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토크쇼 황제 레터맨 “여직원과 성관계”

  • 입력 2009년 10월 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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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폭로’ 협박” 고백… 동거남이 200만달러 요구한듯

방송 도중 자신의 여성 스태프와 성관계를 맺었던 사실을 시인한 미국 CBS방송의 심야토크쇼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62) 사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레터맨 씨는 1일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레이트 쇼’에서 혼외정사 사실을 고백한 뒤 “한 남자에게서 200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여성 스태프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이 같은 사실을 뉴욕 검찰에 신고했고 가짜 개인수표를 발행해 협박 용의자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그와 관계를 맺은 스태프는 오랫동안 그의 개인 비서로 일해온 스테파니 버킷 씨(34). 레터맨 씨를 협박한 용의자 역시 CBS방송 ‘48시간’의 프로듀서인 로버트 홀더맨 씨(51)인 것으로 밝혀졌다. 버킷 씨와 홀더맨 씨는 지난달까지 코네티컷 주의 한 집에서 동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레터맨 씨는 3월 여자친구 레지나 래스코 씨와 결혼식을 올렸고, 두 사람 사이에는 다섯 살 난 아들이 있다. 레터맨 씨는 결혼 전 버킷 씨와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 보도와 관련해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또는 상사의 권한 남용에 따른 부적절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3일자 1면 기사에서 “이번 협박사건으로 레터맨 씨와 그의 주변 네트워크에 대한 의문점이 커지고 있다”며 “최고 인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간판스타의 성추문인 만큼 사회적인 충격도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레터맨 씨를 잘 아는 인사들 사이에서는 그가 1980년대 초 NBC방송에 출연할 때부터 동료 직원이나 인턴 등 그의 쇼프로그램과 관련된 여성들과 관계를 맺어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의 행동에 대한 찬반 논란도 거세다. 일각에서는 “불륜을 고백하고 가정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것은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옹호하는 반면, “사회적인 책임을 지고 토크쇼를 떠나야 한다”는 비판적인 주장도 많다.

경쟁자들의 신랄한 풍자도 이어졌다.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심야토크쇼인 ‘투나잇 쇼’의 제이 리노 씨는 “오늘밤 토크쇼 호스트와의 섹스를 보기 위해 이 스튜디오를 찾았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며 레터맨 씨를 비꼬았다.

2002년 연봉 3150만 달러에 CBS와 4년간 계약한 레터맨 씨는 2006년 재계약을 체결했고 2010년까지 레이트쇼를 진행하게 돼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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