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정신과의사, 경조증 글 돌연 삭제 후 유아인에 사과…“너무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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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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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사진=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홈페이지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사진=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홈페이지
배우 유아인에게 ‘경조증’이 의심된다며 경고하던 김현절 정신과 전문의가 유아인 관련 트윗을 돌연 삭제한 뒤 사과의 글을 남겼다.

김 전문의는 지난 26일부터 불과 하루 전인 30일 까지만 해도 유아인에 대해 ‘경조증’이 의심된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트위터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나 1일 유아인 관련 내용이 담긴 모든 트윗을 돌연 삭제했다. 대신 사과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아인에게 “트윗을 삭제하면서 어제 올려드린 사과말씀 또한 삭제가 된 듯하다”며 “취지의 여하를 막론하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 너무 송구하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불과 하루 전만 하더라도 자신의 ‘경조증’ 발언이 명예훼손죄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이를 무릅쓰고 정신과 의사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그의 태도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경조증 발언 이후 유아인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이 더욱 가속화될 때에도 그는 의사로서 유아인을 방치할 수 없다며 초지일관의 자세를 고수해왔다. 그런 그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에 의아함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전문의가 최근 유아인의 소셜미디어 설전과 관련 이를 방치할 수 없었다며 의사로서 의무를 강조한 30일,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김 전문의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봉직의협회는 같은 날 공식입장을 통해 “한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유명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본인의 SNS에 공개적으로 올렸다”며 “개인의 의견일 수는 있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과 진료의 특성상 개인을 진료실에서 면밀히 관찰하고 충분히 면담하지 아니하고는 정신과적 진단을 함부로 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절대 본인에게 직접 진료 받지 아니한 개인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정신의학적인 판단을 담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이는 정신과전문의의 기본적인 윤리이며 원칙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사의 본분은 질병의 치료는 물론, 사람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며 “상기 전문의의 행동에 대해 학회의 윤리규정에 따라 조치해줄 것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촉구한다”고 전했다.

해당 공식입장이 발표된 직후 김 전문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매스미디어 시대에 유명인의 정서적 위험징후는 적절한 소신표현이 왜곡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사자의 생존권 및 베르테르 효과까지 우려되기에 저 한 몸 희생하고 조언을 드린 것”이라며 “봉직의협회와 제 입장은 무관함을 밝혀드린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해당 트윗마저도 삭제된 상태이며, 이번 일과 관련 김 전문의의 트위터에는 봉직의협회의 공식입장이 담긴 기사 링크만이 게재되어 있을 뿐이다.

그가 어떠한 심경의 변화를 겪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연일 이어진 논란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던 김 전문의가 봉직의협회의 공식입장 발표 후 단 몇 시간 만에 관련 트윗을 모두 삭제하고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는 등 태세를 전환한 모습은 그의 발언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신뢰마저도 잃을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인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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