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배부른 현대차-현대중 노조 때문에 노동개혁 시급한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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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협상과 관련해 연대파업 카드를 들고 나왔다. 현대차는 기본급 7.2%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일반 연구직 조합원의 승진거부권을 요구한다. 2년간 5조 원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 노조는 기본급 5.09% 인상, 성과급 250% 보장,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를 요구하고 있다. 통념과 어긋난 승진거부권을 요구하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간 회사를 상대로 해외연수까지 보내 달라는 것을 보면 철밥통 노조 이기주의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하다.

현대차 노조는 13일, 현대중 노조는 13∼15일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역대 투표를 보면 가결이 확실시된다. 현대차는 5년, 현대중은 3년 연속 파업에 23년 만의 동반 파업이라는 치욕적 기록이 나올 판이다.

어제 발표된 6월 청년실업률이 10.3%로 두 달 만에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올 들어 청년실업률은 전년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상승세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좌절하고 있는데, 대기업 노조들이 자기들 잇속만 챙기느라 혈안이 됐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정규직 보호를 완화하는 노동시장 개혁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는 ‘2016 고용전망’을 발표했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심한 한국 같은 나라일수록 노동개혁을 추진하면 고용이 오히려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다. 비정규직 비율이 25%였던 스페인에서는 정규직 중심의 고용시장 개혁을 단행한 결과 신규 고용에서 정규직 고용이 3.1%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차-현대중 같은 정규직의 보호를 완화하는 노동개혁을 해야 청년고용도 늘어날 수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와 소득불평등이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고 사회통합까지 저해하고 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의 위기라는 사실, 왜 귀족노조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가.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노동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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