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식품첨가물, 이제 골라서 먹자!

  • 입력 2008년 1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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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것질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2학년 최은지(9·서울 서초구 서초동) 양. 그가 하루에 섭취하는 식품첨가물은 몇 종류나 될까. 최 양은 아침에 달걀 프라이와 햄, 간식으로 땅콩 크림빵과 초코우유를 먹었다. 점심은 학교 급식으로 나온 돈가스와 샐러드로 해결하고 학교가 끝난 후 초코파이와 소시지를 사 먹었다. 저녁에는 자장면과 단무지를 먹고 딸기맛 풍선껌도 씹었다. 각 식품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 수를 조사해 본 결과 최 양은 향신료, 색소, 감미료 등 하루 동안 50가지 이상의 식품첨가물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첨가물이 싫다고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식품첨가물을 안 먹을 수 없다면 덜 먹는 방법, 질 나쁜 첨가물보다 해로움이 덜한 첨가물을 골라 먹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포장지에 해답이 있다

모든 가공식품에는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최 양이 먹은 단무지에만 아스파탐, 아황산나트륨 등 13종류의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었다. 단무지 맛을 내기 위해 빙초산, 사카린나트륨, 아스파탐이 들어갔고, 색깔을 내기 위해 ‘치자 황색소’가 쓰였다.

젤리에는 7가지, 껌에는 10가지, 초코우유와 탄산음료에는 6가지 이상의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다. 몇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먹으면 20∼30가지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하는 셈이다.

음식에 식품첨가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냄새를 맡거나 눈으로 봐서는 구별하기 힘들다. 원료 준비 단계에서 배합해서 쓰기 때문이다.

해답은 포장지에 있다. 과자, 음료수의 포장에는 제품명, 재료 및 원산지, 식품첨가물, 용량, 제조연월일, 유통기한 등이 쓰여 있다. 식품 표시만 잘 확인해도 식품첨가물이 덜 들어있는 식품을 골라 먹을 수 있다. 가공도가 낮은 것, 첨가물이 적은 것을 먹도록 한다.

과자, 비스킷의 트랜스지방 포함 여부 역시 식품 포장지에서 구별할 수 있다. 식품에 포함된 지방을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으로 구별해 표기하도록 하는 규정이 지난해 12월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요주의 식품첨가물을 알아둬라

식품회사들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은 화학 합성물질만 400가지에 달한다. 문제는 포장에 적힌 식품첨가물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안식향산나트륨’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아세설팜칼륨’ 등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건강에 나쁜 요주의 식품첨가물을 몇 가지 기억하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천식이 있는 사람은 아황산나트륨이 포함된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표백제로 쓰이는 아황산나트륨은 천식 환자에게 호흡 곤란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나치게 색이 하얗거나 색이 선명한 건조과일, 건조채소에는 아황산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식용색소 적색 2호’ ‘황색 4호’ 등으로 표기되는 타르색소는 다량 섭취 시 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된 사례가 있다. 사탕,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 혀가 식품 색깔과 비슷하게 변했다면 타르 색소가 많이 든 제품이다.

햄 소시지 등 육류가공식품에 분홍빛을 돌게 하는 아질산나트륨은 4개월 이하의 유아나 임산부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혈액의 산소 전달 기능을 저하시켜 저혈압, 빈혈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식품첨가물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식품첨가물과 아토피의 관계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2006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를 재확인하기 위한 2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성희 보건산업진흥원 품질향상인증센터장은 “식품첨가물과 아토피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식품첨가물을 아토피의 원인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덜 해롭게 먹는 방법도 있다

천연첨가물을 사용한 식품을 선택하면 화학물질을 덜 먹을 수 있다.

사카린나트륨,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는 ‘감초 추출물’ ‘D-리보오스’ 등 천연첨가물로 대체 가능하다. 타르색소보다 ‘감색소’ ‘고량색소’가 들어간 식품이 낫고, 안식향산나트륨 등 합성보존료는 ‘리소짐’ ‘자몽종자추출물’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인공착색료는 주로 ‘식용색소 ○○○’로 표기되지만 천연착색료는 ‘파프리카 추출 색소’ ‘토마토 색소’ 등 흔히 듣는 식품 이름이 앞에 붙어 있다.

식품첨가물을 희석해 먹는 방법도 있다. 햄 종류는 섭씨 80도의 물에 1분간 담가 두면 첨가물의 80% 정도가 물에 녹아 나온다. 맛살, 어묵 등은 조리 전에 끓는 물에 살짝 담갔다가 사용한다. 통조림 제품은 통에 들어 있는 기름이나 국물을 버리고 조리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김한나(23·서울대 경제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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