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아름다운 인어' 장윤경의 승부근성

  • 입력 1999년 11월 1일 19시 07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장윤경(20·이화여대). 97년 모스크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듀엣에서 우승, 수영부문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기대되는 선수이다. 예쁜 모습과 달리 그는 소문난 ‘독종’. 소문이 날 만큼 일화도 적지 않다.

92년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대회. 중학교 2년생으로 대표 상비군이던 장윤경은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말도 못할만큼 통증을 느꼈으나 참았다. 얼굴엔 ‘예쁜표정’까지 지었다. 표정연기가 채점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윤경은 결국 복통을 참다못해 부랴부랴 병원행. 진단은 맹장염. 결국 장윤경은 만리타향에서 맹장이 터지기 직전까지 ‘예쁜 표정’을 지으며 연습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장윤경은 한술 더 떴다. 수술 직후 경기에 참가하겠다고 우긴 것.

또 있다. 9월 서울에서 열린 싱크로 월드컵. 한국은 팀경기에서 9위에 머물렀지만 이 성적도 ‘기적’이나 마찬가지. 팀의 주축인 장윤경이 왼쪽 새끼발가락 골절로 대회 일주일 전까지도 입원해 있었을 정도. 하지만 ‘독종’은 기어이 경기에 참가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깁스를 했다. 장윤경. 그가 있기에 올림픽메달의 꿈은 밝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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