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이야기]<129>爲天下得人者謂之仁

  • 입력 2006년 11월 1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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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정치인의 덕목은 무엇이었을까? 맹자는 이렇게 말한다. 정치인이 다른 사람에게 재물을 나누어주는 일은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 그의 재산이 한없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재물을 나누어줄 수는 없다. 이런 행위는 작은 은혜에 속한다.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고 훌륭한 일이다. 인간이 가지는 한정된 시간에 과연 몇 사람에게 가르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정치인의 가장 훌륭한 덕목은 무엇인가? 맹자는 이를 ‘爲天下得人者謂之仁(위천하득인자위지인)’이라고 말한다.

‘爲’는 ‘위하다’라는 뜻이다. ‘爲國爲民(위국위민)’은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다’라는 말이고, ‘舍己爲人(사기위인)’은 ‘자기를 버리고 타인을 위하다’라는 말이다. ‘舍’는 ‘버리다’라는 뜻이고, 여기의 ‘人’은 ‘다른 사람’이라는 뜻이다. ‘天下’는 문자 그대로 ‘천하’, 즉 ‘온 나라’라는 뜻이다. ‘得’은 ‘얻는다’라는 뜻이다. ‘所得(소득)’은 ‘얻은 바’라는 말이고, ‘自業自得(자업자득)’은 ‘자기가 잘못한 행위의 결과를 자기가 얻는다’라는 말이다. ‘者’는 원래 ‘사람, ~하는 자’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하는 것, ~하는 행위’를 나타낸다. ‘謂’는 ‘일컫다’라는 말이다. ‘所謂(소위)’는 ‘일컫는 바, 말하는 바’라는 뜻이다. ‘之’는 ‘그것’이라는 뜻이다.

이를 합치면 ‘爲天下得人者謂之仁’은 ‘천하를 위해 사람을 얻는 행위, 그것을 일컬어 仁이라고 한다’라는 말이 된다. 왜 천하를 위해 사람을 얻는 행위가 仁일까? 천하를 위하는 사람을 얻으면 그들이 각각 천하를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왕은 그들에게 일을 맡기면 된다. 천하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천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되며, 그런 사람을 얻기 위해 공손하고 겸허해진다. 그러므로 이런 정치인이야말로 仁하다고 맹자는 말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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