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되자 도쿄 도심 북적…日 젊은층 ‘코로나 불감증’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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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범석 특파원bsism@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bsism@donga.com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이벤트 자제(지난달 26일), 초중고교 임시 휴교(지난달 27일) 등 초강경 대책을 발표한 후 첫 주말인 지난달 29일. 도쿄 내 노인층과 학부모들은 바짝 긴장했지만 10대와 20대 젊은이들과 서양에서 온 여행객들은 별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우에노 공원 특설무대에선 사무라이 문화를 알리는 ‘사무라이 페스티벌’이 열렸다. 음식 판매와 의상 체험, 사무라이 공연이 동시에 진행됐는데 500여 명이 몰렸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람객이 절반가량 돼 보였다. 행사 관계자에게 ‘코로나19 확산이 무섭지 않냐’고 물었더니 “사무라이 정신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일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지난달 29일 도쿄 하라주쿠의 한 쇼핑가에서 10,20대 젊은이들과 서양 여행객들이 개의치 않고 쇼핑을 즐기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지난달 29일 도쿄 하라주쿠의 한 쇼핑가에서 10,20대 젊은이들과 서양 여행객들이 개의치 않고 쇼핑을 즐기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0대와 20대가 즐겨 찾는 쇼핑의 명소 하라주쿠도 평상시 주말과 다름없이 붐볐다. 상가 사이로 난 쇼핑가인 다케시타 거리에는 젊은이들과 서양 여행객들로 가득 차 어깨가 닿지 않고는 걷기 힘들었다. 한 의류 매장 종업원은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었다는 느낌은 없다. 젊은층은 큰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도쿄에서 60대 이상 노인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이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도쿄 미나토구 시바우라의 도심 내 공원엔 어린이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주위에 49층짜리 고층 맨션 3개로 둘러싸여 있어 평상시 주말엔 축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도쿄=김범석 특파원bsism@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bsism@donga.com
공공기관은 정부 권고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다. 우에노 동물원과 국립서양미술관은 임시 휴장했다. 민간 부문도 가세했다. 일본스모협회는 8일부터 오사카에서 열리는 스모대회 ‘하루바쇼(春場所)’를 사상 처음 관중 없이 개최하기로 1일 결정했다. 도쿄 디즈니랜드와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지난달 29일부터 임시 휴업했고, 도쿄의 상징으로 불리는 634m 높이의 도쿄스카이트리는 1일부터 문을 닫았다. 공급 부족에 사재기까지 겹치면서 1일까지도 도쿄 시내에서는 마스크와 휴지를 구하기 힘들었다. 10곳 이상 약국과 슈퍼를 돌아다녔지만 한 곳에서도 마스크와 휴지를 살 수 없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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