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임신 8개월에 마라톤 완주했다고?

  • 입력 2003년 5월 5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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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임신중 달리기를 하면 최대 산소 섭취 능력이 증가해 출산후 마라톤 기록이 더 좋아진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런던마라톤에서 영국의 래드클리프(가운데 맨 앞) 등 여성 마라토너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래드클리프가 2시간 15분25초의 세계최고 기록으로 우승.동아일보 자료사진
여성이 임신중 달리기를 하면 최대 산소 섭취 능력이 증가해 출산후 마라톤 기록이 더 좋아진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런던마라톤에서 영국의 래드클리프(가운데 맨 앞) 등 여성 마라토너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래드클리프가 2시간 15분25초의 세계최고 기록으로 우승.
동아일보 자료사진

“달리기는 인생의 가장 위대한 은유다.”

미국의 인기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다. 91년 윈프리는 달리기를 통해 107㎏이던 몸무게를 2년 만에 68㎏으로 줄였다. 그 과정을 쓴 ‘오프라 윈프리의 다이어트’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400만명으로까지 추산되는 국내 마라톤 인구. 이 가운데 여성 인구는 20만명 선이다. 다이어트 효과가 알려지면서 달리는 여성들이 급격히 늘고있는 추세. 중요한 점은 남자와 여자의 마라톤은 다르다는 점이다. 신체적 생리적 차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여성 마라토너들은 무작정 달린다.

여성들을 위한 마라톤 입문서 ‘여자의 달리기’(지식공작소·사진). 세계적인 마라톤잡지 ‘러너스월드’ 편집자였던 클레어 코왈칙가 쓴 이 책의 주요부분을 발췌한다.

▽생리전 증후군=많은 여성들은 월경 전주(前週)엔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호흡은 점점 힘들어진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 각종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은 생리 기간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 전에 느끼는 부종 피로 짜증 경련성 통증은 달리기를 하면 훨씬 좋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월경=마른 여성이 살찐 여성보다 무월경이 자주 발생한다. 체지방량 저하가 생리를 없게 만드는 원인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산에 지방이 필요하기 때문. 따라서 과도한 훈련으로 지나치게 체지방을 낮추면 무월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리는 여성은 열량섭취를 평소의 10∼20% 높여야 한다. 보통 달리기는 뼈를 만든다. 그러나 지나친 달리기는 무월경을 부를 수 있고 무월경은 골다공증으로 이어진다.

▽임산부 달리기=임신중독증, 하혈, 조산 과거이력, 태아 발육부진, 다 태아, 기타 질환이 있을 때를 제외하곤 달려도 아기의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

1996년 클리블랜드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연구결과 임신중 달리기를 한 여성 집단과 달리기를 하지 않은 여성 집단 모두가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차이가 있다면 달리기를 한 그룹 아이들이 체중이 다소 덜 나갔다는 점. 이는 적절한 운동이 출산을 쉽게 해준다는 얘기. 무엇보다 달리기를 한 여성의 자녀들이 하지 않은 여성의 자녀들보다 일반 지적능력과 언어능력이 우수하게 나왔다.

▽임신중 얼마나 달려야 하나=개인에 따라 천차 만별이다. 미국의 수 올슨이라는 38세 여성은 임신 8개월15일에도 마라톤 풀코스를 4시간에 완주하고 바로 1주일 뒤 100㎞를 24시간에 완주했다. 그리고 다음날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 다만 임신 후기엔 늘어난 체중이 관절에 부담을 준다. 때문에 러닝머신이나 트랙에서 달리는 것이 좋다.

▽폐경=폐경기 땐 심장과 뼈를 보호하는 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져 심장병과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필라델피아 스포츠부인학과 여성건강센터는 달리는 여성의 폐경기 문제점이 달리지 않는 여성보다 적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특히 급격히 늘어나는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심장과 뼈를 튼튼하게 해 노년기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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