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웠던 김병현, 이젠 웃음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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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7시 00분


넥센 캠프에 부는 BK 훈풍

식사시간엔 후배들 몰려 질문공세
훈련땐 코믹한 장면 등 분위기 띄워
“왁자지껄하게 운동하는 모습 좋다”

넥센 김병현이 스프링캠프에 훈풍을 몰고 왔다. 스스로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드는 것은 물론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하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스트레칭 중인 김병현의 미소가 해맑다. 사진제공 | 넥센 히어로즈
넥센 김병현이 스프링캠프에 훈풍을 몰고 왔다. 스스로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드는 것은 물론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하고 있다. 애리조나에서 스트레칭 중인 김병현의 미소가 해맑다. 사진제공 | 넥센 히어로즈
BK가 애리조나의 넥센 캠프에 훈풍을 몰고 왔다.

김병현(33·넥센)은 3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진행 중인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캐치볼과 수비 훈련 등을 소화했다. 당초 짧은 거리의 캐치볼 정도만 할 예정이었지만, “조금 더, 조금 더”를 외치며 롱토스 수준으로 거리를 약60m까지 늘렸다.

○BK의 첫 캐치볼, 정민태 코치 ‘다부지고 힘 있는 느낌’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이제 시작이라 뭐라고 얘기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다부지고, 힘 있게 던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캐치볼을 함께 한 넥센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는 “5∼6개월 공을 잡지 않았는데, 이렇게 던진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메이저리그 경험 속에서 자기 스스로 준비하는 프로의 자세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도착 직후 실시한 메디컬체크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나오지 않았고, 근력테스트에서도 선수단 평균 이상의 근력을 기록하는 등 모든 징조가 좋다. 김병현은 “개막전에 몸을 맞추고 싶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주변의 말씀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스케줄을 만들어놓고 운동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느낌이 괜찮다 싶으면 몸 상태를 빨리 올린다”고 말했다.

○BK 덕에 넥센캠프는 웃음바다

김병현의 합류로 선수단 분위기도 화기애애함을 더했다. 특히 식사시간만 되면 김병현 근처로 후배들이 모인다. 넥센관계자는 “식당에 테이블만 10개가 넘는데, 김병현 쪽 테이블만 식사시간이 길어진다. 이태양, 문성현, 강윤구 등 젊은 투수들이 옆에 붙어서 이것저것 물어보다보니, 김병현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며 웃었다.

훈련 시간에도 김병현 덕에 웃음보가 터졌다. 투수들이 마운드 쪽에서 섀도피칭 모션을 하면, 최상덕 투수코치가 펑고를 쳐주는 수비훈련을 하다 벌어진 일 때문이었다.

당초 최 코치는 훈련효과를 고려해 투수 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서서히 김병현의 차례가 다가왔다. 김병현이 마운드 쪽으로 나가자, 구단관계자는 “잡기 어려우면 그냥 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김병현을 위한 배려였다. 하지만 막상 긴장한 쪽은 김병현이 아니라 최 코치였다. 최 코치는 강하게 치지 않으려고 마음먹은 듯, 힘을 빼고 방망이를 휘둘렀다가 그만 공을 빗맞히고 말았다. 가수의 ‘음 이탈’ 실수였다. 순간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한 투수가 “김병현 선배만 차별하는 것이냐?”고 농담을 던지자, 다시 폭소탄이 터졌다. 김병현은 수비훈련도중 자신의 머리 위로 공이 넘어가자, 글러브를 공쪽으로 던지며 또 한번 코믹한 장면을 연출했다.

○BK ‘왁자지껄한 훈련이 좋다’

출국 당시 “한국식 단체훈련이 그리웠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넥센의 스프링캠프에 안정적으로 녹아 들어가고 있다.

넥센관계자는 “김병현이 ‘이 넓은 야구장에서 한 두 명만 훈련을 한다면 얼마나 외롭겠나. 부족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해주고, 왁자지껄하게 운동하는 이 모습이 좋다’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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