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조직委 감사 받고… 김진선 전격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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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올림픽 유치 3년만에 물러나… 정권 외압설에 이권 개입설도
金 “새로운 리더십 필요해 퇴진”, 후임 박용성씨 유력… 한승수씨도 거론

2018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김진선 위원장(68)이 물러났다.

김 위원장은 21일 ‘사임 인사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통해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과 보강된 시스템으로 조직위원회가 잘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계속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이 유치된 지도 3년이 됐고 앞으로 (개막이) 3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대회 준비가 후반기로 접어든 만큼 일도 많아지고 세밀한 실행력이 요구되는 이른바 전환기적 상황”이라며 자신의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강원도지사 시절부터 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했고 유치 특임대사로 3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을 유치하고 2011년부터 조직위원장 등을 지내며 열정을 불태워온 김 위원장이 이렇게 갑자기 물러나게 된 이유치고는 너무 평범하다는 게 체육계의 평가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회 위원장도 맡았었다.

김 위원장의 사퇴설은 이달 초부터 흘러나왔다. 김 위원장이 오랫동안 위원회를 이끌면서 피로감이 쌓여 스스로 물러날 시점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측근 인사는 “김 위원장이 올림픽 스폰서를 희망하는 기업이 적어 최근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은 정부뿐만 아니라 조직위원회 내부에서도 계속 흘러나왔다. 조직 업무를 장악하지 못하고 리더십도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 위원장의 사의 표명에 정권 핵심이 관여했다는 관측도 있다. 평창 조직위원회는 최근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직위의 여러 문제가 드러났고, 일부 이권에 개입한 의혹도 불거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권 핵심에서 김 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동후 부위원장이 9일 사표를 낸 데 이어 21일 김 위원장도 사퇴하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차기 평창 조직위 위원장에는 대한체육회장을 지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후보로 꼽혔는데 조 회장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고사의 뜻을 밝혔다. 평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낸 한승수 전 국무총리도 그동안 수차례 조직위원장 후보로 주목받아 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경륜과 인맥을 갖춘 실력자가 오는 게 조직위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직위원회 내부에는 중앙 및 지방 공무원 간의 갈등, 예산은 조직위원회가 타고 집행은 강원도가 하는 구조 등 조직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많았는데 파워를 겸비한 실세가 와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종구 yjongk@donga.com·이재명 기자
#김진선#평창올림픽#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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