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말 한마디 실수도 코로나19 대응 전선에 구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6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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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4·15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나 행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해찬 대표의 침묵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대표는 26일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발언 논란에 대해 “말 한마디 실수도 코로나 19 대응 전선에 구멍을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언급했을 뿐 사과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전날 대구지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전파와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하루에만 두 차례 해명하는 상황임에도 여당 대표는 의사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고발 논란 당시에도 침묵을 지켰다. 당시 고발장은 이 대표의 명의로 작성됐었다. 당의 한 초선의원은 “당대표는 총체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인데, 늘 수동적인 대응만 하고 있다”며 “이전 같으면 몇 번이나 대표 교체 이야기가 나왔을텐데, 공천을 앞두고 주류 세력에 눈밖에 날까봐 얘기도 꺼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사과는 논란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대신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심려를 끼쳤다. (대구)시·(경북)도민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송구스럽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임 교수 고발 논란 당시에도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대리 사과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의사결정 구조가 지나치게 수직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에게 ‘직언’을 할 참모나 동료의원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지도부도 이 대표가 결정을 내리면 바꾸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당의 악재를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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