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36>曰 與少樂樂과 與衆樂樂이 孰樂이니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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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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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왕이 세속의 음악을 대단히 좋아함을 알게 된 맹자는 왕에게 지금의 음악이 옛 음악과 같으며 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면 제나라는 잘 다스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나라 왕은 맹자가 지금의 음악이 옛 음악과 같다고 말한 이유를 알 수가 없어 뜻을 설명해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맹자는 獨樂樂(독악락·홀로 음악을 연주하여 즐기는 것)과 與人樂樂(여인악락·다른 사람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여 즐기는 것)은 어느 것이 더 즐거우냐고 물었다. 제나라 왕은 與人樂樂이 더 즐겁다고 말했다. 맹자는 다시 與少樂樂(여소악락)과 與衆樂樂(여중악락)은 어느 것이 더 즐거우냐고 물었고 제나라 왕은 후자가 더 즐겁다고 대답한 것이다.

與少樂樂과 與衆樂樂에 관해서는 獨樂樂과 與人樂樂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세 가지 독법이 있다. 여기서는 趙岐(조기)와 朱熹(주희)를 따라서, ‘여소악락’과 ‘여중악락’으로 읽었다. ‘여소락악’과 ‘여중락악’으로 읽는다면 ‘소수의 사람과 음악을 즐기는 것’과 ‘많은 사람과 음악을 즐기는 것’을 비교하는 말이 된다. ‘여소락락’과 ‘여중락락’으로 읽는다면, ‘소수의 사람과 즐거움을 즐기는 것’과 ‘많은 사람과 즐거움을 즐기는 것’을 비교하는 말이 된다. 孰樂(숙락)은 둘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즐거우냐고 비교하는 말이다. 不若與衆에서는 비교의 원관념인 ‘與少樂樂’이 생략되어 있고, 與衆의 다음에도 ‘樂’이 생략되어 있다.

맹자는 제나라 왕이 음악의 享有(향유) 방식에 관심을 두도록 논점을 전환시켜,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긴다’는 것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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