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이재명에 경고 “지사님도 눈 밖에 나면 공수처”

이재명 “공수처가 괴물? 후보 자격 없어”
석동현 “‘닥치고 친일’ 아니다, 일제 강점기냐”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석동현 변호사. 사진=동아일보DB

국민의힘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추천한 석동현 변호사가 12일 자신에게 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공수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전날(11일) 석 변호사에 대해 “야당 추천을 수락하면서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이라는 입장을 쓸 만큼 잘 알려진 공수처 반대론자”라며 “후보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석 변호사는) 정부의 일본 수출 규제를 비난하면서 ‘나라와 국민에게 반역하는 행위만 아니라면 저는 친일파가 되겠다’는 망언을 했고, ‘일본이 불 지른 게 아니다. 솔직히 정부가 일본을 무시하고 조롱한 측면이 있지 않느냐’고 말해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석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 대통령 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가 일개 변호사에 불과한 저를 공수처장 후보자격 거론하며 페이스북에서 상세히 언급해 주니 영광일 따름”이라며 “근데 언제 이 지사가 공수처장 후보 심사위원장이 되셨느냐”고 물었다.

그는 “저를 친일파 공수처장 후보라 했는데 공수처장이 되고 안 되고 간에 ‘닥치고 친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안보와 국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한도 내에선 일본과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면서 잘 지내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아무 일에나 죽창가를 부르거나 애먼 일본 옷가게나 맥주회사 공격하지 말고 말이다.지금이 일제 강점기냐”라고 따졌다.

아울러 “이 지사도 만약 정권의 눈 밖에 나면 시민단체의 고발장 한 장으로 공수처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지경이 될 수 있다”며 “그래서 공수처가 괴물이 될 수도 있다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그런 저급한 얘기를 하느냐”며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친일파도 기꺼이 하겠다는 말을 왜곡했다. 같은 국어를 배우고 한글을 배운 사람이 그걸 그렇게 모르느냐”고 질타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