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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 승인”…후속 협상 진통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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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 승인”…후속 협상 진통 불가피

뉴욕=박용 특파원입력 2019-12-13 16:05수정 2019-12-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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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사흘 앞둔 12일(현지시간)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전격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딜’로 연말 세계 경제를 뒤흔들 ‘관세 시한폭탄’의 초침을 세우고 후속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번 것이다. 다만, 중국의 보조금 지급,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남아 있는 난제가 많아 후속 협상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 미중 이르면 13일 1단계 합의 서명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승인했다”며 “조항은 합의됐지만 법적 문서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중국과의 빅딜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며 “그들은 원하고 우리도 원한다”고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합의를 원한다”고 밝힌지 5분 만에 뉴욕 증시는 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경제 및 무역 고위 참모들과 1시간 동안 만나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제한된 무역합의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10월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미국이 부과한 대중 관세 철회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미니딜’인 1단계 무역합의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협상을 벌였다. 미·중 양국은 이날 1단계 합의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르면 13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1단계 합의에 서명하거나,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에서 서명식을 갖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13일 공식 발표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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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풀고, 농산물 사주며 ‘미니딜’ 성사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을 인용해 이번 합의 내용을 전했다. 중국이 2020년 500억 달러어치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등을 구매하고, 미국은 현재 15~25%인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줄여주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111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15일에는 아이폰 노트북컴퓨터 의류 장난감 등 중국산 소비재 수입품 1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진통을 겪던 협상은 미국이 막판에 기존 관세 인하가 포함된 제안을 하면서 물꼬가 트인 것으로 보인다. WSJ은 미국 무역협상팀이 최근 5일간 추가 관세를 철회하고, 기존 관세율도 50%로 낮춘 7.5~12.5%로 인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율을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농산물 구매 외에 지적재산권 보호 규정 강화와 금융 서비스 시장을 개방한다는 조항이 합의 내용에 명시됐다고 보도했다.

● 미니딜, 미중 정상에 정치적 승리

미중 1단계 무역합의는 정치적 성과가 필요한 두 나라 정상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트럼프 대통령 모두 이 합의를 승리로 규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카드를 유지하면서 대규모 농산물 구매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을 강조하며 핵심 지지층인 농민층에게 선전할 수 있다. 중국이 구매할 것으로 알려진 500억 달러 농산물은 무역전쟁 이전까지 최대 규모였던 2013년 수입액(290억 달러)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시 주석도 미중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수출과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기존 관세 인하까지 미국으로부터 얻어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미국의 홍콩 민주화 시위와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지지로 불만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에 일방적으로 밀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게 된 측면도 있다.

블룸버그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의 진전과 추가 긴장 고조 없이 협상이 계속되기를 원하는 캠프에 있다”며 “가능하면 1월 대통령의 신년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전에 협상을 끝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이 있는 내년 1월 신년 연두교서에서 얼마 전 합의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합의에 이어 무역정책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1단계 합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 난제 첩첩산중 2,3단계 협상은 진통 불가피

1단계 무역 합의는 연말 무역전쟁 확전 불안감에 시달리던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도 희소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무역전쟁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년 만의 최저치인 2.9%와 3.0%로 낮췄다. 톰 오리크 블룸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는 2020년 성장 전망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관세를 2019년 5월 수준으로 되돌리는 휴전으로 불확실성이 걷히면 세계 경제성장률을 0.6% 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증시에서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0.75포인트(0.79%) 상승한 28,132.0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94포인트(0.86%) 오른 3,168.57에 마감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63.27포인트(0.73%) 상승한 8,717.32에 거래가 끝났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미니딜은 시간 벌기, 후속협상 진통 불가피


이번 합의로 미중은 후속 협상의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맞선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금지 등의 난제를 다루지 않았다. 미니딜을 위해 까다로운 문제를 후속 협상의 ‘카페트’ 밑으로 밀어 넣어 숨긴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핵심 협상카드인 ‘관세’를 지나치게 양보해 난제가 쌓인 2,3단계 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는 “(대중국 관세) 7.5%와 12.5%는 중국 정부가 경제 모델 관련 핵심 정책을 수정하도록 강요하기에 충분치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선임연구원은 “의미 있는 2단계 합의는 없을 것이라는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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