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만찬, 김용민 MC 발탁 논란…양희은 “우린 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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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6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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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 박미선, 이지혜 MC 사회적 이슈를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내 호평
새 MC 김용민, 과거 ‘미국 여성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 발언 논란

양희은 인스타그램
양희은 인스타그램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시즌2 진행자에 대한 시청자 반발이 거세다. 시즌1에 출연했던 가수 양희은도 “잘렸다”고 밝혀 논란에 가세했다.

양희은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KBS2TV ‘거리의만찬’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아니다”라고 썼다.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박미선, 이지혜와의 사진도 올렸다.

지난 2018년 7월 KTX 해고 승무원의 이야기로 1회를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세 명의 여성 MC가 낙태죄, 성소수자 등 사회적 이슈를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미디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개편과 함께 기존 여성 진행자들 대신 배우 신현준 씨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 출연했던 김용민 씨가 새 MC로 교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과거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김 씨는 진행자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반발했다.

지난 4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는 ‘거리의 만찬 MC를 바꾸지 말아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프로그램 뜨고 난 후 남자 MC로 바꾸는 거 굉장히 치졸하다. 게다가 새 MC 중 한 명인 김용민씨는 ‘미국 여성 장관을 성폭행 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다.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리고 논란이 될 것을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자 셋이 모이면 사회가 변한다.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가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했다.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1만13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김 씨는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미군의 이라크 포로수용소 성추행 문제를 언급하며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또 저출산 문제를 이야기하며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
논란 환산에도 KBS 관계자는 “MC를 교체할 계획은 없다. 김용민씨는 12일 열리는 ‘거리의 만찬2’ 간담회에 예정대로 참석할 예정”이라며 “(여성혐오 발언 등으로 구설이 있었지만) 워낙 방송 경력도 많고, 지금 KBS1 라디오 ‘김용민의 라이브’ 진행도 하고 있지 않느냐. 제작진은 김용민씨가 시사평론가, 방송 진행자로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고 판단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미 ‘거리의 만찬2’ 첫회 촬영을 마쳤다. 시즌1과는 달리 시즌2는 스튜디오 밖으로 나온다. 현장에 직접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때문에 좀 더 시사적인 배경이 강한 분을 MC로 섭외하려고 했고, 김용민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 청원에 대해서는 “정책상 한 달 동안 1000명 이상 동의하면 제작진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도 “최장 기간은 두 달이다. 청원 수를 집계하는 데 한 달을 잡고, 이후 제작진은 한 달 이내에만 입장을 밝히면 된다. 12일 ‘거리의 만찬2’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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