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 영업, 유리천장 깨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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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부동산신탁 ‘여성 1호’ 손상미씨


“여성도 영업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2014년 8월 생보부동산신탁에 입사한 손상미 씨(36·사진)는 이 회사의 ‘여성 영업인 1호’다. 여성에겐 낯선 분야였던 부동산신탁 영업 부문으로 이직하는 건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당시 생보부동산신탁의 영업팀 약 60명 중 여성은 혼자였다.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보다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다짐이 더 컸다. 그 덕분일까. 매년 초에 열리는 사내 시상식에서 손 씨는 2016년부터 3년 내리 상을 놓치지 않는 영업인으로 자리 잡았다.

손 씨는 다른 부동산신탁사의 지원팀에서 일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이 회사 영업직으로 이직했다. 그는 “사람을 대하는 영업 일이 적성에 맞을 것 같았다”며 “일의 결과가 바로 실적으로 나오니까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 영업은 부동산 시행사, 시공사, 금융기관을 주로 상대하기 때문에 남성 고객 비율이 매우 높다. 처음에는 거래처에 전화를 걸면 손 씨가 영업지원 사원인 줄 알고 “남성 영업사원 바꾸라”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손 씨는 “직접 얼굴을 뵙고 설명드리겠다”며 일일이 찾아갔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비율도 높았다. 지금은 “눈치가 빠르고 일처리가 꼼꼼해서 좋다”며 먼저 그를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

생보부동산신탁은 5일 여성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체 임직원(134명) 중 여성 비율이 17.9%에 이른다. 영업팀(75명)에서 손 씨를 포함한 여성 6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팀으로 입사한 윤예나(31), 김지은 씨(30·이상 주임)는 손 씨를 롤 모델로 삼아 영업직에 도전한 사례다.

손 씨는 “내가 잘해야 여성 후배들에게 더 넓은 길이 열린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우면서도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생보부동산신탁의 첫 여성 임원(본부장)이 되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신탁업계 전체에 여성 임원이 거의 없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부동산신탁#유리천장#생보부동산신탁#손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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