확정 회의에는 집안일을 이유로 돌연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묵인’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징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姜, 1억 원 제공한 시의원에 “공천 줘야”민주당은 2022년 4월 22일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록에서 강 의원이 김 시의원에 대해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발언을 확인했다. 강 의원은 회의에서 김 시의원이 공천 가점을 받는 여성인 점과 점수가 가장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민주당은 강 의원 지역구인 강서구를 ‘청년 전략 선거구’로 정하고 새 후보를 뽑으려 했는데, 강 의원은 회의에서 “갑자기 어떻게 새로 (후보를) 찾느냐”며 김 시의원 공천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강 의원이 김 시의원의 공천을 밀어붙이면서 김 시의원은 같은 날 단수 공천을 받았다. 당시 김 시의원은 민주당이 예외 없는 컷오프 대상으로 삼은 ‘투기 목적 2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해당돼 컷오프 통보를 받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회의 전날인 2022년 4월 21일 강 의원과 김 전 원내대표가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김 시의원에 대해 “정말 문제 있는 사람”이라며 “컷오프를 유지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또 “어차피 돈 돌려줬다고 기자회견 한다고 할 거 아니냐”라며 “통과를 먼저 생각할 게 아니라 돈부터 돌려주라”고도 했다.이를 두고 일각에선 컷오프를 통보받은 김 시의원이 공천헌금 폭로를 위협한 정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시의윈의 폭로 위협이 강 의원이 김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읍소한 데 이어 다음 날 공관위 회의에서 김 시의원 공천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김 시의원이 당선된 뒤엔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에게 김 시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시당 공관위 간사였던 김 전 원내대표가 강 의원의 읍소 이후 김 시의원 공천 확정 회의에 집안일을 이유로 불참한 것을 두고도 공천헌금 묵인 의혹에 무게를 더하는 정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한 공관위원은 지도부에 “회의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는데 간사가 끝까지 안 와도 되나 싶어 황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金 공천헌금 탄원서 두 달여 지나 수사 착수경찰은 지난해 11월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을 수사하던 중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2020년 총선 당시 공천헌금 성격의 선거 자금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전직 동작구의원 2명의 탄원서를 제출받았지만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탄원서가 수사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해 사건을 접수하거나 배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경찰은 이날 고발장을 접수하고 뒤늦게 김 전 원내대표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 나섰다. 탄원서에는 김 전 원내대표 부인이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돈을 요구했고, 2022년 지선 공천을 위한 헌금 명목을 거론했다고 적혀 있다. 이에 따라 수사 대상이 돈이 오간 2020년 총선 공천뿐 아니라 2018년과 2022년 지선까지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 측근인 조모 전 구의원은 2022년 지선 당시 횡령 혐의 등으로 1심 재판 중이었는데도 단수공천을 받았고, 당선 직후 구의회 부의장이 돼 김 전 원내대표 부인에게 업무추진비 카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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