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다스리는 게 바로 힐링이죠. 청자 가운데 군인이나 경찰, 학생이 많습니다. 열심히 사는데도 불안하다 하소연해요. 그 불안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뜻대로 다 풀리면 좋죠. 그럼 걱정이 없을까요.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고 마음먹는 순간,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게 시작입니다.”
―낙산묘각사는 외국인 템플스테이로 유명합니다. 비슷한 조언을 하시나요.
“말보단 명상을 권합니다. 외국인 신청자는 대학교수, 외교관 등 남부럽지 않은 지식인이 많습니다. 그들이 왜 절을 찾을까요. 현대인은 다들 머릿속엔 해결책이 있어요. 마음을 못 붙잡는 거죠. 수백 마디 말보단 가슴으로 한번 느껴야 합니다.”
―외국인 템플스테이 전국 1, 2위를 다투는 비법치곤 소소합니다.
“몇 년 전부터 프랑스 항공사 기장이 자주 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여기부터 온다더군요. 최근엔 자기 딸까지 데리고 왔어요. 여기만 오면 맘이 편하대요. 그게 기본입니다. 우리 절은 하나만 지킵니다. ‘객을 벗으로 여기라.’ 인연은 높낮이가 없습니다.”
“20년이 넘었죠. 그간 1000기 이상 모셔왔어요. 여전히 일본에 산재한 유해가 10만 기쯤 됩니다. 공공 지원이 간절한데, 정부는 자꾸 형식과 절차에 매달려요. 한일 관계는 참 복잡합니다. 명분만 좇다간 실리를 잃어요. 신뢰와 노하우를 가진 민간단체를 믿고 밀어주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세상사 이치와 비슷합니다.
“현대인은 백이면 백 다 생각이 달라요. 그러니 산 좋아하면 산에 가고, 바다 좋아하면 바다 가면 됩니다. 바다로 가는 이를 붙잡고 산이 좋다 강요한다고 바뀌나요. 내 심지 굳은 건 좋지만, 나만 옳다 하면 안 되죠. 받아들일 줄 모르면, 나도 너도 바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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