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파업 중단 호소 ‘일하는 전공의’, 의사도 한국인도 아닐수도”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8월 31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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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대화 나눈 전공의들 “기본 의학상식 없어”
“의심스럽다”는 전공의 지적에 “회의(의심)하시는군요” 중국식 대답
의협 “전공의도, 의사도, 한국인도 아닐 가능성… 여론조작 시도 중단해야”

대한의사협회는 31일 전공의 파업 중단을 호소한 ‘일하는 전공의’ 소셜미디어 계정 운영자가 의사도, 한국인도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페이스북 페이지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와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눈 복수의 전공의로부터 “의사가 아닌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보에 따르면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스스로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밝혔으나 정작 수부(손)에 대한 기초적인 해부학적 지식조차 없었다.

손바닥에 위치한 8개의 뼈는 의과대학에서 시험에 단골 주제로 출제되기 때문에 영문 앞글자를 따 ‘호시탐탐’ 등의 약어로 암기하는데, 운영자는 이러한 것을 묻는 말에 동문서답을 했다는 것이다.

의협은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자칭하면서도 ‘수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대답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 등을 의미하는 생체활력징후(vital sign)를 의미하는 ‘v/s’에 대해서도 ‘인성-생각-존중-마음’이라며 황당한 답을 했다.

또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의사 사칭을 하는 게 아니냐’는 전공의의 지적에 “정말 (전공의로) 근무한 사람이 (글을) 적었는지 ‘회의’하시는군요”라고 대답했다.

의협은 ‘회의하다’는 의심하다의 중국식 표현으로, 한국에서는 어색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김대하 대변인은 “제보 내용에 따르면 해당 운영자는 전공의도, 의사도, 한국인도 아닌 사람일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누군가 전공의 단체행동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전공의를 사칭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로 선거와 정치 관련해서 일어나는 여론조작 시도가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을 폄훼하기 위해 누군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칭 의혹이 계속되자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현재 계정을 비공개 처리한 상황이다.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이달 29일 ‘이 정도면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환자들이 기다립니다. 여론은 차가워집니다. 하루빨리 파업을 멈추어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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