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박제균/「初選들의 黨」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초선총재에 재선부총재’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노조원 총회’ ‘전당대회에서 초재선몫 부총재 경선도 실시해야 한다’.

한나라당 주변에서 나도는 이같은 말들은 모두 한나라당 초재선의원, 특히 초선 강경파들이 당운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빗댄 표현이다.

사실 대통령선거 이후 초재선의원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패배감에 젖은 한나라당에 활력을 불어넣은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초선의원 등의 일방적인 강경드라이브는 당내에서조차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우재(李佑宰) 이신범(李信範) 안상수(安商守) 김문수(金文洙) 김홍신(金洪信) 홍준표(洪準杓)의원 등 초선의원 15명은 27일 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지명자의 비자금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권 발동을 위해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야당 총재들이 연쇄영수회담을 통해 경색정국 타개방안을 모색하는 날 JP비자금문제라는 새로운 불씨를 던진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의혹이 있다면 푸는 것이 마땅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국정공백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이때 사전에 당지도부와 협의도 없이 꼭 이런 식으로 나갈 필요까지 있느냐는 말이 한나라당 주변에서 바로 나왔다.

당내 중진과 온건파 초재선의원들 사이에 “의총에서 그 사람들(강경 초재선)에게 망신을 당할까봐 말도 함부로 못꺼내겠다”는 말이 나돈지 오래다. 이한동(李漢東)대표도 의총에서 한 초선의원의 발언을 제지하려다 “내가 말하는데 대표가 왜 그러느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당지도부의 통솔력 부족에다 금도(襟度)를 지키지 못하는 강경파의원들의 행동이 빚어낸 한나라당의 모습이다.

박제균<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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