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케이블카 참사…아빠 품에 안긴 5살 아이만 살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5일 2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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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발생한 이탈리아의 케이블카 추락 사고로 14명이 숨진 가운데 아버지가 추락 당시 팔로 감싸 안은 덕분에 5살 아이가 살아남았다. 24일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는 이스라엘 출신인 아이탄 비란(5)이다.

아이탄을 치료하고 있는 이탈리아 투린의 레지나 마르게리타 병원 대변인은 “아버지가 품에 안고 보호했기 때문에 엄청난 충격에도 아이가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탈리아 언론에 전했다. 아이탄은 뼈가 여러 군데 부러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탄은 이번 사고로 아버지 아미트(30)와 어머니, 두 돌이 갓 지난 남동생,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 5명을 잃었다. 이스라엘 출신인 아이탄의 가족은 이탈리아 파비아에 거주 중이었다. 아버지 아미트는 대학에서 약학을 공부하고 밤에는 경비원으로 생계를 꾸렸다. 이스라엘에 살던 조부모가 방문하면서 가족이 함께 알프스로 여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난 케이블카는 모타로네산 정상 1491m를 오르며 마조레 호수를 비롯해 스위스와 인접한 여러 호수를 볼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당시 15명이 타고 있던 케이블카는 목적지를 100m 남겨두고 케이블이 끊어지며 약 20m 아래 산으로 추락해 비탈을 구르며 나무들과 부딪혔다. 상당수 탑승자들은 케이블카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이 케이블카는 2014~2016년 대대적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이상 운행을 중단했다가 지난달 24일 운영을 재개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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