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노땅정당’” 청년들 쓴소리에 황교안 대표의 답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9일 2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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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노땅’ 정당”(인하대생 신주호)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한 대학생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다른 대학생은 “보수라고 말하기 수치스럽다”라고도 했다. 한국당의 청년정책비전을 발표한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는 한국당이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한 20, 30대 청년 30명의 ‘청년 공감단’이 참석했다.

발언권을 얻은 청년 10여 명은 전(前) 정부 정책 답습, 총선기획단 구성 등에 대한 생각을 쏟아냈다. 부산대생 황영빈 씨는 “현재 한국당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정책서 벗어난 게 없다”면서 “구색 맞추기 사진 찍기 위해 청년들 이용한 게 아니라면 개혁 의지를 보여달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한 대학생 모임 ‘공정추진위원회’ 김근태 위원장도 “청년이 원하는 건 공정성 회복인데, 공관병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박찬주 전 대장을 영입해서 청년의 신뢰를 잃는 행보를 하며 어떻게 청년 지지를 얻으려고 하냐”고 했다. 김엘라 씨는 “육아 정책 외 성폭력, 채용 성차별 등 청년 여성이 관심 가질만한 정책에 집중해야 민주당, 정의당에 여성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후 2시에 간담회를 하면 사회생활하는 청년들 오지 말란 이야기 아니냐”(청년창업자 백이룸)며 한국당의 공감 능력을 꼬집는 말도 나왔다.

이날 행사에선 약 40분 간 청년 9명의 쓴 소리가 쏟아졌고 황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메모를 멈추지 않았다. 행사 말미에 황 대표는 “여러분의 날카로운 이야기, 답변 별표 치고 메모했다”며 “지금 한국당은 부족한 점 많지만 완성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황 대표는 당 청년정책으로 채용·입시비리 연루자의 공천 배제 방침, 국가장학금 1조원 증액, 공기업·공공기관 충원제도 개선 등을 발표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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