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무관의 레전드가 보낸 3인3색 시린 겨울, 시간이 많지 않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1월 29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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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한화 김태균-롯데 이대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LG 박용택-한화 김태균-롯데 이대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BO리그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통산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1위 야수는 ‘양신’ 양준혁(은퇴·87.22)이다. 그 뒤를 ‘국민타자’ 이승엽(은퇴·72.08)이 잇는다. 4위는 이종범(은퇴·67.74), 5위는 박경완(은퇴·67.63)이다.

‘통산 WAR TOP 20’에는 이처럼 쟁쟁한 이름들이 가득하다. 대부분 팀 우승에 앞장서며 반지를 거머쥐기도 했다. WAR 상위 20인 야수 중 우승반지를 끼지 못한 건 단 4명에 불과하다. 3위 김태균(한화 이글스·69.63), 12위 박용택(LG 트윈스·57.82), 16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55.69), 20위 김기태(은퇴·53.33)가 주인공이다.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을 제외한 세 명의 현역을 ‘무관의 레전드’라고 칭하는 이유다.

● 2019년이 차가웠던 무관의 전설

KBO리그 역사에 선명한 발자취를 남긴 세 명이지만 지난해는 나란히 아쉬움 가득했다. 통산 최다안타(2439개) 주인공 박용택은 지난해 64경기 출장에 그쳤다. 2009년부터 이어진 10연속시즌 3할 타율·세 자릿수 안타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벤치에 머물며 준플레이오프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김태균은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5를 기록하며 정교함을 유지했지만 6홈런에 그치며 파괴력은 떨어졌다. 두 자릿수 홈런을 넘기지 못한 건 2001년 데뷔 이래 처음이었다.

이대호는 지난해 5연속시즌 20홈런·4연속시즌 3할 타율에 마침표를 찍었다. 8월 말에는 2군에 내려갔는데 주전으로 발돋움한 이래 1군을 떠난 건 최초였다. 2017년 맺은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데, 이대로면 재계약 조건을 장담하기 어렵다.

● 용택·태균·대호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무관의 전설들이 맞이할 2020시즌은 어떨까. 박용택은 2019시즌에 앞서 2년의 FA 계약을 하며 은퇴를 예고했다. 공식적인 은퇴 시즌. ‘우승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다.

구단도 레전드를 허무하게 보낼 생각은 없다.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에 뒷문이 단단하다. 마운드의 힘으로 대권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반면 지난해 9~10위였던 한화와 롯데가 당장 대권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정민철 단장, 성민규 단장의 이번 겨울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단의 체질이 바뀌리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이대호는 “지난해 팀의 최하위는 전부 나 때문”이라며 “올해 반등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균도 시즌 후 한화와 1년 총액 10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며 “내년에 재평가 받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각오가 단단하다. 박용택은 물론 이대호와 김태균에게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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