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제2 저비용항공’ 날수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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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9월 ‘서울에어’ 출범 목표
기존 LCC들, 정부에 설립반대 건의… 아시아나 “소비자 선택폭 넓어져”

아시아나항공이 이르면 9월 제2의 저비용항공사(LCC) ‘서울에어’(가칭) 출범을 목표로 설립 작업에 속도를 내자 국내 LCC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적 LCC(5개)의 국내선 시장 점유율(51.2%)이 사상 처음 50%를 넘기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LCC가 등장하면 자신들의 몫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3사는 19일 국토부 장관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의 LCC 설립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와 김정식 이스타항공 대표,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 등 3명은 공동 건의서에서 “새로운 LCC가 출범하면 소비자의 혜택 증진보다는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최근 해외 LCC의 한국 시장 진출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데 (LCC가 또 생기면) 국적 항공사 간 경쟁과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미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또 다른 LCC를 설립하려는 이유는 LCC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선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항공사가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대부분 좋은 실적을 거둔 LCC 업계는 올해 공격적인 경영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5106억 원을 기록해 국내 LCC로서는 처음으로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295억 원)도 전년 대비 94% 늘었다. 하반기에 업계 최초로 상장도 할 예정이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업계 2위 진에어는 올해 매출 5010억 원, 영업이익 230억 원으로 6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항공기는 6대를 신규 도입해 19대를 보유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아직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잠정 영업이익(205억 원)이 전년 대비 294% 증가했다. 이스타항공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23억 원)을 크게 상회한 1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서울에어 설립으로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건데 기존 사업자들이 자기 이익 감소만을 이유로 반대할 수는 없다”며 “소비자들이 사업 목적에는 고가 노선을 이용하지만 관광에는 저가를 선호하는 만큼 이원화된 항공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항공이나 일본 ANA항공 등도 거점별로 LCC를 만들었고 해외 LCC에 대응할 힘을 키우기 위해서도 추가 LCC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류광희 부사장을 서울에어의 대표이사로 세우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새 법인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만간 국토부에 국제운송사업 면허도 신청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다각적 측면에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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